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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전국화, 세계화

등록일 2013-12-03 02:01 게재일 2013-12-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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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최근 지역의 전국화와 관련된 두 개의 행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한 행사들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세계화와 연결될 수 있다.

먼저 지난주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서울을 찾았다고 한다. 겨울이 오면 역시 포항은 과메기로 전국적 명성을 떨친다. `겨울진국`이자 `사계절 식품`으로 자리를 잡은 `구룡포 과메기`는 지난주 영하의 날씨 속에 서울의 중심지인 서초구청 광장에서 큰 잔치를 벌였다.

경북매일신문이 주최하고 경상북도와 포항시·상공회의소 등이 후원한 `포항 구룡포 과메기 특산물 시식 홍보·판매행사`에는 지역 국회의원, 시장 등 정·관계 인사와 포항출향인 등이 참석해 포항의 자매 지역인 서초구에서 포항의 명품 과메기를 선보였다.

또 하나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마음과 희망을 담은 `선유동천 나들길 걷기대회`가 11월 초 문경에서 열렸다. 역시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경북도와 문경시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문경시 가은읍 대야산 주차장 일원에서 문경시장과 그 지역 국회의원 및 지역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해 큰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행사는 아주 성공적으로 치뤄졌고 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 기원 퍼포먼스 등이 의미있게 진행됐다.

이러한 행사에는 염두에 둬야 할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우선 포항이라는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이다. 지역은 그 자체로 전국화, 세계화가 될 수 있다. 아주 좋은 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시간 쯤 남쪽에 있는 실리콘 밸리이다. 실리콘 밸리는 산호세라고 하는 도시에 있는데 이 도시는 70년대 까지도 크게 알려져 있던 도시는 아니었다. 그리고 큰 도시도 아니었다. 그러나 휴렛패커드를 기점으로 지금의 구글까지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미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역이 됐다.

이러한 발전에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스탠포드라는 대학의 존재이다. 스탠포드대학은 미국 내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

80년대 스탠포드 대학을 다닌 필자는 대학과 지역의 협력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낳고 결국 지역이 전국화, 국제화가 되는지 그 과정을 지켜 보았다.

포항도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포스텍, 한동대 등이 있고 포스코,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각종 연구소가 있고 세계적 명성의 포스코와 관련 회사 등이 들어서 있다. 아마도 이제 필요한 것은 실리콘밸리와 같이 창의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들어서는 일일 것이다.

또 과메기행사, 걷기대회가 갖고 있는 또다른 의미는 지역신문의 전국적 명성이다.

지역대학이 특정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확보한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경남의 K대학은 지역 대학이지만 북한문제에 있어서는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 북한문제만 나오면 다른 유수의 대학을 제치고 각 매스컴들이 이 대학의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하는 것을 종종 봐왔다. 이 대학의 전국적인 명성은 결국 특화에 있었던 것이다.

지역신문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행사들을 적극 주최함으로써 지역명품, 음식의 전국화에 크게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지역을 보는 관점은 각자의 안목의 범위와 관련이 있다.

몇 년전 미스경북 선발대회에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이 당시 경북의 조그만 마을에서 온 후보자 한 명은 포항에 오니까 큰 건물도 많고 정말 발전된 모습에 당황하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이 있다. 결국 안목과 활동범위가 경북으로 제한된 사람에겐 서울에서 농담삼아 `시골`이라고 칭하는 포항은 큰 도시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결국 각자의 안목의 범위가 지역의 전국화, 국제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포항시민과 단체들이 안목의 범위를 세계로 눈을 돌린다면 서울을 비롯한 국내 어떤 지역도 대등한 관계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실리콘밸리처럼 포항은 전국화 되고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90년대 환동해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동해권의 세계화가 얼마나 한국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동해는 이러한 세계화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포항은 그 핵심축에 있다.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대학, 연구소, 기업, 지역신문, 시정부, 의회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는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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