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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두 얼굴

등록일 2015-11-05 02:01 게재일 2015-11-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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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서로 교류 할수 있나요 ?” 질문들이 이어졌다. 수십명의 인도 상공인, 교수들이 명함을 들고 줄을 서 있다. 포스텍 아니 한국의 대학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히 느껴진다.

인도 상공회의소(FICCI)의 연례 회의에서 강연을 초청받아 며칠전 뉴델리에 오게 됐다. 사실 주변국인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는 대학들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 중앙에 있는 이곳 인도는 처음 와 본 곳이다.

철강의 도시 포항에 살면서는 인도는 가봐야 할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간다. 인도가 철강강국으로 부상하면서 포스코가 위치한 포항으로서는 중국과 함께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국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철강협회(WSA)가 집계한 `2014년 세계 조강생산 실적`에 따르면 작년 세계 철강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16억6천200만t으로 국가별로는 중국(8억2천270만t)이 가장 많이 생산했으며, 일본(1억1천70만t), 미국(8천830만t), 인도(8천320만t), 한국(7천100만t) 순이었다고 한다.

인도는 한국과 비슷한 생산량을 보였지만, 인도는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란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동부 오딧샤주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과 함께 최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철강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인도 민간 철강업체인 우탐갈바스틸과 150만톤 규모 파이넥스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우탐갈바스틸은 아르셀로미탈 계열사다.

이틀간 진행된 FICCI 회의에서 전국에서 모여든 산업체 CEO, 대학 관계자들과 대학의 경쟁력과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에 대한 집중 토론이 있었다.

참석자들의 자세도 열정적이었고, 한국, 포항, 포스텍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교류하고자 하는 열기가 가득함을 느꼈다. 인도 발전에 대한 열망이 깊숙히 느껴지는 그런 회의 분위기였다.

그런데 또 하나의 인도의 얼굴이 회의장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회의장을 떠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의 심각한 교통난과 차선도 없이 엉키는 모습과 무질서는 한국의 60년대, 중국의 90년대를 연상케 한다.

릭샤, 오토릭샤 , 모토사이클이 자동차와 엉키는 길에는 자동차 경음기 소리만 가득하게 들려오고 차는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다. 대중 버스들은 유리창을 닦지 않아 시커멓고 심지어는 뒷창문이 깨진 버스가 그대로 운행되고 어떤 운전사는 아예 문을 열어놓고 운행하고 있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긴 하지만 세계대국을 꿈꾸는 인도의 거리 교통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일부러 뒷골목에 들려 식사를 해보았다. 인도에선 병마개가 확실한 물 이외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뒷골목의 식당의 위생은 심각하게 걱정할만한 수준이었다.

잠시 둘러본 관광지들도 선진국이나 한국의 관광지보다 도로 사정이라든가 화장실 등 부대 시설 등이 무척 낙후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 보유, BRICS의 한 축으로 장대한 국토와 자원을 배경으로 도약하는 국가, 발전을 위한 엘리트들의 열정이 하나의 얼굴이라면 이제 두번째의 얼굴은 이런 낙후된 모습이었다.

어찌 보면 50여년전의 한국의 모습일 수 도 있다.

가난에 찌들렸고 거리에 거지들이 넘치던 그 시절 교육열과 발전에 대한 열망 하나로 여기까지 온 한국의 모습을 투영해 본다면 인도의 미래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만큼 우리에겐 중요한 국가로 생각된다.

이곳에선 삼성, LG, 현대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간판기업의 진출이 느껴진다. 델리, 뭄바이, 델리 등 주요 도시에서의 IT산업의 발전은 인도 공대(IIT) 졸업생이 점령 하다시피한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현지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지로 가득하다.

인도의 두 얼굴을 보면서 인도를 떠나면서 느끼는건 BRICS를 다시 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두 얼굴은 결국 한 얼굴로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고 결국 우린 그들과 함께 가야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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