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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의 토크 콘서트 소동

등록일 2014-12-09 02:01 게재일 2014-12-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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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한 여성 재미교포의 토크콘서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의 실상을 한국에 소개하고 서로의 이해를 돕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는 등 좌충우돌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듯 하지만 사실상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우선, 그는 “왜 아프리카의 국가를 좋게 이야기 하면 그리로 가서 살라고 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이야기 하면 가서 살라고 하느냐”라고 항변하고 그럴듯한 비유로 들린다.

우선 현재 한국과 북한은 사실상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실상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피상적으로 보고 들은 소식을 전하는 것은 큰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옳지 않다. 그러한 옳지 않은 소식을 전한다면 실제로 그 삶의 경험을 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그 이야기의 허실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 하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의 진위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과연 북한에서 충분히 살아보고도 그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경험을 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한번 끝장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함부로 북한을 야이기 하지 마라”고 절규하는 탈북자의 제안에 대해 아직 끝장토론에 응하겠다는 응답은 없다.

또한 그녀는 “북한에서 피자와 비엔나 커피를 마셨다”고 했다. 북한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을 수도 있고 피자와 비엔나 커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시설의 대중성이 문제일 것이다. 한국이나 대부분의 나라에서 피자와 비엔나커피를 대중이 먹을 수 있지만 제한된 계층만 먹거나 또는 전시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대한 항의도 과연 정당한 항의인가?

만일 재미교포가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모습을 소개하는 토크 콘서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북한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표현의 자유가 일체 허락이 되지 않는 사회의 표현의 자유를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지금 북한은 인권의 사각지대 일뿐 아니라 공개집행이 자행되고 있는 국가이다. 또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인권의 탄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체제를 비난하는 것은 거의 재판 없이 처형되는 것이 지금 북한의 현실이다.

그러한 북한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선전용으로 보여주는 북한의 모습을 토크 콘서트란 이름으로 소개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오스트레일리아 등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안보리) 10개 이사국이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 인권 상황을 의제로 상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의제로 상정할 것을 요구하면 충분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간주되는 만큼 북한 인권 문제는 이달 중순께 안보리의 의제로 등재될 전망이다.

이 서한에는 3개국 외에도 룩셈부르크·르완다·리투아니아·영국·요르단·프랑스·칠레 등 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고 한다. 이달 안보리 의장직을 맡고 있는 주유엔 차드 대사가 이사국들과 협의해 의제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 개최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유엔총회는 지난달 18일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 인권 결의안을 오는 18~19일께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제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실정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한 재미교포의 토크 콘서트는 정확한 정보도 아닐뿐더러 북한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라는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행보라고 보여진다.

통일은 감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문제 파악과 해결책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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