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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와 먹거리

등록일 2014-09-30 02:01 게재일 2014-09-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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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포항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특산물은 과메기이다. 포항에서 시작돼 이제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그런데 검은돌장어가 과메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일만 검은돌장어`가 과메기를 뛰어넘을 수도 있는 포항의 새로운 대표 특산물로 떠올랐다.

경북매일신문과 포항수협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동안 영일대 해수욕장 해상누각 앞 광장에서 개최한 `제1회 포항 영일만검은돌장어 축제`는 수만명의 시민과 방문객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포항지역의 특산물이면서도 아직까지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고 특산물로 활용이 되지 않았던 영일만검은돌장어를 시민들과 전국에 알리고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려 전국의 대표 특산품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이 행사는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시의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동 후원했다고 한다.

참석인사들은 축사를 통해 “경북매일신문은 과거 포항사람들만이 즐겼던 과메기를 전국적인 특산품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것과 같이 앞으로 검은돌장어를 전국에 알리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검은돌장어의 전국적인 홍보를 당부 했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창조경제의 근간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이란 결국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도 있지만 기존의 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기술경영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가 원해서 수요가 당기는 디맨드 풀(Demand-Pull)도 있지만 기술이 스스로 소비자의 기호를 만들어가는 기술이 미는 테크놀로지 푸쉬(Technology Push)이라는 개념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일만 돌장어의 개발은 창조경제에 있어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여 소비자를 창조해 내는 푸쉬개념의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더구나 이 아이디어 자체는 경북매일신문의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시작됐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결국 아이디어란 평범한 시민 모두가 해낼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역 발전의 애정과 정열이 있다면 누구든 해낼수 있는 것이 창의일 것이다.

이번 돌장어 축제는 결국 시민의 아이디어, 신문사의 집념, 그리고 관공서 후원의 3박자 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창조경제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

요즘 포항이 어렵다고 한다.

포항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포스코가 철강경제의 하락과 경쟁국들의 경쟁회사들과의 힘겨운 경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가 최근 발표한 몇가지 위기관리 정책은 흥미롭게도 사실상 이번 돌장어의 개발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의 새로운 솔루션 마케팅은 그동안 고객의 니즈(needs)를 먼저 발굴하고 이에 적합한 강종을 판매해 왔지만 단순히 고객의 수요 발굴과 강종 판매뿐 아니라 적절한 기술지원과 이에 필요한 인력 구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지원하는 점에서 푸쉬 개념이다.

이는 돌장어개발이 푸쉬 개념이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또한 포스코는 철강본원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경영다각화에 많은 눈을 돌렸지만 이제 철강자체에 승부를 걸겠다는 선언이다.

이 역시 돌장어개발과 일맥 상통한다. 포항을 먹여살릴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전략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포항의 강점인 해산물에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돌장어개발은 포스코의 본원경쟁력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창조경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이번 경북매일신문의 `포항 영일만검은돌장어축제`는 창조경제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증거가 된다.

포항, 포스코, 그리고 경북전체가 이러한 기본정신으로 돌아간다면 먹거리 창조를 통한 창조경제 실천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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