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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빨간 구두의 대구 수제화 골목

날씨가 조금 왔다갔다 하지만 마음 놓고 걷기에는 부담이 없는 날이다.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수제화 골목을 한번 걸어 보았다. 수제화 골목을 가려면 대구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로역에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서 대구역 쪽으로 50미터쯤 가다가 수제화 조형물이 나오면 바로 좌회전하면 된다. 향촌동 수제화 골목은 대구시의 도심 간선도로인 중앙로에서 종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서성로 14길의 300여 미터에 이르는 골목이다. 조형물을 지나 10여 미터만 가면 도로 양쪽에는 수제화 만드는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로에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수제화들만 저마다 사 가라고 손짓 하며 지나가는 사람을 부른다. 장애인의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와 수제화 명장 최병화 명장의 집도 보인다. 수제화 골목에 관련 업체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부터다. 운동화는 부산, 구두는 대구 수제화로 명성을 높이며, 1990년대에 와서 오늘날의 수제화 골목을 갖추게 되었다.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공무원들 보다 10배는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수제화 골목에는 수제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있다. 디자인에서 제단, 갑피, 조립의 공정을 주로 하는 업체와 가죽제품의 원자재와 밑창, 안창, 장식물, 끈과 같은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 완성된 구두를 판매하는 업체 등 수제화 관련해 60여 개의 업체들이 20여 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제화 골목 중간쯤에 향촌동 수제화센터가 있다. 수제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제화 골목의 연혁과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수제화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수제화를 제작하는 방법과 발 체험기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빨간 구두와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의 노래 가사가 벽에 적혀 있다. 향촌동 수제화센터에 미리 예약을 하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는데 수제화 골목과 수제화센터만 돌아봐도 대충 2시간은 걸린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1

여성 아파트 관리소장 지유정씨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파트 관리소장 직종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여성의 섬세함과 소통 능력이 업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이 된다. 15년 차 아파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관리소장 지유정 씨를 만나 그의 직업관과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파트 관리란 업무가 여성이 하기에 힘들지 않은가?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언제나 열린 창구를 유지하면서 입주민 의견을 경청한다. 민원 접수 시에는 입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 세대를 방문해 문제를 확인 후 바로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 업무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전에는 전산과 사무직에 근무했다. 우연히 여성이 아파트 소장 일을 하는 걸 보고 매력을 느껴 공부했다. 그때만 해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일이라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정년은 65세인데 주민의 촉탁을 받으면 더 연장할 수 있다. 지금은 직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아파트를 관리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아파트의 투명한 관리와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통해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동마다 동 대표가 있고 대표회장이 대표 회의 의결에 따라 집행하는 과정을 주민들이 믿고 따라 주면 좋겠다. 불신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물론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관리실이 먼저 충실히 보고하는 역할을 잘 해야한다. -입주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리사무실을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그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파트 관리 업무를 하고 싶은 여성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직종이다. 여성 특유의 세밀하고 섬세함으로 남성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72세에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분을 보면 메리트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 소장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 많은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11

‘나는 임대인이다’ 성황리 공연

라온미니극단(단장 곽명옥 수필가)이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수필극을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공연은 박민재 수필가의 원작 ‘나는 임대인이다’를 이경은 작가가 각색하고, 곽명옥 단장이 기획하였으며, 김용조 시인이 연출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보증금까지 바닥난 상태로 집세가 밀리자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하는 직장 여성. 시골 부모님 생각에 꿈을 중도 포기해야겠다는 청춘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노력과 성실로 앞날의 삶을 잘 풀어가는 청춘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임대인의 이야기까지를 모두 엮어 평범한 우리의 삶을 조명한 스토리의 수필극이다. 어려움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웅다웅 살다가 가진 것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우리 인생도 궁극에는 세입자 신세 아니겠는가. 지구별의 세입자끼리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갈등과 사랑, 인정의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갔다. 이날 참석한 원작자 박민재 수필가는 임대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꿈을 향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회의와 보람의 접점이었음을 확인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명지 수필가의 원작 ‘낮술’이 앙코르 공연으로 올려졌고, 이어 ‘나는 임대인이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방종현 수필가의 하모니카 연주를 배경으로, 연기자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연기를 뽐내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혜경 문학평론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소회, 삶의 희로애락,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필이 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해 태양처럼 빛났다”고 평했다. 이영옥 작가는 “수필극은 원작에 원근법을 입혀 작가와 감상자가 일체감에 이르게 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계간문장 발행인)은 “미디어 환경이 바뀜에 따라 예술 소비 모드가 변화되고, 수필작품이 10분 내외의 수필극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이경은 작가의 수필극본집 ‘튕’이 이런 예술 소비 패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람들의 정서, 감각에 효과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는 시각예술이나 청각예술 등 여타 장르의 이질적인 특성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그 특성을 차용,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의 작법이 문예활동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장인문학회가 주도하는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이 라온미니극단의 공연을 통해 문학소비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1

역사는 바르게 전해져야 한다

며칠 전 김해 가야테마파크에 갔다. 가락국의 모형 궁전인 태극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면에는 가락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 여러 곳에 있었다. 동쪽 벽면 중앙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지도에 여섯 개 가야국의 지명과 국명을 게시해 둔 곳에 시선이 모였다. 가야국은 42년 김해에 가락국, 함녕에 고녕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고령에 대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고성에 소가야를 건국했다. 남부 지역 지도에 기록한 가야 국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 상주 함창에 있어야 할 고녕가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고, 진주에 고령가야로 표기해 둔 것이 있었다. 고녕가야는 가야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고로가 시조왕이고 2대 마종왕, 3대 이현왕이 있었다. 254년 신라 제12대 첨해왕에 멸망한 고대 가야국이다. 213년간이나 존속한 고녕가야가 지도상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병도 역사학자 등은 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진주로 비정하기도 했다. 고녕가야의 ‘고녕’이 진주시의 옛 지명인 ‘거타’ 또는 ‘거열성’의 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이 비슷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진주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다는 설은 비약적인 해석이라 생각한다. 고녕가야를 고령가야라 표기하면 대다수가 고령의 대가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가야가 고령에 건국되었기에 지명인 고령을 생각하여 대가야를 고령가야로 부르기도 하나 바른 국명을 사용해야 한다. 함녕(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일부는 고령가야로 기록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는 고녕가야로 기록해야 한다. 고녕가야의 한자는 ‘古寧加耶’이다. 한자의 ‘寧’자는 어두에 오면 ‘영’으로 읽지만, 어두 다음에는 ‘녕’으로 읽는다. 고녕가야가 지워진 원인에는 일부 사학자에 의해 가야의 역사가 경상북도 북쪽에 존재해 있으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일본부설에서 369년에 한반도 가야 땅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200년간 다스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나국을 한반도 남부의 가야 지역에 비정한 사학자가 있다. 우리의 역사 왜곡으로 본다. 몇 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한 가야고분군 7개 중에서 합천의 옥전고분군을 ‘다라국’으로,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으로 등재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국의 이름이다. 왜 이 이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올렸는지 의문이 갔으나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두 개의 임나국 이름이 빠지고, 합천 옥전고분군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 사건도 있었다. 역사적 사실은 후손에게 바르게 물려 줄 책무가 있다. 역사학자나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유념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1

천년고도 경주서 만나는 ‘고려의 푸른 빛’ 상형청자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된다.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됩니다. ‘상형’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다양한 형태들이 장식되어 있어, 전시 관람 전에 각 형상의 의미를 익히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오리, 물고기, 원숭이는 관직을 상징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가 시작되었다. 익숙한 사자와 오리 모양의 토기가 보였다. 좌측엔 고려의 사자와 오리, 그리고 오른쪽엔 통일 신라 시대 유적인 사자와 오리다. 상형청자의 원류가 신라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서로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고려 상형청자의 역사적 맥락과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알려준다. 지도를 배치해 상형 청자의 이동 경로를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향로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번 전시가 만족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유물을 한쪽 면이 아니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굶주리다 미끼를 물어버린 동물처럼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향로의 경우 모조품으로라도 실제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백제 금동대향로 사건을 익히 들었던 터라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세밀하게 만들어진 형태들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어버렸다. 연꽃모양 향로의 경우 꽃잎 사이 사이 몰려든 유약이 만든 농익은 비취색이 깊이를 더해줬다. 도무지 흙에서 나온 빛이라고 가늠되지 않았다. 사자모양 향로는 입과 발 부근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꽤 신비로운 모습이 상상되었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린, 오리, 원숭이, 석류, 죽순, 귀룡 등 다양한 향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다. 발톱 하나 문양 하나 놓칠새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죽순모양 주자와 승반은 화려한 문양이나 장식 없이도 완벽한 미를 갖춘 채 그 시대 장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똑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여야 한다. 이때쯤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이 아름다운 물체들 속엔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을까? 친절하게도 한쪽 벽에 그 답이 그려져 있다. 무려 소주잔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죽순모양 주자엔 소주잔 기준으로 30잔이나 들어간다고 한다. 실용성도 최고다. 3부와 4부 사이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단 한 점만을 배치해두었는데 그 공간을 모두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굉장하다. 용의 얼굴에 물고기 몸을 형상화한 형태로 금방이라도 꼬리가 펄떡일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와 불교에서 상형청자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활짝 웃고 있는 나한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의 끝부분에는 화면 터치를 통해 전시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세밀하게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출구 쪽에는 모조품을 진열하여 관람객들이 청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매우 친근하고 다정한 전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5월 3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대구 공연을 가다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서구 이현공원 잔디광장에서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공연이 열렸다. 공연은 서구문화회관에서 ‘서구愛 마토콘서트’의 일환으로 추죄되었다. 서구愛 마토콘서트는 서구문화회관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기획하는 무료 문화 공연이다. 예매는 전석 무료로 서구 구민은 4월 23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방문으로, 4월 24일 목요일부터는 지역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서구문화회관 홈페이지나 티켓링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가수 박창근과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비아(VIA)가 함께 무대를 빛냈다. 클래식과 우리의 소리를 조화시킨 비아가 무대에 먼저 올라 흥을 돋우었다.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의 정겨운 노래들과 ‘쑥대머리’ 등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를 불러 관객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비아의 무대가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는 가수, 박창근이 나오기 전에 사회자가 이현공원과 서구문화회관 그리고 대구 서구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구가 지난해 합계 출산율 상승률이 전국 1위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서구 구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와 관객들의 함성에 맞춰 박창근이 나와 비아트리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후 홀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와 하모니카까지 불며 무대를 꽉 채웠다. 박창근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 앉아 그의 공연을 함께 보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해주며,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투리를 쓰지 않냐는 관객의 말에 구수한 사투리로 인사도 전하고, 꽃다발을 들고 무대 앞에서 전해주는 돌발 관객 앞에서도 “누님이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라며 재치있게 꽃다발을 전해 받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하나되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그는 앙코르곡까지 불러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시민기자는 엄마를 위해 이번 공연을 예매하고 지인들과 즐기라고 표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인의 일정으로 엄마가 혼자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을 조율하고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별기대 없이 참석한 공연이었지만, 가수 박창근의 가창력과 관객들과의 소통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었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중 ‘하루의 색깔’의 가사는 최근 ‘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민기자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였다. 혹여나 시민기자처럼 자신에 대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오월의 장미 찔레꽃

오월 봄바람에는 온갖 꽃향기가 실려 있다. 포항 철길숲 공원을 앞서 걷던 연인이 문득 멈춰 서더니 서로를 쳐다보며 묻는다. “아~ 이게 무슨 향이야?” 뒤따르던 나도 얼결에 향기를 찾아 심호흡을 하며 둘러본다. 눈 가는 주변에 꽃이 없는 걸로 보아 어디선가 봄바람에 묻어 난 봄꽃 향기가 산책길 오가는 사람들의 코를 간질이는 듯하다. 산책을 마치고 대문간을 들어서니 작은 마당에서 낯익은 오월의 향기가 난다. 마당 한쪽 귀퉁이 만개한 찔레가 연신 은은한 향을 뿜고 있다. 찔레꽃 위를 바쁘게 윙윙거리는 꿀벌 옆구리 꿀단지가 무겁다. 꿀을 따면서 향도 함께 가져가는지 그들이 다녀간 자리 꽃향기 옅어지니 바쁜 그들 곁에서 나도 연신 코를 벌름거려 본다. 은은한 찔레향이 오동통한 찔레순 꺾어 먹던 아삭하고 달콤했던 유년시절을 추억케 한다. 산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하고 질박한 찔레꽃은 오랜 세월, 우리민족의 애환을 함께하며 우리네 아린 세월의 정서를 품는다. 가수 장사익은 찔레꽃을 두고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이라 노래했고, 이연실은 찔레꽃을 두고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라고 노래한다. 춘궁기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꽃을 보기보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아다녔던 찔레, 하얀 꽃잎과 껍질 졸졸 벗겨 먹던 오동통 살찐 찔레 새순은 꿀처럼 달고 맛있는 간식이었다. 찔레(학명: Rosa Multiflora)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관목(灌木)이란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치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를 말한다. 찔레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장미 품종을 만들기 위해 접붙일 때 찔레가 대목(臺木)이 된다. 이는 찔레의 거칠고 튼튼한 성질 때문에 병충해나 환경 적응이 강하기 때문이다. 착근을 잘해서 금방 주변을 잠식하기도 한다. 작은 새들이나 소동물들의 은신처가 되어주기도 하는 찔레의 새순에는 비타민과 탄수화물 등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도움 되는 자연의 영양이 듬뿍 담겨 있다고도 한다. 하얀 꽃 지고 맺은 녹색 열매도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주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 장미는 잎, 꽃, 열매, 뿌리, 새순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약나무다. 꽃말은 온화, 신중한 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독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가시가 있어 만질 때마다 찔린다는 데서 ‘찔레’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유래도 있고,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원나라에 끌려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 하여 지어졌다는 슬픈 전설도 있다. 꽃 뿐 만 아니라 열매에도 향기를 지닌 찔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 마음 널리 알리고자 바람결에 은은히 찔레향기 실었다. 찔레의 꽃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오월 가정의 달 슬로건처럼 느껴진다. 오동통한 찔레순 하나를 골라 껍질 솔솔 벗겨 먹어본다. 달짝지근한 맛에 아삭아삭한 식감은 추억의 맛 그대로다. 굳이 변한 것이 있다면 먹을거리 풍족해진 우리의 입맛이리라. 가정의 달을 맞아 찔레 닮은 소소한 사랑이 찔레 향처럼 은은히 가족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대구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온정 ‘나눔’ 행사

대구 서구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및 MG서대구새마을금고의 지원을 받아 건강 특식을 제공했다.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은 사회공헌 전문재단으로 청소년 및 사회취약계층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MG서대구새마을금고(이사장 우순택)와 함께 연계해 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 및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결식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 지원을 위해 어버이날, 초복, 중복 등에 특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비원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정두례 어르신(가명)은 어버이날 특식에 대해 “긴 연휴 끝에 함께 어버이날을 기념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는 비원노인복지관과 새마을금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MG서대구새마을금고 우순택 이사장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복지관을 열심히 다니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초복과 중복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08

알사탕 뷰

어릴 적 집에서 학교까지는 30분 이상 걸어야 했다. 5월 땡볕에 하교 후 집에까지 가려면 힘들어서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알사탕을 샀다. 하얀색에 단단한 알사탕을 깨물지 않고 누가 더 오래 녹여 먹나 내기하며 걷다 보면 동네 입구 교회 종탑이 보였다. 백희나 작가의 책 ‘알사탕’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공터에 오늘도 혼자 노는 아이 동동이도 구슬치기하다 지쳐 반려견 구슬이를 끌고 새 구슬을 사러 문방구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동이가 집어 든 건,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이었다. 그런데 이 알사탕 뭔가 이상하다. 알사탕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귀가 뻥 뚫리더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입안의 사탕이 녹아 사라지는 동안만 들을 수 있다. 동동이가 먹은 알사탕은 소파가 되어 옆구리에 끼인 리모컨을 꺼내달라 하고, 반려견 구슬이는 동동이가 귀찮은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 함께 놀기 힘든 거라고 말해준다. 하얀색에 까만 티가 묻은 건 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늘 잔소리만 해서 한부모 가정인 아빠의 잔소리를 모아 그림책 한쪽을 가득 채웠다. 사탕이 녹는 동안 아빠의 마음의 소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문틈 사이로 동동이를 향해 날아 온다. 동동이가 가만히 뒤에서 아빠를 안아주면 읽는이의 마음도 뭉클해진다. 분홍색 알사탕이 녹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고 투명한 알사탕은 동동이의 속마음, 처음 친구에게 다가가 놀자고 한다. 백희나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그림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세계의 어린이와 어른들의 속마음을 들려주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아카데미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는 후속작으로 알사탕을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책도 내놓았다. 세계 어린이들이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는 중일 것이다. 5월은 알사탕의 계절이다. 경주 서악동 도봉서당 뒷마당에 알사탕이 치솟았다. 그중에 성질 급한 몇 송이는 꽃문을 열어 작약 향기를 날렸다. 하얀색, 분홍색, 자주색의 함지박만 한 꽃을 피우려고 알사탕 같은 봉오리가 밭 가득하다. 마당 중앙에 탑이 섰고 사월 초파일을 기다리며 달아놓은 오색등이 꽃보다 먼저 색을 빛낸다. 도봉서당에 잠자리를 얻었다면 누구보다 이른 새벽 능과 능 사이를 산책하며 그날 처음 피운 꽃들과 인사를 건네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경주 여행은 낮에도 볼거리가 넘쳐나지만, 야경 또한 볼만하다. 동궁과 월지의 파노라마 뷰의 밤 풍경과 월정교와 다리 밑을 흐르는 남천에 비친 교촌마을의 경치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주 읍성도 경주만의 야경을 보여주어서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다음으로 즐길 알사탕을 즐기러 금장대로 향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주에서 연등축제를 준비했다. ‘2025 형산강 연등 문화 축제’(4월 28~5월 11일)라는 이름으로 금장대 부근 언덕에 연등을 달았다. 물론 경주 시내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 화려한 등이 불을 켜 화려하지만, 금장대를 따라갈 순 없다. 경주예술의전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 다리 위에서 바라본 맞은편 풍경은 단연 최고다. 지나는 차의 속도를 늦추고 때론 무작정 세우게 만든다. 다리 아래 삼각대를 놓고 절경을 찍기 위해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무리가 매일 밤 진풍경을 이룬다. 연꽃을 닮은 등이 밤이면 멀리서 보기에 알사탕처럼 동글동글해 ‘알사탕뷰’라고 별명이 붙었다. 금장대 주변으로 연등이 알사탕처럼 빛나는 5월이다. 낮에 작약밭에서 알사탕의 향기를 맡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금장대의 알사탕뷰를 보면 최고의 호사다. 매해 좋은 사진을 뽑는 행사도 있으니 추억을 저장하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늘어나는 아빠 육아의 장점

최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걱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아빠들의 육아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육아휴직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남성은 4만 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1.6%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사이 9배가 늘어났고 역대 최고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이 키우는 일은 엄마 몫’이 아니라 ‘부부 함께 돌봄’이라는 정책과 함께하고 있으며 육아휴직의 경우 급여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육아가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남성들이 육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 된 이유도 있다. 아빠들이 몸 담고 있는 일터에서도 일부만 쓰는 육아휴직이 아닌 점점 더 많은 아빠들이 누릴 수 있게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했을 때의 육아 지원 정책과 혜택도 더 많아지고 있다.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에서도 2019년부터 부부 공동 육아 문화를 위한 ‘100인의 아빠단’을 통해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확산하고 초보 아빠에서 육아 달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놀이, 교육, 건강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동네 아빠 교실’을 통해서도 아이와의 체험활동으로 아빠들의 역할도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주위의 어린 자녀가 있는 아빠들은 “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회사가 최근에 많은 것 같다. 요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이제는 아빠 육아가 자연스러운데 저희 사무실에서도 남자들이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아빠 육아의 많은 장점을 보여준다. 아이가 태어나서 3년까지는 아이의 정서와 인지 발달에 있어 황금기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아빠가 함께 한다면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먼저 엄마만 찾던 아이가 엄마뿐 아니라 아빠를 찾는 일이 생긴다. 이럴 땐 엄마가 없는 시간에도 아빠와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문제가 없고 아이와의 유대감에도 특별히 어려운 건 없다. 아이의 자존감과 자기효능감도 키운다. 그리고 아빠들이 육아휴직 하기 전에는 육아란 보조자처럼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육아를 ‘도맡아서’하는 일이라고 인식의 개선이 생기게 된다. 전에 비해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육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아빠의 육아는 성별의 고정관념도 없애준다. 아빠가 집안일 하는 모습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딸에게는 건강한 이성 모델이 되어주고 아들에게는 감정을 인정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성역할에 편견 없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임하면 자연스레 ‘공동 육아’를 하게 되어 팀이라는 느낌이 들어 부부간의 갈등도 예방한다. 아빠의 육아는 아직 전체 양육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또 아빠들의 육아휴직 확대는 출생률 제고에도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본다. 올해 3살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아빠 A씨는 “육아휴직을 쓸 수만 있다면 무조건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육아휴직제도도 많이 개선되었고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무사해서 다행이야, 만휴정

지난 3월 25일 시작돼 오랜 기간 꺼지지 않았기에 경북 일대를 공포에 빠뜨린 산불이 상당수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재산 피해만이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극심했다. 산불의 위험성을 새삼스럽게 확인한 시간이었다. 안동에서는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걱정스럽게 만든 일도 있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면서 만휴정이 소실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 것이다. 산불 확산에 대비해 소방차와 안동시, 소방서, 경북북부 돌봄센터 직원들이 만휴정과 묵계서원 등에 배치되었으나 위급한 상황이 되면서 모두 급하게 철수했다. 그 와중에 만휴정 쪽으로 불길이 확산하는 장면을 목격한 만큼 모두들 만휴정의 소실을 예상했다. 실제로 언론에서도 보도했었고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만휴정은 기적처럼 무사했다. 소방·관리 인력들이 철수하기 전 위험 속에서도 만휴정 전체에 방염포를 도포하고 인근 원림에 물을 뿌려 대비한 덕분이었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건립한 정자로,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있다. 조선 시대 문신 보백당 김계행이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하여 지은 정자로 폭포와 화강암 계곡, 산림 경관이 어우러진 명승지다. 특히 독서와 사색을 위해 정자 주위에 담장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보백당 김계행은 “내 집에 보물은 없다. 있다면 그것은 청렴뿐”이라는 유훈을 남길 정도로 청백리로 알려져 있다. 정자를 비롯해 안동 만휴정 원림은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된 곳으로, 대중들에게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더욱 친숙해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안동시 길안면은 안동 지역에서도 산불 피해가 가장 큰 곳 중에 하나이다. 가까이 묵계서원의 홍매가 채 활짝 피기도 전에 일어난 산불이지만 불길 속에서도 만휴정은 기적처럼 무사했다. 현재, 재해위험으로 인한 통행제한 상태이지만 곧 재정비를 거쳐 시민들에게 다시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은해사를 둘러보며 얻은 즐거움

친척 결혼식을 앞두고 서울에서 손님들이 찾아오셨다. 경주역으로 마중 가는 길 우리 가족은 기차 도착 시간 보다 몇 시간 서둘러 나섰다. 날이 유난히 좋아 바깥바람을 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것 같아서였다. 40여 분 차를 달리자 팔공산국립공원 표지판이 보였다. 영천시 청통면 은해사가 있는 곳이다. 만삭의 몸으로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은빛 바다란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이슬비가 조금씩 뿌리던 날이어서 신비한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아이가 걸음마를 겨우 뗐을 때 다시 방문한 후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지금은 은해사로 불리지만 신라 헌덕왕 원년에 정쟁으로 숨진 원혼들을 달래며 나라의 안녕을 위해 세워진 해안사가 시작이다. 천년고찰 은해사는 현존하는 암자 수만 여덟 개에 말사가 50여 개에 이른다. 현재 은해사는 영천 9경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천 9경에는 1경 은해사, 2경 임고서원, 3경 보현사 천문대, 4경 치산관광지, 5경 보현산댐 짚와이어, 6경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7경 영천댐 벚꽃 백리길, 8경 영천한의마을, 9경 별별미술관이 있는데 모두 둘러볼 만하다. 주차장과 사찰 건물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데 그사이 위치한 산책로는 이곳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솔바람과 샘천이 흐르는 송천길이라 이름 붙여져 있다. 덜 여문 초록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냄새, 그리고 양쪽 길을 줄지어 늘어선 연등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 나지막이 자리 잡고 고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들꽃들도 더없이 보기 좋았다. 몸과 마음에 더없이 호사스러운 시간이었다. 산책로만 걸어도 이미 반절은 얻은 기분이다. 얼마 가지 않아 경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절은 곧 있을 석가탄신일을 맞아 색색의 연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날을 맞은 연등만큼이나 사람들도 꽤 많았다. 경주는 이미 거의 다 져버린 겹벚꽃이 이곳에선 한창이다. 잠시 이곳 저곳 둘러보다 아이의 손을 잡고 극락보전으로 향했다. 이곳은 다른 절과 다르게 대웅전이란 명칭이 없다. 2011년에 명칭을 되찾은 극락보전이 한동안 대웅전으로 사용되었다. 먼저 기도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 나란히 앉아 삼배를 올렸다.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절을 올리는 내내 신이 났다. 사심 가득 담은 절을 올린 후 다시 밖으로 나오니 강아지를 닮은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진짜 강아지라도 되는 듯 제법 쓰다듬었다. 나오는 길 들어갈 때 눈여겨보았던 연등 접수처를 다시 찾았다. 기념될만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다. 소원 적기에 익숙지 않은 혹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예시가 몇 적혀있다. 잠시 고민하자 스님은 맨 아래쪽 번호도 적어보라 하셨다. 스님이 가리킨 자리엔 로또 1등이 적혀있었다. 소원 성취면 그것도 포함되지 않을까요 되물으며 한바탕 웃었다. 고심 끝에 소원을 적은 후 직접 등 달기에 나섰다. 그러나 키가 조금 부족했다. 이런 일은 남편 쪽이 수월하다. 사다리에 올라선 아빠가 행여 다칠까 봐 아들은 사다리 다리 하나를 꼭 잡고 섰다. 드디어 노란 등에 우리 가족 이름이 매달렸다. 이름들은 잔바람에도 쉴 새 없이 팔랑거려 사진으로 남기기 쉽지 않았다. 어느새 손님이 도착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의 마음에 잔잔한 은빛 바다가 내려앉기를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하보우만의 약속’

이장호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하보우만의 약속’이 4월 16일 전국에서 정식 개봉되었다. ‘하보우만’은 애국가 마지막 부분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의 단어 첫 자를 딴 줄임말이다. 45년생 해방둥이였던 이장호 감독은 말한다. “나이 80에 겨우 정신 차리고 이번 다큐를 만들었다”고. 영화 검열관이었던 그의 부친은 신익희 선생을 지지했다. ‘이승만은 기회주의자, 박정희는 친일파에 독재자’라는 부친의 가르침대로 그는 두 대통령을 지독히도 미워하며 살아왔다. 데뷔작이었던 ‘별들의 고향’(1974)이 흥행을 몰아가던 중 대마초 단속으로 3년 정도 활동금지를 당하기도 했지만 금지가 풀린 후 ‘바람 불어 좋은날’(1980), ‘바보선언’(1983), ‘무릎과 무릎사이’(1984), ‘어우동’(1985) 등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한다. 그는 나이 들면서, 돈이나 명예로만 바라봤던 영화 제작이 아닌 ‘관객의 영혼을 생각해야한다’는 깨달음에 역사 공부를 하게 된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생겨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으로 전직 두 대통령에 얽힌 이야기 ‘하보우만의 약속’ 다큐를 기획한다, 그는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들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고 말한다. 영화와 달리 다큐는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 기념사업회’ 김일주 초대 사무총장의 도움을 받아 팩트 체크와 저작권 확인을 거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것이 다큐인지라 10번을 넘게 다시 편집하며 완성까지 1년 6개월이 걸린다. 감독 데뷔 50년 만에 다큐멘터리는 처음이란다. 다큐는 건국초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던 이승만 대통령의 노력과 매국노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하고, 모두가 반대한 중화학, 철강, 반도체 사업 등을 리더십으로 돌파한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을 여러 사료로 설득해나간다. 두 전직 대통령의 이념과 정책, 역사적 결단은 대국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고 농지개혁, 남녀평등, 보통선거 등 오늘날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가치들의 초석이 된다. 그는 이들을 건국 대통령과 부국 대통령이라 칭하며 대한민국의 기적이라 말한다. 나이 80에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며 그는 또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정치인은 개인적인 이익에 매달려 있어 안타깝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열의 역사를 끝내려면 두 분의 미래 비전을 배워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부터 두 분의 애국심, 국민에 대한 애정을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왜곡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이장호 감독의 첫 다큐작 ‘하보우만의 약속’은 예고편만으로도 뭉클함이 인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인다’는 말은 삼척동자도 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역사가 왜곡되는 일은 동서고금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세월이 흐른 후 밝혀지고 이미 세상은 달라져 있다.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 시절 ‘역사’는 필수 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이 된다. 외울 것 많은 역사를 기피 했던 당시 아이들. 그들이 지금 사회 곳곳에서 나라를 지탱하고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진실이든 감언이설이든 민심을 움직이는 쪽이 승리한다. 어떤 세상이 펼쳐지든 그 또한 국민들 몫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따뜻함이 흘러넘치는 오월이 되자

내가 자란 고향은 첩첩산골이다. 앞도 산 뒤도 산, 온통 산으로 둘러쌓인 마을이었다. 엄마는 예전에 어떻게 이런 첩첩 골짜기까지 사람이 들어와 살았을까 하곤 하셨다. 동네라고 해 봐야 열 집 내외의 작은 마을. 하루에 몇 번 들어오는 버스도 아래 동네까지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집까지 올라오려면 버스에서 내려서도 30분 더 산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 척박한 산속에서 농사지어 일곱 자식 키우느라 부모님은 늘 노동에 허덕였다. 담배 농사짓고 고추 농사짓느라 새벽부터 밭에서 일만 하셨다. 엄마는 결국 일하는 도중 쓰러져 떠나셨고 아버지도 오랜 병마와 싸우다 가셨다. 오월이 되면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요즘 같은 좋은 시절을 한번 살아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가신 생이 안타깝다.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제주도 가보고 싶다던 엄마. 그 작은 바람을 소원처럼 말할 때의 쓸쓸하고 애달픈 표정이 지금도 선명하다. 결국 엄마는 그 바람을 못 이루고 가셨다. 아버지는 오월에 떠나셨다. 유독 눈이 크셨던 아버지. 병실에서 말을 잃었으나 눈빛만은 살아 반짝이던 아버지. 아버지의 큰 눈이 지금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렇게 아버지마저 떠나신 오월 내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남아 있다. “이 아침 창가에 와 머무는 햇살이 곱습니다. 두 분 함께 건너가 계신 그곳에도 오월의 아침은 이렇게 눈부신지요. 연둣빛 새잎들이 부드럽게 피어나고 꽃들은 말간 얼굴로 세상을 밝히고 있는지요. 하늘가를 돌아오는 바람에 잘 계시냐는 안부를 말없이 묻습니다. 얼굴을 쓰다듬는 바람은 대답 대신 투명한 눈물 두 방울 내 눈에 남겨두고 다시 돌아갑니다. 한 번의 헤어짐이 이렇게 긴 이별일 줄 알았다면 이렇게 오랜 기다림이 남을 줄 알았다면 함께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할 것을 바보 같은 나 이별 길 영영 떠나신 후에야 오월의 하늘에다 애타는 꽃 한 송이 피웁니다.” 지난 일기를 들여다보며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실감한다. 못 가르친 것을 마음 아파하던 엄마를 위해 딸은 오십 후반까지 배움을 찾아 동동거린다. 그렇게라도 원하시던 것을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이젠 내 자식들이 장성하여 내가 그때의 아버지 어머니 나이가 되었다. 하염없이 주기만 하던 부모님의 마음을 나도 내 자식에게 잘 전해주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달 오월이다. 가정이 튼튼하고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다.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사랑이 가득한 오월을 만들어가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경산은 높은 봉우리가 있다

경산시에는 높은 봉우리가 있다. 월요일마다 많은 사람이 봉우리에 오른다. 그 이름은 학자봉, 경산시교육지원청에 둥지를 튼 봉사단체다. 경산학생상담자원봉사자연합회를 줄여서 학자봉이라 한다. 1997년에 설립해서 올해로 38기 신입을 맞이해 교육 중이다. 105명이 활동하는 단체다. 매주 월요일마다 상담에 필요한 주제로 다양한 공부를 한다. 4월에는 상담할 때 활용할 보드게임을 2주 연강으로 들으며 함께 했다. 그다음 교육 주제는 중독이다. 1년 동안 봉사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수료하고 2학기부터 신입이 부촉진자로 따라간다. 주촉진자와 함께 부촉진자로 참여한다. 그렇게 참관하며 주촉진자가 되어간다. 주촉진자 몇 분과 대화를 나눴다. 특별한 경험이 있으면 들려달라고 하니 회기가 지날수록 아이들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고 했다. 첫 시간에 자유밖에 없던 아이들이 시간이 쌓이니 절제가 생기더라고 한다. 체험에서 나온 명언이다. 처음엔 자리에 잠시 앉아있지도 못하던 애가 마지막 날 편지를 써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한 번도 저를 혼내지 않아서 감사해요.’ 자기통제가 안되던 아이, 그런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아서 고마웠다고. 안아주며 속상하지, 다 알아. 그러자 흥분을 서서히 가라앉힌 아이였다. 가끔은 상담자로 만난 아이가 SNS를 타고타고 찾아와 감사 댓글을 남겨 감동을 안기기도 한단다. 위문공연도 해준 교실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촉진자로 따라갔다가 주촉진자가 하시는 거 보고 이거 해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참여했다고 한다. 손을 잡아 줄 때 눈빛이 달라지더라며 기억을 회상했다. 저학년이 더 힘들긴 하지만 그것보다 10회기 후 다음 해 다시 방문했을 때 처음 상태로 다시 되돌아 온 상담자를 보면 제일 안타까웠다고 한다. 학자봉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가면 착한 엄마가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엄마 월요일 학자봉 안가? 아이들이 묻고, 말투가 바뀌었다고 남편이 바뀐 부인이 멋지다는 칭찬을 해주어서 놀라웠다고 한다. 욱하던 엄마가 보고 기다려주는 엄마로 변해서 인기가 많아졌다. 집안 분위기 바뀌니 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웃었다. 또 다른 회원에게 참여한 이유를 물으니 아들 둘 키우는데 화내는 격차가 심한 엄마라 자신이 변하려고 참여했다고 한다. 또 큰딸과 관계가 좋지 않아 시작한 회원은 워낙 사이가 안 좋아 딸이 국제결혼 해 멀리 떠나서 보지 않고 살고 싶을 만큼 힘들어서 이 봉사단에 들어왔다. 교육받으며 엄마가 노력하는 게 보여서 딸도 노력한다고 말해 모녀 관계가 좋아졌다. 참여하기 전에는 내가 희생해서 가족이 행복해지겠지 했는데 활동하면서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지역보다 경산만의 특별한 점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니 잠시 망설임도 없이 ‘공연’이라고 했다. 1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공개 보고회를 여는데 신입 1년차가 모여 오카리나연주, 성악, 댄스, 우쿨렐레 연주 같은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35기부터 상담에 맞는 주제를 정해 뮤지컬을 연습해 공연했다. 그 공연이 특별해서 교육감님이 보시고 행사에 초청해서 공연하기도 했다. 36기 공연을 보고 눈물 흘리신 분들도 있었다니 자랑할만했다. 도교육청에서 과일을 보내올 정도였다. 경산시장님께 봉사상을 받고, 도지사상을 받는 경산학자봉 팀이다. 자원봉사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지만, 무엇보다 교육 내용을 집에서도 써먹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수업 전 자신의 아이들에게 실험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봉사하며 봉사 점수를 쌓으면 나중에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극장 할인, 교통벌점도 감해진다니 일석십조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담배꽁초 휙휙 버리지 마세요

산책로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누구나 이용하는 산책로에 무심코 던져버린 담배꽁초를 보고 있으니 이내 눈살이 찌푸려지고 만다. 환경오염은 물론 거리 곳곳에 내걸린 ‘금연 및 화기 인화물질 금지‘, ’산불 예방‘이라는 현수막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화재 소식과 산불 이야기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에도 크고 작은 화재와 산불 발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작은 불씨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 이때, 버려진 양심처럼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는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 겪은 의성발 산불 피해를 보고 나서인지 더 화가 났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에 불씨를 조심하라는 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오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일어나는 화재는 우리가 자주 목격하고 있다. 그 위험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작지만 무서운 불씨의 시작이다. 산불의 경우는 특히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하나가 발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까지 내고 있어 그 결과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대구경북혈액원에서의 화재도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상태에서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린 게 그 이유였다. 2023년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도 무심코 방치한 담배꽁초가 그 원인이었다. 2022년에 발생한 울진 산불도 마찬가지로 담배꽁초를 발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그 이후엔 사람들의 마음에 지금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상처를 남겼다. 이처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소방청의 화재 발생 통계에 따르면 3월에서 5월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90,844건으로 전체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전체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의 32%나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담배 한 개가 완전히 연소하는 시간은 약 15분이다. 따라서 담배꽁초를 버린 후에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꽁초를 버릴 때도 길가나 땅, 화분, 하수구에 버리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습관적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을 하도록 하고 가연물이 많은 곳에서의 흡연도 삼가야 한다. 담배는 불꽃이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 800도 가까운 숨은 열이 있어 주변의 가연성 물질과 만나면 언제든지 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 재발화 하기 쉽고 불완전 연소의 특성상 장시간 열을 머금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서도 발화 위험성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큰 일교차와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으로 불이 나기 좋은 조건들이 만들어져 어느 때보다 화재 발생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안동 산불을 겪은 주부 A(45) 씨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운전을 하는데 앞차의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휙 하고 던졌다. 이 끔찍한 산불 상황에서 생각이 있는 건지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주부 B(42) 씨도 “길거리에서도 그냥 피고 무심한 듯 툭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종종 목격한다. 아파트 위층에서도 막 버린다. 담배가 개인의 기호품이긴 하지만 제발 좀 생각하고 피우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신선도 살고 싶은 봉화 세평하늘 비경길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골을 만들고, 오랜 시간 물길을 만들면서 비경을 만들어낸다. 굽이굽이 산을 휘돌아 수십 번을 굽이쳐 협곡을 만들어 이 물길은 ‘낙동강’이란 이름을 붙이고 달리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은 비경, 12선경을 품고 있는 세평 하늘길 제1코스 비경길은 자연이 오랜 시간 빚어낸 걸작이다. 낙동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봉화 승부를 지나 백두대간 협곡을 만들고, 낙동정맥의 원시 비경을 간직한 체 세평 하늘길이 생겨났다. 세평 하늘길은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5.6km ‘제1구간 비경길’이라 부른다. 비경길에는 12선경 중 7선경이 있으며, 빼어난 절경의 강을 따라가는 평지길이다 승부역에서 시작하는 비경길은 시작과 함께 용의 전설을 간직한 1선경 용관바위를 지나고,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은병대, 2선경을 만나게 된다. 물소리 봄의 기운과 함께 힘차게 흐르고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낸 예술품 같은 바위를 휘감아 돌며 소를 만들어 3선경 관란담에 이른다. 자연을 아우르는 맑은 강물 소리는 달콤한 봄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설화를 간직한 거북바위가 있는 4선경 구암에 닿는다. 설화에 따르면 거북은 달에 살고 있어 월섬이라 하고, 신선들의 사랑을 받던 설홍선녀를 꾀어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낸다. 선녀에게 장난을 친 벌로 거북바위가 돼 세상에 남게 되니 달과 신선 세계를 잊지 못하고 곤륜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거북바위. 거북바위를 지나면 악어의 상체 부분을 닮은 악어바위를 지나고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출렁다리를 지나면서 큰 소를 이루고 있는 선약소와 설홍선녀가 사랑에 빠져 연인의 손을 잡고 달빛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는 한 쌍의 봉우리 연인봉과 선약소가 있다. 전망대가 있어 맑은 물빛과 너럭바위, 수려한 산수풍광은 서서 보면 절경이요. 앉아보면 비경이 아닐 수 없어 한참 동안 발길을 묶는다. 5경 연인봉과 선약소를 지나면 협곡을 가로지르는 철길이 지나고 굴과 굴을 통과하는 영동선 기찻길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아릿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신선들이 살던 곤륜산이 보인다는 선계로 들어가는 문이 우뚝 서 있다. 이 문이 선문으로 6선경이다. 백두대간 협곡의 풍경은 웅장하고 경이롭다. 자연이 빚어낸 걸작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봄의 청량감까지 더해 혼자 걷기에는 아까운 길이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양원역이 보인다. 솟구쳐 서있는 암벽이 아담한 민자 역사 양원을 감싸고, 강물은 유유히 흘러 포근한 오지마을 풍경을 만들고 있는 7선경 양원에 이른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오지 협곡, 그만큼 깊은 곳에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비경길이다. 길고 긴 자연의 시간 앞에 뭉클한 감동을 선물하는 비경길. 협곡을 따라 고도가 거의 없는 평지길로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따르지 않은 길이다. 여러분도 유유자적하며 걸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국립공원 자원활동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서 묘목 심기 자원 봉사

국립공원 자원활동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산불 피해 주변정리 및 자생종 묘목 심기’ 자원 봉사국립공원 자원활동가(이하 활동가) 일행은 지난 17일 경북 북부지방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을 찾아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산지에서 쓰레기 줍기 등의 주변정리를 하면서 그곳에 자생종 식종인 철쭉 묘목 75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가야산, 주왕산, 속리산의 자연보호를 위해 평소 활동하는 자원봉사 활동가와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원에서 준비한 호미, 괭이, 묘목 식자재 30여 박스를 입구에서부터 목적지인 용연폭포 아래까지 약 3.9km 구간을 직접 운반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이 나무 식재 대상으로 삼은 용연폭포 주변 지점은 국립공원 주왕산 산행코스 중에서 가장 절경인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에서 가메봉 코스(총7.2km) 중간에 위치한 이곳은 주왕산 산행코스 중 가장 험난하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봄철 계곡변의 수달래와 가을철 단풍이 절경이라 탐방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이곳 능선에서는 운해도 볼 수도 있고,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영덕 바다까지 보이기도 한다. 자원활동가 모임의 장인석 회장은 “화마가 휩쓴 비탈의 노송들과 참나무, 어린 철쭉나무들의 피해 현장에 와 직접 보니 산불피해의 심각성을 더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활동가들은 화마가 지나간 계곡 비탈에 올라 갈퀴로 시커멓게 탄 재를 일일이 끍어내고 그 자리에 다시 어린 자생종 2~3년생 철쭉 묘목을 10cm-20cm 간격으로 심었다. 펌프와 긴 호스를 계곡의 물과 연결하여 어린 묘목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물을 주는 작업도 했다. 한편 합천 가야산에서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 가야산국립공원자원활동가 단체는 합천과 대구지역의 시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단체로 2009년 10월 창립된 모임이다. 매월 4회, 주 2∼3회씩 40여 명이 참여해 국립공원 자원봉사 및 생태 모니터링, 지역사회 취약계층과 어려운 이웃돕기 봉사활동을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단체의 박성희 회장은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일대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봉사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4-27

대구 앞산은 대덕산 아닌 성불산

산 이름은 조상들이 유래에 따라 우리말로 불려 쓰다가 명칭을 한자로 바꾸었다. 고문헌에 기록된 산의 지명은 호적이나 다름없다. 대구 앞산의 원래 지명은 성불산이다. 비슬산에서 산줄기를 이어온 마지막 산이자 경상감영의 기반이 되는 관기안산이다. 대구부 관기안산인 성불산은 본래 하나의 큰 덩어리였다.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를 경계로, 수성구 파동과 남구 대명동 및 송현동을 거쳐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산이다. 동일한 산의 능선에 하나씩 솟은 봉긋한 산봉우리를 두고 굳이 명칭을 붙인다면 봉(峯)이라하는 것이 옳다. 가령 팔공산에 천왕봉·동봉·서봉이 그렇고, 비슬산에 천왕봉·월선봉·조화봉·대견봉·관기봉이 그러하다. 그런데 관기안산의 모체인 성불산 산하나를 두고 나직한 봉우리에도 봉(峯)이 아닌 산(山)을 붙인 지명은 그냥 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할 일이다. 본래 존재하지도 않은 산 명칭은 둘 필요도 없지만 산 안에 산이라니 혼란만 부추긴다. 그게 산성산·월배산·비파산·대덕산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지금 위성사진과 지도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다. 게다가 대덕산은 그 어떤 문헌에 나타나지 않은 생소한 지명이다. 나아가 항공무선표지소가 자리한 봉우리에 붙인 산성산은 위치적으로 성불산 고성과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일대에는 산성이 없는데도 산성산이라 이름 붙인 것은 크게 잘못된 지명이라 할 수 있다. 중종 25년(1530)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고적 조에서 ‘성불산 고성’을 기록하면서 산천 조에서 성불산 지명을 들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고적 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성불산이란 산 이름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지도서』 등 다수 문헌에는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을 모두 나타냈다. 더군다나 일제강점기인 1940년 3월 12일에 발행한『교남지(嶠南誌)』까지도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은 줄곧 기록되어 왔다. 아렇듯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은 해방 이전까지도 문헌상에 그대로 써 왔다는 사실이 방증된다. 대구광역시에서는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던 1988년 5월 30일 성불산에 고산성을 기념물로 지정했다. 그런데 고산성 명칭을 ‘대덕산성’으로 이름 붙여 지금까지 그대로 쓴다. 대구광역시에서는 또 조선시대 대구부에서 편찬한 『대구읍지』를 1997년 편역 발행했다. 편역 당시 서두에 『대구읍지』를 풀어 쓰면서’라는 글귀에 『대구읍지』 편찬 연도를 영조 44~47년(1768~1771)으로 본다고 했다. 더불어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고문헌실에 소장된 이 『대구읍지』를 2010년 1월 20일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렇듯 대구읍지』를 두고 편역과 유형문화재 지정 등 두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성불산 지명과 성불산 고성 명칭을 바꾸지 않았다. 잘못된 지명을 그대로 놓아두어 지명과 명칭이 왜곡되고 있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04-27

수성못 지킨 100년 왕버들

대구 수성못 동쪽 산책길 입구에 우뚝 선 왕버들은 수성못과 함께 100년을 지켜온 살아있는 역사다. 연둣빛 새잎이 돋는 4월, 그 싱그러움은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는가?”라는 물음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이 왕버들은 수성못의 대표적인 명물이자, 못의 변천과 대구 시민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상징적 존재다. 왕버들은 버드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 중부·남부 습지와 냇가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수성못의 왕버들은 15m가 넘는 키와 1m가 넘는 줄기 지름을 자랑한다. 비틀린 굵은 줄기와 사방으로 펼쳐진 가지는 세월의 흐름을 몸으로 기록한 듯하다. 나무가 썩을 때의 인(燐) 성분으로 인해 불빛이 나와 귀신 버들로 불리기도 했고, 그 신령스러운 자태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위로와 전설을 낳았다. 수성못은 1925년 일제강점기,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와 조선인 대지주들이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다. 미즈사키 린타로는 평생을 수성못 관리에 몸을 바쳤고, 그의 유언에 따라 수성못이 보이는 법이산 산자락에 그의 묘소가 있다. 이 못과 함께한 왕버들은 그 모든 변화를 묵묵히 지켜보며, 자연과 인간,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의 상징이 되었다. 수성못은 대구시민의 대표 유원지로, 벚꽃이 흐드러진 봄날이면 산책로를 따라 많은 인파가 몰려와 추억을 쌓는다. 왕버들은 그 곁에서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변함없는 푸르름으로 시민에게 쉼과 위로를 제공한다. 또한 한국관광 100선에 두 차례 선정된 수성못의 명성에 왕버들도 한몫했다. 대구 문인 방종현 수필가는 수성못의 대표 명소로 수성못 8경(景)을 소개한 바 있다. 1경은 지중고도(池中孤島) 수성못 둥지섬, 2경은 구압선유(龜鴨船遊) 거북선과 오리배, 3경은 화류춘앵(花柳春櫻) 벚꽃장, 4경은 야경분수(夜景噴水) 수성호반 야경분수, 5경으로는 연리지목(連理枝木) 부부사랑 연리지나무, 6경은 난간시건(欄干施鍵) 사랑약속 자물쇠, 7경 상화시비(尙火詩碑) 이상화 우국시비, 8경 왕양노수(王楊老樹) 100년 노거수 왕버들을 들었다. 여덟 번째 경관으로 선정된 것이 바로 ‘왕양노수(王楊老樹)’가 100년 노거수 왕버들이다. 이 노거수는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울분을 삭이느라 수성못을 산책한 상화 시인을 위로하기도 했다. 100년의 노거수는 단순한 수목을 넘어, 대구의 역사와 시민의 삶, 그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품은 존재다.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이 교차하는 도시의 한복판에서, 왕버들은 이 순간에도 고요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100년의 세월을 견디며 굽어진 줄기, 바람에 흔들리는 잎 하나하나에는 시대의 숨결이 서려 있다. 오늘도 수성못의 왕버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수성못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한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4-27

어린이날 맞이 ‘슈퍼거북’ 유설화 작가 초청 강연

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 김현주 관장은 대구 수성못 그림책도서관이 어린이날을 기념해 국내 대표 그림책 작가 유설화를 초청해 특별 강연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5월 3일 오후 2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유 작가가 직접 <슈퍼 거북> <슈퍼 토끼> 등 고전 재해석 작품을 낭독하고, 그림책 제작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강연 후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장갑 캐릭터를 그려보는 체험활동과 사인회도 열린다. 유설화 작가는 최근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2024년 3월 발간)을 통해 장갑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강연은 어린이들이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직접 느끼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5월 10일 오후 2시에는 원주시 그림책센터 일상 예술의 이상희 센터장이 ‘0세부터 100세 모두를 위한 그림책’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5월 24일에는 매직 인형극과 솜사탕 쇼 등 그림책 테마의 체험 행사가 마련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수성못 그림책도서관은 2024년 9월 개관한 그림책 특화 도서관으로, 수성못 상화동산 근처에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그림책을 매개로 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역 문화공간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들의 독서 흥미 유발과 문화적 경험 확장을 목표로 기획됐으며,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문의: 053-668-1770 (대구 수성구 무학로 112, 1층)▷신청: 용학도서관 홈페이지(https://library.daegu.go.kr/yonghak) 접수사진)슈퍼거북 유설화 작가 /김윤숙 시민기자

2025-04-27

그린(Green) 안전한 남구를 그리다

대구 남구청(구청장 조재구)은 지난 16일, 대구남구자원봉사센터(센터장 이창지)와 공동으로 남구 온마을아이맘센터에서 ‘2025 남구 자원봉사단체장 간담회 및 환경교육 컨설팅’을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남구 내 자원봉사단체장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춘 자원봉사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2025년 자원봉사센터의 주요 사업 계획이 소개되었으며, 각 단체장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의견도 활발히 공유됐다. 이어진 환경교육 컨설팅은 전희택 환경교육사가 ‘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 방안과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환경보호 실천 방법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자원봉사단체는 우리 남구의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역”이라며 “환경문제와 같은 시대적 과제에도 함께 대응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창지 자원봉사센터장도 “단체장 여러분의 경험과 지혜는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든든한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남구자원봉사센터의 운영법인인 사회복지법인 금화복지재단(대표이사 신경용)은 자원봉사단체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 및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4-27

당신 앞엔 지금 어떤 색의 신호등이 켜져 있나요?

봄이 무르익고 있다. 꽃들은 화려한 색을 꺼내 다투어 피고 연초록 새잎이 돋아난다. 아름답고 눈부시기만 할 것 같은 봄이지만 친구의 투병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온 그의 삶을 알기에 안타까움이 더 크다. 삶은 두 얼굴의 야누스처럼 환희 웃고 있다가도 느닷없이 불행 쪽으로 몸을 틀기도 한다. 이런 삶의 불확실성을 말하는 시를 읽어본다. “한 살배기 아들을 안고 아버지는 하염없이 웃고 계신다 / … 나는 지금 쭉 뻗은 도로를 질주 중이다 / 눈물이 찔금 난다 // 죽은 아버지를 안고 통곡하는 어머니 곁에 젖먹이가 칭얼거리고 있다 / …노란불이다 /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쌀독을 보고 어머니는 행상을 나서신다 / ·빨간불이다 / 브레이크를 힘껏 밟는다 // 입 하나 줄인다고 열여섯 큰누나는 찢어진 고무신 신고 시집을 가고 / 가난한 집이 싫다며 둘째 누나는 집을 나간다 / … 파란불이다 / ‘미친년, 미친년’하다 신호를 놓친다 // 뒤차가 경적을 울린다 /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힘껏 밟는다 / 앞은 급커브이다 ”- 황봉학 시 ‘신호등’ 3대 독자 아들을 얻은 기쁨으로 하염없이 웃고 있던 아버지. 탄탄대로 쭉 뻗은 도로일 것만 같은 길이었다. 곧 생의 신호가 바뀌리라고는 예감조차 하지 못한 채 무심히 달리기만 한다. 죽은 아버지를 안고 통곡하는 어머니에게서 이미 정지를 예감하는 노란불은 들어오고 빨라진 심장을 부여잡는다. 행상을 떠나는 어머니와 가난하게 시집간 누나 앞에서 신호는 자꾸만 바뀌지만 열심히 달려보아도 또 급커브가 기다리는 것이 삶이다. 위의 시에서 시인은 이 예측하기 힘든 우리의 생을 신호등을 빌려와 말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고 차는 달리고 있다. 그다음 행에는 그 사건과 연관된 심경의 변화가 따라 나온다. 이 셋은 하나의 사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생이 변화하는 순간마다 신호등이 나타난다. 생의 굴곡진 순간이 도로를 달려가는 자동차의 질주와 교묘히 일치한다. 삶의 순간과 운전을 이렇게 감쪽같이 연결해서 말할 수 있는 건 시인이 자동차 운전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어서일까. 그는 운전을 가르치며 끊임없이 생의 느닷없음을 떠올리고 있었던 걸까. 언젠가 유명 소설가에게 어떻게 소설을 쓰게 되었냐고 질문하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노라 대답했다. 우리네 삶은 어쩌다 보니 이리로 흘러오고 어쩌다 보니 이런 사람을 만나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게 된 걸까? 과연 우리는 이렇게 눈 감고 아무것도 모르기만 한 존재일까? 아니다! 시인은 무질서하고 느닷없어 보이는 이 삶이 치밀하게 짜여진 어떤 내밀한 약속이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아닐까. 우리가 하나의 사회적 약속으로 신호등의 색깔을 보고 멈추고 출발하고 달리면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하듯이 우리를 조종하고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신호등도 결국은 내가 운전해서 원하는 곳으로 가게 해주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걸 삶과 운전이라는 행위를 교차시켜 보여주며 알려주고 있다. 대지에 봄비가 흠뻑 내린 날이다. 맑아진 세상을 바라보며 내 삶의 신호등은 지금 어떤 색이 켜져 있는지 찬찬히 살펴서 사고 없이 안전하고 평온한 주행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엄다경 시민기자

2025-04-24

식사 후 산책이 주는 놀라운 효과

4월의 봄이 한창이다. 길을 가다가 부러 눈길을 주지 않아도 사방이 꽃과 신록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모락모락 봄기운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산책하는 걷기의 이로움은 수없이 많다. 실제로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를 보면 놀랍다. 무엇보다 걷기는 가장 오래된 운동이다. 비용 또한 전혀 들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기며 인기 있는 운동이다. 요즘은 동네 곳곳마다 산책길이 잘 꾸며져 있어 시민들이 접근하기도 좋다. 포항에만 해도 자랑할 만한 걷기 좋은 산책길이 여럿이다. 폐철도 부지에다 조성한 철길 숲이 그렇고 호미반도 둘레길, 동네마다 내 집 정원처럼 꾸며진 근린공원 등은 시민들에게 자주 걷기와 친해지게 만든다. 여기서 걷기는 일상과 접목할 때 건강상의 이로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특히 직장인들에게는 점심과 저녁 식사 후의 가벼운 걷기가 신체와 정신에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포항 환호공원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A(39) 씨는 “일부러 점심을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있다. 소화도 되고 오후 업무를 하는 데도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라고 식사 후 산책을 추천했다. 매일 걷기 운동을 실천하는 60대 중반의 포항시민 B 씨도 “술과 담배를 10여 년 전에 끊고 대신 식후에 걷기를 하고 있다. 걷기가 정말 좋아서 이제는 단순히 걷기를 넘어 걷기 여행으로까지 범위가 넒어졌다”고 즐겁게 말했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심혈관 건강 증진과 체중 관리, 혈액 순환, 식후 혈당에도 도움이 되고 수면의 질도 향상된다. 당연히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걷기로 인한 스트레스의 해소는 내 안의 불안이 감소하고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하루 20분 정도 숲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크게 낮아진다는 한 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일상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식후의 가벼운 걷기로 해소될 수 있다. 정신 건강을 챙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가벼운 걷기다. 식후 10~15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는 소화 촉진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혈당은 물론이고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걷기보다 혈당 개선 효과에 도움이 된다. 식사 후 걷기는 위장에도 도움을 주어 위산 역류나 소화불량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권장할 만하다. 이처럼 식사 후의 걷기는 위장 전반의 건강을 챙기는 습관으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정기적으로 가능한 매일 실천을 하면 좋다. 면역력도 향상된다. 규칙적인 걷기는 한마디로 천연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면역 세포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각종 감염이나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 때 전문가들이 걷기를 권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매일 30분씩 규칙적인 걷기는 백혈구 기능까지 활성화한다. 이건 매일 걷지 않은 사람과 비교를 하면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도 낮다. 특히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격렬한 운동보다 가벼운 걷기가 좋다. 또 걷다 보면 휴대전화를 멀리할 수 있고 신체활동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고 수명 연장 효과도 있다. 맛있는 식사를 했다면 느긋하게 천천히 산책하러 나가는 건 어떨까. /허명화 시민기자

2025-04-24

필리핀의 부활절 ‘홀리위크’의 이색적인 종교행사

망고의 계절을 맞아 지인이 있는 필리핀 클락으로 떠났다. 현지는 연일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다는 소식에 조금은 부담을 안고 비행기에 오른다. 늦은 밤, 클락 공항을 나서니 밤공기라서인지 다행히 열기가 없다. 숙소에 도착하니 실컷 먹고 가라며 그 비싼 망고를 큰 박스 채 사놨다. 두리안, 망고스틴, 바나나, 용안, 코코넛 등도 함께. 열대과일로 허기를 채우는 호사를 누린다. 다음날, 푸닝 온천을 위해 나섰다. 푸닝 온천은 한국인이 개발하여 운영 중인 곳으로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이후 형성된 곳이다. 온천으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이색적인 풍경이 보인다. 상의를 벗은 남자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채찍으로 자신의 등을 좌우 번갈아 치며 고통스럽게 걷고 있다. 뜨거운 아스팔트길에 맨발이다. 등에는 피가 흐른다. 몇몇 아이들이 흉내 내며 뒤 따른다. 어라, 그런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여러 명이 줄을 서서 채찍 행위를 하며 걷고 있다. 필리핀만의 독특한 부활절 ‘홀리위크’ 행사 중이란다. 우리가 떠났던 4월 13일부터 20일까지 마침 필리핀은 홀리위크 연휴기간이었다. 국민 80%이상이 가톨릭을 신봉하는 필리핀인들은 가혹해 보이는 채찍질의 행위를 성스럽게 여긴다.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까지 십자가를 메고 가서 못 박힌 것을 재현하며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산페르난도 (팜팡가주) 산페드로 쿠트드 마을의 사순절 의식은 문화유산으로 간주된다. 이들의 독특한 부활절 문화는 300여 년 간의 스페인 식민지배에서 생겨난다. 스페인 식민지배 시기의 가톨릭교회는 식민사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치, 예술, 교육, 문학 등 삶의 모든 측면에 미친 영향력은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정치적 지형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식민지 이전의 전통과 가톨릭 전통을 융합하여 필리핀 자체적인 교리를 만든 이들은 성탄절에 이어 부활절을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종교행사이자 문화적 전통으로 여기며 이 기간 동안 공식 공휴일 포함하여 정부기관, 학교, 기업들 대부분이 휴무다. 1521년 무력으로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면서 미국과 일본을 거쳐 1945년 해방이 되기까지 식민지배로 인한 스페인 문화와 기독교 유입은 강제노동, 착취, 토착문화와 전통 탄압으로 토착민들의 고유 신앙과 관습을 앗아간다. 식민시절 봉건적 토지 소유제도의 도입으로 소수의 부유한 가문이 토지를 독점했던 이 제도는 해방 이후에도 지속되어 오늘날까지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근원으로 남아있다. 정작 스페인은 새 생명의 상징인 달걀과 맛있는 음식으로 부활절을 기념하며 즐기는데 식민 지배를 받은 필리핀은 왜 이렇게 자신을 때리고 핍박하며 못 박히는 수난 행사로 잔혹하게 부활절을 기념할까? 독립운동을 하던 대한민국과 필리핀은 같은 해에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된다. 그러나 필리핀과 달리 한국은 ‘대한민국 헌법’을 공표하며 중심을 잡아 봉건제를 철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며 오늘에 이르렀다. 푸닝 온천 가는 길. 채찍과 달리 원주민 아이따족 아이들이 잿물 흐르는 냇가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모습도 보고, 호핑 투어도 체험하고 아픈 역사를 품은 바탄 전투 전쟁기념관과 현지 성당도 들리며 지인 덕분에 편안하게 여행의 즐거움을 누린다. 그러나 필리핀을 떠나오며 마음이 편치 않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정국(政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4-24

나를 마주하다, 내 안의 숲-사유원

산 정상에 카페가 있다. 오르막길을 한참 걸었더니 땀이 나고 목이 말라 시원한 모과에이드를 주문했다. 멀리 팔공산이 눈에 들어오는 뷰가 포함된 가격이라 비싸도 이곳에서 재배한 모과라 향이 더 좋았다. 카페 건물의 이름은 가가빈빈이다. 풍류의 산수 사유원, 팔공산 지맥 70만㎡에 사람이 만든 자연의 정수가 펼쳐졌다. TC태창을 이끌었던 설립자가 평생 아꼈던 바위, 세월을 견딘 소사나무, 소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를 한자리에 옮겨왔다. 그리고 세계적인 건축가, 조경가, 예술가들도 불러 모아 생각하며 거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계곡과 능선을 따라 산책했다. 홈페이지에는 목련길, 백일홍길, 모과길, 고송길의 네 개의 코스를 마련해 뒀다. 오전 9시 문을 열어서 첫 손님으로 입장했다. 고요한 숲의 느낌을 오롯이 느끼고자 일찍 집을 나섰던 것이다. 예약자 이름을 말하니 목에 걸고 다니라며 일행 중 한 사람에게 GPS목걸이를 건넸다. 숲이 방대하니 혹시 길이라도 잃을까 배려하는 것이라 짐작했다. 한 손엔 지도를 받아 들고 치허문을 향해 올랐다. 목련길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치허문을 출발, 호젓한 비나리길을 따라 오르자 참꽃이 전성기를 지났는지 꽃잎을 떨구었다. 어린 시절 그 맛을 기억하려 친정엄마가 입에 넣고 씹는다. 쌉싸름하다고 웃으셨다. 제비꽃이 산길에 보라색 카펫을 깔았다. 울창한 리기다소나무숲으로 행했다. 자그마한 벽돌 건물이 있어서 뭐 하는 곳일까, 달팽이 모양을 빙글 돌아 들어가니 샤워기가 있었다. 산책 도중에 사용하라고 한다. 조금 걷다 보면 알바로 시자의 대표적 건축물인 소대가 비스듬히 섰다. 노출 콘크리트로 계단을 따라 오르니 머리 위 구석에 제비집이 보였다. 집 입구가 굴처럼 좁은 걸 보니 굴제비의 집이라고 친정엄마가 알려주었다. 산 아래 가정집에 세를 든 제비집과 달랐다. 소대는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 제비들도 그걸 알고 코너마다 몇 채나 자리 잡았다. 바로 근처에 소요헌이 보였다. 입구가 어디인지 가까이 갈 때까지 알기 어려웠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려는지 아니 오르려는지 헷갈린다. 조용한 숲에 우리 소리만 두런두런 조명도 과하지 않게 드리워 말소리도 저절로 소근거리게 했다. 알바로 시자가 쓰던 가구와 그림이 있는 방에서 통창으로 들어오는 소나무를 보며 잠시 땀을 식혔다. 가져온 물로 목도 축였다. 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냥 마음이 좋았다. 소요헌에서 내려가는 길은 시자가 좋아하는 나무로 잘 알려진 목련이 일렬로 도열해 관람객을 반갑게 맞는다. 자목련은 아직 자태를 뽐낸다. 라일락도 향을 보탰다. 사유원이 만들어진 시초는 모과나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300년 넘은 고목을 일본으로 가져가려던 것을 웃돈을 주고 붙잡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600살이 넘는다니 조선시대에서 현재까지의 시간을 저장한 역사다. ‘풍설기천년’이란 제목의 정원에 아름드리 모과나무가 가득하다. 수줍은 분홍빛 꽃이 피기 직전이었다. 산책로에 가끔 한자 문패가 달린 작은 건물이 있어 궁금해 들어갔다. ‘다불유시’와 ‘독락사’ 같은 한자였다. 화장실을 여러 표현으로 산책하는 이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그렇게 오르니 지은 지 얼마 안 된 듯 정향대가 주위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중이었다. 우리는 모든 건물 중에 이곳이 제일 좋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은 연둣빛의 봄이 제일 잘 내려다보이고, 솔솔 바람이 기둥과 기둥 사이로 지나다녔다. 그러고는 승효상 건축가의 작품인 명정에서 물소리 들으며 마음을 씻고, 물을 저장한 첨단에서 우리 집 방향이 어딘가 굽어보았다. 반가사유상처럼 숲을 향해 저절로 몸이 기울어졌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2

산불, 그 후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대형 산불이었다. 지난달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돼 역대 최악의 피해의 낸 경북 북부지역의 산불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에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인근 지역으로 번져 일주일간 시·군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3월 25일, 불은 안동시 길안면과 풍천면으로 향했고 오후부터 안동 시내는 시커먼 연기로 자욱했다. 시민들은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를 허투루 여기지 않았다. 위험지역의 주민들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거나 안동 시내로 이동해 체육관, 학교 등지로 대피하기도 했다. 빠른 속도로 번지는 불길과 함께 급히 차를 몰고 대피한 주민들도 있었다. 일단 대피했다가 다시 집으로 가 막 지붕으로 옮겨붙은 불길을 잡거나 마을주민들이 합심해 호스로 물을 뿌리며 불과 맞서기도 했다. 절박했으나 집을 지키고자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불은 그 규모를 확장하면서 급기야 고속도로 통제가 이루어지고 안동은 고립된 도시가 되어버렸다. 안동 시내에까지 대피령이 내려졌을 때 시민들은 믿기 어려운 현실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파트 입구에서 도로까지 이어진 차량 행렬은 전쟁을 피해 달아나는 피난 행렬과 같았다.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직장인은 단축 근무를 하기도 했다. 자욱한 연기에 눈물이 났고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로 나쁜 연기를 흡입했다.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는 매장마다 품절사태가 빚어지고 급한 마음에 진열된 공기청정기를 사 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잿더미가 되어버린 집을 보고 눈물을 짓고 타버린 농작물 앞에서, 사라진 조상의 산소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소를 두고 올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는 남편 때문에 속상해하는 아내와 키우는 강아지만이라도 대피하라고 목줄을 풀어준 몸이 불편한 촌로의 사연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급박한 사연들이 불길 속에 묻혔다. 안타깝게도 이번 산불로 5개 시군에서 2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긴박한 와중에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이들이 숨지기도 하고 불길을 잡기 위해 애쓰던 소방헬기 운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나 이번 산불은 산림당국의 합동 감식 결과 성묘객의 실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와 공분을 자아냈다. 디지털 시대에 SNS나 지역 커뮤니티의 발 빠른 소식이 때론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동요하는 주민들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비상대기하고 있으며 위험이 있으면 즉시 알릴테니 집안에서 안전하게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낼 정도였다. 3월 27일 오후 늦게 의성에 비가 내릴 때에도 안동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AI가 등장하는 최첨단 시대에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기다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우리가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자연은 언제나 힘이 셌다. 앞으로 절대로 생기지 말아야 할 재난이지만 언제 또 생길 수 있을 재난인지 모른다. 건조한 계절 입산자들에 대한 경계, 불이 났을 때 고령자들은 디지털 격차가 해소돼 빠른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시민들에게는 지역별로 어디로 대피하라는 안내를 해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위험에 대비해 비상용 가방을 준비해두고 밤새 잠 한숨 못 잔 그 시간 동안, 이러한 거대한 재난에 개인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재난에 대한 시스템 체계화, 소방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소방 장비 충원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무엇보다 이재민에 대한 피해복구 지원과 더불어 화재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 대한 심리 치유도 함께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 어려움을 하루빨리 이겨내 지역민의 일상이 되찾아지기를 기원할 따름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2

키링(keyring)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다

키링(keyring)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다 요즘 키링이 핫하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가방을 보기가 쉽지 않다.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각자 저마다의 취향대로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키링들이 가방에 달려있다. 어떨 때는 가방을 덮을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도 보게 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방 꾸미기에도 진심이다. 특히 아침 등굣길에서 만난 아이들은 귀여운 동물 인형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굿즈 등을 달고 다니며 “예쁘기도 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거예요”라고 당당히 말했다. 20대의 직장인 A씨도 “작고 귀여운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앙증맞은 것들을 보고 소비를 하는 사이에 저절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방의 종류에 상관없이 달려있는 키링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키링에 관심이 생긴 걸까? 이를 한마디로 하면 일상에서의 작은 ‘무해력’이라 할 수 있다.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은 해롭지 않고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도 않으며 굳이 반대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귀엽고 작은 모습을 보는 것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편안함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형 캐릭터부터 게임, 아날로그 취미인 뜨개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순수한 콘텐츠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MZ세대에게 무해력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인형 캐릭터는 SNS에서도 작고 부드러운 느낌의 키링 추천 게시물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올해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25’의 다섯 번째 키워드로 말한 ‘무해력’에 대한 이야기다. 해가 되지 않는 상태, 당연히 타인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작고 순수한 것들이 힘을 가지는 현상이라 정의를 한다. 여기에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지고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로 소비를 하는 것과 연결한다. 개성과 독창적이어서 관심사와 애정이 가는 것들에 쉽게 소비하게 되고 우리들의 일상은 소소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이중 MZ세대에게는 작고 귀여운 키링으로 위로도 받고,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고 있다. 덩달아 이를 판매하는 소품 숍도 인기다. 신한카드 빅테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형 키링 소품 숍 이용 건수는 2022년 대비 약 112% 증가했다. 심지어 구매 고객 중 3040 세대의 소품 숍 이용률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의 구매도 소비자의 76.1%가 경험한 적이 있는 걸로 나타났다. 이렇게 무해함으로 대표되는 귀여운 키링이 전성시대가 된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반대로 유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과 갈등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많은 공동체로부터 자극적이고 유해한 것들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쏟아지는 자극도 사람들이 유해성을 느끼는 원인이다.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와 도파민을 유도하는 디지털 기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여기에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기대도 크지 않다. 기댈 곳이 없는 거다.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호소할 곳이 없다 보니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무해한 물건들을 소유하면서 일상에서 안정과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게 그 이유다. 사진- 아이들의 가방에 키링이 달려 있다. 무해력으로 대표되는 작고 귀여운 키링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이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2

합천 청량사(淸凉寺) 방문기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고기에 “청량사는 월유봉 아래 있는데 최고운이 가야산에 들어갈 때 처음 살았던 곳”이라는 기록이 있다. 해인사 산내암자 중 가장 오래되고 보물이 3개나 있는 사찰. 전통양식의 ‘일 가람 일탑’인 대웅전, 석등 및 석탑이 일직선으로 반듯이 배치된 사찰이다. 한동안 폐사된 것을 1811년에 회은 스님이 중건하고 지금은 성철 스님의 상좌인 원타 스님이 머물고 계신다. 이곳 역시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데 ‘삼국사기’에는 최치원이 즐겨 찾았던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 중기의 임억령(1496~1568)의 시 구절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고운이 푸른 산에 깃 들었다 들었는데/ 청량사 아래 세간 집이라 하네/ 표연히 선계로 가버려 찾을 곳 없으니/ 시름하며 찬 솔에 기대니 산 가득 비 내리네”.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으로 보이는 석탑, 석등, 석조석가여래좌상은 보물로 지정되고 특히 석조석가여래좌상은 삼단의 사각형 대좌 위에 부처의 모습이 뚜렷하고 얼굴은 단아한 표정으로 경주 석굴암 불상과 함께 불상 양식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불상의 높이는 2.1m, 대좌 높이 75cm로 석불의 기단석에 부처님께 차 공양을 올리는 보살상이 조각돼 있어 신라시대의 차 문화가 발달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최근 약광전에 봉안된 아미타여래설법도가 경남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산사를 품고 있는 천불산은 능선이 마치 거대한 용의 등뼈처럼 휘고 굽어져 있으며 가까이서 보면 바위의 모양이 기이하고,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천개의 불상이 합장을 하고 서 있는 듯 보인다. 또한 해질녘 산정에서 바라보는 암능은 마치 신선이 내려와 앉은 듯 신비롭고. 홍류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월유봉은 달도 머물다 쉬어간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봉우리이다. 음력 삼월 초하루. 스님의 법회가 있는 날이면 절간은 고요하면서도 분주하다. 신도들의 얼굴 표정을 살핀다. 비탈의 나무들이 제 각각 자신의 꽃을 피우 듯, 산사에 기대어 사는 신도들 역시 섬기는 절의 불성을 닮아 있다. 푸른 산에 바람이 불어오니 생강나무는 노란 꽃을 피웠다. 절을 방문할 때는 절법의 예를 살피고, 문화재는 누구나 소중히 보존하고 아껴야 할 것이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4-20

성산가야시대 고분군

경북 성주군 성산읍 성산리에 있는 성산(해발 389.2m)의 산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형제처럼 줄지어 있는 고분군을 만날 수 있다. 성주읍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런 곳에 고분들이 줄지어 있다는 사실에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이곳 고분은 가야국의 하나인 성산가야시대 무덤이다. 학계조사에 의하면 서기 5~6세기경 지배층 무덤으로 추정되며 현재 발견된 고분은 모두 129기나 된다. 1963년 사적 제86호로 지정됐다. 고분의 묘장 형태는 한 봉토 내 두 사람 이상을 매장한 순장에 의한 다장묘라고 한다. 크기에 비해 유물은 빈약하다. 일제 강점기 때 유물 발굴 작업이 있었으나 그 결과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1986년 계명대학교 박물관이 이곳에서 발굴 작업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출토된 유물은 대부분 계명대 박물관에 현재 전시 중이다. 여러 종류의 항아리, 접시류, 마구류, 장신구 등이다. 그 중에는 성산가야의 왕비가 착용했을 법한 금귀거리도 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그대로 간직돼 있다. 성산가야는 후삼국 때 변한 땅인 성주지역에서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된 고대 왕권국가다. 성산가야는 벽진가야라고 불리기도 했다. 성 주군 벽진면 지명을 따른 것으로 짐작이 된다. 세종 때 간행한 경상도지리지에는 “이곳은 옛날의 벽진국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곳 유물은 성산동 고분군전시관에서 관리한다. 이곳에서는 성주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5월 3일부터 참여형 교육프로그램인 ‘별고을 탐험대’가 31일까지 운영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