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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중기청, ‘2025 대경권 엔젤투자포럼’ 개최

중소벤처기업부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22일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 1층 태양홀에서대구·경북 지역 유망 스타트업과 엔젤투자자 간의 실질적 연결을 도모하는 ‘2025 대경권 엔젤투자포럼’을 개최했다. 대경중기청이 주최하고 DIP,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엔젤투자협회가 공동주관하며 대구시와 경북도가 후원하는 이번 포럼은 지역 신산업분야 유망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고, 대경권 내 민간투자 기반을 강화 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엔젤투자 제도와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설명회, 스타트업 8개사의 기업설명회(IR), 1:1 투자상담 등으로 구성됐다. 참여 스타트업은 대구·경북 지역의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배터리 등 신산업 전후방 분야에서 선발됐으며, 투자자는 JCH인베스트먼트, 비비드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와이앤아처 등 지역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주요 AC 및 VC들이 참여했다. 특히 ABB펀드 운영사 4곳과 지역펀드 보유 운용사 4곳이 사전 매칭을 통해 심층 상담을 진행했다. 포럼 전후로는 참여기업 대상 투자 멘토링, IR 자료 고도화 컨설팅, 후속 비공개 IR 등 후속 지원도 이어진다. 포럼 발표기업 중 상위 2~3개사는 IR컨설팅과 후속 미팅까지 지원받게 된다. 이번 행사를 통해 대경권 내 투자유치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기환 대경중기청장은 “이번 포럼이 대구·경북 창업생태계의 실질적 투자 연계를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지속적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은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며, 오는 10월에도 두 번째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2

부와 권력으로 기울어진 세상… 우리는 평등한가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 지난해 5월, 세계적인 두 사상가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파리경제대학에서 만나 가진 토론 내용이 책으로 정리돼 나왔다. ‘기울어진 평등’(와이즈베리)이라는 신간이다. 두 사상가는 ‘평등과 불평등, 진보’를 키워드로 평등의 가치를 성찰하고,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 우리를 둘러싼 각종 격차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토론을 펼쳤다. 두 저자는 불평등의 세 가지 측면, 즉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계화와 능력주의, 불평등한 기본재 접근권, 기울어진 정치 참여, 사라진 노동의 존엄성 등 다양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샌델과 피케티는 토론을 통해 100년 전, 200년 전의 평등을 향한 여러 사회 운동이 사회의 진보를 불러왔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자유 무역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체제와 삶의 지나친 상품화가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을 향한 움직임이 더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샌델과 피케티는 세 가지 차원의 불평등과 관련해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책에 의하면 교육과 의료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기본재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지나치게 상품화되면서 아무나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워졌다. 주택과 공공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능력주의를 통해 헤쳐나가라고, 즉 학력을 높이는 것으로 개인의 상향 이동을 꾀하라고 권한다. 그러면 경쟁에서 승리해 필요한 것들을 얻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과연 대학 학위만 있으면 우리는 모두 잘살고 능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과거의 수사가 돼버렸다. ‘개천룡’은커녕 샌델과 피케티가 지적한 대로, 이제 우리는 학위가 없는 사람들을 게으르고 능력 없다고 낙인찍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두 사람은 말한다. 지금 시대는 ‘노동의 존엄성’은 인정받기 힘들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연대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사회의 여러 계층이 섞이는 기관들은 갈수록 감소하고, 부자들과 가난한 이들이 평소 살아가면서 마주칠 일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샌델과 피케티는 경제적 격차와 정치적 격차보다도 사회적 격차가 제일 문제라고 진단한다. ‘노동의 존엄성’이 사라져 대학 학위 없이도 공동선에 값진 공헌을 하는 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인정이 부족하고, 명예와 존중이 부족한 것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선 앞선 경제적 격차와 정치적 격차를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격차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샌델과 피케티는 교육과 의료를 포함한 기본재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투자, 더 높은 누진 과세 체제, 부유층의 정치력 통제, 기업에서의 노조 역할 확대, 대입과 선거에서 추첨제 활용, 시장의 과도한 확장 억제 등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이러한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추진할 수 있을까? 실제로 두 사람이 내놓는 대안들은 대담하다 못해 급진적이기까지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22

대구 수성구 ‘글로벌 한방스쿨’ 일본인들 사로잡아

대구 수성구 ‘글로벌 한방학교’ 교육 과정이 일본으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지역 대표 웰니스 투어로 거듭나고 있다. 22일 수성문화재단(이사장 김대권, 이하 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글로벌 한방스쿨’ 1기 입문코스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일본인 참가자 39명이 참여했다. ‘글로벌 한방스쿨’은 한의학 원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강의, ‘동의보감’을 활용한 요리 체험, 한방 진료 체험 등을 결합한 웰니스 관광 프로그램이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한의학 중심 도시인 대구에서 수성구한의사회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한방과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높은 일본인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재단은 지난 2022년 온라인 한방스쿨을 비롯해 매년 단편적으로 운영되던 한방 프로그램들을 ‘글로벌한방스쿨’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했다. 또 정규코스(온라인 강연 4회+3박 4일 현장학습관광)와 단기 코스(당일 코스)로 커리큘럼을 체계화했다. 특히 일본은 자연치유와 전통 의학에 관한 관심이높고, 한국은 일본에 없는 국가 공인 한의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한방치료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여기에 한류 열풍과 맞물려 ‘K-웰니스’ 콘텐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단기 코스는 단체 관광객 맞춤형 당일 코스로 희망하는 분야의 한방강좌와 동의보감을 활용한 요리체험, 한방진료 체험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일본 내 4개 단체(기학스쿨, 메디컬허브협회, 요리교실 등)에서 상·하반기 예약을 완료한 상태다. 하반기 9월부터 10월에는 심화 단계인 전문코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대권 이사장은 “허준의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서적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와 인류애를 바탕으로 인간을 이롭게 하려는 철학이 담겨 있다”며 “한국의 한방문화를 주제로 수성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단은 올 연말까지 글로벌 한방스쿨 프로그램으로 일본인 의료 관광객 100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내 한방 관련 단체와 지속해 소통하고 있으며, 지난해 겨울부터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 및 한국문화원과 연계해 일본 현지 홍보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2

민주평통 상주시協, 청소년 통일기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주시협의회(회장 윤경한)가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현장체험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21일 상지미래경영고 부사관과 학생, 교사, 자문위원 등 25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5 DMZ로 떠나는 청소년 통일기행’에 나섰다. 이번 기행은 청소년들이 파주 임진각,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 분단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둘러보며 남북화해의 상징이 담긴 다양한 조형물과 전시물을 관람했다. 이어 제3땅굴 내부를 직접 도보로 견학하며 북한의 침투 흔적과 분단 현실을 생생히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전문가의 해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남북관계의 현재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상지미래경영고 한 부사관은 “교과서로만 접하던 DMZ를 직접 보고 걸으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직업군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경한 협의회장은 “이번 통일기행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주체적 생각을 키우기 위해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체험형 통일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상주시협의회는 청소년 DMZ분단 현장체험교육과 전문가 강연, 토크를 병행한 통일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통일관과 국가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5-05-22

중기중앙회 경북지역본부 노란우산 고객권익보호위원회 개최

중소기업중앙회 경북지역본부는 22일 노란우산 제도개선 및 가입자 권익보호 방안 논의를 위해 ‘2025년 제1차 경북 노란우산 고객권익보호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공동위원장인 나중규 경북연구원 연구본부장, 이재욱 대성건재 대표와 분야별 전문가 및 노란우산 가입자 등 위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의 달을 맞아 소기업·소상공인의 목돈마련과 폐업, 노령 및 재난 등 사장님들이 겪을 수 있는 생계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소득공제를 최대 600만 원까지 받아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노란우산을 지역 소상공인에 사회안전망으로써 기능을 적극 홍보하고, 권장하자고 입을 모았다. 또 노란우산 임의해시 시 건강보험료 부담완화 문제, 공제금 청구권 소멸시효 확대, 10년이상 장기가입자의 경영악화로 임의해지 시 부과세금 개선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나중규 위원장은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로 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는 노란우산이 최후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며 “‘노란우산’으로 더 많은 사장님들이 비용절감과 폐업이나 노후준비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2

후라도, 269일 만에 다시 밟은 고척서 시즌 4승

서울 고척스카이돔 마운드를 다시 밟은 아리엘 후라도(29·삼성 라이온즈)는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표정이었다. 2023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경력을 시작한 후라도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투수다. 그의 고척스카이돔 통산 성적은 33경기 13승 7패, 평균자책점 2.27로 같은 기간 고척스카이돔에서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심지어 올해 9월 제대를 앞둔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고척 성적(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40)보다도 평균자책점이 좋다. '고척의 왕' 후라도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고척 마운드를 지배했다. 그는 21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4승(4패)째를 챙겼다. 후라도가 고척 마운드를 밟은 건, 지난해 8월 25일 LG 트윈스전(7이닝 2실점) 이후 269일 만이다. 올 시즌 개막전인 3월 22일 대구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던 후라도는 이적 후 첫 고척 방문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며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만 2전 2승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후라도는 1회 1사 3루 위기에서 임병욱을 삼진, 루벤 카디네스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4회까지 가볍게 막았다. 팀이 2-0으로 앞선 5회에는 1사 후 전태현과 9구 대결 끝에 볼넷을 내줬고, 오선진과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여기서 이주형을 삼진, 임병욱을 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고, 이것이 후라도의 마지막 위기였다. 6회를 타자 3명으로 가볍게 처리한 후라도는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은 키움을 6-1로 제압하고 2연승과 함께 이달 들어 첫 연승을 수확해 하위권 탈출 발판을 마련했다. 후라도는 경기 후 "오랜만에 연승했는데, 이렇게 연승이 이어져서 예전 팀 순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4월까지 리그 2위를 달리며 한때 1위 LG 트윈스를 위협했으나 5월 들어 5승 13패의 부진에 빠져 하위권으로 처졌다. 2연승으로 반등한 7위 삼성은 5위 kt wiz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고, 4위 SSG 랜더스와는 2경기 차다. 후라도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들에 집중하고, 남은 시즌도 매 경기 많은 이닝을 끌고 가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후라도의 성적은 11경기 71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2.39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 투구 이닝은 단연 리그 1위다. 후라도는 키움에서 뛰던 2023년 183⅔이닝으로 리그 3위, 지난해는 190⅓이닝으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 이터' 후라도는 넉넉한 풍채에 걸맞게 올해도 이닝을 먹어 치우며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탠다. 후라도는 익숙한 고척 마운드에 대한 편안함도 언급했다. 그는 "고척 마운드에는 충분히 적응되고 익숙한 느낌이다. 그래서 좀 더 잘 던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후라도는 "무엇보다 새로운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다"며 삼성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연합뉴스

2025-05-22

캡틴 손흥민, 유로파 트로피 번쩍 들었다

대리석 받침대 위에 은으로 큼직하게 만든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의 무게는 15㎏에 달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우승 트로피 중 가장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상위 유럽 클럽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 '빅이어'는 7.5㎏ 정도다. 한 급 낮은 UEL 우승 트로피가 외려 두 배 무거운 셈이다. 22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UEL 우승에 기여한 손흥민은 '캡틴'으로서 우승 세리머니의 중심에 섰다. 10년 넘게 토트넘에서 뛴 베테랑이자 에이스답게 후배들을 하나하나 단상으로 올려보낸 그는 시상자로 나선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을 가장 마지막에 마주했다. 체페린 회장이 건네는 묵직한 우승 트로피를 활짝 웃으며 받아 든 손흥민은 동료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트로피를 내린 채 다 함께 '발구르기'를 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태극기를 허리에 두른 손흥민은 더 기다리기에 지쳤다는 듯 번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독일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잉글랜드 토트넘까지 유럽에서만 15시즌째를 보낸 손흥민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꼽힌다. 그런데도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처음 몸담은 함부르크(독일)는 분데스리가 중하위권 클럽이어서 우승이 크게 기대되지 않았다. 당시 손흥민은 한창 '성장 중'인 공격수이기도 했다. 2013-2014시즌부터 두 시즌을 뛴 레버쿠젠(독일)도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를 펼치는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은 거듭 4위에 그쳤고 컵 대회에서도 우승권엔 다가서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5-2016시즌 대도시 런던 연고의 빅클럽인 토트넘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승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한 토트넘의 부족한 '우승 DNA'를 손흥민 역시 실감해야 했다. 손흥민은 작년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우승 문턱에서 세 번 주저 앉았다. 토트넘은 손흥민 입단 후 2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우승팀 첼시에 승점 7이나 뒤져 '아까운 준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8-2019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치른 UCL 결승전에선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0-2 패배의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리버풀의 명수비수 버질 판데이크의 벽을 뚫지 못했다. 당시 토트넘은 준결승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결승에 오른 터라 아쉬움은 진했다. 토트넘은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졌다. 경기를 앞두고 조제 모리뉴 감독이 경질돼 라이언 메이슨 대행 체제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토트넘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맨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브라위너가 그를 위로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손흥민의 '우승 실패 잔혹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반복됐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메이저 대회는 아시안컵 하나다. 한국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는 개최국 호주에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책임졌으나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한국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는 16강 탈락했고, 2023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요르단에 0-2로 충격패하며 4강에서 짐을 쌌다. 이번 UEL은 손흥민이 우승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였다. 올 시즌 손흥민의 강점인 스피드가 하락하고 결정력까지 감소하면서 '에이징 커브'가 확연하게 느껴진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로 투입돼 20여분간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며 승리에 기여했고, 결국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췄다. /연합뉴스

2025-05-22

5월의 눈부신 ‘포항운하’

포항시의 대표 관광명소인 포항운하가 5월을 맞아 만개한 금계국 꽃길과 새롭게 설치된 야간 경관조명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포항운하 앞 1만 5000㎡ 산책로에는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도심 속에서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개화 시기에 맞춰 산책로 정비와 환경 정화 활동을 강화하며, 방문객들이 쾌적하게 꽃길을 즐길 수 있도록 정비를 마쳤다. 특히 올해는 운하를 따라 6개 구간에 동물 모형 테마존, LED 장미꽃, 달 모양 조형물 등 다양한 경관조명이 설치돼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더하고 있다. 인도교 위에 설치된 달 모형은 인근 포스코의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밤 풍경을 연출하며, 운하를 흐르는 물결과 어우려져 색다른 야경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경관조명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야간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까지 고려해 조성됐다. ‘달빛운하’를 테마로 한 문보트(Moon Boat) 조명도 함께 어우러져 특별한 야경을 선사하고 있다. 야경을 즐기려는 젊은층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포항운하를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찾고 있다. 신강수 푸른도시사업단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힐링하고,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다양한 꽃길과 경관조명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겠다”며, “황금빛 금계국과 야경이 어우러진 포항운하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22

지진 ‘상고심 대응’ 지역 법조계 뭉친다

포항시가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 대응을 위해 지역 법조계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시는 22일 ‘포항지역 변호사 공동 대응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항소심 패소 판결 이후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상고심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강덕 시장을 비롯해 대구지방변호사회 포항지회 회장단,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포항시 법률고문 변호사 등 지역 법률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시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은 시민들의 고통과 기대를 외면한 유감스러운 결과”라며 “단순한 배상을 넘어 포항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억울한 시민이 단 한 명도 없도록 법조계뿐 아니라 지질, 지진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자료를 확보하고, 지혜를 모아 시민 권익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대법원 상고심에서 반드시 판결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시민들과 뜻을 함께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는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법정에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지역 변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선고된 항소심에서는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으며, 이에 공동소송단은 즉각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고 포항시는 이에 따라 시민 권리 보호를 위해 지역 법률 전문가들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한편 시는 지진소송 안내센터 운영, 관련 기관·단체와의 대책 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대한 정책 건의, 지역 법률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상고심 대응과 시민 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22

파크골프장 4곳 확충 ‘어르신친화 스포츠’ 활성화

포항시는 노령인구 증가와 최근 파크골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파크골프장 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고 있다. 시는 현재 운영 중인 4개소 108홀에 더해 올 연말까지 3개소 45홀, 내년에 1개소 27홀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시는 남구 형산강(36홀), 지곡(18홀), 장애인(18홀), 북구 곡강(36홀) 등 4개소 108홀의 파크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본 사업이 완료되면 포항시는 총 8개소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 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사업에는 총 2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올해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일원 약 1만6375㎡ 부지에 59억원을 투입해 18홀 규모의 ‘남포항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 또한 남구 장기면 임중리 산65-5 일원 약 8000㎡ 부지에는 6억원을 들여 9홀 규모의 ‘장기 임중리 파크골프장’이 조성된다. 흥해읍 용천리 곡강천 생태공원 일원에는 약 1만3500㎡ 부지에 15억원을 투입해 18홀 규모의 ‘곡강 제2파크골프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남구 일월동 679-3번지 일원 약 2만5000㎡ 부지에 시비 150억원을 투입해 ‘연오랑세오녀 파크골프장’ 1개소 27홀이 추진된다. 포항시는 시 공유재산을 파크골프장 최우선 부지로 고려하고, 하천둔치 등을 활용해 원활한 시설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이동거리 및 수요를 고려해 장기 임중리와 같은 면단위 지역에는 가용 유휴부지 내 9홀 이하의 소규모 시설도 꾸준히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파크골프는 고령층에게 적합한 스포츠로, 지역 주민간 소통의 장이 되며 생활체육의 중심지 역할도 할 수 있다"며 노인건강 증진 관련 생활체육 인프라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잔디 보호 및 시설 개선을 위해 임시 휴장했던 곡강파크골프장은 지난 5월 1일부터 재개장해 운영되고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22

어디까지가 한계인가

우리는 송해 선생님을 참 부러워했다. 돌아가셨을 때 연세가 95세다. 우린 연세가 많은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돈을 버셨다는데 주안점을 두고 말한다. 그 연세에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경이로울 지경이다. 정말 부러웠다. 이제는 대상이 바뀌었다. 그동안 송해 선생님 때문에 가려졌던 분들이 하나둘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시형 박사, 김동건 아나운서, 허영만 화백 등이 그분들이다. 게 중 맛있는 것을 전국 팔도를 다 돌아다니면서 섭렵하는 허명만 화백이 제일 부럽다. 돈 벌고 맛있는 것 먹고. 이제 겨우 육십이 넘어 정년퇴직한 햇병아리들이 세상 다 산 늙은이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답답함을 느낀다. 백세 시대에 아직 살날이 사십 년이 더 남았는데 얼마나 노후 준비를 충실히 해 놓았는지는 모르겠다만, 집 한 채 덜렁 남아 있고 국민연금에 목 빼고 살 지경이면 바로 재충전해서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왕년에 내가 누구라는 것을 상기하며 자존심 세우다간 시대에 뒤처지는 인간으로 낙인찍힌다. 밥 세 끼를 제대로 다 먹고 사는 세대이자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세대, 손에 전화기 들고 다니는 첫 세대이고 주판 대신 전자계산기 두드리는 세대가 바로 지금 노인으로 분류되는 세대이다. 하루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급변하는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바로 ‘꼰대’ 소리 듣는다. 시대가 바뀌면 문화도 바뀐다. 며느리나 딸이 애 낳으면 산후조리원비를 포함한 생산 축하 자금을 내놔야 한다. 그냥 대충 재래시장에 가서 산모용 미역 한 다발 사 들고 가는 시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애 결혼 시켰다고 방심하다가 주위에 돌아가는 꼴을 보고 아연실색하게 된다. 산후조리원 동기끼리 자기 시부모가 뭘 해줬다는 것을 다 까발린다고 하지 않는가. 한참 떨어지는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되면 자신이 시댁에 처참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아들을 쥐잡듯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대체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한숨만 나오고 이런 풍토를 확산시키는 요즘 잘나가는 부모들에게 한소리 질러주고 싶다. “제발 고마해라.” 딸을 시집보내고 이번엔 며느리를 맞이하는 지인이 있다. 사위 인사 올 땐 대충 밖에서 밥 먹고 들어오자는 딸 말만 믿고 대충했는데 며느리 될 애가 인사 온다고 하니 집안에 비상이 걸린단다. 제대로 며느리에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전화 받고 싶으면 대충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들리기 때문이다. 처음 봤을 때 그렇게 착하고 순진하던 며느리가 차츰 애 낳고 살더니 주위에 듣는 소리가 있는지, 없는 시부모 괄시하는 게 눈에 보인단다. 하긴 몇백만 원씩 척척 내놓는 시부모가 있는가 하면 100만 원 가까이하는 애 유모차를 사주는 부모에게 더 정이 가기 마련일 것이다. 며느리가 자기 생일상 안 차려 준다고 툴툴거리는 사람을 봤다. 아마 상다리 부러질 정도를 기대한 모양인데 물려받은 시골 뒷산이 몇십억 한다면 모를까 꿈은 빨리 깨는 것이 좋다. 효도라는 단어가 곧 사라진다. 이웃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정말 남의 일이 아니다. 사위가 차를 바꾼단다. 그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 거지? 그냥 바꾼 다음 말하면 안 되나? /노병철 수필가

2025-05-22

‘쿨존’

최근 기후변화의 속도는 인류의 적응 능력을 뛰어넘고 있다.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빈발하고 있으며, 사망자와 경제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2025년 여름을 앞두고 기상청은 우리나라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기상 전문가는 올해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국내에서 여름철 최고기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손꼽히며, 실제로 온열질환자 수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역사회는 더 이상 ‘폭염을 견디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후재난 시대를 맞아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쿨존(Cool Zone)’의 확대와 정착이 절실히 요구된다. ‘쿨존’이란 단순한 에어컨 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 속에서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생활형 안전망을 의미한다. 주로 공공도서관, 복지관, 지하철역, 정류장, 공공청사 등에 설치되며, 내부에는 에어컨, 냉풍기, 냉수대, 그늘막, 쿨링 미스트 등이 갖춰져 있다. 폭염특보 발효 시에는 무더위쉼터로 기능하며, 특히 노약자·야외근로자·취약계층에는 생명선 역할을 한다. 실제로 서울·부산·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는 무더위쉼터를 중심으로 ‘쿨존’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열지도(Heat map)를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배치하거나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식의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며, ‘쿨존’ 간 정보 접근성, 시설 수준, 이용 편의성 등의 질적 차이 해소가 과제로 남아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쿨존’ 정책을 도시 인프라의 필수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매년 폭염기간 동안 공공도서관과 노인센터를 쿨링센터로 지정하여 시민에게 냉방 공간을 제공한다. 애리조나 피닉스시는 교회, 카페, 쇼핑몰과 같은 민간공간도 ‘쿨존’으로 활용하고, 무료 교통수단과 연계해 접근성을 높였다. 호주 멜버른시는 도심 내 ‘쿨링 스테이션’을 촘촘히 배치하여 시민의 열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구·경북 지역에도 여러 시사점을 준다. 특히 도심 열섬현상이 심한 대구 도심이나, 야외 작업자 비중이 높은 경북 농촌지역에는 ‘지역 맞춤형 쿨존 전략’이 요구된다. 행정기관 주도뿐만 아니라 민간 공간과의 연계, 에너지 효율 기술 접목, 시민참여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쿨존’은 단기 대책이 아니라, 기후 위기 적응의 핵심 기반이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은 여름철 고온 위험도가 높은 만큼, ‘쿨존’의 ‘양적 확대’는 물론 ‘질적 고도화’가 필요하다. 각 자치단체는 생활권 중심으로 ‘쿨존’을 확대하고, 열지도 기반의 취약지역 우선 배치, 정보 접근을 위한 ‘쿨존’ 안내 시스템 정비, 에너지 절감형 냉방 장비 도입, 민관협력 운영모델 마련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역 주민 스스로가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숙지하고 ‘쿨존’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금 더 친숙한 교육과 홍보도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쿨존’을 확대하는 일은 단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심화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05-22

보이스피싱 경계령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 사기를 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은 영원히 근절이 되지 않는 범죄일까. 수많은 서민에게 억울한 피해를 안기고 있는 범죄지만 당국의 꾸준한 단속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보이스피싱 사기는 오히려 더 늘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올 1분기 보이스피싱 범죄는 전년 동기대비 건수는 17%, 피해 금액은 120% 증가했다. 사기 피해가 오히려 대형화되는 추세다. 피해자 연령은 정보기술 이용 수법에 취약한 50대가 가장 많았다. 50대 이상 피해자 비중은 2023년 32%, 2024년 47%, 올 1분기는 53%까지 높아졌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때문이라 한다. 전화 통화를 통해 인증을 거치는 일들이 개인이나 공공기관에서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피해자 상당수가 피해를 입고도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많은 피해가 발생한 뒤다. 대책도 없다. 금융감독원이 21일 고금리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자금이 절박한 자영업자 등 서민층을 겨냥한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린다고 경계령을 발령했다. 1분기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42%가 대출 빙자형이라고 하니 나쁜 죄질에 분통이 저절로 터진다. 장사가 안돼 빚을 갚지 못해 쩔쩔매는 서민층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치는 악질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력한 철퇴를 내리는 방법은 없을까. 벼룩의 간을 빼먹는 세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5-22

시장 공석의 대구시, 내년 국비 확보 비상이다

기획재정부 주관의 지방재정협의회가 21일 세종시 국립세종도서관에서 열렸다. 지방재정협의회는 기획재정부가 본격적인 정부 예산편성에 앞서 국가재정 운영방안을 설명하고, 각 지자체의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자리다. 말하자면 국비 확보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내년도 예산은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의결할 때 대략적인 규모는 정해졌다. 작년보다 4% 정도 증가한 704조원이다. 예산 규모는 증가했지만 대미 통상갈등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기회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 시급한 국가 현안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보여 각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하는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또 대선 결과에 따른 공약 이행 사업비 등이 반영돼야 하는 변수도 남아 있어 지자체간의 국비 확보는 전쟁터를 방불할 만큼 치열해질 수 있다. 특히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의 대선 출마로 시장 자리가 공석이 된 상태여서 예산 확보전에 매우 불리한 입장이다. 이런 점을 고려,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은 전 부서 총력 대응을 강조하고 지방재정협의회에도 기획실장 등 예산 관련 부서 간부를 모두 대동하는 비장한 각오의 모습을 보였다. 대구시는 이날 협의회에서 TK 신공항 건설, 도시철도 4호선, 글로벌 인공지능 전환 혁신 기술개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등 지역 주요현안에 대한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하나같이 대구 미래를 위해 중요하지 않은 사업이 없으며 예산 또한 규모가 커 정부의 예산 반영이 잘 될지 걱정이 된다. 신공항 건설의 핵심 요소인 공공자금관리기금의 활용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부정적 의견을 보인 바 있어 대구시의 내년도 국비 확보는 넘어야 할 고비가 하나둘이 아닐 것 같다. 김 권한대행의 고군분투와 함께 지역 정치권도 일찌감치 나서 지역 현안 해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막중하다.

2025-05-22

‘金·李 단일화’ 성사, 오늘 TV토론회가 좌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지난 21일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대책을 묻자, “특단의 대책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라고 답했다.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지도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자 김 후보가 솔직한 마음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도, “100% 국민여론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내 주요 인사들이 모두 나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성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보수 본가(本家)가 고쳐 쓸 수 없는 집이라면, 그 자리에 더 좋은 집을 새로 짓겠다”며 이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안철수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은 직접 이 후보의 유세현장으로 찾아가서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이 후보는 여전히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그는 “단일화 논의보단 꾸준히 저희를 지지해주는 젊은 세대와 개혁을 바라는 진취적인 유권자에게 도리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에선 “국민의힘 주류(친윤계)로부터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하자는 연락도 온다”는 폭로까지 했다. 사실 정치권에서도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두 후보가 뭉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근접한 수준까지 지지율이 올라가면 단일화 논의에 추진력이 생길 수 있지만, 지금 수준의 두 후보 지지율로는 단일화를 해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23일) 오후 열리는 2차 TV토론회가 단일화 성사 여부를 가리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후보도 21일 안철수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2차 TV토론이 끝날 때쯤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고 한다. 만약 오늘 TV토론회 후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할 경우, 단일화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다. 보수진영이 총결집해 김 후보를 밀고, 중도·청년층 유권자 표심이 이준석 후보에게로 모일 경우, 이재명 후보를 추격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25-05-22

유발지진은 맞는데 인과관계는 없다니

필자처럼 숫자에 약한 사람도 이 날짜는 잊히지 않는다. 지진 났던 날. 2017년 11월 15일. 평소처럼 점심을 먹고 오후 재판이 있어 기록을 챙겨 사무실을 나왔다. 법원 언덕길을 올라 법원에 들어섰다. 7호 법정에 들어가 재판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 두둥하고 작은 울림이 느껴졌던 것 같다. 내 재판 순서가 되어 원고대리인 석에 앉았다. 판사님의 질문에 무언가 답변을 하려는 순간 5.4 규모의 지진이 났다. 법정이 크게 흔들리고 전산에 오류가 난 듯한 삐 하는 소리 속에서 법정에 있던 사람들은 3초 정도 침묵 속에서 서로를 쳐다보다가 얼음땡이라도 한 듯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외벽이 일부 무너져 내린 법원 건물 옆에서 넋이 나가 서 있는데 저 멀리 우리 직원이 울면서 뛰어오고 있었다. “변호사님, 저 지금 집에 가볼게요!” 당시 포항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자가 겪은 이런 일을 겪었을 것이다. 지진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후 공포와 트라우마가 더 무서웠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아들을 서울 시댁으로 일주일간 피난을 보냈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여진에 다른 가족들도 여차하면 바로 밖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한 상태로 잠을 자고 밥을 먹었다. 재판을 가면 법정 뒤엔 피난용 안전모가 놓여있고 집과 사무실 벽엔 금이 가 있었으며 한동안 깨진 화분과 액자들을 잔뜩 버렸다. 몇 달 뒤 가족여행으로 갔던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포항에서 왔다고 말하는 아홉 살 아들에게 대뜸 “아~ 거기 지진난 데?”라고 하는 것에선 무언가 모를 지역 비하까지 느껴졌다. 지진 때문에 우린 이렇게 힘들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 배우자가 외도하거나 누군가에게 맞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린 피해를 보았고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금이 위자료라면 우린 잘못한 누군가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 있어야 했다. 이런 고통을 초래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부가 밝혀내겠다고 나섰다. 1년이 넘는 조사를 거쳐 정부조사단은 2019년 3월 20일 포항 지진이 정부가 지은 지열발전소에 의해 유발된 촉발 지진이었다고 발표했다. 정부조사단의 공식 발표가 이러하니 피해자들 일부가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4년 뒤 1심 법원도 지열발전소를 짓고 운영한 정부가 잘못한 것이 맞다며 포항 시민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했다. 법원까지 이렇게 판결을 내리니 포항 시민 45만 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번에 2심 법원인 대구고등법원은 포항 지진이 유발 지진이고 시민들이 정신적 고통 입은 것도 다 맞긴 한데 여기에 정부 과실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며 위자료를 몽땅 취소해 버렸다. 자연과학적 인과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사회적 · 법적 인과관계는 없어 보인단다. 나라가 세운 시설로 지진이 나서 국민이 고통을 입었고 나라가 나라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길래 소송을 제기했더니 나라가 위자료를 주랬다가 다시 주지 말랬다가 한다. 포항 시민들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 7년쯤 지났으니, 지진의 고통이 다 잊힌 줄 아는 것인가. 가해자는 원래 피해자의 아픔을 다 알 수 없는 법이다. △포항여자고등학교 고려대법과대학 이화여대로스쿨 현재)한동대 겸임교수 변호사김세라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세라 변호사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