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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목요일엔 영화관을 통째로 내어드려요”

영화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대형 스크린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내가 찍은 영상을 우리 가족들과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면? 친한 사람들끼리만 영화관을 즐기고 싶다면? 인디플러스 포항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 바로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의 ‘공유 영화관 프로젝트’를 통해서다.포항문화재단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8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에 상영관을 통째로 내어주는 ‘공유 영화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영화관에서 주변의 방해 없이 가족, 지인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코로나19 팬데믹 맞춤형 사업으로 4인 이하의 일행끼리만 영화관을 이른바 ‘전세’내고 프라이빗하게 볼 수 있는 공유 영화관이다. 이번 이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함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지난 4월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공유 영화관은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높고, 미처 신청하지 못한 시민들의 요청에 힘입어 하반기 정규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기존의 개인 소장 DVD, 콘솔게임은 물론 스트리밍 영상, 자체 제작 영상까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확대됐다.참여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10월 24일까지 가능하며, 포항 소재 대학교 재학생이나 임산부의 경우 우선 참여할 수 있다. 관람 가능 인원은 최소 1인부터 최대 4인까지다. 비용은 무료. 관람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다. 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타인과 실내공간에 함께하는 두려움을 없애고 가족, 지인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코로나 시대 맞춤형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관 외출을 꺼렸던 시민들도 편안하게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색다른 경험으로 영화관을 찾는 기쁨을 다시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인디플러스 포항은 매회 영화 상영 후 극장 내 소독은 물론 매일 주기적인 환기로 감염 위험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 외 독립, 예술영화 상영을 매개로 지역민과 연결하는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7-20

클래식 꿈나무들에오케스트라 협연 기회 제공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클래식 연주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포항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협주곡의 밤’을 꾸민다.이날 공연의 지휘는 포항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임헌정이 맡고 ‘2020 한국음악협회 포항지부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입상자인 김윤서, 이신유, 이현정이 함께한다. 김윤서 (바이올린) 첫 무대는 김윤서(포항예술고 3년·바이올린)이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1악장을 들려준다. 독일적인 형식에 프랑스적인 혼과 함께 스페인적인 정열을 두루 겸비한 매혹적인 걸작인 이 곡의 1장은 당당한 테마와 감상적인 테마가 인상적이다. 이신유 (성악) 이어 이신유(경북대 4년·소프라노)가 이흥렬의 가곡 ‘꽃구름 속에’와 도니제티 오페라 ‘돈 파스콸레’중 ‘기사의 뜨거운 눈길’을 연주한다. 밝고 경쾌하면서도 대중적인 곡을 통해 소프라노의 매력적인 음색을 느낄 수 있다. 끝으로 이현정(부산대 4년·피아노)이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1악장을 연주한다. 단조지만 밝고 장중하면서도 박력 있고 노르웨이 민족적인 이 곡의 1악장은 노르웨이의 숲, 노르웨이의 피오르가 떠오르는 서정미 넘치는 작품이다. 특히 독주 피아노의 화려한 연주는 매우 인상적이고 유명한데 주제의 전반부는 청순하고 소박한 북유럽적인 민요풍이고 후반부는 동경을 담은 낭만성이 강하다. 이현정 (피아노) ‘청소년을 위한 협주곡의 밤’은 클래식 연주자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은 다양한 독주 악기의 특색을 살린 협주곡의 주요 악장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연주회이다.이 연주회의 티켓은 티켓링크(1588-7890)에서 무료예매 가능하고, 잔여석에 한해서 당일 현장에서 무료로 받아 관람 가능하다. 기타 공연 관련 문의는 문화예술과(054-270-5482)로 연락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9

‘문화도시 포항’ 활력 불어넣을 청년 기획자 발굴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도시 포항 조성 2년 차를 맞이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문화예술분야 현장전문인력 신스틸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신스틸러는 문화도시 포항의 가장 기초적인 협업·워킹그룹 중 하나로 기존의 양성 과정에 더해 조금 더 실전적이고, 전문적인 현장인력을 양성하고자 2019년 예비사업 때부터 모집한 청년 기획자들이다.이번 신스틸러 3기는 ‘신스틸러(迅_빠를 신 Steeler)’로, 문화도시 포항 조성의 현장에서 지역의 현안을 빠르게 포착하고, 이에 대응하는 프로젝트의 빠른 기획 추진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문화도시 포항의 문화예술분야 현장 전문인력을 지향하고, 이러한 역량을 갖춘 청년 기획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신스틸러 3기는 총 10여 명 내외를 선정할 예정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 가능하며, 문화도시 조성사업 단위사업에 참여 가능한 청년으로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인 경우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교육과정은 8월부터 11월까지 총 4개월간 진행될 예정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 및 포항문화재단 추진 주요 사업 관련 일반 개론, 지역학 강의 및 현장 탐방 등의 기초교육, 국내 우수 선진지 현장 방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장연수 국내 교육 그리고 개별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의 과정으로 이뤄진다.더불어 국내에서 우수한 문화기획 모델을 개발한 문화기획 전문가를 멘토로 초빙해 프로젝트 구상이나 향후 활동 등에 필요한 개별 컨설팅과 공유 공간 및 개별 프로젝트 실습비 지원 등을 통해 문화예술분야 전문인력이자 문화도시 포항 조성의 협업 파트너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뿐만 아니라 과정 수료 이후에도 문화도시 조성사업 단위사업 참여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지역에서 문화창업 및 독립기획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 청년 중심의 창의적인 민간 전문기획 분야 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신스틸러 3기 모집은 26일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신청 및 접수가 이뤄지며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phcf.or.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기타 자세한 사항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문화도시사업팀(054-289-7914)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9

“독서 후 사색의 시간 가지면 생각이 풍부해진답니다”

“열정과 끈기,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시길 추천합니다. ‘독후장강(讀後長强)’, 독서를 한 다음에는 오래도록 강해진다는 말입니다. 독서를 하면 힘이 생기고 지혜와 지식을 얻는다는 뜻이지요.” 독서코칭전문가 김단비 꿈꾸는담쟁이꿈독서교육연구소 대표는 독서에도 열정과 끈기, 목표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또 책을 읽은 후에는 꼭 책을 읽고 새롭게 깨달은 사실이 무엇인지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생각이 풍요로워진다고 말하기도 했다.김 대표는 독서 역시 하면 할수록 느는 기술이므로 ‘주말에 책 한 권’을 꼭 읽을 것을 추천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독서코칭전문가란 무엇인가.△코치는 개인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독서코칭전문가는 독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책을 매개체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같이 공유하면서 주체적인 독서를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저는 독서코칭전문가로서 유치원생부터 중학생들까지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하거나 다양한 독서활동을 하면서 독서의 즐거움과 깊이 있는 독서를 알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아이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책덕후의 삶은 어떤가.△1일 1독을 한다. 그래서 책덕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매일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산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곁에 책이 항상 있다. 책상에는 7~8권의 책이 항상 쌓여있다. 책이 내게 들려주는 메시지를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를 쓴 나쓰카와 소스케는 책으로 내게 큰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시대를 초월한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그 문장을 가슴에 새기고 매일 책을 읽는 삶을 살고 있다.- 책 읽기의 노하우를 알려준다면.△회계학을 전공해서인지 책 읽기에도 재테크의 기본원칙인 분산투자를 이용한다. 먼저 시간을 정해야 한다. 아침 점심 저녁 3번 책을 읽는다고 가정을 한다면 일어나자마자 책을 30분~1시간 책을 읽는다. 그 시간 동안 몇 페이지를 읽는지 체크를 해본다. 가령 처음 내가 체크해보았던 페이지는 30분 동안 30페이지를 읽었다면 보통 1페이지당 1분 정도 걸린다는 뜻이다. 이렇게 나온 계산을 가지고 시간을 배분해 본다. 출근 시간에 짬짬이 읽고, 점심 식사 후에도 책을 읽을 수 있다. 퇴근 후 카페에서 1~2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고 정해 볼 수도 있고, 이 시간이 힘들면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다고 정해 놓을 수도 있다. 그럼 대략적으로 3~4시간은 책을 읽을 수 있다. 보통 책들이 260~300페이지 안팎의 쪽수인데 이를 계산하면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매일 1일 1권을 읽게 된다.-꿈꾸는담쟁이꿈독서교육연구소에서 하는 일은.△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다양한 독서활동을 한다. 그림책을 읽고 시를 써보기, 뒷이야기 상상해 만들어보기,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등 다양한 독서활동을 하는 모임을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의 학생들과는 고전의 완역본으로 고전을 깊이 있게 만난다. 고전의 깊이는 하루아침에 알 수 없다. ‘어린왕자’, ‘열하일기’ 등 다양한 고전으로 아이들과 역사, 과학, 사회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하고 책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는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과 몇 달 동안 고전 한 권으로 깊은 사색을 하면서 독서모임을 한다.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으로 ‘논어 뽀개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카톡으로 매일 논어를 필사하고 사유하는 모임도 하고 있다. 이렇게 유치원생부터 어른들까지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모임들을 하고 있다.-독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슴 뜨겁게 해주는 책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이다. 책을 거부하는 아이를 만나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의 그 아이에게 그림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같이 책읽기를 시도했지만 책 자체를 싫어했다. 레오리오니의 ‘파랑이와 노랑이’ 책을 보여주면서 색종이로 파랑이와 노랑이를 같이 만들었다. 책 속 그림을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가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파랑이와 노랑이를 만들면서 책의 재미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그 아이에게는 ‘노랑이와 파랑이’가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책이 됐다. 지금도 저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책의 즐거움을 알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자신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책을 만나는 것, 그것이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꿈꾸는담쟁이꿈독서교육연구소를 통해서 책을 즐겁게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책의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싶다. 지금은 나를 사색하여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덕후’라는 주제로 책을 집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책이 출판될 예정이다. 책을 읽고 쓰는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매일 책을 통해 꿈을 꾸는 삶을 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8

‘인디플러스 포항’서 만나는 힐링무비 ‘식물카페, 온정’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4일 오후 4시 30분 중앙아트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독립영화 ‘식물카페, 온정’의 최창환 감독, 김우겸사진 배우 대화(GV)를 진행한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부문’에 초청된 ‘식물카페, 온정’은 무공해 힐링 무비로 돌아온 최창환 감독의 신작으로, 도심 속 카페를 운영하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든 마음을 고치는데 필요한 용기를 담아내 2030 청년세대가 일에 대해 가지는 서로 다른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CGV 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수상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편의 영화를 상영한 최창환 감독은 특히 노동 관련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 평단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청년 세대에게 감독이 보내는 따뜻하고 조용한 슬로우 무비의 매력을 영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진우 역을 맡은 김우겸 배우는 최근 ‘우리의 낮과 밤’으로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전작에서는 하루 중 1시간만 함께할 수 있는 젊은 연인의 각박함을 연기했는데 ‘식물카페, 온정’은 반대로 안정적인 삶이 보장돼 있지만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나온 20대 청년을 연기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는 ‘반려식물’로 위로를 얻고 성장하는 인물을 그려낸 배우, 감독과 직접 대화를 하며 문화 휴가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07-18

경주서 현존 삼국시대 최장신 인골 출현

신라 고분이 밀집한 경주 탑동유적에서 신장이 180㎝에 가까운 인골이 발견됐다.문화재청은 경주 탑동유적 발굴조사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인골 중 최장신으로 판단되는 키 180㎝ 정도의 남성 인골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해당 유적은 경주 탑동 28-1번지로 경주 남천과 인접한 도당산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현재 한국문화재재단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유적은 기원후 1세기 전후 목관묘를 비롯해 6세기까지 무덤이 조영된 것으로 알려진 신라의 중요한 무덤군이다.재단은 2010∼2021년 조사를 통해 돌무지덧널무덤 130기를 비롯해 무덤 180여기를 확인했다. 최근에는 5∼6세기 삼국시대 대표 무덤 24기와 그 내부에 있던 인골 총 12기를 확인했다.특히 이번 조사결과 주목되는 것은 2호 덧널무덤에서 확인된 180㎝에 가까운 신장의 남성 인골이다.이는 지금까지 삼국시대 무덤에서 조사된 남성 인골의 평균 신장 165㎝를 훨씬 넘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피장자 중 최장신이다. 보존상태도 거의 완벽하다.뿐만 아니라 조사 현장에서 긴급하게 이뤄진 형질인류학적 조사를 통해, 해당 피장자가 척추 변형(비정상적인 척추 만곡)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앞으로 정밀한 고고학적 조사와 병리학적 연구를 통해 피장자가 당시 어떠한 육체적 일을 했는지와 직업군을 알아볼 예정이다.한편, 이번에 공개된 탑동 유적 인골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수습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다양한 학제간 융복합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탑동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부터 전문 연구자를 통한 정밀한 인골 노출과 기록, 수습·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골을 통한 형질인류학적·병리학적 연구를 계획 중이다. 신라인의 생활과 당시 환경과 장례풍습을 규명하며, 또 두개골을 활용해 신라인 얼굴을 복원하고 유전자 본체인 DNA를 추출해 현대인과 비교하는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1-07-15

세 커플의 자발적 사랑… 현실 공감 로맨스

결혼을 기피하는 세태를 문학적으로 고찰한 ‘결혼하지 않는 도시’(마음서재)가 출간됐다.2007년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신경진의 네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은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단순 연애소설이 아닌 사회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미래지향형 소설에 가깝다. 스토리가 인물들의 러브라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갖는 시대상과 변화의 추이를 끊임없이 관찰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세 커플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결혼제도의 맹점을 들여다본다. 밖에서 볼 때는 단란한 가정이지만 공허함과 결핍을 느끼는 쇼윈도 부부, 사각 관계라는 위험한 실험을 시도하는 남녀, 새롭고 특별한 방식의 결합을 추구하는 커플이 등장한다. 선택적 결합으로 푸른 눈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큐레이터.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중국계 2세 출신의 성적소수자, 폴리아모리(비독점적 자유연애)를 꿈꾸는 대학원생, 서로 다른 인종과 나이 차를 극복한 커플. 저마다 편견에 시달리고 있지만 행복을 찾는 지점은 동일하다. 바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 어쩌면 그들은 법적인 효력보다 서로의 삶을 온전히 공유하는 순간에 만족하는 연인들인지도 모른다. 남녀 간 사랑과 결혼에는 정답이 없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반드시 결혼으로 귀착해야 하는지를 작가는 넌지시 묻는다. /윤희정기자

2021-07-15

평범한 시간 속에서 배우는 삶의 아름다움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 앉는 시간’(문학동네)은 괴테 전문가 전영애(70)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독일 문학 거장 괴테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하는 책이다.전 교수는 독일 대문호 괴테(1749∼1832)의 시 770여 편을 15년에 걸쳐 완역하고 ‘파우스트’와 ‘데미안’ 등 주옥같은 괴테 전집을 번역해 괴테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2015년 ‘시인의 집’을 통해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을 향해 걷는 마음의 기록을 전한 바 있는 전 교수는 이번 책에서 다시 괴테로 돌아가 ‘파우스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서·동시집’등 거대한 작품들에 담긴 아름답고 시적인 격언들을 통해 고단한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눈물 젖은 빵’에 관한 이야기나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유명한 말들에는 괴테가 긴 생애 동안 끊임없이 꿈꾸고 사랑하며 체득한 빼어난 지혜가 담겨 있다. 전 교수가 이 모든 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그런 사람은 어떻게 자기를 키웠는지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가 모델로 삼은 괴테는 살면서 위기나 시련을 겪으면 능동적인 사유와 연구, 창작으로 극복해낸 인물이다. 그는 괴테를 알게 된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한다.‘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괴테의 작품세계가 워낙 방대해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독자들을 위해 차분히 이야기하는 말투로, 우리가 괴테에게 배울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찾아내어,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5

한국에는 과학이 존재하는가?

신간 ‘과학의 자리’(김영사)는 과학의 사회적 의미와 과학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최초의 논의이자 현장 과학자의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치열한 고민이 담긴 역작이다.저자인 김우재 하얼빈공업대학교 교수는 한국 과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이자 패스파인더로 꼽힌다.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것이 과학자의 미덕이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김우재 교수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다. 그는 인문학자들조차 압도하는 철학적, 역사적 지식으로 중무장한 채 다양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식인으로서의 과학자’라는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낯선 과학자다.김 교수는 이 책에서 “과학기술 시대, 왜 한국에는 과학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는 나라에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무슨 의미일까?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학기술과 과학지식으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과학적 삶의 양식’과 ‘과학문화’가 정착되지 못했고, 그 결과 역설적으로 과학 부재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과학을 도구가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한국 사회는 현재의 과학 부재를 극복하고 ‘과학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김우재 교수가 말하는 ‘과학적 삶의 양식’이 존재하는 사회는 과학자가 곧 철학자이기도 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과학자가 사회에서 지식인으로 인정되는 공간이다.김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절대적 권위를 지니지만 이는 과학지식이 가지는 권위일 뿐, 과학 그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문화가 아니라 지식으로 통용되고, ‘과학자’는 지식인이 아니라 기술인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날 선 목소리로 과학을 산업발전과 권력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정치권력과 과학의 외피를 빌려 과학적 권위만을 전유하는 ‘인문 좌파’ 양쪽 모두에게 직격탄을 날린다.서구 사상사에서 과학과 인문학은 상호보완과 경쟁을 통해 진보해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극단적 이분법이 통용됐고, 인문학자가 모든 사회적 논의를 독점한다. 그 결과, 왜곡된 지형도 속에서 한국 학계 특유의 비판 부재와 외국 이론에 대한 종속성, 인문학자의 반과학적 태도라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김 교수는 과학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증명하기 위해 근대과학-계몽주의-낭만주의-논리실증주의로 이어지는 서구 지성사의 상보적 계보를 치밀하게 탐구한다. 계몽주의로 뜨거웠던 17세기로 돌아가 볼테르, 칸트, 마르크스 등을 예로 들며 각자 자신의 과학의 성취를 철학적으로 변환하고자 하거나 자신의 사상을 ‘과학’으로 만들고자 했음을 설명한다. 당시 철학과 과학은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성과를 흡수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과학’, ‘삶으로서의 과학’이 공허한 주장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이를 실행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과학기술정책과 거버넌스 구조를 제안한다. 한국의 상황과 제도적 맥락에 맞는 새로운 과학기술 체제에서부터 이를 이끌 리더십의 요건과 과학기술계 인사 검증 매뉴얼까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대안을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2021-07-15

박상륭 작품 집대성… 타계 4주기 맞아 전집 출간

박상륭(1940∼2017) 소설가 타계 4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집(국수출판사)이 출간됐다. 국내 관념 소설의 대명사이자, 죽음을 통한 구원이란 주제를 철학적·종교적인 사유로 풀어내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박 상륭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소설뿐 아니라 산문, 서문, 후기 등 박상륭이 공개적으로 쓴 모든 글을 포함했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만3천875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국판 4권에 나눠 담았다. 현재 출간되는 평균적인 소설책으로 치면 20권 분량에 달한다. 책은 세트로만 판매한다. 중단편 소설, 장편소설-산문, 칠조어론, 주석과 바깥 글(서문/후기)로 구성됐다. 쪽수는 권마다 따로 매기지 않고 연번으로 1쪽에서 시작해 4천572쪽에서 끝난다. 1940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륭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김동리(1913∼1995) 문하에서 수학했다. 1963년 ‘아겔다마’가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1969년 간호사인 부인을 따라 1969년 캐나다로 이주해 작품 활동에 천착했다. 2017년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대표작은 장편 ‘죽음의 한 연구’이다. 종교, 신화, 설화, 연금술 등 다양한 관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서른세 살의 화자가 도를 구하는 내용이다.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한 관념 소설로 유명하다. /윤희정기자

2021-07-15

“무더위에 지쳤다면, 포은중앙도서관으로 북캉스 떠나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이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테마도서 전시를 운영한다.먼저, 인문학을 쉽게 알려주는 ‘인문학 인 포항(In Pohang)’ 7월 초청명사는 오은 시인으로 강의 주제는 ‘마음의 발견과 일상의 재발견’이다.오은 시인은 지난해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창작활동 외에도 ‘예스책방 책읽아웃’에서 ‘오은의 옹기종기’ 코너를 맡기도 하며 대중적으로 친숙한 시인이다.주제도서 ‘마음의 일’은 청소년 시집으로 10대는 물론 20대, 30대 독자들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시집이다. 성장하는 이들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헤아리며 ‘자라는 일, 자라서 내가 되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오는 28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오은 시인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강연 신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아울러, 포은중앙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도서관 이용과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테마도서 전시와 추천도서 전시를 매월 다르게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7월 운영되는 테마도서 전시에서는 ‘뉴베리상’ 역대 수상작 도서를 선보인다. 뉴베리상(Newbery Awards)은 해마다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는 아동문학상으로 미국의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이다. 추천도서 전시는 포항시립도서관의 전문 사서들이 선정한 도서로 12개 분야의 35권의 도서를 전시 중이다.테마도서 전시와 추천도서 전시는 도서관 운영시간 중 포은중앙도서관 로비에서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며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이밖에도 포은중앙도서관은 ‘2021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으로 7월 ‘랜선 북 테라피’, ‘유지은 동화나라 스티커약국’, ‘내 삶의 이야기책’ 등 3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랜선 북 테라피’는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익명으로 시민들의 고민을 신청받아 포근이로 변신한 상주작가가 책을 통해 위로를 건네는 프로그램이다. 작가가 시민의 고민에 책으로 응답하는 영상을 사서팀에서 자체 제작해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업로드 된다.‘유지은 동화나라 스티커약국’은 29일부터 4주간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3~4학년)을 대상으로 유지은 작가의 동화책을 읽고 독후활동으로 글과 그림을 작성해 나만의 스티커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내 삶의 이야기책’은 60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참여할 수 있으며 자신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해 삶을 돌아보며 글쓰기를 진행한다. 매달 업데이트되는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4

‘하나 되어 세계로 미래로!’ 대구·경북 상생음악회

대구시립교향악단과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연합해 희망적인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구 경북 상생 음악회’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무료로 개최된다.대구 경북 한뿌리 상생위원회의 제안으로 대구와 경북이 의기투합한 이 음악회는 ‘하나 되어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다. ‘행정통합은 문화, 예술교류로부터’라는 희망적, 미래지향적 비전을 담고 준비된 이 음악회는 원래 한뿌리였던 대구·경북의 기원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날 연주회의 전반부는 대구시향이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1번 주피터’를 연주한다. 휴식 후 후반부에는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경북도향이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을 들려줄 예정이다. 모차르트 최후의 교향곡인 ‘제41번 주피터’는 모차르트의 음악적 기술과 양식이 집약된 작품으로 그의 관현악곡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들의 제왕이었던 주피터의 이름에 걸맞게 베토벤 이전에 작곡된 교향곡들 가운데 최대 규모의 교향곡으로 웅장하고 장대해 기악곡의 표현적 가능성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식 후 2부는 백진현 상임지휘자와 경북도향이 꾸민다. 이들이 들려줄 작품은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 교향곡’이다. 19세기 프랑스 교향곡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이 곡은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오르간’이 제목에 전면 등장하는 만큼 겹겹이 쌓이는 화려한 선율을 자랑한다. 오르간의 야생성을 드러내는 자유롭고도 숭고한 표현방식에서는 거대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오르간 협연은 경북예고, 포항기독음대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 및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이명신이 맡는다.대구시향과 경북도향이 함께하는 ‘대구 경북 상생 음악회’는 전석 무료이다.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객석 운영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 대구시향 사무실(053-250-1475)을 통해 1인 2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1-07-14

대구 예술계 허리를 만나다

대구 지역 예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2021 올해의 중견작가전’이 다음달 1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열린다.이 전시에는 김건예(54), 손파(55), 신상욱(53), 이지영(54), 정태경(67)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6회째를 맞는 올해의 중견작가전은 대구 미술계 중견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작가로서 재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문화예술회관이 2016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그리드의 작가’로 알려진 김건예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특유의 기법을 사용하면서 매 전시마다 현대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작품의 주요 소재로 등장해 온 여성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연작과 산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연작 등 대형 작업을 선보인다.손파는 회화에서부터 조각, 설치 작업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통해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본격적으로 전업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2000년대 중반의 고무 작업에서부터 최근의 한방 침 작업에 이르기까지 평면, 입체를 망라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출품한다.신상욱은 작업 초기부터 오브제 설치, 돌조각, 원시조각 등 다양한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해 오고 있는 작가로, 올해 제작한 대작 위주의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표현’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높은 층고(層高)를 지닌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공간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 해석과 그 조형적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지영 작가는 회화에서 시작해 현재는 주로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 등을 통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발견된 작은 우주’라는 주제로 일상 속에 있는 풍경과 장면들의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정태경 작가는 오랜 시간 일관되게 ‘나의 집은 어디인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연작들을 통해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중견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우는 90점의 드로잉과 최근에 제작한 대형 캔버스 작업을 펼쳐 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3

‘사람, 사회, 자연 그리고 의도된 자연’展

(재)포항문화재단이 예술문화 매칭 프로젝트 연구원인 부산의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몽상과 협력해 소개하는 ‘슬기로운 탐구생활’전시를 다음 달 10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연다.‘사람, 사회, 자연 그리고 의도된 자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코로나 시대 인간의 삶과 생명,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고정된 장르가 아닌 다양한 예술적 사고와 과학이 융합되면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전시공간을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연출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가족단위 관람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형 미술 전시를 표방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김민송, 김인지, 양현준, 김태인, 고(故) 박순민, 김종선, 이지훈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신진 작가 김민송은 몽환적인 풍경 속 이국적이며 신비로운 식물들로 삶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하는 회화와 VR작품을 선보인다. 서양화가 김인지는 사회의 규칙과 타인의 기대에 의해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양한 오브제로 표현했다. 한국화 중견 작가인 양현준은 어머니의 어릴 적 얼굴을 조합해 ‘어덜트 차일드’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평생 희생과 양보만 해왔던 어머니를 애틋한 고마움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조각가 김태인은 스틸 조각작품과 미디어파사드의 만남으로 상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故) 박순민 작가는 우연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들을 통해 현대인의 사회를 그렸다. 조각가 김종선은 토끼로 형상화된 가장 평범하면서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꿈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양화가 이지훈은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반복된 삶의 면면을 관찰한다.‘슬기로운 탐구생활’전은 다채로운 작품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24일에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김인지 작가와 함께 식물도감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한다. 또한 VR 장비를 활용해 김민송 작가의 작품 ‘망각의 정원’ 속에서 들어가 가상현실에서 그려보는 드로잉 체험도 마련해 전시기간 중 상시운영할 예정이다.한편, 이번 전시를 지원하는 ‘2021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3

새천년기념관, 포항시가 직접 운영해야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소재한 새천년기념관이 관람객 저조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어 포항시가 이를 인수해 직영하는 방안 등 운영난 해소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새천년기념관은 지난 2000년 포항시가 개최한 새천년 국가지정 일출 행사를 기념하고 민족화합을 통한 통일 조국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고자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호미곶에 개관한 기념관이다.이 기념관에서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조도시 포항’의 변천사를 다양한 영상과 사진패널, 모형 디오라마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의 희귀 화석 2천여 점을 만날 수 있는 포항바다화석박물관과 다양하고 신비로운 형태의 수석들뿐만 아니라 수석 관련 석보, 기념품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한국수석포항박물관도 2, 3층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이밖에도 동해안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히고 있는 5층 옥상전망대는 호미곶의 장엄한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하 VR체험관은 포항시 주요 관광지 및 지진 관련 체험을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을 통해 직접 체험 또는 학습할 수 있는 시설이다.특히 지난 2009년 12월 개관한 2층 포항바다화석박물관은 국내 화석박물관 중 유일한 생물체화석 박물관으로서 세계 바다생물체화석 1천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그러나 홍보 부족과 유료 관람,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인해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운영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한 달 수입이 50여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관리 운영을 맡고 있는 포항바다화석박물관과 포항시가 수익을 반으로 나누게 돼 있는 구조에서 직원 월급조차 나오지 않는 형편이다. 시가 시민의 정서함양을 위한 목적으로 건립한 건물임에도 기념관 홍보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전문 학예사나 특별 프로그램 운영 등도 전무한 실정이다.새천년기념관 관계자는 “포항을 대표할 만한 이런 박물관을 시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운영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탓으로 다른 박물관들 또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줄 알지만 포항시만의 특별한 대책이 하루빨리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시민 황모(71·남구 동해면) 씨는 “시가 사립 박물관인 바다화석박물관을 인수해 기념관 전체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관광객들의 편의성 제고 및 지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긍심과 자부심 고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2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막 2주 만에 1만명 찾아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개막 2주 만에 관람객 1만777명(사전예약 1만2천554명)이 입장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미술관에 따르면 삼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웰컴 홈: 향연’을 지난달 29일 전격 공개해 전시 첫날부터 미술관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줄을 섰을 뿐만 아니라, 주말 하루 1천500명 입장권도 2주째 매진되는 등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이와 함께 ‘웰컴 홈: 향연’의 작가 및 작업 세계를 소개하는 영상 3편을 시리즈로 제작해 공식 채널과 누리집 내 디지털 미술관에 게재해 8천회 이상 조회됐다.전시 준비기부터 순차적으로 게재하고 있는 영상 ‘웰컴 홈: 향연’은 총 3편으로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이 출연해 1편 이인성과 이쾌대, 2편 서동진, 서진달, 변종하, 3편 김종영, 유영국, 문학진을 주제로 작가 소개 및 작업 세계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전달해 특별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최은주 관장은 “젊은 세대들이 부모와 함께 미술관을 찾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삼성 창업과 성장 토대가 된 대구 제일모직, 삼성라이온즈 등 삼성과 관련된 추억을 상기하며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2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 오롯이 담아냈죠”

한국화가 권정찬(전 경북도립대학 교수·문경시)은 대구·경북은 물론 한국 화단에서도 손꼽히는 걸출한 예술인 중 한 명이다.무위자연의 도가(道家) 사상을 연구하기도 한 그는 활달하고 호방한 기운의 선화적 수묵 세계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는다. 특히 색과 먹이 조화된 무겁고 맑은 채색화 작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관이나 국가원수 등에 소장되는 등 독창적 예술 정신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서양화로 시작해 수묵화, 채색화,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 화단의 인정을 받아온 그는 기고를 통해 시대비평과 미술 이론은 물론 시와 풍수, 기감(氣感) 등 문학과 기공 분야에서도 탁월한 식견을 보여주고 있다.최근엔 작가의 예술관과 경험을 펼쳐낸 책 ‘기운생동의 미학-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조윤커뮤니케이션)를 펴내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권 작가를 만났다.-‘기운생동의 미학,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소개해 달라.△그동안 틈틈이 메모를 하거나 칼럼을 통해 알려진 글, 아침, 저녁으로 쓴 일기, 하루 중 걷는 시간을 통한 사유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 글들을 모아본 것이다. 특히 화가로서의 예술관과 화단의 변천 속에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경험들을 담았다. 우선 무위자연에 빠져 도가 사상을 접하고 이를 통한 깨달음과 통찰의 이야기, 화가로서 지나온 여정과 철학, 미술계의 문제와 화가의 자존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현대사회의 인연을 통한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인성과 기운의 나쁨과 좋음, 시대적 혼돈의 세태와 운명의 진실, 보완과 치유 등의 내용도 간단간단하게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중국의 역사 속 화가와 저를 혼합한 SF 단편소설을 실었다.-“자연의 흐름을 보고, 기를 읽을 줄 알고, 깨달음에 이르러야만 통찰과 치유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불교의 향기가 있는 도가의 집안에 태어났다. 사찰과 산을 오르내리며 선방 생활도 해보고 산에서 공부도 했다. 그리고 나름 무언가를 얻고 받았다. 혹자들은 도(道)라고 하고, 기(氣)라고도 하더라. 그래서 스님으로부터 화두를 받아 답을 제시하기도 하고 문자나 문장을 계시받기도 했다. 도인과 기공인, 풍수가들을 스승으로 모신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답을 얻었다. 하늘과 땅, 인간의 기운을 읽는 법을 열어가는 과정이다. 소위 박사나 전문교수들은 기를 부정하거나 미신 내지는 과학의 아류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기는 우주를 형성하는 도이고 존재이다. 그것으로 인간과 생명체는 살아간다. 좋으면 잘되거나 건강하고 모자라면 삶이 고달프고 건강도 무너진다. 그래서 방에 걸어 둔 그림 한 점도, 주거지나 조상 터도 중요한 것들이다. 서양에서도 동양의 4차원 세계를 연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의 경지에 오르면 눈과 마음으로 기의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인간관계나 마음도 들여다볼 수가 있다. 그리고 치유할 수가 있다. 우려하는 것은 과학으로도 못 푸는 세계, 그러한 능력의 소유자가 과연 내 주위에 있느냐는 것이다.-그동안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을 돌아본다면.△대학 시절 전공을 서양화에서 동양화로 바꿀 때는 주위에서 꾸지람도 많이 했다. 동양화도 인물에서 수묵으로 그리고 채색으로 하고 싶은 대로 바뀌었다. 청년 시절에는 하루 3∼4시간만 자고 작품에 매달렸다. 수묵 운동의 중심에서 중앙의 정예작가들과 같이했고, 채색관 관련해 ‘일본화’라는 욕을 먹기도 했는데 선구자적 행동은 확실히 했다고 자부한다. 지금은 혼합재료와 다시 유화를 만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 우물을 판 작가들과 비교하면서 나무라는 사람들도 있다. 잘 팔리는 작가의 시절도 아니지만 대중에 기생하는 그림을 다시 그리기도 싫다. 마음대로 낙서 같은(?) 표현을 하고 있어도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하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가 주최한 ‘2008 동아시아 예술시각전’의 초대작품 선정 등 수많은 국내외 초대전과 개인전을 거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아트페어를 제외하고 국내외적으로 50여 회나 주요화랑과 미술관초대를 받아본 작가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수묵화도 채색화도 인물화도 오브제도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직 만나지를 못했다. 대중을 인식하고 팔린 작품에 시선이 가고, 칭찬에 마음이 약한 것이 화가일까? 그런 의미에서 나만을 위한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을 한 이후의 작업인 지금의 화풍에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마침 아틀리에 벽면에 걸려 있는 ‘도기상(道其常)’이라는 작품에 시선이 간다.-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소개해 달라.△기운을 그린다. 존재의 흐름이나 자연의 순리와 맥을 짚어본다. 찰나를 표현한다. 자연을 보고 마음에 담으면 즉시 시행한다. 그림 속의 문장이나 시도 즉흥적으로 표현을 한다. 찰나의 마음이 가장 때 묻지 않은 진솔함을 가지고 있다. 절륜(絶倫·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남)의 무예가가 무아의 경지에서 초식을 다루듯, 학이 춤을 추고 맹수가 포효하듯 물고기가 이리저리 노니며 유영을 하듯 그렇게 나아가려고 한다. ‘동도서기(東道西器·동양의 도와 서양의 기술)를 존중한다.-앞으로의 계획은.△무위자연과 벗하며 천지인의 기운을 읽고 담으니 그 공부가 참 행복하다. 하나씩 내려놓고 벗어 던지면 세상을 더 맑고 밝게 통찰하고 치유하는 예술에 다가가지 않을까. 착한 행동에는 항상 운명을 좋게 바꿀 유전자가 있다. 그러함에 보태는 예술을 하고 싶다. 사물을 통찰하고 치유하는 예술을 추구하고 싶다. 그리고 국제예술인협회를 통한 K-art의 격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1

팝·재즈·탱고·영화 OST까지… 포항시립합창단이 선사하는 잊지못할 ‘여름밤의 추억여행’

포항시립합창단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12회 정기연주회 ‘여름밤의 추억여행’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반도네온,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과 함께 새로운 호흡으로 관객들과 만난다.공연 전반부는 ‘걱정 말아요 그대’, ‘꿈을 꾼다’, ‘여름 메들리’,‘안녕 내 사랑, 지금은 떠나야 할 때에요’, ‘볼과 볼을 맞대며’, ‘듀크의 장소’, ‘사랑해요/얼마나 멋진 세상인가’등 가요와 팝, 재즈 음악으로 꾸며진다.후반부는 반도네온(김국주), 바이올린(김현수, 김소정), 비올라(배은진), 첼로(박성찬), 콘트라베이스(나장균)의 앙상블로 피아졸라의 ‘망각’·‘자유의 탱고’,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OST ‘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 영화 ‘라라 랜드’ OST ‘새로운 태양이 떠오를 거야’, 뮤지컬 맘마미아 OST ‘춤의 여왕’등이 연주된다.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는 “올해 두 번째 맞는 정기연주회로 한 여름밤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나 잠시나마 코로나19의 위기에 지친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7-11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 성찰과 인상의 기록

불문학자인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180개의 성찰과 인상의 기록인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출간했다. 90대 노학자인 정 교수는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 초부터 무려 5년 넘게 프루스트가 남긴 방대한 저작을 꼼꼼히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기는 투혼을 보였다.이 책은 작중 화자 마르셀과 작가 마르셀을 때로는 분리하고 때로는 동일시하며, 소설 속에 드러난 프루스트의 예술관과 사생관, 인간관과 세계관 및 종교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프루스트의 예리한 관찰력과 깊은 통찰력,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섬세한 묘사, 해박한 지식, 감성과 지성의 관계성 등에 대한 분석은 물론 프루스트의 한계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아울러 프루스트와 여러 작가들, 특히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보들레르, 앙드레 말로 등과의 비교분석, 프루스트와 저자 본인의 문학적 지향에 있어서의 차이 등도 만나볼 수 있다.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감정이 풍부해지면 판단이 정확해진다?

“너의 삶을 놓치지 말고 경험하라. 매 순간을 따스하고 친근한 감정으로 느끼고 기억하라. 그것이 네가 살아서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감정 연구’(글항아리)는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 권택영이 인간 감정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 기념비적 시도다. 오랜 세월 문학과 심리학, 현상학을 통해 의식과 감정을 연구해온 그는 문학과 정신분석학, 뇌과학에 기반해 ‘따뜻함’과 ‘친근함’의 힘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이 책은 사랑, 기억(회상), 감정, 느낌을 핵심적으로 다루며 문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연구를 섭렵한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체, 기억을 입력하고 출력하는 해마를 중심으로 점점 회상에 잠기게 된다.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은 70퍼센트의 부정적 감흥과 30퍼센트의 긍정적 감흥으로 나뉜다고 한다. 즉 인간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소외, 분노, 절망 등 부정적 감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인지’와 ‘감정’이 끊임없이 협조하도록 독려함으로써 ‘따스함’과 ‘친근함’으로 우리 삶의 서사를 써나가자고 주장한다.노년에 이르면 지나온 기억이 온통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나와 타인의 뇌를 궁금해하고, 자의식도 더 파고들게 된다. 저자는 삶을 가장 충실하고도 기름지게 만들어줄 유일한 감정으로 ‘사랑’을 꼽으면서 이것이 어떻게 미학적 감상의 대상이 되는지 추적한다. 이 책은 삶의 필요들을 충족시키는 데 직선 코스로 가지 말고 에둘러 갈 것을 청하면서, 문학작품을 통해 우회적인 답변들을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동물이면서 다른 동물과는 구별되게 진화된 기억력은 오로지 인지 기능이라기보다 ‘감정’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졌을 때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아주었던 그 사람, 아플 때마다 배려해주던 다정한 마음, 눈 오는 날 들른 카페에서 그가 했던 어떤 말…. 단순히 고마웠던 일이라면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란 이유로 반복해서 떠오른다. 감정과 기억의 아이러니다.이런 기억은 상처가 깊어지는 것이라 때로 잔인하지만, 출구는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퇴색되고 변형이 일어나며 결국 경험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만이 가진 삽화적 혹은 서사적 기억이다. 감정이 사적일수록,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일수록 깊이 각인되고 시간에 의해 변형된다.저자는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프로이트 등을 통해 이 기억의 문제에 천착해 들어가며, 특히 제임스에 주목한다. 제임스는 의식이 나와 타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흐른다고 말했다. 타자가 내 기억과 생각의 일부인 것은 그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이를 인간에게만 있는 ‘이차적 기억’(삽화적 기억)이라 부른다. 이차적 기억은 내 사적 저장소에 저장됨으로써 내 감정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중 ‘따스함’과 ‘친근감’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걸 제임스는 강조한다.여기서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기억은 마음의 재산인 까닭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끼는 사람은 결국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는 혹은 세속적으로는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괴로운 날들이 지나면 두고두고 꺼내 보는 풍성한 일기장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저자는 조지프 르두, 안토니오 다마지오 등의 연구를 좇으면서 이 책의 주제인 ‘감정’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부분임을 밝혀나간다.“사랑은 자의식이고 기억하는 모든 것이다.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입력하고 출력하는 해마는 서로 연결되어 붙어 있기 때문에 사랑과 기억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스하고 친밀한 감정으로 경험한 일은 오래도록 자세히 떠오른다. 감정에 깊은 상처를 남긴 말과 폭력은 트라우마가 되어 강박적, 반복적으로 떠오른다. 습관과 회상을 빼면 우리는 하등 동물조차 될 수 없을 것이요 감각과 느낌을 제거하면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_14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공기재난시대, 호흡공동체 위한 과학·정치 제안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 이 세가지 공기재난이 한국사회를 숨막히게 하고 있다. 당연한 삶의 배경이던 공기는 공들여 관리해야 할 삶의 조건이 됐다. ‘호흡공동체: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에 응답하는 과학과 정치’(창비)는 한국사회를 ‘호흡공동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며 이 공동체의 삶을 조율하고 회복하기 위한 공공의 과학과 정치를 제안한다.전치형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한 김성은·김희원·강미량 등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 소속의 신진 연구자들인 저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를 바탕으로 공기재난에 맞서는 한국사회를 과학의 눈으로 해설한다.저자들은 중층의 공기재난에 휩싸인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기업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각자도생의 길 대신 과학과 정치가 협력해 공동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피난의 공동체’를 만들고 ‘피난민 되기’와 ‘피난민 맞이하기’를 연습하자고 말한다.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이 책은 시민의 공기연대를 통해 공기복지, 공기정의, 공기인권을 실현해야 할 당위를 설파한다. 공공과학의 참신한 스토리텔링이자, 들숨 날숨의 정치를 역설하는 예리한 사회비평서”라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칠곡 가산바위’ 국가 명승으로 지정 예고

대구 산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칠곡 가산바위’가 명승지로 지정된다.문화재청은 최고 높이 902m인 칠곡군 가산면 가산에 솟은 칠곡 가산바위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칠곡 가산바위는 대구시 전경은 물론 영남 지역과 서울을 잇는 옛길인 영남대로 주변 산세를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가산에 산성을 축조하기 전부터 천연 망루 역할을 한 곳이다. 17세기에 산성을 쌓을 때 이 바위를 이어 성을 쌓았기 때문에 지금도 가장 높은 망루다.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이 평평한 반석 형태로 돌출돼 있으며, 정상부 넓이는 약 270㎡이다. 넓고 평탄한 층리(層理, 암석층에 따라 생기는 결)는 국내에 많은 화강암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알려졌다.가산바위에는 통일신라시대 고승인 도선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도선이 바위 가운데에 있는 큰 구멍에 쇠로 만든 소와 말 형상을 넣어 지기(地氣, 땅의 정기)를 눌렀는데, 조선시대 관찰사 이명웅이 성을 만들 때 없앴다고 한다.조선시대 후기에 펴낸 읍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가산바위에서 내려다보는 탁월한 전망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1899년 간행된 ‘칠곡부읍지’는 가산바위를 “칠곡의 3대 형승(形勝, 지세나 풍경이 뛰어난 곳)으로 바위 크기가 천여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어 사방 경관과 봉우리와 별들이 펼쳐져 있다”고 묘사했다.가산바위는 지난 2019년 방송된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칠곡 가산바위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1-07-07

‘2021 대구플루트뮤직페어’ 9일부터 3일간 수성아트피아서

‘2021 대구플루트뮤직페어’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개최된다.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대구플루트뮤직페어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플루트 전문연주단체들과 아마추어 연주단체 등이 참여해 다양한 콘서트와 행사가 진행되는 국내 유일 전국 최대 규모의 플루트 음악축제다.올해 행사에서는 나눔콘서트, 행복콘서트, 비르투오조연주회, 앙상블의 밤, 영아티스트콘서트, 신인음악회, 마스터클래스 등 플루트에 관한 모든 분야를 만나볼 수 있다.오는 9일 플루티스트 조성현의 독주회로 축제 개막을 알린다. 조성현은 2018년 쾰른필하모닉(귀르체니히)오케스트라 종신 수석으로 임명돼 음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최연소 조교수에 이어 예술의전당교향악축제 등 각종 음악제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플루트앙상블 전문연주자단체 무대인 ‘나눔콘서트’, 플루트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단체의 ‘행복콘서트’ 등이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지역 중견 연주자들이 펼치는 ‘앙상블의 밤’, 전국 신인 플루티스트들의 데뷔 무대인 ‘신인음악회’, 지역 예비 플루티스트들의 연주로 꾸며지는 ‘영아티스트 콘서트’ 등이 예정돼 있다.청주시립교향악단 수석 우영욱과 김천시립교향악단 수석 조현의 ‘비르투오조연주회’ 등 다양한 플루트 공연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성현 교수의 ‘마스터클래스’, ‘프린지 공연’등이 예정돼 있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공연은 대구플루트뮤직페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예매는 티켓링크에서 하면 된다. 공연 관련 자세한 사항은 대구플루트뮤직페어 조직위원회(053-655-2871)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