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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lm Goes On’… 영화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단단한영화전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수상작’을 상영한다. 이번 단편전에서는 ‘오토바이와 햄버거’ ‘불모지’ ‘마리아와 비욘세’ 등 2021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수상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Film Goes 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묵묵히 한 발짝 앞으로 움직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개최 여부가 불확실했지만, 영화산업의 위기 극복과 축제의 일상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가 정상 개최에 힘을 실었다.올해도 역시 다양한 작품들이 전주로 모였고, 개성 있고 신선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디플러스 포항은 그중에서도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에게 주목받은 한국 단편영화 세 작품을 포항시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속 주인공 가혜는 동생 광현이 반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친구 강섭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팔아 광현의 방학식 날 햄버거를 사주려는 계획을 세운다. 단편으로써의 짜임새가 탄탄한 웰메이드 영화로, 각자의 경험에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불모지’의 주인공 화천댁은 자살한 남편의 시신을 서암댁의 집 텃밭에 묻어달라 부탁한다. 영화는 섬뜩하고 어두운 분위기답게 관객에게 심오한 물음을 던진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상과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을 수상하며 본 작품의 저력을 보여줬다.‘마리아와 비욘세’는 중학생 미래가 하굣길에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래는 계획에 없던 아이돌을 꿈꾸게 되면서 전 남자 친구 재민과 그의 친구들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영화는 자칫 가볍게 보여질 수 있으나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여성 청소년의 고군분투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불평등한 사회의 시선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본 작품 역시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단편전을 통해 관객분들이 신인감독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단편전 외에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장편영화 ‘흩어진 밤’과 ‘혼자 사는 사람들’ 또한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관람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21

시민커뮤니티&문화활동공간 ‘삼.세.판’ 2기 모집

시민커뮤니티문화활동공간 ‘삼.세.판’ 2기 모집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시민중심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시민커뮤니티문화활동공간 ‘삼.세.판’ 2기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삼세판’은 시민 스스로 세상을 변화시키며 포항의 문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의미로 ‘시민커뮤니티’와 ‘문화활동공간’을 말한다.삼세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점과 공간에서 사회적 의제에 대한 질문과 답을 모색해 나가는 주체적 문화활동에 그 목적이 있으며, 그 활동들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소소한 일이라도 그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둔 사업이다.여기서 ‘시민커뮤니티’란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권 내에서 그 지역만의 문화가치를 생성하고, 확산하고자 하는 자발적 시민문화활동 모임을 뜻하며, ‘문화활동공간’은 이 커뮤니티들이 생활권 내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거점으로 동네 카페, 동네 책방, 아파트 유휴공간, 주민센터 유휴공간 등 일상적으로 이용2219공유 가능한 공간이면 된다.이에 포항문화재단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민커뮤니티가 활동할 문화활동 공간의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한다.지원자격은 생활권이 같은 3명 이상의 시민 모둠이며, 우리 동네 문화사업 아이디어와 문화활동공간 운영 계획을 오는 7월 4일까지 제안하면 된다. 지원 규모는 총 사업비 2천만원으로 5개 팀 내외를 지원할 예정이다.자세한 공모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팀(054-289-7913)으로 문의하면 된다.김재만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장은 “인문적 가치를 기반으로 스스로 우리의 삶을 전환시켜나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며, 인구대비 부족한 생활권 단위의 문화활동공간을 확대해 시민중심의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삼세판 1기로 조성·운영 중인 권역별 15개 삼세판 공간은 지역 문제 해결, 전통문화 보존, 문화적 도시재생, 세대 연결, 청년문화담론 등 각각의 특색을 가진 동네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3년간의 협약에 따라 올해도 계속 지원한다.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관 중심의 문화공간 사업에서 나아가 시민 생활권으로 문화거점을 확대, 향후 2024년까지 총 33개소의 시민커뮤니티 문화활동간을 조성2219지원해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적 삶의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환경과 문화안전망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20

벽을 허무는 경주예술의전당 ‘배리어프리’ 전시·영화 상영

(재)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5일부터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문화 다양성 증진을 위해 배리어프리 전시 프로그램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과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모이장’을 함께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배리어프리란 ‘장벽(barrier)’이라는 단어와 ‘없음(free)’을 합친 단어로 물리적, 제도적으로 장애인이 느끼는 차단의 벽을 해소하는 사회적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돼 지금은 장애인과 더불어 어린아이와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리어프리 활동으로 확대됐다.전시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은 7월 18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스페이스에서 진행되며, ‘빈센트 반 고흐’의 레프리카 전으로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한 대표 작품들이 전시된다. 도슨트를 통한 작품해설과 점자리플렛, 그리고 일부 작품은 손으로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전시연계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7월 1, 2일 오후 8시 원화홀에서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모두가 하나 되는 극장 ‘모이장’이 진행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기존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해설, 배리어프리 자막, 한국어 더빙 등으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영화로 1일에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2일에는 황순원 원작소설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소나기’가 상영된다.이번 프로그램들은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20

포항시향, 감성 톡톡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코로나19로 인해 문화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한다.‘포항시립교향악단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Ⅰ)’가 오는 23일과 24일 오전 11시 포항시 북구 환여동 소재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에서 열린다.포항시립교향악단은 지역 초·중·고 학교 순회공연을 연 16회 정도 가져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학교 순회공연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학교 강당보다 더 크고 쾌적한 공연장에서 청소년을 초대해 공연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이번 연주회 관람 대상인 청소년은 도교육청문화원 측에서 선정했다. 각 학교와 협의해 참석 가능한 학교 학생을 하루에 300명 초대했다. 시립교향악단의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는 올해 상반기 2일, 하반기 2일 공연하기로 했으며, 상반기는 6월 23일과 24일, 하반기는 9월 14일과 15일 각각 계획돼 있다.이달 공연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위해 다 같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들을 수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프랑스의 작곡가 생상스가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 14곡이 연주된다. 곡마다 내레이터가 악기 소리로 동물을 묘사하는 설명을 하면서 진행되는데 청소년들의 반응이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2명의 피아니스트 협연자가 필요한 ‘동물의 사육제’는 포항예술고등학교 2학년 정유현 양과 안예원 양이 협연한다. 마지막 곡은 비제가 작곡한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 중 ‘파랑돌’이 웅장하게 연주된다.지휘를 맡은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눈높이에 맞춘 친숙한 공연 구성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면서 “가급적이면 지역 음악 꿈나무들에게 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전했다.한편, 포항시립교향악단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9월 하반기 공연은 대구MBC교향악단 지휘자인 진솔이 객원 지휘한다. 9월 프로그램은 중학생들을 위해 교과서 수록곡 위주로 연주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20

헤세와 융이 전하는 인간과 세계에 관한 지혜

“헤세와 융은 살아온 환경과 국적과 출신이 모두 달랐지만 ‘영혼의 쌍둥이’처럼 닮은 운명을 가졌다. 수많은 사람들을 영적으로 이끄는 삶, 인류의 지혜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삶, 글쓰기의 힘으로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지적 모험. 그들은 그렇게 닮은 운명으로써 서로의 친구가 되었다.”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 중에서)‘헤세와 융’(북유럽)은 칠레 출신의 작가, 외교관, 정치가인 미구엘 세라노가 헤르만 헤세와 칼 융을 직접 만나 교류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헤세와 융은 둘 다 1870년대에 태어나 1960년대에 세상을 떠났다. 정여울 작가의 말처럼 영혼의 닮은꼴이었던 두 사람은 1917년에 처음 만나 깊게 교유했으며 서로의 작품과 학문에 영향을 끼쳤다. 헤세는 심각한 신경쇠약과 우울증을 앓았지만 융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정신적 문제를 극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실제로 융에게 직접 심리 분석을 받기도 했다.‘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삶의 의미이자 최종 목적지로 여겼던 두 사람은 노년에 이르러 깨달은 바를 영적인 대화로 풀어낸다. 세라노와 두 사람은 수 차례의 만남과 편지를 통해 사랑, 죽음, 자기 완성, 종교, 집단 무의식 등 인간과 세계에 관한 심원한 대화와 토론을 펼친다. 두 거장의 작품이나 이론에 대한 생각을 그들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 또한 이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다.말년의 헤세와 융이 전하는 이야기는 그 깊이와 농도만큼이나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과 세계를 관조하는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게 된다.“나에게 우주나 자연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신과 같은 것입니다. 자연을 인간의 적,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어머니로 보아야 하고, 우리 자신을 신뢰하면서 자연에 맡겨야 합니다. 그런 태도를 갖게 되면 다른 존재들이나 동물, 식물처럼 우리 역시 우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전체의 작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거부하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58쪽, 헤세의 말)“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자기 인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고, 그런 뒤에는 이미 얻은 자신에 대한 진리를 따르며 살아야 합니다.”(190쪽, 융의 말)한국융연구원 이나미 상임 교수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기계와 물질지상주의, 효율성과 편의를 강조하고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를 외면하는’ 지금 시대에 헤세와 융의 말들이 주는 울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올바른 삶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 책은 1965년 스페인어로 처음 출간됐으며 이듬해 영어로 번역돼 널리 읽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7

임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 ‘언니 오는 날’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임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 ‘언니 오는 날’(상상마당)이 나왔다. 소설집 ‘언니 오는 날’에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각이 돋보이는,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삶의 소중한 진실들을 예리하게 터치한 창작 단편소설 10편이 실려 있다.임 작가는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에 대해 “인간 본질에 충실하고 본성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려는 인물들”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들에겐 힘의 논리로 당할 수 없는 선함이 있다”고 설명한다.소설집 ‘언니 오는 날’에 실린 작품들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러나 그 내면을 쉽게 알아챌 수는 없는 진득한 인생 이야기를 소박하게 담고 있다. 다양한 소재와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읽으면서 깨달음의 향기를 느끼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보디빌딩에 온 힘을 쏟아부으며 살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생을 망친 한 남자의 이야기와 자신만의 영역 안에서 특별한 일에 중독된 사람들의 일상을 적절히 교직해낸 쌉쌀한 작품(‘삼각김밥을 먹는 동안’)이 들머리를 장식하고 있다.생존의 끝자락에서 근근이 성장한 자매, 희생양으로 살아가면서도 말없이 간난을 견뎌내는 언니의 어두운 인생을 은밀한 문신처럼 살짝 들춰내는 작품(‘언니 오는 날’)은 시종일관 독자의 오감을 사로잡는다.2004년 월간 ‘수필문학’ 9월호에 수필 ‘아름다운 화석’으로 등단한 임 작가는 수필집 ‘나는 여전히 당신이 고프다’, ‘향기 도둑’ 등을 출간했고 구미문학예술상, 현진건문학상 신인상, 경북 문학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6-17

조한욱 교수와 만나는 세계사 속 인물들

서양사학자 조한욱 교수가 지난 10년간 발표해온 칼럼들을 선별해 엮은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교유서가)가 출간됐다. 저자는 ‘신문화사’라는 새로운 분야를 한국 사회에 알리며 역사에서 소외된 민중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삶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이 책은 저자의 그러한 집념과 노력이 담긴 저작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사 속 인물들과 대중의 시야 밖에서 인류에 보탬이 되는 일들을 해온 동시대적 인물들을 소개함으로써 정형화된 관점을 깨부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핍박받는 평민들의 삶을 위해 살다가 반역자로 몰린 로마의 장군 만리우스 카피톨리누스, 출판을 통해 르네상스를 이끈 알도 마누치오, 17세기에 여성 음악인으로서 성공을 거둔 카치니 자매가 그러한 역사의 주인공들이다. 이 책에 담긴 330여 개의 이야기는 날짜순으로 분류됐는데, 세계의 역사에 투영된 오늘의 우리 사회 모습이 어떠한지, 어떤 흐름을 거쳐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각 이야기 끝에 적힌 핵심 키워드는 주제와 관련된 것으로, 색인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만 골라 읽을 수도 있다. 저자는 또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뒤늦게 알려진 인물의 이야기도 전한다. 로마 최고의 지배자라는 호칭을 얻은 트라야누스 황제,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로 불린 토마 상카라, 고대 말 이집트 최초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 등의 삶을 통해 베일에 싸인 역사의 이면을 안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7

자연과 인간…생활 속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들

“누가/산골 집값을 묻는다//값으로 칠 게 아니다 해도/굳이 알고 싶다고 조른다//주변 풍광이 집값의 반/좋은 이웃이 남은 반의반/곳곳에 묻어 있는 손때가/그 나머지라 했다”- 이광수 시 ‘산골 집값’모두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창작열을 불태우며 두 번째 시집을 낸 이광수 시인(72)이 화제가 되고 있다.1950년 대구 출신 이 시인은 최근 두 번째 시집 ‘산골 집값’(도서출판 움)을 출간했다. 이 시인은 60의 나이에 시인이 되고자 시작활동을 시작해 2019년 첫 시집 ‘제일 시원한 바람’을 출간했다. 포스코와 포스텍, 포스코교육재단에 근무하다가 퇴직 후 2009년부터 영천 별빛촌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다.이번 시집에는 자연 속에 녹아 살면서 마주치는 주변 풍경들이 담겼다. 여기에 더해 자연과 속세를 오가며 경험한 것들을 부드럽게 승화시켰다.또한 현대인으로 살면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지켜져야 할 것들을 성찰한 것을 기록했다.‘산골 집값’을 비롯해 ‘내연산 삼용추 바위에 앉아’‘태풍이 지나간 후’‘한 번 사는 인생’‘개망초 엘레지’등 79편의 시가 수록됐다. 이광수 시인 시 한 편 한 편마다 시인의 꿈과 사랑, 생의 희열과 눈물이 아름다운 시어로 점묘돼 있다. 쉽게 이해되면서도 깊이와 울림이 있다.이 시인은 시집 첫 머리에 “여전히 서툴다. 시다운 시 한 편 쓰는 게 오랜 꿈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 따뜻한 눈길과 손길들이 있었다. 모두 고마울 뿐이다”고 말한다.차영호 시인은 시평에서 “이광수 시인은 청빈을 자락하는 바른 삶에서 자연의 협주가 주는 지혜를 공짜로 얻어 시로 승화시키고 있으니 이미 시복을 듬뿍 타고 났다. 시를 쉽게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고 난 지금부터도 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간결성, 투명한 이미지, 짧은 경구 같은 위트와 유머, 우리말의 소박한 운용과 같은 요소를 마음껏 살려내고 있다”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7

“마음의 위기, 문화로 극복하세요”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19일 오후 3시 문화공간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는 예술치유 토크콘서트 ‘문화보건소, 청포도AED(청포도에이드)’를 개최한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겪는 개인의 정서적 치유뿐만 아니라 원도심 주민과 예술가가 교류하고 사회적 연대를 확대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을 위한 관계의 의미를 고민하고자 기획됐다.문화보건소 청포도AED(청포도에이드)는 심장제세동기(AED)와 청포도다방 시그니처 음료 청포도에이드(ADE)를 합성한 명칭으로 6월부터 9월까지 매월 1회 청포도다방 대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포항에스병원 뇌신경센터장 이수윤 전문의가 전하는 ‘코로나 블루, 나의 감정 표현하는 방법’과 ‘치매를 극복하기’ 강의를 시작으로 정우식 웃음치료사의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해소하고 심리적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웃음치료’ 강의와 예술동작 표현하기 프로그램을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마음 건강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청포도다방 운영단체 대표 구자현씨는 “일상생활에서 받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심리적 위기 상황에 놓인 주민과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콘텐츠 기획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문화사랑방으로서의 청포도다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6

“서로에 대한 믿음이 행복한 교육 만들죠”

“대다수 교사의 사랑은 건강하지만 사회 변천에 따른 교성의 심리 변화가 있음을 부정적으로 왜곡하는 시각도 생길까 걱정이 됩니다. 집 밖 최초의 사회 속에서의 교사와의 체험, 아이들에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니까요.”안은희 성운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30년 넘게 보육현장을 지켜오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후 유치원 교사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어린이집을 경영했다. 그리고 교육학 박사학위까지 취득, 코흘리개 어린이들의 선생님은 물론 대학 강단에서 시간강사, 겸임교수를 거쳐 전임교수에 이르기까지 향학열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15일 안 교수를 만나 바람직한 유아교육의 방향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유아 교사는 유아의 성장과 발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유아 교사의 주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유아 교사는 유아에게 용기를 전해주고 존중받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첫 모델로서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유아들은 큰 영향을 받는다. 교육과정을 계획하며 놀이를 통해 유아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긍정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 언어의 확장과 창의적인 사고의 발달을 도와야 한다. 교육과정 계획자, 연구자, 부모 교육자, 평가자, 공동 학습자, 상담자, 관리자, 의사결정자 등의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개방형 질문을 통해 유아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영유아기 교사의 긍정적인 역할은 아이들의 높은 자존감을 형성한다.-유치원 교육의 중요한 역할은 어떤 것인가.△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도덕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가족 이기주의와 물질 제일주의에서 비롯된 공동체 의식의 상실에 기인한다. 사회는 민주시민의 양성을 위한 학교 교육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도덕적 원리나 지식의 전달에 급급할 뿐, 실천적 생활 태도의 형성 및 습관화를 위한 체계적 교육에 대한 노력이 미흡한 실정이며, 가정과의 연계를 통한 지도에도 소홀한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도덕적 가치가 흔들리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올바른 도덕의식을 바로 세우며 지도하는 일은 유치원 교육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경북 공공형 어린이집 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어떤 곳인가.△공공형 어린이집이란 우수한 민간, 가정 어린이집을 선정하여 운영비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통해 저렴한 보육료에도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보육 인프라다. 평가제 점수가 A등급 이상인 민간, 가정 어린이집 중 최근 2년 이내에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없고 각종 기본요건을 충족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지역별 공개경쟁을 거쳐 선정하며 3년 주기로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보육교직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자율공부 모임 및 품질관리 컨설팅을 실시하며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지원받는다. 전국 2천300여 개, 경북 140여 개 공공형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유아 및 보육교사나 유치원·어린이집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사명감 없이는 교육자의 길을 걸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교사가 밝고 행복한 감성을 담아 가르치면 아이들도 행복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아이·학부모·교사가 서로 믿고 신뢰해야만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협력 속에 행복한 교육실천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아동학대 예방 조치들이 강화되고 있지만, 세상을 경악하게 하는 아동학대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아동의 생존과 건전한 발달을 저해하는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인 아동학대는 은폐성, 지속성, 반복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동들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채 계속되는 위험에 처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심각한 심리적·신체적인 후유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문제다. 체벌은 훈육이라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통념에서 비롯된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자녀를 소유물로 보고 잘못을 하면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학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동학대는 집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웃들이 주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학대의 징후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을 부모의 부속물로 보는 인식, 남의 집안일이라고 모른 척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아이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체벌과 같은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수단이 아니라 따뜻한 말과 사랑으로,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어른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양육하셨으면 좋겠다.-앞으로의 계획은.△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마스크 속에서도 해맑게 웃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바른 인성과 뚜렷한 교육철학을 가진 유아 교사들을 많이 배출하도록 교사와 원장으로서의 오랜 경험을 유아교육과 학생들에게 접목시켜 좋은 유아 교사를 양성에 하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산학협력 속에서 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에도 노력하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6

포항문인협회 ‘제35회 보리문학제’ 성료

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는 최근 남구 장기면 장기읍성과 유배문화체험촌 일원에서 문인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색있는 문학행사인 ‘제35회 보리문학제’를 개최했다. 지역 문학의 자취를 둘러보며 시민과 문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개성있는 예술적 감각과 문학적인 소양을 키우는 취지로 올해 35회째를 맞이한 이번 보리문학제는 장기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남긴 강학과 시문들을 통해 지역 문화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 등 선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진행돼 그 의미를 더했다.이번 보리문학제의 주제는 ‘벼랑 끝에서 길을 찾다’로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활동이 다소 자유롭지 못한 시기이지만, 포항문인협회원과 포항문예아카데미 회원 등 60여 명은 장기읍성과 유배문화체험촌 일대를 답사하는 한편 박창원 향토사학자의 특강을 겸한 해설을 들으면서 새로운 문학의 길을 모색했다. 아울러 신창리 해변에서는 회원 10여명의 자작시와 수필 낭송의 시간을 가지며 문학의 멋을 누리기도 했다.서숙희 회장은 “이 행사는 시민과 문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비대면의 시대에 문학으로 길을 찾는 좋은 기회가 됐으며, 문학적 감각을 한껏 누린 작은 축제”였다고 밝혔다.한편, 포항문인협회는 이번 ‘제35회 보리문학제’의 일환으로 행복한 포항의 미래를 위해 포항사랑 주소갖기운동을 관광지에서 홍보하고 함께 기념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5

여름밤 화려하게 수놓을 ‘열정의 탱고’

포항시립합창단 제112회 정기연주회의 주인공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대중음악인 탱고음악이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아르헨티나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의 작품이 총출동한다. 덤으로 미사음악과 탱고를 절묘하게 결합한 ‘미사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영화 ‘워킹 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등 고전작품과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균형있게 다루며 포항시민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15일 포항시립예술단에 따르면 17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포항시립합창단 제112회 정기연주회’가 개최된다.‘미사탱고’를 주제로 한 이날 공연은 역동적이고 신나는 춤의 탱고음악으로 여름밤의 화려함을 수놓을 예정이다.첫 무대는 반도네온(김국주), 바이올린(김현수·김소정), 비올라(배은진), 첼로(박성찬), 콘트라베이스(나장균) 앙상블이 선보이는 누에보(Nuevo·새로운) 탱고의 창시자 피아졸라의 명곡들이 장식한다. 연주곡은 춤곡인 고전 탱고가 아니라 콘서트장에서 감상하는 누에보 탱고를 상징하는 곡인 ‘자유의 탱고’와 탱고 특유의 느낌과는 다른 진한 애수의 선율 때문에 ‘전혀 탱고를 닮지 않은 곡’으로 꼽히기도 하는‘망각’이다. 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두 번째 무대는 마틴 팔미에리의 ‘미사 부에노스아이레스’이다. 일명 ‘미사 탱고’로 불리는 이 곡은 미사곡 형식에 탱고음악의 선율과 리듬을 결합시킨 작품이다. 포항시립합창단의 합창과 장윤정 상임지휘자의 지휘, 반도네온과 현악5중주의 아름다운 탱고풍의 반주로 환상적인 연주를 선보인다.마지막 무대는 ‘행복한 노래들’이라는 주제로 영화 ‘워킹 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중 ‘강물아 흘러라’와 ‘사랑합니다’, ‘아!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를 들려준다.한편, 포항시립합창단 8대 상임지휘자인 장윤정 지휘자는 지휘학 박사로 국립합창단 부지휘자를 역임하고 인천시립합창단, 안산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등 국내 합창단을 비롯해 Denton Bach Society, Dallas Master Choral, St.Kim Andrew Catholic Church을 객원지휘하며 미국에서도 지휘 경력을 쌓았다. 지난 여러 연주에서 여성 지휘자 특유의 섬세함과 탁월한 곡 해석을 바탕으로 뛰어난 연주를 선보여 기대를 높인다. /윤희정기자

2021-06-15

가족뮤지컬 ‘강치전’ 활용 국악·환경교육 병행 실시

(재)포항문화재단은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21 경북 유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 선정으로 재단은 국·도비 3천700만 원을 확보해 지역 내 유아기관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만 5세 유아 대상)을 운영하게 됐다.이 프로그램은 창작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을 활용한 ‘국악 × 환경 독도 바다 강치 동해와 함께 노래불러요!’로 지역 유아들에게 국악교육과 환경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특히, 이번 사업은 포항문화재단에서 제작해 지역 문화콘텐츠로 인정받은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는 데 의의가 있다.‘강치전’ 소속 배우 및 연주자들이 강사로 나서 예술교육과 창의교육, 환경교육이 어우러지는 유아가 직접 참여하는 흥미 위주의 교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사업의 대상은 유아기관을 공모로 선정해 진행될 계획이며 관련한 세부내용 및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054-289-7832)으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재단에 따르면 국악가족뮤지컬‘강치전’을 시작으로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라는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에는 멜론, 지니, 바이브 등 국내 음원업체를 통해 공연 OST를 발매 유통했고 올해는 영유아 교육사업을 진행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인형극, 그림자극, 동화, 애니메이션,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 MD 상품개발 등 다양한 장르 및 사업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포항의 미래가 될 아이들에게 국악을 통해 문화예술 감수성을 자극하고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역 문화콘텐츠 국악뮤지컬 ‘강치전’과 유아 문화예술교육이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을 제작했으며 2019년 초연 포항 5회 매진, 2020년에는 경기도 오산, 강원도 원주에서 초청공연을 진행했고 지역을 기반으로 창작한 작품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으며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올해 10월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포항공연을 준비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5

객석 탈출… 도심 속 캠핑 영화관

(재)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기존 상영관을 벗어나 이색공간 속 빈백에 편안히 앉아서 영화를 즐기는 ‘빈백영화제 캠성낭낙’을 오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연다. 빈백영화제는 2018년부터 영화관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공간연출을 더한 이색 영화제다. 올해는 캠핑특집으로 펜데믹 시대에 여행의 향수를 느끼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했다. 또한 펜데믹 시대 의료진, 철강 산업 종사자, 은퇴자, 이주민의 삶의 이야기와 추천 영화를 상영한다.예약은 오는 7월 3일까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를 통해 가능하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회차당 24명 제한으로 선착순 마감된다.상영 작품은 △‘파이터’ △‘버티고’ △‘소공녀’ △‘유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찬실이는 복도 많지’ △‘파도를 걷는 소년’ △‘덕구’ △‘남극의 쉐프’ 등 총 9편이다.더불어 이번 빈백영화제에서는 전염병, 재난 등으로 무너진 일상의 회복을 위한 ‘촘촘한 일상전 프로젝트 : 시네마테라피’도 함께 진행한다. ‘시네마테라피’ 선정 영화는 ‘남극의 쉐프’이며 선착순 무료로 사전 전화 예약자만 입장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사람과 색다른 추억도 남기고 영화도 볼 수 있다” 며 “이번 기회를 통해 포항 시민들에게 독립영화가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란다” 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은 다양한 기획전과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문화재단과 협업 프로그램으로 모더레이터 남태우 대표(대구경북시네마테크협회 대표)가 참석하는 ‘라스트 씬’ 영화 토크쇼를 23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한다. 24일 오후 7시 30분에는 ‘단단한 영화전’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 부문 수상작 3편을 상영한다. 6월 상영작으로 △‘까치발’ △‘혼자 사는 사람들’ △‘애플’ △‘흩어진 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프로페서 앤 매드맨’등 총 6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4

첫 주, 4개 뮤지컬과 함께 화려한 스타트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대구국제 뮤지컬페스티벌이 주관하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오는 18일 열다섯 번째 개막을 앞둔 가운데 3주간 펼쳐지는 축제 첫 주를 달굴 다채로운 뮤지컬 작품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개막 첫 주 무대에 올라 제15회 DIMF의 흥행을 이끌어갈 다수의 작품이 포진돼 있어 축제를 기다려온 많은 뮤지컬 팬과 시민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18일 개막일부터 20일까지 총 3회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프리다_Last Night Show(작 추정화·곡 허수현)’는 지난해 DIMF 창작지원작으로 처음 관객에게 선보인 후 많은 호평을 받아 재공연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손꼽힌다.‘제14회 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 후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한번 DIMF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와 손잡고 김소향, 리사, 정영아, 최서연으로 구성된 막강한 캐스팅을 예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티켓 오픈부터 뜨거운 예매 열기로 제15회 DIMF의 흥행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프리다_Last Night Show’가 첫 주부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전망이다.DIMF의 지원으로 초연을 갖는 ‘창작지원작’ 첫 번째 주자로 대구 아리랑을 취입한 기녀이자 예인(藝人)인 최계란의 삶을 담은 뮤지컬 ‘란(蘭)(작 김지식·곡 권승연)’이 18~20일 봉산문화회관에서 관객을 만난다.어두운 밤 더 짙은 향을 풍기는 난초처럼 암흑의 시대 속 빛난 ‘대구 아리랑’의 의미를 조명한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라는 비극적 역사와 예술의 가치를 조화롭게 녹여냈으며 뮤지컬 ‘인터뷰’, ‘마리퀴리’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주다온, ‘번지 점프를 하다’, ‘스웨그에이지:외쳐,조선’등의 뮤지컬은 물론 최근 드라마 ‘로스쿨’에서 활약하며 주목받고 있는 이휘종 등이 캐스팅돼 뮤지컬 팬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코로나 팬데믹의 지속으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따뜻한 뮤지컬이 축제 첫 주를 장식해 반가움을 더한다.극단 오오씨어터의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는 ‘토끼와 자라’ 전래동화에 한국 전통 판소리 ‘수궁가’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어리석은 욕심에 대한 해학과 풍자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9~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총 4회에 걸쳐 공연될 ‘토장군을 찾아라’가 모처럼 온 가족에게 잊고 있었던 일상의 즐거움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DIMF는 창작지원작‘란(蘭)’과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의 일부 회차를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네이버 공연 라이브 DIMF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할 예정이다.무료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있다.18일에 열릴 제15회 DIMF의 출발을 알리는 공식행사이자 뮤지컬영화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의 첫 공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15회 DIMF 개막행사’는 무료 사전예매 시작과 함께 빠른 속도로 전석 마감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뮤지컬 전공 대학생들의 패기와 열정 느낄 수 있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이하 대뮤페)’이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세계적인 명작부터 창작뮤지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질 ‘대뮤페’는 19일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뮤지컬전공 학생들의 작품 ‘미스사이공’으로 출발한다. 세계 4대뮤지컬로 손꼽히는 명작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치열한 사전예약을 뚫고 성공한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공연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지난 5일 첫 방송 이후 매주 토요일 밤 안방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뮤지컬 경연대회 ‘2021 DIMF 뮤지컬스타’의 파이널 무대가 오는 20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된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 속에 펼쳐질 제15회 DIMF는 지난해 보다 더욱 방역에 중점을 두고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추진하고자 한다”며 “수준 높은 뮤지컬 작품은 물론 시민 모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무료행사까지 온2219오프라인으로 즐기며 DIMF를 통해 잠시나마 잊힌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기실 바란다”고 전하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4

포항미협 정기전 개최

포스코가 오는 7월 30일까지 포항 본사 포스코갤러리에서 제39회 포항미술협회 정기전 ‘행복한 시간의 기록들’을 개최한다.포항미술협회는 포항지역 대표 예술인 단체로서, 매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성있는 신진 작가 발굴과 육성을 도모하고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해왔다. 포스코는 매년 포스코 갤러리에서 포항미술협회 정기전을 개최해 포항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예술세계와 미술 작품을 선보이고 전시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제39회 포항미술협회 정기전은 다양한 소재와 재료를 활용한 회화, 서예, 문인화, 조소,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10점을 전시해 지역 미술의 위상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편안하고 감성적인 작품들로 구성됐다. 포스코 본사 1,2층을 가득 메운 작품들을 통해 포항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지역미술의 위상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권종민 포항미술협회 지부장은 “코로나의 긴 터널의 끝에 지친 포항시민들께 이번 전시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방객은 발열 체크, 명부 작성 이후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3

‘어린 왕자’ 경상도 사투리 버전‘애린 왕자’ 출간 몇 달 만에 6쇄

포항시와 (재)포항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에서 지역 예술계에 괄목할 성과를 보이며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을 연이어 전하고 있다.먼저, 2020년 포항예술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출판된 최현애 작가의 ‘애린 왕자’는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 왕자’를 경상도 사투리 버전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젊은 독자들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명 연예인 ‘유아인’, ‘최준’ 등이 방송과 라디오에서 낭독하며 지역 독립출판사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몇 달 만에 6쇄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작가는 포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으며, 현재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본사를 둔 독립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2019년 고향으로 돌아와 방(方)에 대한 콤플렉스를 발판 삼아 가장 지역적인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해 세계적인 명작 어린 왕자와 접목시키는 기획을 선보였다. 현재 전라도를 비롯해 팔도 사투리 버전의 ‘어린 왕자’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2020년도 사업 중 윤혜주 작가의 수필집 ‘못갖춘마디’와 차영호 시인의 ‘목성에서 말타기’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1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문학나눔 사업은 1차 공모에서 1천253종 도서가 지원했으며, 최종 170종 도서가 선정돼 전국 국·공립 및 사립 공공도서관, 지역 문학관, 작은 도서관, 병영도서관, 교정시설, 사회복지시설, 청소년 쉼터, 지역아동센터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관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천150종의 도서를 선정해 약 100만권 이상을 전국에 보급했다. 포항에서는 지난해 ‘포항예술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출간된 수필집 ‘못갖춘마디’와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 두 작품이나 선정돼 지역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차영호 작가의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는 포항의 풍물,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지역사회생활 속의 경험 소재를 생생하게 다뤘으며, 순우리말과 토속어 등 정선된 언어를 살려 쓴 점이 특징적이다. 윤혜주 작가의 수필집 ‘못갖춘마디’는 총 50편의 글이 5부로 구성돼 포항 섬안에 자리잡은 형산강의 아름다움과 그곳을 지키면서 고향 사람들의 잊힌 역사를 작가만의 언어로 복원해낸 작품이다. 한편, 올해 2년 차를 맞이하는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은 문화도시와 연계된 다양한 분야의 예술창작활동과 지역 인문성 기반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오는 15일까지 공모 접수 중이며, 사업 신청서식 및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사업에 대한 신청 안내문 및 신청서식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타 공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를 참고하거나 문예진흥팀(054-289-7823)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3

발효의 효험과 역사 탐색… 발효를 파헤치다

발효는 세계의 식단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묘약처럼 신비한 발효음식의 힘이 인류사를 이끌어온 견인차 구실을 했다. ‘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글항아리)은 9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을 발효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채운 발효의 바이블이다. 저자 샌더 엘릭스 카츠는 미국의 발효 전문가로 2003년에 ‘천연발효’를 내놓으면서 이 분야의 권위자로 떠올랐다. 그는 2012년에 ‘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을 출간해 음식사에 한 획을 그었다. 국내 번역된 이 책은 900여 쪽의 분량이 말해주듯, 방대하고 꼼꼼하게 발효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책은 사워크라우트나 요구르트를 만드는 간단한 방법부터 고차원의 발효법까지 세세히 일러준다. 더불어 다양한 채소, 술, 탄산음료, 우유, 맥주, 콩, 물고기, 육고기 등의 발효과정과 기법, 곰팡이 배양과정은 물론 농업과 예술, 에너지 생산과 상거래에서 발효가 차지하는 위상까지 두루 기술해나간다. 책은 특히 발효 기법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다. 알코올 발효(벌꿀주·포도주·사과주)에서 시작해 채소(과일)의 발효, 새콤한 건강음료, 우유의 발효, 곡물과 땅속작물의 발효, 곡물로 빚은 알코올음료, 콩류·씨앗류·견과류의 발효, 육류·어류·달걀의 발효 등을 차례로 다룬다. /윤희정기자

2021-06-10

102세 1세대 철학자의 책과 함께한 시간들

“독서는 현실에서 깊이 있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도록 이끌어 준다”‘백년의 독서’(비전과리더십)는 반세기 이상의 세월을 책읽는 생활로 채워왔던 김형석(102) 연세대 명예교수가 책과 함께 호흡했던 사색의 시간들을 독자에게 들려준다.“지금도 독서는 내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열정과 꿈을 준다”고 고백하는 김 교수는 독서는 자신의 인생의 길이 되고, 사상의 기둥이 됐으며, 신앙과 인격이 아로새겨진 나이테가 됐다고 전한다.이 책에는 열네 살부터 지금까지 김형석 교수를 만들어 온 수많은 책이 그의 인생과 엮이어 소개돼 있다. 그는 책 중에서도 삶의 뿌리가 되는 고전 읽기를 강조한다.책은 크게 4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중학교 2학년 때 도서관에서 ‘전쟁과 평화’를 읽으며 시작됐던 책읽기의 모습들을 담았고 2부에서는 신앙과 종교관에 큰 영향을 준 파스칼, 아우구스티누스, 키르케고르, 도스토옙스키, 토인비 등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3부에서는 어려운 철학과 친해지기 위한 독서법 등을 이야기하며 마지막 4부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설명한다.이번 책은 1995년 출간된 ‘망치 들고 철학하는 사람들’(범우사)의 개정판이라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0

나와 다른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은 소수를 위한 시간만을 허락한다.함께 사는 가족, 출퇴근 길에서 스쳐 가는 사람들, 식당에서 함께 밥 먹는 동료들, 저녁때 함께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몇몇 친구들. 이 소수의 사람들은 비슷한 직업, 비슷한 수입, 비슷한 취미를 갖고, 의심 속에서도 같은, 혹은 비슷한 정당에 투표한다.사회적 결속을 해치는 혐오와 편견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독일 언론인인 바스티안 베르브너(주간지 ‘디 차이트’ 편집장)는 저서 ‘혐오없는 삶’(판미동)에서 ‘접촉’을 제안한다.이 책이 말하는 ‘접촉’이라 함은, 우연한 ‘만남’에 다름 아니다.저자는 이 ‘접촉’을 우연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과 사회의 정책에 의해 좀 더 다채로운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무엇보다 저자는 우파와 좌파, 빈자와 부자,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젊은 이민자 여성과 늙은 백인 남성 등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그렇게 오늘날 사방으로 흩어진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를 조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접촉의 역효과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개별 인간이 아닌 집단으로 만날 때, 개인이 아닌 오로지 ‘우리’와 ‘그들’이라는 부족들이 만날 때 역효과는 두드러진다.저자는 부족적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부족에서 빠져나와 작고 비정치적 상황에서 사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저자는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8천명 이상이 모여 함께 대화하며 각자의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독일이 말한다’ 프로젝트를 마련하기도 했다.“가장 많은 사람을 납득시키는 사람, 가장 좋은 이야기를 설명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사회와 정부는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확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p.291~292)/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0

세계적 팬데믹… 대한민국 변곡점은 오는가?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새 책 ‘팬데믹 제2국면’(문예출판사)을 펴냈다. 거의 매해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주목받는 저서를 펴내온 우 교수가 생태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자로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책이다.2020년 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팬데믹 관련 저서들이 쏟아졌지만, 백신 접종 이전에는 많은 요소가 너무나 불확실해서 논의가 피상적으로 흘러갈 위험이 컸다.이 책은 백신 이후 출간된 본격적인 경제전망서로서,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적 변화의 큰 흐름을 짚어내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직면한 경제적 충격을 예측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저자가 팬데믹에서 주목한 것이 바로 이것, 꼬리가 아주 길게 나타나는 롱테일(long-tail) 현상이다. 그는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새로운 균형, 즉 ‘코로나 균형’을 만나게 되는데 대략 4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전체 기간을 1년씩 나눠 네 가지 국면으로 구분하면서 팬데믹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전망과 패턴 분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우 교수는 백신이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기간을 제1국면(2020년)으로 본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시기다. 경제학자 우석훈.  /연합뉴스 선진국에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는 기간인 현재를 제2국면(2021년)으로 보면서 백신을 확보한 나라와 확보하지 못한 나라 간 국제적 갈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도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를 제3국면(2022년)으로 정의하며 선진국들 사이의 여행이 부분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4국면(2023년)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도 백신이 어느 정도 보급되는 시기로, 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선언을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일 거라고 예상한다.우 교수는 “제4국면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코로나 균형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위 그룹에 속해 있을 것이고 국제적으로 더 잘 사는 나라가 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다만 그런 현상이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덧붙인다.우 교수는 팬데믹 충격 이후 산업의 패턴은 A형(코로나19로 인해 매우 좋아질 산업), B형(충격은 받지만, 제자리로 돌아올 산업), C형(어떻게 해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산업)으로 나눈다.특히 화상회의 플랫폼 ‘줌’ 등 비대면 활동 관련 인프라,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배달 증가에 따른 대형 쇼핑몰의 물류창고화,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10대 대상 온라인 마케팅 등을 코로나 회복 후에도 꺾이지 않을 A형으로 분류한다.이 책은 보편 또는 선별 지급 방식의 손실보상 논란을 언급하며 “경제권력이 너무나 막강해졌다”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기도 한다. 우 교수는 경제부총리를 축으로 한 경제권력이 메커니즘이 아니라 추가경정예산 총액을 먼저 결정하고 돈을 어떻게 쓸지 논의하는데, 어느 분야에서 얼마나 지원이 필요한지는 먼저 조사한 적이 없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10

흑과 백의 심연으로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9월 26일까지 2021 다티스트 원로부문에 선정된 차계남(69) 작가의 개인전을 2, 3전시실에서 연다.‘다티스트(DArtist)’는 ‘대구(daegu)’와 ‘예술가(artist)’를 합쳐서 줄인 말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중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중견작가와 원로작가를 선정해 개인전, 학술행사 및 아카이브 구축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이번 전시는 대구를 기반해 오랫동안 형식성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섬유예술분야에서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차계남 작가의 ‘색과 질료에 대한 철학’을 조망한다.차계남 작업에 있어 일관된 특징은 ‘소재’와 ‘색’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염색 기법을 연구하며 타피스리(tapisserie·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에 먼저 관심을 가졌으나, 이후 멕시코 지방에서 생산되는 천연섬유 사이잘 마(Sisal Hemp)를 발견하며 섬유조형물 제작에 몰두했다. 1992년 오사카 국제 조각트리엔날레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섬유도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차계남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형태로서의 입체가 아닌, 평면 속에서도 시·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이후 작가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한지에 붓글씨를 쓰고, 1㎝ 폭으로 자른 뒤, 한 가닥씩 꼬아 노끈과 같이 만든 ‘실’을 평면에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을 채택했다. 한지를 잘라 실로 만드는 작업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완성되는 작가만의 재료로써 그 질감과 부피, 촉감은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고유의 세계로 자리잡았다.이를 통해 작가는 평면적인 종이를 꼬아 부피감을 만들고 그것을 겹겹이 쌓아 작품으로 구현해 통상적인 개념의 평면작품이 아닌 ‘평면 부조’로 재탄생 시킨다.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 차계남은 “스스로 그리기에 대한 욕구를 통제하고, 무심(無心)의 상태에 들어가 수행적인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 말했다.입체작품에서 평면작품까지 차계남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감은 단연 검은색이다. 특히 인위적인 염색이 아닌 먹으로 쓴 붓글씨에 의해 탄생 된 작품 속 검은색은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숙명적인 동반자이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의 상징이 됐다.머리 스타일부터 옷, 신발까지 검은색을 즐겨 하는 작가에게 검은색은 존재 본연의 모습이며 현재를 드러내는 시간의 표상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색들을 미학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은색을 선택했다. 모든 색을 포용하되, 모든 색을 드러낼 수 있는 심연의 색인 검은색은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곳곳에 위치해 관람자에게 격조 높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을 6개의 구획으로 나눠 204개의 개별 작품으로 구성된 미발표 평면작품 30점과 입체작품 3점 등 총 33점을 공개한다. 명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흑·백의 평면작품은 2, 3전시실, 사이잘 마를 주재료로 한 대형 입체작품은 선큰가든에 배치해 작가의 작업세계를 보여준다.별도로 마련된 프로젝션 룸에서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차계남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영상이 상영되며, 전시실 외부 벽면에는 그동안 발표해온 작가의 주요 작품을 대형 모니터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09

경북여성정책개발원, ‘밀키트 제작·온라인 마케팅 교육’ 수료식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최근 경북여성가족플라자에서 ‘밀키트 제작 및 온라인 마케팅 교육과정’ 수료식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문화의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개발원은 지난해 ‘가정간편식 제조전문가 양성과정’을 진행한데 이어 올해는 식문화 트렌드에 맞춰 ‘밀키트 제조 및 온라인 마케팅 교육과정’을 진행했다.이번 교육과정은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여성의 사회활동 확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비대면, 변화된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급격한 가운데 외식문화에서 집밥문화로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30여 가지의 밀키트(meal kit) 메뉴실습, 스마트 스토어 개설과 SNS마케팅, HACCP교육 등이 이뤄졌다. 이 과정은 지난 4월 1일부터 6월 1일까지 총 80시간을 진행했으며, 참여한 교육생 전원 수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발원은 수료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취·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교육을 통해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들이 밀키트 분야의 전문기술을 익혀 취·창업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09

‘마! 우리가 공연장 어벤저스 아이가’

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1년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선정돼 오는 21일부터 진로체험 교육 프로그램, ‘마! 우리가 공연장 어벤저스 아이가’를 진행한다.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은 창의·융합형 미래인재 역량강화를 위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과정을 경험하고, 문화예술 직업군에 대한 진로탐색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사업에 선정된 경주문화재단은 경주예술의전당 인프라를 활용해 공연장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블링블링 무대조명’ △‘무야호(무대음향야호)’ △‘불을 밝히는 사람들’ △‘카메라로 만나는 공연’이라는 카테고리로 무대조명, 무대음향, 공간운영, 영상 부문을 각각 다룰 예정이다. 재단 감독들과 지역의 전문인력이 협업해 경주예술의전당 공간을 폭넓게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할 계획이다.이번 프로그램의 시작은 안강여자중학교와 협력해 자유학기제에 연계해 진행되며, 참여자들은 공연이 완성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공연장 직업정보를 파악하며 관심분야 확대를 통해 새로운 진로탐색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08

김현욱 두번째 동시집 ‘새우깡 먹으며’

김현욱 두번째 동시집 ‘새우깡 먹으며’ 표지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김현욱 씨가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로 두 번째 동시집 ‘새우깡 먹으며’(브로콜리숲) 를 출간했다.8일 김 씨는 이번 동시집의 출간 동기와 관련해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치유받을 수 있는 시를 소개하고자 했다”며 “시집의 제목도 읽는 독자들이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문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김 씨는 포항 출신으로 2008년 월간 ‘어린이동산’에 중편동화와 201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보이저 씨’, 동시집 ‘지각 중계석’, 동화집 ‘도서관 길고양이’‘박중령을 지켜라’등의 저서가 있으며, 초등학교 4학년 국어교과서에 동시 ‘지하 주차장’이 수록됐다. 현재 경주 황남초등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6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번 동시집 ‘새우깡 먹으며’는 총 4부 60편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독특한 발성과 상상력은 유지하되 주변에서 일어난 작고 사소한 사건들을 소환해 깊은 시선으로 사물의 깊이를 더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품 ‘일기도문’은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주기도문의 형식을 빌려 서술하면서 다시금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이어 작품 ‘왜 나를 안 뽑아 줄까요?’ 에서도 반장 선거에서 한 표도 받지 못한 아이의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을 담담하게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예리하게 드러내고 있다.향후 김 씨는 세번 째 동시집 제작은 물론 내년 3월 경 자신의 세 번째 시집도 출간할 계획이다. 김 씨는 “그 동안 현장에서 오랫동안 독서 강의를 지도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책 놀이 활동과 토론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시를 창작했다”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시를 통해 인문학적 감성을 키우고 행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08

“나는 시각적 내러티브를 창작한다”

“나는 장소와 공간에 반응해 시각적 내러티브와 이벤트를 창작한다. 나의 관심은 알고리즘으로 만든 설치, 기계 드로잉, 디지털 이미지 및 애니메이션을 통해 표현하는 건축 방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알고리즘과 드로잉 머신, 비디오, 디지털 이미지, 설치물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독일작가 데이비드 므루갈라(41)의 한국전이 대구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원단을 이용해 커다란 곡면을 만들고 하단부에서 팬(선풍기)을 이용해 지속적인 수직 운동을 일으킴으로써 비정형적이고 기하학적 형상이 만들어 내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일종의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상호작용예술이라고 한다.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미술작품이다. 관람객과의 상호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다.전시 작 ‘비분리의 대화’는 산업용 팬에서 11초간 바람이 곡면원단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모양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지만 이내 반구형 형태로 돌아와 편안함을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커다란 천 조각이 부유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떠올리게 하는 율동적 움직임 속에서 곡면원단은 비정형적 선의 미학을 탐닉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수평과 수직으로 구획된 창틀 넘어 물결처럼 일렁이는 다채로운 곡선들은 비율과 치수라는 수학적 수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우연성의 무한 반복으로 이어져 간다. 이 작업은 ‘모든 물질은 고유의 특성을 가지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비 분리의 개념을 매개로 단순성과 순수성을 보여주는 원단을 치밀한 수학적 재단과 재봉을 통해 기하학적 곡면을 만들고 무궁화 꽃잎을 연상하는 디지털 염색으로 영원함과 지속성의 의미를 장착하며 반복된 움직임으로 고정된 환경이 아닌 지속적인 행동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본질의 의미를 찾는 고립적인 질문보다는 행동으로 방향을 전환 시킴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찾는 현대사회의 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작가의 이번 프로젝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공간적 인식을 통해 현대사회가 갖는 소통의 단절을 극복하고 상호의식 확장에서 오는 새로운 대화의 매개체 구현이라 말할 수 있다. 작가가 전시 취지에서 밝혔듯이 그의 작품은 “공간적 인식과 경험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권장하고 형성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기반으로 미의식을 공유하고 인식의 확장을 실현함으로써 유리상자의 건축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일련의 과정이다.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이 공모기획전으로 마련한 ‘2021 유리상자 아트스타’의 2번째 초대전이다. 봉산문화회관은 젊고 역량있는 작가에게 전시기회를 주기 위해 공모전 형식으로 유리상자 아트스타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