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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기 쓰듯… 포항의 이야기 캔버스에 담아

포항의 중진 서양화가 서종숙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7일까지 포항 청포도다방 청포도미술관에서 열린다.전시에는 ‘스토리 포항’을 주제로 한 굿즈와 스케치화, 에세이가 선보인다. 포항의 바닷길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 작가는 포항의 동빈바다길, 송도바다길, 칠포바다길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오랜 기간 하루하루 캔버스와 원고지를 채워왔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 속 이미지와 글은 마치 시간과 중력을 없앤 가상공간처럼 느껴진다.동빈바다길에는 동빈내항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꿈꾸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어부들, 철공소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기획해 4월에 조성된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로’ 공공미술 설치작업도 담겨 있다. 또 이와 연결된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을 위한 리사이클 라이프를 실행하는 좋은환경예술활동가(GOODEA)의 활동도 소개한다.송도바다길은 송도해수욕장 입구에 자리한 평화의 여신상을 1930년대 아이의 모습으로 작가가 그려 이름 붙인 ‘송이’와의 만남으로 송도의 변화과정과 바다와 인간의 따스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하늘바다길칠포는 곤륜산에서 우화등선이 돼보고 3천년 청동기시대로 길을 떠나 칠포리 암각화에 얽힌 이야기를 상상으로 전해준다. 이 이야기는 그녀의 반려견인 루이와 여행하며 나누는 이야기이다.1999년 4회 개인전 이후 22년 만에 5번째 개인전을 갖는 서종숙 작가는 “포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순간 짧게 보는 것보다 깨알 같은 글을 조금씩 읽어 내려가듯 봐 주었으면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언어로 나의 두 번째 고향이자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의 이야기를 한뼘 한뼘 채워 나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서종숙 작가는 동국대 서양화과와 대구대 대학원에서 재활과학과 미술치료, 재활심리를 전공했다. 포항과 대구, 김제에서 4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윤희정기자

2021-10-05

일월문화제 기획전시 ‘세오녀의 일월안’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이 ‘제14회 일월문화제’ 일환으로 추진하는 기획전시 권군 작가의 ‘세오녀의 일월안’전을 6일부터 13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연다.‘세오녀의 일월안’전은 지역의 대표적 무형유산인 연오랑세오녀 설화에서 ‘일월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창안하고자 기획됐다. 설화에 따르면 포항은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떠남과 동시에 해와 달의 정기를 잃어버리고, 다시 세오녀가 보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니 일월의 정기가 되살아난 장소, 영일현의 공간적 배경인 도시로써, 일월의 정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매개체 ‘세오녀의 비단’처럼 예술활동을 통해 해와 달의 정기를 보는 눈 ‘일월안(日月眼)’을 현대의 포항에서 되찾고자 한다. 권군 작가는 일제 식민지,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친 후 지난한 세월과 마주하며 공업도시로 발전한 포항에서 일월사상의 근간이 되는 지리적·역사적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 포항의 자연과 문화, 여성이 공존할 수 있도록 ‘태양 맞춤 명상(퍼포먼스)’과 회화, 도자기 등 작품활동을 함으로써 오늘날의 일월안을 찾고자 시도한다.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 김남수 안무비평가가 참여하는 렉처 퍼포먼스 ‘햇님달님-보랏빛 비단의 비밀’이 9일 오후 4시 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이번 프로그램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과 강연을 결합한 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날 낮 12시 도구해수욕장에서는 권군·신채은 작가가 참여하는 ‘태양 맞춤 퍼포먼스’를 통해 해의 정기를 흡수해 몸의 감각을 되살리고, 잃어버린 달을 느끼는 신체의 움직임을 섬세히 표현한다.권군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슈테델슐레 토비아스 레베르거 클래스를 수료했으며, 두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는 등 서울과 포항을 오가며 활발히 작업하고 있는 청년작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사찰은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금호 포항 죽림사 주지 스님“죽림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전통사찰이자 문화재 보유사찰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나갈 것입니다.”포항시 북구 탑산길 10번길 14에 위치한 천년고찰 조계종 죽림사. 코로나19 등으로 신도들이 거의 찾지 않는 위기의 사찰을 예전처럼 번듯한 사찰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금호 주지 스님의 부임 소감이다.이춘수 신도회장 등으로 구성된 죽림사 재건축위원회 신도들은 금호 스님이 없는 죽림사를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포항에 죽림사가 있어 불교대학 등 포교가 이뤄질 수 있듯이 죽림사는 금호 스님이 있어야 신도들이 찾아오는 절이 될 수 있다며 스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지난 6월 부임 이후 주련과 일주문 단청 공사를 이미 완료하고 문화재 사찰의 명성을 찾고자 사찰 주변 공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금호 스님을 지난 3일 만났다.-죽림사와의 인연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첫 만남이 어떤가.△중앙종회 의장, 제11교구 본사 불국사 부주지 등 많은 소임이 있어 처음에 올 적에는 부담도 많고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와 보니 죽림사 주지 소임 또한 어느 소임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비록 여러 소임 때문에 시간에 쫓기긴 해도 방임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할 수 있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죽림사에 온 지 4개월 정도 되셨다. 소감을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여러 사찰에서 소임을 맡아 부임할 때마다 매번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 죽림사는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옛 고향 집에 수십 년 만에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많듯이 죽림사 또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을 정비하여 옛 명성을 되찾아 이를 보존해야 하고, 포항불교의 도심 포교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포교 활동도 많이 해야 한다는 소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수행하고 포교할 사명이 주어져서 몸은 고달프겠지만 매우 만족하고 있다. 죽림사 신도님들의 불심은 어느 사찰 신도님들보다 깊은 것 같다. 또 저의 염원과 같이 신도님들도 죽림사의 중흥을 누구보다 더 바라고 있어 든든하기도 하다.-취임 후 사찰 재정비 등 특성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주련은 기둥(柱)마다 시구를 이어서(聯) 걸었다는 뜻이다.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쓰거나, 그 내용을 얇은 판자에 새겨서 걸기도 한다. 주련은 우리의 전통 건축양식과 우리 조상들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사상, 문학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서예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다. 그러나 주련의 글씨가 박락, 탈색되어 서체의 형태가 변모되고 나무는 벌레에 의해 부식돼가는 것을 묵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가 소중한 전통문화에 대한 계승과 보존에 얼마나 무심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죽림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들을 더욱 세심히 관리해 더욱더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간직해야 할 것 같다.-‘시대에 맞는 승려상’으로 평가되고 계시는데.△‘21세기는 불교 문화 시대’라는 말을 듣고 싶다. 불교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창조적 계승을 통해 불교 문화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스며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대인 눈높이에 맞는 기도와 명상법을 보급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불교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현재 코로나 시국이라 ‘코로나 블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불교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나. 그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나.△요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이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몇 달째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고, 사람들 간의 만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깊고, 서로 간의 마음 간극 또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로 만남을 통해 대화하고, 위로하고 상생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대면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직접 만나긴 힘들더라도 전화나 SNS 등을 통해 서로서로 관심을 놓지 않고 안부를 전하며 살아야 한다. 종교활동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직접 절에 와서 법문을 듣고 신행 활동,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는 대면 활동도 금지되고 있긴 하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실천이다. 부처님을 의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듯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한 집안 한 식구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감싸주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고, 진정한 보살의 행이 아닐까 생각한다.-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사부대중은 각자 직분에 따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출가수행자는 수행자답게 수행과 포교에 전력을 다하고, 재가자는 재가자의 위치에서 신행과 맡은 역할을 다해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불교의 역할을 열어가야 한다. 보름달은 원만한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혜와 복덕은 자비에서 나온다. 황벽 선사는 자비에는 연고가 없기에 대자비라는 말씀을 하셨다. 명절 등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 어려운 이웃이 주변에 있지 않나 돌아보는 자비심을 잊지 마시길 당부드린다.-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신다면.△사찰의 존재 의의는 신도들이다.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찰을 새롭게 정비하면 신도들도 새 마음이 될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부임 첫 사업으로 사찰 재정비 결정을 내리게 됐다. 현재 주변을 잘 정돈하고 여건을 만들었더니 신도들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죽림사를 더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죽림사를 활짝 열고 종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황소의 발걸음으로 정진하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인디플러스 포항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6일 오후 7시 30분 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일 끝나고 뭐해?’를 개최한다.이번 기획전에서 정지영 감독의 장편 영화 ‘은미’ 상영과 더불어 포항 출신 손예원 배우, 정지영 감독, 홍성은 감독이 포항을 찾아 관객들과 영화 관람 후 시네토크도 진행한다.지난 8월 열렸던 ‘일 끝나고 뭐해?’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되는 직장인을 위한 기획전은 반복되는 일상에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오는 6일 상영되는 정지영 감독의 장편영화 ‘은미’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 10월 상영작 ‘은미’는 현대 사회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번 아웃(Burnout)이 된 직장인들을 위해 선정한 작품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사람과의 가벼운 만남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지쳤거나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걷고 있는 삶을 사는 직장인들에게 일상의 여유를 갖게 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직장인분들이 지친 일상에 활력과 ‘나’를 찾는 기회가 되고, 일반 극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영화의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영화 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세종은 왜 운동을 멀리했을까 역사적 인물 10인의 질병 추적

우리 역사상 최고의 리더이자 다재다능했던 세종대왕은 왜 운동만은 멀리했을까? 천상의 건축가 가우디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짓는 데 집착했을까?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어쩌다 도박꾼이 되었을까?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말년 화풍은 왜 추상화처럼 변했을까?정형외과 전문의인 이지환 씨는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부키)에서 그 해답은 이 천재들이 각기 앓았던 질병 속에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사서(史書) 등을 추적해 총 10명의 역사 속 인물의 다양한 질병을 탐구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건축가 가우디, 소설가 도스토옙스키, 작곡가 모차르트, 철학자 니체, 과학자 마리 퀴리, 화가 모네와 로트레크와 프리다 칼로, 가수 밥 말리가 그 주인공이다.이 책에서 저자는 당시 시대상과 의학 수준, 발병 과정, 외관상 병증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 문헌과 기록, 사진 자료와 초상화, 국내외 의학 논문을 참고해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처럼 펼치고 있다. 심지어 저자가 직접 논문을 쓰기도 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강직성 척추염 사례로서 세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SCIE급 이상 국제 학술지에서 세종을 다룬 첫 논문이기도 하다.△조선 최고의 리더 세종은 왜 운동을 멀리했을까?최고의 성군이자 천재 중 한 명이었던 세종. 하지만 그는 ‘고기를 좋아하고 운동을 싫어해서 결국 비만해진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종의 건강과 관련한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눈병 12번, 허리통증 6번, 무릎 통증 3번, 목마름 증상 2번, 살 빠지는 증상 1번이 언급돼 있다. 나이대별로 분석하면 허리통증은 20대 초반에 발생해 30대 때 심해졌다가 낫기를 반복했다. 눈 통증은 40대부터 악화했다가 역시 좋아지다가 악화하기를 반복했다.그러나 정확히 어떤 병을 앓았는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세종이 피부병이나 임질(현대적 의미로는 방광염)에 걸렸다거나 당뇨 합병증을 앓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천상의 건축가 가우디는 왜 해골 집을 지었을까?가우디는 수많은 해외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건축가다. 그의 건축물들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건물 곳곳에서 발견되는 뼈와 해골 형상이 그것이다. 평론가들의 혹평과 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골 집 짓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관절염을 앓았기 때문이다.그는 종종 형의 등에 업히거나 나귀를 타고 등교해야 했을 정도로 관절통이 심했다. 병약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해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평생 2겹의 양말과 푹신한 신발을 신고 다닌 것도 그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관절염은 결국 죽음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도박꾼이 된 사연도스토옙스키는 못 말리는 도박꾼이었다. 원고료를 모두 날린 것은 예사였고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돌아올 경비까지 잃고 쩔쩔매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독일의 비스바덴 쿠어하우스 카지노가 ‘기념할 만한 호구’라며 그의 이름을 딴 홀을 만들고 흉상을 세웠을 정도다.도스토옙스키가 이처럼 유산까지도 다 날릴 만큼 지독하게 도박에 중독된 이유는 간질 발작 환자였기 때문이다. 자기 결혼식 피로연에서 2번이나 발작을 일으킬 정도였던 그는 언제 어디서 발작이 자신을 덮칠지 몰라 평생 전전긍긍했다. 간질 발작 환자는 흥분 신경 전달 물질이 많은데, 흥분 물질이 많으면 도박이 주는 자극에 취약하다. 그래서였을까? 그의 작품에는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많이 등장한다.△실존 철학의 선구자 니체는 어쩌다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까?학창 시절 “사원에 숨은 열두 살짜리 예수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니체는 추천사만으로 대학교수에 임용되고, 1년 만에 여러 저작을 집필했으며, “신은 죽었다”고 당당하게 선언할 만큼 자신만만하고 탁월한 철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두통과 불면에 시달렸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성격마저 괴팍하고 폭력적으로 변해 버렸다. 자신의 소변을 마시는 등 기이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1899년 친구의 손에 의해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다음 해 퇴원한 후 그는 누구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고 살아 있는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지낼 뿐이었다. 니체는 결국 1900년 폐렴으로 사망한다. 그의 뇌와 영혼을 파괴한 질병은 무엇일까? 당시 니체는 신경 매독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극심한 두통, 불면증, 발작, 성격 변화를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는 질병은 바로 뇌종양이다. 커다란 종양이 니체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자라면서 뇌와 신경을 압박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와의 인터뷰

소설 ‘연인’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의 인터뷰집 ‘뒤라스의 말’(마음산책)이 출간됐다.뒤라스의 말년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인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와 이뤄진 인터뷰를 토대로 엮은 ‘뒤라스의 말’은 유년시절부터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까지 연대순으로 작가의 삶을 통과하며 그의 작품 활동을 엿볼 수 있다.소설의 선형적인 흐름이나 사건 전개식 구성을 배제하고, 인물의 심리 표출을 극도로 절제하면서도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온 뒤라스는 때로는 ‘누보로망’ 작가로, 때로는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으로 꼽히지만 스스로는 특정 사조에 갇히길 거부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영토를 개척하는 데 충실해왔다. 또한 영화와 연극, 드라마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영역을 확장해왔기에 현대 문화사에 남긴 족적도 적지 않다.1931년 프랑스로 이주하기 이전 식민지 베트남에서 험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뒤라스는 18년 동안그곳에서 소외감과 고독감을 깊이 느끼게 되고 이는 뒤라쓰 글쓰기의 지속적인 모티브가 된다.책은 칸 영화제 수상작 ‘인디안 송’을 연출하는 등 영화 시나리오 작업 및 연출로도 주목받았고, 2차 세계대전 중 적극 참여했던 레지스탕스 활동, 38세 연하의 연인과의 사랑,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30

근현대 한국불교 선승 ‘백성욱 박사 전집’ 출간… 총 6권 구성

독립운동가이자 근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백성욱 박사(1897~1981)의 깨달음과 그 가르침이 담겨 있는 ‘백성욱 박사 전집’(김영사)이 출간됐다. 김영사가 전 6권으로 출간한 ‘백성욱 박사 전집’은 그의 강의, 강설, 법문, 글과 함께 생전에 그를 만나 교유했거나 가르침을 받은 22명의 회고와 전기 등을 망라했다. 1권 ‘백성욱 박사의 금강경 강화’(강설집)를 시작으로 ‘불법으로 본 인류 문화사 강의’ ‘분별이 반가울 때가 해탈이다’(법문집) ‘백성욱 박사 문집’ ‘금강산 호랑이, 내가 만난 백성욱 박사’ ‘응작여여시관’(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전집은 그의 제자인 김강유 김영사 회장이 고인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 강의와 법문 녹음을 정리하고, 관련 인물 인터뷰와 취재 등을 통해 2년9개월 만에 완성했다.출판사 측에 따르면 백성욱 박사는 3세에 아버지, 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서 12세에 출가한 승려였다. 1920년대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최초의 독일 철학박사이자 불교학자이기도 했다. 1929년 불교전수학교(동국대 전신) 철학과 강사를 그만두고서 금강산에 입산해 10년을 정진한 수행자였다. 한국전쟁 뒤로는 동국대 총장을 지냈고, 1962년 경기 부천에 ‘백성목장’을 열어 20년 가까이 한국불교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강의했다. 치열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던 그는 태어난 날인 음력 8월 19일 입적했다.김영사 측은 “한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화와 기록들, 비범한 통찰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전집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지침이 돼줄 것”이라고 일독을 권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포항서 전국 생활문화 소통의 장 열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원장 차재근)과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가 포항 해상공원에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온라인(메타버스 포항)은 10월 4일부터 운영한다.‘전국생활문화축제’는 2014년 첫 개최한 이래 매년 지역의 생활문화를 즐기는 축제로써 올해는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으로 만나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일상 속에서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다양한 생활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환대의 장으로 꾸며진다.이번 축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전국의 생활문화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메타버스 가상 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퐝퐝’과 온라인 생중계 방송국 채널 ‘생활문화TV 퐝퐝’에서 진행된다.‘메타버스 퐝퐝’은 포항 송림숲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가상의 축제장으로 운영된다. 특히 ‘메타버스 퐝퐝’에서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활동한 백신 탐사대가 100개의 영상으로 전국의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을 만날 수 있다.또 메타 생활문화센터 포항이 설립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생활문화 씬’을 투표할 수 있으며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 응모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 해상공원에 마련된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전국을 연결해 진행되는 온라인 방송 ‘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 곳곳의 다양한 생활문화 현장을 연결하며, 이동형 LED 차량을 통해 포항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를 통해 각자가 그려낸 다양한 생활문화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 일상 속의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메타버스 축제장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와~ 강치가 돌아왔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재단이 자체 제작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을 초연 이후 2년만에 오는 10월 2일 오후 2시와 10월 3일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뮤지컬 ‘강치전’은 지역작가 윤주미씨의 원작을 토대로 독도와 독도에 살다가 멸종된 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평화롭던 독도 바다에 살던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먼 ‘검은 그림자’ 무리에게 부모를 잃고 세상을 떠돌며 친구들을 만나 다시 동쪽 바다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강치전’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레퍼토리 제작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돼 포항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창작한 작품으로 세련된 연출과 흥미로운 스토리, 감각적인 음악 등으로 지역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경북 동해안지역의 독자성과 역사성, 특이성을 모두 갖춘 독도, 그리고 지금은 멸종된 강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강치전’은 특히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바다생물들의 공생에 대한 주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이에 2019년 공연에서 5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을 뿐아니라 ‘2020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난해 경기도 오산과 강원도 원주를 찾아 원정공연을 가졌다. 포항문화재단은 ‘강치전’이 2021년에도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되자 ‘메이드 인 포항’ 뮤지컬 ‘강치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뮤지컬 OST 음원 발표와 유아교육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공연은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독도를 떠나지만 다시 자기가 살던 동해 바다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화 같은 무대, 국악의 흥겨운 연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신나는 안무로 관객몰이에 나선다.뮤지컬 ‘강치전’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며 백신접종 할인 및 다양한 할인을 마련해 코로나19로 지친 지역민들에게 재미와 희망을 전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동심을 품고 있는 아이들과 마음 깊숙이 아직도 동심을 품고 있는 어른들이 함께 보는 ‘강치전’ 관람을 통해 가족들간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뜻깊고 특별한 추억,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9

대한민국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음악·사랑·삶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메인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가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한 ‘윤심덕,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1897∼1926)의 인간적 이야기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2018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무대로, 윤심덕의 음악과 사랑,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윤심덕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이 오페라는 2018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할 만큼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에는 없었던 서곡을 추가해 음악적인 서사를 보완했고, 2막에 사물놀이 장면을 삽입해 이색적이면서도 시끌벅적한 우리네 장터 분위기를 살렸다.작곡가 진영민이 작곡 및 편곡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정철원이 연출을, 베하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김봉미가 지휘를 맡는다.윤심덕과 그의 연인 김우진 역에 소프라노 이화영(계명대 교수)과 테너 이승묵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가 캐스팅됐으며 바리톤 노운병,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베이스 윤성우, 바리톤 최득규, 테너 문성민 등이 출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9

김영자 명창 초청 강산제 심청가 완창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오는 10월 2일 오후 4시 팔공홀에서 기획공연 명인전을 기획, 김영자 명창을 초청해 강산제 심청가 완창공연을 갖는다.대구 출신인 김 명창은 국립창극단에서 창극 주역으로 활동하며 명품연기를 선보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으로 역임하면서 국악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판소리 전승과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2020년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지정된 김영자 명창은 성우향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를, 박봉술 선생애개 적벽가를, 정광수 선생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이번 무대에서는 3시간 30여 분에 걸쳐 강산제 심청가 완창으로 관객을 만난다. 강산제는 전설적인 소리꾼이자 서편제의 시조로 알려진 박유전 명창이 전남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창시한 유파다. 서편제의 구성짐과 동편제의 웅장함이 어우러지며, 맺고 끊음이 분명해 절제된 소리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심청가’는 뛰어난 음악적 형식미는 물론, 불필요한 아니리(사설의 내용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를 줄이고 이야기 전개가 탄탄해 많은 명창으로부터 잘 짜인 소리라고 평가받고 있다.고수는 조용수 국립창극단 단원과 김청만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가 전, 후반을 나눠 함께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2021 우수작가’ 이동섭 조각전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2021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이동섭 조각전 ‘숨 고르기·쉬어가기’ 전시를 오는 10월 3일까지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숨 고르기·쉬어가기’전에서는 해돋이, 연오랑세오녀 등 지역성을 반영한 주제를 포함해 연작 시리즈인 ‘토루소’, ‘기다림’을 통해 기계에 예속된 인체와 현대인의 초상을 브론즈, 돌, 흙, 철 등으로 형상화했다.이동섭 작가는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을 반영하며 날카롭고 냉철한 비판을 담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만의 조형세계에 담고자 했다.이동섭 작가는 영남대 조소과 졸업 후, 포항예술지원사업, 원도심 테마골목사업, 야외조각전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미술계 콘텐츠 확장에 힘쓰고 있으며 2021 한얼우리그림협회 전국작가교류초대전, 이동섭 조각전(렘트갤러리) 등을 개최하며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한편,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고자 우수작가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 수준 있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8월 박영희 사진작가를 시작으로, 9월 이동섭(조각), 10월 김기식(회화) 작가에 이어 11월 김익선(회화)까지 선보인 후 올해 총 4번의 전시를 마무리하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그 철길에 깃든 四季

포항의 중진 사진작가 김주영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그 길, 포항 철길숲’ 전시회가 오는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포항 갤러리엠(m)에서 열린다.(재)포항문화재단의 ‘2021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사진전은 포항시가 폐철도 공원화 사업으로 조성해 이제는 시민들의 최대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포항 철길숲의 사계절을 담았다.포항 출신의 김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 2월 개최한 사진전 ‘어떤 재현’ 전 출품작들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 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돼 사진집으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번 ‘그 길, 포항 철길숲’은 작가가 지난해 사계절 내내 방문한 포항 철길숲에 대한 기록이다. 어울누리 길, 활력의 길, 여유가 있는 띠앗길, 추억의 길 등 테마길에서 느꼈던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함께 느낄 수 있다. 컬러로 촬영된 사진들은 포항 철길숲이 지닌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한껏 보여준다. 숲의 실제 모습이 사진 속에 진솔하게 담겨 정서적 충만감을 일깨운다. 작품에는 약 100년간 동해남부선을 달리던 기차가 멈추고 소임을 다한 철로가 숲과 공원으로 거듭난 포항 철길숲의 명소들이 담겼다. 숲 산책로를 따라 객차가 길게 연결된 듯 산책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도 담아낸다. 구간마다 잘 닦여진 자전거길과 산책로, 가로등 불을 밝힌 듯 환하게 피어있는 박꽃, 운동기구, 벤치, 정자 등 도시의 풍경과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다양한 색들이 어우러진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김주영 작가는 “사계절 소소한 풍경들의 아름다움은 도심 속 숲공간에서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 철길숲에는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이어주며 자연과 삶이 공존한다. 소통의 장소, 휴식의 장소가 된 철길숲. 도심속 작은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이곳에서 상실된 모든 것들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 함을 깨닫는다. 나는 이 길을 사진에 담으며 우리의 삶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지켜야 할 소중한 일상의 숭고함을 배운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뮤지컬 ‘광화문연가’ 경주 무대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오는 10월 30일, 31일 오후 3시,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는 ‘소녀’,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을 작곡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은 고(故) 이영훈(1960∼2008) 작곡가의 명곡들과 함께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아낸 ‘광화문 연가’를 주크박스 뮤지컬로 펼쳐낸다.뮤지컬은 1980~1990년대 정서를 강력하게 환기한다. 주인공 ‘명우’가 임종 1분을 남기고 기억 또는 마음의 빈집에 자리잡은 옛사랑 ‘수아’에 대한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주요 골격이다.명우 역엔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이 캐스팅됐다. 월하 역은 차지연, 김호영이 나눠 연기한다. 수아 역은 전혜선과 리사, 과거 명우 역은 양지원과 황순종, 과거 수아 역은 홍서영과 이채민이 번갈아 맡는다.고 이영훈 작곡가의 주옥 같은 명곡을 토대로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2017년 첫 선보인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소재로 한 극과 노래가 어우러져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물한다.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1588-4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 공연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공연이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역사를 쓴 아스토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곡가가 남긴 유산을 전하기 위해 2021-2022시즌 전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이번에 대구를 찾는 것.2019년 첫 내한 이후 2년 만에 한국 투어에 나선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피아졸라 사후 그의 부인인 라우라 에스칼라다 피아졸라가 설립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의 공식 오리지널 앙상블이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겨울’과 ‘항구의 여름’ 비롯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해 알려진 ‘아디오스 노니노’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또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이번 한국 투어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선보인다. 팬데믹 시대에 걸맞게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과 이응광은 여러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곡을 엄선했고, 최종적으로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와 ‘망각’을 선정했다. 입장권 예매 (053)668-1800, 인터넷예매 www.ssartpia.kr / www.ticketlink.co.kr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메일로 관람하는 기억 ‘텔레마틱 구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0월 14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기획전시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를 개최한다.대안공간 298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꿈틀로 대안공간 298의 두 번째 기획전시인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는 ‘구전(球電)’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현대미술 작업들로 펼쳐 보인다.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쓰던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방식은 현대에 이르러 오래된 개념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현대에서는 핸드폰, 컴퓨터 등의 매체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모두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구전’에 대한 개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전제 속에 ‘텔레마틱 구전’을 주제로 기획됐다.‘텔레마틱(telematic)’은 전자 송수신을 뜻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과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틱스(informatics)’의 합성어로서 ‘구전’과 결합시켜 동시대에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이 연장선에서 ‘텔레-타입-라이터’라는 전시 제목은 ‘전자 송수신이 가능한 타자기(teletypewriter)’를 차용했으며, 래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에서 영감을 받아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라이터(writer)를 라이터(lighter)로 변경했다.이 전시에서는 지역작가 신미정, 김은솔과 외부작가 정재희, 강재원이 함께한다. 신미정 작가의 ‘자신의 경로(Part of my life)’는 속초 아바이 마을 실향민 1세대의 일기장과 그의 실제 목소리를 영상으로 담아 고향에 대한 향수를 전달하고자 했다. ‘밤섬(Bam Island)’은 여의도 개발 계획으로 1968년 사라진 밤섬에 거주했던 밤섬 실향민의 생의 흔적과 주민들의 기억의 궤적을 추적하고 잊혀진 밤섬의 장소성을 다시 일깨우고자 미학적 이미지로 재현했다. 김은솔 작가의 ‘Clip_SUBTITLE’은 재난 관련 뉴스, 특히나 유튜브로 생산되는 텍스트들을 수집해 영상에 재배치한다.정재희, 강재원 작가는 ‘텔레마틱 구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독특한 설치물을 통해 보여준다. 정재희 작가의 ‘Radio Tower’는 관객이 작품 주위를 돌면 라디오 소리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의도된 설치작품으로 관람객에게 낯선 다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텔레마틱 구전이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인 전자제품을 재맥락화해 일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법과 확장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강재원 작가는 고향을 잃는 것이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텔레마틱한 네트워크에 돌아다니는 정보 역시 그러하다는 생각을 전시장 한가운데 2.5m 크기의 거대한 조각 ‘Untitled 4’로 보여준다. 실향정보를 위한 기념비로, 컴퓨터 렌더링을 통해 철재처럼 표현된 차갑고 단단한 느낌의 텍스처이지만 이는 공기로 지지되면서 새로운 관점의 조각으로 표현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요즘, 미술계의 많은 전시는 웹, 메타버스, VR과 같은 가상전시를 통해 관객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가상공간이 아닌, 개인 전자메일을 통해 전시에 대한 ‘구전 텍스트’를 직접 전송하고 받아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는 전시 역시 ‘이야기’로 구전된다는 기획자의 생각에 바탕을 둔 실험적 접근이며 새로운 방식의 참여형 전시다. ‘구전 텍스트’를 전달하는 필진 김태휘(미술비평), 우정아(미술사학자), 심너울(SF소설가)과 이번 전시의 기획인 김맑음(큐레이터)은 그들의 관점으로 전시 내용을 재해석해 전시기간 중 참여를 신청한 관람객에게 총 5편의 메일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팬데믹 상황으로 전시를 직접 관람하기 어려운 관람객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또한 전시기간 동안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26일과 10월 6일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큐레이터 토크가 예정돼 있다. 참여작가와 기획자가 전하는 전시기획과 작품 준비에 대한 전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사전예약을 통해 시민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나와 관련 없는 소설 속 장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어떤 역사를 지나왔는지 그 흔적과 기억을 기록하여 옛 어른들이 들려주는 구전동화처럼 이를 각자의 특색이 묻어나는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는 말이 있듯, 변화되는 사회의 모습과 그 흔적에 대한 관심을 키우자는 전시의 의도가 관람객들에게 크게 와닿길 바란다”고 전했다.대안공간 298은 사전예약 없이 현장 방문이 가능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을 30인 이내로 제한한다. 구전 텍스트를 받기 위한 메일 신청과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5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일상생활 속의 ‘철’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27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입상자 발표는 11월 1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문의(054)289-501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6

‘마음을 연결하다’ 조각보에 실어 보내는 위안

“포항시민이 이번 일월의 빛 조각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 풍요로운 도시로 가꾸어나가시길 희망합니다.”제14회 일월문화제(10월 1일∼17일)의 대표 행사인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로 참여하는 설치미술가 김신윤주(52) 작가의 소감이다.10여 년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김신윤주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천과 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연과 마음을 바느질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마음 퀼트’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을 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마음 기념비’를 설치한다. 그녀는 미디어, 음악, 무용 등의 공연 퍼포먼스도 하는 다원 예술이자 시민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지난 25일 이번 프로젝트 시연을 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포항 일월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마음 조각보 작업은 2012년 뉴욕에서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One Heart)’을 기획하면서 시작했다. 일월문화제에는 포항문화재단의 초대로 참여하게 됐다.-‘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이 작업이 주는 효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우리의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작품의 형태로 시도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고 목표다. 주요 컨셉은 ‘연결’이다.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컨셉은 본인이 만든 마음 조각보작품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이고, 전체가 이어진 큰 것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라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이다. 이런 존재적 구도에서 시민들은 작가로 초대되어 하나이자 전체인 작품을 만들게 된다.-‘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내 작품은, 수잔 레이시가 주창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흐름을 잇고 있다. 사회적 이슈 자체를 공공성으로 불러오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인데, 나는 그 공공성으로 사회 구성원 전부를 초대하고 그들이 만든 작품에 ‘하나의 마음 기념비’라는 제목을 붙인다. 강함보다 약함으로,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영원함보다 지금 여기의 강렬함으로, 단일의 화음보다 다양함의 불협이 소란한 기념비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20여 회의 프로젝트를 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굳이 하나를 기억하자면,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에 조각보 작업을 기획, 참여했던 경험이다.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외부의 인식과 그러기에 기꺼이 관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여성평화운동가들의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했다.-이번 포항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일월의 빛 프로젝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에 새로운 빛을 불러오는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포항시민들이 작품으로 직접 제작하고 설치하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각 직장과 가정 등의 소그룹들이 각각 재료를 전달받아 작업하고 나중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형식은 시대 상황에 적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시민참여형 공공미술의 한 형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들이 가감 없이 드러나서 서로 어우러지는, 앞으로 올 사회의 전망을 이번 작업으로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9월에 일월의 빛 조각보 퍼포먼스에 18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참여했다. 각 2×3미터 크기로 마무리된 24개의 일월의 빛 조각보들이 서로 이어져서 10월 1일부터 ‘하나의 마음 일월의 빛 기념비’라는 제목으로 해도도시숲 맨발 산책로의 머리 위쪽에 펼칠 예정이다.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이 그 빛을 투과시켜서 작품을 완성시킬 것이다. 일월의 빛도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부디 많은 포항시민분이 오셔서 시민들이 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해주는 위안의 마음을 일월의 빛에 실어 가득 받아가시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도 있고, 프로젝트를 너무 짧은 시간 동안 급히 진행하느라 홍보와 참여가 부족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포항시민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작업을 만들어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설치미술가 김신윤주 프로필▲광주 출생▲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예술사회학 수료▲주요 프로젝트와 전시-‘Darkness at the Break of Noon’전 / d’Arte 갤러리, 뉴욕(2016)-‘해방70주년기념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정의전’/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서울(2015) 그외 다수▲주요 수상 및 레지던시-2017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T 국제 레지던시

2021-09-26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갔다… 셀프부양 시대 대처법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노후 대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노후 설계 전문가인 강창희씨와 자산운영 연구자인 고재량씨는 공저인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포레스트북스)에서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선 일찍부터 마인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저자들은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가 평생현역이라는 정체성과 역할 확보라면서 퇴직 후 12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창직의 사례를 들어 일러준다. 이와 함께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금융자산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3층연금 쌓는 방법과 노후대비 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한 퇴직연금 등의 활용법도 설명한다.3층 연금이란 1층에 국민연금, 2층에 퇴직연금, 3층에 개인연금을 쌓아 연금을 마련해 두라는 것이다. 선진국은 노후의 주요 수입원으로 60% 이상이 이런 연금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10% 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매달 현금 흐름이 나오는 연금을 준비해 놓지 않고 노후를 대비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나의 노후를 책임질 사람은 바로 나뿐이다’는 인식의 전환이란다. 나이 들어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자립 능력이다. 돈이 없으면 노후의 5대 리스크(장수, 건강, 자녀, 자산관리, 저금리)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 저자들은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이미 갔다면서 자신을 부양하는 셀프부양의 시대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거듭 역설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자본주의 미국서 부활하는 ‘사회주의’

“세계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 미국에서 사회주의 인기가 높다.”좌파잡지 ‘자코뱅’의 창립자인 바스카 선카라는 ‘미국의 사회주의 선언’(미래를소유한사람들)에서 이제 미국에선 ‘사회주의자’라고 해도 더는 ‘미친놈’으로 취급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전후 매카시즘과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역사로부터 자유로워진 젊은이들의 사회주의 호감도가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18~34세 미국인 중 58%는 사회주의를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사회주의 선언’은 맑스와 엥겔스의 시대부터 미국의 버니 샌더스, 영국 노동당의 지도자 제레미 코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주의 정치 운동의 역사를 검토하고, 미국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매카시즘 논란 이래 미국에서 ‘사회주의’만큼 불온한 단어는 없었다. 미국에서 사회주의 정치나 운동은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리 매우 주변적이었다. 100여 년 전 베르너 좀바르트는 ‘왜 미국에는 사회주의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선동에 현혹되기에는 경제의 번영으로 ‘로스트비프와 애플파이’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답을 찾았다.그의 답은 오랫동안 정확한 것으로 여겨졌다.그런데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면서 세계사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사회주의가 21세기에 들어선 지 20년이 더 지난 시점에 미국에서 부활하고 있다.2018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30세 이하 젊은이들 가운데 35%는 사회주의를 매우 선호했고, 그렇지 않은 비중은 26%에 그쳤다. 최근의 조사에서는 젊은 미국인 중 58%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43%, 27%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미국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성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전 하원 의원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그녀의 트위터 팔로워는 자그마치 400만 명에 이른다.이러한 인식 변화의 한 가지 이유는 ‘사회주의가 갖는 이미지’의 변화다.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주의에 대해 미국 젊은층의 58%는 덴마크 같은 노르딕 국가로 이해한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소비에트 시스템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서론 격인 제1장에서 저자는 여러 한계가 있음에도 스웨덴에서 실현됐던 ‘사회민주주의’를 앞으로 실현해야 할 ‘민주적 사회주의’에 가장 가까운 현실로 제시한다.제2장에서는 맑스는 20세기의 복지 국가나 일반 노동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사치품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내다보지는 못했지만, 자본주의는 위기에 취약하고 지배와 착취 위에 서 있으며 사회적, 환경적 파괴로 사회 전체적 비합리성을 양산한다고 평가한다.제3장과 제4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사회주의가 가장 활력 있는 시기를 맞이하였으나, 사회주의가 러시아의 가혹한 조건 속에 고립되면서 피로 얼룩진 피투성이의 집단주의로 전락한 사연을 다루고 있다.제5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민주주의가 복지 국가라는 역사적 진보를 이뤄냈음에도 신자유주의의 등장으로 후퇴하게 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제6장에서는 사회주의가 민족 해방 투쟁의 이념으로 기능한 역사를 살피고, 제7장에서는 미국 역사에서 그동안 실체가 가려진 채로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 운동의 전통을 소개하고 있다.마지막 제8장~제10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에서 현재 진행되는 사회주의 운동의 현실을 소개하고, 앞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는 사회민주주의의 성취를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계급투쟁과 결합해 나갈 때 비로소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계급투쟁 사회민주주의’라는 비전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세계적 신경과학자 연구 ‘인간의 신체와 마음’

‘데카르트의 오류’‘스피노자의 뇌’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감정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세계 뇌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77)의 최근작 ‘느끼고 아는 존재’(흐름출판)가 출간됐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인간의 ‘정서’와 ‘느낌’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자아 형성에 기여한 역할을 연구했으며, 인간의 마음이 단순히 뇌의 작용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문제임을 고찰해냈다.그는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인간 문명의 발전에 이르는 긴 진화적 과정 동안 느낌과 감정이 생명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의식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다마지오는 인간의 감정과 의식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설명해왔다. 다마지오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그동안 자신이 의식의 문제에 천착해온 결과를 갈무리하고 최근 연구 성과를 덧붙였다.이 책에는 인간의 신체와 마음의 작용에 대한 다마지오의 통합적 관점이 그 어떤 책보다도 간결하고 포괄적으로 설명돼 있다. 책은 △제1장 존재에 관하여 △제2장 마음과 표상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관하여 △제3장 느낌에 관하여 △제4장 의식과 앎에 관하여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생애를 감싸안는 따스한 희망 담아

대산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한 조해진의 신작 소설 ‘완벽한 생애’(창비)가 출간됐다. 창비 출판사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한 번째 작품이다.직장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고 직장을 그만 둔 윤주, 윤주의 제주 생활 동안 그의 방을 빌리며 한국여행을 하게 된 시징, 꿈을 접고 신념을 작게 쪼개기 위해 제주로 이주한 미정의 이야기가 다정히 주고받는 편지처럼 이어진다.삶에서 잠깐 스쳐갈 뿐인 타인에게 ‘방’을 내어주고 기꺼이 자리를 마련해주며 “필연적으로, 그렇지만 그림자처럼 은근한 방식으로”(발문 최진영) 연결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불완전하게 흔들리는 세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작가의 말)이 돼줄 수도 있겠다는 단단하고 따스한 희망을 품게 하는 소설이다. 조해진은 작가의 말에서 “신념을 따르고 사랑에 진심일수록 상처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또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면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3

코로나 시대, 잃어버린 희망의 빛을 찾아서

포항시의 대표적 향토문화예술축제인 ‘제14회 일월문화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22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해도도시숲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격년으로 개최하는 일월문화제는 포항을 대표하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근간인 일월정신을 불, 빛, 철로 승화해 포항시민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종합문화제다.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과 포항문화원,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가 주관하는 ‘제14회 일월문화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공공미술, 학술행사 등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예술 확산과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특히 이번 일월문화제는 ‘일월의 빛, 희망을 비추다’를 주제로 일월정신의 계승 및 현대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축제로 마련된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포항의 정체성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학술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30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은 고취대의 연주와 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연오랑세오녀 스토리 주제공연 및 ‘포항 12경’에 대한 창작가곡 등 포항 문화예술의 현재를 느껴볼 수 있는 디테일한 연출과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30일 오후 2시 학술세미나 ‘연오세오 길을 찾아’와 10월 18일 오후 4시 ‘동해안별신굿과 P-Culture의 전략’ 학술행사를 비롯해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를 포항 사투리 버전으로 각색한 낭독극 ‘애린왕자’가 10월 4일 오후 3시에 선보인다.주제공연으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주제로 한 창작 한국무용극 ‘썬앤문 - 해와 달의 이야기’가 10월 9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석고마임 연오랑세오녀’는 10월 2일과 3일 양일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개방된 퍼포먼스로 시민과 만나게 된다.코로나19 시대 접촉을 최소화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획전시도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27일부터 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는 포항의 무형문화재이수자 중 서각, 궁시, 자수, 침선 명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일월 명인열전’이, 30일부터 해도도시숲에서는 김신윤주 작가의 세오녀의 비단을 모티브로 잃어버린 빛(코로나19 시대)을 되찾기 위한 시민들의 마음을 모은 조각보 잇기 설치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월의 빛-ONE HEART PROJECT’전과 일월신화의 빛을 주제로 한 ‘일월 빛의 정원’,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의 영일만의 여명을 밝히는 죽도시장 속 시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문인화 전시 ‘일월 숲 갤러리’가 마련된다. 잊혀진 세오녀의 일월안(달과 해의 정기를 보는 눈)을 되찾는 주제로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로 구성된 ‘세오녀의 일월안 전’도 10월 6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도구해수욕장에서 선보인다. 이외에도 일월문화제의 정통성을 찾아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시내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983년부터 진행된 포항문화원 주관의 일월문화제 대표 프로그램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올해 21회를 맞아 29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일월사당에서 봉행되는 ‘일월신제’는 10월 1일 오전 10시에 거행된다. 또 관내 예술단체의 각종 공연 및 전시도 문화예술회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시내 중앙아트센터 등지에서 펼쳐진다.모든 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공연 관람 시 한 칸 건너뛰기 좌석제 및 행사 시 50인 미만 인원 제한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 운영된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희망과 화합, 번영을 기원하고 포항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이 어우러지는 일월문화제를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2

영화가 있는 원작…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책도 읽어보자

읽기 시작해서 그 속에 빠져 밤새 다 읽은 책이 있다. 그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개봉 날에 달려가서 보았다. 아, 실망이다. 늘 그랬다. 섬세한 문장으로 내 머리 속에 살아있던 인물들이 덜 용감하고 덜 매력적이다. 배경 또한 볼품없다.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인간의 상상력을 채워주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별점을 짜게 준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영화를 보고 재밌으면 책을 산다. 지금껏 다 만족이었다. 그중에 이번 추석에 보면 좋을 책과 그 영화를 소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영화(호소다마모루 감독), SF소설(츠츠이 야스타카 지음)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마코토의 타임리프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마코토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동생이 뺏어 먹지 못하도록 자신의 간식을 사수하기 위해, 용돈을 무한 반복해서 받기 위해, 절친 치아키의 고백을 피하기 위해서, 친구를 좋아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사고와 친구의 사고를 막기 위해 사용했다. 정말 소박하고 소소한 일들에 타임리프가 사용되었는 데도 학교에서 요리팀을 바꿔 누군가는 친구의 괴롭힘을 받게 됐고, 고스케는 목숨을 잃을 뻔하고 치아키의 마지막 타임리프로 인해 겨우 살아난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쓴 타임리프 횟수로 인해 치아키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 할뻔 하기도 한다.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다. 하늘의 구름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 가을 하늘의 전형을 보는듯하다. 또 일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건널목 신, 기차가 오는 소리를 알리는 땡강땡강 종소리. 교토 여행 중에 어디서나 들리던 소리다. 이런 장면의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삽화를 옆에 두고 읽는 기분이다.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영화(빌 어거스트 감독), 책(파스칼 메르시어 지음)독일, 스위스, 포르투갈 세 나라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감독은 덴마크 사람이며, 책의 저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독일에서 학문을 익혔다.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참 많은 나라가 애쓴 참이다.기차는 스위스 베른에서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으로 향해 달린다. 오랜 시간 고전 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표를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구해준 여인이 포르투갈어를 쓰니 그동안 질색하던 포르투갈어에 대해 궁금해지고 짧은 시간에 그녀가 읽던 책을 해독하기에 이른다.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서도.몇 해 전, 스페인 여행길에 포르투갈에 하루 머물렀다. 축구 강국이고 한때는 제국으로 세계의 여러 나라를 점령하기도 했던 나라가 그렇게 작은 곳이란 게 의아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골목길과 풍경들이 현실 세계에 그대로 살아 움직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언젠간 더 시간을 내서 저 골목길을 현지인처럼 걷자고 다짐했다.주인공 그레고리우스도 포르투갈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여인을 만난다. 다들 지루해하던 그를 지루해하지 않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는 곳에서 살게 될지…. 영화는 결말을 말해주지 않는다. 책에서 알아보라는 듯.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영화(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책 ‘어긋난 인연’(오쿠노슈지 지음) 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레에다 희로카즈 지음)아들을 낳아 6년을 키운 어느 날,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잔잔하던 일상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두 가정이 겪은 25년간의 실화이다.영화는 전화를 받은 날부터 아이를 바꾸는 1년 정도의 시간을 달력을 넘기듯 들려준다. 산부인과에서 바뀌었으니 두 가족과 병원 관계자들이 만나 위로금 협상과 혈육이냐 키운 정이냐도 결정해야 한다. 주말마다 아이들은 진짜 부모와 하루를 보낸다.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강가로 함께 소풍도 간다.한 가정은 도시의 고층 빌딩에 살며 가정보다 일이 중요한 아빠 위주의 구성원이 셋인 가족, 또 다른 집은 시골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아이 셋과 할아버지까지 여섯 명이 산다. 아이들과 한방에서 자며 눈을 맞추며 산다. 놀이터에서 두 집이 만나 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는 시골집 아빠가 멀찍이 떨어져 앉은 도시 집 아빠에게 같이 놀아주라고 했다. 자신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다 하니, 시골집 아빠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버지 역할도 중요한 일이라고.실화가 ‘어긋난 인연’이란 소설로 쓰여지고, 그 책을 감독이 시나리오로 만들어 영화로 찍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이 실화를 소설로 다시 썼다. 두 소설을 다 읽고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완득이’/영화(이한 감독), 책(김려령 지음)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자신에게만은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 바로 담임 ‘똥주’가 없어지는 것!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데다 급기야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똥주’. 오늘도 완득은 교회를 찾아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입만 열면 막말,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는 독특한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똥주’라 불리는 동주. 유독 완득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는 동주.미술 수업시간이 인상 깊다. 미술 선생님께서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느낌을 말해보라고 한다. 수업에 1도 관심 없는 완득이는 늘 그렇듯 맨 뒷자리에서 딴생각에 빠졌다.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고, 완득은 그림 속 여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주인이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짱돌을 쥐고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여인들의 얼굴이 검게 보인다. 그림은 보는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 완득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 어머니를 둔 완득의 시선을 잘 표현한 장면이다.원작은 창비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다. 고등학생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글귀가 편안하고 재밌다. 가출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유아인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느낌이다. 이게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을 때 매력이다. 아마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 사람 모두 같은 장면을 머리 위에 말주머니처럼 그리고 있게 된다. 이야기가 재밌는 책을 보면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을 하면 이미 영화화되었거나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가 주는 설렘이다. 좋은 영화가 깊은 책으로 가는 오솔길이다. /김순희(수필가)

2021-09-16

대구국제오페라축제, 17·18일 ‘허왕후’ 공연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두 번째 메인 오페라 ‘허왕후’가 17일과 1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이 제작한 ‘허왕후’는 2천여년 전 가야(가락국)를 건국한 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왕옥의 전설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 지난해 2월 제작에 들어가 지난 4월 김해에서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으며, 공존과 화합, 사랑, 포용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김해 이외 지역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여서 오페라 애호가들의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첫 공연 이후 아쉬웠던 점과 관객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작업을 통해 더욱 새롭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대구 관객을 만난다.‘허왕후’는 철과 문화의 강국이었던 가야의 김수로왕과 가야의 높은 문화 수준에 감명을 받은 아유타국의 허황옥이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가야사 복원사업과 함께 김해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획된 창작 오페라인만큼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와 역사를 고증한 화려한 의상으로 극중 역사성을 더했다.이번 공연은 차세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김주원, 연출가 김숙영, 지휘자 이효상 등 최고의 제작진과 함께 하며,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은경이 타이틀 롤 허황옥 역을, 테너 박성규와 정의근이 김수로 역을 맡는 등 유명 성악가가 배역을 맡았다. 김해시립합창단과 김해 최선희 무용단,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등도 함께 한다.공연 예매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

솔직하고 거침없다… 30대 작가 5인의 유머러스한 상상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처음 시도하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주제 기획전 ‘유머랜드주식회사’가 오는 12월 26일까지 대구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열린다. ‘유머랜드주식회사’ 전시는 유머(humor)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라면, 예술에서도 그 양상을 찾아볼 수 있다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김영규, 이승희, 이준용, 장종완, 최수진 등 30대 작가 5명이 참여해 사회와 예술의 면면을 젊은 감각과 유머로 솔직하고 거침없이 보여준다.회화, 설치, 영상 등 작품 134점은 욕망과 현실의 부조리함,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운 사회를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유머러스하게 드러내지만, 블랙 코미디와 같은 묵직한 성찰을 유도하기도 한다.김영규는 인터넷 강의 형식을 차용한 영상작품 ‘미술왕 인강시리즈-연봉 1억 미술작가 되는 법 책 발간’ 등에서 미술, 자본, 개인의 관계에 대해 보여준다.이승희는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구조적 모순과 관습적 행위를 관찰한 영상작품 ‘우리가 남이가’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의 양면성을 재치있게 보여준다.이준용은 베란다의 화분, 미술을 한다는 것, 사회의 불합리, 불안, 우울, 슬픔 등 실로 다양한 일상의 순간을 수채화 작품에 포착한다.장종완은 따뜻하지만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현대사회의 끝없는 불안함을 화폭에 담아낸다.최수진은 색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 그리기에 대한 거침없는 상상력과 열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