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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사태를 바라보면서

등록일 2015-08-06 02:01 게재일 2015-08-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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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한국 5대 재벌 그룹 중 하나라는 롯데 그룹의 형제간 싸움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동생이 형을 모든 직위에서 해제한 것에 반발한 형은 아버지를 모시고 전세기를 타고 일본까지 가서 동생을 비롯한 모든 임원을 해임하고 이어서 동생은 아버지의 회장 직위를 박탈 하는 등 일반 가정에선 상상하기 힘든 가족간의 불화와 투쟁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변에선 “도대체 돈과 권력이 무엇이길래 가족끼리 반목을 해야 하는가” 또는 “우리는 부모가 물려줄 돈이 없어서 더 행복하다”라는 자조적인 말들도 나온다.

롯데는 어떤 기업인가?

롯데그룹은 1948년 재일 한국인 신격호가 일본에서 설립하여 지주회사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에 본사를 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한국의 본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의 본사는 도쿄 도신주쿠 구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에서 창업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그룹을 확장하고 있으며, 특히 창업자 신격호의 고향인 대한민국에서는 적극적인 투자 및 대규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닛케이 BP 컨설팅에 의한 `공동 메시지 조사`의 `인지율`랭킹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2010년 기준, 대한민국 내 자산기준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순위 5위에 올라와 있다. 현재 총 100조원 가까이 이르는 매출액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영업의 주축은 한국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의 롯데는 1968년 4월 3일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설립하여 시작하여 계열사 70여 개, 자산총액 100조가 넘으며 식품 제조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이 매우 다방면에 걸쳐 형성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롯데의 성장은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나 한국에 그 매출액의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한국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소비에 힘을 입은 기업이고 그런 의미에서 국민을 도외시 해서는 안되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보여주고 있는 이전투구의 싸움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정부는 롯데에 대한 면세점 허가를 정밀 재 검토하고 세무조사 등을 통하여 롯데의 문제점을 헤쳐볼 계획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정서를 생각할 때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롯데 스스로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욕심을 채우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갖는다면 이 땅에서 기업 운영을 하기 힘들다는 레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사실 돌이켜 보면, 인간의 욕심의 헛된 모습을 보여주는 재벌들의 가족간의 다툼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한국 최대의 기업인 삼성, 현대를 비롯한 여러 재벌 그룹에서 형제 또는 가족간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고, 필자의 친구들도 아버지가 재벌인 경우 예외 없이 형제간의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아왔다.

기업의 이런 모습은 대체로 기업이 개인 소유라는 생각과 개인 욕심에서 비롯된다.

우선 대기업들은 그 기업자체가 개인 소유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은 투자자와 소비자가 모두 국민인 국민소유의 기업이며 그 기업이 지향해야 할 일은 국민과 소비자의 생활향상과 복지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멀리는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나 최근의 소프트웨어의 황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같은 재벌들의 생각과 행보는 존경스럽다.

그들은 기업의 모든 자산은 개인의 것이 아니기에 자선사업에 열성이고 기업의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와 경제 발전에 적극적이다. 가족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사회에 물려준다는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한국도 이제 물론 가족에게 자동 승계되는 재벌의 족벌적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 기업은 누가 일구었던 그 과정에서 국민과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던 국민기업이기에 그 기업은 국민에게 속한다는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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