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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만의 차별화된 랜드마크, 도시 시스템 혁신 시급”

경북 인구의 절반을 품은 핵심 도시 포항. 하지만 구도심 쇠퇴와 신도심 분산이 겹치며 ‘도시 발전의 중심’을 잃었다. 포항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펴오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랜드마크 건축·도시재생 전문가인 조관필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로부터 포항의 도시재생의 현실과 문제점, 해법을 진단해 봤다. □ 섬처럼 흩어진 자산을 하나로 엮어라 조 교수는 포항의 위기를 “결핍이 아닌 해석의 부재”에서 찾았다. 죽도시장과 육거리, 대학 캠퍼스, 산업단지, 해안 등 포항의 주요 자산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각각의 섬처럼 존재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와 관련해 “20세기 기능주의가 남긴 효율 중심의 분리 정책이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항이 가진 학문, 산업, 해양의 축을 연결해 “우연한 만남과 교류가 일어나는 경험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시대에 사람들은 온라인 정보보다 현장에서의 체험을 더욱 갈구하기 때문에 도시 재생은 “장소가 주는 물리적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빌바오에서 배우는 랜드마크의 진짜 의미 도시 재생의 상징으로 꼽히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사례를 들어 조 교수는 랜드마크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는 “빌바오의 성공은 미술관 자체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준비된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진단하고 교통망과 문화 프로그램, 지역 커뮤니티가 함께 작동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항이 추진하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특급호텔 프로젝트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도시의 동선과 경제, 문화를 어떻게 재편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드마크는 “포항만의 이야기를 담은 물리적 증거”여야 하며, 건축가의 철학, 공공과 민간의 협력 과정 자체가 도시 브랜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구도심은 추억이 아닌 미래의 자산 조 교수는 포항시의 청년 천원주택, 영국 학교 유치 등 정책을 언급하며 “구도심 재생과 산업 재편을 연계한 특단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도시 기반을 구축하려면 주거 환경 개선뿐 아니라 경제·문화적 활력을 동시에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도시장 활성화 사례로 일본 오사카의 신사이바시 상점가 공실률이 2024년 2월 0%를 기록한 것을 들며 “죽도시장도 이 사례를 도입해 활성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도시의 영혼을 되살리는 작업 조 교수는 포항의 도시 재생 방향으로 “구도심을 ‘과거의 흔적’이 아닌 ‘미래의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관광 인프라와 산업 재편을 연계해 경제적 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시민과 방문객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조 교수는 “철강도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문화와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포항의 랜드마크는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시의 심장이 뛰려면 정책의 실행력과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단기적 개발 계획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항의 미래는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철학과 비전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 포항이 어떤 도시로 나아갈지, 그 선택은 이제 포항의 시민들과 리더들에게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3-05

“돈 써도 안 들린다”⋯1초에 1원 ‘선거 ARS’, 차단 앱에 막혀 메아리

선거철이면 후보자들이 문자와 ARS 전화를 통해 이름 알리기에 나서지만 최근에는 통신사 스팸 차단 서비스와 전화 식별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면서 실제 유권자에게 전달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자 측도 이런 현실을 알지만 현행 선거운동 방식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아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경북매일 취재를 종합하면 통신사들은 스팸 의심 번호 표시나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팸 번호로 신고하면 데이터가 공유돼 다른 이용자에게도 같은 번호가 의심 번호로 표시된다. 대표적으로는 가입자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발신자 정보를 표시하는 ‘T전화’와 스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후후’가 활용된다.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스팸 번호를 등록해 정보를 공유하는 ‘더콜’ 등도 선거철 신규 번호 식별에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다. 젊은 층에서는 이런 앱을 활용해 처음부터 전화를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후보자 측이 발송한 ARS 전화 상당수는 연결되기 전에 스팸 표시가 붙거나 차단된다. 유권자가 직접 받지 않는 이상 홍보 메시지가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다. 직장인 최모(40·수성구 범어동)씨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회사 연락일 수도 있어 확인은 하지만 대부분 스팸 의심 번호로 뜬다”며 “선거 관련 전화라는 걸 알고 수신거부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후보자들이 ‘1초에 1원’ 꼴인 발송 비용을 들여 물량 공세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대안 부재’에 있다. 다른 홍보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문자와 ARS 홍보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는 것. 한 선거 관계자는 “요즘은 스팸 차단 서비스 때문에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효과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후보를 알릴 방법이 많지 않아 계속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구조 자체가 이런 방식을 반복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관심도와 집중도가 높아 후보를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이름이 알려지지만 지방선거는 구조적으로 그렇지 않다”며 “후보자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문자나 전화 같은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지도를 단기간에 올리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선거가 임박해 도구를 활용한 집중 홍보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 지역사회와의 꾸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5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고령 뇌병변장애인 돌봄체계 구축 위한 ‘두리번, 두리봄’ 공동생산위원회 출범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심지영)은 5일 복지관에서 도농복합형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령장애인 맞춤형 돌봄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두리번, 두리봄’ 사업의 공동생산위원회 협약식과 위촉식을 열었다. ‘두리번, 두리봄’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의 지원을 받아 2025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포항 지역 고령 뇌병변 장애인 8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체계 구축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참여자의 욕구에 맞춘 식사 지원, 건강 관리, 의료 연계, 단체 활동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포항시 복지정책과,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협회 포항시지회,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 해도동 새록새로상가번영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으며, 호미곶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와 사업 참여자 및 가족들도 함께 참석해 공동생산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행사는 공동생산위원회 위원 소개를 시작으로 협약 및 위촉식, 사업 추진 계획 안내, 네트워크 회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고령 장애인의 지역사회 여가 활동과 일상생활 지원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지역 기반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공동생산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협력해 통합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참여자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항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돌봄 모델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심지영 관장은 “이번 공동생산위원회 출범은 지역사회가 함께 고령 장애인의 삶을 지원하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의미 있는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포항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돌봄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으며, 이를 통해 고령 장애인이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회의와 협력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 가능한 돌봄 모델을 발전시키고, 고령 장애인을 위한 지역 중심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05

“세 번째 스무 살, 스텝에 실어 보낸다”⋯5060 흔드는 ‘120BPM’의 유혹

“원, 투, 쓰리, 포! 발 뒤꿈치 들고 미끄러지세요!” 지난 4일 저녁 8시, 포항시 북구의 한 댄스 교실. 영하권의 칼바람이 무색하게 연습실 열기는 후끈했다.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흐르자 머리가 희끗한 중년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뒤꿈치와 앞꿈치를 번갈아 옮기며 바닥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셔플댄스’다. 2000년대 초반 배우 장근석 등이 유행시키며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춤이 최근 5060세대의 ‘삶의 비타민’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열풍은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수업은 입소문을 타더니 연말부터 수강생이 200여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인 당근마켓 게시판에도 ‘함께 셔플 댄스 출 동네 친구 모집’ 글이 연일 올라올 정도로 확산세가 가파르다. 현장에서 만난 하유정 대한셔플댄스협회 포항 지부장(53)은 “50~60대 여성들은 자녀를 독립시킨 뒤 찾아오는 지독한 외로움,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다”며 “이곳에서 비슷한 처지의 또래들과 땀 흘리며 노는 ‘커뮤니티’가 형성되다 보니 우울할 틈이 없다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수강생 김미정 씨(56)는 이 춤에 매료돼 인생의 2막을 다시 쓰고 있다. 초급반에서 시작해 최근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김 씨는 “누군가의 할머니가 아닌 ‘선생님’으로 불리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며 “셔플은 내게 운동 이상의 비타민”이라고 말했다. 중년 셔플 열풍의 비결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화려한 상체 율동이나 고난도 턴(turn)이 적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중년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의 라이프스타일이 ‘생존’에서 ‘유희’로 완연히 넘어왔다고 진단한다. 김정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유튜브나 카카오톡 등 SNS가 발달하면서 특정 문화가 세대 내에서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며 “2030 세대가 ‘두바이 초콜릿’ 같은 유행에 민감하듯, 5060세대 역시 디지털 환경에서 동료 의식을 확인하며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경제적 배경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의 5060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산과 여유를 많이 가진 풍요로운 세대”라며 “먹고사는 절박한 문제에서 해방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재미’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5

대구·경북 기름값 하루 새 ‘급등’⋯정부 담합·사재기 점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대구·경북 지역 주유소 기름값도 하루 새 큰 폭으로 뛰었다. 이에 정부는 담합·사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점검에 나선다. 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77원대로, 하루 만에 50원 넘게 상승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 역시 평균 가격이 1700원 후반대까지 치솟으며 1800원선에 근접한 주유소가 빠르게 늘고 있다. 휘발류 가격이 ℓ당 2000원대를 하는 곳도 등장했다. 경유 가격도 동반 상승해 화물차·건설장비 등 현장 체감 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역 운전자들은 “며칠 전보다 체감상 2~3000원 이상 더 들어간다”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중심으로 석유시장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분이 실제 반영되기 전 가격을 미리 올리는 ‘선제 인상’이나 지역 단위 담합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2023년 유가 급등기에도 범부처 점검단이 가동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수준의 현장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는 통상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전쟁 우려와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일부 주유소가 가격을 빠르게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름값은 항상 오를 때만 빠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 개인 화물차를 운행하는 한 운전자는 “유가가 하루 사이 이렇게 오르면 운임에 반영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북 지역 물류업체 관계자 역시 “유류비 상승이 곧바로 배송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대구경북 지역의 체감 물가와 자영업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5

대구·경북 통합, 여야 책임론⋯시민단체 ‘즉각 사과·법안 폐기’ 촉구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는 4일 성명을 통해 “여야 모두 대구·경북 통합을 자초한 책임을 지고,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법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면서 “이번에 제출된 특별법은 통합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민주주의 결여와 법안 내용의 문제, 반민주적 요소가 매우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 법안이 일부 지역 제안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상임위에서 통과됐다”면서 “이를‘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른 횡포’이자 ‘날치기 폭거’라고 비판하며, 법안 내용이 주민 생활과 기존 제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양당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국민을 무시한 채 진행한 이번 대구·경북특별법을 즉각 폐기하라. 그것만이 그동안 저지른 죄악에 대한 유일한 수습방안이다”며 “혹여라도 또 다시 주민들의 권리와 의견을 묵살하고 야합을 통해서 3월중에 다시 법안 상정을 시도한다면 헌정사와 지방자치사에 길이 남을 반역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04

대구·경북 전세사기 피해 1546건⋯청년층 집중 피해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난 2월 한 달간 501건을 추가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도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건수는 총 3만 6950건이다. 이 가운데 대구는 845건, 경북은 701건으로 집계돼 지역 내 누적 피해 규모는 1546건에 달했다. 피해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대구·경북 역시 전국적인 전세사기 확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연령별로는 40세 미만이 전체의 76.01%를 차지해 청년층 피해가 두드러졌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많은 20~30대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29.3%), 오피스텔(20.8%), 다가구주택(18.1%)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고 임대차 구조가 복잡한 주택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증금 규모는 3억 원 이하가 97.6%로 대부분을 차지해 서민 주거 기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피해 회복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피해주택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6475호가 매입된 가운데, 대구 395호, 경북 231호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LH가 주택을 매입한 뒤 공공임대로 전환해 최대 10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주거 안정을 지원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는 지자체를 통해 신청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대구 전세피해지원센터 등에서 상담과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된 사례도 1만 2650건에 달했으며, 보증보험 등을 통해 보증금 회수가 가능한 경우 등 5787건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4

대구TP, 종합감사서 부적정 20여 건 적발

대구시감사위원회가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인사·계약·사업관리 등 기관 운영 전반에서 20여 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내부 규정과 관련 법령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일부 사업은 사전 검토와 승인 절차가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됐고, 사업 변경 과정에서도 적정한 심의 없이 진행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동일 직급 직원 간 임금 역전 현상이 수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TP는 2021년 10월 ‘인사관리규칙’ 제33조를 개정해 직원 표준연봉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직급별 연봉 하한액을 인상했다. 그러나 기존 재직자의 연봉은 개정된 하한액에 맞춰 조정하지 않은 반면, 신규 입사자에게는 인상된 하한액을 적용하면서 동일 직급 내에서 후배 직원의 연봉이 선배 직원보다 높은 ‘임금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개정된 연봉 범위는 6·5급(연구원) 3000만~4000만 원, 4급(주임연구원) 3600만~5000만 원, 3급(선임연구원) 4300만~6000만 원, 2급(책임연구원) 5100만~7000만 원, 1급(수석연구원) 6100만~8000만 원으로 상향됐다. 감사 결과, 당시 연봉표 개정은 예산 확보나 객관적 산출 근거 없이 원장의 구두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24년 재단 자체 감사에서 인사팀장과 담당자가 각각 견책과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2025년 11월까지도 임금 역전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봉 조정 이전에 입사한 선임급 11명, 주임급 21명, 연구원급 2명 등 총 34명이 동일 직급임에도 후배 직원보다 낮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주임급 직원의 경우 연봉 하한액과의 격차가 최대 642만 8000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분야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특정 용역 및 물품 계약에서 경쟁 입찰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거나, 수의계약 사유가 불명확한 사례가 지적됐다. 사업비 집행과 정산 과정에서도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일부 사업에서는 예산 집행 기준을 벗어난 지출이 이뤄졌고, 정산 서류가 미비하거나 증빙 관리가 부실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기관은 지적 사항에 대해 관련자 신분상 조치와 함께 시정·주의 등 행정 조치를 요구했다. 또 동일 직급 간 임금 역전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단계적 이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4

12년 공백 넘어 다시 잇는 문예지 ‘호미곶’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해바다 호미곶. 그 기운을 품고 한동안 멈춰 있던 문학의 숨결이 다시 살아났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포항지역 국어국문과에서 발간하던 문예지 ‘호미곶’이 2013년 5호 이후 12년 만에 6호를 세상에 내놓으며 끊겼던 전통을 다시 이었다. ‘호미곶’ 문집은 2009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13년 5호까지 발간되며 지역 학우들의 문학적 열정을 담아냈다. 일과 가정,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여건 속에서도 틈틈이 써 내려간 시와 수필, 단편들은 배움에 대한 갈증과 삶의 온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한때 경상북도 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으며 활발히 이어졌으나, 여러 사정이 겹치며 발간이 중단됐다. 현재 방송대는 학위 취득보다 자기계발과 평생학습을 목적으로 등록하는 학습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지원 학생 수는 감소 추세에 있어 학과 활동과 학회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국문과 역시 선배들이 일궈 온 전통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재학생들이 뜻을 모았다. 학우는 물론 동문 선후배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원고를 청했고, 선배들 또한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꺼이 글을 보탰다. 그렇게 모인 원고들이 한 권의 문집으로 묶였고, 지난해 12월, 창간호를 발간한 동문 김두섭을 비롯한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호미곶’ 6호 발간식과 국문인의 밤을 열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참석한 이호권 지도교수는 현장에서 격려를 전하며 재학생들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이번 6호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겼다. 사회 경험이 녹아있는 중장년 학우의 사색적인 수필과 오랜 꿈을 다시 붙잡은 만학도의 시, 지역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단편 등이 담겼다.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세대를 잇는 기록이라는 평가다. 총 200부가 제작돼 학우와 동문 선후배 그리고 2026년 포항지역 국문과 신입생들에게 배포됐다. 김일산 학회장은 “이번 문집 발간은 ‘재개’가 아니라, 앞으로의 열정을 다시 밝히는 출발”이라며 “선배들이 지켜온 전통을 이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예지 발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고 수집부터 교정, 편집, 디자인, 인쇄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자발적인 참여와 회비, 작은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들이 펜을 다시 든 이유는 선배들의 전통을 잇고, 감성이 통하는 사람들과 서로의 언어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학습자들이 모이는 방송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공동체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문학 활동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 문화의 활성화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 ‘호미곶’이 이를 보여준다. 한 권의 문예지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다시 글을 쓰게 하는 용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고 지냈던 꿈을 떠올리게 하는 불씨가 된다. 무엇보다 함께 읽고 공감하는 경험은 삶을 한층 더 충만하게 만든다. 이는 곧 지역사회의 작은 자산이 된다. 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일 것이다. 12년의 공백을 넘어 다시 이어진 ‘호미곶’의 전통이 또 한 번 중단이 아닌 지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 결단이 지역 문화의 또 다른 씨앗으로 싹을 틔웠다. ‘호미곶’의 맥이 더는 멈추지 않고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6-03-04

눈을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게 된 날

몇 일 전, 몇 년 만인지 대구에도 반가운 눈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가던 중, 비틀걸음으로 앞자리에 앉으신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눈이 와서 길도 미끄럽고 참 불편한데도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네. 내가 우습지요?” “아니요. 저도 눈이 오니까 아이처럼 좋네요.” 수줍게 건네는 말씀에 내 얼굴에도 실실 웃음이 번졌다. 버스에 오르기 전, 이미 휴대폰 가득 눈 내리는 거리의 풍경을 담아둔 터였다. 할머니의 웃음은 그저 눈이 주는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그 순수한 반가움이 우리를 잠시 동심으로 데려다준 듯했다. 사실 저녁 모임을 마치고 청송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희뿌연 것이 예사롭지 않아 아들과 함께 “꼭 눈 올 날씨 같다”라며 걱정을 했다. 눈이 내리면 밤늦게 운전하기가 쉽지 않을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베란다 밖을 보니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시내 운전조차 버거운 상황이라 결국 청송 가는 것은 포기했다. 약속 장소까지도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길은 녹은 눈으로 질퍽하였지만, 하얗게 채색되는 주변을 보노라니 마음은 오히려 들떴다. 우산을 쓰는 둥 마는 둥 아파트 주변의 눈 풍경을 담기에 바빴다. 점점 더 거세지는 눈발에도 버스는 거침없이 달렸다. 밤이 되면 이 설경을 못 볼까 아쉬워 달리는 차 창밖을 부지런히 살폈다. 주변 산은 이미 완전한 백색이었다. 정류장에 내려 걷다 보니 신발 속으로 차가운 물이 스며들었지만, 발바닥에 닿는 푹신한 눈의 느낌이 오히려 즐거웠다. 가지마다 하얀 꽃을 피운 나무들을 보며 연신 동영상을 찍고 사진을 남겼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아직 한 시간이나 여유가 있었다. 다행히 근처에 작은 공원이 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푹푹 내 발자국을 새기며 걷노라니, 오랜만에 아무런 근심 없이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눈길을 걷다 보니, 문득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의 나는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버거웠던 시절,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막노동하시던 아버지는 공치는 날이었다. 눈이 오면 어른들 걱정하는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눈싸움하며 뒹구는 동네 아이들 틈에 끼고 싶은 속마음을 누르고, 어른처럼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눈 오는 날은 내게 줄곧 불편한 날이 되었다. 농부의 아내로 사는 지금도 여전히 날씨엔 민감하다.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나 농작물이 기지개를 켜는 3, 4월에 느닷없이 내리는 눈은 반갑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겨울 눈은 대지를 적셔 이듬해 농사를 돕는 귀한 선물이라는 것을. 운전이 조금 불편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고, 조금 늦게 움직이면 그만이다. 온통 하얘진 세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 동심을 잃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나지막이 위로를 보낸다. 불편한 걱정들은 모두 눈 아래 묻어두고, 나는 지금 대구의 이 귀한 눈을 온전히 반기고 있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6-03-04

바로크의 음표를 그리다

2월의 마지막 금요일, 대구 비원뮤직홀에서 따스한 봄을 맞이하는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바로크 바이올린, 바로크 첼로, 그리고 클라브생이 어우러진 ‘앙상블 바로크 튜티 앤 솔로’가 지역 주민들에게 봄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비원뮤직홀에서 실력 있는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 터라, 이번 공연도 기대를 한껏 품고 기다렸던 시민기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원뮤직홀 3기 입주음악가인 우창훈 첼리스트가 연주와 곡 해설을 동시에 맡았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은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의 분위기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악기는 바로 ‘클라브생’이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해설자가 이 악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는데, 클라브생은 그랜드 피아노와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현을 뜯는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여서 피아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또, 바이올린과 바로크 바이올린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바로크 바이올린은 양의 창자로 만들어지며, 그로 인해 독특한 음색을 지닌다. 해설자의 17~18세기 유럽으로 떠나보자는 말과 함께 륄리의 ‘아르미데의 파사카유’가 연주되었다. 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연주라면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클라브생이 함께 어우러지며 곡이 훨씬 밝고 다채로워졌다. 각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연주되는 모습은 듣는 이를 전혀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특히 바로크 바이올린과 바로크 첼로는 일반적인 바이올린과 첼로보다 부드럽고 중후한 음색을 자랑해,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바흐의 ‘첼로 독주 모음곡’을 지나 비발디의 ‘라폴리아 사단조’가 연주되었고, 그 순간 관객들 사이에서 소리 없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빠른 선율 속에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현란한 활시위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특히 첼로의 강렬한 연주가 인상 깊었고, 온몸으로 음악을 즐기는 연주자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감정이 이입되었다. 인터미션을 지나 후반부에서는 르클레르의 우아한 궁정음악이 연주되었다. 이 곡은 푸른 숲에서 듣는 맑은 새소리가 느껴졌다. 때문에 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는 듯, 복잡한 상념이 떠올랐고 곡의 후반부에선 그런 생각들을 맑게 흘려보내듯 후련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실제로 숲속을 거닐며 감정을 정리하는 경험을 한 듯했다. 마지막 곡은 우리에게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이 연주되었다. 연주 전 해설자는 비발디에게 ‘여름’이란, 뜨거운 태양 아래 지쳐 있는 농부와 그 이후 찾아오는 폭풍을 그린 곡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마치 곡 속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악장에서 손가락이 안 보일 수 있으니 꼭 실종신고를 해달라는 우창훈 첼리스트의 농담을 증명하듯, 빠르고 격렬한 연주가 인상적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함께 공연을 관람한 친구 우석이는 “연주자가 빠르게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마다 활시위 끝에서 음표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며 깊은 인상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무대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눈앞에 음악이 그려지는 듯한 생생한 순간을 선사했다. 2월의 끝자락에서 만난 바로크 선율은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봄기운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될 공연으로 자리했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6-03-04

3월 고속도로 과속사고 사망자 최다⋯“봄철 나들이 감속운전과 안전거리 확보 하세요”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3월에 승용차 과속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연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나들이 차량 증가와 함께 운전자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과속과 졸음운전, 2차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도로공사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월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3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43명으로, 이는 2월 사망자 45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승용차 원인 사고 사망자는 23명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해 2월(36%, 16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3월 승용차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은 과속이다. 전체 승용차 사망자 23명 가운데 12명(52%)이 과속운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시간대별로는 자정부터 오전 3시 사이가 6명(50%)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도 3명(25%)으로 뒤를 이었다. 기온 상승으로 도로 여건이 개선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야간 시간대 과속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사고 사례도 잇따랐다. 2025년 3월 서해안선 서평택분기점 인근에서는 과속으로 주행하던 승용차가 갓길 가드레일과 CCTV 지주를 들이받은 뒤 법면 아래로 추락해 화재로 전소되면서 4명이 숨졌다. 같은 달 세종포천선 갈현터널에서는 차로 변경 중 과속으로 앞 차량을 추돌한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3월에는 과속뿐 아니라 졸음운전과 2차사고 위험도 높다. 최근 3년간 3월 졸음운전 사고 사망자는 10명, 2차사고 사망자는 9명으로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교통 여건 변화도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 평균 교통량은 1~2월 477만 대에서 3월 499만 대로 5% 증가했고, 도로 공사 등 작업차단 건수도 월 3600건에서 6200건으로 72% 급증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3월은 교통량과 작업차단이 늘고 졸음운전까지 겹쳐 승용차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라며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휴게소 및 졸음쉼터에서의 휴식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전광표지(VMS)와 현수막 등을 활용해 과속운전의 위험성을 집중 홍보하고, 이동식 과속단속 장비 재배치와 시선유도시설 정비 등 교통안전 관리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04

“봄에는 역시 봄동이지”⋯‘두쫀쿠’ 밀어낸 초록빛의 역주행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봄동. 그 위로 노른자가 톡 터지는 계란프라이를 올리고 고소한 참기름을 두른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피드를 점령한 주인공은 화려한 디저트가 아닌 투박한 ‘봄동 비빔밥’이다. 한때 오픈런을 부르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이 잦아들자 그 자리를 제철 채소인 봄동이 꿰찼다. 4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봄동’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는 지난 1일 기준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7배, 1년 전보다 무려 11배나 폭증한 수치다. 이러한 열풍의 기폭제는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18년 전 KBS 예능 ‘1박 2일’에서 개그맨 강호동이 봄동 비빔밥을 먹던 과거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 해당 장면을 편집한 숏폼 콘텐츠는 조회수 500만 회를 넘어서며 젊은 층의 식욕을 자극했다. 관심이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봄동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형 마트 기준 2000~3000원이던 큰 봄동 한 단의 가격은 6000~7000원대로 치솟았다. 비싸진 금액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를 ‘알짜 식재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퇴근길에 마트를 찾은 직장인 이모 씨(27·포항시 남구 인덕동)는 “봄동 가격이 오르긴 했어도 디저트 쿠키 한 개 값과 비슷하다”며 “자극적인 단맛에 질려가던 차에 신선한 채소로 직접 차려 먹으니 가성비와 건강을 모두 챙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뜨겁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예전에는 봄동을 주로 어르신들이 사 가셨는데 요즘은 젊은 손님들이 먼저 찾는다”며 “들여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열풍이 단순한 계절적 유행을 넘어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소비 양상’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권상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시세 급등의 배경으로 정보의 전파 속도에 주목했다. 권 교수는 “인공지능(AI) 마케팅과 소셜미디어가 개인의 취향을 정밀하게 공략하면서 구매 욕구의 파급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민해졌다”며 “폭발적인 수요를 공급이 미처 뒷받침하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이 단가 상승을 견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2030 세대는 선호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이 늘어도 지출을 유지하려는 ‘비탄력적 구매 성향’이 뚜렷해 유통 주체들이 판매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은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대인의 동조 기제와 이색적인 자극에 대한 갈망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 특유의 타인과 보조를 맞추려는 심리가 SNS를 매개로 전례 없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며 “기성세대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봄동이 젊은 층에게는 오히려 ‘힙한 신상품’이나 신선한 체험으로 재발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4

경북경찰청, 개학기 교통안전 점검 강화…어린이보호구역 1175곳 대상

경북경찰청이 개학기를 맞아 교통안전시설을 일제 정비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을 중심으로 주요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경북경찰청은 6일부터 5월 15일까지 지자체와 도로관리청, 한국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교통안전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 작업을 실시한다. 점검 대상은 노후되거나 훼손된 교통표지판과 노면표시, 불합리한 신호주기 등 교통시설 전반이다. 경찰은 시설 상태를 확인하고 교통 흐름과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개학기를 맞아 어린이 통학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고 어린이보호구역 1175곳에 대해 민·관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신호등과 교통표지판, 노면표시,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미흡한 부분은 관할 지자체와 협력해 신속히 보완할 방침이다.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현장 단속도 강화한다. 경찰은 신호·지시 위반과 속도위반, 이륜차 법규 위반을 중점 단속하고 어린이 등·하교 시간대에는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과 인도 주행 등 위험 행위를 연중 단속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잘못됐거나 불합리한 교통시설을 발견하면 경찰관서 유선이나 경북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며 “서행 운전과 신호 준수, 보행자 배려 등 성숙한 교통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04

포항북부소방서, 339억 투입해 2029년 새 둥지

포항 북구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포항북부소방서가 지은 지 39년 된 낡고 비좁은 청사를 떠나 오는 2029년 새 청사로 이전한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지난 2월 27일 경상북도개발공사와 ‘청사 이전·신축 사업 위탁·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건립 절차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본예산에 사업비 9억 원이 편성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1987년 문을 연 현재 청사는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특히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여파로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 부지 또한 협소해 소방 차량 주차 공간은 물론 대원들의 훈련 장소조차 마땅치 않아 ‘골든타임을 지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청사는 총사업비 339억 원(도비)을 투입해 부지 5049㎡, 연면적 7260㎡ 규모로 건립된다. 옛 포항북부경찰서 부지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추진 일정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건축설계 공모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다. 2028년 1월 기존 건물 해체와 함께 첫 삽을 떠 2029년 12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새 청사는 단순한 공공기관 건물을 넘어 첨단 재난 대응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효율적인 출동 동선을 확보하고 시민들을 위한 소방 서비스 공간도 대폭 확충한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2022년부터 공들여온 이전 계획이 결실을 맺게 되어 뜻깊다”며 “쾌적한 근무 환경에서 시민들에게 더 수준 높은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더는 서울 안 가도 된다”⋯ 대구회생법원 개원, 지역 맞춤형 ‘회생 모델’ 본격화

영남권 기업과 개인의 ‘패자부활전’을 전담할 대구회생법원이 3일 오후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서울·수원·부산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는 대전·광주와 함께 문을 여는 대구회생법원은 지역 경제의 ‘응급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구회생법원은 이날 오후 4시 대구법원종합청사 5층 대강당에서 서경환 대법관과 이재화 대구시부의장,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법원기 전수, 현판 제막식, 청사 순시 순으로 진행됐다. 그간 대구·경북 지역은 소상공인 비중이 높고 고금리·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도산 사건이 비수도권 중 최대 규모로 집중돼 왔다. 지난해 대구지법의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4167건으로 서울과 수원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사건 처리 속도가 전국 평균(298일)보다 1.5배 이상 느린 464일에 달해 지역 채무자들이 ‘원정 회생’을 떠나는 등 큰 불편을 겪어왔다. 대구회생법원 출범으로 이러한 업무 과부하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초대 법원장에는 심현욱 전 울산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임명됐으며, 도산 사건 베테랑 판사들이 합류해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주식·코인 투자 실패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실무준칙 적용과 취약계층을 위한 ‘신속 면책 제도’ 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심 대구회생법원장은 “대구회생법원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지역민과 기업의 신속한 회복과 재기를 지원하는 도산전문법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법관은 “대구회생법원이 경제적 위기에 놓인 국민과 기업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회생 기회를 제공해 재기의 기반이 되고, 지역경제 회복을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법원은 우선 범어동 대구지법 신관 4층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본 뒤, 오는 2027년 9월 달서구 이곡동 옛 대구식약청 자리에 마련될 신청사로 이전할 계획이다. 연면적 3260㎡에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이며, 법원장실 1개, 판사실 14개, 법정 2개 등이 들어서게 된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대구노동청, 건설현장 규모별 맞춤형 감독 실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지역 내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현장 규모별 맞춤형 감독을 연중 실시한다. 이번 감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공장·물류창고 신축공사 및 도로철도 등 장비 사용이 많은 현장과 지난해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한 건설사 시공 현장을 대상으로 사망사고 다발 12대 핵심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은 지붕공사, 근린생활시설, 단독·다세대 주택 신축 등 추락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을 중심으로 점검한다. 특히 안전난간, 작업발판, 개구부 덮개 등 추락방지 시설에 대한 관리와 설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대구노동청은 건설현장에 자율점검표를 배포해 유해·위험요인을 사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이후 불시감독으로 안전조치가 미흡한 현장은 사법조치와 과태료 부과 등 엄벌한 방침이다. 황종철 청장은 “자율점검을 통한 사고 위험요인 개선으로 건설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주길 바란다”면서 “불시감독 시 확인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하고 개선이 완료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03

졸업생 3366명 잇는 ‘막내’⋯전교생 13명 월포초의 1인 입학식

봄비가 내리며 하늘이 낮게 가라앉은 3일 오전, 포항시 북구 월포초등학교 도서관은 바깥의 서늘한 기운 대신 훈훈한 온기로 가득 찼다. 1950년 개교해 지난 2월 제76회 졸업식에서 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누적 졸업생 3366명을 기록한 이 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하지윤 양(7), 단 한 명이다. 궂은 날씨 탓에 운동장 대신 아늑한 책 향기가 배어 있는 도서관에서 열린 입학식은 오직 ‘지윤이’만을 위한 특별한 무대였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선 지윤 양을 향해 나란히 앉아 있던 재학생 선배 12명과 교직원, 마을 어른들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입학 허가 선언이 이어지자 지윤 양은 수줍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권석광 교장은 환한 미소로 지윤 양의 작은 손을 맞잡으며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3366명 선배의 이름이 새겨진 졸업 대장 옆에 지윤 양의 이름이 새로 적히는 순간, 도서관 안은 숙연하면서도 벅찬 감동으로 물들었다. ‘마을의 막내’를 위한 지역 사회의 온정도 이어졌다. 총동창회와 행정복지센터가 장학 증서와 선물을 전달하며 지윤 양의 입학을 축하했다. 지윤 양은 “언니, 오빠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정말 좋다”며 “학교에서 재밌게 공부하고 놀고 싶다”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입학식을 준비한 권석광 교장은 전교생 1000명이 넘는 도심 대형 학교를 뒤로하고 임기 마지막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한 교육자다. 권 교장은 입학식 내내 소규모 학교가 가진 ‘작지만 강한 힘’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와 학원, 차, 그리고 손안의 스마트폰까지 온통 ‘네모난 박스’에 갇혀 지낸다”며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드넓은 운동장과 바다를 곁에 두고 직접 감자와 수박을 키우며 생명의 변화를 관찰하는 체험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권 교장은 월포초만의 지리적 환경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해수욕장을 정원처럼 끼고 있는 학교는 포항에서 우리 월포가 유일하다”며 “수박 모종의 솜털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며 ‘수확의 때’를 스스로 깨우치듯, 바다를 보며 호기심을 키운 아이들은 어떤 난관도 스스로 헤쳐 나가는 단단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경북경찰청,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집중활동 돌입

경북경찰청이 학교폭력 저연령화와 사이버폭력 증가 추세에 대응해 3일부터 4월 말까지 두 달간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집중활동에 들어간다. 학기 초 분위기에 편승한 폭력 발생을 차단하고, 변화하는 학교폭력 유형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담당 학교를 모두 방문해 생활부장교사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학교폭력 특별예방교육을 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SPO 제도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역할을 알리며 신고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언어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최근 어린 연령층으로 폭력이 확산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갈등이 현실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사이버도박과 마약 등 신종 유형에 대해서도 첩보 수집을 강화한다. 경찰은 117과 112 신고, 전체 소년사건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가해·피해 학생에 대해 맞춤형 면담과 선도·보호 활동을 병행한다. 사안이 중대하거나 재범·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집중면담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폭력서클, 성폭력, 성착취 영상 촬영 등 중대 범죄는 신속한 수사로 엄정 대응하고, 비교적 경미한 사안은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피해 회복과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둔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유형이 다양해지고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학기 초부터 예방과 대응을 병행해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03

정지영 대구지검장 “보완수사 제한 땐 사건 73% 지연”⋯수사공백 우려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 축소 논의와 관련해 대구지검이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을 우려하고 나섰다. 정지영 대구지검장은 3일 대구지검 2층 선화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완수사는 검찰의 권한이 아닌 책무”라며 “제한될 경우 절차 지연과 피해자 보호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구지검이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처리한 송치 사건 1만 375건을 분석한 결과,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수행한 비율은 6640건(64%)에 달했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는 939건(9%), 별도 보완이 필요 없었던 사건은 2886건(27%)이었다.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될 경우 현재 검찰이 처리하는 64%가 경찰로 넘어가면서 보완수사 요구 비율이 최대 7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보다 약 8배 늘어나는 수준이다. 보완수사 필요 사건 7579건 가운데 87.6%는 검찰이 직접 처리하고 있으며, 경찰 보완 요구는 12.4%에 그친다. 특히 전체 사건의 45.2%는 10쪽 이내 소규모 보완수사로, 피해자 의사 확인이나 양형자료 수집 등 신속 처리가 필요한 사안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건이 경찰로 이관될 경우 처리 지연도 불가피하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보완수사 요구 사건의 평균 회신 기간은 53.2일이며, 62.4%는 30일을 초과했다. 최장 처리 기간은 381일에 달했다. 대구지검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후 42일 영아 사망 사건의 경우 경찰은 과실치사로 판단했지만,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살해 고의를 입증해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경찰이 무혐의 판단한 39억 원대 전세사기 사건 역시 계좌 분석과 피해자 전수 조사 등을 통해 기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미신고 붕어빵 노점상 사건에서는 검찰은 생계형 피의자들의 사정을 보완수사로 확인해 직업훈련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활용했다. 이와 함께 친고죄 요건 확인, 피해 회복 여부 점검, 형사조정 의사 확인 등 일상적 보완수사도 사건 처리의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지검장은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간단한 사건도 수개월씩 지연될 수 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대구의 3·1절 거사는 3월 8일

1919년 3월 1일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3·1운동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대구가 거사를 시작한 것은 일주일 뒤인 3월 8일 서문시장 장날 오후 3시다. 강씨네 소금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다. 대구의 3·1 운동은 기미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대구 출신 이갑성(33인 중 최연소자로 청년 대표·세브란스 의학전문대학교 졸업)이 1919년 2월 24일 이만집 목사(현 제일교회로 당시 시무)와 김태련 조사(남산교회에서 선교사를 돕는 직책을 맡고 있었음)를 만나 계획했고, 대구지역 기독교 지도자와 계성학교 백남채, 김영서, 신명여학교 이재인 등 지역의 교사들이 앞장섰다. “3월 8일, 집결지는 서문큰장 강씨네 소금가게 앞입니다” 란 말을 남긴 이갑성은 서울로 향하고, 3월 2일 이만집 목사는 이용상(세브란스의학전문하교 학생)으로부터 독립선언문을 건네받고, 비밀리에 계획을 실행했다. 계성학교 아담스관 지하실에서 독립선언문을 등사하고 집에서 태극기를 몰래 만들었다. 이날 거사에는 계성학교, 신명학교, 대구고보, 동산성경학당 학생들이 참여했다. 당시 청라언덕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집결 장소인 서문시장으로 이어주는 지름길이 되었고 비밀통로가 되었다. 지금 숲은 사라지고 ‘90계단 길’이 만세운동길로 불린다. 만세운동길 90계단에는 지금도 365일 태극기가 걸려 있다.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대구에서도 일본의 감시는 더욱 강화되었고, 거사를 앞두고 4일과 7일 각각 홍주일 교구장과 백남채 교사가 구속된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3월 8일 운명의 날, 전날 봄비가 내렸지만 당일은 화창해 하늘도 돕는 듯했다. 거사에 동참하려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실을 빠져나왔다. 계성학교 학생들은 한복을 입은 장꾼으로 변장하고, 신명학교 학생들은 빨래하러 가는 척하며 만세운동길을 지나 거사 장소로 향했다. 만세운동에 계성학교 46명, 신명학교 50명, 대구고보 학생 200여 명, 동산성경학당 강습생 20여 명이 참여했다. 1919년 3월 8일 오후 3시 800여 명이 모이고, 쌀가마니 등으로 만든 임시 연단 위에서 독립선언서를 김태련 조사가 읽고, 숨겨 온 태극기를 꺼내서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끝날 때는 1000여 명 이상 모여 만세를 부르며 강씨 소금가게에서 남성정(현 감영공원길)을 지나 대구경찰서(현 중부경찰서)로 향하면서 만세를 불렀다. 일본 경찰이 완강하게 저지하자 농민 안경수가 태극기를 꽂은 깃대로 기마경찰이 탄 말의 엉덩이를 찔러서 말이 중심을 잃고 도망치자 그 길로 선두 행렬이 헤치고 나갔다. 만세시위 대열이 경찰서를 지나 달성 군청 앞에 이르렀을 때, 기관총 5, 6대로 무장된 일본 헌병 및 경찰에 의해 시위대는 저지되었다. 그리고 이때 157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체포되어 108명이 옥고를 겪었다. 3월 8일 서문시장에서 시작된 시위는 10일과 30일 덕산동과 동문시장 4월 15일에는 대명동, 26일과 28일에는 팔공산 미대동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강씨네 소금가게는 지금의 대구시 중구 섬유회관 건너편, 오토바이골목 입구다. 지금 여기에 표지석이 있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다. 107주년 삼일절을 맞아 만세운동길을 찾아 그날의 정신을 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90계단길에서 만난 대구문화유산지킴회 박희대(79)씨는 “만세를 부르고 3·1절 노래를 부르니 그날의 독립운동가가 된 기분”이라고 좋아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03

(이 사람) 반세기 대를 이어온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구 시내 500여 개 안경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수십 년째 선두 그룹을 지키며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 서구의 터줏대감인 ‘동산안경원’이다. 이곳의 김석미 원장 자매는 ‘나눔’을 경영 제1 원칙으로 삼아 대구 안경 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원장은 아버지가 일궈온 20년의 역사에 자신의 30년 세월을 보탰다. 50년 동안 동산안경원을 대구의 강소매장으로 안착시켰다. 그가 불경기에도 흔들림 없이 전진할 수 있었던 두 가지 비결은 무엇일까. 동산안경원의 가장 큰 자산은 ‘충성 고객’이다. 40~50년 전 아버지 대부터 인연을 맺은 손님들이 이제는 자녀와 손주 손을 잡고 이곳을 찾는다. 3대를 잇는 단골의 비결은 손해 보는 경영 철학에 있다. “우리 매장에서 나간 안경이라면, 부속품 하나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코 패드, 나사, 안경닦이 등 소모품 부속들은 매장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웬만한 수리는 무상으로 제공한다. ‘돈이 들더라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원칙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은 작을지 모르나, 고객의 감동이 입소문을 타고 구전되면 “신뢰의 자본”이다.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매출 성장 동력이다. ‘박리다매’를 신조로 한 경영철학이 업계 선두대열에 서게 한 비결이다. 김 원장의 경영 노하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다. 생전 아버지가 ‘나눔의 집’과 ‘천사의 집’ 등에 정기적으로 쌀과 기부금을 보내며 헌신했던 모습은 김 원장 자매에게 가장 큰 가르침이었다. “아버지가 30년 넘게 거래하던 쌀가게 사장님께서 아버지의 선행에 감동해 본인도 봉사에 동참하셨던 말이 기억납니다. 그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저 역시 지역 봉사 단체와 보육원에 정기 후원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직원들에게도 늘 ‘이익을 떠나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안경사가 되자’라고 당부한다고 한다. 김 원장에게 직장은 단순한 일터 이상이다. 함께 고생하는 8명의 안경사 동료와 그들의 가족들, 즉 열 식구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거룩한 터전’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이 소명을 지키기 위해 김 원장은 매일 새벽 무거운 책임감 앞에 무릎을 꿇는다.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대를 이어온 50년의 정직함. 그리고 그 너머에 신앙심. 어떤 경제 위기 속에서도 도중하차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김 원장의 다짐에서, 단순히 안경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게 하는 동산안경원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