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현충일 맞아 포항 죽장 상옥리서 이름 없이 나라 지킨 의병들 추모제 거행
지난 6일 제70회 현충일을 기념하여 (사)최세윤 의병대장기념사업회(이사장 이상준)가 주관하고, 일월충의회(회장 박승대)의 후원으로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1467-3에 위치한 ‘산남의진항일순국무명삼인의사총(山南義陣抗日殉國無名三人義士冢)’에서 ‘제7회 산남의진 무명3인 의병 호국열사 추모제’ 가 거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상옥리 주민들과 기념사업회 이사 및 회원들, 그리고 일월충의회 회원 등 20여 명이 참석하여, 이름 없이 사자려간 세 명의 의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그들의 넋을 추모했다.
이 장소는 1907년 11월, 산남의진의 제2대 의병대장 정환직이 체포된 곳으로, 당시 대장을 호위하던 세 명의 의병들은 끝까지 저항했으나 결국 순국하였다. 일본군은 이들의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버려두고, 대장을 대구로 압송하여 영천 남교(南郊·현 영천시 창구동 조양각 부근)에서 총살하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세 명의 주검은 일본군이 완전히 철수한 후, 마을 주민들이 3기의 무덤을 조성하였으나 오랫동안 돌보는 이 없이 가시덤불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1965년경, 윤광열, 박두수, 손용익 등 상옥리 주민들이 이 무덤들을 돌보기 시작했지만, 1995년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3기의 무덤이 합장되어 이장하여 오늘에 이른다.
추모제는 2019년부터 매년 6월 6일에 상옥리 주민들과 관심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이 날에도 윤광열, 박두수 등 여러 어르신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윤광열 옹은 “이곳에 묻힌 분들은 의병운동 중에 순국한 분들이며, 이름도 알 수 없고 가족들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우리가 직접 벌초를 하며 돌보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입니다”라고 전했다.
지팡이에 의지하며 추모제에 참석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년에도 그분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근에는 ‘포스코 문화유산 돌봄봉사단’에서 도로변에 안내판을 설치하여, 이곳의 역사적 의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의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기리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순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