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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공원을 즐기는 사람들

등록일 2026-04-13 17:16 게재일 2026-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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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환호공원에서 졸업사진을 찍으며 봄을 즐기고 있다.

봄의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산과 들, 길가의 나무들도 때맞춰 새 옷을 갈아입었다.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바야흐로 봄과 꽃을 찾는 상춘객의 발걸음이 바쁜 때이다.
 

새뜻한 봄을 맞이하러 환호공원 산책을 나섰다. 길가엔 이미 활짝 핀 벚꽃이 꽃등을 이루었고 한차례 비를 뿌리고 난 후, 연두색 잎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민다. 그 사이를 부지런히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렸다. 공원 계단으로 막 올라서는 순간, 노란 원복의 어린이집 원아들이 봄을 즐기려는 소리가 발 앞까지 걸어온다. 눈앞의 활짝 핀 개나리꽃을 지나치지 못하고 선생님들은 원아들의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느라 손길이 바쁘다.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원 안에서는 아이들과 성인들, 그리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섞인 가운데 한 무리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벚꽃 아래서 졸업식 사진을 찍는 대학생들이었다. 까르르 소리가 하늘 위로 펴졌고 준비해 온 캐릭터 옷을 입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싶지만,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젊어지는 기분이다. 봄과 청춘은 동의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또 하나의 봄을 구경한 느낌이었다. 카톡 단체방에 소식을 전하니 ‘젊음이 좋다’는 답이 곧장 날아온다.
 

한참 그 모습을 구경하다 대학생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스페이스워크로 발길을 옮겼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 또한 스페이스워크를 오르기 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 필수다. 어느새 포항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인기 관광지다. 누군가는 환호공원은 몰라도 스페이스워크는 안다고 말한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여유로운 관람이다. 옆에는 대구에서 단체로 나들이 온 어르신들이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두런두런거린다. 스페이스워크를 오르지는 못하고 전쟁 이야기와 기름값 오른 이야기, 어제 마트에서 장 본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페이스워크에서 바라본 봄 바다는 고요했지만, 바다 위의 배들은 멀리서도 쉼 없이 움직였다.
 

다시 미술관으로 내려오는 길은 곳곳에 조각 작품이 배치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원 속의 미술관이라 접근하기도 좋다. 아이들과 놀다가 전시 작품을 관람할 수도 있고 산책하러 왔다가 자연스레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기도 쉽다. 입구 앞에는 제2미술관 건립으로 인해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한 공사 안내판이 붙어있다. 또 ‘미술관 무엇이 될 것인가’의 포럼도 진행했는데 내년 상반기 지나 완성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미술관은 지난 1월 27일부터 김창영 작가의 샌드플레이, 존재와 기억의 방식, 그리고 2026 소장품전을 전시하고 있었다. 설렁설렁 감상하는 사이에도 작가가 모래에 진심인 듯 보였다. 모래를 회화로 풀어냈다는 게 새롭다. 특별히 이 전시를 위해 죽천 바닷가의 모래를 가져왔다고 하니 작가의 열정이 남달라 보였다. 2층으로 올라서자,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배낭 여행객이 소장전을 감상 모습도 보였다. 서울과 부산뿐 아니라 포항을 찾아온 것에 감사하며 포항 여행이 멋진 추억으로 남길 바랐다. 
 

환호공원은 테마파크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시민들이 공원을 즐기는 다양한 모습과 가까이에서 계절이 오가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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