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지막 주 토요일, 엄마와 함께 경남 함양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본래 계획은 신안으로 꽃구경을 가는 것이었지만, 주중 피로가 몰린 탓에 늦잠을 자게 되었고, 보다 가까운 여행지를 찾다가 함양으로 목적지를 급히 바꾸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주먹밥을 싸고, 마실 물을 준비한 뒤 내비게이션에 ‘대봉산휴양밸리’를 찍고 출발했다. 여행 정보는 많지 않았지만, 유튜브에서 잠깐 본 대봉산 모노레일이 인상 깊어서 무작정 떠나 보기로 했다.
대봉산휴양밸리 주차장은 넓고 편리했으며, 주차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바로 매표소가 나왔다.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였지만, 아쉽게도 오전 시간대 모노레일은 이미 매진되어 오후 2시 30분 이후 탑승권만 남아 있었다. 아쉬워하며 탑승을 포기하자는 시민기자의 말에도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매표소 직원에게 주변 명소를 물어 ‘상림공원’에 가볼 것을 추천 받았다.
우리는 모노레일 오후 2시 30분 표를 예매하고,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상림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자 연꽃, 양귀비, 네모필라가 화사하게 피어 방문객을 반겼다.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함이 아닌 화사함으로 바꼈다. 꽃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자연 속을 천천히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공원 인근의 ‘산삼주제관’도 둘러보았다. 이곳은 함양의 대표 특산물인 산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시 공간으로, 다양한 산삼 표본과 건강 측정 체험 기기도 마련되어 있었다. 손가락만 대면 스트레스 지수와 혈관 건강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시간에 맞춰 다시 대봉산휴양밸리로 돌아왔다. 식사를 따로 할 여유가 없어 아침에 싸온 주먹밥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오후 2시쯤 모노레일 탑승 구역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탑승 전 안전 교육을 받은 후, 모노레일 정원이 7명이라 함께 몸무게를 측정하는 커다란 체중계에 올라갔다. 한 승객이 “살을 빼고 올 걸 그랬네요”라고 말해 모두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차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대봉산의 역사와 정보를 영상으로 안내해주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정상에 도착해 ‘소원바위’를 구경했는데, 바위 주변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다양한 색의 소원띠지가 매달려 있어 장관을 이루었다. 소원띠지는 매표소에서 1000원에 판매되어 마음에 드는 색에 자신의 소원을 담아 걸 수 있다. 우리는 따로 띠지를 구매하지 않아, 바위에 손을 얹고 간절히 소원을 비는 걸로 대신했다.
내려올 때는 모노레일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어 올라갈 때보다 더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내려오는 시간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매표소로 돌아온 우리는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맛집을 검색해 ‘오리불고기’ 식당으로 향했다. 오후 5시쯤 식당에 도착해 든든히 식사했고, 넉넉한 양 덕분에 남은 불고기는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다.
예정에 없었던 상림공원 방문 덕분에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었고, 뜻밖의 선물이 된 하루였다. 참고로 상림공원에서는 매년 9월 ‘함양 산삼축제’가 열린다. 이 시기에 방문하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하니 참고해두면 좋다.
대봉산에서는 꽃이 많이 피지 않아 약간 아쉬웠지만,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나 꽃이 가득한 봄에 다시 찾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모노레일은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하면 대기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다. 공식 예약 홈페이지( http://www.hygn.go.kr/daebongvalley.web )에서는 모노레일뿐만 아니라 짚라인 등 다양한 체험도 예약 가능하다.
바쁜 일상 속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던 이번 함양 여행.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 더욱 특별했던 하루였다. 마음 편히 웃고, 자연과 함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함양 여행을 꼭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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