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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포스텍의 앞날

등록일 2014-10-07 02:01 게재일 2014-10-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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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포항이 자랑하는 대학 포스텍은 포항이 내 세우는 세계적인 연구중심 과학기술대학이다. 2010년 영국의 타임즈는 포스텍을 세계 28위이고 아시아의 최고의 대학이라고 평가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한 포스텍이 지금 깊은 내분에 빠져 있어 지역민이나 국민들의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 총장 임기종료를 10개월 앞둔 포스텍의 캠퍼스는 지금 총장의 연임여부로 뜨거운 열기로 싸여있다.

포스텍의 정관에 의하면 총장의 연임여부는 이번달 말까지 결정돼야 하고 연임이 안되는 경우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교수들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구성되도록 돼 있다.

연임여부는 재단의 총장선임위원회(총선위)가 교수 및 구성원들의 의견을 검토하고 면밀한 조사, 인터뷰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결정하게 돼 있다.

그 이사회의 최종 회의가 이제 몇일남지 않았기에 총장연임의 찬반여부로 캠퍼스 내부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교수들은 최근 공개여론 조사(참여율 81%)를 실시하여 82% 이상의 교수가 총장연임을 반대한다는 통계와 그 동안의 평가를 통하여 총장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이는 간접적인 조사를 통하여 직원들도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총선위의 의견을 받은 이사회는 촤종적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 점치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안개 국면 속에 학교의 게시판은 일진일퇴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고, 구성원들에 의한 캠퍼스내 시위 및 단식투쟁 등이 벌어지고 있다.

잠시 여기서 우리는 총장이 해야 할일은 무엇이고 총장이란 직은 어떠한 형태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총장은 대학을 외부적으로 대표해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외적인 위상향상에 기여하고 또한 외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 등 자원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학은 총장에 대하여 대학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로서의 대외적인 역할을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일들은 내부적으로 승진된 총장도 잘할수 있겠지만 때로는 일부 대학처럼 전직 공무원, 정치인이나 유명 학자들을 총장으로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스텍도 이사회가 3년전 총추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현 총장을 포스텍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하는 모험을 강행 한 것도 이러한 기대가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포스텍 현 총장의 외부적 활동에 대하여 교수들은 인지도 상대적 하락과 기금확보 부족으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매기고 있는데 반하여 지역활동을 내세우면서 긍정적인 평가도 내리고 있다.

또한 총장의 역할에는 내부적으로 교수, 학생, 직원들의 활동을 학교발전에 잘 활용되도록 격려하고 힘의 원동력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활동 중에는 교수의 연구, 교육의 질의 증진, 학생의 학습 및 연구환경 향상,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능률 및 창의력 향상 등이 있다.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부적으로도 총장의 리더십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결정으로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학교가 추락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윤리경영 등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최근 언론 조사에 의하면 포스텍 총장의 연봉은 한국의 4년제 총장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높은 연봉과 포스텍의 국내외 위상으로 볼 때 총장의 리더십과 연임문제는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스텍은 최근 청소 노동자의 임금 삭감 문제, 기업으로 부터의 학생 산학장학금 수여 문제, 포스텍 출신 교수들의 교수로의 채용문제, 윤리경영의 무리한 적용문제, 정부프로젝트의 독립성 문제, 대내외적인 위상 저하 문제 등등으로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다.

대학의 총장도 준선출직 내지는 선출직의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학 캠퍼스 내에서는 대학총장의 지지율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총장에 대한 불신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고, 얼마전 한국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도 사회적 파장의 오랜 진통끝에 총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국내외적인 경쟁대학들의 부각으로 포스텍은 심각한 도전을 받고있다. 아무쪼록 이번 포스텍의 총장 연임 문제가 슬기롭게 풀려서 포스텍의 전진과 발전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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