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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울릉 재선거와 창조경제

등록일 2013-09-10 02:01 게재일 2013-09-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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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포항남·울릉 선거구의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제 공천을 위한 막바지 걸음을 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어느때보다 관심과 열기가 뜨거우며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벌써 예비입후보등록을 마쳤거나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10명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심사를 위한 레이스는 지역을 후끈 달구고 있다. 저마다 자기가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고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화려한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추락하고 있는 포항경제를 살리겠다는 경제분야의 공약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실천방안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단연`창조경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창조경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는 많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간판으로 내세운 `창조경제`는 자본이나 단순한 노동보다 인간의 창의력, 상상력, 아이디어, 지적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선도형 경제를 의미하며 창조산업의 핵심이 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각 부처별로 `창조경제`의 실현이란 막중한 과제에 대한 실천계획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창조경제`의 실천전략의 가정은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의 경제 전환을 필요로 한다.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창조와 생산력향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산업과 문화의 융·복합을 통한 부가가치창출로 요약된다. 이와 아울러 이러한 창의성의 발휘와 융·복합연구를 가로막는 규제완화와 창의적인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창조경제와 관련해 우리 지역에서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건이 있다. 그것은 포스텍이 2011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포스텍이 설립한 `창의IT융합공학과`(CITE)와 엔지니어링 대학원(GEM)이다. 이는 포항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창조경제`를 실천할 가장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CITE는 세계적인 창의연구와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MIT의 미디어랩을 본따 만든 이 프로그램은 작년 교육을 시작했고 연구원(i-lab)도 문을 열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IT 업계의 천재를 키워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GEM도 한국기업의 치명적인 약점인 시스템설계와 프로젝트관리 및 초기설계 등을 교육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 관리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두 개의 프로그램에는 정부와 포스텍을 비롯해 경북도 포항시 등 지자체, 포스코 및 철강계열회사 및 삼성전자, SK텔레콤 ,LG 등 여러 개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창조경제`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강화를 의미한다. 하드웨어는 기술력으로 만들지만 소프트웨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둘 다 중요하지만 그동안 한국은 하드웨어에 치중해 왔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좋은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무형보다는 유형의 것, 눈에 보이는 것들을 쫒아 개발하고, 키우고 성장한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에 있어서 남의 것을 모방하고 만들기만 하는 하드웨어와 함께 이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바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이다. 포항과 한국경제를 위해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은 현정부의 테마인 `창조경제`를 진정으로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전략을 잘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창조경제`는 구름잡듯이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조경제의 선두 마차격인 CITE와 GEM프로그램을 창설하고 입안한 인재들이나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민·관·연은 `창조경제` 실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창조경제`를 선도하여 포항경제, 한국경제의 재창조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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