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4회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 설치미술가 김신윤주<br/>9월 일월의빛 조각보 퍼포먼스에<br/>포항 시민 180여 명 참여 24개 조각보 연결<br/>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하는 희망 메시지
“포항시민이 이번 일월의 빛 조각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 풍요로운 도시로 가꾸어나가시길 희망합니다.”
제14회 일월문화제(10월 1일∼17일)의 대표 행사인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로 참여하는 설치미술가 김신윤주(52) 작가의 소감이다.
10여 년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김신윤주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천과 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연과 마음을 바느질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마음 퀼트’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을 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마음 기념비’를 설치한다. 그녀는 미디어, 음악, 무용 등의 공연 퍼포먼스도 하는 다원 예술이자 시민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이번 프로젝트 시연을 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 포항 일월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
△마음 조각보 작업은 2012년 뉴욕에서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One Heart)’을 기획하면서 시작했다. 일월문화제에는 포항문화재단의 초대로 참여하게 됐다.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이 작업이 주는 효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의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작품의 형태로 시도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고 목표다. 주요 컨셉은 ‘연결’이다.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컨셉은 본인이 만든 마음 조각보작품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이고, 전체가 이어진 큰 것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라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이다. 이런 존재적 구도에서 시민들은 작가로 초대되어 하나이자 전체인 작품을 만들게 된다.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내 작품은, 수잔 레이시가 주창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흐름을 잇고 있다. 사회적 이슈 자체를 공공성으로 불러오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인데, 나는 그 공공성으로 사회 구성원 전부를 초대하고 그들이 만든 작품에 ‘하나의 마음 기념비’라는 제목을 붙인다. 강함보다 약함으로,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영원함보다 지금 여기의 강렬함으로, 단일의 화음보다 다양함의 불협이 소란한 기념비이다.
- 그동안 국내외에서 20여 회의 프로젝트를 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굳이 하나를 기억하자면,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에 조각보 작업을 기획, 참여했던 경험이다.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외부의 인식과 그러기에 기꺼이 관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여성평화운동가들의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했다.
-이번 포항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
△일월의 빛 프로젝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에 새로운 빛을 불러오는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포항시민들이 작품으로 직접 제작하고 설치하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각 직장과 가정 등의 소그룹들이 각각 재료를 전달받아 작업하고 나중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형식은 시대 상황에 적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시민참여형 공공미술의 한 형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들이 가감 없이 드러나서 서로 어우러지는, 앞으로 올 사회의 전망을 이번 작업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9월에 일월의 빛 조각보 퍼포먼스에 18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참여했다. 각 2×3미터 크기로 마무리된 24개의 일월의 빛 조각보들이 서로 이어져서 10월 1일부터 ‘하나의 마음 일월의 빛 기념비’라는 제목으로 해도도시숲 맨발 산책로의 머리 위쪽에 펼칠 예정이다.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이 그 빛을 투과시켜서 작품을 완성시킬 것이다. 일월의 빛도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부디 많은 포항시민분이 오셔서 시민들이 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해주는 위안의 마음을 일월의 빛에 실어 가득 받아가시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도 있고, 프로젝트를 너무 짧은 시간 동안 급히 진행하느라 홍보와 참여가 부족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포항시민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작업을 만들어보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설치미술가 김신윤주 프로필
▲광주 출생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예술사회학 수료
▲주요 프로젝트와 전시
-‘Darkness at the Break of Noon’전 / d’Arte 갤러리, 뉴욕(2016)
-‘해방70주년기념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정의전’/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서울(2015) 그외 다수
▲주요 수상 및 레지던시
-2017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T 국제 레지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