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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에서 바라보는 DMZ 평화공원

등록일 2013-08-13 00:08 게재일 2013-08-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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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 산업경영공학과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전향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비무장지대 DMZ의 평화공원이라는 단어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평화공원은 한반도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기에 국내외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같은 분단국이었다가 통일된 독일에서 바라보는 DMZ 평화공원은 깊은 의미를 갖고있는 것 같다. 이곳 드레스덴에서 주말을 이용해 독일고속열차 이체(ICE)로 2시간 거리인 베를린을 다녀왔다. 독일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그 중에서도 가장 감격스러운 무너진 베를린 장벽을 찾아가 보았다. 무너진 장벽을 기념하기 위해 보존중인 100여m의 베를린장벽을 걸으면서 이념의 장벽을 넘어 통일을 이룩한 독일국민의 위대함을 생각해 보았다.

그 옆에는 찰리의 체크포인트 라고 하여 당시 동서독을 오가는 유일한 통로를 관리하던 미국의 군사용 체크포인트가 관광객을 부르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이 체크포인트와 유사한 DMZ지역내의 관광객의 인기지역이 생겨서 저들처럼 옛추억이 되어 버릴 그날이 오지않을까라고 상상해 보았다.

아직도 옛 이 지역엔 통독 이전의 동독과 북한과의 관계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나있는 듯 했다.

필자가 연구차 와 있는 드레스덴공대의 드레스덴시에는 약 400여명의 한국유학생 및 교민이 살고있고 한인교회도 하나 있다. 이 교회에서 만난 나이가 지긋한 독일인 한 분이 낡은 사진과 책자를 꺼내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분의 이야기인 즉슨 통독이전에 북한에서 온 한 분과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 하며 그 친구가 준 책자와 가족사진을 우리들에게 보여줬다. 그 책자는 북한에 관한 소개책자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그 낯선 독일인은 옛친구에 대한 향수를 그리며 우리나라가 속히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몇번이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어디서 구입했는지 한국인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양배추로 만든 김치까지 들고와서 나누어 주면서 옛추억에 깊이 잠기는 모습이었다.

한 교민의 말에 의하면 통독 이전에는 북한 김일성이 동구권에 올 때 이곳 드레스덴을 꼭 다녀가곤 했다고 한다. 그러한 연유에서 인지 가끔 이곳에서는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듯한 느낌도 받았다.

어느 교민은 이곳 대중교통수단인 트램전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만난 옛 동독의 독일노년여성 으로부터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남편이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하며 무척 반가워하기에 오히려 본인은 당황했었다 한다. 우리에겐 너무도 낯설기만 한 김일성대학을 그 초면의 독일노년의 여성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듣고 또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꺼리낌 없이 반가워하며 친근하게 옛추억을 얘기하더라는 그 교민의 얘기를듣고 필자는 이제 이념과 사상의 붕괴를 실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미국방문시 의회연설에서 DMZ 평화공원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국내외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그 지역이 어디가 될 것인가, 북한이 응할 것인가 하는 반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아마도 이러한 평화의공원 제안은 우리 국민에게는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옛 북한친구를 그리워하거나 북한의 대학에서 공부한 독일인들에게도 큰 희망을 주는 평화의상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평화의공원이 분단을 고착화하는 것 아닌가하는 반론도 꽤 제기되고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국가규모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계최강국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때, 평화의공원 조성이 이러한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인지 방해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공원조성을 둘러싼 여러가지 조건들도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환경사회단체들은 생태계환경문제를 들고나오고 있고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와도 협의가 돼야 할 것이다. 군사적인 위험성도 포괄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의 성공이 평화공원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하는 북한의 주장이 과연 진정한 것인지도 두고봐야 할것이다.

어쨌든 북한이 이번만은 정말 성실히 회담에 임해 남북한 양측이 서로 진실함을 담은 태도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평화를 위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개성공단과 DMZ평화공원은 경제와 정치적인 양 측면에서 남북한이 통일의 길로 가는 좋은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성실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남북한 협상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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