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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keyring)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다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4-22 19:51 게재일 2025-04-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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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keyring)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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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가방에 키링이 달려 있다. 무해력으로 대표되는 작고 귀여운 키링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이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요즘 키링이 핫하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가방을 보기가 쉽지 않다.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각자 저마다의 취향대로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키링들이 가방에 달려있다. 어떨 때는 가방을 덮을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도 보게 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방 꾸미기에도 진심이다. 특히 아침 등굣길에서 만난 아이들은 귀여운 동물 인형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굿즈 등을 달고 다니며 “예쁘기도 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거예요”라고 당당히 말했다.

20대의 직장인 A씨도 “작고 귀여운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앙증맞은 것들을 보고 소비를 하는 사이에 저절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방의 종류에 상관없이 달려있는 키링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키링에 관심이 생긴 걸까?

이를 한마디로 하면 일상에서의 작은 ‘무해력’이라 할 수 있다.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은 해롭지 않고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도 않으며 굳이 반대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귀엽고 작은 모습을 보는 것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편안함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형 캐릭터부터 게임, 아날로그 취미인 뜨개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순수한 콘텐츠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MZ세대에게 무해력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인형 캐릭터는 SNS에서도 작고 부드러운 느낌의 키링 추천 게시물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올해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25’의 다섯 번째 키워드로 말한 ‘무해력’에 대한 이야기다.

해가 되지 않는 상태, 당연히 타인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작고 순수한 것들이 힘을 가지는 현상이라 정의를 한다.

여기에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지고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로 소비를 하는 것과 연결한다. 개성과 독창적이어서 관심사와 애정이 가는 것들에 쉽게 소비하게 되고 우리들의 일상은 소소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이중 MZ세대에게는 작고 귀여운 키링으로 위로도 받고,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고 있다. 덩달아 이를 판매하는 소품 숍도 인기다. 신한카드 빅테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형 키링 소품 숍 이용 건수는 2022년 대비 약 112% 증가했다. 심지어 구매 고객 중 3040 세대의 소품 숍 이용률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의 구매도 소비자의 76.1%가 경험한 적이 있는 걸로 나타났다.

이렇게 무해함으로 대표되는 귀여운 키링이 전성시대가 된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반대로 유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과 갈등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많은 공동체로부터 자극적이고 유해한 것들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쏟아지는 자극도 사람들이 유해성을 느끼는 원인이다.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와 도파민을 유도하는 디지털 기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여기에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기대도 크지 않다. 기댈 곳이 없는 거다.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호소할 곳이 없다 보니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무해한 물건들을 소유하면서 일상에서 안정과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게 그 이유다.

사진- 아이들의 가방에 키링이 달려 있다. 무해력으로 대표되는 작고 귀여운 키링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이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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