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한국예총 포항지회<br/>‘문학기념사업’ 본격 추진<br/> 문학 연구·학술대회 통한 <br/>‘한흑구 문학관’ 건립 계획도
포항시와 한국예총 포항지회가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시적(詩的)인 수필을 쓴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한흑구(1909∼1979)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다양하고 본격적인 추모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시와 포항예총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류영재·한국예총 포항지회장)를 출범해 지난 21일 포항시청 5층 회의실에서 첫 간담회를 가졌다. 시와 포항예총은 이날 이대공 고문(애린복지재단 이사장)과 한흑구 선생의 장남인 한동웅 전 동지고 교장, 김일광 아동문학가, 이대환 소설가, 서숙희 포항문인협회장 등 실행·추진위원 등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흑구문학 연구자 약력 소개, 학술대회 일정을 비롯한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먼저 오는 6월 한흑구문학 연구자들의 논문으로 자료집(단행본)을 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7월 중 ‘한흑구문학연구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추진위의 첫 번째 주요 사업인 ‘총체적인 한흑구문학 연구’는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한흑구의 생애와 정신과 문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총론 ‘한흑구 문학의 한국 문학사적 맥락과 그 의의’를, 이경재 숭실대 교수가 ‘한흑구의 소설 연구’, 박현수 경북대 교수가 ‘한흑구의 시 연구’, 안서현 서울대 교수가 ‘한흑구의 수필 연구’를, 안미영 건국대 교수가 ‘미국문학의 한국문학 이입과 한흑구의 업적 및 그 의의’를 각각 맡고 있다.
또한 추진위는 총체적인 한흑구문학 연구와 학술대회를 통해 한흑구문학에 대한 재조명을 마치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한흑구 문학관’ 건립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한흑구 선생이 즐겨 거닐었던 유서 깊은 장소에 ‘한흑구 문학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추진위는 ‘한흑구 문학관’이 건립되면 민족독립과 흥사단의 무실역행을 문학과 삶으로 추구했던 한흑구의 삶과 문학적 가치함양은 물론 문화인프라 구축을 통한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교육의 소중한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포항문화’도약의 새로운 디딤돌 역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연학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한국예총 포항지회, 인사 등 지역 문화예술인·인사들과 힘을 합쳐 한흑구 기념사업을 추진해 선생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미래세대에 전하고, 문화도시 위상에 걸맞는 문화 인프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영재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지역의 뜻 있는 분들이 한흑구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오셨고, 또 학계의 몇 분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묻혀 있던 한흑구 선생님의 작품들을 발굴해 그 문학적 전모를 살펴볼 만한 작품집들을 출간해 주셨다. 우리 위원회는 그분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삼아서 이제 한흑구 선생님의 생애와 문학에 걸맞은 기념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서 선생님에게는 정중한 예의를 갖춰드리고 후세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수필가이면서 시인이자 평론가, 영미문학 번역가로 명망이 높았더 한흑구 선생은 본명은 세광(世光)이며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나 숭인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 재학 중 도미해 시카고 노스파크대학에서 영문학을, 템플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했다.
1930~1940년대에 시인이자 평론가로 명망이 높았으며 시와 수필, 소설, 평론, 그리고 논문을 쓰면서 영미문학을 국내에 소개했다. 식민지 시대에는 ‘끝까지 지조를 지키며 단 한 편의 친일(親日) 문장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로 살아왔다. 친일 문장을 남기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일제에 빼앗긴 조국의 주권을 되찾고 자주독립을 열망하는 시와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작품을 썼다. 해방후 월남해 서울에서 잠시 머무르다 해방직후인 1948년 포항으로 내려와 포항수산초급대학교수를 지내며 포항에서 필생의 터전을 잡고 은둔의 문학인으로 살다 1979년 만 70세로 생을 마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