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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국으로 가는 길과 영어강의

등록일 2015-06-25 02:01 게재일 2015-06-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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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지난주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로 유명한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버그라는 곳을 다녀왔다.

유럽을 자주 다닌 사람들도 덴마크의 내륙의 도시 올버그는 잘 모르는 듯 했다.

이곳 올버그 대학이라는 곳에서 세계 대학평가 회의가 열렸고 한국의 대학평가 포럼의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덴마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한의 반정도 밖에 안되는 땅에 인구 500만 정도의 국가지만 1인당 소득은 5만달러에 가까운 나라이다. 부자이긴 틀림없지만, 국제적 영향력이 네덜란드나 스위스 보다는 작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덴마크를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고 싶지 않다.

덴마크는 원래 동쪽 섬에 있는 현재의 수도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원을 그으면 포함되는 노르웨이, 스웨덴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도 쓰지는 못하지만 면적이 220만k㎡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현대 국토가 재편되긴 하였지만 한때 세계를 지배한 강소국이라는 점에서 네덜란드와 흡사하다.

또한 사회복지가 발달하여 취업을 못해도 나라에서 충분한 생활비를 제공하고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사망할때 까지 병들고 아플때도 치료비도 내주고 연금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물론 창조적인 교육적 환경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비록 겉으로 보여지는 통계로는 군사력이 높고 국민총소득은 대형 선진국에는 규모는 못 미치지만,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행복지수 1위인 선진국이라는데 이의를 달기 힘들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갖는 강소국들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무엇일까? 그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국제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덴마크에 머무르면서 언어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외국인을 대하는 감각이 뛰어났다고 느꼈다. 호텔에서도 택시를 탈때도 언어,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국제적인 지역이고 도시였다.

최근 포스텍에서 다시 영어강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주기적으로 캠퍼스를 흔들면서 튀어오르는 이슈이다.

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가 좁은 나라가 살길은 세계와의 무역과 교류를 통한 세계화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로 대변되는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영어가 자국의 언어와 함께 아주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다는데 있으며, 경제 및 국가의 활동이 국가의 크기와 상관없이 세계화 돼 있다는데 있다.

대학에서의 영어강의는 끊임없이 찬반 토론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학에서 수업을 영어로 강의하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려왔다.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사실상 영어 강의 때문에 발생하는 지식전달의 불편함도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강의의 진정한 목적은 지식의 토론에 있다. 학생들이 그룹토의를 통해 영어로 자유롭게 발표 하도록 수업을 유도함으로써 영어토의와 회화에 자신감을 갖고 이를 졸업후 활용하도록 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언어는 가능하면 일찍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이를 훈련 시켜야 한다.

영어와 국가경쟁력, 영어강의를 놓고 아직도 토론의 여지가 있고 방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점차 세계화로 인해 기업, 교육, 문화, 경제, 외교 모든 분야에서 세계와 교류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작은 국가로서의 강소국을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적정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버그를 떠나면서 한국이 강소국으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영어강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지식전달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생들을 영어의 자유로운 구사를 위한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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