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봄이 한창이다. 길을 가다가 부러 눈길을 주지 않아도 사방이 꽃과 신록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모락모락 봄기운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산책하는 걷기의 이로움은 수없이 많다. 실제로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를 보면 놀랍다. 무엇보다 걷기는 가장 오래된 운동이다. 비용 또한 전혀 들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기며 인기 있는 운동이다. 요즘은 동네 곳곳마다 산책길이 잘 꾸며져 있어 시민들이 접근하기도 좋다.
포항에만 해도 자랑할 만한 걷기 좋은 산책길이 여럿이다. 폐철도 부지에다 조성한 철길 숲이 그렇고 호미반도 둘레길, 동네마다 내 집 정원처럼 꾸며진 근린공원 등은 시민들에게 자주 걷기와 친해지게 만든다.
여기서 걷기는 일상과 접목할 때 건강상의 이로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특히 직장인들에게는 점심과 저녁 식사 후의 가벼운 걷기가 신체와 정신에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포항 환호공원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A(39) 씨는 “일부러 점심을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있다. 소화도 되고 오후 업무를 하는 데도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라고 식사 후 산책을 추천했다.
매일 걷기 운동을 실천하는 60대 중반의 포항시민 B 씨도 “술과 담배를 10여 년 전에 끊고 대신 식후에 걷기를 하고 있다. 걷기가 정말 좋아서 이제는 단순히 걷기를 넘어 걷기 여행으로까지 범위가 넒어졌다”고 즐겁게 말했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심혈관 건강 증진과 체중 관리, 혈액 순환, 식후 혈당에도 도움이 되고 수면의 질도 향상된다. 당연히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걷기로 인한 스트레스의 해소는 내 안의 불안이 감소하고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하루 20분 정도 숲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크게 낮아진다는 한 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일상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식후의 가벼운 걷기로 해소될 수 있다. 정신 건강을 챙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가벼운 걷기다.
식후 10~15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는 소화 촉진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혈당은 물론이고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걷기보다 혈당 개선 효과에 도움이 된다. 식사 후 걷기는 위장에도 도움을 주어 위산 역류나 소화불량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권장할 만하다. 이처럼 식사 후의 걷기는 위장 전반의 건강을 챙기는 습관으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정기적으로 가능한 매일 실천을 하면 좋다.
면역력도 향상된다. 규칙적인 걷기는 한마디로 천연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면역 세포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각종 감염이나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 때 전문가들이 걷기를 권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매일 30분씩 규칙적인 걷기는 백혈구 기능까지 활성화한다. 이건 매일 걷지 않은 사람과 비교를 하면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도 낮다. 특히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격렬한 운동보다 가벼운 걷기가 좋다. 또 걷다 보면 휴대전화를 멀리할 수 있고 신체활동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고 수명 연장 효과도 있다. 맛있는 식사를 했다면 느긋하게 천천히 산책하러 나가는 건 어떨까.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