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학대, 특히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사회문제로 크게 떠오르고 있다. 인천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이후 우후죽순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아동보호의 현주소를 보는듯 해 충격적이다.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폭행은 물론 어린이에게 구토물을 먹도록 강요하고 우는 어린이에 물티슈를 물리고 쌍둥이 형제를 흔들침대에 묶어 놓는 등 상상을 초월한 아동 학대가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보육교사들은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고 이러한 학대는 극히 일부의 경우라고 생각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아동학대는 우리의 근본적인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미국 출장을 가서 차를 몰아보면 늘 느끼는 감동이 있다. 앞에 학교 통학 차량이 가면 항상 조심해서 차를 따라가던가 추월을 해야 하고 그리고 학교통학 차량이 학생을 내리고 태우기 위해 정지했을 때는 정말 감동적인 일이 일어난다.
정지된 통학차량을 절대 지나쳐 추월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량도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결국 통학차량이 서면 모든 차량의 운행이 일시 중지되는 것이다. 그것은 통학차량에서 내리거나 타는 학생들을 양 방향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철저한 아동보호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통학차량 옆에 양 방향으로 길게 서있는 차량행렬을 보면서 진정 아동보호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도 시행되긴 하지만 건널목 보호(Crossing Guard)라는 큰 글씨가 등에 쓰여진 조끼를 입은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거리의 일단정지 사인과 같은 크기의 팻말을 들고 횡단보도에서 아이들의 안전 횡단을 확인하는 장면도 정지된 통학차량과 함께 보여진다. 이러한 아동보호 정신은 미국의 어린이집 운영의 기본 정신으로 확대된다.
우리나라의 어린이 집 개념인 미국의 데이케어(Day-care)센터는 데이케어센터 와 이를 관리하는 시·주 정부에 대한 부모들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인 미국의 경우 데이케어센터나 더 어린 자녀를 맡기는 베이비 시팅(Baby Sitting)은 그러한 기관이나 개인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기관이나 개인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가의 조건이 까다롭다. 인가를 주정부에서 맡고 있고 또한 안전, 시설, 보험, 교사자격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인가를 하게 된다. 주 정부가 정해놓은 인가조건은 보통 매우 까다롭다. 공간확보, 시설 등은 물론 보험과 교원자격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한다. 어린이를 다루는 교사의 자격을 검사할 때 신원조회를 통해 과거 전과기록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원장 역시 대학에서 유아교육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자질과 자격이 있는지가 까다롭게 체크된다.
필자도 유학시절 어린자녀들을 데리고 유치원을 매일 다니면서 느낀 건 그들의 철저한 아동보호 정신과 시·주 정부의 면밀한 관리였다. 어린이교실이나 학교방문자는 아이나 학생과의 관계를 밝히고 반드시 서명을 해야만 입장이 허용되고 아이를 데리러 가면 학교에 미리 등록한 사람인 지를 확인하고서야 아이를 넘겨준다. 등교 시간이나 하교 시간에는 학교 앞에 반드시 경찰이 나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수천개에 이르는 대부분의 어린이집이나 보육교사들은 잘 하고 있고 헌신적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보육교사들의 처우가 천차만별이고 그중 열악한 보수로 인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헌신적인 보육교사들에게 감사를 보내면서 그러기에 아동학대 사건이 재발 돼서는 안되고 또한 아동학대를 근원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한 우리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제, 산업, 기술,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은 OECD 국가의 자존심을 가지고 근본적으로 아동 및 학생 보호에 대한 문화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고쳐야 한다. 더욱 아동들에게 안전한 국가가 돼야 진정한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