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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체증 특효약 ‘등 밟기’

이웃 마을에 체증을 잘 내리는 할머니가 살았다. 풍년초 봉지 담배를 수고비 삼아 손수건에 싸든 엄마 손에 이끌려 사립문을 들어서면 싫은 내색 없이 반겨주시던 분이었다. 나를 바르게 앉히고 등뼈 마디를 하나하나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며 아픈가 하문하였다. “아이고 거기요.” 하면 옳다구나 싶은 듯 그 부위를 집요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손가락 끝으로 원을 그리듯 돌리다가 주먹으로 두드리기도 해서 얼얼할 정도가 되면 당신이 연신 “꺼르륵”대며 트림을 유도하셨다. 그런 다음 어깻죽지로부터 툭툭 때리듯 피를 내리훑어 엄지로 몬 후 손톱 위 부위를 바늘로 톡 따는 거였다. 되게 체할수록 피가 진홍으로 탁해져 콩알처럼 솟기 마련이었다. 힘들여 주무르는 할머니나 걱정스레 지켜보는 엄마도 그제야 ‘후유’하며 화색이 돌았다. 답답했던 분위기가 헤실헤실 풀릴 즈음이면 내 여자 동창이 참기름병과 숟가락을 슬쩍 들여놓곤 했다. 그 애가 쌕 웃으며 곁눈질하고 섰으면 참기름이 미끈거릴 뿐 도통 무슨 맛인지 몰랐다.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체했다 하면 따고 살았다. 찔러댄 부위 살집이 도톰해져 설컹댈 지경이었다. 독하달지 모르겠지만 내 손 내가 찔렀다. 아내에게 맡겨봤으나 오히려 내가 벌벌 떨렸다. 피를 훑어 모은 엄지손가락을 거머쥐면 될 텐데 실로 탱탱 감으려 드는 통에 헛수고이기 일쑤였다. 그런데 체하면 바늘이라는 사연 깊은 등식이 깨지는 날이 올 줄이야.“사돈요, 뻗쳐 누우소.”체기로 멍멍한 내게 안사돈이 말했다. 안사돈이 절친 몇 분을 동석시켜 한턱 거하게 쏜 술자리에서 채신머리없이 들떠버린 후과(後果)였다. 면구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사돈집 안방에 차렷 자세로 엎드렸다.“사도온, 턱도 똑바로 고이소.”근엄한 어투로 더욱 경직된 등에 솥뚜껑 같은 여장부 발바닥이 묵직하게 올라섰다.‘우두둑’뻣뻣한 등뼈가 누그러졌는지 금세 속이 편해지자 사돈 한번 잘 봤네 싶었다. 그렇게 전수한 비법이 진가를 발휘한 날이 있었다.고속도로가 놓이자,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강구항을 들락거렸다. 회를 너무 바삐 드셨을까, 아랫마을 아주머니가 속이 더부룩하다며 하얗게 질렸다. 휴게소는 멀었다. 도로변에 차를 세워 내리자 엎드려 뻗치시라 했다. 맨땅에 넙죽 엎드리는 걸 보니 어지간히 속이 치받는 형국이었다. 턱을 지면에 밀착시키고, 팔은 차려 자세를 지탱토록 했다. 아내가 얼른 수건을 턱밑에 받쳤다. 아주머니 두툼한 등에 맨발을 가로로 올리며 주문했다.“아줌마, 좋게 말할 때 힘 빼소.”시험 삼아 가볍게 몇 번 밟자니 점차 누그러지는 느낌이 왔다. 순간 내 몸무게를 묵직하게 실어 밟았다. 어긋난 등뼈가 정렬되는 툭박진 소리가 났다. 그러면 그렇지, 오지게 체했구나 싶었다. 아주머니 얼굴에 금세 화색이 돌았다. 박수가 터지고, 차는 노래방을 향하여 경쾌하게 달렸다. 그러고 보면 밟기가 따기보다 훨씬 낫다. 주무를 수고가 필요 없고 피를 볼 일도 없으며 참기름 축낼 까닭도 없다.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12쌍이 골고루 받치는 뼈가 의외로 강하다. 척추가 탈골되지 않을까 싶은 이도 있을 거다. 허리와는 달리 등뼈는 튼실하다. 보리밭 밟아 겨울나듯 등 밟혀 속 편한 나날을 만끽해 보자. /김상영 시민기자

2024-01-04

가정 밖 청소년들의 쉼터를 찾다

어린 시절, 학교까지 거리는 아이 걸음으로 한 시간이나 걸렸다. 등교할 때는 지각할 것 같아 한눈팔지 못하고 곧장 학교로 향했지만, 하굣길은 달랐다. 30분 걸으면 나타나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터줏대감인 그 나무는 이웃 동네 어귀에 서서 너른 그늘을 만들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쉬게 했다. 하굣길에 잠시 공기놀이하고, 여름엔 땀을 식히는 우리들의 쉼터였다.포항시 육거리에도 쉼터가 있다. YMCA에서 운영하는 ‘포항시 여자 단기 청소년 쉼터’다. 가족 안의 갈등, 폭력, 방임 등으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9∼24세 가출한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쉼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상담과 진로지도, 문화활동,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을 통해 청소년의 자립을 돕고, 가정과 학교로 또 사회로 복귀를 돕는다. 그래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보호시설이다.5층에 자리한 이곳에 도착해 벨을 누르니 밝은 미소의 상담원께서 맞아주었다. 여자 청소년이 머무는 시설이니 미리 전화를 드렸기 때문에 가능한 방문이었다. 첫인상은 따뜻함이다. 입구에 책꽂이 가득 입소자들이 읽고 싶은 책이 가득 꽂힌 책꽂이를 지나 거실 공간으로 따라 들어갔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행사를 했다며 작은 트리가 반짝였다. 운동기구와 요가 매트가 창가 한쪽에, 반대편 창가에 청소년들이 체험하며 만든 여러 작품이 놓였다. 탁자 옆에 쉼터의 역할을 소개하는 배너가 보였다.포항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를 풀이하자면 포항의 여자를 위한, 기간은 단기로 9세에서 24세까지의 청소년 7명을 돌보는 쉼터란 뜻이다. 포항에 3개의 쉼터가 있다. 단기는 3개월이 기본이지만 3개월 뒤 회의 후 1-2차 연장 가능해서 최대한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고 한다. 쉼터는 말 그대로 잠깐 살다 가는 곳이다. 가정이 위급한 상황이면 하루만 머물 수도 있다. 단기와 달리 중장기 쉼터도 있다고 했다.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생활보호다. 처음 들어오면 선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해서 전염성 있는지 확인 후에야 머물 수 있다. 그 외 심리검사, 상담, 트라우마 같은 것은 외부 기관에 상담을 연계해 자세히 살핀다. 개인 상담도 필요하면 주선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도록 돌본다. 여가와 문화생활로 원예, 영화,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감성적으로 풍성해지도록 돕는다. 최근에 요가 강사를 초청해 몸에 소중함, 몸의 균형을 자기 스스로 느끼게 일주일에 한 번 진행 한다.대부분 입소자가 학생 신분이라 교육을 강조했다. 학교는 기본, 학업을 유지해서 졸업하는 게 사회생활에 얼마나 필요한지 아직은 모르는 아이들이라 제일 힘든 부분이라고 소장님은 안타까워했다. 학업에 필요한 문제집부터 학용품 다 지원하고, 검정고시 공부부터 과정을 잘 지날 수 있게 도와주려고 애쓴다고 했다. 특히 인권 교육, 안전교육, 아동학대, 성교육에 관한 것을 습득하도록 지도한다. 그다음으로 입소자의 자립을 돕는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컴퓨터 및 취업에 필요한 뭐든 지원한다. 이곳은 24시간 운영한다. 원장님과 상당원 5명 조리사 1분, 7명의 아이들을 7명의 어른이 돌본다.이곳은 네이버에 ‘쉼터, 가출’ 연관어를 치면 알 수 있고, 경험한 친구를 통해, 담임선생님께 말하면 이곳으로 알려주시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단체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못 지키거나 해를 끼치면 퇴소시키기도 한다. 여성가족부, 경상북도, 포항시의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후원도 받는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02

갤러리를 찾은 ‘스무 살 청춘’을 응원하며

청춘의 꿈을 이야기하는 권정민 양.새해를 며칠 앞둔 12월의 오후, 새로운 날들에 대한 희망과 설렘을 얼굴 가득 담은 손님이 전시중인 갤러리를 방문했다. 2023년 수능을 치룬 경주여고 3학년 권정민 양이다. 정민 양은 수능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곧 20살이 될 터이지만 아직도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얼굴이 가득 남아있다. 처음 하는 일이라 몸도 마음도 조금 고되지만 월급날을 기다리며 버킷리스트를 작성 중이다. 가만히 둬도 예쁠 나이지만 대학생이 된 기념으로 파마를 하고 화장품도 구입하고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도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먹을 흑돼지구이가 기대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ISTJ답게 꼼꼼하게 계획 중이라고 한다.다행히 원하던 대학과 학과에 합격했지만 수험생으로 지낸 1년은 꽤나 힘들었다. 활동 부족으로 생기부에 마땅히 적을 게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면 활동폭을 넓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했다. 지금은 부족한 잠도 원 없이 자고 OTT를 통해 보고 그간 보고 싶었던 드라마 영화를 모두 섭렵 중이다.대낮에 소파에 누워있을 수 있는 자유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이젠 야간 자율학습과 어려운 수학을 안 해서 매우 좋다는 솔직한 답변도 덧붙였다.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운 정민 양은 중국어에 흥미를 느껴 전공은 중국어로 선택했다. 지금도 틈틈이 중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중국 학교에는 낮잠 시간이 있다며 굉장히 흥미를 보였다.혹시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면 낮잠 시간을 최대한 누려보고 싶다 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여러 자격증도 취득하고 열심히 공부해 어학연수를 가고 싶다는 그녀. 쓰촨을 방문해 마라탕을 먹고 하얼빈의 엄청난 추위를 겪어보고 싶다, 그리고 아름다운 항구도시 상하이의 풍경을 만끽할 거라는 19살만의 통통 튀는 감성이 이어졌다.물론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만으로 마냥 설레기만 한 건 아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보니 혼자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엄마가 갑자기 보고 싶어지면 어쩌나, 대학에 가면 시간표도 본인이 직접 짜야한다는데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그러면서도 하루만큼은 수업 없는 날로 만들어 학교 근처 맛집을 투어하겠다는 야무지면서도 귀여운 계획도 함께 말했다.친구들과 소개팅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땐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또한 좋아하는 아이돌 엑소의 콘서트도 가야하고 뮤지컬도 감상하고, 대학 축제도 즐겨야 한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인생의 봄 20살을 맞이하는 권정민 양. 그녀가 희망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응원하며 바라본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02

초저출산 시대, 원아 수 급감으로 문 닫는 어린이집

우리 사회는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을 직면하고 있다. 그 여파로 원아 수가 급감해 문 닫는 어린이집이 늘어나고 있다.대구와 경북에서도 최근 10년 사이 1천200여 곳 넘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그중 국공립 어린이집보다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이 원아 수 급감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대구는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이 2012년 722곳, 643곳에서 2022년에는 407곳과 316곳으로 나타났다. 경북에서는 2012년 911곳이던 민간어린이집이 2022년 594곳으로 34%(317곳)으로 줄었고 가정어린이집도 2012년 1천81곳에서 2022년에는 495곳으로 54%(584곳)나 줄어 급감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충원율 또한 마찬가지다. 대구와 경북이 2012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대구는 83%에서 71%, 경북은 80%에서 68%로 떨어졌다. 이는 수치로 보면 원아 수가 두 곳 모두 2만여 명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포항시 북구에서 20여 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이모(54)씨는 “원래 만 0~2세 가정어린이집과 만 3~5세 어린이집 두 곳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수년 전 아파트에서 운영하던 가정어린이집은 더이상 운영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과 두 곳을 운영하며 차도 3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1대로 아이들의 등원과 하원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원장 조모(50)씨는 “아파트 단지가 커서 가정어린이집이 3곳이 있었는데 한 곳은 버티다 결국 작년에 문을 닫았다. 앞으로 어린이집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저출산이 아닌 초저출산 시대로 가면서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어린이집을 문 닫는 것뿐 아니라 시설의 유지는 물론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도 사라진다. 첫 번째는 원장이 될 것이고 뒤를 이어 어린이집 교사들이 그렇고 차량 기사와 조리사 등 그 규모에 따라 10여 명 안팎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포항시 남구에 거주하는 유 모(48)씨는 “주부로 지내다가 보육교사 자격증을 땄다. 어린이집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데 이제는 필요할 때만 사람을 쓰다 보니 앞으로 계속 못 할 수도 있겠다 싶다. 무엇보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확연히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하지만 막상 보육이 필요한 곳에서는 제대로 어린이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거주하는 정 모(31)씨는 “남편 직장 때문에 떨어져 친정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이제 돌 지난 아들을 맡길 때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흥해에 있는 가정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내가 일을 포기해야 하나 여러 번 고민을 한다. 아이를 더 낳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했다.포항에서 오랜 기간 어린이집을 운영했던 한 원장(65)은 “까다로운 규정을 충족해서 어린이집을 개설했는데 이런 시설들이 원아 수 급감으로 인해 문을 닫으면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출산율 감소에 따라 고용도 불안해지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까지 부족해지면 시설유지도 어렵다. 갈수록 아이들이 줄어들겠지만 소규모 맞춤형의 가정어린이집을 원하는 부모는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곳에 보육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살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02

시내버스로 안동 여행 떠나볼까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봤던 적이 언제였던가. 내려야 할 곳이 어디인지 길게 고개를 빼기도 하고, 한 정거장 전에 하차 벨을 눌러 버스 기사의 눈치를 봤던 기억.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던 인심 좋은 아주머니와 교복 입은 학생들로 꽉 찼던 만원버스. 짧은 구간 승하차를 거듭하며 사람들을 내려주는 시내버스에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 추억이 가득하다. 버스의 종점인 오지마을에 들러 사람을 만나고, 이름 모를 풀꽃을 보고, 스러져가는 빈집과 낡은 점방을 사진으로 남기고, 동네를 지키고 있는 노인들의 삶에 귀 기울이는 글을 모은 책 ‘종점 기행’이 나왔다. 시내버스를 타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안동 골골을 누빈 서미숙 작가의 신간이다.‘종점 기행’에는 2015년 봄부터 2019년 봄까지 안동 시내버스를 타고 스물네 곳의 종점 마을을 여행한 기록이 담겼다. 계졀 별로 나누어 총 4부로 구성된 책에는 살강마을, 절강, 무실, 서미, 월애, 오미 등 자연부락 명이 등장해 정겨움을 더한다.서미숙 작가는 “종점에는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다시 돌아와야만 했던 사람들의 사연이 굽이굽이 서려 있다”며 “서미 고샅길에 비녀 지른 할머니는 마실을 가실까, 임동 아지매는 올겨울에도 손두부를 만드실까, 사과꽃이 지천이던 백자리 아지매네 청계는 여전히 알을 잘 낳고 있을까?” 모두가 궁금하고 보고 싶다고 한다.서미숙 작가는 안동이 고향으로 2015년 계간 ‘문장’으로 등단한 수필가이며 저서로는 수필집 ‘남의 눈에 꽃이 되게’가 있다. 장대비에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게 해준 할머니, 막차가 올 때까지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준 할아버지,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진 운동화를 말려준 청년을 기억하는 따뜻한 마음을 또박또박 성실히 기록해두었다.지역 소멸의 시대, 변죽만 울리는 프로그램이 아닌 생활밀착형 스토리텔링으로 지역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느 날 하나둘 사람은 떠나고 동네는 없어지고 버스 노선도 없어져, 마침내 마을 이름조차 없어질지도 모르기에.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02

맨발걷기의 최적지 청송정원

영하의 한파가 몰아치는 오늘도 맨발로 걷는 부부가 있다. 발바닥만 오려낸 실내화를 신고 걷고 있다. 청송군 파천면 청송정원의 풍경이다. 중평마을 배 여사 부부다. 7월에 시작해서 한겨울인 지금까지 150 여일을 꾸준히 맨발걷기를 지속하고 있다. 저녁 시간에 걷던 것을 동절기인 요즘은 오전 11시에 나온다. 처음 며칠은 마사토에 발이 아파 양말을 신기도 하고, 한두 바퀴에 그만둔 일도 있었다. 거칠어지던 발바닥도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은 말랑말랑해졌다고 한다. 7월 초 공영방송에서 맨발걷기의 효능에 대해 방송했다. 며칠 후 저녁 운동을 나왔다가 암을 앓았다는 이웃 마을 어르신을 만났다. 그는 서울 병원에서 힘들다 하여 퇴원했다. 그 후 통원 하면서 친구와 맨발 걷기를 시작했는데 걷기 시작한 두 달 만에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암도 호전되었다고 했다. 효과를 보았다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고 배 여사 부부도 이왕에 걷는 것 맨발로 걷기로 했다. 친하게 지내던 이웃 부부 몇 쌍과 함께 시작한 맨발걷기는 점점 참여 인원이 많아졌다. TV 방송 효과도 더해져 7월 청송정원의 저녁은 꽃구경 온 인파와 맨발걷기를 위해 나온 사람들로 넘쳤다.자두 수확이 한창이던 9월, 동네 사람들이 매일 저녁 맨발걷기를 위해 청송정원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자도 녹초가 된 저녁 시간, 태산 같은 일을 두고 청송정원으로 달려갔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청송정원, 9월엔 4만 평 부지에 백일홍이 활짝 피었다. 꽃향기 가득한 꽃밭에서 기분 좋게 운동하는 시간, 피곤함도 잊고 맨발걷기에 몰입했다. 발바닥이 아파 눈물이 찔끔찔끔 나는 것을 꾹 참고 걸었다. 해가 질 무렵이면 부지런히 청송정원으로 차를 몰았다. 내 몸의 나쁜 기운을 말끔히 처리해 줄 것 같은 믿음으로 2주가 넘도록 걸었다. 조금 편해진 듯하던 발바닥의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 결국 바쁜 일 핑계 삼아 걷기를 중단하고 말았다.맨발걷기가 과연 무엇에 좋으며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이 추운 겨울에 걸어도 괜찮은지 알고 싶었다. 맨발학교 창시자 권택환 교수, 맨발로 걸으면 불면증은 단 하루 만에 고쳐진다고 장담하던 그의 기사를 찾아보았다.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운동, 맨발걷기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 자신의 보폭에 맞추어 최대한 발바닥이 땅의 기운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천천히 걸으면 된다. 모래밭이나 황톳길, 마사토길, 산길 등 주변 환경에 맞게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불면증 해소, 무좀, 습진 등 발의 질환 완화, 소화 기능 향상, 뇌의 활성화,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돈 안 드는 최고의 운동이다.또 겨울철에 하는 맨발걷기가 다른 계절보다 10배나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체온과 겨울의 낮은 온도 차이로 인해 발바닥의 혈액순환이 좋아진다고 한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발만 맨발로 하되 최적의 시간은 40분 이상이라 한다. 단, 걷고 난 뒤에는 반드시 찬물로 발을 씻어야 한다. 춥다고 바로 따뜻한 물로 헹구면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땅의 기운을 받아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중화시켜주는 맨발걷기, 요즈음 지방자치단체에서 앞다투어 맨발걷기 육성책을 내고 있다. 우리 청송도 지역민의 삶의 질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한 청송정원이 맨발걷기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군민의 건강도 챙기고 관광명소로도 굳건히 자리할 수 있도록 군에서도 신경을 썼으면 한다. 백일홍이 지고 나면 황량해지는 정원에 청송 꽃돌이나 소나무 등 지역의 자원을 이용해 좀 더 많은 볼거리와 편안히 쉴 수 있는 공원으로 가꾸었으면 한다. 더하여 해마다 여는 청송정원 음악회 즈음 맨발걷기 대회도 열어보면 어떨까 싶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3-12-28

계묘 가고 갑진 오는데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 ‘로키’와 ‘람보’로 유명한 배우다. 얼마 전에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슬라이’를 넷플릭스에 올렸다. 험난한 유년기의 탈출구로 영화를 사랑하게 된 남자다. 보잘것없던 무명 배우에서 할리우드의 전설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46년생으로 80이 내일모레니 지난 시간을 반추할 만하다.“휘리릭.”영화 속에서 그가 세월을 말하였다. 차창 너머로 스쳐 간 풍경처럼 무심한 세월이 그리도 빠르게 흘러버렸다는 거다. ‘long time ago’ 정도일 줄 알았지, 미국 사람도 휘리릭으로 표현하는 걸 보면 인생의 무상함은 국적을 초월한다. 일세를 풍미한 사람이거나 부자들도 세월 앞에 평등하다.마을회관 어르신들은 농사일 틈틈이 민화투를 치며 논다. 종일 따나 잃으나 일이천 원이면 좋은 말 한다. 고스톱에 비하면 단순한 게임이며 푼돈인데도 심심찮게 파투가 난다. 약이나 단을 좀 해서 내 돈이 수월찮이 나갈성싶을 때가 그러하다. 손에 든 패를 슬며시 내려놓거나, 판에 깔린 무주공산 알짜배기 화투를 슬쩍 끌어와 챙기는 거다. ‘들키면 말고.’ 식이다. 판 깬 낌새가 뻔한데도 언제 그랬냐며 우겨댄단다. 본동 댁이 길을 냈으니 안평 댁도 덩달아 파투를 내는 사태가 빚어질 수밖에 없다. 누구를 나무랄까, 도긴개긴이다.“미친다, 미쳐.”비교적 젊은 측에 드는 아내가 쪼잔하기 그지없는 화투판을 설명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죽으나 사나 ‘십 원 빼이’에 올인하는 어르신들이 짜장면인들 쉬 사 잡숫겠는가. 대동아전쟁 시절부터 허리띠를 졸라맸으니 안 먹고 안 쓰기에 이골이 난 게다. 평균수명이 83.6세에 불과한데도 백 세 시대라니, 저승은 머나먼 남의 일인 줄 알고 무조건 아끼고 보는 것이다. 세월 헤픈 줄 모르고 허리띠 다잡는 꼴이다.의성읍내 오리 집은 단골 음식점이다. 전화번호조차 9252니, 천상 오리구이 집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맛집인데도 가물가물해질 무렵에야 친구와 다시 발을 들였으니 반갑지 아니하랴.“해갈을 위하여!”뙤약볕 아래 고추 딴 저녁나절 바짝 단 입에 소맥 두어 잔을 단숨에 쏟아붓든 게 엊그제 같건만 가을 넘겨 겨울로 건너뛴 것이다. 우리는 흡사 이산가족 만난 듯 그간의 안부 묻기에 바빠 말이 다 엉키었다. 안 주인은 “혹시 내가 잘못한 점이 있었나?” 돌이켜 봤다고 한다. 바깥양반은 불판 주물럭을 연신 뒤적여 주는 등 전에 없던 서비스를 하며 사람 좋게 웃는다.바람 찬 어스름 저녁이어선지 자리가 파할 때까지 손님은 친구와 나뿐이었다. 마중 손님이 되어서 빈 테이블이 채워지기를 바랐으나 아쉬웠다. 치아 수리한다는 핑계로 술을 일병씩만 마시고 당뇨가 겁이 나서 국수 주문조차 거르게 되어 미안하였다. 한 그릇 시키면 둘로 나눠 대령하는 후덕한 아줌마인데 말이다. 살펴 가시라 온정 어린 인사를 받으며 거리로 나서니 겨울밤이 푸근하였다. 돈 쓰는 맛이 쏠쏠하다.북원 로터리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세모(歲暮)를 알린다. 계묘년은 또 이렇게 속절없이 가고 말 것이다. 새해엔 늙어지면 못 노나니, 부지런히 산을 타고 지갑도 열자. 세월은 휘리릭 가고 만다. /김상영 시민기자

2023-12-28

팥죽이 배달되었어요

대구 팔공산의 날씨는 영하 10도.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이상이다. 바람 쌩쌩 불고, 옛날의 문고리 쩍쩍 얼어붙던 시절이 생각나게 한다.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이다. 12월이 다 갈 즈음인데도 철없이 핀 진달래꽃도 보았다. 엊그제부터 한파가 몰아닥쳤다. 출근해야 하는 일이 없다면 따뜻한 방안에서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날씨이다. 이런 날에도 부지런을 떠는 정분 씨를 소개한다. 그녀를 안 지는 약 3년. 그녀는 대략 일흔 줄에 들어선 나이로 알고 있고, 정이 참 많은 사람이다. 출근하니 가게 앞에 검은 비닐봉지가 배달되어 있었다. 바람에 날려갈까 벽돌로 비닐봉지를 고우고 있었다. 팥죽과 동치미였다. 팔공산 자락의 바람은 대단했다. 사전(事前)에 전화나 문자 한통 없어도 그녀의 손길인줄 단번에 알았다.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놓고 가신 것이다. 휘몰아치는 강추위의 날씨에도 배달된 검은 봉지를 보는 순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가 있고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어느 날엔 가게 앞을 지나가다 문득 손에 쥔 비닐봉지를 들이밀며, 이런 것 먹느냐고? 물어보았다. 텃밭에 키운 풋고추, 어린 상추를 솟궈서 나누어 먹을 만한 이웃이 없다며 건네주셨다. 그녀는 별로 말이 없으시다. 서로의 눈빛을 마주보지 못할 만큼의 겸손함이 배어있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그래서 더 진정한 인간애를 끌게 하였다.12월 22일. 연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24절기 중의 동지(冬至). 풀이하면 겨울에 이르렀단 뜻이다. 밤이 가장 긴 동지는 음의 기운이 세다고 여겨져,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민간 풍속에 따라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팥의 붉은 색이 액운을 쫒아내고, 좋은 기운을 부르는 무사한 한 해를 기원 하는 뜻에서 팥죽을 먹어 왔다. 오늘날 현대인들도 조상들이 해오던 관습에 이어 팥죽을 끓여 먹기도 하고, 편리하게 준비 해놓은 죽 집에 가서 사 먹기도 한다.날씨도 추워진데 길거리는 더욱 한산해지고 자영업자들은 고개를 숙여야 하는 무거운 맘이 크다. 한해를 보내는 끝자락에서 그녀의 정성 가득 담긴 따뜻한 나눔으로 인해 훈훈하다. 가까이 있는 가족 간에, 이웃 간에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넉넉한 사람이 되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영주 시민기자

2023-12-28

할머니들의 손자보기

16개월 손자를 두고 출산휴가가 끝난 며느리가 복직을 걱정하니 어쩔 수 없이 양가 할머니가 번갈아 상경하여 봐 주기로 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힘들게 공부해서 시작한 사회생활이 경력단절로 이어져 재취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986년 ‘여성의 정년 55세’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여성에게 결혼은 곧 퇴직이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었다. 이 판결로 ‘25세 여성조기정년철폐운동’과 ‘결혼해도 취업 할 권리’를 주장하게 되고 2005년에는 철통같던 부계혈통중심주의 해체로 여성도 세대주로 인정되며 호주제가 철폐된다.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가사노동과 육아의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22년 기준 초·중·교 교사 중 남교사가 없는 학교가 전국 107개 교이며 유아를 돌보는 어린이집 선생은 98%가 여성이다. 예전에 비해 가정문화가 많이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결혼과 출산은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결국 여성일수록, 고학력자일수록,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을 당위(當爲)로 생각지 않는데다 이혼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다 보니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낮아지는 출생률과 함께 인구 감소라는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문화는 시대마다 특정한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다. 불교 문화권이었던 고려 시대는 재산을 아들·딸이 동등하게 나누어 받으며 제사도 형제자매가 돌아가면서 절에서 재(齋)를 지내는 윤행(輪行)의 문화였으나 유교 문화권에 들었던 조선 후기가 되면 장자우대 풍습이 만들어지며 제사를 지내는 장자를 위한 ‘장자우대차등상속제’가 생겨나고, 결혼은 여성이 남편 가문의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친영제(親迎制)가 형성되어 오래된 부계전통을 더욱 강화하며 철저하게 남성중심 계보를 따르게 한다. 조선시대 유교적 여성상은 효를 강조하는 열녀효부(烈女孝婦)였다. 근대 이르러 19세기말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억압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신여성 등장으로 구여성과 구분되기 시작했고, 1930년 식민지 상황에서는 일본이 일제에 충성하는 황국신민을 키워내는 어머니이자 내조하는 아내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현모양처(賢母良妻)’를 앞세워 신여성을 뒤로했다. 이후 1981년 가정복지국,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 등에서 시작된 여성정책들은 여성들의 삶을 바꿔놓았고 더불어 남성들의 삶도 달라지며 가족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성평등은 일과 가사노동이라는 여성의 이중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만으로는 안 된다. 가부장제 문화가 여전히 강고한 지금, 직장에서 남성이라는 이유로 여성보다 더 과도하게 일해야 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남성 역시 힘들어져 우리 사회 전체가 힘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정책은 남·여 모두를 포용하는 성평등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시대에 따라 다른 문화는 옳고 그름의 기준도 다르다. 가부장제와 장자우대, 열녀효부라는 전통문화에 익숙한 할머니 세대는 이제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평등해지는 성차별 없는 달라진 사회를 받아들여야 한다. 편안한 노후를 즐겨야 할 할머니들이 아들·딸을 대신해 손자를 돌보며 제2의 육아활동을 시작하니 체력적으로 힘이 들지만 손자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 할머니 행복의 한 부분이기도 하므로 도와주지 않을 수도 없다. 달라지는 문화를 이해하고 잘 적응한다면 귀한 손자를 돌봐주는 일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박귀상 시민기자

2023-12-28

길 잃은 치매 환자 증가, 강화된 안전보호대책 절실

#포항시에서 실종된 이○○ 씨(76·여)를 찾습니다.(경북경찰청)#포항시 남구에서 배회 중인 박△△ 씨(81·여)를 찾습니다.(경북경찰청)길을 잃은 분의 인상착의와 함께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여러 번 실종경보문자를 받을 때가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고령환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들의 실종신고도 늘어나고 있다.치매 환자의 경우 인지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이 떨어져 길을 잃거나 야산, 배수로 등에 빠지는 낙상사고와 날씨 변화에 따른 위험도 크다. 이에 이들의 실종과 안전사고 등도 따라서 늘어나고 있어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절실해 보인다.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들의 치매 유병률은 10.4%로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인지능력의 저하로 인한 실종이 사고로까지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연간 치매 환자의 평균 만 2천여 명이 실종으로 이어지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만 7천여 명이 실종되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 6개월간 가출인을 제외한 실종사망자 총 890명 중 치매 환자의 실종사망자 수가 566명으로 63.6%나 차지한다. 이는 안타깝지만 매년 100여 명이 사망자로 발견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경북에서도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6만3천여 명에서 2022년은 6만5천여 명으로 2천여 명이나 늘어났다. 치매 환자 실종자 수도 2021년 376명, 2022년은 392명으로 늘어났다.현재 치매 환자의 실종 예방을 위해 복지부에서는 환자와 보호자의 스마트폰을 연동해 치매 환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치매 체크 앱 배회 감지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 사항 등을 미리 받아두는 지문 사전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문 사전등록 누적 등록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35.2%로 지속적인 사전등록제의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실종된 치매 환자가 발견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경찰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실종자 대부분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도 실종자를 찾지 못해 가족들이 애를 태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실종 신고된 치매 환자 7,017건 중에서 8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대구·경북에서도 치매 환자를 위한 옷 부착용 배회 인식표 보급, 팔찌 GPS 배회감지기 보급, 치매 노인 지문등록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배회 인식표를 부착한 옷을 입고 나가지 않을 수도 있고 팔찌 GPS 배회감지기는 착용하지 않을 수 있고 지문등록 또한 치매 환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에서는 치매환자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 지문 등록 대국민 홍보를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포항시민 손 모(47) 씨는 “실종경보문자를 받으면 항상 링크를 클릭해 내용을 확인한다. 혹시 도움이 될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도 생겼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치매 환자도 늘어나니 이런 문자를 많이 받다보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치매 환자의 안전 보호망 강화가 절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26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즐기다

얼마 전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죽변항을 찾았다. 전날 많은 비로 인해 축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다행히 비는 멎었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죽변항 수산물축제’가 열렸다. 첫째 날은 비로 인해 행사가 거의 열리지 못했다. 올해 경상북도 지정축제는 시·군에서 추진할 85개 축제를 대상으로 시군별 1개의 우수한 축제를 추천받아 축제콘텐츠, 마케팅, 안전관리 대책 등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울진 ‘죽변항 수산물축제’가 우수축제로 선정이 되었다. 축제와 더불어 오전에는 ‘울진군민 건강 걷기대회’가 진행되었다.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준비운동도 했다. 노래와 함께 하는 운동은 언제나 즐겁다.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어린 아이들도 부모님과 함께 온 몸을 꽁꽁 싸매서 걷고 있었다.반환점에서 받은 스크래치 추첨권은 항상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 당첨된 사람들은 가벼운 발걸음에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완주한 사람에게 주는 간식은 날씨가 너무 찬 탓에 먹히지가 않았다. TV와 압력밥솥 등 다양한 경품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따로 있는 듯하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축제 부스를 찾았다.어등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그립톡 만들기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있었다. 매년 인기 있는 ‘활어 맨손 잡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가오리와 성대 등 여러 가지 어종이 있었다. 잡는 사람은 그 물고기를 가져갈 수 있다. 참가한 어린 아이는 무덤덤하게 두 마리를 잡더니 추운지 바로 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대방어 해체 쇼’를 관람한 사람들에게는 무료 시식의 기회도 주어졌다.수산물뿐만 아니라 지역특산품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죽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책책빵빵’에서는 축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도서 열람도 가능했다. 이전 온라인 신청을 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에서 손거울을 만들기도 하였다.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다양한 먹을거리와 체험 부스가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미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즐거움을 기억으로 남긴 채 내년을 또 기약해본다./사공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26

대구미술관 나들이

날이 너무 춥다. 이런 날씨에 야외에 오래 머물기에는 큰 용기와 체력이 필요하다. 일단 지나가는 소나기는 피해가자싶어 대구미술관을 찾았다.대구박물관은 계절마다 찾아갔지만, 미술관은 첫 방문이다. 건물 전면에 렘브란트의 초상이 있는 포스터를 크게 붙여서 미술사에 끼친 그의 영향력이 1층부터 옥상까지 가득하다.렘브란트는 미술사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지닌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어릴 적에 일찍 학교 교육을 그만두고 화가로서 도제 생활을 시작했다. 새로운 기술들을 익힌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공방을 열었고,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그는 자신의 상을 포착하기 위해 두 개의 거울을 사용하여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곤 했고, 자화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극적인 장면에서도 이런 감정들을 전달했다. 그 당시의 비평가들은 이 방법을 전혀 쓸데없는 짓이라고 충고했으나, 후대의 사람들은 이것은 자아에 대한 탐구였을 뿐 아니라 미술에 대한 탐구였다고 평가했다. 렘브란트의 그림들은 밝은 부분이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그 주위와 배경에 어두운 부분이 넓게 배치되어, 마치 어둠 속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것처럼 밝은 부분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비범한 사람들 속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주목하고, 작품에 일상생활을 그렸으며, 종교적인 작품에서조차 이러한 자신만의 특징을 유지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직접 인쇄한 것으로 여겨지는 수많은 에칭들을 제작했다. 그는 평생 회화로 얻은 명성만큼이나 판화로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대구미술관에서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란 제목으로 그의 판화작품이 내년 3월 17일까지 열린다. 오픈런에 렘브란트 달력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주말엔 줄을 서서 보아야 하니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평일에 방문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렘브란트의 유명한 ‘야경’을 비롯한 채색화는 한 점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렘브란트가 손수 그리고 찍어낸 에칭 작품이 가득해서 몇 시간이 순삭된다. 그림 크기가 작아서 몸을 그림 앞으로 숙여서 자세히 집중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리게 빨간 방과 초록 방으로 나눠진 전시가 판화와 더 잘 어울렸다.성경에 나오는 장면이 많다. 글을 그림으로 그리면 화가의 상상이 손을 통해 화면에 그 시대의 한 장면으로 살아난다. 착한 사마리아인은 종교가 다른 사람도 알만한 이야기이다. 그 장면이 여러 개다. 다른 작가에 비해 렘브란트는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하려 강아지를 그렸다. 전시장에 가면 그 강아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 바란다. 이 그림을 보며 렘브란트의 유머 감각이 좋았을 거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대구미술관은 관람객에게 아주 융숭한 대접을 한다. 입장료 천 원을 내면 네 개의 전시를 한꺼번에 선물처럼 안긴다. 17세기 화가의 판화를 보고 나면 같은 층에 2023 어미홀 프로젝트 칼 안드레의 조형물이 보인다. 그 사이로 걸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2층으로 가면 23회 이인성 미술상을 받은 작가 윤석남(1939~, 만주) 작가의 작품을 두 개의 관에서 볼 수 있다. 유기 강아지들을 한 방 가득 만들어서, 그 사이를 거닐게 한 것은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다. 강아지들의 눈빛을 보면 누구나 가슴이 아리다. 다음 방에 여성 독립운동가의 그림은 처연하다.네 번째 전시는 청년 작가 이성경의 작품이다. 시선이 신선하다. 달리는 차에서 본 듯한 풍경이 발을 멈추게 한다. 마지막으로 3층에 ‘몰입’은 시간마다 입장객이 제한되니 미리 신청해 두고 다른 전시를 보는 걸 추천한다. 대구미술관은 자연이 풍부한 곳이다. 지금 공사 중인 건물이 완공되면 또 한 번 들러 봐야겠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26

겨울에 더 아름다운 봉화 청량사

경북 봉화 청량산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열두 봉우리 아래에 있는 청량사는 연화봉 기슭 한 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자리에 있다. 바위가 희끗희끗한 회색빛이라 하늘에서 장삼의 소맷자락을 활짝 펼치고 감싸주는 듯 절집을 품고 있다. 이 절은 66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순천 송광사 16국사 중 한명인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창된 천년고찰이다. 창건 당시 33개의 부속건물을 갖추었던 대찰로 봉우리마다 자리 잡은 암자에서는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산을 가득 메웠다고 한다.자연경관이 수려한 청량산. 한때는 신라의 고찰인 연대사와 망선암 등 27곳의 암자를 거느려 당시 신라불교의 요람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청량사의 유리보전은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정갈해 산사의 고즈넉함을 오롯이 품고 있다, 낭떠러지 위에 걸터앉은 오층석탑은 준수하게 날렵한, 층층으로 이어지는 균형의 조화로 풍경의 주인공으로 서 있고, 시야는 일망무제로 열려있어 이리 봐도 비경이요, 저리 봐도 절경이다.청량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겨울 청량사에서 펼쳐진 풍경을 누군가와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추운 날씨도 물러날 듯하다. 기암의 열두 봉우리와 연꽃 속에 푹 안긴 청량사는 솔바람 소리에 어우러진 풍광이 그림같이 평화롭다.청량산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과 고산마을의 풍광은 가슴 속에 깊은 감동의 물결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청량산 입구 학소대폭포의 빙벽은 낙동강의 겨울 풍경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주차장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청량사가 나오고 유리보전(경북유형문화재 46호)이 있으며, 법당에는 동방의 정유리세계를 다스리는 약사여래불을 모셨다는 뜻으로 공민왕의 친필로 쓴 유리보전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유리보전 아래 지장전에는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이 있다. 16세기 불상 가운데 종교성과 완성도를 두루 갖춘 조형물로 평가된다.청량사에서는 차 한 잔의 여유도 가질 수 있다. 청량사 입구에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이름이 붙은 전통찻집이 있는 것. 청아하고 정갈한 분위기에 넓은 창으로 보이는 자연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찻집이다.입석 방향으로 퇴계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청량정사와 ‘아픈 다리 쉬어가세요’라는 간판이 있는데 누구나 무료로 차를 나눌 수 있는 ‘산꾼의 집’이 있다.입석 방향으로 응진전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경관이 수려한 금탑봉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인상적이다.기암괴석들이 기기묘묘한 자태를 거침없이 뽐내는 풍광과 멋, 여기에 정취가 어우러진 천년의 숨결 청량사의 겨울은 그야말로 선경이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26

디지털 전환시대, 지혜롭게 사는 법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만 한국시리즈 티켓 양도해 드립니다.”한창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0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글이다. 구하기 힘든 한국시리즈 표를 양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도쿄올림픽, WBC 참사로 떠들썩했던 것이 무색하게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젊은 세대의 유입이 크게 늘며 나날이 관중 수가 늘고 있다.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서 이기고 올라온 KT 위즈의 경기를 기대하며 추운 날씨에도 많은 남녀노소가 야구장을 찾았다.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매진되었다. 하지만 성황리에 치러진 한국시리즈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진 못했다.해가 갈수록 매크로를 이용하거나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를 위해 표를 구매하는, 소위 암표상이 늘며 티켓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도 구하기 힘든 좌석을 디지털에 취약한 노년층은 온라인은 물론 현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온라인 예매를 진행한 후 나온 취소 표만을 현장 판매하는데, 이 또한 극소량이기 때문에 구경조차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웃돈을 주고 파려는 암표상들이 즐비하다.지난달 8일 JTBC 밀착카메라에서 몇몇 팬들은 “MBC 청룡서부터 팬이지만 인터넷으로만 100% 예매해 나같이 나이 칠십이 다 된 사람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현장 예매를 10%라도 진행한다면 전날 자정부터라도 기다릴 수 있다”며 인터뷰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일부라도 현장 판매를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로부터 이틀 뒤,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LG 트윈스의 팬인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티켓을 정가에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렇듯 온라인 예매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배려한 선행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지만 KBO 차원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피치클락, 로봇심판 등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줄이거나 심판 판정으로 인한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KBO가 앞으로의 야구팬의 유입과 유지를 위해 진정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인듯하다.비단 이런 문제는 스포츠계만의 것이 아니다. 이동 수단도 마찬가지인데, 고속철도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자동발매기로만 표를 구입할 수 있다. 택시 또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앱을 사용하지 않고 바로 택시를 잡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한 누리꾼은 노인 승객을 배려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택시 호출 앱을 켜놓지 않는다는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어느 순간부터 각종 음식점에 우후죽순 생겨난 키오스크처럼 생활의 모든 면에서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불평하지 말고 모르면 배우면 되지 않냐는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처음 접하는 것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함께 발맞추어 갈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 비중을 보다 서서히 늘려가고 시민들은 서로 도와주는 등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유정 시민기자

2023-12-21

영일민속박물관, 포항 역사를 담다

어느덧 또 일 년이 역사 속으로 포개진다. 이맘때면 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며 각종 모임이 줄을 선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반추하는 모임이지만 연말 분위기 탓인지 마음에 부산함도 따른다. 여타 모임을 얼추 마치고 마지막 남은 문학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간 김에 머리도 식힐 겸 흥해읍 성내리에 위치한 산책하기 좋은 ‘영일민속박물관(迎日民俗博物館)’을 찾았다. 영일민속박물관은 포항 유일의 공립박물관이다.지역의 고유한 향토 문화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4천600여 점의 소중한 자료들과 향토 유물을 보존하고 있다. 전시된 자료들은 토기류를 비롯하여 의관 류, 관혼상례 용구, 구서적류와 생활 용구류, 농기구, 어구류 등이며 유물들은 이 지역 고유의 유물들로서 지역 특유의 향토 문화 형성과정을 잘 엿 볼 수 있다. 김종철 박물관 관리자의 설명에 의하면 박물관 중심에 위치한 제남헌(濟南軒)은 조선 헌종 원년에 건립되어 옛 흥해 군의 동헌으로 쓰였던 것으로 이 제남헌을 제1전시실로 하여 민속 박물관이란 이름으로 1983년 개관하였다. 제2전시실은 1985년에 신축하여 자료들을 재분류 전시하였고 그해 1월에 경상북도 향토 역사관으로 지정되었으며 1987년 6월 군 단위 민속 박물관으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준 박물관으로 공식 지정되었다.박물관 출입문을 통과하면 마주하게 되는, 정갈하게 정돈된 제남헌의 모습은 옛 고택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제남헌은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지정문화재로 이 건물에서 바라보이는 600년 된 회화나무의 기품은 제남헌의 모습을 한껏 더 운치 있게 한다. 운치를 더하는 이 노거수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박물관의 상징이자 지역의 역사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다.입구 측 전시동인 실내전시실 3개 동은 2023년 12월 현재 수리 중으로 관람 불가이며 야외전시장 2곳은 노란 초가의 지붕을 한 옛 농가의 모습과 곡식을 빻던 연자방아가 있는 곳으로 특히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다. 멀리 경산에서 왔다며 열심히 아이들에게 설명하던 관람객이 “지역문화 해설사가 이 곳에도 있었으면 아이들이 더 잘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박물관이란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전시된 유물을 그냥 재미삼아 본다는 기본 개념과 달리 전시된 자료들에 대해 제대로 된 관람과 감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창조는 모방에서 온다는 말이 있듯이 무심히 보아 넘길 무디듯 한 유물에서 예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그 영감으로 새로운 관점들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과거로의 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작지만 옹골찬 영일민속박물관. 이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에 대한 역사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 해설사가 없음이 무엇보다 아쉽다.곧 갑진년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를 준비하는 차분한 마음으로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산책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우리지역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영일민속박물관을 한번 다녀가 보기를 권한다./박효조 시민기자

2023-12-21

머잖아 다가올 우리의 모습

청송군 파천면에 사는 아흔 살의 박씨 할머니는 오늘도 혼자서 벽을 보고 누웠다. 한숨소리가 벽을 친다.11살에 돌림병으로 하루아침에 어린 동생과 둘만 살아남았다. 살던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녀와 동생은 친척 집으로 뿔뿔이 헤어졌다. 학교는 고사하고 잔심부름으로 뼈가 굳었다.16살에 청송으로 시집와, 어려운 살림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 나름 자식 농사에 성공했다고 자부하셨다. 그러나 최근 몇 해, 아들이 연락이 없다. 외면과 무관심으로 그녀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천성이 밝아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그녀는 우울감에 빠진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고생한 세월을 떠올리며 어디 내놔도 번듯한 아들이라고 자랑했다. 으쓱했던 어깨가 요즘은 움츠려 돌아눕는다. 아무 일 아니라고는 하지만, 입을 다문 그녀를 바라보는 이웃은 마음이 편치 않다. 크게 바라는 것도 아니고 전화 한통화면 벌떡 일어날 일이다. 전화 한 통,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되는데, 같이 늙어가는 아들에게 그것이 어려울 만큼 어떤 일이 생긴 건가 하는 마음이 든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연시다. 젊은이들은 분주히 사람들을 만나며 바쁜 날들을 보낸다. 이럴 때일수록 외로이 방 한 귀퉁이를 지키는, 할머니와 어르신들은 더욱 쓸쓸해진다. 바쁜 일정 속에 잠시 시간을 내어 ‘어무이 잘 계시니껴? 진지는 잘 챙겨 드시니껴?’라고 전화 한 통만 해 준다면 그동안 얼어붙었던 마음이 눈 녹듯 녹을 것이다. 하지만 야속한 자식들은 오늘도 깜깜무소식이다.할머니의 외로움, 어르신들의 쓸쓸한 뒷모습은 머잖아 다가올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식들은 이런 사실을 생각도 못 한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인 듯 보인다. 돌아누운 할머니의 뒷모습에 이미 일흔이나 된 그 아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지금의 그의 행동을 그의 아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일이 생긴 걸까. 할머니의 왜소한 어깨가 장차 다가올 자신의 모습이란 것을 모르는 걸까 생각하면 안타깝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머니께 따뜻한 사랑의 처방전 ‘어무이, 밥은 드셨니껴, 오늘따라 어무이가 보고 싶어서 전화 했심더.’라고 전화를 한다면, 할머니의 축 처진 어깨가 단번에 펴질 것이다. 아흔 살의 박씨 할머니의 축 처진 어깨를 보면서 ‘내 자식들이 해 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라던 테스 형의 명언을 떠올려 본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3-12-21

흰머리 할머니의 비애(悲哀)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예약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오셨다. 여느 때와는 달리 조금은 무거운 표정이기에, ‘어디가 불편하세요?’ 라고 여쭈었다. 시간 맞추어 집을 나서려니 생리적인 현상으로 긴장감에 변비가 말썽이라 성급히 약국에 가셨다고 한다. 약사에게 증상을 얘기했는데, 빠른 처방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환자들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맘이 급해 재촉을 했더니, 본인이 더 바쁘니 기다리라고 데퉁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흰머리 노인이라 업신여기는지 눈물이 날 만큼 맘이 불쾌했다고 하셨다.미국에서 30년 살다가 한국으로 오셨다기에 일명 LA할머니라고 부른다. 한국은 태어나고 자란 곳이지만,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어디 한곳에 정 붙일 때가 없다고 하셨다. 나이(연세) 84세. 미국에 있는 아들, 딸이랑 영상통화로 고독을 견디며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며 살아간다. 아들이 한국에 나오면 집안의 곳곳에 미루어 두었던 것을 손보고 정리한다고 한다. 거실등 교체, 샤워기 교체, 건전지 교체 등등. 남동생의 부인인 올케가 소개를 시켜 주었고, 가까이 있어서 가끔씩 안부를 한다고 하셨다. 디지털 시대에 대부분의 것들이 자동화기능에 맞추어 살아야 하니 쉽지 않다. 출입할 때 현관 비밀 번호 익히는데 반복연습, 장보기, 산책하기 등 여러 가지 안전을 전수 받았다고 하셨다. 신문화를 받아들이고 혼자 살아가기에는 다소 어설프기는 해도 문제는 없다고 하셨다.그런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간의 문화 속에서 문제다. 한국인들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기 쉬울 수 있다. 있는 그대로만 봐 주면 좋겠는데, 혀를 차며 이야기보따리를 늘어놓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셨다. 젊은 시절부터 수영을 했었고, 나이가 들어 아쿠아로빅으로 바꾸었다고 하셨다.홀로 적적(寂寂)해서 경로당에 가면 며느리 흉보기, 아들 자랑, 손자 자랑, 돈 자랑에 귀가 시끄러워 싫다고 하셨다. 젊은이들 속에서 함께 운동 하는 것이 본인의 삶에 에너지가 된다고 하셨다. 흰머리 할머니가 뒷방구석 차지하고 있지 않고 젊은이들 생활 속에서 주책없다고 눈치 줄까 으레 걱정을 하셨다. 티나지 않게 무리 속에 섞여서 함께 운동 하고 싶은 맘뿐이다. 누군가는 가까이 다가와서 “연세가 어떻게 되냐? 대단하시네요”라고, 그 인사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다.목욕탕 갈 때에도 본인이 가고 싶은 시간에 못 간다고 하셨다. 빈 공간에 자리를 잡아 앉으면, 힐끗 쳐다보며 옆으로 자리를 이동한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밥하러 가는 시간, 즉 주부들이 집안일로 바쁜 시간을 틈타서 목욕탕에 가신다고 하셨다. 흰머리 할머니가 앉는 것이 냄새나고 싫어 할까봐서이다.인간은 누구나 세월을 거를 수가 없고, 연습도 반복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하루해가 빠르게 저물듯 나이는 언제 이렇게 따라 붙었는지? 그들은 아무런 뜻 없이 쳐다볼 수 있지만, 연세 드신 어르신들은 눈치가 보이나 싶기도 할 만큼 살아보지 않아서 시민기자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눈물을 훔치며,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하다고 하시며 말문을 닫으셨다. 누구나 겪어야 할 길인데. 노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따뜻하고 건강한 이웃이 된다./김영주 시민기자

2023-12-21

화폭에서 꿈꾸는 흰수염 고래와 나비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린 G-아트마켓. 주최 한국수력원자력, 경주문화재단 주관,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운영으로 열린 행사로 지난 13일부터 5일간 경주예술의 전당4층 갤러리 해에서 진행되었다. 험지에서 각개전투중인 지역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작가별 개별 부스 형태로 진행된다. 한 해 동안 부지런히 가꾸고 키운 작품들을 내보이기 위해 29명의 작가들과 1개의 갤러리가 나섰다. 명제표 옆에 작가도 구경하는 이도 기분 좋게 만드는 붉은 딱지들이 제법 붙어있다.그 중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꽃님 작가를 만났다. 그림 속 파란 고래처럼 시원한 웃음을 가진 작가. 친숙하면서도 바로 기억에 남는 이름이다. 꽃님 작가는 지역 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작가에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과 육아라는 과정 속에서 쉬어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 무렵 참여한 전시회를 통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할로겐 조명 아래 반짝이는 작품을 보자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일렁였다. 그 일렁임은 열정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게 흰수염 고래와 나비로 나눠진다. 둘은 자유를 상징한다. 하늘을 사는 나비, 바다를 사는 고래. 각자는 다른 공간 속에서 머무르다 때때로 한 공간에서 조우해서 꿈의 세계를 넓힌다.화폭 속에서 수많은 고래들이 바다 위를 헤엄치고 다닌다. 지구상 가장 큰 포식자 흰 수염고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엄을 가지고 있다.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 블리칭 동작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자유를 표현했다. 바다는 꽃밭이 되기도 하고 자작나무 숲 혹은 제3의 세계가 되기도 한다. 고래들의 공간은 한정되지 않고 그녀의 상상 속에서 끝없이 펼쳐진다.꽃길 시리즈에서 나비는 몽환적인 꽃밭 위를 날아다니며 보는 이를 꿈꾸게 한다. 다양한 재료에 대해 실험하길 즐기며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그는 버팀 시리즈와 안정 시리즈에 대해 이어 설명했다.버팀 시리즈는 한지라는 매력적인 재료로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때 시작된 작업이다. 여러 겹의 한지에 여러 재료와 기법들로 거칠게 표면을 만들어냄으로 당시 그녀의 시간을 표현했다. 안정 시리즈는 뿌리를 박고 굳건히 버티는 나무로 안정과 꿈의 결실을 맺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작가는 고래와 나비가 되어 화폭 위를 채워나간다.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지만 관람객, 주변 작가들의 조언과 작품에 대한 좋은 평이 영양제가 되어 힘을 준다고 한다. 그림 속에 빠져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순간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꽃님 작가. 처음 미술대 진학을 결정한 것도 ‘그냥’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아서였다고 했다. ‘그냥’ 만큼 순수하면서 강한 말이 있을까.끝으로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을 물었다. 멈추지 않기. 꾸준히 이어나가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쉽지 않은 작품 활동의 길이기에 중단 없이 끝까지 종주할 수 있기를. 그리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시공간의 제약 없이 세상을 힘차게 유영하는 작품 속 푸른 고래와 나비처럼 그녀의 삶도 그러하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영덕도서관의 12월은 결실의 달이다. 이곳에서 열어놓은 여러 강좌에 참여한 회원들의 노력이 책이나 자격증으로 태어난다. ‘당신의 일상이자 습관이 되는 영덕도서관’이라는 운영 지표로 안상기 관장을 비롯한 직원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군민들의 문화생활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2023년 가을학기에 시작한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강좌에 열 명의 회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매주 한 가지 주제로 좋은 글 한 편 읽은 후 자신의 경험을 서로 이야기한다. 기억나지 않던 일도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듣다 보면 다시 떠올라 좋은 글감이 된다. 그렇게 수필을 쓰고, 시를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12월 15일 마지막 수업에 출판기념회를 했다. 안상기 관장님의 영덕 군민 모두가 글을 쓰면 좋겠다는 축사로 시작해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박숙희씨와 황숙현씨는 개근상을, 문집에 회원들 사진 대신 초상화를 그려준 김영해씨는 공로상을 받았다. 창포말 등대 근처 마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오시는 권숙님은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가장 열심히 글을 썼다. 도서관에서 책거리 떡을 준비해 주었고, 귤 한 상자를 들고 오신 분, 책 제목을 케이크에 써서 맞춰 온 분으로 인해 분위기가 한층 더 끓어올랐다. 도서관에서 배운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띄운 분도 있었고 다과와 선물로 풍성한 출판기념회를 완성했다.많은 회원이 도서관에서 하는 다른 수업도 듣는다고 했다. 그림그리기와 독서 모임, 매주 첫째 금요일 오전 그림책동아리에서 공부하고 도서관 부모 교육 우리 아이 글쓰기 코칭 그림 편지 수업도 참여한다고 했다. 또 시간 될 때마다 작가 특강에도 참여해 자기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도서관이 사랑방이라고 전했다.이렇게 평생교육으로 모여 수강한 강좌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곧 동아리로 다시 모인다. 도서관에서는 이런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모임 장소와 강사를 지원하는 등의 적극적인 후원을 한다. 도서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은 8만2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는 연간 8만여 명이 찾을 만큼 지역 문화의 중심 공간이었다. 위치가 영덕읍 중심지에 있어 군청, 교육청, 경찰서, 법원 등 주요 관공서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또 야성초등학교와 영덕중학교가 코앞이라 1층 도서관 입구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 앞에 학생들이 참새들처럼 들렀다 가기도 한다. ‘책동무 독서회’는 매주 수요일 방과 후에 독서토론과 독서 체험, 글쓰기 지도 등 초등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다양하고 독서 활동으로 책앞으로 아이들을 이끈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 연구 및 작품분석, 자녀교육, 영화, 미술 등의 인문학까지 책을 매개로 동아리로 모여 공부하며 다양한 정보를 나눈다.영덕교육지원청은 영덕도서관을 신축해 2024년 경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신축 도서관의 강점은 1층 어린이 자료실이다. 경북지역에서 최고로 꼽힐 만큼 넓은 면적과 고품질의 다양한 도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또 3~4층에 있는 종합자료실에는 일반인들의 꿈을 키울 수 있고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 20~50대 주민을 위해 안락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카페에 버금가는 환경과 양질의 도서를 비치할 계획이며 실버세대의 독서를 장려하고자 큰 글자 도서와 신문 등을 볼 수 있는 장소도 준비한다. 또 전국 최초로 도서관 건물에 북 드라이브 스루를 설치해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도서관 이용 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경북의 서낭당을 찾아 사진을 남기다

안동사진동호회는 사진작품 활동을 통해 사진예술과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81년에 창립한 안동의 대표 예술동호회다. 창립해에 가진 창립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회원전을 갖고 매월 월례회와 촬영회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특히 안동사진동호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매년 개최하는 회원전의 주제를 지역의 문제와 이슈, 사라져가는 민속과 문화 등을 선정해 담아내어 지역 문화계의 파동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오늘의 농촌’, ‘댐에 남은 이야기’, ‘안동의 옛집’, ‘도청 이전지’ 등을 주제로 회원전을 개최했다.또한, 1995년 안동시군 통합원년 안동의 모습을 기록한 ‘안동 1995’, 풍천면 가일마을의 사계를 남은 영상기록보고서 ‘가일 2003’을 발간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 왔다.이번 창립 40주년 기념 사진집에는 지난 12월 5~10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43회 사진전에 공개된 100여 점의 사진 외 2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낸 경북 지역의 서낭당을 지역별로 묶어냈다. 2010년에 발간한 창립 30주년 기념 사진집 ‘안동을 기억하다’에는 30년간 안동의 사람, 풍경 등 생활밀착형 사진을 담아냈다면 이번 ‘신들의 거처 서낭당’에는 사라져가는 민속, 서낭당의 모습을 담아냈다.코로나19로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었지만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당(성황당)의 현재를 기록하느라 안동, 문경, 영덕, 영양, 봉화 등 경북 지역 10개 시군 141곳의 서낭당으로 매월 발품을 팔아 사계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회원들의 노고가 돋보이는 작품집이다.김복영, 임세권, 윤태권, 김영석, 권일혁, 오기석, 이정희 등 18명의 회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작품집 발간을 채 보지 못하고 지난 10월 작고한 창립회원 권찬규(96)씨의 영덕군 창수면 서낭당 사진이 표지를 장식해 아련함을 더했다.이건우 회장은 “눈이 오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서낭당을 담기 위해 열심히 다녔으며 허물어져 가는 서낭당이 많아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이번 사진집을 통해 서낭당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마을과 마을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치성을 드렸던 서낭당. 과거의 모습에서 변화한 현재의 모습까지를 가감 없이 담아낸 사진집 ‘신들의 거처 서낭당’을 통해 마을 어귀에서 노목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한 서낭당이 갖는 의미와 우리의 풍속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학령인구 절벽 시대, 내실 있는 적정규모학교 활성화해야

학령인구 절벽 시대, 적정학교의 육성 정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학교의 통폐합이 당면 과제처럼 되고 있고 복식학급이 공존하는 등 여러 가지로 교육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경북의 상황을 보면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내년도 1만7천413명으로, 올해 1만8천 802명에 이어 2년 연속 2만명 아래로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올해는 초등학교 입학생을 받지 못한 곳도 본교 18곳, 분교 14곳을 포함해 32곳으로 나타났다. 그중 3년 동안 신입생이 없는 학교도 있었고 입학생이 1명인 학교를 30곳을 포함해 10명 이하인 학교도 경북이 최다였다.학교의 학생 수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학령인구의 감소 문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폐교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경북에서는 초등학교 2곳, 공립유치원 2곳과 사립유치원 5곳이 문을 닫았다. 이처럼 학교의 폐교가 지역소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통폐합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 기조는 ‘통폐합’이다. 이유는 작은 학교 여러 개를 하나의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를 만들면 예산뿐 아니라 교육과정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인 정적규모의 학교육성사업은 단순히 소규모 학생을 가진 학교의 통폐합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통폐합과 함께 신설 학교 대체 이전 재배치, 학교 통합 운영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적정규모의 학교 육성을 추진한 결과 폐교 30교, 신설 대체 이전 3교 분교장 개편 1교 등 총 34교를 통폐합 추진해 교육부로부터 1천8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받았다. 또 2019년부터 작은 학교 학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경북교육청은 꾸준히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유입되고 있고 초등학교까지 그 범위를 넓혀 추진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통폐합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유는 작은 학교이지만 교육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이 높은 편이어서다. 그러면 단순한 통폐합이 아닌 내실 있는 적정규모의 학교가 돼야 한다. 적정규모의 학교 육성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 지역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정규모 학교의 우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경기도 포천에서는 3개의 초등학교를 통합한 포담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는 3개 초교 학부모를 상대로 적정규모학교 육성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89.1%의 찬성을 얻어 추진의 방향을 잡았다. 폐교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를 통합해 신설학교를 설립해 적정규모의 학교 정책이 빛을 본 사례이다. 경남 남해와 전남 곡성은 성공적인 통폐합 사례로 꼽히는데 남해에서는 100명 이하의 5개 초등학교를 1개교로 통합해 연간 8억원의 재정 절감과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라는 효과를 거뒀다. 곡성에서는 군 단위의 전제학교를 재구조화, 유·초·중·고 전체 28개교를 14개교로 통폐합해 연간 63억원을 절감했다.두 자녀를 키우는 김 모 (45·포항시 북구 송라면)씨는 “해마다 입학생이 줄어들면서 아이가 다닐 학교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작은 학교는 선생님들이 복식학급으로 교육과정운영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 통페합이 대세라면 무엇보다 학부모와 교육청과의 소통을 통한 내실 있는 적정규모학교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9

노거수(老巨樹)를 사랑하는 사람들

풀은 대지의 영양분을 빨아들이며 질긴 생명력을 유지한다. 여름내 햇빛과 물로 활발히 광합성 작용을 하며 유기물을 만드는 한해살이풀은 가을이면 품었던 씨앗을 뱉어내고, 자라면서 두 배가 된 유기물을 아낌없이 대지에 돌려주고 간다. 그 유기물을 먹는 나무들은 천년을 살아간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회화나무 등 온갖 풍파 견디며 300년을 훌쩍 넘긴 노거수들이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모인 노거수를 사랑하는 사람들. 1991년 포항 청하 기청산식물원에서 시작되었다.㈔노거수회의 슬로건은 ‘숲과 마을은 생명공동체’이다. 숲은 마을 입구에 조성되어 외부인으로부터 마을이 잘 보이지 않게 가려주고 북서풍을 막아주며 숲 나무들의 얽힌 뿌리는 휘몰아치는 폭우로 인해 마을의 도랑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 추위도 더위도 오롯이 버티며 수백 년을 살아가는 나무가 하늘에 닿을 듯이 키가 20여m를 넘어서는 노거수가 되면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기운이 안테나가 되어 사람들의 소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수백 년이 지나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노거수에게 풍요와 다산(多産)을 빌었다. 예부터 동양은 치도(治道)의 근본이 치산치수였으니 산을 다스려 물을 다스리고 그 물을 다스려 농사가 잘되면 백성이 잘 살 수 있었으므로 산과 마을의 나무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 전통이 있는 마을은 숲이 잘 보존되지만 사람들이 떠나 마을이 쇠락하면 숲도 함께 흉하게 되니 숲과 마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명공동체이다.지난 주말 노거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노거수 보호사업의 일원으로 포항시 죽장면에 있는 매현마을 숲을 찾아 퇴비 50포를 뿌렸다. 당산목인 500년 이상 된 느티나무와 1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10여 그루, 갈참나무, 고욤나무, 말채나무 등이 있는 이 숲은 포항시와 (사)노거수회가 마을주민과 한마음 한뜻으로 ‘마을 숲 회복사업’을 진행한 곳이다. 우거진 숲에 체육, 유희시설의 유입으로 한여름 피서객들에 의한 답압(踏壓)이 극심한 곳에 뿌려진 퇴비가 유기물 역할을 하면 습기를 유지하게 되어 지렁이와 작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며 땅을 푸슬푸슬하게 해주니 노거수는 편안히 영양을 공급받는다. 합덕리 비술나무와 현내리 느티나무도 찾아가 물과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세근(細根)이 많은 부분에 고형복합비료를 깊지 않게 묻어주었다.산림청에서는 보호수의 문화 자원화와 국민적 관심도 제고 방안으로 노거수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올해의 나무 콘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영우의 팽나무를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실제 지정한 것처럼 막연히 지정해서 보호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유명한 나무로 만들어 테마관광,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키우면 나무를 궁극적으로 보호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나무는 하나의 생명체이며 다양한 것들을 사람에게 준다, 생태적으로도 나무에 찾아오는 새와 곤충과 작은 생명체들에게는 나무 한그루가 그야말로 숲이다. 조상들이 잘 가꾸어 온 노거수를 후손들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대에서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노거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하나같은 마음이다. 사라져가는 노거수의 안위(安危)를 누구보다 우려하는 강기호 박사를 주축으로 지금 (사)노거수회는 산림청의 움직임에 발맞춰 노거수에 얽힌 역사와 신비한 영험 등의 스토리텔링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들과 함께한 주말은 마음이 참 따뜻했다./박귀상 시민기자

2023-12-14

왜 결혼 안 해요?

결혼 자금 부족, 출산과 육아 부담, 결혼에 대한 필요성 느끼지 못함,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한 선택적 비혼….20대 후반부터 30대의 미혼이라면 가족과 친척을 넘어 지인들에게도 ‘언제 결혼하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학원 강사인 시민기자는 이제 학원 아이들에게도 자주 듣는 말이 되었다.“선생님 남자친구 있어요?”“응, 있지.”“거짓말하지 마세요. 있으면 결혼했겠지. 왜 결혼 안 해요?”“선생님이 결혼을 하려니 돈이 부족해요. 영훈이가 좀 보태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보태줄 마음이 있나?”“제가 왜 보태줘요. 그럼 돈 있으면 결혼 할 거예요?”“근데, 선생님이나 선생님 남자친구나 30년 넘게 다르게 살아왔는데, 같이 살면 서로 너무 달라서 맨날 싸우면 어떡하지?”“맨날 싸우면 그냥 맨날 싸우면 되는 거죠. 우리 엄마, 아빠도 자주 싸워요.”“그럼 애기를 낳았는데, 영훈이처럼 말 안 듣고 맨날 용돈 달라고 하면 어떡해?”“저 엄마 말 잘 들어요. 학원에서만 그렇지. 그리고 용돈은 심부름 할 때마다 준다고 하면 되죠.”“그러면 선생님 애기 키우느라 영훈이랑 수업하러 못 와서 돈도 못 벌면 어떡하지?”“에이, 그야 벌어놓은 돈으로 아껴 쓰면 되죠. 그리고 선생님 애기가 저처럼 크면 다시 일하면 돼요. 우리 엄마도 일해요.”“그런가? 그래도 결혼하기 싫으면 어떡하지?”“선생님, 그럼 남친이랑 왜 사겨요. 남자친구 불쌍해요. 빨리 헤어지세요.”아이들 이야기에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결혼이 부담으로만 느껴지는 20, 30대 층에서 선택적 비혼이 늘고 있다.‘연애는 좋은데, 결혼은 싫어.’, ‘외롭긴 하지만 그걸 결혼으로 극복하고 싶진 않아.’라고 생각하며 자기 개발이나 취미활동, 반려동물 키우기와 같은 방법으로 결혼 이외의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3-12-14

시골 배 여사의 김장하기

“봄부터 멸치젓을 담그고 여름에는 마늘을, 가을에는 빛깔 좋고 맛있는 고추를 사서 저장해놓고 나니 겨울이 시작된 지금은 김장 준비로 바쁘네요. 올해에는 물가가 많이 올라 김장 비용이 많이 들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김장철이 되니 무와 배추 값이 많이 안정이 된데다 해마다 김장을 하는 양이 줄어 이래저래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경북 봉화에 귀농한지 8년차의 배재순씨는 매년 이맘때면 김장을 하는데 올해는 갑자기 시댁 형제들이 같이 김장을 하기로 했다. 얼마 전 맏시누이와 통화를 하다 서로 나이 들어가는데 얼굴이라도 한번씩 보고 살자는 말에, 이참에 넓은 마당이 있는 시골 봉화에서 김장을 핑계로 같이 모이자고 한 것이다. 육남매 부부가 다 모인다고 하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잠자리며, 식사며 또 김장준비는 뭘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마침 맏시누이가 이것저것 알아서 챙긴다. 누구는 젓갈을, 누구는 김장 속 넣을 생선을, 누구는 다시 물 낼 재료를, 누구는 고춧가루를, 또 누구는 굴을 이런 식으로 역할분담을 해주니 시골에서는 무, 배추 그리고 같이 모였을 때 먹을 음식만 준비하면 되니 수월하게 일이 진행된다.남편이 평소 이웃과 잘 지내 온 덕에 무와 배추를 심지 않았지만 이웃에서 그냥 얻어온 무 배추가 김장을 하고도 남아 썰어서 무말랭이로 말리기도 하고 저온창고에 내년 봄까지 먹을 수 있게 저장도 한다.마침내 모이기로 한 날짜가 다가왔다. 토요일에 모이기로 했는데 금요일부터 바쁘다. 오전에 마트 가서 사 온 소머리는 핏물을 빼기 위해 물을 부어 우려 놓고, 배추는 다듬어 넓은 욕실에다 절여 놓고, 마늘도 두 접이나 까서 준비를 해놓는다.토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배추절인 거부터 한번 뒤집어 주고, 손님맞이 이부자리도 점검을 하고, 남편은 가마솥에 소머리를 삶기 시작한다. 소머리는 소주 한 병과 생강을 넣고 한소끔 끓인 국물은 모두 버리고, 고기는 꺼내서 뼈와 기름기 있는 걸 모두 가려낸 다음, 맑은 물을 붓고 소주와 생강 그리고 약간의 커피를 넣고는 물렁하게 익을 때까지 세 시간 정도를 푹 끓인다.오후가 되니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먼저 온 막내부부가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놓고, 양산서 출발한 동생도 오자마자 소머리 손질하는 걸 거들고 부산에서 도착한 시누이는 다시 물 준비에 바쁘다. 왁자지껄 시종 웃음이 넘치는 속에 각자 맡은 역할에 분주하다. 저녁만찬으로 종일 준비한 소머리수육을 푸짐하게 내놓았더니, 모두들 맛있다며 빠른 속도로 젓가락이 움직인다. 쫄깃쫄깃, 오돌오돌, 그냥 살살 녹는 듯이 맛있다. 소머리수육이 이렇게 맛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칭찬 일색이니, 준비 하느라 애쓴 남편 표정이 아주 흐뭇해 보인다.드디어 김장을 하는 날. 늦잠 자는 이 없이 모두들 일찍부터 어수선하게 설친다. 바깥 기온이 차서 데크 위에 있던 탁자를 거실로 들여와 그 위에 비닐을 깔고 양념 버무릴 채비를 하니,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것 보다 아주 편하고 좋다며 모두들 대만족이다. 여자들은 양념을 버무리고, 남자들은 배추꼭지를 따고, 무도 썰고, 갖다 나르기도 하면서 여자들이 시키는 대로 뒤치다꺼리를 해주니 진도가 엄청 빠르다. 막 버무린 김장에 싱싱한 굴을 싸서 한입 넣으니 이게 또 꿀맛이다. 양념으로 빨갛게 칠해진 입을 보며 서로 웃고 농담도 하니 모두들 정말 즐겁다. 양념에 버무린 배추는 속에다 미리 준비한 갈치와 가자미를 한 토막씩 넣어서 김치 통에다 차곡차곡 담는다.이렇게 해서 시끌시끌하면서도 즐거웠던 김장은 끝이 나고…. 각자 가지고 온 김치 통을 챙겨서 한꺼번에 왕창 빠져나가고 나니 배씨 가슴 한켠엔 왠지 모를 허전함이 인다. “내년에도 봉화에서 같이 김장을 해야겠다”./이동주 시민기자

2023-12-14

국화 사랑 김원영씨… 잠을 부르는 국화

국화 효능을 살펴보니 만병통치약인 듯하다. 소화, 안정과 진정, 감기, 시력, 혈액 순환, 피부, 해독, 혈당, 염증, 간과 뇌, 콜레스테롤, 면역력, 호흡기, 심장에 두루 좋다니 말이다. 의성에는 국화 베개로 불면을 다스리는 사람이 있다. 김원영씨사진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퇴직하고, 고향에서 소일삼아 온갖 농사를 짓는다. 평생 농사법을 익히고 지도하였으니 정통하다.국화는 씨앗이 없단다. 봄에 새싹을 한 삽씩 떠서 가식했다가 40cm 간격으로 밭에 옮겨 심으면 된다. 수입은 그리 기대할 수 없다. 다만 고추 농사보다는 낫다고는 한다. 말린 국화 600g(1근) 가격은 2만7천원 쯤 한다. 한 사람이 하루 6근 정도를 딸 수 있으니 일당은 16만2천원 가까이 된다.그나마 국화는 고추 농사에 비하면 품이 덜 든다. 심어놓으면 별 탈 없이 수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추는 여름 땡볕에 일여덟 번 따는 데 비하여 국화는 가을에 세 차례면 끝이다. 말리기도 편리하여 고추 자동 건조기에 말려 읍내 가게에 내다 팔면 된다.발견과 발명은 우연한 기회에 온다. 김상영씨는 건조기를 고추에 맞춘 고온에 국화를 말린 적이 있었다. 하나, 꽃이 갈색으로 변색해 시중에 팔 수 없게 됐다. 그는 할 수 없이 국화로 베개를 만들어 봤다. 그런데 이 베개가 진가를 발휘하였다. 불면을 잠재우기에 직방이었던 게다.불면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는 논할 수 없다. 김원영 씨도 한때 심한 불면증을 겪었었다. 그의 하소연이 이를 증명한다.“잠과의 전쟁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몇 십 년 전부터였을 거다. 잠이 오면 자고 오지 않으면 안자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잠 못자 한 밤 중에도 뽀스락거리니 옆에 있는 아내도 덩달아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아내를 피하여 안방에서 거실로 이사 나온 이유도 불면의 밤 때문이었다.”“하루에 잠을 두세 시간 자는 게 일상화되니 7~8시간 잤다는 얘기는 먼 나라처럼 여겼다. 한밤중에도 저절로 눈이 떠져 버리고 한번 깨면 끝이다. 새벽 너덧 시에 겨우 잠들 때도 많았다.” “국화가 잠 잘 오게 한다는 얘기는 주워들었지만, 귓결에 흘렸다. 그러나 국화 베개를 만들어 벤 이후엔 정말 신기하게도 잠이 잘 왔다. 매일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쉽게 잠을 잤다. 신기하고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대박이었다. 나 혼자 비결을 갖고 있기보다는 국화 베개를 소개함으로써 불면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꿀잠의 기회를 드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김원영씨는 이웃에게 국화 싹 나눔을 즐긴다. 재배는 물론 국화 베개 만드는 법을 공유한다. 그가 전하는 국화 베게 만드는 법이다. 국화를 따서 소금물에 담갔다가 건진 뒤 건조기에 넣고 말린다. 줄기와 잎도 썰어 함께 건조한다. 이후 국화 줄기와 잎과 꽃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여 베개를 만들면 된다. 건조가 덜된 걸 사용하면 벌레가 일거나 짠 내가 나니 피해야 한다. 밥이 보약이듯 잠도 그에 못지않다. 국화 베개로 불면의 찌뿌등함에서 벗어나 보자./김상영 시민기자

2023-12-14

“봉화 분천산타마을에 산타할아버지 오신다”

12월하면 제일 먼저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감성으로 맞이하는 하얀 눈이 아름답고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12월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설레는 마음으로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그런 날이기도 하다.봉화 분천산타마을이 16일 개장해 내년 2월 12일까지 59일간 운영된다.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일대에서 산타마을이 운영되며, 올해는 특별히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공인 산타클로스가 방문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16~17일과 크리스마스 연휴인 23~25일 ‘핀란드 산타방’을 운영해 산타와 함께 사진 촬영, 깜짝 선물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다. 핀란드 공인 산타와의 만남을 자녀들과 함께 할 좋은 기회다.겨울왕국 핀란드 로바니에미에는 산타마을이 있고, 산타클로스 종주국으로 자칭한 핀란드인 만큼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는 ‘공식 산타’가 있다. 관광객들이 핀란드 로바니에미를 찾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산타마을 때문이다. 로바니에미는 북부 라폴란드 지역의 중심도시로 우리들에게는 산타클로스의 도시로 잘 알려진 곳이다.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는 곳인 로바니에미에서도 산타를 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산타클로스 빌리지에는 선물상자가 가득하고, 요정들이 관광객과 어린이들을 맞이하고 담소도 나눈다.성탄절이 되면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빨간 옷을 입고 순록이 끄는 설매를 타는 산타가 전 세계의 아이들을 찾아가 선물을 준다. 이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이기도 하다.바로 이 아이들의 꿈의 대상인 산타할아버지가 봉화 분천산타마을에 오는 것이다.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많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설렘을 주기 위해 핀란드 공인 산타가 분천산타마을 등 봉화군 여러 곳을 방문할 예정이다.16일 개장식을 위해 ‘레노와 친구들 마칭밴드’, ‘안동MBC 어린이합창단’, 이보람, 우디 등이 준비한 축하공연이 준비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마술사인 쇼갱의 서커스쇼를 비롯해 실시간 사운드 퍼포먼스, 클로즈업 마술쇼 등을 선보인다. 싱잉엔젤스 어린이합창단, 혼성 5인조 팝재즈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 가수 탑현 등이 꾸미는 음악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핀란드 공인 산타가 봉화 분천산타마을에서 꿈과 희망을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특별한 시간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2

작은 책방이 살아야 지역문화가 살아난다

작은 책방을 다녀왔다. 포항역 맞은편 아파트 상가 3층에 조용하고 아담한 ‘책방 그린’이 있다. 그림책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다. 이런 서점을 독립서점으로 분류한다. 독립서점이란 전통적인 의미의 서점과 달리 학습지와 참고서를 판매하지 않고, 책 판매 외에 음료·문구 등을 판매하거나 큐레이팅·문화 활동 등의 서비스를 병행하는 서점을 일컫는다. 마을이나 동네를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지식과 문화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다.책방 그린에서도 그림책 작가를 초대해 북토크를 열고,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저녁 7시에는 그림책 독서 연구회로 모인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많고 일반인도 여럿이다. 곧 그림책 필사 모임도 만들 계획이다. 오전에 서점 한 칸을 소모임 장소로 빌려주기도 한다.수도권과 제주도가 독립서점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이다. 이런 서점은 얼마나 많을까? 언제부터 늘어났을까?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친구들과 만나려면 미리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만나야 했다. 버스 정류장에 있던 경북서점, 포항문고, 학원사 앞이 만남의 장소였다. 모퉁이마다 있던 동네 서점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더니 대형서점도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고, 그중에 학원사만 아직 명맥을 유지 중이다. 그렇게 줄어들던 것이 몇 해 전부터 다시 늘어났다. 일반 서점보다 작은 책방 같은 독립서점이 늘어서 전국 서점 4곳 중 1곳은 독립서점이라는 통계다.한국서점협회에서 2022년에 나온 통계로 전국의 책방이 2천528개이다. 그중 23.5%인 594곳이 작은 책방이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수도권 위주로 들어서던 것이 지방으로 번지는 추세다. 도시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귀촌하여, 지역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작은 서점을 운영하면서 실현하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포항에 문을 연 독립서점은 양덕에 위치한 책방 수북과 리본 책방, 오천의 지금 책방, 유강의 그림책 방, 효자 시장의 달팽이 책방, 송도의 두근두근 그림책, 흥해의 책방 그린, 효자의 민들레 글방(무인책방) 등이 있다. 그중 책방 그린 대표를 만났다. 숲유치원을 운영했던 경험에서 숲의 ‘그린’과 꿈을 ‘그리다’ 두 가지 뜻의 그린이 책방 이름이 되었다. 로고나 작명 센스가 돋보인다. 2023년 5월 어린이날 즈음 문을 열었다. 그림책 전문 서점이라 특별히 그날로 정했다.경기도 분당에 살다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와 전직인 유치원 교사의 경험을 살려 어린이집 원장이 되었다. 아이 가르치는 게 천직 같아서 자신의 아이도 함께 키울 겸 시작한 일이었다. 사춘기 전에 아이들과 시간을 갖고자 안식년 겸해서 생업을 정리하고 1년 살기를 시작했다. 제주도를 제대로 즐기자 해서 오름, 맛집,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아이와 책방에 가기도 하고 혼자 책방을 하나씩 방문하기 시작했다. 첫 책방이 풀무질이라는 곳인데 책방 투어 지도를 추천해 주셨다. 그 지도를 들고 도장을 찍으러 제주도를 한 바퀴 돌며 보고 느낀 경험으로 지금 책방을 열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4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 자료’를 보면, 2023년 8억3천100만 원이었던 지역 서점 활성화 예산이 1억6천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그 예산조차 ‘지역서점 통합전산망 POS 지원’ 명목으로만 책정됐다. 이에 따라 ‘지역서점 문화 활동 지원’이나 ‘지역 서점 포럼 개최’ 등과 관련한 정부 지원은 사라지게 됐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하려는 독립서점이 제대로 걷지 못하고 사라질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2

편안한 힐링의 공간 울진 구수곡 휴양림

울진군 북면 상당리에는 자연휴양림인 구수곡 휴양림이 있다. 아홉 물줄기가 아홉 가지 경치를 보인다는 뜻을 가진 구수곡은 18개의 늪과 10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절경을 이루며, 가을 단풍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물론, 겨울날의 쓸쓸하지만 평화로운 풍경도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준다. 그곳엔 천연기념물인 산양 등 야생 조수가 서생하고 있으며, 소나무와 박달나무 등이 자란다. 휴양 시설은 계곡 초입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 숙박시설마다 주차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날이 추워져서 물이 많진 않았지만 이른 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로를 걸으니 힐링하는 느낌이 든다.응봉산 정상까지 6개의 등산로와 4코스의 생태숲길도 조성되어 있다. 소나무, 대나무 숲과 볼거리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으며, 산책로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들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 좋았다.숲속의 집, 2,4,6인실로 이루어진 연립동과 12인실로 단체 숙박을 할 수 있는 숲속교육장, 야영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야영장은 짐을 직접 걸어서 옮겨야 한다. 야영장 한 편에는 멋진 구름다리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물놀이장이 있어 여름철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기도 한다.숲속의 집 아래에는 야생화단지도 있고, 축구 등의 공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응봉산과 덕구온천이 있어 등산과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휴양림을 찾기도 한다.휴양림 인근에 있는 금강송문화관에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울진 금강송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조용하게 휴양하기 좋은 장소를 찾는 관광객들이 있다면 구수곡 휴양림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사공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2

가정폭력 늘어나는데 줄어든 예산, 막막해진 피해자 보호

최근 정부가 가정폭력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내년도 여성폭력 관련 예산을 줄여 이를 운영하는 기관들의 피해자 보호가 막막해졌다.구체적으로 정부에서는 내년 가정폭력 상담소의 지원 예산을 84억4천만원으로 세웠다. 이는 올해116억4천만원보다 32억원 줄인 예산이다. 이 예산으로 전국 128개의 상담소를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 때문에 광역자치단체인 대구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 치료와 회복을 돕는 임시 거처 역할 ‘쉼터’ 예산마저 절반으로 크게 줄여 운영기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해 전북과 제주 등에서도 관련예산이 줄어 운영기관들이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다.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예산은 줄었지만 가정폭력은 전국적으로 한 해 평균 22만건으로 적지 않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 또한 17만1천760명으로 그중 12만명 이상이 여성이 차지했으며 구속률 또한 0.17%에 그쳤다. 경북에서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천185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8천723건보다 400건 이상 많아진 수치이다. 대구도 1만건 이상 가정폭력신고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1만1천560건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 가해자 또한 1년 사이 30% 증가했으며 재범과 범죄 수위도 높아 피해자들은 신고 후 보복이나 두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정부의 가정폭력 예산이 줄어든 가운데 경북에서는 관련된 시설 또한 태부족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31곳의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인구 1만명당 0.08곳의 상담소를 이용하는 수준이다. 충남(0.17), 제주(0.15), 강원(0.14)보다 적은 수를 보였다. 예산 삭감으로 상담소 종사자 인력도 줄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이는 줄어든 인원으로 서비스의 질 저하와 업무 부담으로 피해자 보호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경북에서 피해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은 통합상담소 5곳, 해바라기센터 3곳, 여성긴급전화1366 1곳, 가정폭력피해 상담소 10곳, 성폭력피해상담소 9곳, 성매매피해상담소 1곳, 장애인여성성폭력피해상담소 2곳이다,포항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를 통합으로 운영하는 경북동부해바라기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의료진과 전문상담사, 경찰관이 상주해 피해자들에게 원스톱으로 의료지원과 수사 지원을 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심리적인 안정과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이 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의료지원에서는 어렵지 않게 운영되고 있어 다행이다. 전체 예산이 준다면 분명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도의원이나 시의원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면서 “해바라기센터는 피해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심리상태와 상담과 미술치료 등 후유증 평가 치료 프로그램, 가족캠프, 부모모임, 피해자 모임 등 집단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피해자들을 보호에 있어 관계 기관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경북의 한 도의원도 지난달 내년도 예산 예비 심사에서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복합피해 발생도 높아지고 있는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위한 예산은 물론 안전한 경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