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중국의 칭화대학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미국 예일, 버클리대학 등 세계 100대 유명대학의 총장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
한국에서도 몇개의 대학이 초대돼 국제협력위원장의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퍽 인상적인 것은 참석대학들은 강연을 듣고 기념식에 참석한 후 캠퍼스내에 거행된 각 대학별로 이름이 새겨진 기념식수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연설이었다.
칭화대학은 중국의 MIT로 불리우는 대표적인 이공계대학이다. 기념식장에서 연설한 후진타오 당시 중국주석은 칭화대학 공업화학과 졸업생이라고 한다.
알게된 사실은 후진타오 뿐만아니라 현 시진핑주석, 과거개혁을 주도한 주룽지 총리도 칭화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일컬어 `칭화방`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최근 뉴스를 보면 한국대학에서도 이공계를 나온 대학 총장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최근 대기업 임원들의 전공별 판도가 상경계열에서 이공계열 출신으로 빠르게 이동중이라는 뉴스도 보았다.
이공계 졸업생의 장점은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감각이 있어 이를 경영, 경제, 정치, 외교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도 금융공학, 회계도 회계정보학, 마케팅도 마케팅공학 등으로 사회과학도 좀더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길은 멀어보인다. 공고한 고시제도와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유교적사상 그리고 이공계 학생들의 의과대학에 대한 열망 등으로 인하여 고교생의 이공계 진학지망의 열기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들이 사회적 진출이 법대, 경영대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배후에 깔려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기업쪽의 이공계의 약진과는 달리 각종 고시시험으로 보호되고 있는 공무원과 정치쪽에선 여전히 이공계 출신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현실로 보인다.
삼성, 현대 등의 대기업의 세계의 진출과 글로벌화, 그 결과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산품이 중요시 되는 수출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인재등용의 패러다임이 좀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시말하여 기업은 물론이지만 사회, 정치, 경제에 좀더 이공계 출신이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 좀더 많은 우수한 대학생들이 이공계를 택하도록 정부가 이공계 학생들에게 정부특별장학금을 주고 또 삼성전자가 `이공계 꿈 심는다`는 과학 토크쇼를 개최하고 중기청이 이공계 전문가 기술개발 서포터즈 사업등 전후방향으로 이공계 장려의 정책이 정부, 기업에서 펼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보여진다.
물론 과학기술인들은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도록 전공에 집중하여 연구하고 세계적인 업적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학을 통한 여러가지 제품과 생산의 혁신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과학기술인들은 국가와 사회의 혁신에 기여할 사명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과학기술인이 가진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활용하여 국가나 사회에 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가나 사회는 이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분위기를 형성해 줘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인들, 이공계 과학자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여러 이공계대학에는 리더십 센터가 설치되어 있고 그러한 센터의 역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필자가 있는 포스텍에서는 벌써부터 이러한 센타가 설치돼 이공계 학생들의 리더십을 길러주고 있다.
지난 반세기 이 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한 이공계 과학인들은 경제와 산업을 이끌어가는 연구에 몰두하고, 또한 노벨상 도전이라는 창의적 정신 학문에의 정진과 병행하여 사회, 경제, 정치 등 사회의 모든 면에서 그들의 과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공헌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계와 이공계의 조화는 크나큰 시너지효과를 내게 되어 국가와 사회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