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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벚꽃 나들이 못 하셨나요···봉화에서 “벚꽃엔딩”

등록일 2026-04-13 17:15 게재일 2026-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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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물야댐을 에워싼 벚꽃길. 

남한의 시베리아로 불리는 봉화.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봄이 가장 더디게 찾아온다. 전국 곳곳에서 벚꽃이 지고 난 뒤에야 봉화의 벚꽃은 절정을 맞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늦게 피는 벚꽃으로 알려진 이곳은 올해도 4월 14~15일께 만개가 예상되며, 늦게 찾아온 봄의 아름다움이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물야댐을 에워싸고 있는 벚꽃길은 다른 벚꽃 명소와는 또 다른 인상을 남긴다. 찬란한 분홍빛 벚꽃 사이사이로 비치는 물빛은 ‘벚꽃엔딩’의 감성을 자아내며, 화려하게 피어난 꽃잎이 바람에 흩날려 눈송이처럼 수면 위로 떨어지는 풍경은 그리움과 아쉬움을 함께 전한다.

물야댐은 선달산(1236m) 늦은목재 옹달샘에서 발원한 물이 모여 형성된 곳으로, 내성천 300리의 시작점이다. 영주와 문경을 지나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해발 400m에 자리한 이곳은 이른 아침이면 차가운 기온이 잔잔한 수면 위로 내려앉아 신비로운 안개를 만들어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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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야댐 벚꽃. 

고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댐을 채우고, 벚꽃길에는 잔도와 데크길, 야자매트 길이 설치돼 있어 누구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둘레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의 속삭임은 계곡 바람을 타고 은은한 봄의 향기로 번지고, 떨어진 꽃잎이 수면 위를 떠다니는 모습은 올봄 벚꽃엔딩의 감성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시간대에는 푸른 물과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한다. 벚꽃은 짧은 시간 피었다 지지만, 그 찰나의 아름다움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야댐 벚꽃길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과거 애전 마을이 자리했던 곳으로, 보부상들의 집단 거주지이자 임방이 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저수지 건설로 마을은 수몰됐고, 지금은 역사로만 남아 있다. 당시 보부상들은 대부분 홀아비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며 많은 전답을 마을에 남겼고, 묘소 또한 댐 건설과 함께 사라졌다. 현재는 후세가 기억하는 11분의 이름이 위령비로 남아 있으며,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 위령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이 벚꽃길 일대 대청소를 마치고 관광객 맞이에 나서는 등 방문객을 위한 준비도 마무리했다. 이곳은 오전약수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봉화군민은 물론, 전국에서 마지막 벚꽃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벚꽃길 위쪽에는 오전약수터가 자리해 있어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약수 백숙과 송어회, 화덕피자 등 다양한 먹거리가 유명해 외지 방문객들도 많이 찾는다. 또한 주변에는 천년고찰 축서사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이몽룡 생가인 계서당 등이 있어 하루는 물론 1박 2일 일정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다.

빼어난 산과 계곡, 그리고 맑은 물이 어우러진 물야댐 일대는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이 찾는 산책 명소다. 특히 수변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봄의 풍경으로 기억되고 있다.

봄날의 낭만이 흐르는 봉화 물야댐 벚꽃길. 늦게 찾아온 만큼 더욱 특별한 이곳에서, 곧 지나갈 짧은 봄의 아쉬움을 달래고 오래도록 간직될 추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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