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북도 영화·드라마 촬영 유치 위한 ‘로케이션 팸투어’ 개최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K-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경북도는 16일과 17일 안동·문경·예천 일대에서 국내·외 영상 제작자와 인플루언서 150여 명을 초청해 ‘2025 경북 로케이션 팸투어’를 통해 경북의 독특한 촬영지와 첨단 인프라를 소개했다. 이번 팸투어는 경북의 풍부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그리고 최신 영상 제작 인프라를 바탕으로 K-영상 콘텐츠의 주요 촬영지로서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국내외 우수 영화·드라마의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첫 행사다. 이번 팸투어 첫날 국내 1호 로케이션 매니저인 ㈜로마로 김태영 대표가 ‘로케이션 콘텐츠의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어 2026년 제작 예정인 주요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들이 소개되며 경북에서의 촬영 가능성을 타진했다. 소개된 작품에는 KBS2 드라마 ‘문무’, tvN ‘오싹한 연애’, ‘최애의 사원’, 쿠팡플레이 ‘소년시대2’, MBC 예능 ‘구해줘 홈즈’, JTBC ‘뭉쳐야 찬다’ 등이 포함됐다. 또한, 사전 신청된 제작 지원 희망 작품에 대해 지자체와 영상 제작사 간의 비즈매칭 및 교류 간담회가 열려 지역 로케이션 촬영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안동시와 예천군도 자체 피칭에 참여해 지역 내 촬영 자원과 제작 지원 제도를 설명하며 작품 유치에 적극 나섰다. 17일에는 영화·드라마 제작 관계자 및 인플루언서들이 문경의 쌍용양회와 올해 9월 개관한 실내 가상 촬영장인 문경 버추얼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문경 버추얼스튜디오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의 대형 LED 벽과 천장 이동형 패널을 갖춘 첨단 시설로,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360도 입체적인 영상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경북도는 최근 영화·드라마·예능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방영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와 tvN ‘폭군의 쉐프’는 안동에서 촬영됐으며, 디즈니플러스 ‘탁류’는 상주, SBS ‘나의 완벽한 비서’는 포항,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은 문경에서 제작됐다. 최근 3년간 경북에서 촬영된 영화·드라마는 300편을 넘어서며 콘텐츠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팸투어를 계기로 경북이 영화·드라마 제작의 로케이션 중심지로 더욱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며 “경북의 풍부한 자연과 문화유산이 K-영화와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 더욱 빛나고 완성도 있게 담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6

경북도 ‘제2회 미래 양자기술 국제학술대회’ 개최

경북도는 16일부터 18일까지 포항 포스텍 국제관에서 ‘제2회 미래 양자기술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양자정보이론, 광자 기반 양자정보기술, 초전도 양자정보기술, 양자물질 등 4개 주제별 세션으로 구성돼 실현 가능한 기술과 장기적 도전 과제를 중심으로 양자기술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경북도, 포항시, 포스텍,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등 주요 기관 관계자들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양자과학기술의 전략적 중요성과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북이 양자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의 Peter Zoller 교수가 ‘프로그래머블 양자기술-시뮬레이션을 넘어 정밀 계측으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열었다. 그는 양자 시뮬레이터에서 축적된 기술을 양자센싱으로 확장하는 최신 연구를 소개하며, 시뮬레이터와 센서의 기술적 접점을 제시했다. 이어진 오후 세션에서는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대학의 Fabio Sciarrino 교수가 ‘빛으로 학습하는 양자 AI-포토닉스가 여는 머신러닝의 다음 장’을 주제로 광집적 회로 기반 양자 머신러닝의 성과와 실용화 가능성을 발표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양자기술은 정보·통신·보안·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세계 각국의 연구자와 산업계가 협력하여 양자기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경북에 더 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양자기술을 통한 지역 산업 혁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6

건축문화의 미래를 그리다···경북도 ‘2025 경북 건축대전’ 개최

경북도가 16일 경산시 임당유적전시관에서 ‘2025 경북 건축대전’을 개최했다. 경북 건축문화제는 2009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는 ‘MY UNIVERSE, 시간의 건축’을 주제로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경북의 건축문화 확산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건축 전문가와 도민,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축제의 장으로 마련됐다. ‘2025 경북 건축대전’에서는 건축의 공공적 가치 실현과 기술 발전 홍보, 건축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는 ‘천년 건축’이라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중심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건축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건축문화상, 학생작품 공모전, 건축작가초대전 등 주요 시상 및 전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올해 건축문화상에는 내수면관상어비즈니스센터, 임당유적전시관, 브레스커피웍스 등 총 7점의 작품이 선정돼어 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학생작품 공모전에서는 ‘씨앗의 방주’, ‘생명의 저장고’ 등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3점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건축작가초대전에서는 쌍림상생교류센터 등 5점의 작품이 전시돼 지역 건축가들의 독창적인 시선을 공유했다. 이 외에도 특별전시로 천년건축 시범마을 조성사업, 경상북도교육청 특별전, 도시재생사업 및 산불지역 재생 마스터플랜, 설계공모 당선작 등이 소개돼 경북의 건축정책과 미래 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민현준 건축가의 특강 ‘건축, 공원을 향하여’를 비롯해, VR 안전체험부스, 어린이 과자 집짓기 체험, 건축영상도서관과 휴게존, 건축 무료 상담 코너 등 가족 단위 방문객도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 프로그램이 펼쳐져 어린이에게 건축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미래 세대의 창의력과 공간 감각을 키우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철우 도지사는 “지역의 정체성과 혼이 담긴 미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시각의 천년 건축을 이루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건축대전을 바탕으로 건축인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건축문화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6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전사 1호 QSS2.0 모범파트 선정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압연파트가 설비 점검과 환경 개선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둬 ‘전사 1호 QSS2.0 모범파트’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제철소 전반의 일하는 방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QSS2.0의 첫 결실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지난 8월부터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7개 파트를 대상으로 자체 평가와 직원 대의기구의 심사를 거쳐 우수 파트를 선정했으며, 그 결과 3후판공장 압연파트가 최종 낙점됐다. QSS(Quick Smart Solution)는 현장의 낭비 요인을 찾아 개선하고, 자율적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는 포스코 고유의 혁신 활동이다. 이번에 선정된 압연파트는 설비 일상점검 체계를 정교하게 구축하고, PDCA(Plan-Do-Check-Act) 관리기법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개선활동을 추진해왔다. 특히 공장 지하의 핵심 설비 구역인 ‘유실(油室)’ 환경을 청결하게 정비해 ‘모든 유실은 3후판공장처럼’이라는 사내 표준을 세웠다. 이는 설비 신뢰성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민경일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압연파트장은 “직원 모두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한 덕분에 얻은 성과”라며 “제철소의 모범파트로서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QSS 활동을 제철소 현장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으로 확산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혁신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0-16

‘북극항로 개척’의 거점은 영일만항이 최적지

지난 15일 열린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는 ‘북극항로 개척’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이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내년도 북극항로 관련 예산안에 배정된 금액이 충분치 않다. 북극항로가 자칫 선거용 청사진으로만 쓰이고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북극항로 개척 관련 예산이 미미한데다 구체적 사업도 제시되지 않은 데 따른 걱정이다. 전 장관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3대 항로인 북극항로를 방치할 수준의 나라는 아니다”라면서 “내년부터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실시할 방침이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항은 컨테이너 중심으로, 포항 영일만항은 특수성에 맞게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달 주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포항 영일만항을 철강, 물류·에너지 등 벌크화물 처리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전 장관도 지난달 영일만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극항로 경제권역 핵심 거점인 영일만항이 환동해 관광 거점 항만으로도 도약할 수 있도록 국제여객터미널 2단계 사업을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실크로드다. 북극의 풍부한 자원과 항로의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도 123개 국정과제에 북극항로 개척을 포함시키면서 적극적인 로드맵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해양수산부 산하에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TF를 가동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통령 직속 ‘북극항로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역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북극항로 개척은 경북도가 일찌감치 기획하고 있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거점항만으로 건설하는 내용의 용역을 발주해둔 상태다. 국제컨테이너 터미널을 갖춘 영일만항은 누가 봐도 북극항로 ‘관문항’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영일만항이 북극해 개척의 거점 역할을 하려면 정치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025-10-16

꽁꽁 얼어붙은 지방 부동산, 맞춤형 대책 필요

정부가 수도권 지역의 집값 안정을 위해 초강력 부동산 규제책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대출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25억원 초과 등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갭투자 방지를 목적으로 대출 상한선을 대폭 줄였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빠르게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정책이란 평가도 있으나 부동산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수요자가 집 사는 것을 막았다” “진짜 부자만이 집을 살 수 있다”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으로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지방의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이번 정책 발표에 지방에 관한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수도권과 달리 대구와 경북 등 지방도시들은 오랜 부동산 경기침체로 정상적 거래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꼭 이사를 해야할 형편임에도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의 경우 집값은 9월 5주차 기준으로 97주 연속 하락해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택건설시장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주택용 공사 착공면적도 전년보다 70%나 감소하고 지역 건설사의 폐업이 줄을 잇는다. 이재명 정부 들어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방에 대한 내용은 한번도 없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방은 아예 정부의 관심 밖이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도 가격만 안오르면 그만이라는 뜻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부동산 시장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핵심적 요소다. 대구시 등 지방정부는 이런 지역사정을 감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부동산 정책을 실정에 맞게 이원화해 달라는 요구를 지속 건의해 왔다. 정부는 지방자치 정신에 맞게 지방실정을 잘 아는 지방정부에 권한을 넘기거나 지역 사정에 맞는 맞춤형 부동산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2025-10-16

똘똘한 괴물

수도권의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이달 15일 주택시장 규제에 나서면서 똘똘한 한 채에 집중 몰리는 투자 수요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똘똘한 한 채는 입지와 가치, 실수요 등이 뛰어난 주택을 이르는 말로 2000년대 후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단순히 고가주택을 이르는 표현이 아니고 내재 가치가 뛰어난 주택을 뜻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과 용산, 마포, 성동구 등지의 도심 역세권 아파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본래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강화와 대출규제 등을 피하는 방법으로 여러 채보다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투자 전략에서 나온 말이다. 시세 차익보다 장기 보유 시 절세 효과가 높고 자산상품 가치가 기대되는 주택이다. 그러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자 특정 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오히려 더 심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고 지방에서도 똘똘한 한 채를 사기 위한 자금이 서울로 쏠리면서 똘똘한 한 채는 똘똘한 괴물로 불리기도 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후 수도권 일대 부동산 시장이 대혼란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25억 초과 고급주택은 주택담보 대출이 2억까지만 허용되고 반면 15억 이하 주택은 기존 한도인 6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담보가치가 역전된 현상이 생겼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강력한 규제책으로 똘똘한 한 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0-16

변호사 공장

변호사는 공익을 위한 직역인가, 사익을 위한 직역인가. 변호사법 제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한다. 그렇다. 변호사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이 아니라 사법 정의 실현에 참여하는 공적 전문가이다. ‘법’은 우리 사회가 약속한 정의의 최소 단위이고, 변호사는 그 ‘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자로서 법을 수호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형사사건은 성공보수를 못 받는다. 대법원은 형사사건의 본질은 피고인의 인권보호와 형사사법의 실현에 있는데, 유·무죄의 결과를 기준으로 한 보수 약정은 변호사의 직무윤리에 반하고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시했다. 한편 변호사는 사익을 위한 대변자이다. 변호사는 개별 의뢰인의 이익을 대변하며 그가 주는 수임료를 받아 생계를 꾸린다. 나라에서 나오는 공익 수당 같은 건 없으므로 개업 변호사들은 사건 수임을 많이 하고 수임한 사건 의뢰인에게 승소를 안겨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변호사의 사익 추구가 공익적 역할과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의 절차적 방어권을 보장하며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누군가 떼인 돈을 소송을 통해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법과 권리를 지키는 공익적 행위이기도 하니까. 결국 변호사는 사익을 매개로 공익을 실현하는 직업이라 할 수 있겠다. 매달 사무실 운영비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 변호사의 입장에선 사실 이런 역할의 구분이 쉬운 것은 아니다. 변호사 수가 크게 늘어난 요즘은 특히.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변호사들은 의뢰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되, 법질서와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려 애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유형의 로펌, 변호사들이 등장해 많은 부분을 흔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법률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 건수가 최근 4년 사이 5배 급증했다. 피해 사유는 주로 위임 계약의 불성실 이행, 법무법인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한 계약 해제 및 환불 요구, 불성실한 법률 대리에 따른 착수금 전액 환급 등이었고, 신고된 곳들의 대부분은 소위 마케팅 펌, 네트워크 펌이었다. 이런 펌들의 기본 방향은 법을 잘 모르고 변호사 인맥이 없는 사람들이 변호사가 필요해 인터넷 검색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 상단에 뜨게 하고, 전관이나 대단한 경력의 변호사들이 사건에 관여하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이다. 광고의 가장 큰 목적은 수임이다. 승소보다는 대량 수임에 광고 목적이 맞추어져 있기에 매년 엄청난 광고비를 포털사이트에 지불한다고 한다. 의뢰인들은 대형 로펌에 맡기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실제 사건 처리는 고용된 각 지점의 어쏘 변호사들이 한다. 그렇기에 사건과 변호사와의 연결성, 애착관계가 없다. 변론 때마다 출석하는 변호사가 다르고, 사건 때문에 의논할 게 있어 전화를 해도 담당변호사가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는 경우도 많다. 장인인 것처럼 광고하나 실질은 공장인 것이다. 이런 변호사 공장, 공장형 변호사의 등장은 과연 변호사의 공익성에 맞는 것일까. 오늘도 법원에서 마케팅 펌 변호사의 변론 모습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김세라 변호사

2025-10-16

‘기후테크’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 내내 내리던 비가 이후에도 계속 내렸다. 늦장마처럼 이어지는 비와 한여름 같은 더위는 이제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한반도 기후는 이미 과거와 달라졌다. 대구의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경북의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렇게 체감되는 기후변화 앞에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답은 결국 ‘탄소중립’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세계는 지금 ‘기후테크(Climate Tech)’라는 새로운 해법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 모든 기술을 말한다. 단순한 환경기술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극복하면서도 경제적 성장을 만들어내는 혁신의 길이다. 예컨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AI 기반 에너지 효율 시스템, 스마트팜, 탄소포집(CCUS) 등이 모두 ‘기후테크’에 속한다. 핵심은 환경과 경제의 균형이다. 기후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테크’는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닌 ‘미래산업 전략’이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테크’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기술 상용화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제도적 규제도 여전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정부는 탄소가격제와 녹색금융을 확대하고, 기업은 ‘기후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활형 기후테크’, 예를 들어 AI 분리수거기, 에너지 절약형 스마트홈, 시민 리빙랩이 늘어나면서 기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에서 ‘기후테크’의 필요성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대구는 폭염과 열섬이 심각해 쿨루프, 그늘막, 제로에너지건축 등 냉방 수요를 줄이는 기술이 필수다. 반면 경북은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며 농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후적응형 스마트팜, 물 재이용 기술, 아열대 작물 재배기술은 이 지역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또한 포항·구미 같은 산업도시는 탄소다배출 공정을 바꾸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탄소포집·저장 기술(CCUS)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도시의 에너지를 농촌이 공급하고, 농촌의 자원을 도시가 순환시키는 ‘도농 순환형 기후테크’ 모델은 대구경북의 지속가능한 해법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덴마크는 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풍력도시를 세웠고, 핀란드는 도시 전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해 에너지 소비를 30% 줄였다. 일본 나고야는 폐기물 재활용 산업단지를 통해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였다. 대구경북 역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연계한 ‘물관리 기후테크’, 경북의 자원순환 산업단지, 대구의 탄소중립산단 조성을 통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기후테크’는 위기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에게 큰 위협이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대구·경북이 ‘기후테크’라는 혁신의 파도에 올라타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후 회복탄력성 선도 지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10-16

큐피드의 화살

나이가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 시집을 안 가고 개기는 딸 때문에 가끔 짜증이 나서 한 번씩 쏘아붙인다. 어릴 땐 찍소리도 못하던 놈이 좀 컸다고 이젠 말대꾸를 자주 한다. 말로선 못 이겨 눈만 흘기고는 머리를 돌리고 만다. 첫째는 안 그런데 둘째 놈은 제 아비 속상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어느 강사가 부모와 자식 세대를 설명하면서 그리스·로마 신화에 금촉 화살과 은촉 화살 이야기를 빗대어 설명한다. 은촉이 아니라 납촉인데,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찾아봤더니 납촉이 맞았다. 하지만 납촉보다는 은촉이 더 이해도를 쉽게 만드는 요인이 있고 납이든 은이든 소재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에 문학적 표현에서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납인데 왜 은이라고 했느냐며 따지는 인간이 있다면 그 인간은 여지없는 꼰대 기질을 가졌다고 보면 되겠다. 에로스라고 하면 다른 생각을 하지만 큐피드라고 하면 ‘화살’을 바로 생각할 것이다. 큐피드의 그리스 말이 에로스다. 동양 신화는 마치 무당 굿하는 이야기처럼 여기고 서양 전설을 이렇게 이름까지 헷갈리면서까지 알아야 할 이유는 모르겠지만, 암튼 큐피드 화살은 단 하나였다. 이 화살에 맞으면 사랑에 빠지게 하는 힘이 있어 사랑이 불가항력적으로 찾아온다면서 화살이 사랑의 아이콘이 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왔다. 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의 귀재들인 작가가 나타나 재미있게 만들어 버린다. 그가 바로 유명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이다. 그가 쓴 ‘변신 이야기’에서 큐피드가 두 종류의 화살을 이야기 한다. 하나는 금촉으로 사람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하나는 납촉으로 사랑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키게 만들어 버린다. 정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탄생한 이야기가 아폴론에게 금촉을, 다프네에게는 납촉을 쏘아 아폴론은 다프네에게 미치도록 빠지지만, 다프네는 오히려 도망치게 되고, 결국 다프네는 월계수(로렐)로 변해 아폴론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게 만든 명작품이 나온 것이다. 빛나는 금을 ‘불타는 욕망·신성한 매력’의 이미지를 주고 납은 무겁고 둔탁한 성질로 인해 ‘냉각· 무관심· 거부’의 효과를 줌으로써 재미를 극대화했다. 그 후 화살의 종류는 계속 늘어나 납이 아니라 은(銀)이 등장하고 철(鐵)까지 나오게 된다. 작가들이 이 재미있는 사랑의 작동 방식을 그냥 두지 않았고, 고대·르네상스 이후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음을 본다. 이 강사는 이것을 부모와 말 안 듣는 자식 간의 관계를 금촉과 은촉이라는 화살 이야기를 가져와 설명한 것이다. 당연히 강의를 듣는 이들은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고 강의의 목적을 제대로 전달한 것이 된다. 부모는 자녀의 연애·욕망을 제어하거나 반대하는 역할로 은촉의 화살을 맞은 것이고 자식들은 금촉 화살을 맞아 ‘불타는 청춘의 사랑’ 운운하며 무모하게 자신을 불태우려 한다. 아마도 둘째 놈은 금촉 화살을 잘못 맞은 게 틀림없는 것 같다. 아무리 말려도 지지리 말을 안 듣는 걸 보면. 근데 멍청한 큐피드가 나에게도 금촉을 쏜 거 아냐? 왜 자꾸 미운 자식에게 미련을 두는 거지? /노병철 수필가

2025-10-16

400년 세계사 속 혁명과 반동의 변증법

최근 기술 발전과 글로벌 팬데믹, 정치적 극단화로 인해 ‘역사의 진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미국 CNN 간판 국제 정세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진행자이자 미국 대표 국제정치학자 파리드 자카리아가 출간한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부키)는 근대 400년의 세계사를 혁명적 변화와 그에 따른 반동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현대 사회의 난제를 풀어낸다. 이 책은 네덜란드 혁명부터 현대의 정체성 혁명까지, 인류가 마주한 진보와 후퇴의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혼돈 속에서도 역사는 전진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16세기 네덜란드 혁명은 종교개혁과 금융 혁신, 해상 무역의 결합으로 자유주의 실험의 원형이 됐다. 그러나 종교 갈등과 대외 전쟁이라는 역풍에 부딪혀 좌초됐다. 하지만 지역 자치와 기술 혁신의 성과는 영국으로 이전되어 명예혁명과 산업혁명의 토대가 됐다. 1688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왕정 입헌제를 수립한 명예혁명은 정치적 안정을 통해 영국을 실용적 국가로 변모시켰다. 이는 네덜란드의 제도와 사상을 수용한 결과였으며, 자본주의 세계화의 출발점이 됐다. 자유와 평등을 외쳤던 프랑스 혁명은 급진주의와 공포 정치, 나폴레옹 제국으로 귀결되며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그 유산은 미국에 영향을 미쳐 독립전쟁 승리와 민주공화국 모델 수립으로 이어졌다. 기계화와 도시화로 생활 혁명을 이끈 산업혁명은 노동 착취와 계급 갈등을 심화시켰다. 영국은 곡물법 폐지와 자유방임 정책으로 이를 극복하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성장했다. 자본·상품·아이디어의 국경 초월은 한국을 선진국으로 올렸지만, 외환위기와 양극화라는 역풍을 초래했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경제 질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인터넷과 SNS는 지식과 참여를 민주화했으나, 음모론과 혐오 확산으로 사회적 분열을 가속화했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 온라인 연결이 오히려 개인을 ‘고독한 왕’으로 만들고 있다. 민권·여성·성소수자 운동은 진보를 이끌었지만, 젠더 갈등과 문화 전쟁을 촉발했다. 저자는 유럽의 세속화 물결과 미국의 정치적 부족주의를 예로 들며 정체성 정치의 양면성을 분석한다. 냉전 붕괴 후 중국·러시아의 부상으로 다극 체제가 재편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이 발생했다. 저자는 한국을 “혁명과 역풍이 가장 압축적으로 교차하는 사회”로 규정한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최대 수혜국이지만 외환위기, 청년 실업, 온라인 혐오, 미·중 갈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혁명은 진보와 반동의 변증법적 과정”이라고 말한다. 기술 발전이 정체성 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사회 혁신을 요구하지만, 변화에 뒤처진 이들의 반발(백래시)이 반드시 따라온다. 따라서 역사적 교훈은 “변화 속도를 조절하고 역풍을 관리하는 것”이다. 자유방임적 세계화나 기술 신봉은 위험하지만, 폐쇄적 퇴행 역시 답이 아니다. 사회적 안전망 강화, 민주주의 제도 존중, 균형 잡힌 외교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미국 출간 직후 아마존 역사, 정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강력한 역사적 통찰’, ‘왜 어떤 나라는 성공하고 어떤 나라는 실패하는지 알려 주는 사상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6

인간의 심리적 약점 교묘히 이용한 나치

30여 년간 나치 역사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 로런스 리스가 역사와 심리학을 결합해 나치와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파헤치는 신간 ‘나치 마인드-역사가 주는 12가지’(책과함께)를 펴냈다. 이 책은 나치의 부상에서 몰락까지를 심리학적 분석과 역사적 기록으로 재구성하며, 히틀러와 나치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 12가지 전략을 낱낱이 분석한다. 저자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와 전범들의 증언을 통해 ‘나치의 범죄가 역사적 조건과 인간 심리의 취약성이 결합된 결과’임을 밝히며 나치즘이 남긴 잔재가 오늘날에도 위협으로 남아 있음을 경고한다. 리드는 나치가 세력을 확장하며 사용한 전략을 음모론 유포, 집단 갈라치기, 청년 세뇌, 공포 조장 등으로 정리한다. 특히 히틀러는 베르사유 조약으로 인한 독일 국민의 굴욕감을 이용해 반유대주의와 민족주의를 결합한 이데올로기를 구축했다. ‘등에 칼을 맞았다’는 피해의식을 부추기며 유대인과 사회주의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내부 결속을 다진 것이다. 나치의 권력 장악 과정은 치밀했다. 1933년 총리로 임명된 히틀러는 수권법을 통해 입법부를 무력화하고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저자는 ‘민주주의 절차가 어떻게 악용되었는지’ 보여주며, 권위적 리더십이 어떻게 대중의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켰는지 분석한다. 책은 나치 체제가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교묘히 이용했음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히틀러 유겐트와 독일소녀연맹은 뇌 발달 단계(전두피질 미성숙)를 악용해 충성도 높은 추종자를 양성했다. 또한 가스실 설계나 먼 거리에서 사격하도록 한 전술은 살인의 정서적 부담을 줄이는 심리적 트릭이었다. 폴란드 유대인에게 길바닥 청소를 강요한 굴욕적 행위는 ‘인지부조화’를 유발해 피해자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이었다. 저자는 이처럼 나치가 종족주의와 유사다윈주의를 앞세워 ‘강한 민족만이 살아남는다’는 이데올로기로 홀로코스트를 정당화했다고 설명한다. 30년간 수집한 나치 전범들의 증언은 이 책의 핵심 자료다. 친위대원이었던 베른트 린은 “나치 시절이 독일에는 좋은 시대였다”고 주장했고, 돌격대원 볼프강 토이베르트는 홀로코스트 피해 규모를 축소하며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은 나치즘이 단순한 악행이 아니라 자기합리화와 책임 전가로 지속됐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을 새로운 성찰로 이끈다. 나치는 패망했지만, 증오, 희생양 찾기, 극단적 민족주의 등 나치즘의 본질은 여전히 현대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리스는 “역사는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그 징후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피즘, 포퓰리즘, 소수자 혐오 등 오늘날의 갈등 구조에서 나치의 심리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SNS를 통한 음모론 확산과 공포 정치는 나치가 사용했던 수법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6

팬데믹 후 심화된 글로벌 무질서의 기원

최근 몇 년간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히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에너지, 금융, 민주정치라는 세 가지 역사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케임브리지대 정치경제학 교수 헬렌 톰슨의 신작 ‘질서 없음-격동의 세계를 이해하는 세 가지 프레임’(윌북)은 120년 현대사 패턴을 관통하며 현재의 위기를 진단한다. 책의 1부 ‘지정학’은 석유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미국이 패권국으로 부상한 과정, 자원 부족에 시달린 유럽 열강들이 중동을 각축장으로 삼은 역사를 추적한다. 특히 1956년 수에즈 위기 이후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게 된 것이 NATO 내 분열을 초래했고, 이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발했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저자는 “석유의 정치적 도구화는 현대 지정학의 출발점”이라며 에너지 수급 구조가 국가 간 갈등의 씨앗이 됐음을 강조한다. 2부 ‘경제’에서는 1970년대 오일 쇼크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가 달러 중심의 불안정한 금융 시스템을 낳았고, 이로 인해 유로화 도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중국 경제의 부상, 미국의 견제 정책이 현재의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이어졌으며, 2008년 금융 위기와 같은 반복적 위기가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결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 이동이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를 열었지만, 동시에 탈국가적 위기를 촉발했다”고 말한다. 3부 ‘민주정치’에서는 에너지·금융 변동이 국가의 과세 능력을 약화시켜 ‘경제적 국가공동체주의’를 붕괴시켰다고 분석한다. 시민의 경제적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극단 세력 지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비오스의 ‘정체순환론(왕정·귀족정·민주정 등 여섯 가지 정치 형태가 일정한 순서로 반복된다는 이론)’을 차용해, “현대 정치 체제도 성장과 쇠퇴를 반복한다”며 지정학·금융·민주정치 간의 피드백 루프가 위기를 증폭시킨다고 경고한다. ‘질서 없음’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저자는 “현재의 위기는 수십 년 전부터 누적된 구조적 선택의 결과”라며, 단기적 사건보다 장기적 흐름을 읽는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과거 에너지 의존 구조가 폭발한 사례”로 해석하며, 독자들에게 미래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다. 출간 직후 라이오넬 겔버상과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책’ 후보에 오른 이 책은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복잡한 현대사를 명쾌하게 해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헬렌 톰슨은 영국 정치 팟캐스트 ‘토킹 폴리틱스’ 고정 패널이자 ‘가디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주력해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6

당당함에도 정직과 겸손이 필요하다

지난 추석, 차례상 장을 보기 위해 죽도시장을 찾았다가 마음이 편치 않은 경험을 한다. 죽도시장에 들어서면 ‘손님이 왕’이라는 말이 무색할 때가 있다. 가격을 묻거나, 영수증을 요청하거나 카드를 내밀면 단호히 거절하면서도 외려 당당한 상인들이 적지 않다. 묻고, 요구하고, 내미는 쪽이 잘못된 분위기다. 평소 죽도시장보다 대형마트나 로컬푸드 직매장을 더 자주 찾게 된다. 가격이 명시되어 있어 흥정이 필요 없고, 생산자의 이름까지 적혀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신뢰감을 더한다. 그러나 추석 명절을 맞아 일부러 죽도시장으로 향한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명절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상인들을 걱정 하는 언론 보도, 그리고 국산 농축산물과 수산물을 구매시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도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어 지역 상권도 돕고 환급행사도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염려와 달리 죽도시장은 주차부터 전쟁이었고 시장 골목은 대목장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손이 모자라는 듯 분주히 움직이는 생선가게 앞에서 잘 마른 생선을 고르니 이미 팔린 거란다. 다른 생선을 고르고 포항사랑상품권을 내밀며 영수증을 요청하니 영수증 발급은 안 된단다. 카드기기가 없다며 선심 쓰듯 “상품권을 받아주지 않았냐”기에 환급행사에 영수증이 필요하다니 “우린 그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른다”며 약간의 언성을 높인다. ”영수증 발급을 못해 주시면서 왜 그렇게 당당 하시냐“고 물으니 ”이렇게 장사한 지가 몇 십 년인데 안 당당할 게 뭐 있냐“며 도로 역정을 낸다. 바쁜데, 뜬금없는 영수증 요구가 너무 성가시다는 표정이다. 영수증을 포기하고 문어 사러 간다. 역시나 가격이 올라 있다. 그래도 차례 상에 늘 오르던 것이 안 오르면 섭섭하니 좀 비싸도 한 마리 고른다. 영수증을 요청하니 이곳도 발급이 안 된다. 역시나 환급 행사를 어디서 하는지 모르겠다며 “저쪽 시장에서 하나?” 얼버무린다. 온누리 상품권 환급은 그냥 포기한다. 시장 중앙 노점상 할머니께 콩나물 2000원 어치 달라 하니 “요즘 2000원이 어딨노. 기본이 3000원이다”라며 툭 던지는 말에 그냥 돌아선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으니 민생지원금도 포항사랑카드도 무용지물.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던 상인들의 하소연이 무색할 만큼 시장은 활기차고 손님들은 넘쳐난다. 왠지 속은 기분으로 죽도시장을 빠져 나온다. 전통시장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포항시의 배려로 공영주차장은 3시간 무료다. 못다 본 장을 보기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향한다. 포항시에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5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뉴스를 접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통시장의 생명력은 정(情)과 신뢰, 그리고 편리함의 공존에 있다”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들의 ’정직‘과 ’진심‘이다. 그들의 당당함은 오랜 경험과 자부심에서 비롯되지만, 그 속에 정직과 겸손이 더해질 때 진짜 신뢰가 완성된다. 그러나 그 당당함이 고객을 향한 배려를 잃는 순간 오만이 된다. 젊은 감성의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정직하고 친절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 노력하는 죽도시장이지만 일부 잘못된 당당함이 정직한 상인들의 노력에 흠집을 낸다. 전통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제도보다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당당함에도 정직과 겸손이 필요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밤의 도산서원’이 궁금하세요?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있는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574년에 지어진 서원이다. 안동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안동시민이 자랑하는 품격 있는 공간이다. 그간 도산서원은 낮 동안 관람객을 맞이했는데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후 이듬해인 2020년 가을, 445년 만에 처음으로 야간에 개방했다. 6회째 되는 올해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16일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입장료 없이 야간 특별 개장을 하였다. 매표소 앞에서는 한복, 갓, 유건 등을 무료로 대여해 주었는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의 영향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통 복식에 갓을 쓰고 입장하는 등 진중했던 유교의 공간이 즐거운 시민의 공간으로 변모해 그 의미를 더했다. 주차장에서 서원에 이르는 길에는 호랑이 장식 등의 전통 조명등을 달아 고즈넉한 분위기에 익살과 즐거움을 더했고 서원 앞마당에서는 ‘도산풍류’를 주제로 버스킹이 열렸다. 진도문에서 광명실을 지나 전교당에 이르기까지 매화처럼 환하게 피어난 조명등이 주는 운치는 낮에는 보지 못했던 도산서원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호수에 뜬 달과 같이 덩그러니 어둠을 밝히는 시사단의 야경이 깊어가는 가을밤 도산에서의 흥취를 돋우었다. 특히 주차요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입구와 출구를 분리하여 안내해 밤길 안전을 대비하였고, 관람객들의 차분한 관람 문화도 인상적이었다. 박약재, 홍의재 툇마루에 앉아 기념 촬영을 하고 고직사와 전사청을 둘러보는 발걸음도 밤의 고요함만큼이나 차분한 모습이었다.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용상동에서 관람을 온 길주중학교 임연지 양은 “'케데헌' 2편이 나온다면 도산서원을 배경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야경이 너무 멋지고 힙하잖아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도산서원의 건축물은 간결하고 소박한 가운데 품격 있고 군더더기가 없는 멋을 지녔다. 선비의 고아한 멋이 담긴 풍경을 더욱 많은 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야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밤의 도산서원을 매년 가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손에 희망을 가슴에 역사를, 호미곶이 전하는 이야기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포항 호미곶은 그 상징성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특별한 장소다.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를 때, 바다와 하늘, 땅이 하나가 되는 이곳은 단순한 해맞이 명소를 넘어, 평화와 공존, 그리고 시간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호미곶은 그 풍경만큼이나 깊은 의미를 가진 조형물과 문화유산들을 품고 있어, 포항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 호미곶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조형물은 바로 ‘상생의 손’이다. 바다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친 이 거대한 손은 인간의 상생과 평화, 협력의 의미를 담아 설치된 것이다. 이는 2000년 새천년 해맞이 행사를 위해 1999년에 조각하고 설치된 것으로, 육지에는 그와 마주 보는 또 하나의 손이 세워져 있다. 두 손은 마치 서로를 향해 닿으려는 듯한 형상을 이루며, 바다와 육지가 조화롭게 연결된다는 상징을 표현한다. 특히 새해 첫날, 찬란한 해가 바다 위 손바닥 위로 떠오를 때의 아름다움은 매년 수많은 방문객들을 이끌어, 새해의 시작과 희망의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장소가 된다. 호미곶의 또 다른 보물은 ‘호미곶 등대박물관’이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등대 중 하나로, 1908년에 완공된 이후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동해안을 지나는 수많은 선박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박물관 내부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등대 관련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등대의 역사와 항로의 변화, 그리고 바다를 지키는 이들의 삶을 느끼고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상징들 속에서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은 특히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 불꽃은 2000년 새천년의 시작을 기념하여 설치된 것으로, 독립운동의 성지인 안동 임청각에서 채화한 불꽃,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채화한 불꽃, 그리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가져온 평화의 불꽃이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하며,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불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끊임없이 타오르는 이 불꽃은 우리 민족이 겪어온 고난과 희생, 그리고 화해와 공존을 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이 ‘영원한 불꽃’은 전국 여러 기념 장소에서도 점화의 근원으로 삼아 활용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기억 속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매년 현충일이나 주요 기념일에는 이 불꽃을 중심으로 추모와 기념 행사가 열리고, 불꽃을 통해 독립운동가들과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가 강조된다. 호미곶은 이처럼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인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 서 있으면, 한반도의 시작점에서 모든 이야기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바다 위에 떠오르는 손, 백 년 넘게 불을 밝히는 등대, 그리고 꺼지지 않는 불꽃은 우리에게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포항을 찾는다면, 그 이야기의 시작점인 호미곶에서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경북도 AI 드론으로 가을철 산불 예방 총력

경북도가 가을철 산불조심기간(11월 1일~12월 15일)을 맞아 산불 예방을 위한 첨단 대응에 나섰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림청 안동산림항공관리소와 협력해 관계기관 합동 ‘산불 드론 단속팀’을 운영해 초대형 산불 피해지역인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을 포함한 산불 취약지를 중심으로 △불법 소각 행위 △산림 내 지정 장소 외 취사·흡연 △입산통제구역 무단 입산 등 산림 위법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한다. 이번 단속에는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과 AI 기반 드론 관제시스템이 투입된다. 드론은 산림 내 불법행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AI는 자동으로 산불 징후를 감식해 관련 부서에 문자 알림을 전송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해 추가 피해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라는 인식 아래, 첨단 기술과 협업을 통해 산림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산불 예방을 위한 기술적 대응과 함께 도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진현 경북도 안전행정실장은 “산림을 태워버린 건 우리 세대지만, 그 피해는 다음 세대의 몫”이라며 “정부와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초대형 산불로 인해 도민의 안전과 재산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도는 2023년부터 드론 영상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풍수해, 폭염, 지진 등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도 드론 영상을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실시간 중계하며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산불 발생 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황 발생 여부를 판단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유도하는 등 재난 대응 체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6

대구시, ‘AX·Security 컨퍼런스 2025’ 개최⋯AI 전환·정보보호 전략 논의

대구시가 오는 24일 엑스코에서 ‘AX·Security Insight 2025 In Daegu’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5)’의 일환으로, AI 전환과 정보보호 대응 전략을 주제로 최신 기술 트렌드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며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색한다. 행사는 1부 ‘AX 세션’과 2부 ‘정보보호 세션’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이종하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디지털휴먼으로 구현되는 Emotional AI’를 주제로 인간 감성 기반 AI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The Age of Agentic AI: AI Native Enterprise’ 강연을 통해 차세대 AI 에이전트 기술과 기업 혁신 전략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토크콘서트에서는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실장, 이용진 한국지능정보화사회진흥원 실장, 이종하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인공지능 대전환 시대, 대구의 미래 전략과 지역 맞춤형 AI 해법’을 논의한다. 2부 정보보호 세션에서는 윤두식 ㈜이로온앤컴퍼니 대표가 ‘LLM 보안이슈와 융합 방안’을, 김의탁 ㈜티씨브이 대표가 ‘AI 정보보호 및 사이버 침해 대응 방안’을 발표한다. 또 중앙전파관리소의 ‘CISO 지정신고제도 및 대경 CISO 협의회’ 소개, 강주영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부원장의 교육사업 소개, 김연석 한국전력기술 실장의 정보보호 우수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서미숙 ㈜에스에스엠씨 대표가 ‘중소기업 CISO의 역할과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시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지역 AI 생태계와 정보보호 산업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AI·보안 융합도시 대구’ 실현을 위한 정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류동현 대구시 ABB산업과장은 “AI 전환과 보안 대응은 지역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해 대구를 혁신 거점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16

대구 달성군, 하반기 취·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대구 달성군이 하반기 맞춤형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지역 일자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번 프로그램은 달성군 기업+일자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구직자와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고용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직무 역량 강화 △취업 역량 강화 △신중년 직업 탐색 △기업 대상 노동법 특강 등으로 마련됐다. 연령과 대상별 수요를 반영한 실무 중심 교육이 특징이다. 첫 순서로 지난 14~15일 여성 구직자를 대상으로 ‘SNS 온라인 마케팅’ 교육이 진행됐다. 이어 중장년층을 위한 ‘신임경비 교육’은 오는 27일부터 3일간 열린다. 청년과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 역량 강화 과정도 운영된다. 청년 대상 ‘서류·면접 마스터 클래스’(11월 3~4일)에서는 이력서 작성법과 면접 노하우를, 중장년층 대상 ‘재취업 성공, 취업 전략 세우기’(10월 30일) 특강에서는 경력 재설계와 구직 전략을 다룬다. 신중년 세대의 경력 전환을 위한 ‘신중년 직업 탐색’ 특강도 마련됐다.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으로는 ‘2025년 변화된 노동법 상식’ 특강이 준비돼 고용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와 법·제도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달성군 기업+일자리지원센터 홈페이지(https://dsjobplus.daegu.kr)나 전화(053-639-2020)로 문의하면 된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10-16

대구 지역기업 정보보호 관리체계 전반 미흡⋯전담 인력·예산 부족 심각

대구 지역기업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구상공회의소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대구소재 기업 443개사(응답기업 26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보호 대응 실태 및 애로 조사’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사이버 위협이 급증함에 따라 지역 기업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조사 결과, 정보보호 전담 부서 또는 전담자가 있는 기업은 23.6%에 불과했으며, 타 부서에서 겸임하거나 아예 담당 인력이 없는 기업들도 각각 45.2%, 31.2%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는 정보보호를 독립된 핵심 경영 활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정보보호 관련 예산 편성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기업이 70.0%였으며, IT 예산에 일부 포함된 경우는 20.5%, 별도 예산을 편성한 기업은 9.5%에 불과했다. 정보보호 교육과 훈련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교육을 시행하는 기업은 31.2%에 그쳤으며, 비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전혀 실시하지 않는 기업들은 각각 35.0%, 33.8%였다. 국제 인증과 내부 정책 보유율도 저조했다. ISO/IEC 27001 등 국제 인증을 보유한 기업은 12.8%에 불과했으며, 정보보호 관련 사내 정책이나 지침을 마련한 기업은 5곳 중 2곳에 불과했다. 특히, 정보보호 관리체계의 미흡한 실태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더 두드러졌다. 1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정보보호 관련 전담 부서나 전담자가 있는 기업은 11.0%에 불과하지만, 100인 이상 사업장은 64.5%에 달했다. 예산 편성 수준에서도 유사한 차이가 나타났다. 100인 미만 사업장은 18.9%만이 정보보호 예산을 반영했지만, 100인 이상 사업장은 66.1%가 관련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정보 침해 사고를 경험한 기업은 14.1%로, 이 중 73.0%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으며, 디도스(DDoS) 공격(24.3%), 피싱(10.8%) 등의 피해도 있었다. 피해 유형으로는 업무 중단과 시스템 복구 비용이 73.0%로 가장 많았고, 금전 요구 대응(13.5%), 기술 유출 및 기업 정보 손실(5.4%) 등이 뒤따랐다. 기업들이 정보보호 활동을 추진하면서 겪는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시스템 도입 및 운영의 어려움(49.0%), 전문 인력 부족(39.9%), 예산 부족(35.7%), 낮은 정보보호 인식(20.5%) 등이 꼽혔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정책으로는 정보보호 시스템(솔루션) 도입 지원(50.4%), 중소기업 맞춤형 가이드라인 제공(40.1%), 컨설팅 및 기술 점검 지원(33.6%), 교육 프로그램 제공(20.9%) 등이 제시됐다. 대구상의 이상길 상근부회장은 “지역 중소기업의 정보보호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자체 대응이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중소기업의 규모와 여건에 맞춘 맞춤형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지역 내 전문 인력 양성 및 컨설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16

달구벌에 ‘미래혁신기술’의 장 열린다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5)’가 ‘이미 시작된 미래, All on AI’라는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엑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모빌리티·로봇·ICT·스타트업 등 미래산업 분야의 최신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FIX 2025는 지난해보다 41개 사 증가한 585개 기업이 참여하며, 이 중 해외 기업은 117개 사(20%)로 글로벌 기술 교류의 장이 확대됐다. 또 CES·MWC에서 주목받은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복싱’과 ‘샤오펑 에어로 UAM 기체’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지역 기업들의 혁신 기술도 주목받는다. 엘앤에프는 국내 최초 양산 LFP 양극재 기술, 경창산업은 급발진 방지 전자식 페달 기술, 이수페타시스는 AI 반도체용 초고다층 PCB 기술을 선보인다. 모빌리티 전시에는 현대차·GMTCK·BYD·포르쉐·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이 첫 참가 하며, HL로보틱스의 ‘주차로봇 파키’와 샤오펑의 ‘X2’ UAM 기체가 국내 초연된다. 또한, 티머니의 ‘태그리스 결제시스템’, 트리즈의 ‘로보셔틀’ 등 AI 모빌리티 융합 기술도 공개된다. 로봇 분야에서는 에이로봇의 ‘앨리스’(조선·건설용 휴머노이드), 유니트리의 ‘G1’ 복싱 로봇, 쿠팡의 AI·로보틱스 물류 솔루션이 선보인다. ICT 분야에서는 뤼튼·업스테이지·KT 등 소버린 AI 생태계 기업과 이수페타시스·SDT 등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참여한다. 22~24일 열리는 콘퍼런스에는 16개국 87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미래산업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샤오펑 에어로 왕담 공동창업자, 뤼튼 이세영 대표, 에이로봇 한재권 공동창업자 등이 기조 강연에 나선다. 비즈니스 프로그램으로는 코트라와 협업해 북미·유럽권 바이어 53개 사가 참가하며, HD현대·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이 ‘대기업 구매상담회’에 참여한다. 대구시는 지역 투자 유치를 위해 ‘한국 관광 100선’ 명소 투어도 진행한다. 시는 FIX 2025를 앞두고 AI 분야에 집중해 미래를 이끌어 갈 예정임을 밝혔다. 16일 오전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시는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제하에 FIX에 있는 주제의 모든 분야를 중간에 AI 관련 분야로 변경해서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분야의 인재 육성과 기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자들이 마음껏 자원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FIX는 안정된 정착을 위해 접근성을 다양화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올해 행사에서는 바이어와의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져 작년 실적을 뛰어 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시는 AI 팩토리 전도 사업 및 중기부의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AI 분야 인재 육성 및 기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구시 AI 연구원 설립 및 AI 연구 지원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FIX 2025는 공식 홈페이지(fixkorea.or.kr)에서 사전 등록 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동대구역과 엑스코 간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참관객에게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간송미술관 입장료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16

이영애 대구시의원, ‘대구시교육청 올바른 국어 사용 조례안’ 대표 발의

이영애(달서구1) 대구시의원이 오는 20일 ‘제320회 임시회’에서 올바른 국어 사용 확산을 위한 ‘대구시교육청 올바른 국어 사용 조례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신조어, 비속어, 은어, 외국어 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한글 체계와 국어 가치의 훼손, 세대 간·집단 간 언어 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며 “조례를 통해 대구시교육청 소속 교직원과 학생들이 어문규범에 맞고 올바른 국어를 사용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올바른 국어 사용 촉진을 위한 교육감의 책무 규정 △올바른 국어 사용 기본계획 수립 및 시행 의무화 △국어책임관 지정 및 역할에 관한 사항 규정 △행ㆍ재정적 지원 근거 마련 △국어 의식과 어문규범 준수에 관한 실태조사 실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또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한 교육 및 국어문화 조성을 위한 각종 행사 추진의 근거를 마련하고, 공문서 작성 시 준수해야 할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이번 조례 제정으로 교직원과 학생들이 올바른 국어를 사용하고 이러한 문화가 대구교육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6

육정미 대구시의원, 시 금고 운영 투명성·경쟁성 개선 방안 촉구

육정미(비례대표) 대구시의원은 16일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시 금고 공공예금 이자수입의 불투명성, 금고 운영의 독점 구조, 협력사업비의 정체 등을 지적하며 “시민 혈세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육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나 언론보도에서 제시하는 공공예금 이자수입 추정치와 실제 결산액 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며 “그 원인을 밝히고 향후 투명하고 표준화된 지표를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IM뱅크가 1975년 이후 대구·경북 내 최다 점포망과 지역 밀착형 영업을 바탕으로 타 은행 대비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금융기관의 시금고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시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고도 물었다. 육 의원은 "대구시는 경쟁이 부재해 협력사업비가 수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금고 운영이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시금고 공모 과정에서 실질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협력사업비와 약정 조건을 개선해 대구시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6

여권 빼앗고 폭행에 감금까지 악행 일삼은 동남아 범죄단체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활동하는 범죄 단체들이 조직원 이탈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갖은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지법이 지난달 24일 선고한 ‘고수익 미끼 사기 범죄’ 관련 판결문을 보면 해당 단체가 조직원 이탈과 수사 회피를 위해 감금, 여권 압수, 가명 사용, 텔레그램 통신 등 다양한 불법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범죄 단체는 2019년 11월부터 베트남, 필리핀, 국내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고수익 알바 유인 글을 올리거나 지인을 통해 포섭했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를 경유해 동남아에 입국한 후 4~6명씩 팀을 구성했으며, 가명을 사용하고 외출을 제한받았다. 또 여권을 압수당해 도주가 차단됐고, 실적이 부진할 경우 질책을 받으며 범행을 강요당했다. 조직원들은 텔레그램으로만 대화하며 추적을 회피했고, 사무실 와이파이나 컴퓨터 사용을 금지해 사이버 수사를 차단했다. 또 검거 시 스포츠 토토 사이트 광고를 했다는 거짓 진술을 하도록 교육받아 사법당국의 수사과정에 혼선을 유도했다. 이들은 개인정보 DB를 활용해 월 1억 프로젝트, 고수익 보장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금융플래너를 사칭해 원금 100% 보장, 수익률 300% 등 사기행각을 벌이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은 허위 복권구매 사이트에 투자금을 입금했고, 총 200여 명이 100억 원 상당의 금액손실을 입었다. 법원은 이 사건의 조직원 8명에게 징역 2년~7년을 선고했다. 수사 당국은 동남아 범죄 단체들이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다양한 범죄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범행 장소를 다양화해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내 범죄 단체들은 일부 조직원들이 탈퇴를 시도하면 휴대전화의 범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하거나, 고문 수준의 폭행을 한 뒤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등 악행을 일삼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