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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

등록일 2014-11-25 02:01 게재일 2014-1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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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얼마 전 한국의 최정상에 서있는 기업그룹의 K 부회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중학교 때 만난 친구로 대학, 대학원 그리고 미국유학까지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성실한 모습을 옆에서 죽 지켜 보았던 절친한 친구였다.

그에게 한국 최고의 기업의 정상에 오른 비결과 후배에게 주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다. 그에게서 의외의 답이 나왔다 “하고 싶은 일만 하지 말고 하기 싫은 일도 성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몇 년 전 한국에 소개된 기업전문 경영인 작가 코르둘라 누스바움의 `하기싫은 일을 먼저 하라`라는 책이 있었다. 보통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져라”고 충고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충고는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 책은 획일적인 자기관리 원칙의 틀을 벗어나 “당신에게 맞는 자기계발법을 찾으라”고 제안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누구에게나 변화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그 까닭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하며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 관리 중에 중요한 미션 중의 하나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것인데 여기서 그는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신선한 주문을 했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하라”와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져라”는 서로 모순된 생각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지려면 남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조직을 위해 또는 남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마다 하지 않는” 희생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동안 애를 먹이던 지도 학생들이 있었다. 아주 머리가 좋은 학생으로 서울대에서 포스텍으로 전학을 온 학생인데 자기가 하고 싶은일만 하고픈 학생이었다. 본인이 흥미가 없는 과목은 강의시간에 들어오지도 않고 시험도 거부하는 특이한 성격이었다.

또한 학생은 랩에서 연구하는 분위기와 토픽이 맞지 않는다고 연구실을 이탈한 경우도 있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먼저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선 확고한 기초를 쌓고 그리고 룰을 지키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 그러한 확고한 기초와 룰을 지키는 원칙하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훨씬 큰 일을 할수 있다고 충고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생 개구리를 먹어라. 그러면 그 날 하루 동안 그보다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일을 미루면 그 일을 처리할 때까지 계속 께름직 하다는 사실이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처리하는게 좋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무엇인지 정하고 그 일부터 처리하라.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오랫동안 미루어 오던 한 젊은 여류작가의 영문 작품을 번역하는 일을 빨리 착수하고 싶다.

20대 나이에 일찌기 우리 곁을 떠났지만 주옥과 같은 작품을 남겼다.

하기싫은 일은 아니었지만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제 미루지 말고 먼저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진다.

우리 모두도 이제 미루었던일 하기 싫은일, 하기 힘든일을 시작해 보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도 지금 우리가 하기 싫지만 해야 할일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독도 입도지원센터의 설립과 독도방파제 건립이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왜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

경쟁력 저하로 고민중인 포스코도 마찬가지이다. 산만 헀던 M&A를 정리해야 하고 경쟁력 있는 능력(core competence)을 찾아서 선택적 집중을 해야 한다.

그리고 포항시와 공공기관, 그리고 이 지역 대학들도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미뤘던 일 하기 싫은 일, 하기 힘든 일을 시작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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