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독도경비대 백호소대 홍석진 수경

5월 말의 독도는 새끼갈매기들의 어미 새를 찾는 소리와 수컷 갈매기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소리로 귀가 따갑다. 여느 때처럼 접안 지 치안유지 근무를 위해 접안 지로 내려가고 있는데, 갈매기가 나를 보며 공격적으로 쏘아댔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 새가 나한테 저렇게 쏘아대나 싶어 자세히 봤다. 그 갈매기의 품에는 부화한 지 얼마 안 된듯한 새끼 갈매기가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느껴지는 점이 조금 있었다. 새들도 자기 새끼는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아는구나 하고 신기했다.요즘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심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일본 시민단체인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과 `부산민족학교 독도 학당`에서 주관한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 행사의 목적은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지배상황을 알리기 위함이었다.솔직히 일본이 러·일 전쟁 때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목적으로 독도를 점령했다는 이유로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났었다. 그런데 이렇게 독도가 한국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모든 일본사람들이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이 들어 모든 일본사람들을 미워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5월 독도는 날씨가 맑아서 행사와 관광객분들 덕분에 북적북적하다. 5월27일 접안 지에서는 큰 행사는 아니었지만,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대진대학교 대학원 모임과 서울에 있는 대진여자고등학교에서 주관한 행사였다.행사의 큰 틀은 대진대학교 대학원모임 사람들이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면 그에 맞춰 대진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온 율동을 하는 간단한 행사였다.日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독도서 한국 실효적 지배 알려 눈길이 행사가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남녀노소 모두가 같이 참여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항상 주목되고 있으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독도에 오시는 관광객분들은 독도경비대원을 통해 아들을 떠올리시는 것 같다. 한번은 접안지 치안유지 근무 중에 관광객 아주머니께서 `아들`이라고 하며 말을 걸어오셨다. 그 아주머니께서는 서도에도 사람이 사는지, 경비대원은 몇 명이나 상주를 하는지, 한국령이라고 표시된 곳은 어디에 있는지 등 독도에 대해 물었다.그 질문들에 성의껏 대답하자 아주머니께서 “아들이 근무하시는 모습을 어머니께서는 보셨나”고 물으시기에 “아무래도 바쁘셔서 오실 수 있는 여건이 안돼서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주머니께서 “그럼 내가 사진 찍어서 보내줄까”라고 말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하셨다. 나는 어머니께 독도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드려 가슴 뿌듯했고, 한편으로는 그 관광객 아주머니에게 아주 큰 감사를 느꼈다.이처럼 독도는 작지만 대한민국의 심장이며 그 안에서 많은 일이 있어서 즐겁다.마지막으로 독도는 독도경비대원들이 항상 상주하며 24시간 철통경계를 통해 지키고 있다. 지금처럼 독도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독도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대한민국의 땅일 것이다. 충성!

2013-06-03

독도경비대 백호소대 이대일 수경

▲이대일 수경21일 오늘은 모든 독도경비대원들이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울릉도를 출발한 독도사랑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요트들이 집어삼킬 듯 질주하며 독도로 향해오고 있다.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맡은 임무에 따라 흩어졌다. 1분대는 선착장으로 2분대에 초병 임무교대 초소로 필수요원을 제외하고 물양장에서 개최될 행사지원에 모두 동원됐다. 일본 방향에서 요트들이 들어왔다면 완전 무장을 하고 대기 했겠지만, 익히 아는 울릉도~독도 간 우정의 레이스라 편안한 마음으로 지켰다. 태어나서 돛을 이용해 이동하는 선박을 처음 보기도 하거니와 높은 돛을 달고도 작은 배가 독도로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임무 수행을 위해 구경을 접고 접안시설로 내려갔다. 특이 이날은 독도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하려고 독도주민 김성도 씨 부부가 처음으로 기념품 가게를 개업하는 날이라 울릉군 내 기관단체장도 많이 들어왔다. 그럴 뿐만 아니라 독도에 일본을 호령하던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2척이 띄워졌다. 종이문화재단이 독도 앞바다에 길이 2m 규모의 대형 종이 거북선 2척을 띄웠다. 21일은 내 기억으로는 독도에서 가장 바쁜 날이 될 것 같다. 3척의 여객선, 행사차 들어오는 독도평화호, 울릉군 행정선 등으로 인해 엄청나게 바쁜 하루가 됐다.그러나 21일을 계기로 독도가 확실히 한국 땅임을 인식하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 독도가 한국 땅임을 늘리 알리는 기회가 됐다. 세계 각국의 요트 대표들이 독도에 모여 독도가 한국 땅임을 확인시켜줬고 행사에 참가한 외국임원들이 김성도 씨 기념품 가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독도는 한국` 티셔츠를 구입하는 등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무찌르듯이 거북선이 독도에 출몰하고 전 세계 요트를 호령하듯 일본바다를 향해 진출하는 웅장한 모습은 독도가 진정한 대한민국의 땅임을 입증했다. 이날은 정말 힘들었다. 동도 정상과 물양장을 오르내리면서 행사를 지원하고 탐방객들의 안정을 위해 대원들이 땀을 흘리고 참 힘든 하루였지만 독도가 과연 대한민국 땅이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한 날이다.독도에서 생활은 이래서 뿌듯하다. 힘든 하루이었지만 TV에서 만 볼 수 있는 유명인사 등 대한민국의 유명인사 세계 각국 요트대표자들 내륙에 있을 때는 전혀 접해 볼 수 없는 것들을 독도에서는 쉽게 접한다. 세계 각국의 정상 요트 마니아들이 독도에서 기적소리와 함께 울진 후포를 향해 출발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대한민국의 땅 독도에서 개최한다는 것이 더 장관이었다. 일본이 아무리 자기들 땅이라고 우겨도 내가 독도 현장에서 본 독도는 일본 땅이 될 수 없는 진정한 대한민국 땅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독도경비대대원들이 21일 하루 긴 여정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오면서 정말 피곤했지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독도는 참 아름다운 곳이고 민족의 얼이 서려 있지만 일본의 독도 영토 침탈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독도경비대원들이 다소 고달프더라도 독도에서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많은 행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어린 독도경비대원의 생각이지만 백번을 말하는 것보다 이 같은 행사가 외국인들의 눈에 비치는 효과가 훨씬 커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홍보하는 효과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3-05-27

독도경비대 백호소대 김도한 상경

“충성, 신고합니다. 이경 김도한은 2012년 5월 10일부로 독도경비대 전입을 명받았습니다”이렇게 전입신고를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입한지 1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입대까지 합치면 1년이 넘었지만 독도경비대에게서의 생활은 이제 딱 1년이 되는 날입니다.지금 제 가슴에 새겨진 이름 석 자와 오른쪽 어깨에 독도경비대라는 마크가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이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긍지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대한민국 동해의 끝, 한반도의 아침을 여는 곳, 또 다른 최전방이 독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독도경비대는 그 국경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떨떨 하기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이제야 `진정한` 독도경비대원이 된 느낌입니다.최근 근무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평소와 같이 접안지 근무 중이었는데 뱃멀미에 지친 80대 정도의 할머님께서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제 손에 `사탕`을 쥐여주셨습니다. 수고한다고 말하면서…. 그리고 손자 같은 마음이 든다고 했습니다.근무 중에는 관광객 분들께 어떤 것이든 받으면 안 되는 걸로 되어 있지만 저 역시 친할머님이 생각나 별것도 아닌 사탕. 아니 소중한 `사탕`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할머님은 그렇게 제 손을 꼭 잡고 의지하신 채 꽤 오래도록 서 계셨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할머니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했더랬습니다. 저는 그 눈물을 독도에 올라 감격스러움과 손자 같은 아들들을 이곳에 두고 가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혼재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뱃멀미에 한 번 울고온 할머니의 그 애틋한 정….그것이 우리에겐 힘이 됩니다. 그리고 독도경비대원들은 늘 새롭게 다짐합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그 어떤 세력도 독도 야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우린 요즘 독도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주창하는 국민행복시대에 한 톨이라도 보태려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어떤 강한 남자라 할지라도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미어지고 약해지는 것이 `가족`입니다. 이는 제가 독도에서 시간을 버티는 힘의 원천이자 안식처입니다. 멋진 `사람`이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 멋진 `남자`가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 멋진 `김도한`이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그리고 사회 나가서 멋있게 살겠습니다.24시간 해안경계, 오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은 날카로운 바닷바람도 마다한 채 근무에 나섭니다. 충성.

2013-05-20

독도경비대장 이광섭 경감

거룩한 한반도의 역사를 품고, 동해바다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우리의 심장 독도, 목숨 걸고 지켜야 할 민족의 자존심이다. 그 곳을 우리는 지키러 간다.두 번째 근무교대 입도 당일!이른 새벽부터 입도를 준비하는 백호 지역대 대원들의 눈동자에는 독도를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충만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작년 입도 때 부족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사실, 작년 입도 때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지난해 함께 입도해 독도를 수호했던 대원들의 대부분은 전역을 하고 이번 백호 지역대 대원들은 절반이 처음 입도하는 대원들이라 부담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하지만 지휘관으로서, 그리고 먼저 입도했었던 경험자로서 신임 대원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그리고 독도에서의 근무를 경험했던 백호 지역대 고참 대원들의 능수능란한 입도준비 과정과 업무능력을 눈으로 지켜보며 큰 짐을 하나 덜어낸 것 같아 안도감과 든든함이 느껴졌다.처음으로 독도에 들어가는 대원들의 안전과 근무에 대한 책임감, 국민을 대표한다는 사명감, 대한의 남아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그 의지를 불태울 수가 있을까.최근 대북정세가 달라진 만큼 근무자세와 태도를 강화하며 독도는 항시 일본의 도발 대상이므로 외부 분위기와 상황에 흔들림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전투력, 체력을 위해서 입도 전 울릉도에서 독도근무에 필요한 사격, 특공무술, 레펠 등 전투력 향상 훈련을 통해서 독도수호에 필요한 체력과 전술은 연마가 되었고 준비도 완벽하다.하지만…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제 남은 것은 강인한 정신력이다. 대원들이 과연 독도를 어떻게 생각할까?수경 이대일은 이런 말을 했다. “거룩한 땅, 이 독도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이요 의무고, 그 의무수행에 내가 선발되었다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요,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백호의 기백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땅 독도의 영원을 위해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대장님, 아무 걱정 마십시오.”우직하고 당당한 대원의 말을 듣고, 이제 우리 백호 지역대원들은 독도경비대의 몸가짐, 그리고 마음가짐이 준비되었단 걸 느꼈다. 그렇다, 독도경비대 젊은 피가 이렇게 끓고 있는데 무엇이 걱정인가!독도는 두말 할 필요 없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이고 우리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끈이자 민족 자존심 그 자체라는 것을 누가 부정 하겠는가!

2013-05-06

독도경비대 오승택 상경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우리 땅의 오른팔, 독도를 지키고자 잠시 집을 떠난 아들 승택입니다.머리를 짧게 자르고 큰절을 올리며 현관문을 나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독도에서의 봄·여름·가을·겨울을 한 번씩 보낸 셈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동안 주변의 많은 것이 변하고 저 또한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그럼에도 한가지 변치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가족에 대한 그리움, 집에 대한 그리움`입니다.아버지 어머니,이름 그대로 외로운 섬 獨島는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영롱한 별들이 박힌 밤하늘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 아쉽습니다.동해를 사이좋게 건너가는 수백 마리의 괭이갈매기 떼와 저희와 함께 독도를 지키는 삽살개, 독도에 와서 새로 사귄 이 친구들을 부모님께 소개해 드리지 못하는 점도 애석합니다. 이런 아름답고 소중한 곳을 지킬 수 있도록 저를 믿고 보내주셔 너무나 감사합니다.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식구들은 대부분 자원해 온 만큼 독도를 지키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대단합니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성이 강하고 특기도 다양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365일 24시간 차디찬 바닷바람과 싸우며 독도를 지키는 독도경비대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독도를 수호하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요즈음은 관광객이 많아 울릉도에서 여객선이 자주 독도에 들어와 탐방객들을 볼 때 육지 생각, 고향 생각이 날 때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아들로 독도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부모님,고등학생 시절에 늦은 시각까지 돌아다니고, 대학에 다닐 때는 집에서 나와 홀로 생활도 해봤기에 저 스스로 이미 다 컸고 독립할 수 있겠다고 자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그것이 객기였음을 느낍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도 모르게 부모님께 수화기를 드는 모습이 그 단적인 예입니다. 집으로부터 팔 백리 이상 떨어진 이곳에서조차 아직도 부모님의 사랑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늘 깨닫고 있습니다.아버지 어머니는 항상 저의 든든한 힘이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부모님의 든든한 아들이 되어 돌아가겠습니다.건강히 지내십시오. 충성!아들 승택 올림

2013-04-22

독수경비대 조길재 수경

부모님께평소에도 이렇게 부모님께 편지를 쓰지 않았던 아들이 군 생활 중 독도에서 편지를 올립니다. 입대를 하고 나서 독도경비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며 전화로 말씀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휴가 중에도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아들이지만 이렇게 글로써 저의 마음을 대신해 봅니다. 현재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최동단 독도에서 국토를 수호하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지만, 그전에 부모님의 아들로서 부모님이 생각나고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하나뿐인 외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제가 부대에서 잘 적응하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으실 텐데 저는 입대 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성숙해졌습니다.독도에 오기 전 울릉경비대에서 체력, 각종 대비훈련과 운동을 통해 육체가 몰라볼 정도로 변화됐고 선·후임들과 잘 지내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같이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는 위로해 주고 서로 도와가며 생활하면서 철없고 이기적인 모습을 버리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아들 걱정하지 마시고 달라진 아들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계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니 제가 더 부모님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지난 겨울에는 뉴스를 통해서 서울에 눈도 많이 내리고, 날씨도 춥다는 사실을 들었는데 옷은 따뜻하게 입고 다니실까 감기에 걸리시진 않았을까 추운데 고생하시며 일하시는데 끼니는 챙겨 드셨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항상 몸조심하시고 제대하는 날까지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요즘 독도는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조금씩 풀려서 여객선들이 자주 드나들고 있는데 접안지에 내려가서 독도에 찾아온 관광객들을 볼 때면 부모님께도 독도를 보여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며칠 전에 전화를 드렸을 때 제대하기 전에 한번 면회를 오시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꼭 부모님께도 독도를 보여 드리고 소개해 드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독도는 경치가 정말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 정신이 확 깰 정도로 아름답고 저녁노을도 정말 일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별을 바라볼 때가 가장 좋습니다. 서울에서만 살아서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은 모습은 처음 보았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별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독도에서의 생활에 대한 얘기를 더 드리자면 독도는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기에 항상 안전에 주의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몸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어올 때면 건물 밖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날씨가 좋지 않아 바다에 파도가 요동치고 접안 지까지 뒤덮는 것을 볼 때면 자연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 무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그렇기에 안전에 유의하면서 지내고 있고 개인시간에는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있는데 아직 말씀드리기에는 이르지만 새로운 작은 목표가 생겨 공부도 열심히 하고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기에 제대하고 기쁜 소식을 부모님께 전하겠습니다. 다가오는 여름 입대전과는 다른 늠름하고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으로 인사드리는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독도수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2013-04-15

독수리소대 오승현 수경

훈련소 면회 날 난데없이 독도에서 근무하면 무척 멋있을 것 같다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독도경비대에 지원한 것이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데 시간이 어느덧 이렇게 흘렀습니다. 동해 외로운 섬에서 촛불 꽂은 케이크 없이 생일을 두 번 맞이하는 동안 철부지 막내아들도 이제는 어엿한 대한민국의 애국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아직도 몸만 커졌을 뿐 어린아이나 다름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계시는 부모님께는 바다 한가운데서 근무하고 있는 제가 글자 그대로 물가에 내놓은 자식처럼 걱정되시겠지요. 갖은 응석을 부리며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던 막내아들의 부재로 적잖이 허전하기도 하실 것 같습니다.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연락도 자주 하지 않는 못난 아들.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무슨 변고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노심초사 걱정하고 계실 부모님을 위해, 이 못난 아들이 걱정을 달래들이기에는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이곳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렇게 편지 한 장 올립니다.제가 생활하고 있는 이 곳 독도. 독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입니다. 낮에는 하얀 괭이갈매기들이, 밤에는 밝게 빛나는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바다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맑은 빛을 내고 그 위에 물드는 석양은 바다의 낭만을 그대로 담는 것만 같습니다.하지만, 독도수호라는 사명을 받고 왔기에 감상에만 빠져 있을 겨를이 없습니다.저희 독도경비대원들은 365일 24시간의 철통 같은 관측경계, 레이더감시근무를 유지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파도가 치나 매서운 바닷바람 아래 독도를 지키고 있습니다.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매일 강도 높은 훈련 속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말입니다. 때때로 몸이 힘든 것보다 외부와 단절된 외로운 섬에 있다는 답답함과 보고 싶은 이들에 그리움이 대원들을 괴롭히기도 합니다.하지만, 독도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하며 하루하루를 힘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다 문득 어릴 적 부모님께 했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독도는 누가 지켜요?` 질문에 대한 답은 기억나지 않는 걸 보니 명확한 답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만약 훗날 누군가가 제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독도는 믿음직스러운 내 전우들과 후임들이 있는 독도경비대가 잘 지키고 있다고, 독도를 자신들의 심장이라고 생각하며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듯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은 멋지고 자랑스러운 젊은이들이라고 말입니다.독도를 지키는 막내아들 올림

2013-04-08

독도경비대 장윤한 상경

아버지, 어머니 막내아들 윤한이 입니다. 한겨울 살갗을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 끝에도 이제 제법 따사로움이 느껴지는 햇살을 보면 독도에도 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겨우내 아들 없는 빈자리를 채워 드리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지만,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며 부모님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에서 성실히 근무에 임하고 있습니다.훈련소에 입대하면서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을 생각할 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제가 군대에 가고 난 뒤 큰누나도 결혼하고 작은누나도 직장 때문에 부모님 곁을 떠나있어서 자식들의 빈자리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전역을 해도 부모님과 함께 전역의 기쁨을 잠시 뒤로한 채 또 바로 미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저도 마음이 무겁고 또 부모님께서 막내아들이 혼자 떠나서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많이 하시겠지만, 저도 이제 제법 군 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나갈 채비를 할 정도로 많이 성숙해 있습니다.독도에 들어가기 전 울릉도에 있는 울릉경비대에서 전술 훈련은 물론 강력한 체력 훈련을 통해 몸매가 부모님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습니다.어릴 때 항상 말썽만 부리고 철없던 아들이 군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것 같습니다. 군 생활을 하며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독도의 밤하늘을 바라보고 부모님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잠겨 있을 때도 있습니다.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부모님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셨던 대가 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생각, 부모님은 물론 저 자신을 위해서도 군 생활을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근무뿐만이 아니라 군 생활을 하며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혀도 그 어려움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더 성숙해 나아가고 있습니다.더러는 군 생활을 무의미하고 인생에 가장 아까운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 말에 대해서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하며 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잘 아시겠지만, 자신만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틈틈이 자기계발의 시간도 있고,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또한, 군에서 또 다른 또래 등 연배들과 끈끈한 연을 만들 수 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대한민국 최동단인 독도에 전국 팔도 사나이들이 다 모여 애국심과 자부심을 느끼고 전우애로 똘똘 뭉쳐 독도 근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독도에서 근무하면 불편한 것도 많지만 제가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어머니, 아버지께서 항상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을 믿고 지켜봐 주시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철없고 말썽만 부리던 막내아들을 믿고 항상 지켜봐 주신걸 이제 군대에 와서 깨달았습니다. 부모님께 항상 죄송스럽고 감사함을 느끼며 남은 군 생활 동안에 더 어엿한 아들로 돼서 뵙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2013-04-01

독수리 소대 고영석 일경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독도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입니다. 군대에 입대하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새 일경으로 진급도 하고, 늘 머릿속에 상상만 하던 그`독도`에 와서 생활을 잘하고 있습니다.항상 어리고 문제만 일으키던 제가 군대에 와서 좀 더 어른스러워져 가고 또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소리가 이곳에서도 들립니다. 환절기인데 감기 조심하시고요.부모님, 아들 걱정은 하지 마십시요. 바다 한가운데 섬이라서 춥고, 외롭고 힘들긴 하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저희 소대원들과 어울리며 나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독도도 이제 어느 정도 정이 들기 시작했고요. 독도에 있으니 독도 소식 좀 전하겠습니다. 독도에 처음 발을 디딜 당시 참으로 설레였습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 독도는 바다 한가운데 작은 외로운 돌 섬이었는데, 지난 3월 6일에 입도해서 독도를 직접 보니 생각이상의 큰 섬입니다. 특히 독도는 늘 함께하는 괭이갈매기들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독도에 내려서 본 첫 광경은 밝은 햇빛, 아무나 쉽게 입도를 허용치 않는 파도, 괭이갈매기 등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었습니다.사방의 파도는 장난이 아닙니다. 순식간에 이쪽에서 저쪽으로 너울거리고 파도 높이도 건물을 잡아 삼킬 듯한 자세입니다. 이때문에 독도 입도는 정말 어렵습니다. 제가 ·독도에 입도 한 후 첫 번째 울릉도에서 관광을 싣고 들어온 여객선이 독도에 접안 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특히 이른 봄 독도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접안이 어렵다 합니다. 그래도 24시간 파도가 성나 있는 건 아닙니다. 쥐죽은 듯이 고요할 때도 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이곳에 와서 눈앞에서 목도하며 세상을 배우는 중입니다.독도에서 괭이갈매기는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그놈들은 수시로 저희들 머리위에 실례하기 일쑤며 가깝게 다가와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문명에 노출됐지만 예전의 아마존에는 동물과 토착민들이 어울려 살았다는데, 아마도 지금의 독도가 그 모습인 것 같습니다.기회가 된다면 부모님을 꼭 독도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 번쯤 와 볼 가치가 있고 우리나라가 꼭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그런 섬이라고 생각합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요즘 시간날 때마다 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군대를 제 나이 또래들보다 조금 일찍 온 탓에 남들보다 사회에 빨리 나가야 해 취업을 비롯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되고자 하는 꿈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경찰이 된다면 어떻게 이 사회를 위해 봉사할지 고민도 간혹 혼자서 해봅니다. 즐거운 고민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요즘 저는 근무 시간 외에는 영어 공부와 한국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독도에 와서 저는 특히 한국사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독도에 무지했던 저가 지금은 적어도 독도 역사 등은 꿰뚫고 있습니다.울릉도에서 독도로 오기 전에 강력한 체력훈련 및 전술 훈련도 받아 몸도 튼튼해졌습니다. 이곳 독도에서 강건한 사나이가 돼서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동생 곁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남들이 흔히 하는 ,`군에 갔다 와야 인간된다`는 말을 요즘 실감합니다. 이제 군 생활은 1년 조금 더 남았습니다. 인생의 전환기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동생 사랑합니다.-독도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이-

2013-03-25

독도경비대장 윤장수 경감

독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독도의 봄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인사 드립니다. 울릉경비대 소속 독수리 지역대장을 맡은 독도경비대장 윤장수 경감입니다.근무 교대로 지난 5일 부대원들과 독도에 입도한지 이제 2주일 가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50일 동안 독도 경비를 책임지는 것이 저희 임무입니다. 저는 이번이 3번째 독도 근무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저는 다른 때처럼 입도 전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독도를 수호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와서 그랬던 듯합니다.독도 교대 당일, 일어나니 새벽 4시였습니다. 곧바로 밖으로 나가보니 겨울 어느 때보다도 날씨가 맑았습니다. 우선 안심이 됐습니다. 날씨가 좋아야 독도 접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2개월여 동안 소비할 부식 등 각종 물품을 부대에서 싣고 울릉도 사동항까지 이동해 독도평화 호에 물품을 선적하고 쾌청한 날씨 속에 드디어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사동항을 떠나 독도에 도착했습니다. 늘 이곳에 오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독도 입도야말로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그만큼 독도는 쉽사리 입도를 허락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어렵사리 이곳까지 왔지만 우리 국토의 막내 땅에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돌아갑니다. 시시각각 기상 변화가 심하고 접안조차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 탓에 저희들도 독도에 발을 내디딜 때마다 이 섬이 새롭고 신비롭게 다가옵니다.독도에 도착하니 저희 부대원들을 제일 먼저 반긴 것은 독도의 진객 괭이갈매기였습니다. 괭이갈매기는 매년 3~8월께 독도의 암벽·풀섶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천연기념물로, `꽈아오` 또는 `꽉 꽉` 소리를 내며 우는 것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독도에서 서식하는 슴새나 바다제비보다 개체 수가 많은 독도의 진객인데, 요놈들은 벌써 하늘을 뒤덮어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또 가리지 않고 방문객의 머리 위에 배설물을 실례하는 그릇된 예절도 여전했습니다. 요놈들이 독도경비대 주요 시설물 이곳저곳에 배설물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지만 우리 독도경비대원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벗이 되어 주기도 해 이제는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때론 그 노는 모습들이 귀엽고 어여쁘기도 합니다.저희는 항상 임무교대 때마다 `독도는 우리의 심장이다`라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고 들어옵니다. 일각에서는 신세대들로 구성된 부대라고 다소 염려하시는 분도 있으실 줄 모르나 어느 부대 못지않게 정신력과 체력도 강하고 전투능력도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비좁은 이곳에서 대원들끼리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서로 외로움을 보듬어주는 것을 보면서, 각자 집에서는 부족함 없이 물을 썼던 대원들이 한번 사용한 물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가 하면 켜져 있는 전기 한 등을 아끼는 모습속에서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아들 중에 진짜 아들, 사나이 중에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우수·경칩이 지나 육지에서의 봄 소식도 전해 오지만 이곳 독도는 아직 땅 채송화·제비쑥 등 겨우내 땅속에서 봄을 준비했던 독도 자생식물들이 더디게 봄 마중 준비를 하고 동해의 겨울 바닷바람이 경계근무를 하는 대원들의 방한복을 여미게 하고 있습니다.추운 겨울에나 따스한 봄에나 우리의 주권하에 있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며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 있는 소중한 곳으로서 독도경비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습니다.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13-03-18

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인사가 참여하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터무니 없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독도를 향한 도발이 거세질수록 우리 땅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원들의 영토수호 의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사계절 독도와 함께 생활하는 경비대원들의 각오와 소회를 경북매일 지면을 통해 정기적으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울릉경비대 소속)입니다. 3·1절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저를 포함함 독도경비대원들은 3·1절을 맞아 포항 등 뭍에서 열린 기념행사와 전국 곳곳의 만세 소리를 전해 듣고 각오를 더욱 새롭게 했습니다. 그리고 선조들이 지켜 온 국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결의를 굳건히 했습니다. 대원 모두가 어떤 일이 닥친다 해도 열과 성을 다해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내겠다는 각오입니다.국민여러분, 뭍에서는 지금 봄 기운이 땅을 박차고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이곳 독도는 아직은 겨울입니다.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은 여전하고 2일에는 집 채 만 한 높은 파도가 독도를 마치 삼킬 듯이 하루 종일 다가왔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야생초 등 이곳 독도의 생태계는 봄을 맞이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 이곳도 머잖아 봄이 찾아오리라 여겨집니다.저는 2008년 독도경비대장으로 부임해 5년간 9회에 걸쳐 근무하고 있습니다. 독도에 머문 기간은 18개월 가량 됩니다. 자화자찬 좀 하자면 독도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모두를 경험한 유일한 독도대장이기도 합니다. 계절마다 근무에 난관이 있지만, 세찬 바다 바람과 맞서야 하는 겨울 독도 생활은 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독도의 매서운 겨울바람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람이 날아갈 정도이고, 파도는 접안지역을 집어삼킬 만큼 높게 일어 급수시설인 조수기의 가동을 멈추게 하기도 합니다. 독도는 발전기를 자체적으로 가동해 모든 중요 장비와 조수기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날씨와 염분으로 인해 발전기 가동이 중단되기 일쑤여서 최대한 물과 전기를 아껴 생활해야 하는 계절이 겨울인 것입니다. 따라서 독도에서는 물 아껴 쓰기 교육은 필수입니다. 그런 탓에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경비대원들 경우 첫 겨울 독도근무 적응에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도에서의 절수 교육은 앞으로도 여건상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할 사안입니다.겨울 독도에서는 외로움도 이겨내야 할 항목입니다. 혹독한 날씨로 인해 울릉도~독도 간의 여객선 운행이 중단되다보니 바깥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혹자는 방문객이 없어 경계근무만 하니까 방문객이 많은 여름보다 편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경험으로 미뤄 사람은 역시 서로가 부대끼며 살아야 외롭지 않습니다. 따라서 독도의 겨울 계절에는 대원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는가 하면 여러 계획을 세워 외로움을 이겨내고자 합니다.지난주에는 대원들과 함께 섬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파도에 쓸려온 온갖 쓰레기와 몽돌 등을 깔끔하게 치우면서 경건하게 3·1절을 맞았고 봄 맞이 준비도 거의 마무리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독도는 아주 깨끗합니다.독도경비대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밤낮없이 동해를 바라보며 경계 근무를 하고 있고, 또 레이더와 열영상 장비로 해상관측을 한 점 오차 없이 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지난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면서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억지도 이만하면 올림픽 금메달감입니다. 저희 독도경비대원들은 지난달 22일과 3·1절을 맞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차분하게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힘들었던 50일간의 독도근무가 곧 끝이 납니다.독도 근무는 50일을 주기로 돌아가며 근무합니다. 새로 교대해서 들어올 예정인 예비대의 대원들은 지금도 울릉도에서 독자적 전술훈련에 대비해 서바이벌, 특공무술 등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독도 입도 전 전술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독도로 입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저희 대원들은 오늘도 훈련으로 고생하고 있을 다음 부대 동료들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요즘 시설물, 중요장비, 각종 업무수칙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50일 동안, 살을 파고드는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불평의 말 한마디 없이 성실하고 철저하게 경계근무를 이행해준 저희 소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