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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등록일 2013-11-12 02:01 게재일 2013-11-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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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2014년 대학입학을 위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지난주 끝났다. 매년 수십만명의 고교 수험생들이 이 과정을 거치고 금년도 예외가 없이 수험생들은 힘든 과정을 치뤘다.

수능시험의 종료는 고생의 끝이 아니다. 이제 대학을 선택해 지원해야 할 또다른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대학의 선택은 부모와 수험생들에게 또다른 큰 고민이다.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한국에서 대학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직 서열화 돼 있다. 전통적인 대학 서열은 아직도 선택의 폭을 좁히고 전공과 관계없는 선택을 하도록 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적성과 상관없이 대학의 서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중앙일보는 대학평가에서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깜짝 놀랄 국내대학 랭킹을 발표했다. 포스텍, 카이스트가 1, 2위로 선정된 반면 성균관대 3위, 고려대 4위, 연세대·서울대 공동 5위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밖에 중위권대학들의 서열도 기존서열과 많이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아마 서울대 5위라는 평가는 한국대학평가에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일 수도 있고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결과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대 진학 열풍의 폐해는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 왔다. 적성과 관계없는 진학, 부모나 진학교사의 강요 이러한 폐해로 인한 대학경쟁력의 저하도 지적돼 왔다.

사실상 중앙일보의 대학 평가는 오랫동안 대학평가를 연구해온 필자로서는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다. 실제로 교수 1인당 논문이라든가 논문인용도, 대학의 교육환경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타임즈 등이 세계랭킹을 발표하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대학평가 전문가들에게는 이러한 결과가 예측돼 왔다. 서울대는 이와 관련해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각종 랭킹에서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사실상 전통적인 명성의 덕을 본 것도 사실이기에 이번의 결과가 놀랄만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본인의 자부심이나 졸업후 취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학랭킹과 아울러 대학의 명성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 외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이다.

대학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두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우선적인 순서의 문제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공별 랭킹과 교육, 연구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후 명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을것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랭킹의 신뢰도`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신뢰도가 높은 랭킹이 있고 그렇지 않은 랭킹이 있다. 대학이 어떻게 이것을 활용하든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이러한 랭킹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랭킹에는 크게 명성과 연구교육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 전자는 이미 이뤄진 명성에 의지하는 계수이고 후자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결정되는 계수다. 이 두개 계수의 비중에 의해 랭킹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랭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본인 적성의 판단이다. 적성과 관련된 전공분야를 면밀히 살피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전공을 잘 공부할수 있는 대학을 결정하는데 대학의 전공별 랭킹이 활용 될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 곳에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허용이 되고 사회와 고용주가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형성되고 있고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정말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대학선택은 평생을 함께할 모교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글로벌 시대에 자기 적성에 맞는 학과를 결정하고 그 분야를 잘 공부하고 연구환경이 잘 조성돼 있는 대학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후 대학 전체의 명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선택에 있어서 학부모, 진학교사 그리고 수험생들에게 대학 랭킹의 진정한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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