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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려운 시기, 소상공인에 힘 되고파”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 정인화 세무사에게 따라다니는 세평이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불황 시대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 큰 관심 영역이다. 이미 직접 지출을 줄일 대로 줄였다면 절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경기불황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경제난을 타파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세무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포항에서 ‘정인화 세무회계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정인화 세무사를 지난 22일 만나 세무사의 역할과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세무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세무사는 크게 3가지 일을 한다. 세금신고, 기장대리, 세법컨설팅업무다. 절세방법을 제대로 제시해서 세금신고를 대신해주며 국세청과 사업주와의 통로 역할을 해주는 일이다. 쉽게 설명하면 세금신고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세법을 잘 몰라서 절세할 부분을 놓치기도 해서 전문가인 세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 부가세신고, 종합소득세 신고, 법인 같은 경우 법인세 신고 등을 주 업무로 하며 4대보험 신고, 고용지원금신청 등도 도와준다.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수입과 연결되는 일이다 보니 영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단한 영업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을 하면서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날이 고객의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항상 서비스 마인드로 중무장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면 고객들 또한 믿고 맡겨 주신다.-세무사로서 바람이 있다면?△포항 오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포항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고, 나아가 경북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바람이 있다면 지역사회와 소통이 잘되는 세무사가 되어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플랫폼 역할을 통해 업종별로 도움 될 만한 세무 지식을 널리 제공하여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납세자의 재산과 권익을 보호해주는 일이다. 특히 세법 지식이 부족한 납세자가 부당한 세금부과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도록 해주거나 사후에 구제해주는 일이다. 세무사로서 내가 가진 지식으로 그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세무업계가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본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세무 사업은 기장대리를 주로 운영하고 있기에 포화상태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변화하는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항상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 우리 사무실은 포항 세무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민원인들의 문의가 많은 편인데, 민원인의 귀한 발걸음을 반갑게 여기고 그들의 문제점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세무사는 고객의 절세를 돕는 대표적인 서비스 직종인데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실력’은 물론이고 ‘서비스 정신’까지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결국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므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문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세무사’와 같은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무사로서 제대로 된 세법 지식을 제공해 민원인에게 믿음을 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는다. 다른 경쟁력이라고 하면 국세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을 헤아리고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본인만의 업무 철학이 있다면?△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 오랜 기간 이 업무를 해오며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장님들을 많이 접했다. 세무사는 세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명확한 업무처리가 중요한데, 세금을 더 줄일 수 없을지, 빠진 부분으로 인해 추후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등을 놓고 납세자들은 고민을 많이 하므로 합리적인 방법의 절세를 통해서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법의 울타리 안에서 도움을 드리고 납세자는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나만의 철학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코로나 영향으로 많은 분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개개인이 힘을 내어 어려운 시국을 함께 헤쳐 나가며 포항 소상공인들의 경제가 잘 회복되었으면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살아야 포항 경제도 향상한다. 앞으로도 조세 전문 세무사로서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세무사가 되고 싶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때를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국세청과 납세자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2-23

평범한 일상 속 ‘인간’을 만나다

대구예술발전소는 2021년 첫번째 기획전시 ‘그레이트(Great) 인물’전을 오는 4월 18일까지 1·2전시실에서 연다.대구시립중앙도서관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10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해 생산한 ‘문학과 시각예술’의 컬래버레이션 작품들이다.타이틀 ‘그레이트 인물’은 주체성과 정체성을 갖고 자신만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유명 인사나 위인이 아닌 이 시대 평범한 일상 속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시, 소설, 수필 등 문학 속 등장 인물에서부터 보통 사람을 회화, 설치, 사진, 영상, 조각 등 시각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1층 1전시실에서는 ‘헤세가 들려주는 나비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서옥순 작가의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삶의 방식을 수묵으로 표현한 신영훈작가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2층 2전시실에서는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은 안종일 감독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한영욱 작가는 알루미늄 표면을 날카롭게 긁어내는 정교한 표현기법으로 인물을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김정옥 작가는 박제된 동물들이 있는 투명한 유리관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해 현대인들의 삶 속에 존재하는 벽 안에서 서로를 비추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채온 작가는 초상화를 자신만의 기법으로 완성했다.김서울 작가는 판화를 바탕으로 한 설치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에 숨어 있는 비극과 이를 극복하게 하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해 보여준다. 이상헌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삶의 역사와 기억을 나무 조각에 기록했다. 심윤 작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커다란 화면 속에 과장되고 역설적인 장면들을 표현했고, 장보윤 작가는 경주의 풍경이 담긴 사진과 2개의 영상작품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소멸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이야기한다.전시장 가운데는 전시주제와 관련한 도서들로 구성한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도서과 중심에는 북 타워(Book Tower)를 세웠다. 광장처럼 모든 공간의 중심이 되고, 어디에서든 관람객의 시선이 관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서 마련한 ‘4인 4색’ 사람책 열람 행사를 진행하며, 좌석과 테이블을 마련해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3

포항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 ‘포항고문화연구회’‘古城(고성)-40년 기념호’ 출간

포항의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인 포항고문화연구회(회장 강호진)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답사 결과 등을 정리한 기념호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를 펴냈다.포항고문화연구회는 1980년 포항제철고문화연구회로 활동을 시작해 2003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연구회는 그동안 문화유적 답사와 조사, 발굴현장이나 박물관특별전 관람, 탁본전시회, 문화재 돌봄 봉사, 역사문화세미나, 시민공개강좌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창립 40주년 기념호 ‘고성’은 연구회의 지난 40년간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책은 크게 ‘특별기획’과 ‘논고’, ‘특별기고’로 나뉘어 있다.특별기획에서는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눠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포항의 고려 銅鐘(동종)’은 고려시대 동종의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책은 우선 보물 제1280호인 ‘오어사 동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한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순광(順光)이 만들었다고 제작연도가 명문에 정확히 나와 있어 포항에 남아 있는 종들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조선 현종 8년(1667)에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이 가장 앞서 제작된 종으로 알려졌었다.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일 출토 고려동종’에 대한 사진 촬영과 실측자료도 공개했다. 이 종은 일제강점기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다가 해방 후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국립대구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종의 제작 양식 등을 고려할 때 고려전기인 1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금은 사라진 ‘흥해대사종’에 대한 자료도 담았다. 흥해대사종은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한 종으로 조선시대에 일본 오끼나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908년에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불타버렸다. 현재는 타다 남은 용뉴(龍紐)가 일본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흥해대사종의 온전했던 옛 사진과 자료 등을 확보해 소개했다.논고에서는‘신라의 발전과 묘제(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 ‘고려후기 부도(浮屠)의 풍수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 등을 소개했다.특별기고에서는 초창기 고문으로 활동한 신라문화사연구자 고(故) 윤경렬 선생의 가족사와 경주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기술했다. 또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약탈된 삼국과 통일신라의 기와를 집중 수집한 이우치 컬렉션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한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이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막새의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포항고문화연구회 강호진 회장은 “이번 ‘포항의 고려 동종’특별기획은 고려전기와 중기, 후기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2

포항예술고 숲갤러리전 ‘1718 생각에 미치다’

포항 숲갤러리는 오는 28일까지 포항예술고 학생들의 작품전 ‘1718 생각에 미치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포항예술고 미술과 1, 2학년 학생들이 ‘1718 생각에 미치다’를 주제로 한 한국화, 서양화 등 작품 4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해서도 틈틈이 작업을 해 자유롭지 못한 일상적인 생활과 학교생활의 소극적인 단절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의 생각들을 승화한 작품을 선보인다.전시회에 참여한 1학년 손은우 학생은 “대면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도 꿋꿋이 온라인 수업과 작품활동을 해나가며 예비 작가로서의 자신의 한계를 실험했던 작품이 전시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철진 포항예술고 미술과 부장교사는 “십칠세(17) 십팔세(18)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풋풋하면서도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업이 주는 순수함은 기성작가들이 주지 못하는 또다른 매력이 분명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한편, 숲갤러리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포항산림조합 안에 있으며 카페에 갤러리 겸용으로 운영돼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02-22

포항시, 꿈틀로 입주작가 지속 지원키로

포항시와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을 시 자체 예산을 들여 올해 계속 운용하기로 하고 최근 청포도다방에서 꿈틀로 4기 입주작가들과 활동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은 예술가들의 임대료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활동 기반을 제공하고, 예술가의 역량 강화사업과 시민 문화향유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원도심 재생과 활성화를 이룬 제도다. 시와 문화재단은 2016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모에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았다. 2020년까지 5년간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시한이 지나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해온 포항시는 100% 자체 예산으로 입주작가 지원사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포항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도심 재생을 견인하고 있는 꿈틀로 운영의 지속성과 문화예술창작지구의 선진지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는 판단에서다.올해 꿈틀로 4기 입주작가 모집은 총 41명이 지원했으며 그중 순수 회화, 공예, 도예뿐만 아니라 영화, 커뮤니티아트, 문화예술기획자 등 총 31명을 선정했다. 올해는 특히 장르의 협업이 가능한 작가들의 지원률이 높았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작업실 월 임대료(최대 35만원)와 특성화 간판 제작비(1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꿈틀갤러리 무료 대관 및 입주작가들의 자생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역량강화 사업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꿈틀로는 지금까지 38여명(팀)의 예술가와 단체들이 거쳐갔다. 이들 중 일부는 효자동, 중앙동, 죽도동 일대에 자립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포항에 전혀 연이 없는 청년작가와 문화예술 단체, 공간디자이너, 사업소 등 예술분야의 활동자들이 꿈틀로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늘었다.골목식당 방송 여파 및 북구청 이전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꿈틀로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꿈틀로 건물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5년 동안 꿈틀로 입주 작가의 작업실의 임대료를 동결하거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임대료를 절감해주는 등 그간 예술가와 건물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성과라 볼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은 꿈틀로 조성 6년차를 맞이해 앞으로도 주민관계형성 및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문화적 방식의 주민상생 프로그램과 작가 역량강화 사업, 아트마켓 및 시민 문화교류 프로그램, 작업세계 안정화 및 영향력 발현을 위한 가치생성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예술인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올해는 예술의 다양한 가치가 발현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공동운영단을 구성해 소통과 협의를 통한 꿈틀로 운영방향을 집중 토론하고 문제해결 경험을 배양하는 등 꿈틀로 상생과 자립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 운영체계도 수립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지금은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때”

“넉넉지 않은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히 만남을 줄여가는 차원이 아닌 고립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문경욱 포항 중앙엘림복지재단 열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더더욱 사회통합 차원의 복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위험성과 정책의 시행으로 공공기관들마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시설까지 이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문 복지사를 만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사회복지사는 우리 이웃 중에 특별히 약한 이웃에게 찾아가 그들을 돕고,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복지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모습으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민간복지시설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활동가로 나눌 수 있다. 나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중앙엘림복지재단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엘림소망의집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부모나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 시설에 입소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설이다. 내가 맡은 업무는 총무기획으로 입·퇴소 관리, 상담, 자원봉사자 관리, 시설물 관리, 외부 공모사업 작성, 행정업무 등 그야말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복지사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사회복지사를 하게 된 계기는?△2007년 가을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군산에 있는 나눔의 집이라는 장애인생활공동체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게 되었는데,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을 3일 동안 돌보며, 인생의 대 전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타인을 위해 한 번 살아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길로 가방을 싸서 그 공동체에서 먹고 자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돌보고, 장애인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이런 저의 열정을 보고 나눔의집 김선 원장님께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라고 권면을 하셨고, 군산대 일반대학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가르침 속에서 사회복지학문을 정식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학위과정을 잘 마치고 사회복지사 일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지속적인 자기계발이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장애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때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배우기를 힘썼다.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김일근 회장님으로부터 리더십은 물론 장애를 극복하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웠고, 부산점자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하는 박광문 관장님과는 호형호제하며 시각장애인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축구를 알기 위해 포항스틸러스 U-18 백기태 감독님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았고, 특수체육을 더 알고 싶어 포스짐특수체육센터 홍승찬 대표님께 발달장애인 맞춤형 재활운동을 배우기도 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문화예술복지사로, 장애인체육전문가로, 학생들을 위한 선배 복지사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게 되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봉사자나 후원자가 줄었을 텐데.△그렇다. 봉사자의 수는 2019년 대비하여 90%가 줄었고,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찾아오는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도 현저하게 축소됐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어울려야 하는 존재인데,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사회에 나가 같이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각종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대면·비접촉 각종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복지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포항은 반세기 동안 철강도시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제 포항은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복지문화도시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저력이 있는 포항시의 시민으로서 나는 자부심이 넘친다. 내가 그리고 우리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자발적으로 포항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앞으로의 바람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차별을 받는 일이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지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일하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더 노력해야겠지만, 정부에 있는 공무원 및 모든 국민이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대한민국과 포항의 모습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절망 않되 희망 없는…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

이산하 시인‘나를 찍어라./ 그럼 난/ 네 도끼날에/ 향기를 묻혀주마.’(시 ‘나무’ 전문) 제주 4·3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이후 27세에 쓴 장편 서사시 ‘한라산’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산하(61)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악의 평범성’(창비)에 수록된 시다.‘악의 평범성’은 99년 펴낸 자신의 두 번째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이후 22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시를 쓰고 발표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러야 했던 엄혹한 시절을 통과한 시인은 어느새 노년을 맞이했다. 자신이 맞닥뜨렸던 불의와 불합리와 부정했던 세상은 이제 한결 보드랍고 온화하고 민주적인 표피를 갖췄지만, 양상과 방식이 달라졌을 뿐 여전한 불의와 불합리와 부정투성이다.‘적’의 정체가 분명했던 시절에 격렬히 저항했고, 그러면서 안팎으로 상처를 입으며 벼렸던 시인의 날 선 시선과 감성은 겉으로는 안온한 일상으로 포장됐다. 신작 시집에는 그런 그가 오늘날의 ‘적’을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켜 어떻게 다시 빛을 발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편들이 빼곡하다. 자신을 찍을 도끼날에 오히려 향기를 묻혀주겠다는 ‘나무’의 자세로 시를 쓰는 시인 이산하.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는 그의 이번 시집은 아직도 열렬하게 살아 있는,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으로 읽힌다.광주항쟁의 피해자를 비아냥하고, 세월호 사건 피해 학생을 조롱하는 듯한 SNS의 글에 환호하는 이들이 “모두 한 번쯤 내 옷깃을 스쳤을 우리 이웃”임을 알기에 “가장 보이지 않는 범인은 내 안의 또 다른 나”(‘악의 평범성1’)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악’은 결코 비범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하기에 어쩌면 더 악랄해지고 지독해졌으리라. 이런 ‘악’을 양산하는 사회구조는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노동을 천시하는 변질된 자본주의의 모순을 기반으로 한다. “자본주의는 위기 때마다 새로운 가면을 쓰며 폭주하고 있다./맑스의 자본론이 오히려 예방주사가 되었는지도 모른다”(‘엥겔스의 여우사냥’)는 시인의 통찰이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해설을 쓴 김수이 평론가의 말대로 이산하의 이번 시집은 “최근 시단에서 찾기 힘든, 거시 역사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시집이다. 김 평론가는 이 시집이 세 가지 유형의 바퀴를 그린다고 해석한다.첫째,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으로서의 수레바퀴로 ‘자본론과 진화론’(‘엥겔스의 여우사냥’)으로 대표되는 바퀴이다. 둘째는 역사를 피로 물들여온 악의 평범성, 즉 인간을 살상하는 끊임없는 폭력의 바퀴로 “한국전쟁 때 미군 지프에 깔려 죽은/북한 인민군들 머리와 몸의 바퀴 자국이 마치 지퍼 무늬 같다고 해서”(‘지퍼헤드2’) 생긴 ‘지퍼헤드’라는 표현으로 상징된다. 셋째, 꿈과 신념이 잿더미가 된 세상에서도 인간이 두 손으로 굴리는 삶의 바퀴이다. “두 바퀴를 두 손으로 직접 굴리는 이 휠체어는/천천히 손에 힘을 주는 만큼만 바퀴 자국을 남긴다”(‘산수유 씨앗’)에서 휠체어 바퀴 자국은 앞세대와 뒷세대,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어져야 하며, 인간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려준다고 해석한다. 타인과 함께하는 발걸음이다.포항 출신인 이산하 시인은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82년 필명 ‘이륭’으로 ‘시운동’에 연작시 ‘존재의 놀이’를 발표해 등단한 뒤 시집 ‘한라산’,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번역시집 ‘살아남은 자의 아픔’, ‘체 게바라 시집’ 등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8

진정한 어른이 가져야 할 교양… 5가지 개념 ‘생각의 기술’로 풀어내

‘어른의 교양’(21세기북스)은 기술 정책학자이자 기업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쓴 어른을 위한 교양서다.어른의 교양이란 나이를 벗어나 진정한 어른으로서 품위를 갖추고자 하는 사람이 쌓아야 할 최소한의 소양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평판이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머리로 사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생각의 기술’이야말로 어른이 가져야 할 교양이다.저자 천영준 씨는 ‘어른의 교양’을 통해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등 5가지 개념을 ‘생각의 기술’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어 설명해준다.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법(철학)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법(예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법(역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정치), 인간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법(경제)까지 불확실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지적 무기를 찾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 애덤 스미스까지 희대의 사상가 30인의 삶과 생각을 만나 볼 수 있다.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전략적 비관의 기술을 익히라고 외친 세네카, 자신만의 시선과 기법으로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호크니, 유산계급 출신임에도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마르크스, 경제 현상을 받아들이는 군중 심리의 중요성을 증명한 실러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생각의 거장들은 절대 지름길이나 편법을 허용하지 않는다.저자는 “정신의 허벅다리에 근육을 붙이고 제 길로 정상까지 오라”고 요구한다. “너 자신의 생각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그 힘으로 일어서라”고, “누군가의 위로에 의지하는 아이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라”고 말한다. 또 ‘현대의 고전으로 남을 만한 거장’으로 영국 실용주의 정치의 대표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행동경제학의 거두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니엘 카너먼을 꼽는다. 이들이 실생활 문제를 풀어나가며 적용한 생각의 기술에 대해 풀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8

음악으로 전하는 새해 인사

2021년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첫 공연인 ‘포항시립교향악단 신년인사’가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공연 형식으로 개최된다.18일 저녁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기획연주는 현악 합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헌정의 지휘 아래 40여 명의 포항시향 현악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앙상블을 이룰 예정이다.첫 곡은 로시니의 ‘현악을 위한 소나타 3번’이다.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로시니가 12살 때 작곡한 작품으로 현악 17명이 연주에 참여한다. 로시니의 밝고 경쾌한 음악이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두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목관 8중주 작품번호 388’이다. 목관 8중주는 사실 흔치 않은 연주로 이번 신년인사 연주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 같은 공연이다. 이 곡은 ‘세레나데(연인의 창가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사랑의 노래) 12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이어 열리는 무대에서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를 현악 43명이 연주한다.타이스의 ‘명상곡’은 프랑스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쥘 마스네의 3막 오페라 ‘타이스’에서 2막의 1장과 2장 사이에 등장하는 명곡이다. 기원전 4세기경 이집트를 배경으로 수도사 아타나엘과 무희 타이스의 사랑을 그린 이 오페라에서 ‘명상곡’은 유혹을 뿌리치고 경건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아타나엘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타이스 명상곡’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앙코르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바이올린 솔로는 객원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조가현이 맡았다.‘안단테 칸타빌레’는 1871년에 만들어진 차이콥스키의 ‘현악 4중주’ 1번 중 2악장으로 걸작이다. 정제된 슬라브 정서가 아름답게 표현된 명작이어서 수많은 버전으로 편곡됐는데 이번 연주회에서는 현악 합주로 연주된다. 차이콥스키가 러시아의 지방을 여행하다 들은 멜로디를 채보한 작품인데 처절하도록 애절한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다.피날레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로 장식한다.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대표작인 ‘사랑의 인사’는 제목 그대로 사랑이란 감정의 아름다움을 따뜻하게 그린 곡이다. 1888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만든 것으로, 후에 자신의 아내가 된 약혼녀 캐롤라인 앨리스에게 바친 곡이다. ‘사랑의 인사’는 주로 독주 형태로 많이 연주하는데 이번 연주에서는 관현악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개최하는 이번 연주회는 실시간 생중계인 만큼 시민들에게 대면 공연만큼이나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시간 생중계 공연이 끝난 뒤에도 녹화물을 유튜브에 게시할 예정인 만큼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이번 연주회는 유튜브에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인사’로 검색해 감상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7

“여성 취·창업 고민이라면 문 두드리세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은 직무능력 개발과 지역산업 연계형 교육을 통해 여성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28일까지 2021년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여성일자리본부 산학연계 과정을 비롯한 8개 과정 교육생을 모집한다.산학연계과정은 3D프린팅 및 코딩전문인력 양성(금오공과대 산학협력단), 6차산업기반 수제맥주플라워음료 전문가 및 체험프로그램 운영인력 양성(대경대 평생교육원), 드론지도사 및 드론촬영 전문가 양성(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 온라인 쇼핑몰여성창업자 양성(김천대 산학협력단), 메이커인스트럭터 양성(대구대 산학협력단)이 운영될 예정이다. 예천 제2행정타운에 소재한 경북여성가족플라자에서는 인디자인을 활용한 1인 출판·편집전문가, 1인가구 전성시대 여성주택수리 전문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조리, 전산사무, SNS창업실무 분야 과정도 준비중이다.모집대상은 도내 주민등록을 둔 미취업 상태의, 취업 및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이다. 교육과정은 최장 8개월에서 1개월 까지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교육을 통해서 지속가능한 여성일자리 창출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나이를 막론하고 취업 및 창업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교육관련 정보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여성일자리본부(www.gbwomanjob.com)에 문의(054-650-7980)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7

“시낭송은 소리꾼이 노래 부르는 것과 같아”

“시낭송(詩朗誦)이 주는 즐거움을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박선옥 시낭송가는 ‘포항시낭송협회(포시낭협)’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다. 2011년 14명의 회원이 ‘심산서옥’에서 시작한 포시낭협은 지금은 39명의 회원이 ‘문화 소통과 공감’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낭송을 통한 자기 계발과 회원 상호 간의 유대 강화, 시낭송 문화 나눔 활동을 통한 사회봉사와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해 매년 시낭송 공개 발표회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비공개 시낭송 발표회를 치르고 있다.요즘은 페이스북에 낭독시를 올리는 재미로 일상을 보낸다는 박 시낭송가를 지난 15일 만났다.-시낭송을 소개한다면.△시낭송은 소리의 예술이다. 랑(朗)은 ‘밝은 소리로 또랑또랑하다’의 의미이고 송(誦)은 ‘외우다’의 의미이다. 즉 시낭송은 ‘밝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외우는 것’을 말한다. 시낭송은 소리꾼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낭송자가 시를 목소리에 실어 독창적인 해석과 가락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시적 감동을 울림으로 받게 하는 것이다.-시낭송가로서 출중한 기량과 다양한 직업적 활동 영역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출중하단 말은 과찬이다.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 동화구연, 연극, 시낭송을 배웠고 지금은 독서지도사로 일하고 있다. 앞선 경험들은 독서지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시낭송은 한 글자마다 감정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연습만이 최선의 길이며 낭송자가 먼저 시를 읊으면서 감동을 해야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개별적으로 작업 활동을 하는지.△매년 포항문인협회와 포항시립도서관, 포시낭협 등 문학과 문화 단체에서 작가 초청 강연이 있을 때 시낭송, 소설낭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윤보영 시인, 오낙율 시인, 이종관 시인의 시를 전문적으로 녹음하는 공동작업에도 참여했었다.-코로나19로 시낭송회가 자주 열리지 못해 아쉬움이 클 텐데.△작년에 포시낭협은 정모를 5회밖에 못 했으며 개인 활동을 하는 시낭송가들은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회원들은 SNS에 자신의 시낭송 동영상을 올리거나 매주 화요일마다 자유롭게 애송시를 올려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시낭송 하면 가만히 서서 시를 읊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혹시 다른 연출 방법도 있나.△시낭송으로 연출할 수 있는 무대는 다양하다. 낭송자가 혼자냐, 여럿이냐에 따라 독송과 합송으로 나눌 수 있고, 시를 어떤 장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시 노래, 시극, 시 퍼포먼스, 시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나눌 수 있다.-시낭송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 시낭송 객석에서 나온 다양한 반응 얘기를 듣고 싶다.△시낭송은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 낭송가가 시에 녹아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잘 품었다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음성, 표정, 몸짓으로 낭송하면 관객들을 울리고 웃길 수 있다.발표회 때 보면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한다. 몰입하는 경우에는 숨을 죽이면서 낭송을 듣는다. 관객들은 다양한 연출에 놀랐고 시에 공감을 하면서 힐링이 되었다고 말한다. 3년 전 시극에서 국수를 팔았는데 그때의 대사와 시가 아직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감동의 여운이 컸던 모양이다.-시낭송으로 관객을 울릴 수 있다니, 예를 들면 어떤 시인가?△대부분 가족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이 있는 시들이다. 여국현 시인의 ‘길고양이, 울다’는 아버지에 대한 시인데 여국현 시인뿐만 아니라 회원들, 관객들을 모두 울렸던 시였다.-동화 구연과 연극인으로도 활동했는데 시낭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시낭송을 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고른 시를 읊다 보면 저절로 마음의 치유가 되고 기쁨이 배가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좋다. 동화구연과 연극 역시 매력적인 활동이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여건상 활동하기가 어렵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우리의 생활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고 있다. 모임을 zoom, 리모트미팅 등 비대면 화상으로 개최하고 있고 SNS에 자신의 활동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SNS를 통해 시낭송뿐만 아니라 수필, 소설, 자기 계발서 등 좋은 글들을 낭독하여 많은 분께 위안과 용기를 주면서 행복 나눔을 하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되어 무대에서 시낭송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6

대구문예회관 기획 전시 ‘아트in대구 오픈리그’

대구문화예술회관은 16일부터 기획 전시 ‘아트in대구 오픈리그’전을 열고 있다. 1부는 16일부터 27일까지, 2부는 3월 2일부터 3월 1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선보인다.지역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고, 작가들의 숨은 노력과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는 이 전시는 당초 지난해 2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비상 상황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다.참여 작가는 1부 조무준, 변보은, 허지안, 방규태, 박미숙, 2부 이명재, 꼼짝(김영채, 최민경), 유명수, 이봉기, 티안(안태영) 등 10명이다. 중견작가와 20대 젊은 작가 등이 포함됐다.조무준은 2018년 작고했다. 그림을 배우지 않았으나 손주들을 돌보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 종이에 색펜으로 그린 작품에서는 꽃, 나무, 풀 등 식물과 벌, 나비, 토끼 등 동물이 어우러진 순수한 기쁨과 명랑함이 깃들어 있는 세계가 펼쳐진다.변보은은 ‘보이는 세포, 보고 싶은 생명’이라는 주제로 비가시적인 식물 세포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은 세라믹 부조 형식의 작품을 제작한다. 작품을 벽면에 설치, 숲과 식물의 이미지로 구성할 예정이다.방규태는 기억과 관련된 현상에 집중하면서 ‘기억된 나’와 ‘기억된 순간의 나’의 간극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를 색상과 문양 등으로 변화를 주어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억을 이미지화한 캔버스 작품들과 작품 속 캐릭터들을 3D프로그램으로 입체 설계하여 출력한 작품을 출품한다.꼼짝(김영채·최민경)은 부부작가다. 애니메이션과 생활 주변의 친숙한 재료로 입체 작품을 제작한다. ‘우리가 사는 곳’이라는 주제로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과 즐거움을 표현한다이봉기는 회화와 조형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것을 과제로 회화의 본질을 찾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순수 추상표현주의 계열 형식의 작품으로 자신의 삶을 둘러싼 공간의 이미지를 순수 조형으로 해석했다.티안은 유화 평면 작품을 배경으로 그 위에 디지털 미디어 영상 작업을 병행한 작품을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 때는 찬란했던’을 주제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과 사회의 모습을 표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6

인기 웹툰 ‘바나나툰’ 작가 와나나 초청

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오는 24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인기 웹툰 ‘바나나툰’작가 와나나(필명)를 초청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 포스터웹툰창작체험관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강연은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생중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된 ‘바나나툰’은 20대 젊은이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일상 개그물로 자신의 생활을 개그로 승화시켜 지친 청년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줬다. 또한,‘바나나툰’의 저자 와나나(정해완) 작가는 1인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며 약 3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웹툰 작가가 된 계기, ‘바나나툰’을 그리기까지의 과정 등 웹툰작가 지망생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강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50명의 인원을 제한해 진행되며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와나나 작가에게 궁금한 점은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댓글에서 질문할 수 있고, 채택된 질문자에게는 작가의 사인 등 소정의 상품을 전달할 예정이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힘든 시기를 견뎌낸 포항시민들에게 힐링과 치유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일상에 지친 모든 젊은이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웃음을 되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5

대구문화재단 올 첫 기획 전시 ‘인류세’

(재)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범어아트스트리트는 올해 첫 기획전시 ‘인류세(ANTHEOPOCENE_Save Our Planet)’를 16일부터 4월 11일까지 연다. 인류세는 2000년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인류의 자연 파괴로 인한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한다.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5명이 기후 변화·환경 오염의 위기와 그 아슬아슬한 현재를 기록한 사진 100여 점을 선보인다.참여 작가 하셈샤케리는 이란 출신이다. 그는 불모의 사막이 돼버린 이란 시스탄·발루체스탄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로 메말라 버린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영국에서 온 맨디 바커는 플라스틱이 해양 생물과 인간에게 미치는 해로움을 강조한‘바다를 뒤덮은 존재’등을 선보인다.벨기에 작가 닉 하네스의 작품‘기쁨의 정원’은 두바이의 도시화 문제를 지적한다. 실내 정원과 얼음 카페 등 덥고 건조한 두바이의 자연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들이 눈길을 끈다.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이대성은 몽골 사막화를 현대 예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중국 작가인 장커춘은 자연이 도시화로 인해 변해가는 지점을 조명했다.이번 전시 기획은 석재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표가 맡았다. 석 대표는 2006년·2014년 대구사진비엔날레와 지난해 부산국제사진제 주제전 기획을 담당하기도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5

랜선으로 즐기는 전통예술의 향연

(재)포항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한 창극뮤지컬 ‘전설-그들의 이야기’가 16~18일 3일간 포항문화재단 유튜브로 공개된다. 코로나19로 문화 향유 기회가 줄어든 시민들에게 언택트 공연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창극뮤지컬 ‘전설-그들의 이야기‘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문예회관 기획·제작 프로그램’ 에 선정돼 제작됐다.포항시무형문화재이수자협회 이수자 15명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2차례 연기되는 어려움 끝에 비대면 영상 촬영으로 진행돼 온라인으로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지난 6개월 동안 출연자들과 제작진 등의 공연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연습과 공연 제작에 참여했다. 또한 관객이 없는 빈 객석에서 카메라를 마주하며 무대를 펼쳐간 ‘전설-그들의 이야기’ 출연자들은 어색한 환경 속에서도 열연을 펼쳤다.이번 창극뮤지컬 ‘전설-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고 잘 알지 못했던 전통 무형문화재를 쉽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풀어낸 포항의 예술인과 제작 스태프들이 만들어낸 창작 전통 악극이다.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이 그려내는 살풀이춤, 가야금병창, 대금정악, 정가, 고법, 판소리, 택견과 침선, 자수, 궁시의 전통공예가 어우러진 전통예술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이 기획· 제작한 창극뮤지컬 ‘전설-그들의 이야기’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첫 번째 공연 ‘효시: 전설의 시작‘의 내용은 이수자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으로, 이수자가 되기 위한 과정과 역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두 번째 공연 ‘춘심홍전’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전우치전을 각색하여 전통의 음악과 몸짓을 극화한 작품이다. 춘향·몽룡·변학도·심청·뺑덕·흥부·전우치·향단이 등 여러 고전극의 인물들이 색다른 캐릭터로 한 무대에 등장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세 번째 공연 ‘전설: 그들의 이야기’는 첫 번째 공연 ‘효시’와 두 번째 공연 ‘춘심홍전’이 합쳐진 작품이다. 무형문화재 전승자(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조교, 이수자 등을 통칭)들이 열연을 펼친다.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 박창준 팀장은 “창극뮤지컬 ‘전설- 그들의 이야기’공연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포항시민들에게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공연 영상은 16, 17일 오후 6시 30분 ‘효시: 전설의 시작‘, 7시 30분 ‘춘심홍전’, 그리고 18일 오후 7시 30분 ‘전설: 그들의 이야기’를 포항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2-15

1920~50년대 작가 64인 작품 140여 점 선보여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지역의 근대미술을 조명하는 ‘때와 땅’ 기념전을 오는 5월 30일까지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대구 근대미술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대구에 서양화구가 들어온 1920년대부터 6·25동란의 상흔을 극복하는 1950년대까지의 미술사를 다룬다.대구는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 중 하나다. 시대정신을 나타내기 위해 이번 기념전시회의 명칭을 ‘때와 땅’으로 정했다.작가 64인의 140여점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의미에서 벗어나 일제강점기 시대적 고난에 맞선 근대 예술가들의 민족정신을 엿본다.전시는 크게 5개 부문으로 구성했다.첫 번째 구성 ‘예술과 함께 사회와 함께’에서는 대구의 전통 서화가 미술로 돼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3·1운동의 여운이 남아있던 1920년대 미술세계를 볼 수 있다. 특히 1920년대 대구에 서양화구를 처음 들여온 이로 알려진 이상정의 활동이 전시된다.이상정(1896~1947)은 시인 이상화의 형이자 중국군 장교로 복무한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1923년 대구에 미술연구소 벽동사를 설립, 미술 연구와 교육을 했다. 중국으로 망명 후 전각에 심취한 이상정의 전각을 모아 편집한 인보집 2종을 소개한다. 문학적 소양과 미술에 대한 이상을 담은 글도 볼 수 있다.두 번째 ‘대구 근대의 색’에서는 서양화 도입 후 대구 최초의 양화 전문단체인 향토회도 만날 수 있다. 김용준 등의 평론가들의 주장으로 향토성 논쟁이 일던 1930년 설립된 향토회의 특징과 이를 이끈 화가들의 면면을 보여준다.세 번째 ‘이인성과 이쾌대’에서는 대구가 낳은 한국화단의 대표작가 이인성과 이쾌대의 작품들을 통해 1930~40년대 일제강점기 전후 격동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들은 수창학교 동창으로 이인성은 1930년대, 이쾌대는 1940년대가 절정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1934), ‘경주의 산곡에서’(1935) 중 붉은 흙은 민족이 겪는 비애의 정서를 나타낸다. 붉은 흙은 조국, 즉 땅에 대한 사랑이며 땅이 가진 생명력을 상징한다.이쾌대의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1940년대 말)은 풍요롭고 평화로운 마을을 배경으로 당당하게 서서 정면을 응시하며 휘날리는 바람을 맞고 있다. 혼란스러운 현실 반영과 동시에 극복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던진다.네 번째 ‘회화 전문(專門)에 들다’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 미술의 영향도 함께 들여다본다.회화 외에도 피란 예술가와 대구 작가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여러 기록들도 공개한다.다섯째 ‘피난지 대구의 예술’에서는 이상화, 현진건, 윤복진 등 화가와 서병오, 서동균, 이인성 등 지역 작가의 교류를 보여주는 여러 저서 등을 전시한다.격동기에 근대미술을 지킨 작가들의 유족 인터뷰와 대구 1세대 미술사가인 권원순의 인터뷰 등도 마주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4

“모두에게 관광의 봄이 왔으면…”

“모두가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고 관광의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순영 수필가는 위로를 주는 작품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지만,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로도 잘 알려진 문인이다. 이 작가는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일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2021년 새해를 맞아 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는 그를 지난 13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문화관광해설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문화관광해설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해설사들이 하는 일은 관광객들에게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즐겁고 유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설사의 서비스를 체험한 관광객들은 재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해설사의 역할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해설사를 한 계기는?△글을 쓰면서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신라사를 중심으로 역사 공부를 하면서 포항의 역사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어릴 때는 몰랐던 내 고장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자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는 일도 재미있었다. 국내 여행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국립경주박물관 전시실과 신라 유적지를 해설하면서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모집에 응모하여 포항시 해설사가 되었다.- 그동안 보람 있었거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해설을 들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가 된다’는 말을 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기뻐할 때 보람을 느낀다.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의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발표한 관광지나 유적지 소개 글과 사진들의 많은 조회 수를 확인할 때도 보람이 있다. 여행기를 보고 그 길을 그대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긍심도 갖게 된다. 힘들게 느껴지는 때도 없지 않다. 해설 예약을 해놓고 아무 말 없이 오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일정이 변경되어 올 수 없을 경우나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거나 일찍 도착할 경우에도 연락을 미리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관광객들은 여행지에서 불편하거나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해설사에게 폭언으로 항의하기도 한다. 관광객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설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관광객의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불만을 들어 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음이 편치 않다.-지속적인 자기개발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관심 분야의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현장을 답사한다. 자료집 내용과 현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동일한 대상도 학자마다 다르게 주장하기도 한다. 해설사는 한 가지 주장만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주장도 함께 들려준다. 다양한 자료집을 보고 공부한 만큼 풍부한 해설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설사들은 늘 공부하고 준비한다.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변화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중앙지와 지방지 두 가지 신문을 구독한다.-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많지 않을 텐데.△코로나19로 인해 단체관광객은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개별관광객들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관광 분야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 관광객이 없으면 지역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진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의 왕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활기찬 도시가 된다. 마스크 벗고 환하게 웃는 밝은 얼굴을 대하던 일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문화관광 해설 서비스는 어떻게 받을 수 있나.△관광지나 유적지에서 직접 해설을 요청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포항시청 관광산업과(054-270-2374)에 전화해서 예약한 후, 현장에서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관광 선진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개별 여행을 선호하며 산이나 바다, 강을 찾아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포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시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포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만족한 여행을 하고 돌아갔다가 재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앞으로 바람이 있다면.△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이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시기가 빨리 지나가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새봄이 오고 벚꽃 만발하면 마스크 벗고 가벼운 발걸음들이 거리에 가득해지기를 소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4

“시는 내게 아무것도 아니면서 아무것이다”

조혜경 시인은 포항 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 동인회 ‘푸른시’의 막내 회원이다. ‘푸른시’는 1999년 포항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이 결성한 순수시 동인회로서 현재는 8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변방의 지역적 한계를 순수하고 올곧은 ‘시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푸른시’는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이미 문단에서 널리 알려진 동인 모임이다.조 시인은 지난 2017년에 회원이 됐다. 그는 경험에 뿌리내린 시들을 주로 쓴다. 고향인 영덕 축산 바다와 음식,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최근 펴낸 동인지 19호에 수록된 그의 시 ‘검은 짜장면’ 등 8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조 시인을 만나 근황을 들었다.- 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책상에서 ‘샘터’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그때 처음 ‘시’를 만났다. 동시는 글자 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읽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줄거리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한편 한편이 매번 새로운 글이었고 새로운 세계였다.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인 권태응 선생님의 ‘감자꽃’은 내가 아는 감자는 분명한데 전혀 다른 감자로 다가왔다. 그때까지 내가 먹었던 보리밥 안에 굴러다니는 식은 거무튀튀한 감자가 아니라 명랑하고 즐거운 감자였던 것이다. 시가 최소의 단어들로 만들어진 문장으로써 사람들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는 다 몰랐겠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시를 좋아하고 쓰기 시작했다.- 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시는 무엇이기도 하고 무엇이 아니기도 하다. 무척 애매하다. 나는 아직도 시가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노래도 되었다가 기도도 되었다가 어느 날은 나를 천 길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진흙으로 가득 찬 진창에 뒹굴게 하다가도 신기하게도 단박에 저 우주로 한없이 솟구치게도 하니 시는 ‘그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다’고 말하면 답이 될 수 있을까. 시도 그렇지만 시인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것이다’라고 명확하게 구분을 짓지 않는 것이 나는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 시인이다. 옳고 그름도 그렇지 않은가. 모두가 다 옳을 수는 없듯 모두가 다 틀릴 수도 없다. 그래서 시인은 어느 한쪽 편에만 서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누구의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시도 시인도 세상을 삶을 당신을 홀로 두지 않는다. 언제나 당신 편이다. 그렇다면 ‘시는 내 편’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푸른시’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푸른시’는 2004년에 처음 알게 되었다. 2004년 ‘문학이 있는 목요일’이라는 포항문인협회 소속 문예아카데미 강좌에 등록을 했다. 그 곳에서 ‘푸른시’ 동인인 선생님들이 시 창작에 관한 강의를 담당하셨다. 그때부터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멀리서 가만히 좋아하는 한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을 짝사랑만 해 온 내게 지금의 ‘푸른시’ 회장인 김말화 시인이 함께 동인을 하자고 제안을 해왔다. 오래 고민했었다. 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부모님이다. 나를 시의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푸른시’ 선생님들이다. 시를 잘 쓰든 그렇지 못하든 나는 ‘푸른시’의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해도 좋다.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다”는 ‘푸른시’의 슬로건처럼 ‘푸른’이 주는 ‘살림과 생명’의 시의 바다에서 서툰 헤엄이라도 오랫동안 치고 싶다.-‘푸른시’에 들어가서 어떤 점이 좋았나.△다른 장르의 예술도 또한 그렇지만 문학의 한 분야인 시도 협업이 가능하지 않다. 소설은 책상 앞에 묵직하게 자리 잡은 엉덩이가 반은 책임진다고 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어야 하지만 시로 남을 수 있는 것을 거르는 데는 소설과 같다. 혼자서 긴 시간을 끙끙거리고 쩔쩔매기가 일쑤다. ‘푸른시’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라는 형식을 빌려 합평회를 갖는다. 그 시간을 통해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며 숨을 고른다. 합평회를 거친 시는 결이 달라진다. 시를 보는 눈도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푸른시’는 시의 도반(道伴)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우리에겐 시의 길이다. ‘푸른’을 묻힌 처음의 길이다. 철저하게 혼자이지만 그런 혼자들이 여럿인 거다. 그것이 우리 ‘푸른시’의 힘이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좋은 시를 쓰고 싶다. 혀의 윗부분에 돌기처럼 돋아난 부분을 미뢰라고 한다. 내 시에 그런 미뢰가 많이 있기를 바란다. 시는 시인이 내놓은 경험의 미뢰들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돌기를 시인의 시와 맞물려 보는 것이다. 그 맞물림이 많으면 짧은 몇 행의 시에서도 많은 책을 읽은 것 이상의 마음이 일렁인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자주 일렁이기를 바란다. 나는 익숙하고 잘 아는 것을 쓰려고 한다. 사소한 것, 오래된 것, 나달나달 보풀이 이는 것, 그 보풀을 손끝으로 잡아채는 것, 식구들, 이웃들, 그들이 내 시의 처음이다. 나는 그 처음을 끝까지 가져갈 것이다. 그 마음을 ‘시’라는 신화로 만들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9

19∼21C 한국근현대 미술작품 집중 조명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 새해 첫 기획전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전이 1,2, 3 전시실 및 초헌장두건관에서 9일부터 열린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미술 작품을 집중 조명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대전시립미술관 등 우리나라 주요 공사립 미술관·박물관 소장품들을 빌려온 이번 전시는 조선 말기 장승업부터 오늘날 임옥상까지 37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회화 및 조각 작품 61점, 당대 교과서 및 간행물 70여 점, 1930~60년대 한국 흑백 영화 4점을 선보인다.1전시실에서는 일제 강점기 조선 정통회화의 계승과 서구 조형기법의 이식으로 형성된 근대회화를 살핀다. 조선 말기 장승업과 그의 제자 조석진과 안중식, 이상범, 노수현 그리고 서구식 근대미술 양식을 이어받은 이종우, 나혜석, 구본웅, 배운성, 오지호의 작품을 통해 한국 근대미술의 탄생 현장을 만날 수 있다.2층 초헌장두건관에서는 이식된 미술형식이 증식해 해방 이후 한국적 향토성을 기반으로 생활 감정의 서정성을 담아낸 박수근, 김환기, 권진규, 장욱진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2전시실에서는 전쟁 이후 존재론적 고민을 이어갔던 작가들과 한국에서 태동한 미술사조로 미적 이상을 추구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선보인다.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을 이룬 단색화의 주역 윤형근, 정창섭, 정상화, 박서보 등의 작품과 전통성과 현대성 사이에서 조형적 실험을 펼쳐냈던 곽인식과 이응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1960년대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실존주의적 문제를 다룬 백남준, 박석원, 송영수, 오종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3전시실에서는 사회 참여적 미술 현장을 끌어와 냉혹하고 참담했던 현실을 인식하고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한 오윤과 임옥상 그리고 류인과 구본주의 작품을 조명한다.이번 전시와 연계한 교육 체험 전시도 4전시실에서 열린다. 교육체험전 ‘모도리 예술가’에서는 20세기를 4개의 섹션으로 나눠 서구 문화의 유입부터 미술 단체 설립, 추상 미술의 태동 그리고 민중미술까지의 양상을 살펴본다. 또한 상설체험 프로그램 ‘세계로 나간 작가들’, ‘나만의 미술단체 창립 선언문 만들기’의 결과물을 전시실 내에 공유해 관람객의 능동적인 전시 참여를 이끌어내고 한국근현대미술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체험전시 제목‘모도리’는 ‘빈틈없이 아주 야무진 사람’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모도리 예술가’는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4·19 혁명 등 파란의 시대에 예술 활동을 이어나간 한국근현대 작가와 이번 체험 전시에 참여하는 관람객 모두를 의미한다.1900~1980년대까지 전람회, 미술단체, 비평 등의 미술사 주요 사건을 신문 형식으로 재구성해 근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전과 교육체험전‘모도리 예술가’는 오는 5월 9일까지 계속된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관 이래 처음 소개하는 한국근현대미술 전시이자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미술의 언어로 위로를 전하고자 마련됐다”며 “한국근현대미술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회화, 조각 작품 외에도 무성 영화, 흑백 영화, 기타 간행물 자료 그리고 교육체험전의 상설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전시를 풍요롭게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사항에 따라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30명으로 제한해 ‘거리두기 전시 관람’으로 운영한다. 예약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간단한 회원가입 후 가능하다. 설날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설날 당일 12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8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다

대구미술관이 2021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걸어온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10년을 계획했다. 미술관은 올해 슬로건을 ‘공감의 미술관, 하이 터치 뮤지엄(High Touch Muse um)’으로 정하고 다양한 계층이 시공간을 넘어 미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전시, 교육, 이벤트를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한 미술 플랫폼을 구축한다.‘하이 터치’는 고도의 기술을 도입할수록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찾게 된다는 미래학자 폰 네이스비츠 저서 ‘메가 트렌드’에서 인용한 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고도의 기술과 감성을 융합한 콘텐츠를 개발, 미술향유 격차를 줄이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대구미술관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올해 대구미술관에서 만날 전시는 모두 9개다.2월 9일부터 6월 13일까지 선보이는 개관 10주년 기념전 ‘대구의 근대미술: 때와 땅’은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근대기 대구 미술을 조명한다. 이인성의 ‘경주의 산곡에서’, 이쾌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을 비롯해 서병오, 서동균, 김용조, 박명조, 김수명, 주경 등 한국근대미술 주요 작가 70여명의 작품 140여점을 통해 대구 미술의 역사에서 근대적 선각자들이 품었던 ‘시대의식’과 민족의식‘을 살핀다.또 개관 과정과 이후 10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개관 10주년 기념 아카이브전 ‘첫 번째 10년’에서는 대구미술관 역사를 담은 사진, 인터뷰, 문서, 과거 리플릿, 자료 증 입체적 아카이브를 2월 23일부터 6월 27일까지 보여준다.이어 대구미술관의 야심찬 기획전인 ‘대구포럼’은 국내외 동시대 작가를 소개함으로써 대구미술의 세계화를 촉진하고 관람객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대구포럼’의 주제는 ‘Since 1974’로, 1974년은 제1회 대구현대미술제가 처음 열린 해로 대구현대미술제의 정신적 유산과 남겨진 과제를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6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다.10월에는 세계 최고 미술재단인 매그재단과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다이얼로그: 대구미술관&매그재단 미술관’을 선보인다. 전시는 ‘인간성 회복’과 ‘미술의 본질적 물음’을 주제로 두 기관의 소장품이 문답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코메티, 샤갈, 미로 등 전후 유럽미술의 정수와 곽훈, 이강소, 이명미, 정점식 등 대구미술관 주요 소장품을 10월 19일부터 2022년 3월 27일까지 만날 수 있다.이와 함께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다티스트’(DArtist)는 대구의 전도유망한 중견작가와 원로작가를 조명하는 전시로, 정은주, 차규선, 차계남 작가의 개인전을 2월 2일부터 5월 23일까지 선보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8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귀비고 기획전’ 연장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오는 14일까지 열기로 했던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 기획전 ‘들락날락-들물과 날물처럼 흘러온 동시대 연오·세오의 발자국’(이하, ‘들락날락’)을 3월 28일까지 연장한다.‘들락날락’은 지난해 12월 4일 개막해 열흘간 운영하다 12월 15일 코로나19 임시휴관으로 중단됐다가 1월 21일 재개했다. 임시휴관 기간 동안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을 찾아 온 관광객 중 기획전을 보지 못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쇄도해 기획전에 대해 관심을 가진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 연장을 결정했다.귀비고 기획전 ‘들락날락’은 일연의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이주설화로 받아들이고 포항시 승격 후 70년 세월 동안 포항을 살다 떠난 전출자들, 타 지역에 살다 포항을 찾아온 전입자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찾아오는 과정들을 지켜보며 꾸준히 삶을 일궈온 토박이 등 포항을 둘러싸고 들락날락하는 움직임 속에서 묵묵히 포항을 지켜온 사람들의 축적된 삶을 조명한다. 설화 속 연오·세오가 보여준 포용과 환대의 정신을 통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염원을 전하고 있다.전시는 유물 디스플레이나 지식전달의 기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전시기법을 벗어나 포항과 관련해 ‘들락날락하는 삶’과 연관된 실제 이야기들을 70가지 사례를 수집해 다큐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신발(新發)-새롭게 나아가다’, 포항의 대표성 있는 전입·전출·토박이로 선정된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인 김동연씨 등 다섯 사람의 대화의 장을 미디어아트로 구상하는 ‘들물과 날물, 씨실과 날실이 되어’ 등 미디어 아트, 개념 미술, 빛을 매개로 한 시각 디자인 등을 활용해 전시 메시지를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침체되고 어려운 시기에 포용과 환대의 정신을 담은 전시에 걸맞게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고향과 객지, 그리움과 도전이 담겨있는 귀비고 기획전 관람을 통해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마음에 힐링을 주고 삶에 용기를 얻으며 다녀가시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7

‘새해엔 다문화 여성들 좀 더 돕고 싶어”

“요즘은 이웃들과 나눠 먹을 전통과자와 떡 만들며 새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영덕에 사는 김경숙(70) 씨는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다. 전통 떡과 과자 등을 직접 만들어서 주위 노인들에게 매달 무료배달 봉사를 하는가 하면, 색소폰 연주단과 노인합창단원으로 공연을 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탁구도 잘 치는 편이어서 지난 2019년엔 영덕군 60대 대표로 경상북도 탁구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영덕의 소문난 살림꾼으로 ‘정리정돈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지난 7일, 경계를 넘나들며 노년을 재미나게 살고 있는 김 씨를 만났다.-유치원 교사로 은퇴했는데 이렇게 늦은 나이까지 아이들을 지도할 줄 알았나?△퇴임 전에 근무했던 농촌 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원생 5~7명 중 대부분 조손 자녀들로서 어릴 때부터 조기 음악수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근무 초부터 피아노·오카리나를 가르치다가 퇴임 후 방과후 돌보미로 초청되어 지도하다 보니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로 어떤 과목을 가르치나.△방과후 돌보미로서 틈틈이 음악의 기초적인 이론과 오카리나·한문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시골이 집이라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타래과, 화과자 등 전통과자와 떡을 잘 만들어 ‘전통과자 장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만들었는지,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전통 떡과 과자는 몇 종류나 되는지 궁금하다.△장인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다 보니 20여 년 전쯤 안동 조진영 선생님께 우리 전통음식·혼례음식 등 다양한 수업을 받았으며, 나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음식 수업을 받아왔다. 그때는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러 다녔다. 떡 종류는 워낙 광범위해서 딱히 몇 종류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것 같다. 과자·다식 종류도 역시 떡이랑 마찬가지여서 몇 종류라고 말하긴 쉽지 않다.-전통 과자와 떡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어려웠던 점이라면 떡이나 음식 등을 전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직장·봉사 틈틈이 짬을 내서 취미로 하고 있는 터라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할까.김경숙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가.△물론 레시피는 다 있다. 그 레시피에서 조금 조금씩 변형해서 다양하게 만들다 보니 또 하나의 새로운 나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다.-악기 연주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배웠나. 연주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대단한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릴 적부터 초등학교 교사이시던 친정 부친께서 음악에 조예(전국초등학교 교사들이 자료로 시던 음악교육자료를 수년간 집필하신 김명기 교장)가 계셔서 여러 가지 음악교육을 받아왔다. 결혼 후 기독음대 오르간과를 나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영덕읍교회 오르간 반주자로 있다. 그 외에도 플루트·오카리나·클라리넷·하프·팬플룻·색소폰 등의 악기들을 배우며 포항 플루트오케스트라에서도 몇 년간 연주 활동을 했다. 영덕 색소폰동호회에는 십여 년 넘게 주말 공연 찾아가는 음악으로 여름엔 강이나 바다로 나간다. 교도소 등을 찾아가 봉사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연주할 때 매우 보람을 느낀다.-‘뿌린 만큼 거두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게 신조라고 했는데, 설명이 듣고 싶다.△무엇이든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고 본다. 피아노 학원을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악기 레슨에 몰두했다. 야간에는 안동을 왕래하면서 전통음식 수업을 받고, 악기 연주를 통한 순회 봉사활동도 다니는 등 언제나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지금까지 건강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2021년에 봉사하거나 배우고자 계획한 게 있다면?△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민사·가사·조정위원으로 지금까지 17년 동안 활동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요즘 핫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여성들 문제다. 사건 조정 때마다 보면 우리나라에 와서 갖은 수모와 멸시, 차별대우를 많이 받고 있는 걸 보면서 늘 안타까웠다. 이제는 우리가 한마음이 되어 좀 더 평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문화 여성들을 돕고 싶다. 또 한가지는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대금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설날이 다가온다. 새해를 맞으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은?△코로나19로 가족 이웃 간에도 왕래가 어려워 요즘 명절 때마다 준비한 다과를 이웃이나 외로운 분들에게 대접해 드리기를 좋아했는데, 올 설날에도 가능할지 모르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7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임원 2명 공모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18일까지 포항시의 문화예술 진흥과 발전을 선도해 나갈 대표이사와 비상임 감사 등 임원을 공개 모집한다.공개 모집 인원은 대표이사 1명과 비상임 감사 1명 총 2명이며, 임원의 임기는 선임일로부터 2년이다.초대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롭게 공개모집해 선임되는 대표이사는 포항문화재단을 이끌어갈 핵심리더로서, 재단의 다양한 사업에 관한 사항과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및 재단의 재정·사무·인사·복무·홍보 등 소속직원의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또한, 포항문화재단의 재산상황 및 회계감사, 재단의 운영과 제반업무에 대한 감사의 직무를 부여받게 되는 비상임 감사는 공인회계사 또는 세무사 자격증 소지자로서 조직운영 및 경영에 대한 감사 능력을 겸비하고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이 있는 자면 지원이 가능하다.포항문화재단 임원 공개모집 지원서 등 서류제출은 18일까지 포항문화재단 경영지원팀으로 직접 방문 또는 이메일(bomb8426@phcf.or.kr), 등기우편(포항시 남구 희망대로 850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포항문화재단 경영지원팀)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대표이사는 서류 및 면접 심사, 비상임 감사는 서류심사를 통해 선발한다.자세한 내용은 경영지원팀(054-289-7811)으로 문의하거나 포항시청 및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4

100세 건강 비결… 삶 소중히, 사랑 실천하라

“최선의 건강은 최고의 수양과 인격의 산물.”‘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올해 102세가 됐다.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만, 실제로 100세를 넘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02세의 나이에도 강연과 책으로 ‘사랑하며 사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김 명예교수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김 교수의 주치의인 한의사 박진호 씨가 김형석 교수의 백세 건강비결을 들여다본 ‘한의학 박사가 본 김형석 교수의 백세 건강’(비전과리더십)을 출간했다. 저자는 김 교수와 오래 교제하고 진료하면서 유달리 허약한 체질을 타고났던 김 교수가 어떻게 장수를 누리고 있는지 비결을 연구해 보고자 했다.책은 동양철학과 한의학을 씨줄로 삼고, 김 교수의 기독교적 인생관을 날줄로 엮어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완성했다. 인격을 갖춘 인간이 되기를 추구하며 실천하는 사람이 결국 아름다운 건강 100세를 이룰 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저자는 김 교수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웃과 사회에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건강이라는 것이다.김 교수의 생활습관과 그간 펴낸 책, 상담 등의 내용을 살피는 과정을 거쳐 이 책을 4년 만에 완성했다는 저자는 한의학자로서의 연구 결과와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신체적인 건강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정신적 건강이며, 이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육성케 하는 것이 인격 또는 인간적 삶의 가치, 즉 인생관이라는 것이다.김 교수의 평상시 모습을 보면 건강 비결로 꼽을 수 있는 습관이 적지 않다.심호흡과 명상(기도), 규칙적 생활과 수영, 일을 사랑하는 자세와 긍정적 사고, 사색과 고른 식사 등이다. 선한 목표와 성실함, 봉사 정신도 뺄 수 없다. 저자는 이런 요소를 살펴보다가 이들을 아우르는 한 단어를 발견했다.바로 ‘참사랑’이다. 한의학으로 보면 음양의 조화, 건강한 상태로의 기순환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상태라 볼 수 있다는 것. 즉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을 실천하려 한 김 교수 건강은 결국 ‘참사랑의 선물’인 셈이다.저자가 김 교수의 건강 비결로 꼽은 6가지는 다음과 같다.1. 즐겁게 일한다. 2. 생활이 규칙적이고 웃을 때는 활짝 웃는다. 3. 식사할 때 골고루 천천히 먹는다. 4. 책 읽기와 운동을 즐기고 외국어 구사력도 탁월하다. 5. 낮잠을 자며 일기를 쓴다. 6. 기회 되면 여행을 즐기기도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