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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한동대 총장께 드리는 부탁

등록일 2013-11-26 02:01 게재일 2013-11-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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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우리 지역에서 포스텍과 함께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한동대가 최근 새로운 신임총장의 초빙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동대는 가장 모범적인 교육중심의 대학으로 기독교적인 정신으로 모범적인 캠퍼스 라이프, 충실한 교육, 국제화된 교육으로 전국적인 칭송을 받아온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대학이다. 그래서 명성에 있어서 전통적인 명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대학수험생들이 열망하는 대학이다.

미국에는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다트마우스를 비롯해 스미스, 스와스모아 등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교육중심의 대학들이 연구중심의 대학들만큼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동대의 한국내 위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서 신임총장의 임무는 막중하다고 생각된다.

신임총장이 외부에서 영입됐기에 대학 여러가지 어려움의 조짐도 벌써 나타나고 있기에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이 갖춰야 할 덕목과 리더십을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는 과학 기술대학의 맏형격인 카이스트나 포스텍이 최근에는 모두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했다. 또한 급격한 도약을 꿈꾸는 일부대학들이 그동안 외부총장을 영입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보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여러 갈등과 문제점이 있었고, 그를 통하여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었고 그러한 교훈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시사점을 이해하고 또 필자가 주변에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한 케이스를 분석해 본 결과를 토대로 신임 한동대 총장께 몇가지를 부탁 드리고 싶다.

우선적으로 외부영입총장은 구성원들, 특히 시니어교수들이 가질수 있는 박탈감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을 위해 수십년간 고생하면서 대학발전의 기틀을 이룩한 시니어 교수들이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을 바라볼 때 그동안의 세월을 반추하면서 아쉬움과 허탈감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신임총장은 시니어 교수들 및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항상 겸허하게 의견을 청취해 그들의 의견을 대학운영에 반영할 때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 외부 영입총장들은 일반적으로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개혁을 통해 외부영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본인의 철학을 강하게 내비추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철학을 내세운 모습은 외부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주고 영웅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러한 모습은 오히려 구성원들에게 비하감을 조성할 수가 있다.

오랜기간 대학을 지켜온 교직원들은 그들만의 고충이 있는 것이며 그것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일방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개혁이 필요한 경우에도 함께 합의점을 모색하고 개혁방안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게 일일이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 어떻게 개혁이 되는가라고 반문할수 있지만 대학은 사회의 일반 조직과는 달리 합의점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조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외부영입총장에게 거는 기대는 아마도 내부적인 개혁이나 발전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더 강한 기대는 외부기금을 끌어와서 대학의 재정을 풍부하게 해주고 국내외 대외협력을 강화해 대학의 입지를 올리는데 있을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권한의 과감한 위양`이다. 이를 통해 총장이 좀더 외부적인 일에 집중할 수가 있다. 총장이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면 구성원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총장은 과감하게 처장등 교무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각 개개인 교직원들의 판단과 결정을 신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외부총장에 대한 신뢰감을 더하게 하면서 구성원들이 총장을 신뢰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단어가 `소통`이다. 캠퍼스는 다른 조직들보다 자율이 훨씬 강조되는 조직이며 따라서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교수, 직원, 학생들 개개인이 창의적이 되려면, 이러한 구성원간과 의사결정자간의 소통이 훨씬 강조되는 조직이다.

신임총장이 필자가 지적한 그동안 외부영입총장이 겪었던 문제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러가지 시사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한동대의 제2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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