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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바라보는 시각

등록일 2015-10-22 02:01 게재일 2015-10-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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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며칠전 중국 기업인과 공무원들에게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포스코와 포스텍을 순회하면서 한국을 배우겠다는 그들에게 기술경영과 기술전략을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강의를 주관한 측은 좀더 한국기업의 예를 많이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런 주문을 받으면서 참으로 묘한 감회에 사로잡혔다.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우선 중국을 떠올리면 먼 고구려 시대부터의 조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공은 전근대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서 중국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정기적으로 중국에 사절을 보내 예물을 바친 행위이다. 이는 일종의 중국의 주변국들에 대한 정치적인 지배 수단이었다. 중국에 가장 가까운 주변국으로서의 한국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 안전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

중국은 또한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침입해 남북통일을 방해한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통일이 되었을 것이고 그 오랜 남북의 갈등과 불행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고 통일한국은 엄청난 강국으로 오늘 세계무대의 주역이 됐을 것이다.

오랫동안 힘의 우위로 우리를 위협했고 또 근세에는 통일을 방해한 중국. 그 중국사람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가르친다는 것은 30년의 교수 생활을 하면서 수 없는 학생과 사람들에게 강의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감정이었다.

사실 최근 20여 년의 중국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이다. 20여년전 중국 베이징 공항에 처음 내려본 필자는 공항의 열악함에 놀란 적이 있다. 공항은 낙후되고 승객을 터미널로 실어 나르는 버스는 바닥이 뚫어져서 땅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전 세계는 중국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어디를 가나 중국 관광객, 중국 학생으로 들끓고 있다. 중국시장은 이미 전세계 브랜드의 경쟁의 격전지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중국기업인·공무원들이 특히 포항을 찾는 이유는 무얼까?

중국인들은 한국 기업 중 삼성과 포스코는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은 기술력으로 뛰어나고 세계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포스코에 대한 존경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얼마전 포스코 역사관을 방문한 중국 기자들이 연신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러대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스마트 폰 또는 전문 카메라를 가진 사진기자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고 한다. 무엇이 이들을 멈춰서게 했고, 왜 그 순간을 사진에 담으려 했을까.

그 사연인 즉슨 한·중 지역경제발전포럼에 참가한 중국 기업인들과 포럼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한 중국 언론인 등이 포스코를 찾았고 웅대한 포스코의 역사를 눈여겨 보기에 바빴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鐵鋼은 國力`(철강은 국력)이란 서예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스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써 포스코에 기증한 작품인데 한 나라 국가원수가 기업을 방문해 국가적인 관심을 보인 그러한 웅대한 투자와 완성에 대단한 관심과 존경을 표시하는 모양이었다.

요즘 중국의 경제 둔화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물론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 발표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최근 5년간 중 최저치라고 한다. 국내외 매체들은 중국의 성장률이 무너졌다며 저마다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포항을 찾은 중국 기업인 공무원의 눈에서는 그러한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강의가 끝나고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는 그들이 눈가에는 발전하는 중국 새로운 중국을 위한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우린 이제 중국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그들은 이제 동반자로 남북 통일의 협력자가 되고 또 상생발전의 경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좋아야 한국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서방 전문가 시각으로 중국 경제를 바라 보지 말자. 이젠 중국은 함께 가는 동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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