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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동학대, 근본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최근 아동학대, 특히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사회문제로 크게 떠오르고 있다. 인천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이후 우후죽순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아동보호의 현주소를 보는듯 해 충격적이다.어린이집에서 어린이 폭행은 물론 어린이에게 구토물을 먹도록 강요하고 우는 어린이에 물티슈를 물리고 쌍둥이 형제를 흔들침대에 묶어 놓는 등 상상을 초월한 아동 학대가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물론 대부분의 보육교사들은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고 이러한 학대는 극히 일부의 경우라고 생각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아동학대는 우리의 근본적인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미국 출장을 가서 차를 몰아보면 늘 느끼는 감동이 있다. 앞에 학교 통학 차량이 가면 항상 조심해서 차를 따라가던가 추월을 해야 하고 그리고 학교통학 차량이 학생을 내리고 태우기 위해 정지했을 때는 정말 감동적인 일이 일어난다.정지된 통학차량을 절대 지나쳐 추월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량도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결국 통학차량이 서면 모든 차량의 운행이 일시 중지되는 것이다. 그것은 통학차량에서 내리거나 타는 학생들을 양 방향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철저한 아동보호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통학차량 옆에 양 방향으로 길게 서있는 차량행렬을 보면서 진정 아동보호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한국에서도 시행되긴 하지만 건널목 보호(Crossing Guard)라는 큰 글씨가 등에 쓰여진 조끼를 입은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거리의 일단정지 사인과 같은 크기의 팻말을 들고 횡단보도에서 아이들의 안전 횡단을 확인하는 장면도 정지된 통학차량과 함께 보여진다. 이러한 아동보호 정신은 미국의 어린이집 운영의 기본 정신으로 확대된다.우리나라의 어린이 집 개념인 미국의 데이케어(Day-care)센터는 데이케어센터 와 이를 관리하는 시·주 정부에 대한 부모들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대다수인 미국의 경우 데이케어센터나 더 어린 자녀를 맡기는 베이비 시팅(Baby Sitting)은 그러한 기관이나 개인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가의 조건이 까다롭다. 인가를 주정부에서 맡고 있고 또한 안전, 시설, 보험, 교사자격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인가를 하게 된다. 주 정부가 정해놓은 인가조건은 보통 매우 까다롭다. 공간확보, 시설 등은 물론 보험과 교원자격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한다. 어린이를 다루는 교사의 자격을 검사할 때 신원조회를 통해 과거 전과기록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원장 역시 대학에서 유아교육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자질과 자격이 있는지가 까다롭게 체크된다.필자도 유학시절 어린자녀들을 데리고 유치원을 매일 다니면서 느낀 건 그들의 철저한 아동보호 정신과 시·주 정부의 면밀한 관리였다. 어린이교실이나 학교방문자는 아이나 학생과의 관계를 밝히고 반드시 서명을 해야만 입장이 허용되고 아이를 데리러 가면 학교에 미리 등록한 사람인 지를 확인하고서야 아이를 넘겨준다. 등교 시간이나 하교 시간에는 학교 앞에 반드시 경찰이 나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물론 우리나라의 수천개에 이르는 대부분의 어린이집이나 보육교사들은 잘 하고 있고 헌신적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보육교사들의 처우가 천차만별이고 그중 열악한 보수로 인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헌신적인 보육교사들에게 감사를 보내면서 그러기에 아동학대 사건이 재발 돼서는 안되고 또한 아동학대를 근원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한 우리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경제, 산업, 기술,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은 OECD 국가의 자존심을 가지고 근본적으로 아동 및 학생 보호에 대한 문화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고쳐야 한다. 더욱 아동들에게 안전한 국가가 돼야 진정한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01-22

교육부와 대학의 힘겨루기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교육부와 대학의 힘겨루기가 도를 넘는 느낌이다. 총장의 부재로 인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대학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여러 대학이 총장의 부재 속에 대학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총장이 언제쯤 취임할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고 졸업식을 치뤄야 할 형편이다.최근 교육부는 몇 개의 주요 대학들의 총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용제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특히 교육부는 법 조항을 들어서 임용제청거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어서 이들 대학 총장 후보자들이 행정소송을 제기 하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일부 총장후보자들은 1심에서 승소하였고 교육부가 항소하는 사태로 교육부와 대학의 힘겨루기는 점입가경의 모습이며 이는 대학의 운영을 더욱 피폐화 시키고 있다.교육부는 각 대학이 정상적으로 선출한 총장 후보자들의 임용제청을 이유조차 밝히지 않은 채 잇따라 거부하면서 갈길바쁜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현재 강도 높은 대학구조개혁이 본격화되면서 경영을 책임진 총장의 자리를 마냥 비워둘 수 없는 해당 대학은 한숨을 쉬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제공한 `4년제 대학 총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올해 총장 임기가 마무리되거나 총장이 공백인 대학은 59개교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대학들 모두가 올해 새 총장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교육부의 임용제청거부와는 별도로 대학교수회와 이사회의 갈등도 여러 대학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 대학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종단 외압논란이 불거져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해당 대학 이사회는 3명의 총장 후보 중 현 총장에 이어 총장 후보의 교수마저 종단 개입에 반발하며 잇따라 사퇴하자 스님교수 단독으로 남은 상태에서 선임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학의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총장 연임을 둘러싼 이사회 또는 이사장과의 갈등도 마찬가지이다. 교수협의회 또는 교수평의회의 목소리를 쉽게 수용하지 않는 이사회와의 갈등은 최근 여러 대학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대학 특성화 대학들에서 교수회와 이사회 또는 이사장과의 의견 차이는 최근 몇 년간 화두가 돼 왔다.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나 재단이사회와 교수회의 마찰은 결국 교수집단의 지성을 존중하기 보다는 교육부나 이사회의 입맛에 맞는 총장을 선출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의 근원에는 교수들의 의견을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관점에 있다.필자 자신도 사반세기를 대학에 있으면서 교수들의 집단 의견이 교수 이기주의일까 아니면 객관성이 있는 의견일까하는 생각을 깊이 해보았다. 모든 인간은 자기 형편을 대변하는 이기주의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기주의를 대변하는 그룹이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집단 이기주의는 결코 대다수의 의견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더구나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나 이사회는 교수들의 의견을 절대 집단 이기주의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본다. 오히려 교육부나 이사회가 그들의 이익을 위해 대학을 또는 그 구성원들을 희생시키고 있지 않나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대학의 수장은 총장이겠지만 대학의 생산성은 교수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화합과 의욕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러한 화합과 의욕은 교수나 구성원들이 원하는 총장 밑에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이 그리고 교수들이 선택한 총장에 대한 임용거부를 하고 있는 교육부의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오히려 교육부는 교육부가 원하지 않는 총장을 선택한 대학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러한 의견차이가 나오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교수들과 대학 구성원들에게 좌절감을 안기는 임용거부나 입맞에 맞는 총장 선임은 교육부나 대학 이사회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교육부와 대학의 힘겨루기는 민주적인 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즉각 종식돼야 한다.

2015-01-15

감동의 연설이 깨운 새해아침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이 새해 아침에 첫잠을 깨우는 감동의 연설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2일 유엔 안보리에서 행한 한국의 오준 유엔대사가 행한 즉흥 연설이 세간에 큰 화두가 되고 있다.을미년 새해아침에 안보리 대표들을 가슴으로부터 울린 연설은 그 전문이 공개되어 있지만 필자에겐 두개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첫째 그는 “한국인들에게 북한사람들은 그냥 스쳐가는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사실 “아무나가 아니라”는 말처럼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도 많지 않다. 무엇이든 “아무나” 또는 “아무 것이나”가 아니게 여기는 정신이야 말로 정말 소중한 것이다.둘째, 그는 또한 “우리의 소원은 이것이다. 먼 훗날 우리가 북한을 위해 한 일을 돌아볼 때 우리가 올바른 일을 했다(did the right thing)라고 말할수 있게 되기를 바랄뿐”이라고 외치며 그의 연설을 매듭 지었다. 미국 등 일부 대사들이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TV에 방영됐다.필자는 이 두가지 문구를 가지고 광복 70년 우리가 당면한 국가적인 과제, 또는 지역적인 과제를 생각해 보고 싶다.70년전 세계 최빈국에서 벗어나 오늘날 경제적인 번영과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한국은 사실상 필자와 같이 그 역사를 함께 하여온 국민들에게는 절대 그 70년의 시간은 `아무런 시간`은 절대 아니다. 독일 파독 광부, 간호원은 물론이고 봉제공장으로 대변되는 수출초기의 고생과 열사의 중동에 진출했던 건설근로자까지 경제건설을 위한 국민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은 결코 그러한 시간은 `아무런 시간`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오늘날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이다. 필자처럼 거의 대학이 일년내내 문을 닫고 있던 시대에 대학을 다녔던 국민들에게는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비록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하여도 결코 `아무렇게` 얻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오준 대사가 말했듯이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그저 아무나가 아니듯, 현재 한국이 누리고 있는 경제적 발전과 민주주의는 아무 것이 또한 아닌 것이다. 이제 이러한 아무 것이 아닌 경제적발전과 민주주의를 토대로 아무나가 아닌 북한동포들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인가 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의 진전과 그리고 궁극적 통일을 위해 우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먼훗날 오준 대사가 외쳤듯이 우리가 올바른 일을 했다고 회고 하기 위해 우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냉철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이제 우리의 눈을 한번 지역에 돌려보기로 하자. 창업이래 최대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포스코를 바라볼 때 포스코는 결코 아무나 철강회사는 아닌 것이다.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 사장이 1969년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 건설에 나서면서 “이 돈은 조상의 피 값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모두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자”고 말한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러기에 지금의 포스코는 아무나의 철강회사는 아닌 것이다.오는 3월 개통되는 서울-포항 KTX 시대를 맞이해 도약을 꿈꾸는 포항도 아무나의 포항은 아니다. 조그만 어촌에서 철강도시로 그리고 이제 과학기술도시 그리고 물류중심의 도시로 발전하는 포항은 이제 아무나의 도시는 결코 아닌 것이다.지난해 교내 문제로 홍역을 치룬 포스텍도 마찬가지이다. 포스텍은 30년 가까운 세월 그 정성과 땀을 바쳐온 교수와 구성원들에게는 그냥 `아무나의 직장`은 아닐 것이다.30년전 아무것도 없었던 황량한 땅에 포스텍을 세울 때 외국에서 귀국한 교수들과 그리고 직원들에게는 또한 위험을 안고 포스텍을 선택하였던 졸업생들에게는 포스텍은 `아무나의 대학`은 아니었을 것이다.오준 대사가 외쳤듯이 먼훗날 우리는 “아무나가 아닌”우리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 그리고 통일을 위해 또 지역의 여러 문제의 타결을 위해 우리가 정말 옳은일을 하였구나 말할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 새해는 아마도 `아무런 해`는 아닐 것이다.

2015-01-08

안녕! 2014년!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이제 또 한해가 간다. 정말힘든 한 해였기에 금년을 보내는 감회가 남다르다.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은 2014년 갑오년의 한해는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로 인한 고난의 한 해로 기억된다. 우선 국가전체가 적당주의와 권위주의로 희생된 느낌이다. 세월호 참사로 대변되는 2014년의 고통은 안전불감증 한국의 오늘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 해였다. 금년에는 안전사고로 인해 아까운 젊은이들이 너무 많이 떠났다. 언제까지 아까운 젊음과 생명을 희생시켜야 하는 것일까?금년 새해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체육관 사고로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여러명 희생한 비극으로 시작되어 개국이래 최대의 해양 참사중에 하나인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로 온 국가를 슬픔으로 침몰케 했다. 이런 후진국형 안전사고는 지난 수십년간 해를 거르지 않고 계속돼 왔다. 한국의 적당주의와 날림공사, 그리고 재해에 대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한국은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전세계에 떨치고 있다.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인재를 당하고 또한 아까운 젊음과 생명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이러한 참사의 원인은 절대적으로 한국의 `적당주의`에 있다. 정말 우리 사회의 `적당주의`는 이제 뿌리를 뽑아야 한다. 국민소득, 경제성장도 `적당주의`에 의한 안전사고가 계속되는 한 우리는 행복할 수도 없고 선진국 국민도 아니다.문제는 이러한 적당주의가 권위주의와 공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최근 발생한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다. 적당주의의 반댓말은 권위주의가 아니다. 룰을 지킨다는 것은 적당주의를 배격하면서도 동시에 룰에 의한 불필요한 권위도 배격하는 것이다. 이번 땅콩회항 사건에서 보듯이 이제 우리 사회는 룰을 지키면서 적당주의를 배격하고 동시에 룰에 의하여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허황되고 불필요한 권위주의나 권위의식에서 벗어나는 사회가 돼야 한다.2014년은 또한 평화통일과 북한과의 갈등이 롤러코스트를 탔던 한 해였다. 연초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해 남북문제의 해결점을 모색했지만 드레스덴 구상이나 드레스덴 제안도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여성 재미교포의 토크콘서트와 미국이 제작한 `인터뷰`라는 북한관련 영화가 더욱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그 여성 재미교포는 북한의 실상을 한국에 소개하고 서로의 이해를 돕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인권문제를 피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전세계에서 개봉된 `인터뷰`라는 영화는 북한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그 영화의 상영이 남북관계나 결국 통일로 가는 길에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직 미지수이다.2014년의 지역 포항도 격동의 한 해였다. 포스코가 새로운 포스코 회장으로 기술 부문 사장을 선임하면서 위대한 포스코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철강경기는 그 끝을 갸름하기 힘든 형편이다.KTX의 포항시대를 비롯한 동해 중부의 철도, 고속도로 공사도 포항지역 교통망 확대에 큰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금년 한해는 포항지역은 관광자원의 개발, 아울러 창조경제의 실현의 양두마차가 함께 가는 KTX 포항시대의 기대의 터전을 닦은 한 해였다.국가적인 대표 대학인 포항의 포스텍의 총장연임을 둘러싼 뉴스도 2014년의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구성원의 여론을 쾌히 받아들이는 전통적인 페어 플레이정신이 무너지면서 큰 갈등을 가져왔다.안녕! 2014년!이제 좋은 것은 기억하고 나쁜 것은 잊는 갑오년이 됐으면 한다.이제 2015년 을미년은 양띠라고 하는데 양의 성품처럼 온화한 사고 없는 그런 한 해가 되고 남북관계도 풀리고 그리고 이 지역에도 그리고 대학에도 여론을 중요시 하는 그런 평화가 왔으면 한다. 이제 한 해가 떠난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이 모두에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4-12-30

한 영화를 둘러싼 신 냉전시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할리우드 영화사 소니픽처스의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의 전 세계적인 상영이 긴급 취소되었다고 한다. 수백억 달러를 들여 만든 영화이고 정치적인 강한 해학을 담고 있기에 큰 관심을 끌었으나 영화사에 대한 해킹과 북한의 영화관과 관객에 대한 위협으로 영화상영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소니 영화사는 성탄절인 오는 25일에 맞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음모를 다룬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나 관객에 대해서도 테러 위협이 제기되자 개봉을 긴급 취소하였다.이런 가운데 소니사의 웹페이지가 해킹되고 해킹이 북한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화상영을 취소했던 소니사가 해커의 협박으로 개봉 취소됐던 이 영화를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개봉하겠다고 밝혀 분쟁은 이제 2라운드로 들어선 느낌이다.배급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소니가 영화 `인터뷰`를 배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소니측은 “영화는 배급 공개될 것이다. 그 방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나 반드시 개봉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계와 미국 정계 등 각계에서 소니사에 대하여 `겁쟁이`라는 비난이 쇄도했고 이러한 비난을 의식한 소니의 고심이 엿보인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송년 기자회견에서 소니 영화사의 개봉 취소 결정에 대해 “실수했다”고 비판하고 테러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관측으로는 소니는 영화 `인터뷰`를 자사 온라인 배급망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 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컴퓨터 해킹에 대하여 FBI는 “소니사 해킹의 배후는 북한이다”고 조사결과를 밝혔고, 미국은 북한에 비례적 대응을 하겠다고 하여 북한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비례적인 대응이 어떤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응하는 해킹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이러한 강한 미국의 반발을 의식한 북한은 해킹에 대하여 강력히 부인하면서 지난 천안함사건처럼 미국과의 해킹관련 공동조사를 제의하였다고 한다.업친데 덮친격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컴퓨터 해킹을 저질렀다고 추측되는 북한을 6년 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08년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바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도 “미 행정부가 검토 중인 북한에 대한 `비례적 대응` 조치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이에 발맞추어 오바마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이버 공격자들로부터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보복과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미국은 소니 해킹사건에 따른 대북 보복조치로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외에 사이버 보복공격과 고강도 금융제재, 한·미 군사력 증강 등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소니사가 영화의 배포를 강행하고 북한의 해킹이나 보복이 계속되고, 그리고 미국이 북한을 보복하고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경우 북·미 간 관계 악화는 물론, 남북 간 관계개선 움직임에도 크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6년 만에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오를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 강해지면서 고립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북한-러시아의 밀착과 중국-북한의 갈등, 그리고 소니사 사건으로 인한 미국-북한의 정세는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다시 신 냉전 시대로 접어들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신 냉전시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4-12-23

땅콩리턴과 갑의 횡포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대한항공의 땅콩리턴으로 인해 온 국가가 시끄럽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조롱거리가 되고 있어 한국의 이미지 추락이 우려된다. 보도에 의하면 대한항공 3세 경영인 조현아 부사장이 견과류인 땅콩(실제로는 마카다미아라는 견과)을 서브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과 사무장을 무릎을 꿇리고 폭언과 폭행을 한 후 `램프 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이라는 불법적인 일을 했다는 것이다.당시 일등석에 탔던 한 승객은 조 부사장이 무릎을 꿇은 채 서비스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일으켜 세워 한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탑승구 벽까지 약 3m를 밀친후 승무원에게 파일을 던져 파일이 승무원의 가슴에 맞고 떨어졌다고 증언하고 있다.사무장이 달려와 태블릿 PC에 저장된 매뉴얼을 보여주며 최근 수정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규정에 맞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는데도 조 전 부사장은 “야, 너 어디다 대고 말대꾸야. 죄송하다고 해”라며 삿대질을 하고 매뉴얼 파일철로 사무장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가 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 부사장은 기장에게 램프 리턴을 명령했다고 한다. 이 보도를 보면서 정말 참담한 심정이었다. 이것은 결국 회사 경영에 있어서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단지 오너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높은 자리에 앉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회사를 개인의 소유물로 그리고 직원을 종으로 생각하는 봉건적인 사고로 기업을 경영하는 문제, 그리고 소위 갑의 위치에서 권위적 횡포를 부리는 모습은 이젠 2세, 3세 경영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나쁜 모습이다.필자는 이번 땅콩 리턴 상황을 보면서 작년에 독일 체류 중 목격했던 한 독일 총장의 모습이 생각났다. 특히 필자를 공동연구를 위해 초청해준 드레스덴공대 한스뮐러 스타인하겐 총장이 기억난다. 스타인하겐 총장은 금년 봄 박근혜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총장이기도 하다.스타인하겐 총장은 갑의 입장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겸손과 소탈함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고 우리가 꼭 본받아야 할 모습을 보여 줬다. 평소 교수, 직원들과의 대화도 아무런 권위의식 없이 스스럼 없이 하고, 뷔페로 진행되는 회식에서도 자기접시를 스스로 들고 식사를 하고 반납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어느날 세미나에서 약간 늦은 총장은 회의 테이블 구석에 앉았다. 한국대학 같으면 가운데 총장자리를 비워놓는 게 상례이지만 여기선 그렇지 않았다. 먼저 온 순서대로 앉고 총장은 빈자리에 가서 앉아 세미나 연사의 강연을 경청했다. 총장이 주재한 세미나였지만 늦게 왔기에 구석에 앉는 걸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였다. 한국적 사고에 익숙한 필자로서는 참으로 신기한 풍경이었다.또한 함께 출장을 갔던 경험도 잊지 못한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 먼저 올라탄 스타인하겐 총장은 예상을 뒤집고 비즈니스석이 아닌 일반석인 이코노미석으로 가서 앉는 것이었다. 대학의 보직자만 돼도 비즈니스석을 고집하는 우리나라 대학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런던에 내린 건 밤 11시가 넘어서였다. 하는 수 없이 호텔까지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택시에 자기짐을 손수 집어넣고 세 명이 타는데도 자리배치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한 후 회의 장소로 가는길에 당연히 대학이 예약한 임대택시가 올줄 기대했던 나는 지하철로 향하는 총장을 어이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조그만 권력이라도 가지면 그걸 과시하려는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었다.이번 땅콩리턴 사건에서 보듯이 이제 우리 사회는 이런 허황되고 불필요한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장관, 국회의원, 총장…. 이런 공직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봉사하는 자리이다. 또한 기업도 개인의 것일 수 없다. 주주들의 기업이며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기업이다. 그 이윤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모든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지배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이번 땅콩리턴 사건이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권위주의적 봉건주의적 사고에 큰 경종을 울리길 빌어본다.

2014-12-16

재미교포의 토크 콘서트 소동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한 여성 재미교포의 토크콘서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의 실상을 한국에 소개하고 서로의 이해를 돕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는 등 좌충우돌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듯 하지만 사실상 실소를 금할 수 없다.우선, 그는 “왜 아프리카의 국가를 좋게 이야기 하면 그리로 가서 살라고 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이야기 하면 가서 살라고 하느냐”라고 항변하고 그럴듯한 비유로 들린다.우선 현재 한국과 북한은 사실상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실상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피상적으로 보고 들은 소식을 전하는 것은 큰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옳지 않다. 그러한 옳지 않은 소식을 전한다면 실제로 그 삶의 경험을 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그 이야기의 허실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 하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의 진위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과연 북한에서 충분히 살아보고도 그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경험을 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한번 끝장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함부로 북한을 야이기 하지 마라”고 절규하는 탈북자의 제안에 대해 아직 끝장토론에 응하겠다는 응답은 없다.또한 그녀는 “북한에서 피자와 비엔나 커피를 마셨다”고 했다. 북한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을 수도 있고 피자와 비엔나 커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시설의 대중성이 문제일 것이다. 한국이나 대부분의 나라에서 피자와 비엔나커피를 대중이 먹을 수 있지만 제한된 계층만 먹거나 또는 전시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대한 항의도 과연 정당한 항의인가?만일 재미교포가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모습을 소개하는 토크 콘서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아마도 북한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표현의 자유가 일체 허락이 되지 않는 사회의 표현의 자유를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지금 북한은 인권의 사각지대 일뿐 아니라 공개집행이 자행되고 있는 국가이다. 또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인권의 탄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체제를 비난하는 것은 거의 재판 없이 처형되는 것이 지금 북한의 현실이다.그러한 북한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선전용으로 보여주는 북한의 모습을 토크 콘서트란 이름으로 소개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다.최근 한국과 미국·오스트레일리아 등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안보리) 10개 이사국이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 인권 상황을 의제로 상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의제로 상정할 것을 요구하면 충분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간주되는 만큼 북한 인권 문제는 이달 중순께 안보리의 의제로 등재될 전망이다.이 서한에는 3개국 외에도 룩셈부르크·르완다·리투아니아·영국·요르단·프랑스·칠레 등 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고 한다. 이달 안보리 의장직을 맡고 있는 주유엔 차드 대사가 이사국들과 협의해 의제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 개최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유엔총회는 지난달 18일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 인권 결의안을 오는 18~19일께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국제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실정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한 재미교포의 토크 콘서트는 정확한 정보도 아닐뿐더러 북한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라는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행보라고 보여진다.통일은 감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문제 파악과 해결책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2014-12-09

지역 전국화의 선제적 전략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요즘 경영학에서 자주 쓰는 단어가 있다. 선제적 전략(Proactive Strategy)이 바로 그것이다.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의 반응을 기다려 소비자의 필요에 대응하는 반응적 전략(Reactive Strategy)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를 이끌어서 소비자의 입맛과 기호를 변화시켜서 시장을 주도하는 전략을 선제적 전략이라고 일컫는다.금년 들어서 지역 세계화를 위한 지역 언론인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는 여러가지 행사들이 필자에게는 선제적인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최근 개최한 창조포항 미래 발전 심포지엄, 영일만 검은돌장어 축제, 경주보부상 전시관, 그리고 지난주에 시작된 수도권 지역 과메기축제가 그러한 선제적인 지역의 전국화를 주도하는 행사들이다. 이러한 행사들은 궁극적으로 지역의전국화 그리고 나아가 세계화와 연결될 수 있다.금년도 어김없이 작년에 이어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서울을 찾았다고 한다. 겨울이 오면 역시 포항은 과메기로 전국적 명성을 떨친다. 포항의 별미에서 이제 점차적으로 전국적인 맛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구룡포 과메기`는 지난주 서울의 중심지인 서초구청 광장에서 큰 잔치를 벌였고 수도권 25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과메기의 진가를 알린다고 한다.금년 9월 과메기에 도전장을 내는 `영일만 검은돌장어 축제`를 통해 과메기와 함께 전국화 시킬수 있는 맛을 개발한 경북매일신문의 전략은 이제 이러한 특산물을 전국화 시키는 전략에 더 큰 박차를 가해야 한다.이러한 포항지역의 특산물들은 좀더 아이템을 개발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리고 더 나아가 300만 교포가 거주하는 미주지역을 비롯한 전세계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전국화, 세계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행사들은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시의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선제적인 전략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두 개의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이 과거 포항사람들만이 즐겼던 과메기를 전국적인 특산품으로 끌어올리고 또한 지역의 특산물 및 맛거리를 전국에 알리는데 힘을 합하여 앞장설 것을 다짐한 것은 큰 성과가 있다고 생각 된다.또 하나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얼마 전 포스코 국제관에서 있었던 창조포항 미래 발전 심포지엄이었다. 필자도 패널 사회자로 참여했고 지역의 대표적인 인사들이 모였고 참여 학자들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철강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포항철강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저성장기의 철강산업 발전과 포항시의 미래성장동력`이라는 주제 자체가 흥미로 웠고 이 분야 전문가의 발표와 철강산업 관련 분야 관계자 공무원, 교수 학생 등 500여명의 청중이 열띤 분위기를 가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토론을 통해 중지를 모아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로 도약하자는 큰 그림의 밑거름이 됐다.지역의 철강산업과 미래전략, 신성장동력 그리고 KTX 및 광역교통망, 고속도로 확충등 지역 인프라가 가져올 지역의 전국화가 큰 주제였다.선제적 전략의 두개의 기본적인 가정은 자기만의 전략적인 우위의 강점(Core Competence)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것을 퍼뜨릴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충(Network Externality)해야 한다.그러한 점에서 이러한 행사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즉 포항이 가지는 주요한 맛거리와 산업의 우위를 확고히 한 후 적극적으로 전국적, 국제적으로 홍보를 하고 영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점이다.필자는 지역을 보는 관점은 각자의 안목의 범위와 관련이 있다고 늘 생각해 왔다.결국 각자의 안목의 범위가 지역의 전국화, 국제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포항시민과 단체들이 안목의 범위를 세계로 눈을 돌린다면 서울을 비롯한 국내 어떤 지역도 대등한 관계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포항은 전국화 되고 세계로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4-12-02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얼마 전 한국의 최정상에 서있는 기업그룹의 K 부회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중학교 때 만난 친구로 대학, 대학원 그리고 미국유학까지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성실한 모습을 옆에서 죽 지켜 보았던 절친한 친구였다.그에게 한국 최고의 기업의 정상에 오른 비결과 후배에게 주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다. 그에게서 의외의 답이 나왔다 “하고 싶은 일만 하지 말고 하기 싫은 일도 성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몇 년 전 한국에 소개된 기업전문 경영인 작가 코르둘라 누스바움의 `하기싫은 일을 먼저 하라`라는 책이 있었다. 보통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져라”고 충고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충고는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 책은 획일적인 자기관리 원칙의 틀을 벗어나 “당신에게 맞는 자기계발법을 찾으라”고 제안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누구에게나 변화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그 까닭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하며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자기 관리 중에 중요한 미션 중의 하나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것인데 여기서 그는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신선한 주문을 했다.“하기 싫은 일을 먼저하라”와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져라”는 서로 모순된 생각인가?그건 아니라고 생각된다.결국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지려면 남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조직을 위해 또는 남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마다 하지 않는” 희생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한동안 애를 먹이던 지도 학생들이 있었다. 아주 머리가 좋은 학생으로 서울대에서 포스텍으로 전학을 온 학생인데 자기가 하고 싶은일만 하고픈 학생이었다. 본인이 흥미가 없는 과목은 강의시간에 들어오지도 않고 시험도 거부하는 특이한 성격이었다.또한 학생은 랩에서 연구하는 분위기와 토픽이 맞지 않는다고 연구실을 이탈한 경우도 있었다.필자는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먼저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선 확고한 기초를 쌓고 그리고 룰을 지키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 그러한 확고한 기초와 룰을 지키는 원칙하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훨씬 큰 일을 할수 있다고 충고했다.`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생 개구리를 먹어라. 그러면 그 날 하루 동안 그보다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일을 미루면 그 일을 처리할 때까지 계속 께름직 하다는 사실이다.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처리하는게 좋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무엇인지 정하고 그 일부터 처리하라.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오랫동안 미루어 오던 한 젊은 여류작가의 영문 작품을 번역하는 일을 빨리 착수하고 싶다.20대 나이에 일찌기 우리 곁을 떠났지만 주옥과 같은 작품을 남겼다.하기싫은 일은 아니었지만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제 미루지 말고 먼저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진다.우리 모두도 이제 미루었던일 하기 싫은일, 하기 힘든일을 시작해 보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도 지금 우리가 하기 싫지만 해야 할일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독도 입도지원센터의 설립과 독도방파제 건립이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왜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경쟁력 저하로 고민중인 포스코도 마찬가지이다. 산만 헀던 MA를 정리해야 하고 경쟁력 있는 능력(core competence)을 찾아서 선택적 집중을 해야 한다.그리고 포항시와 공공기관, 그리고 이 지역 대학들도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미뤘던 일 하기 싫은 일, 하기 힘든 일을 시작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2014-11-25

`무즙 파동` 재현되는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수능 시험이 치러지면서 내년도 대학 입시가 막이 올랐다. 수시모집은 이미 시작됏지만 정시모집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수능시험의 결과는 모든 학부모의 절대적인 관심이다.시험시간에 비행기의 이착륙을 금지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라는 외신보도가 있듯이 한국의 대학 입시에 관한 관심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수능문제 오류로 떠들썩 하다. 작년 수능문제 오류가 법원에 판결까지 가서 오류가 인정되고 학생들이 구제된다고 한다. 이제 법원 판결로 오류가 인정됐으니 앞으로 수능문제 정답을 둘러싼 시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문제오류로 인한 법정판결로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65년 중학입시였고 일명 `무즙 파동`이라고 부른다.필자는 이 무즙 파동의 당사자였다. 당시 중학교도 전국적으로 모든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라고 부름) 6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보아야 했다.기억이 바로 어제 같은 무즙 파동의 단초를 제공한 문제는 `엿을 만들 때 엿기름이 없다면 무엇을 대신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였다.많은 학생들이 `무즙`이라고 답을 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발표한 정답은 `디아스타제(diastase)`였다. 디아스타제는 엿기름과 무즙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효소의 이름이다.이 문제는 곧 엄청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가져왔다. 당시는 중학교에도 철저하게 순위가 있어서 일류중학교에 자제를 보내는 것이 생사를 건 싸움이었던 시절이었다. 일류 중·고등학교가 일류 대학을 보장한다는 일류 지상주의의 산물이었다.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 했다. 필자도 당시 정답을 `무즙`으로 적었고 지금도 무즙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과가 없으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서 귤이나 오렌지라고 답을 해야지 비타민C라고 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와 같다.결국 법원은 학부모의 손을 들어줬다.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학부모들이 무즙으로 만든 엿을 들고 와서 재판장에게 그 엿을 던진 사건도 일어났다. 당시 엿을 던지면서 “무즙으로 만든 엿”이라고 외쳤다고 하는데 이러한 학부모들 가운데는 정치적인 실력자도 있었기에 법원도 무시하지 못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하여튼 학부모들이 승소하면서 전국적으로 중학교 합격생의 대이동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일류 중학교의 입학생 이동은 어느날 갑자기 친구들이 사라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친구들이 갑자기 다른 중학교로 갔을 때 남은 친구들의 허탈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결국 3년 후 중학 입시에 창칼파동이 일어났고 중학 입시는 폐지됐다.65년도 만큼의 위력적은 아니었지만 50년 가까이 지난 작년 유사한 소송 사건이 대학입시에서 일어났고 여러 학생들이 구제된다고 한다. 금년도에도 다시 이러한 소송이 재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도대체 입학 시험문제로 소송을 거는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가?필자는 대학 서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의 클러스터(cluster)화`를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미국에서는 대학에 갈 때 꼭 어느 특정대학을 고집하지 않는다. 하버드, 스탠퍼드, MIT, 예일, 프린스턴 등 소위 일류 사립대학은 하나의 거대한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어떤 대학을 가든 괜찮다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주립대학들도 버클리, 일리노이, 미시간, 플로리다 등 우수한 수십개의 주립대학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학을 선택할 수가 있게 되어 있다.우리에게도 이러한 개념이 정착된다면 대학서열화와 이로 인한 지옥으로 대변되는 입시현상, 그리고 문제오류 소송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한 의미에서 이공계의 포스텍, 카이스트, 서울공대의 클러스터 형성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2014-11-18

성공하는 총장의 덕목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몇 달간에 걸쳐 혼미한 가운데 지역적으로도 또 전국적으로도 첨예한 관심사였던 포스텍의 총장 연임 문제가 일단락 됐고 이제 모두는 자기자리로 돌아갔다.정말로 힘든 몇 개월이었고 엄청난 에너지의 낭비였다. 이제 모두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섰고 좋은 결말이 기대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이 지역의 한 대학의 교수들이 해당대학 총장과 관련한 성명서를 지역 신문에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지역적으로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도 대학총장 선임, 연임, 사퇴 관련 시시비비는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 이유는 무엇일까?아마도 준비되지 않고 자질이 부족하거나 필요한 덕목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한 분들이 총장을 하기 때문인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특히 대학은 날카롭고 비판적이며 사고가 자유로운 구성원들이 많기에 더욱 이러한 준비, 자질, 덕목이 절실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필자의 오랜 친구인 포스텍의 송우진 교수가 `성공하는 총장의 덕목`이란 글을 학교 게시판에 올렸다.송 교수의 허락을 받아서 여기 필자의 생각을 섞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그는 성공하는 총장의 덕목으로서 9가지를 꼽았다. 우선 상호 신뢰와 협력의 문제가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1.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 이익사회(gesellschaft)와 공동사회(gemeinschaft)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복합 조직이기 때문에 상명하복에 의해 움직이는 일반 기업체와는 다르게 구성원들 상호간의 신뢰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2. 대학의 존재 목적은 교육이기 때문에 총장은 인간에 대한 통찰에 바탕을 둔, 관대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한다.그 다음은 총장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3. 총장은 의사결정에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조직 체계와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한다. 의견의 수렴이 늘 최선의 해법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함께 결정했다는 의식의 공유는 내부역량의 극대화에 기여해야 한다.4. 총장은 권한의 위임에 적극적인 한편 책임의 소재를 엄격히 따져서 조직이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이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5. 총장은 구성원들이 각자 긍지를 갖고 신바람이 나서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세밀한 배려를 베풀어야 하며 또한상충되는 이해를 조정하는 감성적 능력(emotional capability)을 갖고 있어야 한다.6. 총장은 대학의 대표이기 때문에 외부 사회에 대한 호소력이 탁월해야 한다.또한 총장의 성격과 자질문제도 매우 중요하다.7. 총장은 설득을 잘 당해야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는 쉽게 버릴 줄 알아야 언로가 막히지 아니 하며 자신이 취한 타인의 아이디어는 쉽게 버리지 말아야 귀가 얇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8. 총장은 희미한 기회와 모호한 위기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구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구비해야 한다.그리고 그는 총장을 선출하는 방법을 위트있게 기술하였다. 이 마지막 결론 부분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본다.9. 교수들 중에서 리더를 뽑을때는 직원들에게 묻고 직원들 중에서 리더를 뽑을 때는 교수들에게 물어 보면 큰 실수가 없게 된다.아마도 이 부분은 리더십의 자질을 내부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총장은 대학교수로서 명예로운 직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직책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총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4-11-11

반기문 신드롬의 교훈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신드롬이 심상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의 대통령후보로서의 지지율은 40%를 넘어섰다. 이는 2위그룹의 3배가 넘는 수치이며 말 그래도 압도적 리드이다. 사실상 3년전 안철수 신드롬과의 차이가 뚜렷해 보인다. 그것은 그의 지지는 지역과 연령대를 모두 뛰어넘어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무슨 이유로 반 총장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이고 이 반기문 신드롬 현상의 교훈은 무엇일까?반 총장은 진보, 보수 정권을 경험한 국민들의 기대치에 딱 들어맞는 인물로 보여진다는 평이 있다. 경상도나 전라도 출신이 아닌 충청도 출신에 나이나 지역 계층별로 고른 지지율이 나오고, 유능하면서도 온화한 중용의 이미지다.특히 여권 성향 응답자 가운데 지지도가 높다는 것이 매우 주목할 만 하다. 여당권에서는 반 총장이 아니면 정권 연장도 쉽지 않다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정권 사이클상 그렇게 생각할만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다만 반기문이 왜 뜨는지를 뜯어보고 국민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 지는 알 필요가 있다. 중립적인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안철수 신드롬의 원인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반대에 서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반대성 지지는 지지 자체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그러한 점에서 반 총장의 위력이 있어 보인다. 진보나 보수가 아닌 또는 현 정치성향의 반대라는 단순논리가 아닌 중립적인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정치가가 아닌 관료로 성장해 왔다는 것이 정치인사들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또한 일 중심으로 조직을 온화하게 이끄는 내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반기문 스타일은 이번에 출간된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를 보면 잘 파악할 수 있다.유엔 개혁을 소개하면서 `인사야말로 모든 정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열쇠`라고 했는데 그가 미얀마 민주화 등 여러 국제분쟁에 일조한 요인이 `상대방 입장도 헤아리면서 이를 타협 과정에 반영할 줄 아는 중용`이라고 평가된다. 역자사지(易地思之) 의 덕목을 잘 실천한 중용이라고 생각된다. 이 부분이 기존의 정치인들이 갖지 못했던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반 총장이 `유엔을 한 국가의 행정부로, 사무총장을 대통령같은 자리로 인식`하면서 `대립과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소신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면 아마도 훌륭한 중도의 정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그는 성실함과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로 `적이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특히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안으로는 강인함을 소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또 하나 그의 외교적 역량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교생이던 지난 1962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외교관`이 되겠다고 다짐한 뒤 세계 최고 외교관의 지위에 오른 반 총장은 어려서부터 외교적인 역량의 꿈을 키워왔다.실제로 반 장관은 외교부 미주국장으로 있던 1990년대 초반부터 1, 2차 북핵위기와 9·19 공동성명, 최근 북한 핵실험 사태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여러 외교현장에서 북핵문제에 직·간접 관여해왔고 여러 가지 외교적인 문제에서 그의 역량을 보여 왔다. 그러한 역량은 그대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이어지고 있다.한 국가의 대통령은 이러한 외교역량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반기문 신드롬은 특색을 가지고 있다.반기문 신드롬-어느 정권에도 어느 이념에도 강하게 소속되지 않은 중립적인 객관성, 온유한 조직 관리의 힘과 필요한 강인함, 그리고 지도자에게 절대 필요한 외교적 역량이 그의 장점이라고 본다.사실상 이러한 반기문 신드롬의 원인을 모든 조직의 수장들의 자격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국가의 대통령은 물론이지만 지방자치 단체장, 그리고 대학의 총장 등 모든 조직의 수장에게 적용될 수 있는 덕목일 것이다.

2014-11-04

인재가 모이는 형산밸리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최근 지역발전에 관하여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얼마전 경주 동국대에서 열린 지역경제학회에서는 `포항-경주 지역 가속기 클러스터와 발전전략`에 대하여 토론할 기회가 있었고 한동대 장순흥 총장님 초청으로 한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발전 전략`에 대해 강연할 기회도 있었다.이번주 수요일은 경북대에서 열리는 `경북 미래정책 발굴` 세미나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다.여기 저기서 발표한 생각들을 종합해 포항-경주 지역을 `인재가 모이는 형산 밸리(Valley)`라고 이름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세계적인 인재의 집합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근 실리콘밸리 (Silicon Valley)는 HP, 구글, 애플 등의 세계 IT 산업의 메카가 됐다. HP는 1940년대 부근의 명문대학 스탠포드를 다니던 휴렛과 패커드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휴렛-패커드라는 컴퓨터 회사를 만드는 것이 시작이 됐다고 한다.실리콘 밸리의 신화는 몇가지로 요약 될 수 있으며 이를 형산밸리 조성에 활용할 수가 있을 것 같다.첫째는 지역 대학의 창업정신이다. 스탠포드 뿐만 아니라 부근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은 학생교수의 질이 아주 우수하고 창업적인 정신의 기초를 제공했다.필자는 80년대 초 스탠포드 대학원을 다녔는데 70년대 공대학장이었던 터만은 이러한 창업정신을 강하게 강조한 대표적인 교수였다. 그는 현재 카이스트의 전신인 카이스(KAIS)를 73년 한국에 세울 때 타당성조사 단장이기도 했다.그의 창의적 정신은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지침이 됐다.현재 포스텍, 한동대 및 경주 대구권의 우수대학들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가 있다. 창업정신과 창의적 사고를 배양해야 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포스텍에서 3년전 MIT의 미디어랩을 벤치마킹 하여 시작된 창의IT 대학과 대학원 과정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이러한 유사한 프로그램이 좀더 지역대학에 많아져야 한다.둘째는 지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다.실리콘 밸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지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젊음이 넘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과 최고의 대학 스탠포드, 그리고 기술의 메카 실리콘밸리로 연결되는 베이지역은 미국최고의 자부심의 지역이다. 지역 대학의 졸업생들은 그곳에 남기를 원한다.필자를 포함한 스탠포드 학생들도 대학이나 그 지역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면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기억이 있다.이제 우리도 형산밸리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이 지역에서 꽃을 피우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형산지역이 좀더 신나는 젊음과 삶이 역동하는 곳이 돼야 한다. 이 지역에서의 삶이 프라이드가 돼야 하고 이 지역에 있다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셋째로 전 세계를 잇는 네트워크의 구축이다.이것은 포항~경주를 잇는 방사광 가속기, 양성자 가속기, 음이온 가속기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가속기 성격상 전국은 물론 전세계 학자들의 네트워크 구성에 유리한 상황이다.테스크베드, 비즈니스단지 등을 구축하고 산업생태계 및 공동기술 개발 및 협력 넷트웍의 구성은 필연코 거대과학 기술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전문기술인력을 흡인하고 또한 세계를 잇는 기술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형산밸리는 이 네트워크를 크게 활용할 수가 있다. 물론 이러한 네트워크 구성에는 사회간접자본인 교통인프라가 중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내년 개통되는 포항 KTX 그리고 구상중인 동남권 국제공항등이 조속히 건립돼야 한다.형산밸리- 꿈의 한국판 실리콘 밸리는 꿈만은 아니다 실현 가능한 우리의 프로젝트이다.

2014-10-28

COI가 던지는 문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COI(Conflict of Interest:이해충돌) 이란 단어가 요즘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윤리경영이라는 명제가 정부, 사기업, 공기업, 그리고 대학에도 화두가 되면서 COI의 의미는 크게 다가오고 있다.COI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사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그러한 사적 이해관계가 공직자의 공정하고 공평한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한다. COI를 제대로 실천하기란 정말 힘들다. 각자의 양심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몇년 전 동료교수가 나에게 어떤 사건을 맡고 있는 판사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다. 마침 그 판사는 절친한 친구였다. 그래서 그 판사에게 동료교수를 만날 수 있냐고 문의했고 그는 거절했다. 그건 아무리 친해도 그것을 문의한 나의 잘못이었다.그 친구는 분명히 COI를 위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아주 오래전 포항시 도시계획위원을 있을 때 도시계획과 관련하여 어떤 건축업자가 찾아온 적이 있다. 필자는 COI를 위반할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간다.공직사회 그리고 개인기업에서도 발생하는 각종 윤리문제가 대부분 COI와 관련돼 있다.몇가지 COI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다.사적 금융 거래(공적인 자금의 사적 이용)는 공무원이 자신의 회사나 자기에게 이익으로 작용하는 회사와 공적 거래를 맺는 경우. 어느 쪽이든 공무원에게는 이익이 된다.가족 혹은 가까운 친척을 채용하거나 공적 재화, 용역 매입 시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선발하는 행위,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용 지원서에는 회사에 지인이 근무하고 있는 가를 확인하는 항목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인은 지원자의 고용 여부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직장에서 직무와 관련하여 하청업자를 사적으로 만나서는 안된다. 이는 올바른 결정에 영향을 줄수 있고 영향을 받을수 있다.이해충돌은 위의 예에서 보듯이 개인이나 단체가 어떤 이익을 보기 위해 다른 행동 동기를 변질시킬 수 있는 복합적인 이해 상황에서 발생한다. 보통 이해 출동에 직면하기 쉬운 직업으로 경찰, 변호사, 판사, 정치가, 공무원, 회사 임원·등을 들고 있다.경찰들의 비리는 대부분 COI의 문제이다. 변호사, 판사들은 COI와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이 흔하다. 정치가는 자기 신념과 당의 방향, 그리고 자기의 정치생명의 COI로 또 공무원, 회사임원들은 이권이 걸린 여러 가지 프로젝트로 고민한다.이러한 COI의 문제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그런데 최근 대학에도 윤리경영의 바람이 불면서 대학가에도 COI의 문제가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대학의 직원들이 이해와 관련돼 있는 업자를 만나서는 안된다는 원칙은 COI 관점에서 실천적인 자세라고 볼 수 있다.최근 대학에서의 윤리경영에 의해 직원들이 크게 압박을 받고 있는 것중의 하나가 이 COI의 문제이다. 문제는 교수, 보직교수, 그리고 총장도 COI 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교수들도 본인들이 관할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업자를 만나거나 부당한 부탁을 들어주거나 해서도 안될 것이다.보직자들도 역시 학교 예산수립 및 집행과 관련하여 이러한 COI 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총장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의 모든 운영권의 결제권을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점을 잘 유의해야 한다. 더구나 교수, 보직자, 총장이 자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이사회등에 로비를 하는 것도 역시 COI 의 문제이고 이사회는 그러한 로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맑은 사회의 실천,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모든 사회분야에서 COI는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는 것은 이의 실천을 리드하고 있는 사회 지도층이 이를 먼저 실천해야 한다.윗물이 맑지 않으면서 아랫물만 맑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4-10-21

포스텍의 쓸쓸한 가을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스텍은 전쟁터 같은 모양이다.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는 교수들의 모습, 여기 저기 보이는 총장연임반대 성명서, 그리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은 하루 종일 총장 연임문제로 갑론을박으로 시끄럽다.대학은 갈라지고 서로간의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포스텍의 가을은 정말 쓸쓸하다.서로가 서로를 안아주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비난만 하고 있다. 감동이 사라진 캠퍼스엔 황량한 바람만 불어온다.포스텍 역사상 초대 김호길 총장만 제외하고는 연임한 총장이 없다. 그것은 총장 말기에 총장의 지지도가 낮았기 떄문이고 그러한 여론을 쾌히 받아들이는 페어 플레이(Fair Play)정신 때문이었다.포스텍의 각 총장들은 각각 장점이 있었고 단점도 있었다. 그래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의해 포스텍은 여기까지 왔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음했다.그러한 전통은 계속돼야 한다. 나의 부족한 점을 타인이 채워주어 포스텍을 계속 발전시키는 전통이 바로 그것이다.대학은 아니 조직은 끊임없는 다른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리더가 장기간 독점하는 것은 그 리더의 아이디어만 수용되기에 조직은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공산독재국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 명의 독재자의 지배는 결국 조직을 파괴하고 경쟁력을 추락 시켜왔다.리더란 무엇인가?자기만의 성안에 갇혀서 원칙의 장벽을 쌓아서는 구성원들과 화합하기가 힘들다. 그 장벽을 깨고 나와야 하고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구성원을 무시하고 자신의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를 돕는 그런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다. 리더가 위너(승리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많은 이들이 포스텍을 떠났다. 그들은 현실이 너무 힘들기에 떠남을 택했다.학생과 교수의 신뢰가 무너지고, 직원들이 서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대학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대학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집단으로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다시 한번 리더란 무엇인가? 그리고 리더에 대한 지지율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수시로 공개되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구성원인 국민들의 사기는 물론 국가의 생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건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다. 구성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조직을 끌어갈 수도 없고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도 없다.대학도 마찬가지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총장은 대학을 제대로 운영할 수가 없다. 포스텍의 연구 및 교육의 생산력은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의욕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이는 총장의 지지도와 직결돼 있기도 하다. 특히 교수의 지지도는 연구의 생산성과 직결돼 있어서 대학의 생산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리더의 덕목을 생각해 보게 된다.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많이 보장해 주고 격려하는 것이다. 리더가 너무 미시적인 운영을 하며 조직의 세부사항을 간섭해서는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리더는 구성원을 신뢰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또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아집으로 조직을 끌어가서는 안된다. 귀를 기울이려면 구성원과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해야 한다. 인내를 가지고 듣고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모든 정책을 그들의 위치에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조직을 끌어가는 친화력이다.구성원의 아픔이 성과가 돼서는 안된다. 사랑으로 구성원을 안아주고 원칙을 이해 시켜야 한다. 원칙만을 고집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리더는 본인의 모습을 냉철히 돌아보는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포스텍에 온지도 사반세기가 지나간다.시니어 교수들이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 신나는 캠퍼스를 후배 교수들에게 물려주고 떠나고 싶은 오직 그 하나의 심정일 뿐이다.가슴이 답답해진다. 포스텍은 사립대학이지만 국민의 기업인 포스코가 만든 국민의 대학이다. 포스텍은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스물 다섯번째 맞는 포스텍의 가을 하늘은 지금 너무 쓸쓸하다.

2014-10-14

우려되는 포스텍의 앞날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이 자랑하는 대학 포스텍은 포항이 내 세우는 세계적인 연구중심 과학기술대학이다. 2010년 영국의 타임즈는 포스텍을 세계 28위이고 아시아의 최고의 대학이라고 평가를 한 적도 있었다.그러한 포스텍이 지금 깊은 내분에 빠져 있어 지역민이나 국민들의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현 총장 임기종료를 10개월 앞둔 포스텍의 캠퍼스는 지금 총장의 연임여부로 뜨거운 열기로 싸여있다.포스텍의 정관에 의하면 총장의 연임여부는 이번달 말까지 결정돼야 하고 연임이 안되는 경우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교수들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구성되도록 돼 있다.연임여부는 재단의 총장선임위원회(총선위)가 교수 및 구성원들의 의견을 검토하고 면밀한 조사, 인터뷰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결정하게 돼 있다.그 이사회의 최종 회의가 이제 몇일남지 않았기에 총장연임의 찬반여부로 캠퍼스 내부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교수들은 최근 공개여론 조사(참여율 81%)를 실시하여 82% 이상의 교수가 총장연임을 반대한다는 통계와 그 동안의 평가를 통하여 총장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이는 간접적인 조사를 통하여 직원들도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상황에도 총선위의 의견을 받은 이사회는 촤종적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 점치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이러한 안개 국면 속에 학교의 게시판은 일진일퇴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고, 구성원들에 의한 캠퍼스내 시위 및 단식투쟁 등이 벌어지고 있다.잠시 여기서 우리는 총장이 해야 할일은 무엇이고 총장이란 직은 어떠한 형태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우선 총장은 대학을 외부적으로 대표해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외적인 위상향상에 기여하고 또한 외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 등 자원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학은 총장에 대하여 대학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로서의 대외적인 역할을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일들은 내부적으로 승진된 총장도 잘할수 있겠지만 때로는 일부 대학처럼 전직 공무원, 정치인이나 유명 학자들을 총장으로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포스텍도 이사회가 3년전 총추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현 총장을 포스텍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하는 모험을 강행 한 것도 이러한 기대가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포스텍 현 총장의 외부적 활동에 대하여 교수들은 인지도 상대적 하락과 기금확보 부족으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매기고 있는데 반하여 지역활동을 내세우면서 긍정적인 평가도 내리고 있다.또한 총장의 역할에는 내부적으로 교수, 학생, 직원들의 활동을 학교발전에 잘 활용되도록 격려하고 힘의 원동력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활동 중에는 교수의 연구, 교육의 질의 증진, 학생의 학습 및 연구환경 향상,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능률 및 창의력 향상 등이 있다.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부적으로도 총장의 리더십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결정으로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학교가 추락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윤리경영 등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최근 언론 조사에 의하면 포스텍 총장의 연봉은 한국의 4년제 총장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높은 연봉과 포스텍의 국내외 위상으로 볼 때 총장의 리더십과 연임문제는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포스텍은 최근 청소 노동자의 임금 삭감 문제, 기업으로 부터의 학생 산학장학금 수여 문제, 포스텍 출신 교수들의 교수로의 채용문제, 윤리경영의 무리한 적용문제, 정부프로젝트의 독립성 문제, 대내외적인 위상 저하 문제 등등으로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다.대학의 총장도 준선출직 내지는 선출직의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학 캠퍼스 내에서는 대학총장의 지지율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총장에 대한 불신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고, 얼마전 한국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도 사회적 파장의 오랜 진통끝에 총장이 교체되기도 했다.국내외적인 경쟁대학들의 부각으로 포스텍은 심각한 도전을 받고있다. 아무쪼록 이번 포스텍의 총장 연임 문제가 슬기롭게 풀려서 포스텍의 전진과 발전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란다.

2014-10-07

창조경제와 먹거리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특산물은 과메기이다. 포항에서 시작돼 이제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그런데 검은돌장어가 과메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일만 검은돌장어`가 과메기를 뛰어넘을 수도 있는 포항의 새로운 대표 특산물로 떠올랐다.경북매일신문과 포항수협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동안 영일대 해수욕장 해상누각 앞 광장에서 개최한 `제1회 포항 영일만검은돌장어 축제`는 수만명의 시민과 방문객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포항지역의 특산물이면서도 아직까지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고 특산물로 활용이 되지 않았던 영일만검은돌장어를 시민들과 전국에 알리고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려 전국의 대표 특산품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이 행사는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시의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동 후원했다고 한다.참석인사들은 축사를 통해 “경북매일신문은 과거 포항사람들만이 즐겼던 과메기를 전국적인 특산품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것과 같이 앞으로 검은돌장어를 전국에 알리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검은돌장어의 전국적인 홍보를 당부 했다.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창조경제의 근간은 창의력이다.창의력이란 결국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도 있지만 기존의 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기술경영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가 원해서 수요가 당기는 디맨드 풀(Demand-Pull)도 있지만 기술이 스스로 소비자의 기호를 만들어가는 기술이 미는 테크놀로지 푸쉬(Technology Push)이라는 개념도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영일만 돌장어의 개발은 창조경제에 있어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여 소비자를 창조해 내는 푸쉬개념의 좋은 예가 될 것 같다.더구나 이 아이디어 자체는 경북매일신문의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시작됐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결국 아이디어란 평범한 시민 모두가 해낼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역 발전의 애정과 정열이 있다면 누구든 해낼수 있는 것이 창의일 것이다.이번 돌장어 축제는 결국 시민의 아이디어, 신문사의 집념, 그리고 관공서 후원의 3박자 였다고 볼 수 있다.결국 창조경제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요즘 포항이 어렵다고 한다.포항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포스코가 철강경제의 하락과 경쟁국들의 경쟁회사들과의 힘겨운 경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포스코가 최근 발표한 몇가지 위기관리 정책은 흥미롭게도 사실상 이번 돌장어의 개발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포스코의 새로운 솔루션 마케팅은 그동안 고객의 니즈(needs)를 먼저 발굴하고 이에 적합한 강종을 판매해 왔지만 단순히 고객의 수요 발굴과 강종 판매뿐 아니라 적절한 기술지원과 이에 필요한 인력 구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지원하는 점에서 푸쉬 개념이다.이는 돌장어개발이 푸쉬 개념이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또한 포스코는 철강본원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경영다각화에 많은 눈을 돌렸지만 이제 철강자체에 승부를 걸겠다는 선언이다.이 역시 돌장어개발과 일맥 상통한다. 포항을 먹여살릴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전략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포항의 강점인 해산물에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돌장어개발은 포스코의 본원경쟁력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창조경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이번 경북매일신문의 `포항 영일만검은돌장어축제`는 창조경제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증거가 된다.포항, 포스코, 그리고 경북전체가 이러한 기본정신으로 돌아간다면 먹거리 창조를 통한 창조경제 실천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2014-09-30

스포츠와 국력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인천 아시안 게임이 막이 올랐다. 한국이 1986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이후 2002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특히 이번 대회는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올림픽 위원회(OCA) 가입 국가 모두인 45개국이 참가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월드 올림픽도 마찬가지 이지만 아시안 게임도 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과거 역대 아시안게임의 성적을 살펴보면 쉽게 알수있다.한국전쟁이 끝난 후 1954년 필리핀 마닐라대회에 처음 참가한 한국은 일본, 필리핀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다. 이후 1978년 방콕대회까지 일본은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안게임은 일본의 독무대였다. 한국은 2위-5위를 오르내리면서 때로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 뒤지기도 했다.이후 1974년 이란 테헤란 대회에 등장한 중국은 판도를 바꿨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2위를 두번 정도한 이후 1982년 인도 뉴델리 대회이후 연속 8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최강자의 자리를 일본에서 뺏어왔다.한국은 1986년이후 1994년 히로시마 대회를 제외하고는 연 6회 2위를 차지하며 일본을 계속 누르고 있다.동북아 국가인 중국, 한국, 일본이 아시안게임의 3강 체제를 만들고 있는 것은 국가의 경제적인 위상이나 국제적인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올림픽도 마찬가지이다.한국은 1972년 몬트리올에서 처음 레슬링에서 양정모 선수가 감격의 첫 금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1984년 미국 LA대회까지는 20위권 이하의 국가였다.그러나 1984년 LA 대회에서 금메달 6개로 10위권에 진입 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급기야 2012년 런던대회에서 금메달 13개로 5위에 랭크됐다. 그뿐만 아니라 서양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수영, 야구는 물론 체조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동계올림픽도 2010년 밴쿠버에서 금메달 6개로 세계 5위에 이르는 업적을 달성했다. 80년대까지 단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한국은 불가능으로 여겼던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올림픽종목은 아니지만 최근 세계 골프계를 휩쓸고 있는 한국여자선수들의 쾌거는 충격적이다.“올림픽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고 참가”라는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탕 남작의 명언이있긴 하지만, 실제로 국제사회의 관심은 어느 국가가 메달을 많이 따느냐에 있으며, 금메달은 국력과 경제력의 척도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매건 버시 미국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40년간 올림픽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가별 성적에 가장 영향을 미친 변수는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이었다”고 단언했다.스포츠 국가주의를 표방했던 러시아를 제외하면 역대 금메달 최다 순위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라고 하며 중국, 일본이 그 뒤를 따른다고 한다. 조만간 중국이 이들 국가들을 추월할 것이고 한국도 그 그룹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이제 한국은 스포츠 강국인 것이 틀림없다. 경제순위 12위, 무역순위 8위인 한국은 이제 스포츠마저 10위권에 들면서 명실공히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부각되고 있다.우린 이제 이러한 경제, 스포츠 강국에 걸 맞는 정치 사회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과연 한국의 정치는 그리고 사회시스템의 합리성은 세계 몇위일까?한국의 경쟁력은 세계경제포럼(WEF) 에선 25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22위라고 발표하였다.경제규모, 스포츠 10위권의 국가는 결국 정치, 사회 시스템의 후진성으로 경쟁력에서 20위권 밖으로 떨어지는 것이 틀림없다.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정치, 사회 비리는 이제 우리 스스로 개선하고 척결해야 한다.이제 정치, 사회계는 한국의 올림픽, 아시안 대회 국가대표들로부터 그 비법을 배워야 할 지 모른다.

2014-09-23

뜨거운 감자, 동남권 신공항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다시 동남권 신공항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 김해공항 이용객이 10년내로 현재 이용객의 거의 2배인 연 1천500만명 이상으로 예측되면서 국토교통부는 향후 항공수요에 대비한 방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신공항 입지규모·경제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은 면적은 세계 109위, 인구는 26위이지만 GDP 12위, 무역규모는 세계 8위인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나가고 들어오는 유학생의 숫자도 세계 선두권이고 나가고 들어오는 해외관광객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경제활동, 유학, 관광 등은 인구유동과 비례하게 된다.특히 동남권은 1천500만 인구를 가지고 철강, 자동차, 조선 주요 산업지역으로 또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을 3개나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요지로 부각되고 있고, 신라고도 경주 등 주요 유적지의 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다.사실 1천500만이면 미국 플로리다주 인구와 맞먹는 인구인데 플로리다에는 마이애미, 탐파, 올란도 등 세계적인 공항이 세 개나 있다. 물론 땅넓이가 큰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제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는 물론 300만 교포가 살고 있는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도 인구 왕래가 빈번한 한국의 상황을 볼 때 동남권에 해외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국제공항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필자 역시 포항에서 25년간 살면서 해외 나갈 때 마다 인천공항으로 가야만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공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5시간씩 가야만 하는 것은 물론인데 보통 한밤중에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일단 포항으로 와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 상황이다.정부는 지난 2011년 가덕도와 밀양 모두 경제성이 없다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으나 여야는 모두 2012년 대선에서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그 여파로 정부는 지난해 영남권 지자체들과 항공 수요 및 타당성 조사에 합의하며 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정면으로 뒤집고 동남권 신공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그러나 동남아 신공항 건설에는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있다.우선 우리가 경계할 것은 무안, 양양, 청주 등 큰 꿈을 가지고 개항하였던 국제공항들이 승객부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토가 좁아 국내선은 한계가 있는 우리는 대규모공항은 국제선에 그 사활을 걸어야 한다. 대규모 공항을 만들고 국제선의 숫자가 작으면 그 공항은 적자를 면할 수 없다.항공노선은 전문용어로 넷트웍 외연(Network Externality)의 전형적인 예가 된다. 즉, 연결 노선이 많아지면 승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 증가는 다시 연결노선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가속도가 생기는 반면 연결노선이 줄어들면 승객이 줄어들면서 그 위축의 속도에도 역시 가속도가 붙는다는 원리다. 따라서 신공항 건설은 중국, 일본, 미국 등 주요 해외노선이 반드시 취항해야 한다는 선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둘째로 입지선정에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 입지선정에 있어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여론이 완전히 갈려 있다. 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 조사 항목, 배점 등에 대해 영남권 지자체 간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20년 가까이 끌어온 경북도청 입지 선정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 지역 이기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한다면, 합의점을 끌어내기가 힘들다. 입지선정 기준과 선정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 영남권 지자체들이 최종 결론에 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10조원 안팎의 거액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은 정밀하게 검토 되어야 한다. 현재 김해공항은 2017년 완공을 목표로 1천300여억원을 들여 국제선 청사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동남아 신공항의 계획과 맞물려 예산 낭비로 보여질 수 있다. 당연히 신공항건설에 대비하여 다른 용도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동남권 신공항 건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반드시 성공시키기 위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2014-09-16

유민 아빠의 욕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세월호의 비극은 아직 진행형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특별법 추진을 외치면서 정부에 항의하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고 해결과 타협의 기미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유가족을 대표한다는 한 유가족의 단식농성이 시중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오죽했으면 단식을 하면서 주장을 할 것인가라는 동정론도 있지만 TV 방송을 통해 그 유가족인 `유민 아빠`라는 분의 막말 동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국가수반인 대통령이나 경호원들에게 그가 뱉어내는 욕설과 막말의 장면은 정말 믿기 힘들 정도였다.필자는 11년전 유민아빠처럼 똑같이 사고로 자식을 보낸 경험을 했기에 그와 유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당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도 느낄 수도 없다.길거리에서 걸어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그리고 그 자식의 사진을 볼 때마다 자식생각에 눈물짓고, 그 자식과의 대화가 생각날 적마다 가슴 한 구석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아마도 자식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슬픔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더구나 자식을 잃은 원인이 정부나 사회의 부조리나 안전불감증에 있다면 부모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의식과 함께 정부나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하게 된다.필자는 유민아빠와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단식후 대통령 면담 신청서만 작성하겠다는데도 경찰들이 막아서자 분노가 폭발한 그 심정도 이해가 된다. 딸에게 좀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더 가슴 아파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목숨을 걸었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그러나 여기서 한번 돌이켜 보고 싶다.과연 “목적이 욕설을 정당화 시킬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간다. 욕설은 상대방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으로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더구나 상대가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유미아빠는 그 욕설이 경호원들에게 한 것이라고 했지만 역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경호원들도 그러한 욕설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TV로 본 영상에서는 분명히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있다.그러한 욕설과 막말은 함께 하고 있는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유가족들에게 큰 수치감을 불러 일으킬수 있다.같은 유족이 욕설을 하고 무례한 행동을 할 때 유가족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경우가 많지만 제재할 수도 없는 묘한 위치에 서게 된다. 동감을 느끼기 보다는 수치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왜 자기가 막말과 욕설을 하는 유가족과 동격이 돼야 하는가 하는 수치감과 자괴감이 들 수가 있게 된다.거듭 유민아빠 그리고 유가족인 부모의 심정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현재 그의 태도는 목적이 방법을 정당화 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잘 새겨야 한다.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자유롭기에 민주주의가 공산주의나 독재주의보다 우월한 체재이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의 최고봉이라는 미국도 대통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키기로 유명하다. 국회연설 시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에 칼날을 세웠던 의원들도 기립박수를 치는 것을 하나의 프라이드로 여기고 있다. 정책에 대한 비판은 날카롭지만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근간이 돼야 하다.유민아빠는 그러한 욕설과 무례함으로 유가족을 대표해서는 안된다. 유가족의 마음은 정말 고통스럽고 아프다.그러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들의 희망을 들어주는 것이 정부와 사회가 할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막무가내 식 모욕적 발언은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없거니와 같은 유족들 사이에서도 동감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다.목적이 결코 욕설과 막말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필자는 같은 처지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 싶다.

201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