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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견주의 버려진 양심

며칠 전 큰 개가 주택 골목 전봇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생리현상에 충실한 모습을 대문을 나서다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개운함으로 온몸을 털어대던 개는 주인이 당기는 목줄에 순응하며 가던 길을 갔다. “저…, 아저씨 이거 치우고 가셔야죠?”라는 나를 힐끔 쳐다보던 개 주인은 유유히 걸어가다 저만치서 뒤돌아보며 호기 넘치게 한마디 던졌다. “거기가 니 땅이가!!” 너무 어이없음에 난, 어깨 추스름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개똥은 다음날 차바퀴에 짓눌려 골목에 한 줄로 나란히 간격을 유지하며 늘어섰다. 개 주인은 정겹게 늘어 선 그것을 보며 희열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알 수 없는 천차만별 심리는 수천 년에 걸친 그 많은 철학자의 명언들에도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다.철길 숲을 걸으며, 쓰레기를 버리거나 애완견 뒤처리를 하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는 남이 볼 때와 보지 않을 때 달라진다. 가끔 비닐 봉투와 집게를 챙겨들고 플러깅을 하다보면 언제 버렸는지 구석구석이 쓰레기들이다. 테이크아웃의 투명 컵은 곳곳에 놓여있다. 가끔 풀숲에 던져진 검은 비닐봉투를 줍고 보면 애완견 배변봉투가 들어있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버려진 양심은 주울 수가 없다.대학에 ‘스스로를 속이지 말고 그 홀로 있을 때 삼가라(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君子 必614E其獨也)’라는 말이 나온다. 퇴계 이황의 평생 좌우명이기도 하다. 공자와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인간이 아니며 가르칠 수도 없다(無羞惡之心 非人也)’고 했다. 부끄러움을 알고 남이 보지 않을 때도 양심을 챙겨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군자다. 군자 되기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대한민국 헌법 제19조에 ‘모든 국민은 양심에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있다. 우리는 자유를 누리며 자신의 양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그 양심의 옳고 그름이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양심(良心)’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옳음과 그름, 선함과 악함을 분별하여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려는 의식’이다. 애완견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애완견을 사랑하는 애완견주들의 선하고 올바른 양심이 절실하다.골목에 개똥이 또 보인다. 견주가 치우지 않고 방치한 그것은 밤길에 사람이 밟기도 하고 차량 바퀴에 눌리기도 하며 많은 이에게 불쾌감을 선물하며 자연으로 돌아간다. 2027년부터 시행 될 ‘개고기 금지법’이 통과된 후 이미 개들은 복날로부터도 자유롭다. 지난 복날 많은 사람이 보신탕 대신 삼계탕, 염소탕, 장어 등을 즐겼다는 뉴스가 있었다. 자식처럼 사랑받는 애완견들은 잘 가꿔진 포항 철길 숲 공원을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애완견의 뒤처리를 하지 않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견주로 인해 동네 주민들은 힘들다. 전봇대에 뒤처리를 부탁하는 글을 붙여놓기도 하지만 안하무인이다. 동네입구에 ‘애완견 골목 출입 금지’ 플래카드를 걸자는 주민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견주들은 애견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애완견이 많아지는 만큼 견주들의 인식 수준도 높아지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25

침산공원을 거닐다

대구광역시 북구 침산동에 위치한 침산공원에 다녀왔다. 저녁 식사 후 소화를 돕기 위해 찾을 만큼 도심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주변 지역 주민들은 물론 대구에서 이곳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만 온 사람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공원이다.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핑크빛 계단에서 추억을 쌓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대구 북구 명소 8경 중 하나로 매년 아름다운 모습을 펼쳐진다. 특히나 봄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이곳에 내년 봄 벚꽃 개화기에 찾아가기를 추천한다.벚꽃 계단이 가장 유명하지만, 봄이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는 많다. 고도 121m의 비교적 낮은 산이라 산책삼아 오르기 좋고, 정상까지 오르는 산책로가 다양하여 각기 다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폭포와 분수, 놀이터, 체력 단련 시설도 곳곳에 있고, 배드민턴장과 골프 연습장도 있어 취미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맨발 산책로에는 맨발 흙길과 지압길이 있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공원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공원을 즐길 수 있다.정상에는 제사를 지내던 재단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를 통해 침산공원이 대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재단 대신 침산정이 정상에 있어 그곳에서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탁 트인 전망은 하루의 근심을 모두 날려 보낼 수 있다. 이 매력에 빠져 다음에 또 찾게 되기도 한다. 해질녘에는 침산정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조명과 노을이 함께하여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때는 누가, 어떤 구도로 사진을 찍어도 엽서 같이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조선시대 시인 서거정이 침산공원의 아름다움을 담은 ‘침산만조’를 지었다고 하니, 이 아름다움은 긴 시간 동안 간직되어 왔으리라.침산정이 위치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길에 높이 쌓인 돌탑이 보인다. 방문객들이 하나둘 소원을 빌며 작은 돌멩이를 하나씩 올린 것이 커다란 탑이 된 것을 보면서, 아름다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산정 앞에는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서서 QR 코드를 이용하여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침산정을 배경으로 다양한 구도로 찍은 사진과 함께 동영상을 받을 수 있다. 함께 온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꼭 촬영해 볼 것을 추천한다.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고민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복잡할 때, 맑은 공기가 필요할 때, 멀지 않은 도심의 쉼터인 침산공원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작은 건물과 자동차를 보고 있으면 내가 가진 고민과 걱정거리도 함께 작아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25

눈꼽째기창으로 내다보는 체화정의 경치

옛사람들은 보통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정자를 지었다. 드라마가 유명해지며 알려진 안동의 만휴정도 그 옛날엔 시내를 건너고 골짜기를 올라야 보인다. 오늘 찾아간 체화정(안동시 풍산읍 상리리)은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곳에 지었다. 바로 길가라 주차 공간도 없어서 백여 미터에 풍산 공설시장 주차장에 차를 두면 된다.선비가 깊은 곳에 조용히 공부하려고 짓는 정자이지만, 체화정은 길가에 자리해 손님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1761년(영조 37)에 진사 이민적(1702~1763)이 짓자 형이 너무 좋아하며 늘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형을 따라 손님들도 찾아왔다. 이 정자를 깊은 산 바위틈이나 맑은 샘 근처에 두었다면 주인장이 바라볼 경치야 좋았겠지만 벗들이 찾아오기엔 멀었을 것이다. 그러면 사람 좋아하는 형의 마음이 얼마나 서운할까 걱정했다고 전한다.체화정이란 이름은 상체지화(常棣之華)의 줄인 말로 다닥다닥 함께 모여 피는 상체꽃을 형제가 모여 사는 것에 비유하여 형제애를 상징한다. 시경에서 따온 말이다. 이민적은 만년에 큰형 이민정과 함께 이곳에서 지내면서 형제간의 우의를 다졌다고 한다. 체화정은 198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2019년 보물로 승격했다.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아름답다. 장마가 한창인 7월 말에 찾아가니 입구에 물옥잠화가 연보랏빛으로 가득 피었다. 탄성을 지르며 다가가 꽃구경했다. 주위의 초록과 대비해 단연 돋보였다. 연못이 이어지며 길 안내를 했다. 따라가니 수련이 낮게 엎드렸다. 연꽃은 이제 막 꽃대를 올려 일주일 정도면 연못 가득 연향이 번질 것이다.찬찬히 체화정을 올려다보았다. 온돌방을 중심으로 양옆에 마루방이 있고, 앞쪽에는 툇마루를 내고 난간을 둘렀다. 양쪽 마루방 사이에는 들문을 설치해서 공간을 넓힐 수 있게 하였다. 무엇보다 방문이 독특하다. 창호지 가운데에는 ‘눈꼽째기창’이라는 작은 창을 더 내서 문을 다 열지 않아도 밖을 내다볼 수 있었다. 우리의 창호는 한지를 발라 마감해 안에서 밖을 내다볼 수 없다. 따라서 밖을 살피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상관없으나 겨울에는 열손실이 크다. 따라서 큰 창을 열지 않고 별도로 설치한 작은 창을 열어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를 눈꼽째기창이라고 한다. 눈꼽째기창은 창호 바로 옆에 별도로 설치하는 경우와 체화정처럼 창호에 한 몸으로 부착하기도 한다.대청에서 냇물 소리를 들으려 담에 냈던 독락당의 살창만큼 독특하다. 계절마다 방에서 내다보는 연못의 경치가 형제가 보기에도 만족스러워 추운 겨울에도 작게 창을 열었을 것이다. 정자 앞쪽의 연못에는 3개의 작은 섬을 만들었다. 이 세 개의 인공섬은 신선이 사는 ‘삼신산’을 의미한다. 중국 전설에서 유래한 삼신산(三神山)은 봉래산(蓬萊山)·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洲山)의 세 산으로 불로불사하는 신선들이 산다는 곳이다.앞쪽에 걸린 현판은 사도세자의 스승이었던 안동 출신의 학자 유정원이 썼다. 정자 안에는 담락재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는데 조선 최고의 서화가 중 한 명인 김홍도의 글씨다. 김홍도는 1781년 정조 어진 제작에 참여한 공으로 경상북도 안동 안기찰방을 지냈다. 찰방은 지금의 역장이나 우체국장에 해당한다. 1786년 근무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별의 징표로 써준 글씨다. 담락재라는 말은 형제가 서로 화합해야 화락하고 오래 즐겁다는 뜻이다.정자 양옆으로 오래된 배롱나무가 키를 높였다. 아직 꽃문을 열지 않았지만, 곧 붉은 자태를 뽐낼 것 같아 그때 또 찾아오자 다짐하며 발길을 돌렸다./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23

2학기 전면 시행하는 늘봄학교, 보완할 과제는

늘봄학교가 2학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1학기 늘봄학교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부분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2학기 전면 시행을 앞둔 교육 현장에서는 공간과 전담 인력 문제 등 여전히 보완할 과제가 남아 있어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최근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이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늘봄학교에 대해 학부모들은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어서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47%가 ‘매우 만족’으로 나타났고 전반적으로는 82%가 만족하고 있음을 보였다. 학생들도 ‘재미있다’가 전체적으로 88%였고 2학기에도 89%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학부모 만족도를 교육청별로 보면 95.8%의 부산이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뒤를 이어 대구가 93.8%, 경북은 90.5%로 평균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늘봄학교는 기존 초등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통합 개선하고 학교 중심의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 협력해 정규 수업 외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맞벌이 부부의 초등 자녀 돌봄과 사교육 부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내년에는 2학년, 2026년에는 모든 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된다.경북의 늘봄학교는 더 나아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종합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중 매일 2시간씩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교육청은 1학기 늘봄학교 시범학교로 180여 곳이 운영되었으며 2학기에는 도내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확대된다.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늘봄교실의 공간 부족과 강사 구인난 해소, 돌봄이 부족한 취약계층에게 복합다중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유연성 문제, 지역과 학교 간의 격차 등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질적 제고는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늘봄학교 운영은 당연해 보인다.경북교육청에서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경북형 늘봄모델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지역의 도서관과 협력하는 거다. 학교와 도서관을 연결해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프로그램 발굴해 늘봄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과대 학교의 공간 확보 어려움은 물론 도서벽지 학교의 우수 강사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지역아동센터의 활용도 가능하다. 학교의 늘봄학교나 돌봄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조금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취약 계층과 맞벌이, 일반가정에서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2학기 늘봄학교 수요 조사 신청서를 받은 1학년 학부모 박모 씨(38·포항시 북구 우창동)는 “맞벌이라 늘봄학교를 신청하려 하는데 방과 후는 신청이 됐다 안 됐다 해서 신청을 포기했다. 방과 후를 하고 늘봄학교를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은데 이것도 학교마다 조금씩 운영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대구의 한 늘봄학교에서 일하는 한 교사(46)는 “아직 초등학교 1학년 아이라 저녁에 늘봄교실 책상에 매일 엎드려 졸고 있어서 이불 펴서 재운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가 집이 아닌 학교에 있어서 안쓰럽기도 한데 돌봄 개선이 먼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23

힐링-테마 여행지로 거듭나는 봉화 오전약수 관광지

봉화군 오전약수 관광지가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환경 정비와 새로운 콘텐츠에 나섰다. 오전약수는 혀끝을 톡 쏘는 청량감, 그리고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며 전국 최고의 약수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과거 수많은 관광객이 즐겨찾던 지역의 대표 관광지였으나 시설 노후화와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해 점차 명성을 잃어가고 있었다.봉화군은 오전약수 관광지 콘텐츠를 확충해 물야저수지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약수공원 조성과 보부상촌을 테마로 한 조형물 설치, 원두막 및 달과 토끼 조명을 밝혀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있다.또한 한반도 동서를 연결하며 경북 울진에서 서해 태안까지 이어지는 849㎞의 동서트레일 중 47구간 거점마을로 오전약수탕이 주목받고 있다. 오전약수탕과 물야저수지를 연계한 테크길 조성과 1㎞의 산책로 조성, 2㎞의 벚꽃길이란 특색을 살려 둘레길(V 로드) 수변 산책로도 조성 중이다.백두대간의 중심에 있는 마을로 맑고 깨끗한 1급 수질을 담고 있는 물야저수지 산책로는 포토존과 쉼터 등이 설치됐고 주차장 시설공사도 한창이다 외씨버선길과 여행자를 안내하는 봉화객주 건물에 화덕피자와 약수 족욕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가 들어서고, 송어횟집과 백숙식당 등도 새롭게 단장하고 관광객을 기다린다.이 지역은 보부상 임방이 있던 지역으로 100여 년 동안 보부상위령제를 지내고 있으며, 위령제와 함께 2020년부터 보부상 한마당축제를 매년 개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 중이다. 독특한 문화를 가진 보부상을 스토리텔링해 특색 있는 문화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인 것.또한, 백두대간수목원과 연계권역으로 영주 부석사, 이몽룡 생가, 계서당이 가깝게 있어 여행자들에게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힐링의 장소가 된 것이다. 새롭게 조성된 약수공원은 공연장과 주상절리 모양의 암벽과 분수, 폭포를 설치해 지속가능한 관광명소가 만들어지고 있다. 야간에도 은은한 경관 조명이 빛난다.오전약수는 조선 성종 때 발견, 조선 약수대회에서 최고의 약수로 선정되기도 했고,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봉은 오전약수를 가리켜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 만하다”고 칭송했다.선달산, 옥석산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계곡물은 내성천 발원지이기에 여름철 피서지로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기엔 무료 캠핑장이 개설돼 있다. 봉화군은 앞으로도 백두대간수목원, 동서트레일, 외씨버선길, 이몽룡 생가, 계서당, 물야저수지의 연계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23

음악에 온몸을 흠뻑, 2024 대구 싸이 흠뻑쇼

2024 대구 싸이 흠뻑쇼가 지난 7월 13일과 14일, 양일간 대구스타디움에서 진행되었다. 지난해까지 8월에 진행되던 콘서트를 ‘대프리카’의 무더위를 피해 더 좋은 날씨에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한 달 앞서 진행하였고, 대구스타디움 주변 시민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싸이(42) 이름에 맞춰 오후 6시 42분에 시작하던 콘서트를 오후 6시로 앞당겨 진행했다.시민기자가 콘서트를 즐긴 14일에는 싸이가 콘서트 역사상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 언급하며 관객과 함께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관람 시 유의 사항을 싸이가 직접 언급하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콘서트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기록하지 말고 기억하라고 전해 관객들이 온전히 그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싸이는 커플끼리 참석한 관객을 위해 이별 노래 ‘어땠을까’를 준비했다고 하여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노래와 함께 카메라로 비춘 커플들의 키스타임이 진행되었다. 커플들을 위해 이별 노래를 준비한 싸이의 센스에 화답하듯 남남 커플을 잡는 카메라맨의 센스가 이어졌다. 당황한 것도 잠시. 카메라에 잡힌 남남커플은 볼 뽀뽀로 화답하는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또, 10년 전 세상을 떠난 자신의 지인을 생각하며 지은 노래라 소개하며 ‘드림(Dream)’을 부르며 신해철의 영상을 공개하여 관객들과 함께 그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콘서트를 위해 애쓴 스태프들을 위해 노래 ‘기댈 곳’을 부르며 스태프들의 무대 설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어 관객들이 이 무대가 더욱 값지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게스트로 초대된 가수는 헤이즈와 에픽하이였다. 대구가 고향인 헤이즈는 고향에 와서 공연할 수 있어 기쁘고, 수성못, 이월드, 동성로 등에서 우리가 서로 과거에 인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하며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표했다. 공연 중 싸이 콘서트에서 인연이 되어 만난 여자친구와 곧 결혼하게 된다는 관객의 사연을 듣고 헤이즈는 자신이 준비해 온 사인 앨범과 손편지를 선물로 전해주기도 했다. 에픽하이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 ‘One’과 비 오는 날씨에 맞는 노래 ‘우산’을 불러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콘서트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부모님과 함께 찾아온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자리를 함께하였다. 젊은 사람들도 몸살을 앓는다는 싸이 콘서트를 70대가 즐기기에 무리가 아닐까하는 걱정이 민망해질 정도로 흥이 나서 춤추며 즐기는 모습을 보며, 진정 즐길 줄 아는 챔피언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했다. 아마 콘서트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10대의 몸과 마음을 가지고 오는 것 아닐까?14일 콘서트는 오후 10시가 조금 넘어 막을 내렸다. 일찍 시작한 만큼 끝나는 시간도 빨라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다시 열릴 내년 콘서트를 기대하며 관객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7월 14일이 2024년 올 한 해의 가장 좋은 날로 기억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싸이의 말처럼 이날을 기억하는 웃음들이 관객들이 떠난 대구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8

안동댐 수몰 실향민들 ‘망향정’ 올라 상심 달래

고향이 없어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저 상심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라 여길 따름이다. 1976년 건설된 안동댐으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은 무려 3033가구 1만9657명에 달한다.안동댐 수몰민에게 고향을 잃은 심정을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을 잊지 못한다.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은 언젠가 가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물속에 고향이 잠긴 이들은 돌아갈 고향이 없다는 것이다. 고향이 있지만 못 가는 이들과 돌아갈 고향이 없어진 이들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저 아득한 안동호 아래 고향 집과 뛰어놀던 골목길, 깊었던 우물, 그립고 정겨웠던 고향의 정취가 모두 잠겨버렸다. 그들은 이웃과 이별하고 조상 산소도 옮기고 타지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혹은 고향 언저리에 남아있었다.지난해 10월 28일, 한국수자원공사는 안동시 와룡면 산야리 언덕에 수많은 실향민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망향정을 세웠다.누각 형태의 망향정 옆에는 2m 높이의 망향비를 세웠다. 망향비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행민들이 이곳에 찾아와서 눈앞에 펼쳐진 푸른 물을 굽어보며 실향의 아픔을 달래고 고향을 회고하였으면 한다’고 적혀있다. 혹자는 “병 주고 약 주나”하며 눈을 흘기기도 하였으나 수몰 전 월곡면에 속했던 망향정에 올라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다.안동댐에서 댐우안 동악골 방향으로 오르다가 오른쪽 호반로로 굽이굽이 가다 보면 망향정(안동시 와룡면 산야리 129-7)이 나온다. 한적한 곳에 망향정과 망향비가 우두커니 서 있다. ‘망향공원’으로 불리기엔 다소 썰렁해 보였다. 수몰의 서사를 알 수 있는, 젊은 세대는 모르는 그 시절의 추억과 역사를 담은 공간이 될 수 있게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더 잘 관리되었으면 한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8

영화·공연 영상 공유하며 인문학 성찰

‘파시즘은 독서를 통해 치유되고 인종차별주의는 여행을 통해 치유된다.’라고 미겔 데 우나무노는 말했다. 독서를 통해 치유된다는 ‘파시즘’에 대한 정의를 온전히 내리기 어렵듯 ‘삶’에 대한 정의 또한 명백히 내리기는 어렵다. 파시즘이 국가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모호하게 나타나듯 삶 또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철학자가 삶에 대한 명언을 수없이 남겼지만 결국 얻고자 한 것은 ‘내 마음의 평안’이 아닐까 싶다.‘세계영상포럼’은 이상빈 불문학 박사가 소장하고 있던 세계 뮤지컬과 음악 공연 등의 귀한 DVD영상을 공유하는 자리로 그가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인문교수로 재직할 당시 포스텍 학생회관 음악감상실에서 ‘포스텍 영상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행사다. 함께 감상하는 유명한 뮤지컬의 초연작이나 기념공연 영상들은 그가 세계 각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평생에 걸쳐 수집해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혼자만 보며 즐기기에 너무 귀한 영상들이니 많은 사람과 공유함이 어떻겠냐는 지인들의 권유로 시작된 이 모임은 학생은 물론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2017년 10월 17일 프랑스 연극 ‘제방의 북소리’를 시작으로 지난 6월 ‘엘레니 카라인드루 아테네 공연’ 영상까지 47회째 이어지고 있다.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SF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플래닛(La Plan00E8te sauvage)’이다. 이는 1973년 프랑스와 체코가 공동으로 제작하여 개봉한 것으로 오늘날 프랑스 애니메이션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SF소설가 스테판 울의 ‘옴 시리즈(Oms en s00E9rie)’ 소설이 원작이며 개그나 캐리커처가 아닌 주제를 다룬 프랑스 최초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연필로 먼저 각 장면을 그린 후 당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낯설던 파스텔 색조를 입혀 총 1073개 장면을 만들어냈는데, 3년 반 동안 25명이 공동 작업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공연’, ‘오페라 유령 25주년 기념공연’,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공연’등을 통해서는 실제 공연만큼 큰 감동을 받기도 한다. 뛰어난 예술작품을 마주했을 때 헉! 하는 순간 멈춤으로 작품에 몰입하게 되는 시간을 쇼펜하우어는 무(無), 즉 空(공·해탈)이라 했으니 영상을 보며 뇌가 힐링하는 그 시간만큼은 진정한 마음의 평안을 누린다.이상빈 박사의 포스텍 퇴직과 함께 영상포럼 행사도 막을 내리려 했지만 이를 아끼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모으자 그도 흔쾌히 허락하여 현재 포항 ‘미르아트센터’에서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빈틈없는 자료 준비와 영상이 시작되기 전 작품에 대한 알찬 강의는 영상에 더 몰입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제45회부터 두 차례에 걸친 ‘홀로코스트 이해하기: 역사, 예술, 그리고 영화’ 강좌를 통해 접한 영상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 반(反)하듯 지금도 세계는 전쟁과 기아에서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저 아이러니컬하기만 하다.이상빈 박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미학적 접근을 주제로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포항 사람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세계영상포럼을 위해 기꺼이 한 달에 한번 서울에서 포항으로 내려와 지역문화를 더 알차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고급스러운 행사를 지방에서 즐길 수 있다는 행복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8

고물가에 힘겨운 서민경제

서민경제가 어렵다. 다음 달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기름값, 교통비, 전기료까지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가스 요금은 여름을 지나 사용량이 많아지는 겨울철에는 난방비 폭탄으로 서민경제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공공요금의 인상이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경제학 용어에 왝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wage(월급)와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월급 대비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처럼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왝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데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지난 5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물가와 소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 물가 누적 환산 상승률이 12.8%, 연간 기준으로 3.8%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환산율이 1.4%였던 2010년대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소비자 물가가 5.1%나 올랐던 2022년의 상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여전히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물가 현상은 당연히 소비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또 가계의 실질 소득은 1년 전보다 1.6%로 감소했다. 이는 2006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던 여윳돈도 계속 줄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지난해 인기였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가계에서는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고금리에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고 고물가로 실질 소득이 줄자 직장인 16.9%는 본업 외에 부업을 1개 이상 하는 ‘N잡러’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구와 경북의 서민경제도 1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대구·경북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일자리는 줄고 실업자 수도 10만 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 소비자 물가는 상승했다. 대구의 소비자 물가는 2.7%, 경북은 3.0%로 상승했고 모든 품목에서 올랐다. 교통이 가장 오름폭이 컸고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음식, 숙박 순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밥상 물가를 중심으로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경제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경북은 도내의 소상공인 사업체가 36만7000개로 경북 전체 기업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는 42만9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5%를 차지하는 등 서민경제의 핵심 주체이지만 전체 소상공인 61.6%가 매출액 1억원 미만으로 고물가가 계속될수록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포항시 북구 양덕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54) 씨는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만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고 대신에 선풍기를 많이 돌리고 있다. 계란값도 많이 오르고 장마철 채소가격도 올라 장사하기 점점 힘들어지는데 최근 배달 수수료와 최저 임금까지 올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대학생 박 모(22·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포항에 내려와 방학 동안 알바를 하는데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바쁜 점심시간 2시간 동안만 사람을 구하는 곳이 많아졌다. 예전과는 다르게 서민경제가 안 좋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4

사진 전시회가 특이한 공간에서 열린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형산교차로 부근에 자리한 ‘형산장여관’이 그곳이다. 지도에 온천을 표시하는 기호가 붙은 오래된 건물에 노란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4’, 이 전시는 갤러리 포항을 운영하는 사진가 연구모임 ‘공간너머’에서 지역 간의 교류가 예술사진 시장의 확장성을 가진다는 주제로 준비한 전시회다. 7월 6일에 오픈했고, 7월 28일까지 ‘갤러리ART436’과 ‘갤러리포항’ 두 곳에서 함께 전시한다.갤러리ART436은 낡아서 사용하지 않던 여관을 리모델링 해서 2층부터는 여러 작가의 작업공간으로 임대하고, 1층은 전시 공간과 카페로 운영한다. 카페436은 지난 6월에 문을 열어 조용하던 갤러리에 많은 손님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커피도 마시고 사진과 그림도 보며 문화예술까지 즐겨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커피 한 잔 받아 들고 작품을 감상했다. 작품 옆에 제목이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명함 같은 종이에 많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 작가 이름과 제목이 보이고 그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몇 년 몇 월을 표시했다. 그 밑의 줄에 사진 출력한 방법, 어디에 출력했는지 소재를 알려준다. 그 밑의 줄에 작품의 크기가 적혔고, 사진의 특성상 작품을 몇 장까지 인쇄할 것인지, 그중에 몇 번째 작품인지 밝혔다. 그 옆에 찍은 날짜와 인쇄한 날짜가 함께 적혔고 아트페어라 작품의 가격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소장자의 이름이 보였다. 작은 명함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는 설명을 듣고 보니 작품이 더 눈에 들어왔다.이번 전시는 부산(SPACE.FOFO), 울산(가기갤러리), 진주(숨), 포항(갤러리포항) 네 지역에서 45명의 작가 본인의 작품과 소장품 100여 점을 모았다. 포토아트페어는 동시대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장소로, 사진 예술가와 컬렉터, 갤러리와 관람객이 만나는 공간을 만든다. 이 기회에 관람객은 착한 가격으로 예술 사진 작품을 소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이번 전시는 공간너머 최흥태 대표의 기획이다. 공간너머는 2022년 2월에 개관전을 했고, ‘다름의 파동’ 등의 제목으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 9월에 ‘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울진 문화회관에서 전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글로 참여하는 분들과 공동 작업이다. 울진에 화재가 났던 그해부터 3년 동안 매년 찾아가 현장의 변화를 사진으로 기록했다고 한다.최흥태 대표는 전시기획의 목표가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다른 지역 사진작가들과 교류를 통해 포항지역을 알리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다양한 책 읽기와 서울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전시회를 찾아보았다고 한다. 포항에 살고 있으니 포항지역 특히 죽도시장과 송도해수욕장, 초곡리 나환자촌 세 곳을 많이 찍었다고 한다.이번 전시 기간에 7월 27일 오후 3시에 세미나와 더불어 작품 경매를 한다. 이상일 사진작가의 강의와 지역 사진작가들과 함께하는 포럼 형식으로 열린다니 사진에 대한 여러 방면의 소식을 접할 기회이다. 또 각 지역 리더들에게 부탁해서 10점의 사진을 후원받아 경매를 진행하니 좋은 가격에 좋은 작품을 소장할 기회이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아이와 함께 경주 통일전을 산책하다

차가 통일전 근처로 들어서자 여름비에 초록이 한층 더 힘을 내고 있다. 은행나무 단풍이 한창일 땐 근처에 발도 못 들이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해설사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동행한 아들을 보시며 어린아이 방문은 드물어 더 반갑다 하셨다. 예상치 못한 격한 환영에 아이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길 원했던 터라 해설은 거절하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티끌 하나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측 연못엔 수련이 만개해 있었다. 화랑정을 지나 한 바퀴 돌아보았다. 화려한 꽃들이 많은 계절이나 수련은 더운 여름의 특별한 묘미다.특히 노란색 수련잎은 빛을 품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연 구경에 빠져 본래 목적을 잃고 있을 때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들어섰다. 무명용사비를 지나 중간 중간 기념사진을 찍어가며 높은 계단을 올라갔다. 한참을 뒤처져 그친 비에 접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계단을 오르니 영정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문무대왕, 태종무열왕, 흥무대왕으로도 불리는 김유신 장군의 영정들이다. 모두 김기창 화백의 그림이다.‘바보 산수’, ‘세종대왕 어진’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 미술사에 끼친 영향이 크지만 1940년대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다.건물 화랑에는 기록화 17점이 걸려있다. 오승우, 오원배, 박비오, 정창섭, 김태 등 당대 유명화가들이 그린 기록화들이다. 1세대 서양화가 오지호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호남 대표 원로화가 오승우 작가의 작품이 10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록화는 적게는 100호, 최대 500호짜리 김태 작가의 작품 등 대작이 주를 이룬다. 100호는 물론이거니와 500호 크기의 작품은 여느 작가에게도 쉽지 않은 대작 중 대작이다.그리고 기록화는 당시 시대 상황을 표현하기에 그 시대의 의복이나 장신구 등에 대한 고증이 필요해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자연광과 비바람을 그대로 견뎌내고 있는 작품들을 보니 건물을 지을 당시 기록화의 보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애초에 캔버스에 그려진 유화 작품이 야외나 마찬가지인 회랑에 전시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의 전시 목적은 달성했을지 모르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달리 보존 관리되어야 한다.박물관에 모셔진 백자나 유물들도 예전엔 일상생활에 즐겨 쓰인 물건 중 하나였을 것이다. 건물 내 왕들의 영정 대비 회랑의 기록화들은 균열이 눈에 띄었다. 참여 작가 중 오원배 작가를 제외하고 모두 작고하신 상태다. 그림은 재생산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잘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역사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기엔 좋았다.천관과 김유신 장군 이야기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 여기가 할머니 밭일지도 모른다고 하자 아이는 신기한 듯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먼 옛날이야기로만 느껴지던 역사가 현실로 와닿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림들을 뒤로하고 회랑 양 끝에 마련된 쉼터에 신발을 벗고 올라 내려다본 풍경은 더없이 아름답다. 경치에 반한 건지 먼저 도착한 단체의 사람들도 한참을 머무르고 있었다.오른 만큼 많은 계단을 다시 내려 한 번 더 수련을 감상하고 밖으로 나왔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6

옛 선비의 풍류 가득한 봉화 사미정으로 오세요

백두대간의 태백산, 구룡산, 문수산에서 발원한 운곡천 물줄기는 백두대간수목원을 거치고 춘양 읍내를 지나면서 여러 개의 정자 앞을 통과해 사미정 계곡에 이른다.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인생을 논하던 정자와 고택이 곳곳에 있다. 수려한 풍경과 여러 정자를 품은 운곡천의 춘양구곡은 정자 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은둔해 유유자적하던 선비들이 자연을 즐기던 곳이다. 물길 따라 선비들 발자취를 뒤적이면 최고 경관이 펼쳐진다. 그곳이 바로 사미정 계곡.맑고 깨끗한 산천에 빼어난 풍광으로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이곳에는 한수정, 창애정, 옥계정, 창랑정사, 사미정, 연주정 등 많은 정자가 있다.굽이친 계곡 따라 암반과 소나무가 어우러지고, 계곡에 펼쳐진 너럭바위가 푸른 물길을 만들어 내는 운치에 아담한 정자를 하나 품었으니 사미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봉화 5대 계곡 중 하나로 여름이면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계곡 주변으로 선비의 기상을 닮은 품격 있는 자태의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한다.절경과 여울 따라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한 아담한 사미정은 도학과 절의로 이름이 높았던 옥천 조덕린(1658∼1737)이 조선 영조 3년(1727년)에 건립했다.그는 사간으로 있을 당시 상소문을 올렸고 이 상소문으로 인해 함경도 종성에 유배되었을 때 정미년(丁未年), 정미월(丁未月), 정미일(丁未日), 정미시(丁未時)에 입주하면 좋다는 음양가의 설과 공자가 말한 군자의 네 가지 도리, 효제충신(孝悌忠信) 중 한 가지도 능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다고 한다.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 마루를 중심으로 양쪽에 온돌방을 두었고, 팔작지붕으로 사면에 퇴를 두고 앞면과 양측 면에는 툇마루를 설치했다. ‘사미정(四未亭)’과 ‘마암(磨巖)’이라는 밖과 안의 현판은 정조 때 재상 채제공의 친필이라 전해진다.사미정 가까이엔 옥처럼 푸른 내의 돌문이라는 뜻의 ‘옥천석문’이란 글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옥천은 사미정을 지은 조덕린의 호이며, 안쪽에 옥천마을이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는 표지석이기도 하다.사미정 계곡은 울창한 송림과 수천 년 몸을 닦아 빛을 내는 너럭바위가 걸출한 예술품이다. 봉화의 계곡은 꾸밈없이 아름다워 마치 숨겨둔 비밀의 장소 같다. 호젓한 도로는 푸른 들과 운곡천을 따라 샛길로 이어지고 굽이마다 정자와 고택이 있다.고향의 향취를 간직한 이곳은 계곡뿐만 아니라, 역사의 흔적을 담은 유서 깊은 곳이다. 창애정, 옥계정, 옥계종택, 창랑정사 등 문화유적이 많이 있으며 춘양 읍내쪽에 한수정, 만산고택, 권진사댁 등 선인들의 발자취가 즐비하다. 낙동강의 발원지 태백산의 맑고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으로 여름철 피서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구르던 맑은 물은 소를 이뤄 그 아래로 큼직한 입을 벌리고 청정옥수를 들이켜는 물길의 왕성한 생명력이 보인다.우리 선조들은 청량한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며 더위를 이겨냈다.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조망하는 정자가 들어서 옛 선비들이 누린 운치를 즐길 수 있고, 시원한 물과 멋진 풍광이 드리워진 사미정 계곡을 피서지로 찾아보길 권한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1

불친절한 도로 안내 표지판

지난 주말 안동시 길안면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길안으로 들어서자 길옆의 휴경지에 은행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가로수도 모두 은행나무였다. 언제부턴가 사라져버려 그립던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반가웠다.‘용계의 은행나무, 지례예술촌’이란 도로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었다. 두 곳으로 유람해 보기로 했다.먼저 용계의 은행나무로 향했다. 길가에는 온통 은행나무였다. 지금은 청록이 마음을 사로잡지만, 가을 단풍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길이었다.초입의 표지판 이후 이정표가 없었다. 혹여 지나칠까, 창밖을 주시하며 달렸다. 저수지가 시작되고 물길을 계속 따라가니 드디어 ‘용계의 은행나무’ 안내판이 보였다. 주차장이 없어 도로 한쪽에 차를 세웠다. 호수 속에 우뚝 선 섬 한가운데 엄청난 규모의 은행나무가 보였다. 든든한 석조 다리도 놓여있었다.용계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700년 정도로 추정, 높이 31m, 둘레가 13.67m가 되는 우리나라의 은행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로 천연기념물 175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원래는 용계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었다. 90년대에 임하댐 건설로 물에 잠길 위치에 있어, 15m의 높이로 흙을 쌓아 올리는 특수 공법으로 성토하고 가산을 만들어 현 위치로 들어 올려 심은 것이다.조선 선조 때, 훈련대장 탁순창(卓順昌)이 낙향하여 은행나무 계(契)를 만들어 나무를 보호하고, 매년 7월에 나무 밑에 모여 서로의 친목을 도모했다고 한다. 현재 마을은 사라졌지만, 탁 씨의 후손들이 해마다 이 나무에 제사를 지내며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다리를 건너 떡 버티고 선 은행나무를 본 순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나무의 규모에도 압도 되었지만, 그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 것이 위대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철 구조물을 의지하며 꿋꿋이 살아남은 것이 감동이었다.은행나무 주변에는 단풍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호수가 보이는 곳곳에 벤치를 만들어 놓아 앉아서 여유롭게 자연에 취해 쉬어가기에도 좋아 보였다. 녹음의 은행나무도 아름답지만, 가을에 단풍으로 어우러진 노란 은행잎 주단은 또 얼마나 예쁠까. 올가을 꼭 다시 오리라 기약하면서 다음 행선지 지례예술촌으로 출발했다.사실 지례예술촌은 접근도 하지 못했다. 10km가 넘는 거리를, 그것도 4km가 남은 시점부터는 곡예를 하듯 구불구불한 산길을 조심스레 운전해서 도착하였다. 4km 지점에서 숙박 객에게만 개방된 시설이란 이정표가 있었다. 예술촌의 고즈넉한 풍광이 너무도 궁금하여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막다른 길에서 맞은 차단시설에 돌아서는 위치에서 예술촌은 보이지 않았다.지례예술촌을 검색하면 ‘예술창작마을로 유명한 마을, 예술촌은 안동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마을이다. 안동시 임동면 지례리가 수몰될 처지에 놓이자, 현 지례예술촌의 촌장인 김원길 씨가 1986년부터 수몰지에 있던 의성 김 씨 지촌파의 종택과 서당, 제청 등 건물 10채를 마을 뒷산자락에 옮겨지었다. 이 마을은 1990년에 문화부로부터 예술창작마을로 지정받아 예술인들의 창작과 연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그동안 예술창작마을로서 역할을 했고, 안동을 알리는 일에 공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숙박 객에게만 개방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는 시설인 만큼 도로 안내 표지판에 숙박업체란 표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초입의 표지판과 중간지점의 이정표에는 어디에도 숙박업체란 표시는 없었다.도로 안내 표지판, 지역의 명소를 알리는 관광 안내판의 역할이 크다. 지자체에서는 불친절한 안내판을 좀 더 친절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기회로 여행하는 장소에 대해 사전 검색을 철저히 해야 되겠다는 반성도 하였다./손정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1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대구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지난 7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대구 두류공원에서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치맥페스티벌은 2013년부터 시작하여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려 올해 12주년을 맞이하였다. 매년 행사에는 인기 연예인의 공연과 회차를 거듭할수록 보완, 발전하는 프로그램들이 축제를 빛낸다. 이번 페스티벌은 6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구역별 특색에 맞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트로피컬 치맥클럽, 웰컴 치맥 로드, 하와이안 아이스펍, 체맥 핫썸머 디스코 포차, 치맥 선셋 가든, 스트리트 치맥 펍으로 구성하여 방문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트로피컬 치맥클럽은 치맥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로 2·28 자유광장에서 TV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박명수, 지코, 다나카, 송가인 등의 인기 연예인들이 이번 축제를 함께 즐겼다. 더 가까운 곳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무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미엄라운지가 마련되었다.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4명이 한 테이블을 사용하여 한 테이블당 8만5000원의 금액을 지불하면 좋은 자리는 물론이고 맥주 6캔, 치맥페스티벌 굿즈 꼬꼬 머리띠 4개, 소스 한 세트, 대구로 배달앱 1만원 쿠폰까지 제공했다. 하와이안 아이스펍은 시원한 물속에 발을 담그고 치킨과 맥주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수상식음존이 마련돼 있었다. 치맥 선셋 가든에는 예쁜 모양의 조명들로 꾸며져 어디서든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공간이라 사진을 촬영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치맥 핫썸머 디스코 포차는 7080 디스코 테마 컨셉과 옛날 통닭이 어우러져 추억을 되찾고자 하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이번 페스티벌은 신규 식음 구간을 만들어서 더 많은 공간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다. 또 환경을 위한 다회용기 사용과 분리수거 안내 방송으로 여러 차례 알려 방문객들이 지킬 수 있도록 하였다. 안전을 위한 비상로 안내와 공원 내 모든 곳이 금연임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축제, 안전한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 발맞추어 방문객들도 자신이 사용한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분리수거와 다회용기 수거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이번 축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폐기물을 1.6t이나 줄일 수 있게 되었다.지역 관광 명소와 대구 지역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체험존도 다양하게 마련되었다. 홍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설치, SNS 구독 등에 참여하여 룰렛 돌리기로 상품을 수령하는 재미있는 이벤트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대구 지역기업에서는 비즈니스라운지를 활용하여 축제를 함께 즐기며 노사 화합, 바이어 초대, 고객 서비스를 이룰 수 있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2024 치맥페스티벌에 대해 “이번 치맥페스티벌에서 미흡했던 점은 개선하고 잘된 점은 더욱 확대해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세계인의 여름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언급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즐길 거리와 색다른 체험들로 대구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치맥페스티벌을 기대한다.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11

학도병을 기억하시나요?

교복 두 벌이 전시장에 놓여있다. 두 벌의 교복이 전하는 울림은 그 어떤 전시의 알림보다 컸다. 경주문화관 1918(구 경주역)에서는 경주교육지원청 주최 주관으로 ‘소년의 기억, 기록이 되다’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 기간은 6월 25일에서 8월 31일까지며 월요일은 휴무다. 학교 기록물을 정리하던 중 참전 후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의 학적부가 대량 발견되고 그분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현재 생존 중인 학도병들의 구술 영상과 과거 사진, 문서, 교과서 등의 기록물을 관람 할 수 있다. 전시장 출구 쪽엔 감사의 인사를 남기는 메모장과 학도병들이 남긴 문구로 만든 도장을 태극기에 찍어 자신만의 태극기를 완성 시키는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학교에서 수업을 들은 건지 아홉 살 아들은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가 아직 휴전 중이라며 걱정을 늘어놓았다. 함께 관람하는 중에도 계속 휴전이라 언제든 또 전쟁이 일어날 수 있지 않느냐며 근심 어린 표정이다.전시물 중 태극기에 혈서를 쓰고 있는 학도병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 태극기 모양을 보니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네. 아들의 말에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사진 속 저분들 지금 네 사촌 형들 또래라는 이야기에 아이는 한참 말이 없었다. 100년이 지나지도 않았음에도 너무 오랜 일인 듯 잊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아직도 그 아픔이 생생하기만 한데 말이다.구술 영상 중 어느 학도병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우리 중 누군가 죽으면 이것들을 어머니께 (서로) 전해드리자. 그 순간의 기억이 지금도 너무 생생하여 말을 잇지 못하시겠다는 말씀이 너무도 아프게 느껴졌다. 바로 옆 전우가 내일이면 다시 못 볼 사람이 되는 전쟁통에서 어떤 마음으로 견뎠을지.사진 속 학도병들의 얼굴을 보자니 저 앳된 얼굴로 그리워했을 가족, 친구들. 그 마음이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려가라며 풀어줬던 그 열여섯 살의 포로 소년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까.퇴근길 가족과 인사도 못 나눈 채 보국대로 끌려갔던 필자의 외할아버지도 보급품을 무겁게 올린 지게를 지고 저 어디쯤 지났지 않을까 사진 너머로 슬며시 그려보았다. 솜털도 가시지 않은 소년들, 어린 자식이 넷이나 딸린 아비도 함께 해야 했을 만큼 참혹한 전쟁이었다.40여년이 지나 받은 졸업장, 제대증서와 예비역 병무소집해제증을 보자 무사 귀환을 한 당사자 마냥 마음이 편해졌다. 그것도 잠시. 전시장 한쪽엔 흰국화 한 다발이 책상 위에 놓여있다. 그 위로 경주 학도병 파악 현황이 적혀있다.참전자로 확인된 인원 428명, 전사자로 확인된 인원은 104명이다. 320명으로 가장 많이 참전한 경주 중학교만 60명으로 사상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그 외 문화중 20명, 경주 공업중 24명이다. 그 아래 적힌 실종자란에서 생각이 아예 막혀버렸다. 추정불가.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학도병들은 주민 번호 같은 신분을 증명할 서류가 없었기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소년들은 이 나라 국민이라는 신분증 번호도 받기 전 목숨을 잃었다. 100미터가 넘는 국기 게양대를 추진 중이라는 뉴스가 연일 이슈다. 높이만큼 애국심이 높아질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작은 공간에 마련된 학도병들의 사진들은 애국심 그 이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돌아오지 못한 학도병들이 그곳에선 그저 어린 소년, 아이로 편안히 쉬고 계시길 바란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저출생 정책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저출생 대응을 위해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했다. 해마다 내려가는 출산율 수치가 말해주듯 저출생으로 나라가 사라질 걸 염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까닭이다. 국가의 위기인 저출생 시대를 맞으며 그동안 다양한 정책들이 있었다. 하지만 초저출생으로 가고 있는 지금을 보면 그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저출생 문제는 주거, 출산, 돌봄, 일과 생활의 균형 문제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무엇보다 저출생 정책에도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올해 초에는 서울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폐교 소식이 들렸다. 저출생의 여파가 이제는 초등학교를 넘어 고등학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폐교가 예상되는 학교는 무려 33곳이다. 경북은 지난 3년간(2021~2023) 통폐합만 8곳이었다. 폐교는 저출생의 결과물인데 이런 현상은 정말 다시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통계청의 데이터 추산자료에 따르면 10년 뒤 2034년에는 학급 당 학생 8.8~8.9명으로 나타났고 2070년에는 2.7명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해 합계 출산율은 0.6명 대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수치들을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면 연간 60~70만명이 태어나야 현상유지가 되는 상황에서 20만 명이 태어나면 해마다 40만 명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경북에서는 정부보다 앞선 지난 2월에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북의 22개 시군이 저출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소멸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쟁이란 이름을 붙여가며 절실함을 표현했는데 현장에서는 젊은 부부들이 지역에 살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어린이집의 갑작스런 폐원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직장맘이면서 쌍둥이 어린아이를 키우는 시민 정모(37) 씨는 “지난 2월,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다음 주에 폐원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고 이런 상황이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하나를 키우고 있는 이모(45) 씨는 “생활비에서 학원비의 지출이 크다. 앞으로는 더 늘어날텐데 아이를 하나 더 낳지 않은 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저출생 정책들이 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위해 지역을 위한 저출생 정책들이 필요하다. 첫 번째가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을 이유인 일자리이다. 지역에서는 일자리 부족이 심각하다. 특히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이 부족한데 여성들이 아이를 돌보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우리 동네 돌봄이 자연스런 돌봄의 환경도 조성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들도 아이를 돌보고 일을 하는 일상적인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여성들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의 수요에 기반한 문화시설 등도 많이 미흡하다. 이런 이유들은 저출생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다. 저출생 정책이 단순히 출산율 높이거나 돌봄을 넘어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포항은 물론 경북,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소통하는 저출생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墨, 風(먹, 바람) 무여 문봉선 경주 그림

월요일 오후에 찾아간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관람객이 우리뿐이다. 태양이 길게 전시장 깊숙이 햇발을 디밀었다. 우리의 그림자도 따라 길어졌다. 일을 마치고 포항에서 경주까지 숨도 참고 달려가니 문 닫기까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경주 플레이스C가 6월 6일부터 9월 8일까지 ‘먹,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을 전시한다고 해서 달려갔다. 입구에서 받은 입장권에 소나무 한 그루가 몸을 비틀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용의 비상 같기도 하고, 바람을 견디며 바위에 뿌리 내린 장군의 위풍당당한 풍채 같기도 하다.문봉선 화백의 주요 작품 소재인 경주 소나무 숲은 왕릉을 수호하는 도래솔이다. 삼릉, 오릉, 경주 능의 주위에는 대부분 소나무가 경계를 선다. 진평왕의 딸인 선덕여왕릉은 소나무 숲속에 있고, 석탈해 능 주위에도 모두 소나무가 몸을 기울이며 수백 년 자리를 지켰다. 아마도 숲과 경계를 짓기 위해 둘레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이것을 도래솔이라 한다. 도래는 ‘둥근 물건의 둘레’란 뜻이고, 거의 다 소나무를 심어 둘레솔이라 했고 그러다 도래솔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래솔을 심은 뜻은 이승과 저승의 가리개 역할이 크다. 조상이 이승을 보지 않게 하여 걱정을 덜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서 고생하고 가셨는데 저승에서 더 이상 이승을 보지 말고 편히 쉬시라는 뜻이다.‘경주 송림을 만 번 그리겠다.’라고 결심한 문봉선 화백의 손에서 소나무는 다시 태어났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첫 소나무 그림의 키가 높다. 언덕을 올라야 보이던 선덕여왕릉의 소나무 병풍 같다.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졌다. 맞은편에 홀로 선 소나무는 역광으로 찍은 사진 같다. 몸통 뒤에 해가 숨어 그 그늘에 사람을 잠시 쉬게 한다.정원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에 글씨가 가득하다. 이 또한 전시의 한 부분, 그리로 걸어 들어갔다. 갑자기 연못 중심에 들어와 버렸다. 연 줄기에 앉은 물총새 울음소리가 주위를 맴돈다. 연꽃이 꽃문을 여는 소리도 들린다. 작가의 연밭에 초대받은 청개구리가 되어 연잎 사이를 유영한다.아직 연향에 취해 몇 발자국 옮기다 숨이 헉했다. 소나무 숲이 성큼 우리를 감싼다. 숲 사이로 바람이 지난다. 지난밤 비가 내렸고 새벽엔 물안개가 소나무 사이로 피어올랐다. 천년 신라의 혼을 담은 먹푸른 소나무 숲에 오롯이 우리뿐이다. 숲 가운데 벤치에 앉았다.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황룡사지에 서서 머얼리 경주의 능선을, 달빛 아래 교교히 선 석탑을, 경주 남산의 부처님의 부드러운 옷자락까지 작가의 붓은 먹과 바람을 종이 위에 자유자재로 부려 놓는다. 작품 속에 경주가 조용히 담겼다.전시회 동안 연계프로그램도 5차례 펼쳐진다. 6월 25일 ‘유나방송 정목스님과 함께 보는 경주 소나무 그림’을 시작으로 7월 6일 ‘슬기로운 전시 생활-손철주 미술평론가와 알아보는 그림 속 경주 풍경’을 진행했다. 아울러 ‘KBS 진품명품 김영복 감정위원과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7월중)’ ‘유명 도슨트 김내리 대표와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8월중)’ ‘정병모 교수와 함께하는 무여 문봉선의 경주 그림(8월중)’ 등을 순차적으로 연다.전시회를 돌아본 후 방명록을 쓰라고 입구에 화첩과 함께 붓과 먹을 준비해 놓았다. 사람들이 어떤 후기를 남겼나 싶어 넘겨보니, 소나무 숲에서의 감흥을 조금씩 그려놓았다. 우리도 붓을 들어 떨리는 손으로 이름 석 자 그렸다. 먹, 바람이 경주에 가득하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9

오랜 전통이 함께하는 대구 서문시장

대구광역시 중구 대신동에 위치한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그 역사가 전해 내려온다. 선조 때는 서문시장이 ‘대구장’으로 불리며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로 발전하였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대구 시가지가 개발, 확장되면서 당시 일제 문화제였던 큰 못, 천황당지를 매립하여 지금의 서문시장이 위치한 서남쪽으로 대구장의 자리를 옮겼다. 이때 매립했던 봉토는 달성 고분군의 봉토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그 역사가 이어지면서 서문시장은 대구의 상업과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역사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자랑할 만하다. 대구 최대의 전통시장인 동시에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대규모 재래시장이다. 1지구부터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 상가가 있고, 큰장네거리에 위치한 지하도에도 둘러볼 수 있는 상가들이 있다. 넓은 규모만큼 옷과 먹거리 생필품 등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상품이 많아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이 때문에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대구의 명소가 되었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3호선 서문시장역이 있고, 달성공원과 대구 시내라 불리는 반월당, 중앙로와도 가깝게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서문시장 하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장을 보러오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국수와 간식으로 많이 먹는 삼각만두와 씨앗호떡 등이 있다. 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국숫집에서 먹을 수 있는 칼국수, 잔치국수, 콩국수, 수제비 등 다양한 메뉴가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있기까지 해서 서문시장을 대표하는 메뉴가 되었다. 그 외에도 찜갈비, 떡볶이, 보리밥 등이 유명하다. 2016년 6월 3일부터 야시장이 개장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낮과는 또 다른 밤의 분위기에서 즐기는 메뉴들이 야시장에서 기다리니 한 번쯤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삼겹살김밥, 나뭇잎만두, 육전 등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메뉴들이 마련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서문야시장 방문담을 SNS에 게재하기도 한다. 인기 있는 메뉴를 판매하는 포장마차 앞에는 긴 줄이 이어지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먹는 음식은 그 맛이 2배가 된다. 야시장을 즐길 수 있는 공간 한쪽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다양한 공연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시장 천장에는 비 오는 날에도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비가림막이 설치되어 날씨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실제로 이번 기사 사진을 촬영한 날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는데도 많은 사람이 찾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넓은 주차장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주차 걱정 없이 차를 타고 오는 것이 가능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아 주차타워까지 진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 이 시간을 고려해서 출발해야 한다.장마철이지만 오히려 비를 피하며 한 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문시장. 다가오는 무더위를 대비하는 시원한 옷과 샌들, 여름휴가를 위한 물놀이 용품을 구매하고 시원한 잔치국수 한그릇에 배를 채우고 달달한 씨앗 호떡을 후식으로 먹으며 운동삼아 넓은 서문시장을 한바퀴 구경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번 주말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대구 서문시장에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문경 대한어머니회 상반기 결산 모임

‘강력한 국가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흔든다’.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된다를 모토로 하는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지회장 오점숙)가 최근 상반기를 결산하는 모임을 가졌다. 1958년 창립된 대한어머니회는 전국 지자체별 10개 연합회와 100개 지회를 중심으로 2만3000명 회원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경시지회는 오는 8일이면 지회 창립 2주년을 맞는다.대한어머니회는 자애롭고 지혜로운 어머니를 통해 훌륭한 한 사람의 성인이 길러지고 그것이 사회의 든든한 초석이 된다는 이념 아래 여성 교육과 훈련으로 잠재능력을 일깨우고 계발시켜 나가고자 한다.이날 모임에는 40명 회원이 참석해 선언문을 읽고 ‘대한민국어머니헌장’을 다함께 낭독하고 어머니회 회가를 합창했다. 문경시지회는 회원을 초록이, 언제나미소, 라벤더, 에이스, 종합예술, 문희경서 6개 팀으로 나누고 팀을 두어 각 팀장을 중심으로 동요 개사 활동도 한다. 너무 일찍 대중음악에 노출되는 아이들에게 맑고 아름다운 우리의 동요를 다시 들려주자는 취지이다. 매월 한 팀씩 돌아가면서 동요 한 편을 정해 월례회에서 개사해온 동요를 발표하여 회원 상호 간의 참여의식도 높이고 동요를 부르며 잊었던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도 회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이번 달에는 지회 창립 기념으로 대한어머니회를 창립한 고황경 박사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서울여대 박물관 견학을 앞두고 있다. 사회학자인 고황경 박사는 평생 독신으로 여성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이며 서울여대 설립자이다. 또 오점숙 지회장은 후원자 모집을 통해 10월 말에는 후원의 밤도 개최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대한어머니회 중앙회에서 실시하는 제50회 전국여성 독후감대회 참여 독려도 있었다. 만 18세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전국여성 독후감대회는 책 읽는 여성의 글 쓰는 기쁨을 고취시키기 위해 해마다 실시한다. 해매다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여 책 읽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다만 아마추어에게 기회를 주고자 등단 문인은 참가를 제한한다.한편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는 매년 4월 사과꽃이 피는 때에 맞추어 사과꽃축제를 열어 문경사과와 문경 관광지를 홍보하고 다양한 먹거리와 특산품 판매를 통한 수익금을 조손가정 돕기에 기부한다. 사과꽃과 사과 사진 전시와 다양한 문화 예술공연을 함께하여 지역민들의 가슴에 사과꽃처럼 향기로운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비 오는 날의 감자옹심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수국 축제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지금 감자 캐고 있는데 한 박스 할래?”라는 지인의 전화를 받는다. 봄에 파종한 감자가 급히 생장을 끝내고 밥상에 오를 준비를 한다. 감자는 이기작 재배가 가능하며 하지를 앞두고 유월에 수확하는 감자를 하지(夏至) 감자라고도 한다.1400~1700년 사이 유럽 전역에 식량부족으로 수천 건의 폭동이 일어났고 프랑스에서는 10년에 한번 꼴로 대기근이 발생했다. 이 시기 유럽인들을 기아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감자였다. 18세기, 기근에 허덕이던 유럽이 도입했던 감자는 생장기간이 짧으면서 보리나 귀리 등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18배가 많고 곡물이 자라지 못하는 휴경지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감자 도입으로 기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유럽인구의 산파 역할을 했고 이로 인해 유럽인구가 증가하며 세계 문명을 지배하는 유럽 문명이 형성될 수 있었다. 감자는 기아의 공포에서 인류를 구한 훌륭한 식품이다.감자는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걸작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가난한 농부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차와 함께 감자 먹는 모습을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칙칙하고 어두운 색감으로 감자 캐던 흙이 아직 묻은 듯 거칠고 투박한 손, 삶에 지친 표정들, 가난한 농부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힘든 시기에 그나마 감자라도 있어 행복 했을지 모른다.감자가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은 같은 용량의 쌀밥에 비해 절반이다. 탄수화물은 몸속에서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변해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 되며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나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을 초래한다. 에너지로 소비되지 않으면 지방이 되어 축적되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생명활동의 에너지원이며 뇌의 에너지원이 되지 않는다.감자에는 칼륨 성분도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확장해 고혈압,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굽거나 삶은 감자가 칼륨 보충제보다 수축기 혈압을 더 잘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되어 의학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이렇게 건강을 책임지는 감자는 맛과 활용성도 뛰어나다. 햇감자는 그냥 삶아도 포슬포슬 너무 맛있지만 감자옹심이, 감자밥, 감자부침, 감잣국, 감자조림 등 요리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그 중, 비 오는 날 해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감자옹심이다. 감자를 갈아 꼭 짜서 감자 물을 받아 20분정도 두면 탄수화물인 전분이 가라앉는다. 웃물 따르고 가라앉은 전분과 꼭 짜둔 갈은 감자를 섞어 옹심이를 만든다. 끓여 둔 다시 물에 감자옹심이를 넣고 호박, 양파, 파 등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입맛에 맞게 소금과 까나리액젓으로 간하고 나니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그러나 감자의 독성 솔라닌은 가열해도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수확하며 손상된 것, 햇빛을 받아 껍질이 녹색으로 변한 것, 싹이 난 것 등은 독성 물질 솔라닌 함량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껍질을 두껍게 잘라주거나 버리는 것이 좋다. 감자의 계절에 건강한 농산품인 감자소비가 증가하여 재배 농가에도 웃음꽃이 피면 좋겠다./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4

여름철 반복되는 장마·폭염… 철저한 대비 필요

계절이 여름을 맞으면서 장마와 폭염도 시작되었다. 지난해 경북 북부 지역의 산사태와 충북 지역 지하차도의 안타까운 인명피해 사고를 겪은 우리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재난 대비가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2년 전 포항은 태풍 힌남노를 겪었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하루 강수량이 509mm의 기록적인 폭우로 칠성천이 범람했고 인근 마을 800여 가구가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복구 작업은 현재까지 절반도 되지 않고 있어 장마철에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산사태를 겪은 경북 북부 지역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악몽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복구 작업은 절반이 겨우 넘은 정도이다. 따라서 아직 제대로 된 일상 회복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경상북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도내 17개 시군이 진행 중인 복구 사업은 모두 2342건에 달하며 복구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극한 호우라 불리며 여름철 갑자기 일어나는 재난은 금전적인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경북 지역의 공공시설 피해 금액을 보면 모두 2326억원에 달한다. 하천에서 발생한 피해 금액은 1278억원이었고, 산사태와 임도는 348억원, 도로와 관련해서는 229억원의 손실을 냈다. 폭염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6월에 들어서며 기온이 30℃가 넘어섰으며 예년에 비해 폭염 일수와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의 폭염 일수는 15.9일이었으며 인명피해도 사망자 4명을 포함해 255명이 발생했다. 이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일어나는 극한 호우, 폭염 등의 재난이 일상처럼 되고 있는데 먼저 철저한 사전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방재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재난이란 어떻게 보면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대비가 철저히 갖춰져야 해서다. 다음으로는 일반인들이 평소에 잘 모르고 있는 재난방재시스템은 있어야 할 필요성도 잘못 느끼고 있는데 비상시 대피 요령 등 비구조적 대책도 충분히 마련하고 주민에게 알려야 한다.포항시 남구 대송면 칠성천이 친정 동네인 장 모(42) 씨는 “장마가 오면 태풍 때 생각이 나서 장마철이면 걱정이다. 재빨리 복구가 되고 폭염이든 집중호우든 어르신들이 계시는 마을이 좀 더 안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경북 포항에서도 마찬가지로 재난에 대해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는데 규모 5.4의 지진을 계기로 전국 유일의 3곳의 다목적재난대피시설을 갖추고 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시 안전총괄과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시에서는 비상시에 재난이 발생하면 대피시설로 430여 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함께 비상근무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폭염의 경우도 경로당 633개소의 무더위 쉼터 운영하고 있다. 다만 태풍 피해 복구가 늦어지는 것은 예산확보와 행정 절차에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은 있다. 하지만 재난 시 현장에서의 발 빠른 대처와 사전 대비로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설총로에 핀 능소화

경산시 자인면에 능소화가 만발했다. 장마가 시작되면 후두둑 떨어질까 봐 그전에 찾아갔다. 낡은 적산 가옥의 벽을 구불구불 타고 올라 여름을 화려하게 밝혀주던 능소화를 보러 사진에 진심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밑동을 잘라버렸고, 아직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 ‘능소화 테러’로 그림 같은 풍경을 잃었던 ‘자인 능소화 적산 가옥’에 새로운 능소화가 피었다. 경산시는 수령이 30년 정도 된 비슷한 크기의 능소화나무를 구해 지난해 4월 적산 가옥 앞에 옮겨 심었는데 다행히 올해도 풍성한 꽃을 피웠다. 2010년쯤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출사지로 유명했던 이 적산 가옥은 2018년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하지만 2022년 초 누군가가 능소화나무 밑동을 잘라내 나무가 말라 죽었다. 당시 집주인은 그해 5월쯤 나무가 절단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정확한 범행 시기를 특정할 수 없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경산시는 지역 묘목단지에서 수령이 30년 정도 된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구해 지난해 옮겨 심었다. 기존 나무줄기는 새 나무가 지지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뒀다.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애쓴 경산시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내비게이션에 자인면 설총로 941이라고 찍고 찾아갔다.가다 보니 ‘일연로’도 보이고, 근처에 ‘원효로’도 있었다. 하필 왜 설총로일까 동행한 역사 교사에게 물으니 설총이 경산 출신이라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원효와 일연도 같은 경산 출신이라 경산시는 이들을 3명의 성현, 삼성현의 고장이라 부른다. 설총의 아버지는 원효대사이다. 어머니는 태종 무열왕의 딸 요석공주이다.삼국유사에 의하면 원효가 해골물을 먹고 당나라 유학을 포기한 뒤에 노래를 지어 불법을 전했는데 갑자기 그가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줄 것인가 내가 하늘을 받치는 기둥을 지을 텐데”라는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한다. 아무도 원효가 부르는 노래의 의미를 알지 못하던 중, 태종 무열왕이 이를 듣고서는 “원효가 자기한테 여자를 주면 뛰어난 현자를 낳게 하겠다라는 거로구나”라고 하고선 원효를 자신의 과부 된 딸인 요석공주와 맺어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왜 원효의 아들인데 설총이지 했더니 원효는 법명이고 본명은 ‘설서당’이다.흔히 문자 이두를 만든 사람이 오랫동안 설총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문학자들의 연구로는 이미 설총 이전부터 우리 말을 한자로 표기하는 이두나 향찰식의 표기가 있었다고 하며, 돌에 새긴 금석문을 통해 설총 시대 이전에도 정통 중국식 한문이 아닌 이두식 문장을 쓴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설총은 한글 이전 고대 한국어의 표기법인 이두를 집대성했으며 신라에 유교를 확립시킨 뛰어난 유학자였다.설총로 능소화 앞에 섰다. 담장에 능소화 그림을 보태서 사진 찍기에 더 좋은 장소였다. 우리 앞에 어르신을 모시고 온 일행들이 꽃 아래에 서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가 또 시기해 망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부산의 태종대에 수국으로 유명한 분홍집의 수국도 누군가에 의해 올해 꽃이 거의 못 폈다.꽃 한그루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 찍느라 수런거린다. 조용하던 골목이 수런거리는 게 못마땅한 누군가가 몇십 년 한자리에서 향기를 풍기던 꽃에게 해코지를 하고 말았다. 다행히 경산시의 노력은 2~3년만 지나면 능소화의 예전 모습을 찾을 것이다. 더 이상 전국의 꽃자리가 테러의 위협에 사라지지 않길 바라며 능소화 아래서 인증샷을 한껏 찍었다. 돌아오는 길, 먼 산에 뿌옇게 비구름이 몰려왔다. 밤새 능소화 꽃잎이 떨어질 것이다. 내일 아침엔 떨어진 자리도 아름다울 것이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역사학자 정진영이 들려준 ‘양반과 선비 이야기’

안동은 양반의 도시다. 그리고 선비의 도시이기도 하다. 자칭 타칭 그러하다. 타지에 나가서 안동에서 왔다고 하면 “양반의 도시에서 오셨군요”한다. 안동에서 어느 문중 몇 대 손을 묻는 인사는 예사로운 일이다. 지금도 도산서원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도산별과가 매년 열리고 있다. 갓 쓴 이들이 모여 발표된 시제에 맞게 한시를 적는 모습을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이런 양반의 도시에서 양반을 가장 잘 아는 역사학자가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 삶 그리고 이상’ 1, 2권을 내놓았다. 안동대 사학과 교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을 역임한 정진영 작가의 신간이다. 지식인으로, 생활인으로 유학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양반과 선비의 삶을 통해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양반과 선비를 다룬다고 하여 구태의연하지 않다. 그간 조선시대 민중운동사와 향촌사회사, 경제사, 생활사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둔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선시대 지배층인 양반과 선비를 중심으로 민중의 삶을 함께 다루고 있는 것이다.정진영 작가는 “젊은 세대에게 양반과 선비는 고리타분하고 까마득한 옛 봉건제의 유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박제되거나 공허한 제도나 사상을 나열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삶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좀 더 겸손해지게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역사와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했다.특히, 조선시대 연구자들의 연구 입문서이자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사로잡는 대중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발간 40여 일만에 2쇄가 나왔다. 정진영 작가는 50여 년 동안 일기와 시문, 편지, 제문, 고문서 자료인 호구단자와 분제기, 과거 시험지, 노비 문서, 문집, 상소 등 조선시대 고문서와 문집류 등을 조사·발굴해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의 일상의 삶을 통해 역사적 실증성을 확보하고 행간의 기록을 채워 넣어 서사를 완성했다. 그래서일까, 가독성이 높은 역사서다.‘역사텃밭’ 텃밭지기로 역사의 텃밭과 마음의 텃밭을 열심히 가꾸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는 70여 년 삶을 버무린 이 책을 ‘학문적 자서전’으로 부르고 싶다고 했다. ‘역사’로 썼으나 개별적 삶과 이상이 모여 역사가 되듯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7-02

대구를 시원하게 물들인 ‘수제맥주페스티벌’

지난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2024 대구수제맥주페스티벌’이 열렸다. 축제 장소는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으로, 맥주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수변경관과 푸른 잔디밭이 함께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평일인 14일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인 15, 16일은 오후 2시부터 진행되었고, 축제 마지막날은 1시간 이른 오후 9시에 행사를 종료하였다. 이번 수제맥주페스티벌은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더위로 지친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행사가 되었다. 맥주는 수제맥주부터 수입맥주까지 국내외 120여 종의 맥주가 준비되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 각종 공예품과 액세서리와 생필품까지 즐길 수 있는 플리마켓도 열려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 현장에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단위로 찾는 방문객들도 많았다.행사장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술 마시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축제에서 달라진 점은 차양막이 생긴 것이다. 낮동안의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어 시원한 그늘에서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더위 때문에 저녁에만 참여하던 방문객들도 낮부터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했다.주류를 구매하기 전에는 성인인증이 필수이다. 때문에 신분증이 꼭 필요하다. 맥주를 포함한 모든 음식은 카드로만 결제 가능하니, 카드도 필요하다. 혹여나 현금만 들고 온 방문객들을 위해 안내부스에서는 현금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였다.많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나 워낙 방문객이 많아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지만 행사장 곳곳에 여유공간에서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자리를 미처 잡지 못한 방문객도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넓게 자리를 펼쳐 일행들과 둘러앉아 맥주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이또한 행복한 시간이다. 돗자리는 안내부스에서도 판매하여 챙겨오지 못한 방문객들도 자리잡는 것이 가능했다.지난해와 같이 이번에도 외국인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시민기자가 방문한 15일에는 영국 출신 보컬이 소속된 펜타소닉(Pentasonic) 밴드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이들은 외국인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익숙한 팝송 공연을 선사하여 모두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공연 중 내리는 비는 오히려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여 더 신나게 즐기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축제에는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떡볶이, 만두, 김밥, 튀김 등의 분식과 팟타이, 케밥, 피자 등의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메뉴, 족발, 편육, 핫도그, 꼬치, 소시지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메뉴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었다. 한자리에서 다양한 맥주와 먹거리, 공연까지 볼 수 있어 지역주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방문객들이 몰렸다.축제에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차문제이다. 주변에 행정복지센터 주차장과 공영주차장, 도로변 주차 가능 구간이 있었으나 워낙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주차에 어려움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하여 주차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내년에 열릴 축제에 개선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초여름, 경주 기림사 산책 어때요?

차를 세우고 느린 걸음으로 5분 여 올라가자 절 입구에 이르렀다. 공간이 좁아보일만치 거대한 사천왕들이 지키고 서 있다. 안쪽에선 활짝핀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파란색을 띄었다 싶으면 붉을 색을 내보이고 수국은 언제나 뿌리 내린 땅에 맞춰 최대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어느 해부터인가 수국의 계절이 오면 기림사를 찾았다. 요즘은 유행처럼 대단지 꽃밭을 조성해 꽃구경 나설 곳이 많아졌다. 그에 비해 기림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국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주먹밥처럼 둥글게 모양 지어 핀 수국들은 너무 거창해 절 풍경을 거스르지 않되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국이 줄지어 나란히 피어있는 종무소엔 귀여운 강아지가 그려진 벽화가 있다. 통상 십우도가 그려진 것에 비해 이색적이다. 곱게 핀 꽃들을 보며 대적광전에 이르렀다.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내부엔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이 온화한 미소로 자리잡고 있다. 가운데 비로자나불을 두고 왼쪽에 노사나불, 오른쪽은 석가모니불이 위치해 있다.화려한 단청을 하지 않아서일까 세밀하게 만들어진 꽃창살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대적광전에서는 조선 후기의 대표전인 불전 양식을 볼 수 있다. 선덕여왕 12년에 지어져 이후 1786년 6차 중창까지 여섯 차례 고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기림사는 신라시대 인도에서 온 승려 광유가 세운 사찰로 임정사라 불렸다. 이후 원효 대사가 중창하여 머물면서 기림사가 되었다. 석가모니가 머무른 기원정사 숲이 기림이라고 하며 그로부터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전략적 요충지로 의병과 승병의 군사지휘소로 사용되었다.천왕문을 지나 대적광전, 약사전, 응진전, 진남루, 관음전, 삼천불전, 삼성각, 명부전, 매월당 김시습 영당, 성보박물관으로 이어진다. 현재 보물 5건, 시유형문화재 2건, 문화재자료 3건을 보유하고 있다.보물 415호 건칠보살좌상과 불상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사경을 포함한 유물들은 기림사 박물관인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월요일은 휴무다.기림사에서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오정수다. 입구에 적힌 바로는 차를 달이는 다섯 가지 물이라고 한다.기골이 장대해진다는 중방 장군수, 까마귀가 쪼아 판 샘인 동방 오탁수, 마시면 눈이 맑아진다는 남방 명안수, 폐의 기운을 다스려 마시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화정수, 차수 중 제일로 꼽힌다는 북방 감로수다. 방문 당시 중방 장군수와 서방 화정수만이 사용 가능한 상태였다. 화정수는 화정당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설명을 읽던 관광객이 바로 바가지에 물을 받아 들이켰다. 효과가 궁금하다.박물관을 끝으로 담백하지만 힘이 넘치는 건물들, 보면 볼수록 찬찬히 볼수록 더 아름다운 정원을 뒤로하고 내리막길을 조심히 내려왔다.다음 계절을 기약하며 기림사에서의 산책은 여기에서 마친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등푸른막회 맛있는 영일대북부시장

지친 삶을 다독이고자 여행을 떠나면 힐링을 위한 고민거리 중 하나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이다. 열심히 검색 해 미리 정해놓고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지역을 여행하며 큰 관공서 주변이나 지역 특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재래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검색 창에 뜨지 않은 오랜 전통을 잇는 맛집을 발견하는 의외의 즐거움도 챙길 수 있다.우리지역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죽도시장도 전국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늘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포항에는 죽도시장 말고도 많은 재래시장이 있다.그 중, 다른 시장이 아케이드 공사와 함께 끊임없이 현대화로 변모하는 동안 유일하게 재래시장의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 어시장의 본토였던 영일대북부시장이다. 지역적으로 바다가 인접하여 청정해역에서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생선과 포항 명물인 물회, 등푸른막회로 유명하다.그러나 이 재래시장은 적산가옥과 무허가 건물이 너무 많아 발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흔한 아케이드 공사조차 힘든 상황이라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보니 존폐위기마저 감돈다. 시장 상인들이 이성관 상가번영회장을 중심으로 마음을 모았다. 시장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옛 모습을 잃어버린 다른 시장과 달리 전통적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이 시장만의 특성인 옛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시장 골목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등푸른막회와 물회 등 옛 맛 그대로의 먹을거리, 젊은 감성 영입, 올망졸망 재미있고 단정한 시장 골목, 무엇보다 ‘청결’과 ‘친절’을 최우선하는 시장을 만들어 보자며 상인들이 하나가 되었다.그 일환으로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볼수록 매력에 빠지는 영일대북부시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영일대북부시장 야시장 프리마켓’이라는 첫 행사를 열었다. 등푸른막회 시식회 등 다양한 체험으로 시장 홍보를 위한 행사에 정성 쏟으며 힘을 모았다.우리지역 전통시장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행사였고 다소의 우려 속에서도 많은 호응이 있었다. 지난 22일은 우천으로 행사가 축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호응도가 좋아 자신감이 생겼다는 번영회 회장은 올 가을에도 행사를 계획하겠다고 했다. 주차장이 없어 가까이 있는 좋은선린요양병원과 주차협약을 했다. 이성관 상가번영회장은 시장 내에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는 적산가옥 35여 채를 국가유산 등재를 위해서도 노력중이라고 했다. 오래되어 낡은 옛 것을 허물고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새로 단장하는 것만큼이나 옛 것 그대로 소중히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영일대북부시장 상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해 옛 정취 그대로의 재래시장이 올망졸망 깔끔하게 정리되면 죽도시장과는 또 다른 전통시장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타지에서 우리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고 더불어 포항의 이미지도 제고(提高) 될 것이다.‘영일대북부시장 야시장 프리마켓’ 행사가 횟수를 더할수록 명물 행사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지역민은 물론 우리지역을 찾는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영일대북부시장이 되기를 포항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모아 응원해 본다./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7

수년째 지지부진… 원형복원 시급한 태백산 사고와 각화사

태백산 사고지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5대 사고지 중 한 곳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 기록을 오대산·마니산·적상산·춘추관·태백산에 각각 사고를 지어 보관했다.봉화 태백산 사고 건물은 화재로 소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원형 복원을 추진 중이나 수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조선왕조실록’은 춘추관, 성주, 전주, 충주사고 4곳에 나눠 보관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만 남고 모두 소실됐다. 임진왜란 이후 복본해 더 안전한 춘추관, 마니산,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 등 깊은 산중 5대 사고에 보관하게 된다.태백산 사고는 1606년(선조 36년)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 태백산 절집 뒤쪽 원시림에 가까운 숲에 자리했다. 이정표 하나 없는 가파른 산길 너머에 태백산 사고터가 있다.좌측에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실록각이 있었고, 왕실 족보를 보관하던 선원보각은 오른쪽에 있었으며, 포쇄각 근천관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경 태백산 사고의 서책들은 총독부로 옮겨졌다. 이후 1930년경 서울 규장각으로 옮겨졌으며, 1985년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사고 건물은 1940년경 소실되고 현재는 사고지만 존재한다.사고본은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고, 1997년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세계적 보물이다.봉화 태백산 사고의 수호 사찰은 각화사였으며, 따라서 수호총섭도 각화사의 주지가 맡았다. 수호 사찰로 지정돼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하였던 국내 3대 사찰의 한곳으로 대사찰이었다. 울창한 산림 속 각화사는 선승들이 수행하는 수도 사찰이다. 위압감이 들 정도의 석축은 큰 바윗돌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고, 미움도 고움도 다 벗어두고 번뇌를 떨치고 밟아야 하는 중앙으로 오르는 계단. 30여 계단을 오르면 달 그림자 드리우는 누각이란 뜻을 가진 월영루의 일주문이다. 그곳을 지나면 삼층석탑이 있는 요사체 뜨락. 내쉬는 숨소리조차도 부담스러운데 이따금 들리는 산새 소리는 청아하다.우측으로 대나무 울타리로 경계를 지은 태백선원과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있으며, 정면으로 팔작지붕의 대웅전과 멀리 산운각이 보인다. 태백선원의 대나무 울타리에는 ‘묵언’이라는 두 글자에서 오는 무거운 침묵의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각화사는 태백산 남쪽에 위치하며 686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춘양면 서동리 남화사를 옮겨 창건했다. 1606년(선조 39년)에 각화사 위쪽에 태백산 사고지를 설치, 수호 사찰로 지정되면서 800여 명의 스님이 수도했다고 한다.각화사는 인근에 각화사 귀부, 부도, 김노경 공덕비가 있다. 귀부는 경북유형문화재 제189호다. 고려 초기 김심언이 지은 통진대사비를 비좌했다고 전한다.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평가된다.‘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는 존치하거나 복원되었으나 유일하게 봉화 태백산 사고만이 복원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있다. 태백산 사고가 하루빨리 복원되기를 기다려본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포항,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포항에 강의가 있어 오는 지인이 있다며 2박 3일 일정 중에 첫 하루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스페이스 워크, 곤륜산, 이가리 닻 전망대, 호미곶,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영일대, 포항 운하 갈 곳은 많았다. 이곳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한 번쯤 다녀간 곳일 것이다. 아름다운 포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려고 며칠 고민했다. 포항에 도착하는 사람과 떠나려는 이들로 늘 붐비는 기차역에 20분 미리 가 주차하고 기다렸다. 다행히 연착 없이 정각에 도착한 손님들을 태우고 감포 송대말등대로 향했다. 우리나라에 한옥 기와를 얹은 등대가 또 있을까 싶어 시간이 다소 빡빡해도 보여드리기로 했다.등대 주변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 그 앞을 거니는 노부부에게 등대로 가는 길을 물으니 환하게 웃으며 알려주셨다. 감포항의 역사를 미디어아트로 보여주는 기념관에서 사진도 찍으며 웃음이 넘쳤다. 감포에서 구룡포로 구불거리며 오는 바닷길에 또 돌고래 소리 같은 감탄사에 다 같이 또 웃었다. 그러다 어느 풀빌라에 메어 둔 긴 그네에 올라 푸른 바다 배경으로 인스타에 어울리는 인생샷도 찍었다.저녁은 구룡포 전복죽과 해삼무침이었다. 은근한 전복죽은 구불거린 해안선의 울렁거림을 가라앉히는 맛이었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김을 방석 삼아 데코레이션한 해삼무침엔 홍삼이 더 많아 주인장의 인심을 느꼈다. 우연히 찾아간 가게 주인이 오래전 학부모라 또 깜짝 놀라며 포항이 넓고도 좁구나 싶었다. 호로록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호미곶 상생의 손을 거쳐 십만 평 펼쳐진 메밀밭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는 손님들에게 머리에 챙 넓은 모자를, 목에는 샤랄라 진분홍 스카프를, 손엔 해바라기와 수국을, 진홍색의 우산까지 들려서 메밀밭 사이를 거닐었다. 호미곶의 파란 하늘에 새 날개깃을 닮은 구름이 뒷배경으로 화가의 솜씨로 그려놓은 듯해 완벽한 풍경이었다. 바람도 솔솔 불어 스카프를 날렸다. 이런 소품까지 준비하다니 놀라워하면서 또 소품을 마음껏 활용해주었다.하지 무렵이라 해가 길어 얼마나 다행인지, 아직도 해는 지지 않았다. 동해에서 바다의 일몰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그게 가능하냐며 따라나섰다. 구만리를 지나 연오랑세오녀 기념관까지 바닷가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호랑이 꼬리 모양의 호미곶 안에 바다가 들어와 영일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가 똑 떨어지기 전 발산리에 도착하려고 우린 또 달렸다.발산리에는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 일행은 동네 맨 끝으로 가서 차를 세웠다. 사람들이 잘 몰라 조용할 거라고 갔더니 낚시꾼 몇이 먼저 와 있었다. 얼른 마지막 남은 해의 그림자를 찍었다. 구름과 햇살의 콜라보, 와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옆에 낚시꾼들이 있건 말건 온갖 폼잡으며 꺄르르거렸다.그러고는 준비해간 피크닉 바구니를 꺼냈다. 저기 해파랑길 15코스에 앉아 차를 마시기로 했다. 자리를 펴려니 물고기를 잡던 낚시꾼이 모기 많을 텐데 하며 걱정해 주었다. 모기도 우리의 만찬을 막을 수 없었다. 맛집에서 맞춰온 바스크치즈케익, 얼음 가득 넣어 내려온 커피는 받침까지 있는 우아한 꽃무늬 잔에 따랐다. 체리, 블루베리, 딱 이맘때만 나오는 오디까지 펼쳐놓고 우리의 만남을 축하하며 케익을 잘랐다.노을 지던 하늘이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분위기에 취해 찰팍찰팍 발산리 파도 소리에 맞춰 정지용의 시를 읊는 지인, 메밀밭에서 잊어버리고 못 날린 비눗방울을 어슴푸레한 하늘로 날려 보내는 친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기회발전특구에 거는 기대

지난 20일 경북 포항은 구미, 상주, 안동과 함께 기회발전특구에 최종 지정되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전지보국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가운데 포항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영일만 산업단지의 이차전지특구가 기회발전특구에 새롭게 지정됨으써 앞으로의 신산업을 이끌어가는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반성장이 가능하게 되어 시민들도 기대감이 크다.기회발전특구는 정부의 지방시대 4대 특구(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 중 하나로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역의 소멸위기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존의 정책들과 다르게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세제와 규제 특례와 지역 인프라 개선, 지역 자원 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며 4대 특구들과도 연계되어 추진되고 있는 제도이다.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선제적으로 이차전지 산업을 육성했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인해 2030년이면 양극재 생산 100만t, 총매출 100조원, 고용인원 1만5000명의 세계적인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또 타 도시에 비해 포스텍과 포스코그룹이 있는 포항은 산업·RD·인력과 교통 등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교육발전특구 지정으로 우수 인력의 공급 또한 가능해 기업과 도시가 서로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장점도 가지고 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크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7조768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차전지 원료-소재-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앞으로의 포항의 미래 산업에 밝은 빛이 켜진 건 분명하다.기회발전특구처럼 갈수록 인구소멸과 고령화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볼 수 있다. 그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강원도 원주시를 들 수 있다. 활발한 투자유치로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분야의 기업 유치로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에 크게 효과를 내고 있다. 해외사례를 보면 독일을 들 수 있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구동독의 초소형전자공학의 중심지였으나 통일 후 국유기업 해체로 와해 되었다. 그 후에 주 정부의 노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칩 개발과 생산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유럽 내 50%의 생산을 담당하는 가장 큰 반도체 생산기지가 되었다. 이는 기존 산업에서 신규 먹거리 육성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 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활발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포항에서도 기회발전특구를 계기로 세계 제1의 양극재 생산의 메카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투자기업의 지역 융화, 일자리와 지방세, 환경 조성 등 꾸준한 사후관리도 중요하다.포항 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A(54)씨는 “최근에 영일만 산단이 직장이 되면서 타지에서 포항으로 이사 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주변의 학교, 상권 등 동시에 문의가 많다. 이번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포항이 재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포항 시민 최모(60) 씨는 “철강산업 이후로 다시 포항경제가 활성화되면 많은 혜택이 따라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5

‘2024 대구 꽃박람회’ 화려한 꽃의 향연

지난 6월 7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2024 대구 꽃박람회’가 열렸다. 꽃과 식물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향긋한 향기를 뽐내는 이번 행사는 ‘자연과의 조화, 꽃의 향기’를 주제로 관람객들을 반겼다. 자연 속의 조화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조화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더 많아진 체험 거리로 방문객들의 만족을 끌어냈다.전시관에는 각종 테마의 꽃과 정원을 전시하여 다양한 포토존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았고, 특색있는 식물과 희귀한 꽃을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대구 지역에서 재배된 특산 꽃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구 화훼 특산품 전시관’이 마련되어 지역 농업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시간이 되었다.체험 부스에는 화관 만들기, 꽃 책갈피 만들기 등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거나 선물할 수 있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사)꽃차문화진흥협회에서 진행하는 무료 꽃차 시음회에서는 꽃차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꽃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향긋한 꽃차를 마시는 행복한 시간까지 제공해 주었다.판매 부스에서는 다양한 꽃과 식물, 가드닝 용품을 판매하였고, 그 밖에도 관련 서적과 도구를 판매하여 꽃을 가꾸고자하는 관람객들에게 한 곳에서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곳곳에 마련된 무대와 공연장에서는 노래와 연극 등 라이브 문화 공연도 진행되었고, 꽃을 주제로 한 의상 패션쇼와 플라워쇼도 진행되어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특별히 이번 꽃박람회에서는 제9회 대구생활화훼디자인 경진대회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긴장하면서도 대회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경진대회 후 바로 시상식과 작품전시까지 이어졌다. 세미나나 워크숍에서는 원예 및 조경 전문가들의 강연과 직접 꽃꽂이 및 생활 원예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되었다.꽃박람회는 매년 열리는 행사로 올해 15회째 열리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진행하였고, 사전 예매를 하지 못한 관람객들을 위해 현장 발권도 진행하였다. 사전 예매 시에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 꽃박람회도 사전 예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꽃박람회 관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lowerdaegu.kr/에서 박람회 관련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이번 꽃박람회는 지난해보다 다양한 체험 거리로 5만여 명의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다. 꽃박람회를 감상한 한 관람객은 “매년 꽃박람회를 찾아오는데, 작년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올해는 사진 찍을 곳도 많고 관람객들도 질서정연하여 어수선하지 않고 다양한 체험거리도 있어서 여자친구와 만족스러운 데이트를 즐기고 간다”며 만족감을 표했다.긴 시간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속에서만 답답하게 있던 우리의 코가 이번 꽃박람회를 통해 향긋한 꽃내음을 느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코로나로 우리 모두가 어려웠던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을 이겨냈던 것처럼 우리네 일상이 꽃길만 걸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