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불균형 심각` 포항지역 중학교 신입생 배정 해법은 배정 불균형 원인과 문제점

□ 도심 중학교는 영어교사가 미술 가르치는 상황 올수도포항교육지원청은 지난 9월 12일 포항 용흥·창포·우현지구 등 포항시 북구지역 9개 중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2014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관련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저출산현상으로 전체학생 수가 감소하고, 도심공동화현상으로 인해 도심지에 위치한 해당 학군 중학교 입학대상자가 급격히 줄어듬에 따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키 위해 마련됐다.포항교육청에 따르면 창포·우현지구 학군인 포항중·여중, 포항 창포중, 포항 대동중, 포항영신중 등 5개 학교에 오는 2014학년도 입학할 예정인 학생은 총 943명이다. 이는 이번 2013학년도 입학생인 1천201명보다 무려 258명(21.5%)이 줄어든 수치로, 포항지역 전체 감소인원 770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청은 해당 학군의 학급수를 37학급에서 31학급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학교측에 공포했다.이에 따라 포항교육청은 포항여중을 제외한 모든 학교에 대해 1~2학급을 축소 배정할 계획이다.포항교육청은 이같은 결정이 해당 학군 전체 학생수가 급감했고, 남·여학교 비율이 3.5 대 1.5(창포중은 남녀공학이므로 0.5씩 분배)로 남학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포항 대동중, 포항영신중 등 사립학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지난 수년간 학급수가 공립학교에 비해 적게 배치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또 한 번 감축이 진행될 경우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학급수가 감소하게 되면 교원수 감축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데 공립학교의 경우 타학교 인사발령 등으로 근무를 지속할 수 있으나 사립학교의 경우 기존직원에 대한 해고조치 이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 사립학교 관계자는 “1개 학급이 감소되면 1.63명의 교원이 보따리를 싸야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이들은 당장 먹고 살 길을 찾아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며 “우리학교의 경우 학급수 감소로 교내에 단 한 명 뿐인 미술교사가 해고조치될 수밖에 없어 영어교사가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야 하는 촌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학부모 인식이 학군조정 최대 걸림돌학생수가 날이 갈수록 급감하면서`사립학교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학부모 선호도도 양쪽으로 갈린다. 공립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강한 지역정서상 사립학교에 비해 전통과 역사성이 있는 공립학교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은 5~10년 가량 근무하면 다른 학교로 자리를 옮기는 공립학교 교사들과는 달리 오랜기간 동안 한 학교에 머무르면서 학교 내부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교사들이 많은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이다.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학부모들의 자녀취학에 대해 갈구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는 거주지와의 거리다. 공·사립학교 여부를 떠나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부터 가까운 학교를 우선적으로 원한다는 것이다.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둔 학부모 한현심(42·여·북구 두호동)씨는 “학교마다 교육방침이 다르고 분위기가 다른 것은 맞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보니 아이들을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가 없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 학모들들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학부모들이 집과의 거리를 우선시하면서 학생수가 부족한 학군에 대한 충원이 힘들어지는 이유다. 용흥중을 양덕으로 옮기는 방안이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대로 좌초된 것이나 상대적으로 학생수가 많은 장량·환호지구 학군에 소속된 포항 동부초등학교를 교육청이 최근 창포·우현지구로의 학군 조정을 시도했으나 해당 학부모들이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 무산된 것은 그 대표적 사례다.포항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동의 없이 함부로 학군을 조정할 수는 없기에 이 문제가 어려운 것”이라며 “향후 더 많은 논의가 오고 가야 할 문제이지만 이같은 분위기가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10-16

긴급점검 포항 음폐수처리장

심한 악취와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 민원을 양산하며 설계부실 논란을 빚고 있는 포항시음폐수처리장 문제가 법정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지난 14일 음폐수 관련 제3차 조사위원회를 개최해 이 사업 관련 기관간 책임 소재 및 위법성을 가리기 위해 검찰 수사의뢰 및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기로 의결했다. 이 사업은 남구 호동 산32번지 일원에 사업비 80여억원을 들여 음폐수와 쓰레기 침출수 하루 320t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음폐수병합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 지난해 6월 착공, 그해 12월 완공한 뒤 올 1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으나 수온상승에 따른 미생물사멸, 생물반응조 용존산소부족 등으로 방류수질초과 및 악취 등의 문제점이 발생해 현재까지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사업시행처인 포항시는 부실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문제해결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은 위수탁 협약을 맺은 환경관리공단만 바라만 보고 있다. 환경관리공단은 추가 예산 투입으로 시설을 보완하면 문제점이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포항음폐수처리장이 논란을 일으키게 된 과정과 문제점, 해결책을 찾아 본다.△사업마다 제동 걸려 백지화포항시는 2012년부터 폐기물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해양배출물의 육상처리를 위해 하수찌꺼기 자원화시설을 비롯한 하수슬러지 자원화 시설,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사업, 유기성폐기물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이 시의회의 제동으로 무산되면서 표류했다. 2009년 포항시는 음식물폐수와 하수, 가축분뇨 등 유기성폐기물 처리 시설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0년 4월 백지화됐다. 당시 이 사업은 1천억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었으나 포항시의회는 2010년 5월 지방 선거에 집중하면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임영숙, 최상원 의원은 음식물쓰레기, 음식물폐수, 축산 폐수, 하수 등을 통합 처리할 수 있다며 포항시를 압박, 유기성폐기물 처리 사업에 혼선만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처리방법 싸고 다툼 지속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음식물폐수 처리 사업은 2010년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와 계약기간 문제에 맞물려 또 다시 지연됐다. 2010년 11월 포항시의회는 포항시와 음식물쓰레기 대행업체와의 계약이 특혜라고 주장, 공개경쟁입찰방식을 주문했다. 대행업체는 포항시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1월 포항시는 음식물폐수처리 계획을 내놨지만, 소송과 맞물리면서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고, 이런 와중에 처리 방식을 놓고 시의회와 다툼이 지속됐다. 결국 2011년 8월 법원이 음식쓰레기수거 업체의 영업권보장 판결을 내렸다.이때부터 본격시작된 포항시음폐수 처리 시설 사업은 당시 국비까지 지원되는 에너지자원화 방식이 가장 효율성이 큰 사업으로 평가됐으나 음식물쓰레기업체의 영업권 보장판결에 따라 음식물쓰레기수거업체와 연계한 현재의 정화처리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됐다. 결국 포항음폐수처리장 설계부실 논란은 포항시의회가 공법을 둘러싸고 논의를 지연한 데다 쓰레기대행업체에 대한 법적공방 등으로 시일을 끄는 바람에 이 공법이 선택돼 논란의 불씨가 만들어지게 됐다. 포항시는 물론이고 포항시의회 역시 포항음폐수 처리장 설계부실에 상당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3-10-16

`불균형 심각` 포항지역 중학교 신입생 배정 해법은 중학교 및 학생 현황

교육계가 저출산 현상으로 10년이 넘도록 감소추세인 출산율로 인해 학생 수급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의 초등학생 수는 278만4천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6만 7천900여명(5.7%)이 줄었다. 중학생 수는 180만4천100여명으로 4만4천900여명(2.4%)이 감소했고, 또 고등학생 수는 189만3천300여명으로 2만6천700여명(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현 출산율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도심은 공동화로 인해 학급수를 줄여야 하는 반면 개발외곽지는 불어난 학생수를 감당키 어려울 지경이다. 본지에서는 학생 수 감소와 인구의 이동에 따른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는 포항지역 중학교 배정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교육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한다.공동화 현상 가속에 도심학교 폐교 위기신도시 개발로 외곽지는 1천명 이상 과밀□ 구미와 학생 수는 비슷포항지역 출산율 저하는 초·중학교 입학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북지역에서 포항과 유사한 공업도시인 구미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포항시의 출생자 수는 지난 2000년 6천355명이 출생한 이후 2001년 5천428명, 2002년 4천60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이같은 수치는 포항시의 대대적인 출산운동 여파로 지난 2011년 4천645명, 지난해 4천817명으로 회복세에 놓여있으나 여전히 인구규모(지난달 기준 51만9천158명)에 비해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특히 10만명이나 적은 숫자의 시민이 살고 있는 구미(지난달 기준 41만8천777명)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포항지역의 교육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3학년도 포항지역 초등학생 수는 2만8천55명. 구미지역 초등학생 수인 2만8천413명에 미치지 못한다. 중학생 수는 포항 1만9천281명, 구미 1만8천371명으로 약간 많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수년 내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014학년도 신입생인 2001년 출생자가 포항지역의 경우 5천428명으로 5천653명인 구미에 비해 오히려 적고 이같은 현상은 2002년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심학교는 썰렁, 외곽신도시 학교는 북적이처럼 출산율 감소와 함께 신도시 개발로 인한 도심공동화 현상 또한 각급 학교 학생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지역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남구 유강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중반 이동지구와 양덕지구 신도시 개발이 이어졌다.실제로 포항의 가장 중심이라 일컫던 북구 덕산동의 포항중앙초등학교는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학생수가 2천4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해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 7학급 88명에 그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중학교 신입생 배정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중학교 학군 배정은 기본적으로 근거리 우선원칙에 준하고 있기 때문에 신도시 인근 학교는 학급 과밀화 현상을, 구도시 인근 학교는 학생 부족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인구 6만명에 육박하며 포항지역 동단위 행정구역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장량동 인근에 위치한 포항 대도중과 포항 환호여중의 2013년 학생 수는 각각 1천113명, 1천18명으로 과밀학급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교육청은 2016년 포항 양덕중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중학교는 근시안적, 탁상행정의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일부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중학교를 새로 건립한다는 사실이 타당한가 하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양덕중 신설계획 수립 당시 도심권 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포항 용흥중을 이전·건립하는 방안이 논의됐었으나 학부모 및 동창회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용흥중은 현재 전체 학급수가 5학급이지만 2014년에는 4학급이 된다. 사실상 폐교위기 직전에 놓인 것. 따라서 양덕으로 옮겨가면 재학생들은 자연스레 인근 중학교로 배정돼 학생수가 줄어드는 학교에 큰 도움이 되지만 용흥중 학부모들의 반발 등으로 이전 논의는 없던 일이 돼버렸다. 그 영향으로 양덕중 신설계획이 대안으로 제시된 속에 도심의 기존 학교들은 학생 수가 모자라 학급수 조정이 불가피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10-15

위기의 소나무숲 재선충병 대책은?

1972년 소나무재선충병의 첫 피해를 본 일본은 북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소나무림에 대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유럽 등지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국내 소나무재선충병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 화학·항공방제는 물론 천적개발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병충해 박멸에 대책은 현재까지는 전무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재선충을 없애는 해법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다.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것도 완전퇴치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제정,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산림 보고와 피해방지 대책 강구를 제도화 했다. 재선충 확산 통로를 볼 때, 정부나 자치단체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를 체계적으로 사후관리하는 것이 피해 확산을 막는 유일한 대안으로 분석된다.△방제매뉴얼 정비해야최근 3년 사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늘어난 데 대해 산주 및 관련 전문가들은 전국 자치단체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소나무에 대한 관리체계와 박멸 의지 부족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올 해 전국적으로 고사된 소나무 52만 그루는 전국 자치단체의 예찰 부족과 감염 소나무 관리 체계 허점과 무관치 않다는 것.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재선충병 방제 메뉴얼도 논란이다. 산림청 메뉴얼에 따르면 재선충 피해감염목은 소각, 파쇄, 훈증 처리토록하고 있다. 감염목 완전처리를 위해서는 소각이 최선의 방법이긴 하나 깊은 산속 등에선 여건상 이 방법을 동원할 수 없다. 차선책인 파쇄방법 역시, 중장비를 깊은 산속까지 옮겨야 해 예산상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자치단체들은 훈증처리를 채택하지만 깊은 산속에서 나무를 자르고, 덮기가 어렵다며 호소하고 있다. 효율적인 방제 방법이 절실하다는 얘기다.△방제 전문인력 양성 급해전문인력 유지와 확보도 시급하다. 경북도내 시군은 대부분의 경우 산불 감시 업무와 함께 재선충병을 담당,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너무 늦게 손을 쓰는 바람에 소나무가 완전 사라지다시피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유지하는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감염목을 제거하는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현재 각 자치단체들은 예찰, 방제 인력으로 일용직 근로자들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 기간제 근로자들은 관련규정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할 수도 없다. 재선충 피해가 크게 확산되는 추세임을 감안, 더 늦기전에 전담부서와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예산, 적기 집행 우선 돼야재선충병 방제 작업은 통상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적기다. 매개충 이동이 어렵고, 자른 감염목을 옮기는 과정에서 매개충 유충이 탈출해도 기온이 낮아 자동으로 죽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제 작업 적기에 예산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자치단체가 이를 지키기 못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국가가 관리하는 병충해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재선충병 관련 예산도 70%가 국비다. 국비가 지자체에까지 하달되는 시간이 너무 길다. 그래서 병이 발생해도 자치단체들이 손을 놓고 정부만 바라보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올 해처럼 죽은 소나무가 속출하는 한 원인이다.△광역 전담기구 필요재선충이 확산되고 있는 지역은 경북 동해안~울산~부산~통영~광양~순천으로 이어지는 벨트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정 자치단체가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재선충병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선 광역권을 묶는 소나무재선충병 대책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전담 기구 설치로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철저한 예찰활동 등을 통해 사전 예방을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3-10-14

배우고 나누고 소통하며 인생 100세 시대 이끈다

인생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한국에서 대학입시 등 학교 교육보다는 전 연령층에 대한 교육인 `평생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각 기업체도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토익과 학점 등 성적과 봉사활동, 해외 경험 등 이른바 스펙보다는 점차 인성과 품성을 비롯한 사회적응력과 조화, 융화 등을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입사 후에도 회사에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세미나와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렇듯이 대학과 기업 등 사회 전 분야에서 평생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새로운 화두가 된지 오래다.대구는 이미 입시교육은 수성구가 그 명성을 이어가고 가장 중요한 평생교육은 대구 동구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학교교육에서 부족하기 쉬운 심성과 인성교육 등의 중점이 되는 평생교육을 일개 기초단체가 맡기에는 예산문제 등 힘겨운 상황이지만 대구 동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대구교육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단단한 각오 아래 벌써 7회째 이 행사를 진행했다.지난 10~13일까지 4일간 금호강 지저동 둔치 일대에서 펼쳐진 `제7회 동구평생학습축제`는 평생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연령별로 어떠한 교육이 실시돼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축제는 팔공산 승시축제와 대구세계에너지 총회 일정과 함께 외국인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 동구평생학습축제가 국제화와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하면서 연인원 100만여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우며 평생교육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의와 관심을 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글 싣는 순서 ① 신서혁신도시와 이시아폴리스②동구평생학습축제③동촌 유원지의 대변화④동대구역세권 개발⑤팔공산 권역의 상전벽해팔공산 승시축제·세계에너지 총회로 방문객 급증, 나흘간 연인원 100만 기록아양기찻길 개통식·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제막식 등 이색행사도 열기 더해 □ 평생학습축제의 새로운 모델 제시동구평생학습축제는 지난 2010년 대구·경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제9회 전국평생학습축제`를 대구 동구에서 주최함으로써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하며 평생학습축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전국에서 평생학습으로 가장 우수한 도시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만들었다.그 이후 주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평생학습에 대한 높은 관심도로 인해 횟수를 거치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초단체 축제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고유의 행사로 만들면서 대구교육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이번 축제는 `인생100세! 3GO(배우GO, 나누GO, 소통하GO)`를 주제로 인생 100세 시대에 나아갈 바를 제시했고 `행복한 일류 동구`의 진취적인 모습을 `새로은 삶, 행복한 대구(New Life Happy Donggu)`를 부재로, 키워드는 `창조`로 정해 창조경제의 선두에 서 있음도 보였다.이제 동구평생학습축제는 이와 관련한 자치단체 축제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고유의 독보적인 행사가 되면서 대구 동구에 한정된 축제가 아니라 대구·경북지역은 유일한 평생학습축제라는 것은 물론이고 전국 행사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특히 올해는 구 대구선의 한 구간으로 유일하게 철교로 남겨져 있던 아양철교를 철거 위기에서 지켜내 철교가 가지는 산업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보전하고 전 세계에 유례없는 관광명소로 재창조한 `아양 기찻길 개통식`도 함께 열려 교육과 경제성장이 함께해야 함을 보였다.여기에다 대구의 희망을 노래하며 대구의 자랑인 동구 팔공산과 금호강을 배경으로 한 대구의 찬가인 패티김의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제막식`이 함께 어우러져 더욱 뜻깊은 축제가 됐다.평생학습으로 소통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축제기간에는 금호강 물놀이장에서 축제장까지 유람선을 운행했고 공항교 주차장에서는 가족 4인용 자전거와 2인용 자전거, 동촌구름다리 주차장에서는 10인용 꽃마차를 운행해 가족과 연인, 친구에게 새로운 추억거리를 제공했다. □ 초·중·고까지 아우른 화합의 장 올 동구평생학습축제는 크게 배우고, 나누고, 소통하는 3가지 테마로 마련됐다.우선 배우고를 위해 대구 동구는 이번 축제에 150개의 체험·홍보부스 마련해 대구국제학교(DIS)를 비롯한 경북대, 영남대, 대구경북 영어마을, 대구예술대 등이 참여했다.이들 부스에는 대학과 초·중·고교가 참여해 `과학영재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심장만들기`, `CAN DO 리더십 프로그램`, `과학원리를 이용한 로봇체험`, `폐품으로 앵그리버드만들기`, `닥종이 인형이 들려주는 이야기`, `영어 클리닉(Clinic)` 등으로 어린이와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창조의 터전을 만들었다.또 한국감정원 등 혁신도시 입주 기관 및 첨복의료복합단지, 한국폴리텍 섬유패션대학, 팔공문화원, 농업기술센터, 동구선거관리위원회 등 지역 기관도 참여했다. 이들은 `2013 패션프로젝트`, `가을야생화 심기`, `천년의 빛깔 천연염색`, `행운의 부엉이 열쇠고리 만들기`, `소원 팔찌 장명루 만들기`,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 등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어울림의 장도 조성했다.영남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축제장 특설무대에서 학생, 일반인,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새마을운동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한 `새마을정신 말하기 대회`도 인기를 얻었다.이어 나누고 행사로는 `기관단체장 소장품 나눔행복장터`를 열어 지역의 기관장, 단체장이 평소 아끼는 소장품을 기증받아 판매함으로써 단순한 축제로 끝나지 않고 나눔으로써 행복한 축제의 장이 되도록 했고 판매 수익금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부하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동구 만들기 장을 펼쳤다.심지어 이번 축제에는 처음으로 초·중·고교생들에게 참여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3GO 행복 릴레이`를 운영해 장사진을 이뤘다.이어 우리동네 자랑에는 20개 동에서 지리적, 생활적 특성을 살린 동별 홍보 체험관을 만들어 신나는 목공예 장난감 만들기, 창조경제의 허브! ICT 벤처타운, 낭만과 여유가 있는 동촌유원지, 토기에 담는 천년의 향기, 청정의 고향 매여마을, 전통의 맛 메주, 두부 만들기 등을 운영했다.`도서관, 평생을 채우다`는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로 운영되면서 방문객들이 시끌벅적한 축제장에서도 여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다. □ 한·일 포럼 등 국제자매도시 교류도한·일 양국 간 학술교류로 작년 일본에 이어 2회째를 맞아 평생학습을 통한 마을공동체 재생과 마을주민의 평생학습 역량강화를 위해 지난 11일 오후 2시30분 퀸벨호텔에는 국제행사인 `한·일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포럼`을 개최했다.한국에서는 최운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김남선 전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장 등 평생학습 각계 인사가 참여했고 일본은 세이토쿠 대학 마을평생교육연구소장 후쿠도메 쯔요시 교수를 비롯한 모두 22명이 이곳을 찾아 `제7회 동구평생학습축제` 개막행사와 한·일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포럼에 참가했다.이어 이날 저녁에는 자매도시의 날로 정해 부여군 충남국악단, 보령 시립합창단, 전남 영암 민속예술단과 중국 황산, 몽골 볼강아이막에서도 참여해 국내 자매도시 간은 물론 국제자매도시 간의 문화와 평생학습 소통을 위한 문화교류의 장이 됐다.이번 축제기간 중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특설무대와 소공연장에는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뮤직난타, 우리 집이 최고야! 동극이 펼쳐졌고 해서초교의 차시연과 행복국악동아리 공연, 덕성초교 두드림과 관악협주, 효동초교 해마루 댄스 솜씨 자랑이 이어졌다. 특히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하는 `1·3세대 우리가 남이가`팀의 한문낭송을 비롯한 그동안 평생학습으로 다져진 평생학습 프로그램 경연대회, 어르신들의 팔공노인복지관 학습발표회, 기명화 알림전, 대구경북관광테마열차 공연, 통기타 공연 등 4일간 모두 55회의 다채로운 공연이 가득한 평생학습 콘서트의 장이 펼쳐졌다.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6시에는 평생학습축제 폐막을 알리는 행사를 통해 4일간 100만명 방문객을 기록한 축제을 화려하게 장식했다.이날 폐막식에는 축제 기간 중 펼쳐진 각종 경연대회와 우수 부스, 동아리에 대한 시상과 앙코르 공연이 펼쳐졌고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출연한 20명으로 구성된 마니존 윈드콰이어 공연과 평양예술단의 현란한 검무, 무용 등의 공연으로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평생학습에 대한 열정과 관심으로 제7회 동구평생학습축제는 다 함께 배우고, 나누고, 소통하는 장이 됐다”며 “세계적인 명소가 될 `아양기찻길`이 있어 더 행복하고 살고 싶은 도시,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10-14

독도경비대 김관훈 일경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아들 김관훈입니다.오랫동안 편지를 쓰지 못하다가 독도에 들어와서야 편지를 올립니다. 독도 입도 전 약 50일간의 훈련을 잘 마치고 이달 1일 독도로 왔습니다. 원래 50일 훈련을 마치면 이사준비로 한 주 정도의 시간을 주는데 이번 경우에는 해상날씨 및 여러 변수로 이사준비를 3일 만에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훈련으로 지친 체력을 회복할 틈도 없이 이사준비를 해야 했기에 힘들었을 텐데 저희 대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습니다.이런 대규모 이사는 처음이었기에 생소한 부분이 많았는데 지휘요원들과 선임들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아버지 말씀대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울릉도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독도에서 저희를 맞아준 청룡소대와 인수인계를 마치고 약 7시간에 걸친 이사를 시작했고 선임·후임 할 것 없이 모두 열심히 참여해 재미있고 즐겁게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 중간에 점심으로 먹은 주먹밥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취사 대원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해준 주먹밥이라 그런지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사가 끝날 무렵 관측 근무를 서게 됐는데 자연경관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신비한 광경에 압도돼 있는데 더불어 해가 지면서 연출된 석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이사를 마치고 처음으로 맞이한 레이더 근무는 저를 당황케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장비에, 용어에, 근무방식은 저에게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렘을 가져주었습니다. 이렇게 지금 저는 새로우면서 다양한 일들을 맞이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성장해 매 휴가마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늘 어머니, 아버지가 강조하신 것처럼 받은 도움보다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타인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군 생활을 하며 어머니, 아버지의 바람에 응답할 수 있는 아들로 성장하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충성!

2013-10-14

서울 북한산 `숨은벽·백운대`

이번 등산은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으로 정해졌다. 필자가 서울에 거주할 때에도 일찍부터 알게 된 북한산에 오르지도 못했는데, 등산을 하다 보니 뒤늦게 북한산을 오르게 되었다. 북한산이라! 등산가가 아닐지라도 국민 가운데 유아들을 제외하고서는 아마 북한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서울에 있는 산이고, 어렸을 적에 불렀던 동요에서 이미 `북한산`이란 단어에 익숙하기 때문이다.필자가 북한산을 안 시기도 동요를 불렀을 때로 생각된다. `기러기 떼 기럭기럭 어디서 왔니. 북쪽에서 날아오다 북한산에 들렸니. 북한산 단풍 한창이겠지. 이 담엘랑 단풍잎을 입에 물고 오너라.`어린 시절, 가을이면 그 노래를 부르면서 어디에도 있는 줄도 모르는 북한산 단풍과 기러기떼를 생각했던 것인데,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고 보니 전국의 어느 산에도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든다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됐다.암반길 등산 코스 안전수칙·사전준비 철저히백운대 정상 오르면 눈 아래 펼쳐지는 풍광에 황홀지난주에 서울 북한산을 다녀오고서 평소에도 느낀 바지만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라` 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로서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면에서 잘 발전돼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만은 아니다.등산 하나만 따져 봐도 그렇다. 북한산은 서울 외곽에 있으면서 그 면적이 넓어서 볼거리, 쉴 거리가 많다. 그보다는 서울의 종로구, 은평구, 강북구 등 여러 구와 고양시가 관리를 하면서도 북한산 등산코스가 잘 다듬어져 있어 어느 때든지 일반 시민들과 등산객들의 왕래가 많다.게다가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 수평 산책로인 북한산 둘레길 71.3km 길이의 총 스물 한 군데를 정비하여 어느 곳에서도 서울 시민들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으니 시민들이 얼마나 편리할까.서울시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한 북한산 등산을 위해 등산 당일 새벽부터 분주했다. 1일 등산이라 아무래도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산 정상까지 오르내리려면 새벽부터 행차가 불가피하다. 대구에서 오전 5시 반경에 출발한 버스는 산행 들머리인 서울의 밤골공원 지킴터에 도착하는데 까지는 4시간 반이 걸렸다.차안에서 새벽잠을 즐긴 일행들은 오전 10시 10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은 북한산 산행의 여러 코스 가운데 상징성을 갖는 숨은벽과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가 도선사 쪽으로 내려와 일정을 마치도록 돼 있다.북한산은 정봉인 백운대(836.5m)와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 노적봉(716m)이 주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고, 이 봉우리 일대에 암봉 군들의 자태가 수려하여 북한산의 경관으로 꼽히는 곳인데, 이번 등산에서 직접 오르거나 다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어 다행이다.이번 등산은 암벽 전문 등산이 아니지만 코스로 볼 때에 암반길을 많이 걷는다는 안내를 받고서 일행들은 마음을 다지면서 등산화를 꼭 조여매기도 한다. 빼어난 북한산의 경관을 맛보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등 안전수칙도 지켜야한다.밤골 매표소를 지나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초입이 평길이기에 일행들의 발걸음이 가뿐해보인다. 직진하다가 왼쪽으로 사기막골 가는 방향으로 200m 가다보니 사기막골과 백운대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거기서 백운대 길을 향해 숨은벽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30분 정도의 거리가 편한 숲길이어서 쉽게 갈 수가 있다.서서히 암반이 보이고 본격적으로 암반길이 계속된다. 암반길을 따라서 조심조심 걷고 숨은벽 바로 아래에 있는 해골바위를 우회하여 전망좋은 곳에서 잠시 쉬면서 숨은벽의 또 하나의 명물로 꼽히는 해골바위를 본다. 바위의 형상이 영낙 없는 해골의 모습인데, 눈 부분의 움푹 파인 곳에 빗물이 고여 있다. 직접 올라가본 사람들은 그 물이 오랫동안 고여져 있어 썩었다는 말을 한다.잠시 쉬면서 사방을 둘러보니 서울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도봉산의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또한 경기도 양주의 송추, 장흥 일대의 시가지까지 눈 아래에 펼쳐진다.다시 암반등산을 계속하여 나아가니 구멍바위가 나타난다. 이 바위가 맞물려 세워진 빈 틈새로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공간이 나 있다. 일행들은 등산백을 벗어 조심조심하면서 맨몸으로 빠져나와서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조금 더 오르면 숨은벽 위 고개다. 누가 붙인 이름인지 숨은벽이라 하니 벽이 숨어있다는 뜻으로 필자도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위용을 자랑하는 숨은벽은 북한산의 뒤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최근에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 널리 알려진 탓에 이제는 `숨은벽`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일행들은 조심스럽게 암반길을 걸으며, 숨은벽 능선을 타고 고개에 오른다. 여기서 빤히 바라다 보이는 백운대까지는 500m 거리다. 서로 손을 잡아주면서 아찔한 절벽을 타고, 테크로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면서 암반등산의 경계심을 가진다.드디어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그 위에 만들어진 게양대에서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사방을 둘러보니 서울 시가지와 함께 인근의 경기도 땅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어느 산이든 정봉에서 갖는 느낌은 마찬가지지만 이곳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진산, 북한산의 정상이다 보니 느껴지는 맛이 새롭다.북한산의 가장 높은 백운대 정상에 서서 펼쳐지는 풍광들을 살펴보면서 기념사진을 찍고서 휴식도 취한다. 사방을 둘러보는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통일서원비다. 1975년 8월 15일에 한국산악회가 세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조국강산 / 겨레도 나라도 하나이기에 / 피와 사랑으로 한 덩이 되어 / 우리 손으로 통일을 이루오이다.` 라는 내용인데,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고 통일을 이루자는 애국심은 잔뜩 묻어난다.그 옆에 보니 3·1운동 암각문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 통일서원비나 3·1운동 암각문을 만든 단체들의 열정은 탓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좋은 자리에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비석을 세우고 암반에 글씨를 새겨야 하는지, 그것이 과연 옳은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꼬리를 문다. 자연은 자연상태에서 가장 가치를 빛내는 것이 아닐까.북한산을 부르는 이름이 많았다. 본래 한산(漢山)이라 불렸는데, `삼국사기`,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 나타난다. 서울 지방의 옛 이름을 한산·북한산·한양 등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북한산은 처음에는 산 이름이 아니라 서울의 옛 이름인 한산의 북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이라는 기록이다.또한 북한산은 백운대·인수봉·만경봉 세 봉우리가 삼각을 이루어 나란히 있는 모습 때문에 삼각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고려사`의 삼각산 승가굴의 기록이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삼각산으로 표기되어 있고, 그래서 고려와 조선 시대에 일반화된 이름으로 근래에까지 삼각산이란 이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 북한산성이 축성된 내용을 기록한 `북한지`가 출간된 이후 북한산이란 이름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백운대의 넓은 암반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들은 다음 코스인 도선사 쪽으로 향한다. 도중에 있는 노적봉과 용암봉을 보면서 일행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노적봉은 목포 유달산 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에도 노적봉이 있다.노적봉을 보면서 용암문 사이에 있는 용암봉을 잠시 바라다본다. 용암봉은 그 높이가 616m이다. 그 모양이 마치 용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르는데, 정식 등산로가 아닌 암봉이어서 자일 등 등반장비를 갖춘 전문 등산인들이 오르는 코스로 용암문에서 용암봉 봉우리와 만경대를 거쳐 위문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리지산행(암릉등반)으로 알려져 있으니 일행들은 구경만 할 뿐이다.하산 길을 재촉하여 산행 길에 있는 북한산의 유명한 사찰 도선사에 도착했다. 도선사는 조계종의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신라 경문왕 2년(862년)에 도선이 창건한 절이다. 도선은 북한산 아래 위치한 이곳의 산세가 천년 뒤에 불법을 다시 일으킬 곳이라고 예견하고 절을 창건한 뒤에 큰 암석을 손으로 갈라서 마애관음보살상을 조각하였다고 한다.1903년 혜명 스님이 고종의 명을 받아 대웅전을 중건하였으며, 1904년 국가기원도량으로 지정받았으며, 그 후에 청담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여 당시 박정희 대통령 및 육영수 여사 등의 시주로 도량을 중수하였다고 알려지는데, 현재와 같은 큰 사찰로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 사찰 경내를 한 바퀴 돌면서 살펴본 뒤에 식수대에서 한 바가지 물을 떠서 목을 축이고서는 다음 코스인 우이계곡으로 향했다. 일요일이라 수많은 행락객들과 산악회 회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우이계곡을 지나간다. 길가의 음식점에서 등산을 마치고서 뒤풀이하는 광경도 보인다. 북한산 정상을 거쳐 하산을 했지만 우리 일행들에게는 돌아갈 길이 멀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암릉으로 형성된 된 산을 힘들게 오르고 내려왔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색다른 느낌을 가졌다. `왜 우리가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의구심과 자연의 섭리대로 조금만 더 천천히 라는 `슬로우의 미학`을 가지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북한산을 휘감는 긴 산 그림자 속에서 보낸 이번산행은 필자에게는 더욱 소중한 의미로 다가선다.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10-11

위기의 소나무숲 재선충병 방제 문제 많다

다소 주춤했던 소나무재선충병이 지난 2011년 전국 소나무 46만 그루가 말라 죽으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올해들어서는 소나무 56만 그루가 말라 죽었지만 당국의 방제대책은 불안하기만 하다. △재선충 어떻게 확산되나재선충은 소나무와 잣나무, 해송 등 소나무류의 곰팡이와 점액을 먹고 산다. 1mm 미만의 크기로 실처럼 생긴 재선충은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울 만큼 미세하다. 재선충 1쌍이 소나무류에 침투, 20일 지나면 20만 마리 이상으로 급속히 번식해 나무의 양분통로를 막아 버림에 따라 나무를 고사시킨다. 이로 인해 미세한 재선충만을 박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재선충이 매개충을 통해 다른 나무로 옮겨가는 것을 막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올해만 피해 급증?정부가 올해 유난히 무더워 매개충 개체수 증가로 재선충병이 확산됐다고 하나, 산림 전문가들은 최근 3년 사이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수치를 본다면 기후만 탓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산림청 자료 역시 2010년 소나무 13만 그루 고사, 2011년 46만 그루, 2012년 50만 그루, 2013년 10월 6일 현재 56만 그루가 고사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소나무의 관리체계 미흡과 박멸 의지 부족이 피해 증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자치단체의 예찰 부족과 감염 소나무 관리 체계에 허점이 노출 된 셈이다.△자지자체 방제 어떻게 이뤄지나재선충 감염목은 소각, 파쇄, 훈증처리 된다. 소각, 파쇄가 효과가 가장 크다. 그러나 재선충병이 발생하는 야산에서 이런 방법을 실행한다는 것은 무리다. 자치단체는 나무를 일정크기로 자른 뒤 한 곳에 모아 약품을 뿌린 뒤 전용천막을 덮은 뒤 밀폐하는 훈증방식을 채택해 감염목을 처리한다. 훈증처리가 90%를 차지할 정도다. 포항시의 경우 가까운 산에서 발생하는 재선충 감염목에 대해서는 파쇄, 깊은 산속의 경우 훈증처리한다. 역시 대부분 훈증처리가 절대적이다.하지만 훈증처리로 인해 야산에 소나무 무덤이 생기면서 미관을 저해시킨다. 또 훈증작업 뒤 관리체계가 허술해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땔감용으로 나무를 가져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감염목에 있던 유충이 떨어져 나와 재선충병을 확산 시키게 된다.△지자체 인력 부족…자료화 미흡경북에는 포항, 경주, 영덕을 비롯한 10개 시군 산림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각 시군 마다 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각 시군마다 예찰 방제를 하고 있는 재선충병 방제단이 전부. 포항 북구에는 현재 9명이 북구 전 지역을 맡고 있다. 경주의 경우 40여명이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이지만 이들은 사실상 전문가나 마찬가지다. 재선충 중점발생 지역은 물론 피해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기간제 근로자인 이들이 법규상 2년만 일할 수 있다.또한 피해상황을 점검해 통계수치로 정리해두는 작업도 시급하다. 재선충병이 지난 1988년 이후 발생했지만 각 자치단체 마다 피해상황 통계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것. 그나마 정부 지침으로 지난 해 처음으로 전수 IT조사가 진행됐지만 아직 통계자료가 부족하다.△자치단체장 의지 부족소나무 고사목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거돼야 한다. 이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재선충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에 옮겨 붙어 이동하는 바람에 매개충들이 이동하지 않는 시기에만 방제작업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자치단체마다 예산을 적기에 투입시키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정부 주도로 재선충병이 관리됨에 따라 자치단체 마다 정부 지원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 집행의 지연으로 인해 소나무 재선충병을 키우는 꼴이다.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서라도 재선충병 방제에 나서는 자치단체는 보기 힘들 정도다. 자치단체장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때 재선충병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경북도는 올해 소나무재선충병 관련 모두 88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재선충병이 크게 증가했다. 다른 시도에 비해 재선충병 예방 및 재발 방지 노력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3-10-11

위기의 소나무숲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다시 기승

`소나무 에이즈`로 통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올해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전국 소나무 13만 그루가 말라 죽은 데 이어 2011년 돌연 전국의 소나무 46만 그루가 말라 죽으면서 재선충이 기승을 부렸고, 지난 해 50만 그루, 올해 현재까지 56만 그루가 말라 죽는 등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한동안 기세가 꺾였던 소나무재선충병이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애써 가꿔온 산림이 황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포항과 경주지역 등 동해안지역의 재선충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재선충 피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고 있는 지, 이에 따른 재선충 방제대책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등을 포함해 현황, 문제점, 대책 등을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3편으로 나눠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포항 올들어만 감염의심 나무 9만그루 육박경주 강동·양남 지역 등서도 빠르게 확산中경북 10만그루·전국선 56만 그루 말라죽어◇기승부리는 재선충=지난달 추석을 전후해 포항시 북구 전역에 걸쳐 소나무들이 빠른 속도로 붉게 변했다. 사철 푸른 잎으로 강인한 의지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붉게 물든 광경은 7번 국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5일 찾아간 북구 흥해읍 학천리는 마을 입구부터 붉은 소나무가 눈에 띄더니 마을로 진입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포항 톨게이트 인근과 흥해 이인리와 성곡리의 솔숲에는 수백그루의 소나무가 붉게 물든 광경이 목격됐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잎이 빨갛게 변한 것이다.더욱이 올해 포항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이 도심권에서 주로 발생되고 있다.북구 양덕동 D아파트 거주 유모(57)씨는 “아파트를 에워싸고 있는 솔숲이 붉게 변하면서 과거 아름답던 풍경이 모두 사라졌다”며 “포항시청에 문의해 보니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모두 고사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경북지역 재선충 피해현황=한동안 주춤했던 소나무재선충병이 포항 북구 지역과 경주에서 집중 발생하며 경북을 강타하고 있다.포항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현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 30일까지 재선충병 감염목은 757(북구 465, 남구 276,지방청 16) 그루로 집계됐다.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재선충병 감염목으로 확인된 소나무 626그루 보다 131그루 더 늘었다.산림청에 따르면 피해목 1그루를 방치하면 200그루에 피해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치는 엄청나다. 더구나 포항시 상반기 재선충병 의심목은 8만8천519그루에 달한다. 의심목은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위한 시료채취를 모두 할 수 없는 탓에 죽은 소나무류 전체를 말하며, 모두 방제 대상이 된다.포항 뿐 아니라 인근 경주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포항 경계 부근인 경주 강동면과 울산 경계 부근의 양남면 일대 솔숲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말까지 말라죽은 소나무는 1만 7천여그루로 집계됐다.경북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구미 등 도내 10개 시군에서 10만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산림청에 따르면 올 초부터 9월 20일까지 전국적으로 말라죽은 소나무는 56만 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만 그루에 비해 4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피해가 심각한 제주도는 대책본부를 꾸려 전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전국 지자체들이 재선충 피해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3-10-10

찬란한 고대문화의 고장 고령

고령군은 신비로운 가야산과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을 두르고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피웠던 대가야의 도읍지로 많은 문화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그야말로 지역전체가 박물관과 같은 곳이다.고령군에는 대가야의 다양한 유물을 전시해 놓은 대가야박물관과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동 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대가야왕릉전시관이 있다. 또한 악성 우륵의 업적을 기리고 우리 국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관한 우륵박물관과 고대문화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조성되어 있다.영남학파 종조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여년간 동성마을을 이루고 있는 개실마을은 전통한옥에서의 민박체험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체험도 할 수 있는 장소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또 지난 5월 준공해 올 연말까지 무료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농촌문화체험특구는 지역 농ㆍ특산물에 대한 견학·실습·구매·현지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이색관광지로 농촌관광 인프라 구축과 농가소득 창출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가야토기와 가야금형상으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세계적인 명품보인 강정고령보가 다산면에 있다.지산동 44호 고분 재현한 대가야왕릉전시관악성 우륵의 숭고한 얼 기린 우륵박물관사계절 즐기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까지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복합학습공간으로 인기350년 전통 개실마을서 다양한 한옥체험도낙동강 자전거길 고령구간은 강정고령보에서 출발해 개경포공원, 청룡산MTB도로, 우곡교까지 연결되는 코스로 강과 숲을 넘나들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4대강 중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 길로 알려진 곳이다. 현재 추진 중인 3대 문화권사업 중 하나인 가야국역사루트 재현과 연계자원 개발사업은 총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고령읍 고아리 회천변 일대에 가야촌, 대가야 건국설화공원, 주산성, 저잣거리 등 가야의 역사문화 자원을 재현해 관광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2016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이밖에 테마관광지내 인빈관 개관, 회천수변 자전거길 및 산책로 조성, 미숭산 자연휴양림 등 휴양공간과 농촌체험특구 내 기마문화 체험장 조성을 통해 고령지역 전체를 `종합 체험관광 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낙동강 고령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개진면 개경포공원 리모델링사업 우곡면 부례지구 레저스포츠 체험밸리 조성사업, 수변탐방로 조성을 위한 낙동강 역사 너울길 조성사업,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 조성, 풍경소리 숲길이 조성되면 낙동강 연안 관광벨트화로 낙동강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지며 생활체육공원 및 수변 골프장 조성 등 친수 문화·레저시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우수한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우리 고령군은 2014년까지 관광객 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대표축제 대가야체험축제고령군은 520년간 대가야의 도읍지로서 장기리 암각화 등 선사시대 문화유적과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곳곳에 산재한 지역으로 가야금의 창시자인 악성 우륵선생의 숭고한 얼이 숨 쉬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대가야체험축제는 이러한 역사·문화·관광자원과 지리적 여건 등을 바탕으로 대가야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시킨 차별화된 교육·체험형 축제로 신비의 고대왕국 대가야의 실체를 널리 알리고 지역에 산재한 관광자원 및 고품질 농·특산물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인 축제로서 2005년부터 매년 4월초에 개최해 오고 있다. 대가야체험축제는 올해 9회째 개최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 최우수축제 3년 연속 지정 및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축제에 6년 연속 지정되고 2013년도에는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우수축제로 지정돼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앞으로도 독특한 소재의 지속적인 프로그램 발굴로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축제, 지역 이미지를 제고하는 문화축제, 경제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는 마케팅 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 더 나아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의 승격을 도모하고 있다. □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는 고대 대가야문화의 주축인 철기, 토기, 가야금을 주제로 한 체험시설과 4D영상관과 같은 첨단시설, 힐링에 적합한 숙박시설, 그밖에 물놀이장 등 다양하게 조성된 위락시설을 통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머물 수 있는 복합 학습공간이다.약 300억원의 사업비로 2001년부터 2008년 까지 조성된 테마관광지는 주변의 대가야박물관과 왕릉전시관, 대가야고분군을 통해 역사탐방을 한 뒤 과거와 현재를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재미와 휴식을 주는 고령의 대표 관광 명소라 할 수 있다.테마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해를 거듭 할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봄·가을에는 대가야축제와 펜션, 여름 물놀이장, 겨울 눈썰매장 등 사계절의 콘텐츠가 뚜렷하기 때문이며 특히 물놀이장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가족에게는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금년에도 매주 7천명 이상이 방문했다. □ 시범사업 선정 가얏고마을고령의 정체성은 대가야고, 대가야하면 가야금을 창제하신 악성 우륵을 빼놓을 수 없다.가얏고 마을은 악성 우륵 선생이 탄생한 고령읍 정정골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가야국 가실왕의 명을 받은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이 곳에서 제작해 연주하니 소리가 정정하게 울린다고 해 `정정골`이라 불리는 마을로서 악성 우륵선생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7년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에 공모해 가야금의 또 다른 말인 `가얏고`를 붙여 가얏고 마을이라 불리고 있다.가얏고 마을은 주산과 미숭산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인근에 조성된 미숭산 자연휴양림과 더불어 풍광이 아름다워 삶에 지친 도시인들의 재충전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마을 옆 우륵박물관은 가야금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고 제작체험을 할 수 있으며, 가얏고 마을에서는 100여명이 함께 가야금 연주체험도 할 수 있다.요즘 각급 학교에서 대가야를 배우고 가야금을 연주 해보기 위해 청소년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데 작년 한해 1만2천여명이 다녀갔다. 가족단위로 가야금 연주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경북 고령 가얏골마을에 찾아오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곽용환 군수는 “고령은 악성 우륵선생 등 대가야의 역사가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다”며 “가족단위나 단체관광객들에게는 체험활동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관광지”라고 강조했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13-10-08

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 곽동훈 상경

유난히도 길게 느껴지던 이번 여름도 지나갔다. 하루하루 제대일을 손꼽아 세는 대한민국 군인들, 그리고 예비역이면 지금 이 하루의 더딤을 누구보다 공감하지 않을까. 글을 쓰기전에 앞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고생하는 대한민국 군인 모두에게 파이팅을 외친다.이곳 독도경비대의 취사는 힘들다. 보통의 식당대원들이 다 그러하듯이 주된 업무는 `취사` 즉 밥 짓는 일이다. 이곳은 오전 6시만 되도 언제 새벽이 왔었느냐는 듯 날이 훤하다.지난달 23일 월요일의 아침 메뉴는 비엔나볶음, 쇠고기 미역국이었다. 아침은 비교적 간단한 메뉴여서 밥 짓기가 한결 수월하다. 아침점호가 끝남과 동시에 독도경비대의 아침 식사가 시작된다.점심메뉴는 찜닭, 고구마맛탕, 육개장이다. 독도에서의 메뉴는 육류는 많지만, 채소류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독도 입도 시에 50일치의 음식재료를 한꺼번에 사들여 와야 하고 냉동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그래서 사전에 식단표를 미리 짠다. 물론 20대의 혈기왕성한 대원들은 언제나 고기요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채소의 빈자리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지역 대의 식당대원으로서 균형잡힌 식단을 챙겨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일반인들이 보기에 군인들의 한 끼가 화려해 봐야 얼마나 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독도경비대 청룡지역 대 식당대원들의 역량은 꽤 높은 수준이다. 자랑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경찰청 측에서 요리 경연대회를 주최해서 독도경비대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 이렇게 한 끼 한 끼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또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섬이라는 특성상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할 수 없고, 물·전기 등의 자원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늘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만들어 내야 한다.독도경비대 생활이 힘든 만큼 얻는 것도 많기에 오늘 하루도 씩씩하게 살아간다. 독도경비대의 식당대원으로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요리를 만들어 내자. 남은 군생활의 그날까지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충성!

2013-10-07

`세계 문화의 창구` 안동국제탈춤축제

`꿈꾸는 세상, 영웅의 탄생`을 주제로 10일간 안동을 달궜던 `안동국제탈춤축제2013`. 올해도 100만여명의 인파를 불러 모으면서 6일 성황리 폐막됐다.지난달 27일 개막한 안동국제탈춤축제는 인구 17만 중소도시 지역 문화역량으로 외국공연단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등 세계적 축제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안동시에 따르면 올해 축제에는 외국인 4만2천여명을 포함해 총 98만4천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선유줄불놀이가 있었던 지난 5일 하회마을에만 5천여 명의 외국인이 찾는 등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안동시는 이러한 외국인들의 관심에 대해 최근 CNN-go의 탈춤축제 추천과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G20정상회담 참석 당시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하회마을을 대표관광지로 추천한 것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각 공연장마다 관람객들이 성황을 이루면서 2억원 이상의 입장권이 판매되는 등 이번 축제로 인한 지역 경제유발효과도 6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안동대학교 지역사회발전연구소는 지난해 110만여명이 다녀간 축제에서 생산유발 343억4천361만원, 부가가치유발 159억1천964만원, 소득유발 130억6천558만원 등 633억원이 넘는 이익창출이 있었다고 분석했다.지난해 대비 예매율 32% ↑·공식홈피 접속률도 38% 늘어탈 관련 콘텐츠 대폭 진화… 중소도시 문화역량으로 세계 감동□ 해외서 먼저 러브콜 보내는 세계적 축제안동국제탈춤축제는 안동을 국제문화도시로 만들어가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탈춤축제를 통해 협력한 국제교류는 중국 소수민족협의회, 서안시, 인민우호협회, 인도네시아 솔로시, 필리핀 바코로드, 태국 단사이, 인도네시아 싱가라자,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이스라엘 카미엘댄스페스티벌 등으로 각국 단체 및 도시와 우호협약을 맺은바 있다.▲ 인도네시아 가면공연단탈춤축제를 통해 확보된 국제적 문화외교는 문화도시 안동의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관광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글로벌 시대에 안동문화를 창의적으로 확산하는 교두보가 되고 있다. 안동국제탈춤축제는 매년 10월 다음해 축제에 참여할 외국공연단 모집을 위해 150여개국 300여개 문화 단체에 초청장을 발송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세계 문화단체에 축제가 홍보되고, 일체 항공료, 공연비 없이 진행하고 있다.올해는 30여개 나라에서 참여의사를 밝혀 왔고, 이 가운데 16개국 23개 공연단이 초청됐다.국가연합지역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 요청으로 `아세안축제(ASEAN Culture Tourism Fair)`를 안동국제탈춤축제장에서 개최하면서 이제는 해외 공연단이 먼저 참여하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났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열흘 동안 축제가 진행되는 축제의 주기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축제의 주기성과 적극적인 홍보,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그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이를 통해 축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년대비 예매율 32%증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접속률도 38% 증가했다. □ 세계탈놀이경연대회 등 질적 성장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인 세계탈놀이경연대회와 탈놀이대동난장이 계속적인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세계탈놀이경연대회의 경우 기존에는 단순히 댄스나 태권무 등에 소품으로 얼굴을 가릴 정도의 탈만 사용했으나 이제는 탈의 조형미는 물론, 캐릭터가 결합된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가진 팀들이 많아지고 있다.이는 세계탈놀이경연대회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의 가동이 주효했고 관련된 팀들이 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탈놀이경연대회 활성화는 탈이 가진 캐릭터와 상징성을 놀이로 연결되는 방식만 공유된다면 안동국제탈춤축제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정착되리라 전망된다.안동국제탈춤축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탈과 탈춤이 가진 보편성, 그리고 창작이 가능한 미래성과 가능성에 주목했던 축제다.축제 시작부터 지금까지 수집된 세계의 탈은 30개국 2천여점이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창작물과 창작공연이 제작돼 탈 관련 콘텐츠가 확대되고 있다.수집된 세계의 탈은 국내·외 전시(중국 바오샨 축제, 트루쿠메니스탄 민속공예축제, 인도네시아, 태국 IMACO 총회, 경기문화예술의 전당, 강동아트센터 등 20회)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탈춤축제는 일체 외부인력 없이 순수 지역문화인들의 힘으로 꾸며가는 축제로 지역문화 인력양성은 물론 안동문화를 타 지역으로 진출시키는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지역 내 젊은 인력들의 축제 참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전체적으로 활기 넘치면서도 젊어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면서 “탈춤축제는 이제 명실상부한 안동의 문화외교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안동/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

2013-10-07

강원도 춘천 오봉산

가을등산이라 하여 쉬운 것은 아니지만 계절의 맛이 다르다 보니 여유를 갖고 자연을 둘러볼 수 있어 기분이 상쾌해진다. 무엇보다 열정의 한고비를 지나 이제는 결실로 치닫는 계절의 순리를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늘 해왔던 대로 여정을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한 기분인데, 이번 일요등산은 호반 도시인 강원도 춘천의 소양호 부근에 자리한 오봉산이라고 하니 전날부터 마음이 들뜬다. 일요일 아침에 일행을 태운 버스는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춘천시내를 곧장 빠져나와 등산의 들머리인 배후령 고갯길로 달렸다.배후령에서 정상 → 청평사 → 소양댐 선착장 코스, 3시간 소요산에서 호수 내려다 보며 걷는 기분 최고… 천년 고찰 `청평사` 볼거리추석을 지나고 나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다. 필자가 거주하는 영남의 남쪽지방이야 아직도 한낮에는 햇볕의 따가움이 남아 있지만, 강원도지방에는 벌써 섭씨 10도로 뚝 떨어지고 첫 서리도 내렸다고 하니 가을 맛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서려는가 보다.이젠 추분도 지났고 보면 시기적으로 가을에 접어들었다. 인간에게 계절의 변화는 많은 영향을 주게 마련인데, 한 계절이 가고 오는 변화 속에서 그 묘미를 우리가 생활 전반에서 느낄 수 있지만 등산을 하면서 필자가 감지하는 자연의 변화는 더욱 확연하다. 언제나 제 자리에 있는 듯 보이지만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다.그동안 등산을 하면서 전신으로 체험한 자연의 모습에서 전해오는 계절의 기운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있었으니 이 또한 즐거움이었다. 봄에 오르는 산은 삼라만상이 깨어나는 천지의 기운을 받으니 좋은 것이요,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산은 산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힘듦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만 그 것을 이겨내고 목표지점에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을 준다. 그래서 한 여름의 등산을 꾸준히 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배운 게 많다.강원도 춘천 오봉산 등산은 몇 개의 코스가 있다. 산악회에서는 배후령에서 시작하여 오봉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 청평사를 들러본 후에 선착장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한다. 등산 거리는 7km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또 다른 코스는 배후령에서 시작하여 안부를 거쳐 바로 청평사로 내려가기도 한다.일반관광객들은 배후령을 이용하지 않고 바로 소양댐 선착장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 배를 이용하고 거기서 청평사를 둘러보고 나오기도 하는데 소양댐이 생기고부터는 춘천을 찾아오는 타지역 사람들은 거리도 가깝고 해서 청평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1일 관광을 즐기기도 한다.일행을 태운 버스는 10시반경에 배후령에 도착했다. 길가에 세워진 표지판을 보니 `여기는 배후령 정상입니다. 해발 600m`라 적혀 있다. 다른 등산에서 해발 600m이면 산의 정상과 맞먹는데 여기서는 등산 출발지인 들머리다. 오봉산 정상이 해발 779m이니 정상까지는 네 개의 봉오리를 거친 다음 5봉에 올라야 하지만 해발거리로 따지면 179m 정도다.간단히 몸을 풀고 나서 등산로를 따라 나선다. 조금 가파르기는 하나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순로 코스나 길이 나 있다. 조금 가다 보니 길가에 오색찬란한 리본 잔치가 열리고 있다. 이곳을 다녀간 전국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형형색색의 산악회 표지다. 이 장면을 보면서 질서정연하게 걸려있는 내용물들이 등산객들에게 볼거리를 주는구나 하고 생각했다.오르는 길은 암반도 더러 있지만 평길로 이어져 편안한 흙길이 계속된다. 제1봉으로 향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강원도 산을 산행한다는 생각에서인지 나무와 산세에서 순박함이 느껴진다.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가을로 접어드는 산과 풍경을 마음에 담아본다.오봉산의 옛 이름은 경운산이다. 등산객에게 알려지면서 다섯 봉우리, 즉 제1봉(715m, 나한봉), 2봉(685m, 관음봉), 3봉(725m, 문수봉), 4봉(740m, 보현봉)과 5봉((779m, 비로봉)으로 편히 불려지면서 오봉산이 되었다. 그 후 소양댐이 들어서고 난 뒤에 잘 알려진 산이다. 지금은 기차와 배를 타고 가는 철도 산행지, 산과 호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호반산행지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제1봉과 2봉을 지나 청솔바위에 올랐다가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3봉, 4봉도 오봉 정상에 오르면 잘 보이고 또한 풍경이 비슷하여 그냥 능선으로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오봉산의 1봉에서 5봉 사이 능선 길을 수놓고 있는 기암들은 갖가지 모양으로 인해 보면 볼수록 황홀경에 빠질만큼 매혹적이고 멋진 풍경들이다.이것들은 다 자연의 오묘한 조화인 것을 산행을 통해 체득하는 것도 필자에게는 유익한 산 지식이 되고 공부가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제4봉을 지나면서 보니 암반에 마치 정원사가 잘 가꾸어놓은 것처럼 소나무 한그루가 운치있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이제 오봉 정상을 향하는 등산로가 암반이어서 밧줄을 타고 올라야 하는 등 주의를 요한다. 일행들은 서로 경각심을 주면서 조심조심 정상을 향해 오른다. 드디어 오봉산 정상(779m)에 올랐다. 여기서 일행들은 쉬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기념사진 촬영도 한다. 멀리 보이는 소양댐의 수면이 그리움처럼 떠 있으면서 손짓하는듯하다.산상에서 식사시간과 휴식을 가진 후에 일행은 다시 다름 목적지인 청평사 쪽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암반을 타고 내려 오다보니 바위 사위로 틈이 난 암반이 있는데 별도 등산길이 없으나 그 사이를 지나야하는데, 이름하여 구멍바위다.청평사로 내려가는 하산 길은 두 갈래 길이다. 완경사 길은 1.6km이고, 급경사지는 100m 정도 짧은데, 등산인들은 급경사지를 따라 내려간다. 암반을 따라 하산하면서 군데군데 위험한 구간에는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면서 스릴이 만점이다.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추락위험도 도사리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녀야하는 길이다.하산 길에 있는 칼바위를 보고 기슭까지 내려와 평길을 걷노라면 길가에 높이가 3m조금 넘는 3층 석탑이 있다. 현재의 포장길이 생기기 전 청평사를 오가던 옛길에 만들어진 이 탑에는 당나라 공주의 사연을 새겨들었다. 중국 당나라 때 태종은 그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한 청년을 죽이자 청년은 상사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서 살았다 한다.공주가 고려 땅에 와서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공주탕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스님의 옷인 가사를 만들어 올렸다. 그 공덕으로 상사뱀이 떨어져 나갔는데, 그 소식을 들은 황제가 청평사에 3층 석탑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일명 `공주탑`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일설에서는 중국 원나라 때 순제의 딸인 공주라고도 한다. 어째든 청평사에는 공주의 이야기가 얽힌 것이 많은데,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이 청평사의 대문격인 회전문이고, 공주탕 등이다.또한 청평사 인근에는 고려 때 자연의 입지를 살려 잘 만들어놓은 직사각형의 고려정원이 있다. 고려조 문벌 귀족인 이자현이 이곳에서 은거하면서 자연경관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여 물길을 끌어들여서 정원 안에 영지를 만들었다. 영지는 연못에 오봉산 부용봉에 있던 견성암이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영지로도 불리어지고 있다. 고려정원을 보고서 옛사람들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가 뛰어남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평길을 걸어 내려와서 이윽고 청평사에 닿았다.천년이 넘은 고찰인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년)에 창건한 당시에는 백암선원으로 불리어졌으나, 조선 명종때 보우선사가 중건하여 청평사로 개칭하였다. 그 후 6 ·25전쟁으로 일부 사찰이 소실됐으나 1970년대에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렀고, 소양댐이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진 사찰이다. 소위 `섬 속의 절`로 지금도 전국 관광객들과 등산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청평사를 둘러보고 나서 오봉산의 산행 일정은 끝이 났다. 새벽부터 바쁘게 준비했던 걸음도 강원도 첩첩산중에 들어와 좋은 경관을 보면서 자연에 동화되는 시간을 가졌다. 힘은 들지만 매양 끝내놓고 보면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을 가진다. 옆에 있는 일행에게 “오늘 산행이 어떻느냐”고 물으니 “강원도 소양강 인근 산은 처음 와보는데, 산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걷는 기분이 좋다”며 흡족해한다.일행들과 함께 어울려 청평사 선착장으로 향했다. 등산복으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는 장면도 낭만적이다. 소양댐 선착장에 도착하여 소양댐의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등산을 시작하여 하산을 마무리하였으니 일정대로 일과는 모두 끝이 났다.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귀가 길에 올랐다.버스를 타고 의자에 편히 기대어 소양댐 내리막길을 굽이굽이 지나, 춘천 시가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소양강을 보면서 귀가 길에서 잠시 상념에 잠긴다. 여름을 가까스로 보내고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떠나온 첫 산행지로서 춘천의 오봉산 코스는 좋은 선택이었고 정말 멋졌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하루 동안 느낀 바로는 마치 황혼이 지는 소양강가의 외로운 갈대밭을 서성이는 두견새처럼 호젓함이 있고, 열아홉 딸기 같은 어린 순정의 유년기를 회억하는 듯 황홀경의 신비스런 오봉산의 기암절경과 함께 어머니 가슴같이 포근한 소양호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서 여울지리라. 글·사진=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10-04

상전벽해 대변혁 中… 지역경제 구원투수 된다

대구 동구는 명산인 팔공산을 배경으로 최근 들어 하루가 다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동구는 신서혁신도시를 비롯한 이시아폴리스, 동촌유원지, 팔공산권역, 동대구역세권 등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모습으로 대구시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2016년 말 완공될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명실상부 대구의 관문으로 랜드마크로서 동구의 변화는 과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한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대구선 이설에 따른 다양한 개발계획과 함께 K2 공군기지의 이전 방침도 확정되면서 동구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소음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과 함께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평가로 인해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을 정도다. 대구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받으며 나날이 변모되는 동구지역의 상전벽해 현장을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앞으로 변화될 모습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본다.글 싣는 순서① 신서혁신도시와 이시아폴리스②동구평생학습축제③동촌 유원지의 대변화④동대구역세권 개발⑤팔공산 권역의 상전벽해신서혁신도시, 한국감정원 등 3곳 입주… 2015년까지 11개 기관 들어서부가가치 10조·고용창출 10만 이시아폴리스, 자족형복합신도시 현실화□ 신성장 동력의 구심 신서혁신도시 대구의 명산 팔공산을 병풍처럼 두고 있는 대구 동구는 그동안 K2 공군기지로 인해 소음이라는 상당한 고통과 함께 개발에도 큰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가 동구지역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팔공산이라는 명산 때문에 개발제한 역시 많아 주민들의 재산권행사 등에 수많은 난관으로 봉착해 온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최근 5~6년 전부터 동구지역에 개발 붐이 일기 시작했다.가장 큰 물꼬를 튼 것이 바로 대구 신서혁신도시 건설이고 이시아폴리스, 동대구역세권 개발인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건립, K2 공군기지 이전 계획까지 숨 쉴 틈 없이 발표되면서 동구는 이제 과거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동구 상전벽해의 가장 큰 출발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지난 2005년 3월25일 발표되고 그 해 9월 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12월 대구 신서 혁신도시 입지선정 완료 등으로 급물살을 탔다. 이후 2007년 4월 혁신도시개발 예정지구지정, 5월 혁신도시 개발계획 승인, 9월 혁신도시 부지조성공사 1공구 착공 등에 이어 2008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2009년 12월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고시, 2011년 대구연구개발특구(의료 RD 지구) 지정고시 등이 잇따랐다. 지난 2012년 12월 중앙신체검사소가 입주한 이래 2013년 9월 한국감정원,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등 3개기관이 입주 완료했고 나머지 기관들은 부지 건립공사와 입주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2014년 한국산업단지공단을 필두로 한국사학진흥재단(6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7월), 한국가스공사(8월), 신용보증기금(9월), 중앙교육연수원(12월), 한국정보화진흥원(12월) 등이 7개기관이 입주한다. 맨 마지막으로 한국장학재단이 오는 2015년 입주가 끝나면 11개기관의 입주가 완료된다.□ 교육여건 우수한 혁신도시로 도약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올해 말까지 보상비 7천642억원을 비롯한 공사비 6천859억원 등 모두 1조4천501억원을 들여 2만2천320명이 자급자족하는 혁신도시로의 도약할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대구시와 동구청은 이들 이전기관의 조기 정착을 위해 갖가지 지원책을 마련했다. 대구시는 지방세 감면과 전 가족 동반 이주 시 정착비용 100만원지원, 고교생 자녀 대상 학업성취 비용 최대 100만원 지원, 대구 출생 자녀 출산축하금 지원 등을 마련했다. 특히 동구청은 이전기관 가족들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일과학고를 지난 2011년 3월 개교하는가 하면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8월 대구국제학교를 개교했다.또 혁신도시 인근 자율형 공립고 지정, 동구교육발전 장학회 운영, 영어마을 대구시 지원프로그램 운영, 교육환경개선 소요경비 보조, 지역 이해도 증진을 위한 문화탐방 등과 이전에 대한 행정적 지원과 이주상담 및 이주불편 사항 수렴을 위한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 3천여명 이주민 실향의 아픔도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선 신서동 일대는 다랑논 몇마지기와 과수원 등이 분포돼 있던 대구에서도 시골 풍경을 그대로 유지해 오던 곳으로 대구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는 대변모의 이면에는 이주민의 슬픔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대구 신서혁신도시 지정되기 전 이곳은 동구 신서동을 비롯해 상매동, 율암, 각산동, 동내동, 괴전동, 대림동, 사복동, 숙천동 등 9개동이 위치하며 자연부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 달성 서씨를 비롯한 경주 최씨, 장수 황씨, 김해 김씨, 진주 강씨, 성주 여씨 등 8개 성씨의 집성촌에 3천여명이 이 곳을 고향으로 두고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을 유지하며 끈끈한 삶을 유지했었다.이들 집성촌은 적게는 200년에서 많게는 500년 이상 이 곳에 터전을 잡아 살아온 집안으로 서로 당시 우리네 조상의 삶의 모습인 토닥거리며 정겹게 살아온 지역이다.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재 이주 보상금을 받아 대부분 반야월 부근과 신기동과 율하동, 각산동 등 먼발치에서라도 고향을 바라볼 수 있는 인근 지역이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대토하거나 이사를 한 상태다.□ 이시아폴리스는 새로운 랜드마크대구시와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출자해 제3섹터 방식으로 개발되는 이시아폴리스는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일원으로 대지면적 117만6천749㎡의 규모로 계획되는 신도시로 직접 투자비만 1조4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며 간접투자비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무려 3조4천억여원에 달한다.이시아폴리스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기대액의 직접 요인만 4조9천억원, 간접요인 5조원 등 약 10조원에 이르고 고용창출 효과의 경우 직접요인 5만7천여명, 간접요인 4만2천여명 등 모두 10만여명으로 장기 침체에 빠진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이 곳은 대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중심지로서 공동주택을 비롯해 대규모 복합쇼핑몰, 섬유패션대학과 국제학교 등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문화·교육·레저시설들이 대구광역시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차근차근 준비되면서 조성된다. 여기에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수도권 소재 공기업의 이전 등 각종 호재 또한 이시아폴리스의 성공에 한층 힘을 보탰다.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이시아폴리스에서 분양한 더샾 아파트는 3차단지까지 완전분양되는 신화를 낳았다.이런 이유에서 이시아폴리스는 단순한 택지조성이 아닌 산업과 상업은 물론 교육 기능과 레저·휴양까지 갖춘 `자족형 복합신도시`라는 새로운 형태의 타운을 조성해 미래를 향한 대구의 랜드마크로의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강대식 동구의회의장 인터뷰9개동 떠난 이주민들 실향의 아픔조금씩 놓아주며 승화시켜야 할때대구 신서혁신도시가 대구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면에는 이곳에 살던 이주민들의 슬픔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강대식 동구의회 의장도 신서혁신도시로 인해 삶의 터전과 고향을 뒤로 한 채 집을 옮긴 이주민이다.“이주 보상금이라는 유형의 물질은 받았지만 무형의 자산인 고향과 관련된 추억 등은 고스란히 마음속에 슬픔으로 자리 잡아 생채기가 되고 있다”고 말한 강 의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고향 땅의 모습에서 아련한 고향함만 자리잡아 늘상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함을 느낀다”고 신성장 동력으로의 부상한 이면에 대해 언급했다.특히 강대식 의장은 “9개동을 떠난 이주민들 사이에도 보상금으로 인해 명암이 교차되는 이들이 많아 신서혁신도시를 고향으로 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한다”며 “형제자매와 부모자식, 가족 , 문중 간의 보상금 다툼으로 연락두절은 물론이고 가족들이 찾지 않는 명절을 맞는 집안도 있다”고 밝혔다.일부는 대토한 땅이 다시 택지지구로 개발되면서 부동산 붐이 일어 그 자리에 고층빌딩을 지었지만 은행에서 대출한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지고 있다.하지만, 강대식 의장은 “언제나 추억과 슬픔에만 잠길 수는 없고 대구의 신성장 동력되고 있는 고향을 이제는 조금씩 마음속에서 놓아주며 승화시켜야 할 때”이라며 말한 강대식 의장은 “아련함을 뒤로한채 신서혁신도시를 새로운 고향으로 맞게되는 11개 이전기관의 가족들도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라고 말했다.이어 강 의장은 “고향에 대한 추억은 9개동 마다 세워질 정자를 통해 이어가고 대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신서혁신도시의 무궁한 발전을 함께 기원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후손들에게 신서혁신도시가 바로 우리조상들이 선견지명으로 자리잡은 터전이었다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10-01

독도경비대 김환 일경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그저 우연히 이뤄지는 만남은 없으며, 어떤 만남이든 그 이유는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여러 종류의 만남이 있으며, 이러한 만남은 모두 소중하다. 내가 지금 발을 디딘 이곳 독도의 독도경비대 또한 내 인생에서의 어떤 소중한 만남을 위한 필연풍이라고 할 수 있겠다.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나뉘는데 동도에는 우리 독도경비대가 있고, 서도에는 독도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김성도, 김신열 독도 이장님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독도에 입도하고 며칠 뒤, 동향근무를 끝마치고 접안지에 있는데 서도 김신열 할머니께서 기동복에 적힌 나의 이름을 유심히 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신경을 안 쓰고 지나갔다. 근무 때문에 며칠간 접안지에 내려가지 못했는데 다른 대원들에게 전해 듣기로 할머니께서 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며칠 뒤 할머니는 손자와 나의 이름이 똑같아서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의 외손자 이름이 김 환이었다.내가 경험한 21년, 나와 이름이 같은 사람을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입대 중에 독도라는 장소에서 이렇게 알게 되니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외로운 섬 독도. 그곳에서 당신도 외로우셨을 텐데 접안지에 내려가 있는 짧은 순간만이라도 나를 손자처럼 대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늠름한 손자가 되고자 노력해야겠다.며칠 뒤 태풍으로 잠시 울릉도에 계시다가 들어온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근무 중인 나에게 다가왔다. 예전부터 홍합밥 한 번 만들어 먹이고 싶다고 자주 말했는데…. 나는 그냥 하는 말이겠지 싶어 그리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뜻이 확고한 것 같아, 진짜로 가도 되겠느냐고 여쭤보니 할아버지께서 오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지휘요원 분들과 동행 하에 이장님 댁에 방문했다.나는 할머니를 도와 식사 준비를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과거 해녀 출신이었던 할머니께서는 직접 잡은 가지각색의 자연산 독도해산물로 진수성찬을 차렸다. 명불허전. 독도는 황금어장이라는 말이 손색 없을 정도였다.음식의 맛에서 할머니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추석을 맞아 고향에 내려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동도로 돌아오는 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육지가 있는 서쪽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향수에 젖었다.하지만, 막사로 돌아가는 순간 그러한 기분은 독도경비대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흔들 수도 있기에 잠시 접어두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누군가의 아들, 손자, 친구이기 이전에 나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대한민국 최동단을 지키는 경찰이기에…. 충성!

2013-09-30

신비의 섬, 울릉도

포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썬플라워호를 타고 울릉으로 가는 배에서 바다를 보았다.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영해해수욕장 너머 동해바다와 같은 모습이어서 자꾸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에 고향의 바다에서, 백사장에서 혈기왕성하게 보낸 추억들이 뱃머리에 부서지는 바닷물처럼 순식간에 달려와서는 뒤로 사라진다. 그 푸른 파도너머에서 울릉도 도동항의 모습이 펼쳐진다.북면 나리분지,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별천지성인봉 원시림 등산길엔 섬말나리·고사리류 등 군락 이뤄 장관일상생활을 하다보면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직업상 또는 개인적인 취향의 여러 대화가 도움을 주지만 때로는 혼자서 조용히 생각해보고 싶은 때가 있다. 필자가 지난해부터 주말을 이용해 등산과 여행을 하고 있지만 이는 등산 단체가 아니면 문화예술단체 등 지인들과 함께 하는 행동이다.수없이 등산을 하면서도 초기에는 등산모임에서 주로 가는 코스를 택했는데 그러다보니 간곳을 또 가게 되고,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은 생각만 하지 실제로 가볼 수 없는 입장이어서 올봄부터 방법을 바꿨다. 필자가 알고 있는 등산모임이 주말에 가는 곳을 미리 알아본 다음 나의 사정과 여건을 맞춰 선택하는 등산이다.그렇게 하다 보니 종전에 정해진 장소를 따라가는 피동적인 입장에서 이제는 능동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하고 등산인지, 하이킹 또는 트레이킹인지 분간을 하여 좋은 코스를 택하게 되는 맞춤형 등산이니 나름대로는 장점도 있다.말을 타면 종을 앞세우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라 했던가. 그래서인지 가고 싶은 곳을 골라서가는 맞춤형 등산을 하다 보니 어떤 때에는 한 수 더 떠서 단독산행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는 분주한 일상을 잠시 잊고서 좋은 명산대천을 골라 혼자서 사색할 여유가 필요한 때이다.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울릉도에 볼일이 생겼을 때 날짜를 잡아 성인봉을 단독 산행하는 계획이었다. 여러 가지 일이 겹쳐 일본으로, 국내로 출장 다니다가 몸과 마음이 다소 지쳤다. 생활의 재충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 때에 마음먹은 것이 울릉도 행이었고, 많은 정보자료를 얻어 실행에 옮겼다.도동항에서 숙박을 하고서 이튿날 아침 일찍 필자는 산행차림을 갖춰 성인봉 등산에 나섰다. 을릉도 성인봉 등산코스에서 출발점은 대략 세 코스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대원사인데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로 6시간이 소요된다.두 번째는 KBS중계소 코스로 출발지만 다를 뿐 팔각정을 거쳐 성인봉에 올랐다가 나래분지, 천부로 내려오는 코스는 같은데 소요시간은 5시간 40분정도다. 그리고 세 번째는 안평전에서 출발하여 팔각정, 성인봉, 나래분지, 천부 코스인데 5시간 20분 정도 걸리니 도동항 쪽에서 출발해 중앙지점인 성인봉을 넘어 반대편인 천부로 가서 교통편으로 도동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필자는 사전에 코스에 대해 살펴보고서 오르기 쉬운 원 등산코스의 반대방향을 택했다. 먼저 버스를 이용하여 천부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나래분지를 보고서, 신령수를 거쳐 성인봉에 오른 다음, 팔각정을 경유하여 도동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먼저 나리분지에 도착했다.북면에 위치한 나리분지는 화산섬인 울릉도가 내세우는 자랑 중 하나다. 화산 분화구에 화산재가 쌓여 생긴 화구원인 나리분지는 그 길이가 동서 1.5㎞, 남북 2㎞로 면적이 198만㎡에 이르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다. `나리`라는 지명은 과거 개척민들이 이 지역에 자라고 있는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먹으면서 생활한데서 비롯됐다고 한다.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별천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어 울릉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인데, 17가구 40여 명의 마을주민들이 식당, 숙박업을 병행하면서 요즘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성인봉 등산과 관련된 주변의 관광지 정보를 입수해 등산코스에 따라 살필 유적지나 주요 관람지는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 혼자 등산하는데 있어 가장 유익한 것은 교통정보와 주변의 등산관광지를 살펴보는 일이다.정보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필자는 너와집과 투막집을 보기로 하였다. 먼저 너와집에 가니 등산객들이 많이 몰려 있었고, 그들과 함께 너와집을 둘러보았다. 너와집은 이 마을에 사람들이 정착하던 130여 년 전(1882년) 재래의 집 형태를 1940년에 건물이 있던 자리에 원래 모습으로 복원한 목조 건물이다. 지붕이 너와(나무판자)로 돼있어 `너와집`으로 불리어진다.집 구조는 4칸 측면 일자집으로 지붕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무거운 돌을 얹어 놓은 것이 특색이고, 가옥과 마당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 `정낭`이라 부르는 화장실이 있는데, 필자는 오랜만에 그 단어를 들어봤다.나래분지 마을에 2동이 있는 투막집을 봤다. 투막집도 너와집과 마찬가지로 이주해온 개척민에 의해 건축된 울릉도 고유의 전통 주거형식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섬마을이고 겨울에 눈이 많다보니 기후 특성에 순응하며 전래된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옥으로 주요 문화재인 것이다.투막집을 빠져나와 성인봉으로 향한다. 가는 코스에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가 있다. 천연기념물(제52호)로 지정된 이곳 군락지에는 6월경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 피는 섬백리향의 모습이 주변 풍광과 어울려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좋은 볼거리다. 다만 울릉국화가 한창 피어나는 시기가 아니라서 아쉬운 맘이 든다.본격적인 성인봉 원시림 등산길을 걷는다. 정상으로 가는 등산길 주변에는 너도밤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등을 주종으로 하는 원시림이 잘 발달되어 있고, 섬말나리, 각종고사리류 및 고비류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다.여름이긴 하지만 원시림이 햇볕을 막아주고 있어 나무숲 길을 걷는 동안은 힘이 덜 든다. 신령수 약수터에 도착하여 약수를 한 바가지 마시니 가슴이 시원한데, 신령수라 하니 힘까지 솟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이제부터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이다. 필자는 1천600계단이라 알고 왔지만, 어떤 등산객들은 1천980개 계단이니 심지어 2천개가 넘는다니 정확하지가 않다. 하기야 성인봉에 오르면서 그 계단수를 전부 헤아릴까마는 처음에는 수를 세던 필자도 조금 후면 힘듦과 주변의 경관을 살피느라 잊어버린다.마침내 정상에 도착했다. 성인봉이라 새겨진 표지석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그 오랜 세월동안 성인봉으로 우뚝 서서 사방 바다를 보면서 육지를 그리워한 것이 아니었더냐? 그러한 생각에 필자는 표지석에 다가가 어루만져본다.한자로 `성스러운 사람`을 뜻하는 성인봉(聖人峰)이다.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이 산이 워낙 명산이다 보니 이곳사람들이 정봉 꼭대기에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 중 성인(聖人)이 나올 만큼 이 잘된다는 풍수설에 의해서 나온 말로 알려지고 있다.이곳에 오르다가 조금 전에 마신 신령수에다가, 이제는 성인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 하늘과 저 아래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기운이 치솟는 야릇한 분위기다. 일순간 지금까지 계단을 오르느라 힘든 순간도 잊어버리고 필자는 천지가 아늑하다는 생각 속을 헤맨다.멀리 산들을 보니 이 지역에서 해발 900m가 넘는 말잔등(967m), 형제봉(915m)과 미륵산(901m)이 보인다. 그리고 아침에 떠나온 도동항쪽을 바라보면서 울릉도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이것저것을 생각해본다. 그 중에서 우뚝 섬은 독도에 관한 필자의 생각인데, 오늘은 생략하기로 한다.이제 하산길이다. 어느 산이나 정봉에 오른 뒤에 하산하는 길은 다소 쉽다. 그러나 힘들게 산행을 한 다음 충분히 휴식하지 않고 내려오는 길은 기운이 빠져 위험할 때가 있어 조심스러운데 울릉도 등산은 그렇지가 않다. 바람등대를 지나 팔각정에 도착했다.팔각정에서 잠시 쉬고서, 구름다리를 거쳐 KBS중계소에 도착하니 나리분지에서 출반한지 4시간 반이나 흘렀다. 혼자서 하는 산행이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도 한 시간 정도가 단축됐는데, 따지고 보면 이 시간은 등산 일행들과 이런 저런 나누거나 행보에 있어 함께 보행속도를 맞추는 시간인 것이다.등산은 끝이 났지만, 그곳에서 택시를 이용해 도동항에 볼거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이왕 울릉도 등산길에서 성인봉에 올랐으니 여가시간으로 관광지를 더 돌아다 볼 요량이었다. 먼저 해안산책길로 향했다. 해안산책길을 걸어 저동항 촛대바위까지 갔다가 다시 도동항으로 되돌아 왔다. 해안산책길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라 한다. 암벽 등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철교나 보도를 만들었으니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명물이 되고 있다.울릉도는 육지 사람들에게 호박엿과 오징어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사람들은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고 한다. 필자는 궁금하여 울릉도 주민들이나 심지어 공무원과 지방의원에게 어찌해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 하느냐 물어봐도 신통한 대답이 없다.필자는 울릉도 성인봉을 단독 등산하면서 그 답을 얻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가 자랑하는 평원이다. 첫째는 화산의 화구원인 나리분지에 마을이 형성돼있고 사람들이 거주한다. 신비한 일이다. 둘째, 산에 고산식물과 저산식물이 함께 자라는 섬이다. 셋째는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인데 식수가 풍부하다. 하루에 약 3만4천톤의 자연수가 바다로 흘러간다. 그 용천수로 화력발전소를 돌려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오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도 바다는 오염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동항 인근의 산에 바위틈에서 자라난 2천년 이상이나 되는 향나무는 물이 없어도 끈끈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니 실로 신비한 점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어느 날 갑자기 생활의 재충전을 위해 휴식이 필요했고, 나름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내어 호젓하게 사색하며 머리를 식힐 겸하여 떠나온 울릉도 성인봉 단독 산행 길은 그 정상에 올라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시원해졌고, 울릉도에서 느낀 신비의 섬에 대한 생각들은 더한층 마음의 여유를 갖게 했다. 앞으로 힘들 때면 혼자서 꿈꾸고 노래하며 걷던 원시림 산행 길을 생각하리라.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09-27

두 장인 솜씨가 빚은 안동간고등어의 `화려한 변신`

안동의 향토음식연구가 조선행(54)씨와 전통과 퓨전 음식연구가 권영숙(64)씨는 닮은점이 있다. 바로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는 등 향토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공통점이다.안동권씨 부호장공파 종가 셋째 며느리인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일찍이 할머니 그늘에서 음식 만들기에 눈을 떴다. 여기엔 맏이의 역할도 한 몫을 했지만 그만큼 음식 만들기를 무척 좋아했다.조선말 권병선 의성군수가 친정 증조부인 권씨는 고삼주에 대한 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후손으로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 옛 방식 그대로의 요리에다 그녀의 탐구적 호기심이 가미돼 새로운 음식을 만들기 좋아했다.지난 23~24일 열린 서부시장안동간고등어축제 기간 조씨와 권씨는 요리전시관을 마련해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시연회를 열어 행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 모두 고등어 축제장을 `하이라이트`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선행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조선행씨는 옛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집에서 술을 직접 담그던 시절의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지금도 가슴 깊이 느낀다고 했다. 집 앞 텃밭을 가꾸며 채소를 부지런히 키워 가족의 밥상을 자연으로 만드는 방법을 어린 시절부터 몸소 체험하는 등 봄에는 가장 좋은 채소를 뽑아먹고 가을에는 좋은 것을 저장해야 한다는 기본을 자연스레 익힌 조씨는 모든 농사를 친환경으로 하고 개똥쑥 등 우리 몸에 이로운 것들을 직접 키우고 있다. 그만큼 음식을 만드는데는 환경적인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것이다.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을 소원하는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진 입맛이 나이를 먹을수록 간절함으로 전해져 할머니의 손맛을 흉내 내며 시작한 요리가 이제 사람들에게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지난 2월 안동종가음식산업화사업단 예미정(禮味亭)이 출범하면서 조씨가 종가음식 발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음식개발 때문이다.국민생선으로 사랑받고 안동 대표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요리가 굽고 찌는 조리 이외 별다른 요리방법을 찾기 힘든 것에 착안해 만든 요리가 최근 안동간고등어축제 때 선보인 단호박 고등어 찜과 고등어 부추 찜, 고구마나 마를 이용한 고등어 찜이다.당시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가 전혀 없이 만들어진 요리라서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시식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흔한 야채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은 고등어 요리로 대단한 관심을 보인 사람들을 보면서 좀 더 다양한 맛과 영양의 차별화를 주는 향토음식 대중화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언제나 환한 미소로 음식을 대하는 조씨는 전통의 향토음식을 고집하면서도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가임이 분명했다. △조선행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약력활동 : 요리연구가, 안동향토음식연구가, 예미정 안동향토음식연구가경력 : 사찰음식전시회(개인전3회)유교문화축전(종가음식전시)-2012년전국은어요리 경진대회 `조선행氏` 대상-2008년2013 서부시장안동간고등어축제 요리전시관에 안동간고등어를 이용한 요리 시연회 □ 권영숙 전통·퓨전 음식연구가1972년 갓 시집 와서 시댁어른의 제사때 고삼주를 처음 빚어봤다는 권영숙씨는 결혼 전 친정어머니로부터 고삼주 담그는 법을 배웠다. 친정어머니는 안동소주 조옥화 할머니와 지역에서 전통음식 조리에서 쌍벽을 이룰 정도로 소문나 있다. 요즘 신부들에게 전통 음식 조리법과 전통주 빚기를 전수하기도 하는 권씨는 전통주 칵테일을 개발할 정도로 신세대 애주가들의 입맛을 우리 술에 맞춰주기 위한 전통주의 퓨전화에 열의가 높다.권씨가 개발한 안동 마 요리는 무려 100가지나 된다. 이같은 공로로 2007년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자랑스런 도민상도 수상했다.최근 안동간고등어 축제에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 권씨의 전통요리와 안동의 특산품인 마를 이용하거나 마늘 혹은 무 등을 이용해 창의적인 요리 외에도 생물인 고등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로 주목을 받았다.“예로부터 안동은 찜 요리가 더 유명했지요. 어릴 적 저의 기억은 갖가지 식재료로 만든 찜 요리인데 그 중 고등어의 맛이 기억에 생생해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권씨의 고등어 요리는 안동간고등어축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단호박 고등어찜과 부추 고등어찜, 고구마 마 고등어찜에다 고등어말이 김밥, 고등어 강정, 고등어 찜과 수제비, 고등어 인삼말이 찜 등을 소개했다.고등어를 얇게 포를 뜬 상태에 양념된 밥을 넣고 말아놓은 고등어말이 김밥은 매콤한 마늘향으로 고등어 특유의 비린 냄새를 잡아 젊은 층에도 인기를 끌었고, 간이 밴 고등어를 살짝 두른 기름에 튀겨낸 강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기도 했다. 평범한 고등어 찜은 고추와 파프리카, 마, 마늘 등, 오색고명으로 단정하게 꾸며 냈고, 고등어를 갈아 반죽해 밀어낸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의 부드러움에 어르신들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다.권씨는 다양한 전시경력과 요리 경험을 바탕으로 안동을 비롯해 영주와 봉화, 예천에 이르기까지 `다우회`를 만들어 술 제조와 전통과 퓨전을 가미한 음식요리 전파에 애를 쓰고 있다. △권영숙 전통·퓨전음식연구가 약력경력 : 서울 중앙일보 문화센터 요리경연대회 대상수상, 자랑스런 도민상 수상, 마 축제 마요리 5회 개인전 전시(2008-2012년)2011년 대통령상 수상, 여성한마당 문화원 전통주 최우수상 수상안동 음식대전 음식 디미방 요리 전시안동 서부시장 고등어 축제 고등어 요리전시3회(2011-2013년)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3-09-27

대한민국 가을 대표 농특산품 `상주곶감` 납시오

좀처럼 식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수확의 계절 가을이면 고을의 지명은 몰라도 지역 특산품은 연상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농특산품이 있다. 상주곶감이 바로 그중 하나다. 다가오는 10월, 본격적인 감 수확철이 도래하면 상주는 온통 주황빛 향연이 펼쳐진다. 집집마다 동네마다 감깎는 손길이 분주하고 공판장을 향하는 차량 행열은 수 Km씩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연출된다. 전국곶감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상주곶감의 연 매출액은 2천억원 정도로 상주시 1년 예산의 1/3에 달해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이런 상주곶감이 왜 유명한지 속속들이 짚어 본다.□ 상주 곶감의 유래 상주곶감은 예종실록 권2 즉위년(1468년) 11월 13일에 곶감을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동국여지승람(1530년)에도 언급될 정도로 그 명성이 높았다.이 무렵 감 품종은 대홍시로서 전국에서도 기이한 품종으로 여겨졌으며 1757년~1832년경 전국적인 명품으로 인정받아 이름이 조홍감으로 변경됐다 19세기 이후부터 `상주둥시`로 불리었다.이러한 전통성과 감재배에 적합한 여건을 기반으로 상주곶감을 명품화시켜 왔으며 2006년에는 국립종자관리소에 상주둥시 품종을 등록(제09-0006-3호)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상주곶감의 특성과 현황상주는 전형적인 중부지방의 대륙성기후를 나타내 연평균 기온 11.9도, 강유량 1천200mm를 기록하며 서고동저의 형상에 큰 일교차까지 더해 당분 축적에 유리한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상주지역에서는 6천320여호가 2만104t의 감을 생산하고 있으며 곶감은 연간 9천284t을 조제해 2천억원의 소득을 발생시켜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시에서도 상주곶감의 명품화와 농가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2007년 6월 지리적표시제(산림청 제12호)를 등록했다.곶감은 100g당 열량 216㎉, 수분 42.9%, 당질 45.2g, 섬유 3.0g, 비타민A 7.483IU, 비타민C 45mg, 아스코르분산 45mg의 웰빙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상주감의 경우 당도는 4배, 비타민 A는 7배, 비타민 C는 1.5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그 우수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상주곶감이 맛있는 이유는 또 있다.가공할 감을 고를 때 깨끗한 외관, 씹는 질감, 속이 꽉찬 감, 적당한 수분이 있는 좋은 감을 골라서 가공하기 때문이다. 가공된 곶감은 천년고수라는 공동브랜드를 사용하면서 홍보는 물론 이미지까지 관리해 소비자의 미각을 끌어들이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2008년 1월에는 14만2천개(반건시2만2천개 건시12만개)의 곶감을 청와대 선물 품목으로 납품했다.이어 2008년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과 2010년도 국가브랜드 대상까지 수상하는 등 전국 최고의 명품곶감으로 인증 받고 있다. □ 상주 곶감축제상주에서는 3년 전부터 매년 곶감축제가 열리고 있다.올해 제3회 상주곶감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상주시는 지난 5월, 곶감공원입구에 있는 750년 된 하늘아래 첫 감나무(국립산림과학원 인증 QR코드부착)아래서 감 풍년기원제와 함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감꽃 팔찌, 목걸이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개최했다.상주곶감축제는 외남면 소은리 송골에서 유래된 전래동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경상북도 우수축제로 선정된 곶감축제는 올해도 감직판행사, 전통무용 및 민요경창, 호랑이퍼포먼스, 각종 체험, 즉석경매, 곶감윷놀이, 색소폰연주, 곶감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상주시 곶감시책 무엇이 다른가?상주는 곶감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 곶감과 관련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먼저 상주감시험장이 있다.1995년 만든 감시험장은 상주시 공성면 장동리 11만6천301㎡의 면적에 있으며 12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시험장은 고품질 감·곶감생산, 씨 없는 우량품종 육성, 내병성, 내한성 등의 우량대목 생산, 고품질 저비용 안전생산 기술개발, 수입곶감에 대응한 명품화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하며 상주곶감 명품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또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곶감공원과 상주 곶감 유통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곶감공원내에는 영상관, 감락원, 농산물판매장, 연지내 집 등이 있으며 상주곶감 홍보의 장으로 활용 되고 있다.상주 IC와 인접한 곶감유통센터는 곶감의 집하, 선별, 가공, 저장, 포장, 물류의 복합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상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상주곶감을 알리고 판매하는 중심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상주시는 2004년부터 상주곶감산업 육성을 위해 시청 산림공원과 내에 곶감전담팀을 신설했다. 곶감전담팀은 곶감 가공기술 전파, 경영 컨설팅 등과 더불어 경영비 저감사업, 홍보·판촉활동, 판로개척,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세계화를 위한 상주곶감상주시는 상주곶감의 명품화를 통한 국내시장 석권과 세계화를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첫 번째, 감 및 곶감 생산농가에 대한 재배·가공 기술교육을 체계화하고 철저한 품질관리와 전처리위생시설(HACCP)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위생적인 곶감 생산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두 번째는 곶감의 저장, 보관, 유통 방법에 대한 개선과 연구다. 시는 장기간 보관해도 품질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원료에서 생산 가공품까지 적절한 저장 방법을 연구 개선하고 곶감가공시설 현대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세 번째는 종합적인 곶감산업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감과 곶감생산 판매는 물론 곶감박스, 기자재, 가공기계 등 연관 산업을 조성·유치해 생산.가공.유통 전반에 이르는 종합적인 기반을 갖춰 가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마지막으로 세계시장 석권을 위한 홍보 및 판로 확보다. 이미 국내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상주곶감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상주시는 곶감 유통센터를 활용, On, Off 라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성백영 상주시장이 중국 상해 갤러리아 마트에서 직접 상주시 농특산품 판촉전을 개최했는가 하면 현지 식품유한공사와 MOU를 체결해 수출계약을 완성한 바 있다.▲ 성백영 상주시장이 깎은 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성백영 상주시장은 “상주 곶감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특히 감말랭이와 아이스홍시의 인기가 좋았는데 이 품목 외에도 다양한 곶감 가공품을 개발하면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3-09-26

원전 확대 세계적 추세, 자원빈국 한국에도 최적 대안

올 여름 전국민이 무더위로 고통을 겪었다. 사상 최고의 더위, 최장 열대야, `전력난`등 더위와 관련한 온갖 수식어가 쏟아져 나왔다. 궁극적인 원인은 전력부족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전력소비자들은 그 화풀이를 정부 또는 전력사업자에게 돌렸다. 더군다나 이번 겨울에도 전력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부나 전력사업자는 아직까지 속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매년 여름과 겨울철마다 재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본다. 원전 3기 정지한 한국올여름 전력난에 가슴 졸여일본, 50기 멈추고도 여유美, 지난해 34년만에신규원전 건설 허가中·유럽·중동 산유국도원전 비중 확대에 초점한국, 1차에너지 96% 수입20일이내 분량만 비축 가능에너지안보 상황 고려해야□ 원전 50기 정지하고도 버틴 일본지난 5월말 시험성적서 위조 때문에 신월성1호기를 비롯한 원전 3기가 정지했다. 전력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여름을 앞둔 시점에서 전력 비상사태는 불보듯 뻔했다. 무더위가 닥치자 국가 전체가 허리띠 졸라매듯 전기 다이어트를 해야했다. 원전 3기 정지로 대한민국 전력사정이 비상사태를 방불케 했다면 일본은 어떻게 된 건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은 무려 50기의 원전을 정지했다. 의무절전 및 자율절전 노력이 뒤따랐지만 50기 발전소를 세울 수 있었던 일본의 전력상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일본은 원전 정지후 원자력 발전량을 가스와 석유 발전으로 대체하였다. 2012년석유소비량이 2010년 대비 218.9% 증가하고 가스소비량은 39.4% 늘어났다. 화석연료 수입증가로 일본은 31년만에 무역적자국이 되었다.석유와 가스 소비가 많이 늘었지만 일본 전력사정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은 일본의 전력설비예비율 때문이었다. 일본의 원전 발전 비율은 30%선. 전력설비예비율이 28.3%여서 원자력발전소를 다 정지해도 전기소비를 조금만 줄이면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 英·美·中·러시아 등 원자력 비중 확대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 유지 또는 비중 확대에 중심을 두고 있다.미국은 지난 2012년 2월 34년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허가했다. 1979년 스리마일섬(TMI) 원전사고(노심용융 사고였지만 외부 방사능 유출은 없었음) 이후 원전 추가건설을 하지 않고 원전 유지만 해왔던 미국이 원전 확대정책으로 선회한 것.미 조지아주 보글(Vogtle) 원전 3,4호기는 오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내 신규원전 인허가 신청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리(Lee)원전 2기 등 모두 14기에 달해 원전 건설분위기가 활발하다.영국은 `저탄소 경제 정책`과 `안정적 에너지 공급`에 중점을 두고 원자력 역할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래된 화력발전소 폐쇄를 대비해 2030년까지 16GW 규모의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현재 19%인 영국의 원자력비중은 오는 2030년 40%로 늘어날 전망이다.러시아는 현재 원전 11기를(9.3GW) 추가 건설하는 등 오는 2025년까지 원전비중을 현재 10%에서 25%로 확대할 계획이며, 중국은 28기(용량 27.8GW)의 원전을 건설하는 등 원전 확대에 에너지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다.□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도 새 원전 건설석유가 풍부한 중동지역 국가들도 원전 국가로 새로 진입하거나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아랍에미리트(UAE)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장 먼저 원전 건설을 승인한 국가이다.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을 수주해 오는 2020년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인 바라카 원전 1~4기를 준공할 예정이다.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16기의 원자로와 관련 전력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란은 지난 2월 신규원전 후보지 16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터키는 아쿠유 지역에 1호 원전을 건설중이며 시놉 지역에 2호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이외에 최근 박근혜대통령이 베트남 방문에서 양국의 원전 건설 협력을 논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베트남은 원전 추진 정책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10.7GW 규모의 원전 10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1차 러시아, 2차 일본에 이어 3차 원전건설에 한국원전 수출이 유력하다는 평이다.또 방글라데시, 요르단, 이집트 등에서 새로 원전 건설이 추진중이거나 사업자 선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세계원자력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전세계에서 건설중인 원전은 13개국 68기이며, 건설계획은 26개국 162기에 달한다.□ 자원 없고 전력수입 못하는 한국은한국 에너지 정책의 큰 줄기는 세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상승과 화석에너지 비중 감소에 있었다.신재생에너지는 꾸준히 기술력과 경제성을 높이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단가(39.6원)에 비해 풍력 160.8원, 태양광 400원 내외로 4배~10배 정도 비싸다. 더구나 하루 24시간 전기를 생산하는 기저전력원(석탄, 원자력)에 비해 이용률(20%내외)이 매우 낮다는 문제도 있다. 바람이 불거나 햇빛이 있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한계 때문에 국가 전력수급계획으로 적극 반영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전기생산의 연료가 되는 1차 에너지를 96.5%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유연탄이나 LNG는 15~20일치 밖에 비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기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원자력의 경우 18개월분의 농축우라늄을 저장할 수 있고 장전된 연료까지 감안하면 3년정도 발전이 가능하다.전력수급 비상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한 전력공급력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지적이 있다.경희대 정범진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원자력 발전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확실히 장점이 가장 많은 발전원”이라며 “국민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한다면 원자력에 인적 투자와 기술적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3-09-24

3개권역별 특화산업 차근차근 추진 대한민국 문화융성·창조경제 선도

경북도는 최근 수년동안 경북 북부, 중·서남부, 동해안 지역 등 권역별 발전전략을 마련,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도는 문화융성, 창조경제 등 국정과제의 선도적 실천을 통해 경북 발전과 도민생활 향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또 도는 동해안, 낙동강, 백두대간의 자연환경과 신라·유교·가야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잠재력을 새로운 산업 육성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경북의 새천년을 준비하는 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은 현재 도청 신청사가 40%의 공정률로 2014년까지 행정타운 조성 등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300만 도민을 위한 경북도의 전반적 마스터 플랜을 살펴본다.백두대간·낙동강축 새성장동력으로 육성… 23개 시군 뭉쳐 신라·유교·가야 3대문화권사업 발굴 먼저, 백두대간 축은 생명과 휴양관광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된 기반을 바탕으로 낙동강을 문화관광과 `물 산업`의 거점지구로 조성해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가고 있다. 동해안 지역은 첨단 과학과 에너지, 해양관광과 물류의 중심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또 신라, 유교, 가야문화의 특성을 활용한 3조5천473억원 규모의 3대 문화권 사업을 경북도내 23개 시군 전체에서 추진중이며 신라왕궁 및 황룡사 복원 등 한반도 역사문화네트워크 구축사업도 대선공약으로 추진 중이다.FTA의 최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농어업인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 FTA 대응 플랜을 가동하여 `농어촌 진흥기금` 조성, `농민사관학교`를 통한 농업전문 CEO 7천500명 양성, 마을단위 영농법인 조성을 통한 소득창출을 기반으로 한 경북형 마을 영농 시스템 구축으로 전국 최다의 억대 부농(6천242호)을 탄생시켰으며 귀농·귀촌 3년 연속 전국 1위(5천962가구), `12년 역대 최고 농가소득(3천174만원)과 농업소득 전국 1위 지역으로 변모시켜가고 있다.한편, 대한민국의 문화융성 시대를 경북이 선도해 나가고 있다. 세계 문명의 심장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 세계 문화엑스포 2013`은 양국 총리가 참석하고 중앙정부, 국가적 문화 거장들이 대거 참여한 국가적 행사로 치러졌으며 관람객이 5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대한민국 문화사(文化史)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주가 실크로드의 기·종착지라는 인식을 세계 실크로드 학계에 심어주는 인상적인 계기도 마련했다.또 `새마을 운동`의 종주도인 경상북도는 `새마을 운동 세계화`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난극복 방법을 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국에 보급하고 있다. 기존 선진국에서 지원하는 일회성, 행사성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유형의 ODA사업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호평받으며 `대한민국의 국격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무엇보다 도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기업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민선 5기 기간에 17조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성과를 보였다. 정부 정책도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정부 3.0도 경북이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하여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통한 주민 맞춤형 행정서비스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해안권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미래해양산업 거점·국민힐링공간 창출 `新동해시대 출범`경북도는 정부의 해양수산부 출범에 맞추어 新 해양 시대를 선도하고 동해안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新 동해안 시대 개막`을 선언하는 등 동해안의 발전을 위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우선 도는 신동해안 발전 전략을 발표해 `동해안을 대립과 낙후의 바다에서 상생과 협력이 있는 경제의 바다로, 감성과 창조가 살아 숨 쉬는 문화의 바다`로 조성하기로 했다.따라서 도는 `미래 해양산업의 거점 조성과 국민힐링 공간 창출`이라는 2대 목표로 △ 해양산업의 미래성장 동력화 △ 고부가가치 첨단 수산업 육성 △ 환동해 항만물류 특화기반 조성 △ 융복합 해양관광산업 육성 △ 원자력·그린에너지 벨트 구축 △ 깨끗한 해양환경과 안전한 바다 조성이라는 6대 발전전략을 실천한다.그간 도는 서해안 중심의 L자형 국토발전축을 U자형으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물류 대동맥인 기간도로망 구축에 집중해 동서 4축(상주~영덕), 동서 5축(보령~울진), 포항~울산, 포항~삼척 간 고속도로와 동해 중부선(포항~삼척)철도 부설 및 동해남부선(포항~울산) 복선 전철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동해안의 지도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는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또 경북의 핵심 프로젝트인 `강산해(江·山·海)`프로젝트의 추진을 통해 1천리 동해안에 청정 해양 심층수 개발,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 원자력·풍력·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산업 기반조성을 비롯한 해양관광, 해양물류 기지 육성에 만전을 기했다. 이밖에 새로운 수출 물류 거점항인 `영일만항`건설을 비롯한 배후산업단지조성과 국립 해양과학교육관 건립, 마리나항, 스킨스쿠버 리조트, 오션월드, 주상절리 테마파크 등의 사업 추진으로 동해안을 항만 물류와 관광의 허브로 만든다.■ 북부권 (안동, 영주, 의성, 청송, 영양, 예천, 봉화, 문경) 신도청 이전으로 인구 10만 명품 신도시 조성… 새 성장축 기대지역발전 동력이 부족하고, SOC 인프라가 취약했던 북부지역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경북도는 지속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도청이전이 경북북부지역으로 결정되면서 북부지역은 경북의 새로운 중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이전되는 경북 신(新)도청과 함께 인구 10만 규모의 명품 신도시를 통해 경북의 새로운 성장축이 생긴다. 현재 도청 신도시는 2014년까지 1단계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도청 신청사는 40%의 공정률을 보이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경북에서 추진 중인 강산해(江·山·海) 프로젝트 중 800리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백두대간·낙동정맥 국민 휴(休) 벨트 조성을 통해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국립 백두대간 테라피단지, 국립 금강소나무 연구센터,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건립이 추진 중이며, 바라만 보던 산을 도민이 먹고사는 터전으로 변신시켜 국가적인 힐링체험 단지로 부상시켰다.■ 남부내륙권 (구미, 김천, 상주, 영천, 경산, 군위, 청도, 고령, 성주, 칠곡) 첨단과학·ICT 기술 융합한 새 미래 창조산업 중심지로 우뚝경북 서남부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경북 서남부권을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과학과 ICT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미래 창조산업의 중심으로 육성시켜 나가고 있다.먼저 대선공약으로 채택된 IT 융복합 신산업벨트 조성을 통한 창조 미디어랩과 IT 융복합 혁신센터를 건립해 IT 융·복합 관련 RD 역량 강화와 중소기업의 IT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IT 융·복합 핵심소재인 탄소소재, 이차전지, 차세대 LED 등 첨단소재 개발 역량강화로 부품의 국산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아울러 보잉사 투자유치 등과 연계한 첨단 항공전자 산업의 연계형 거점 육성을 위해 항공전자 시험평가 센터를 설립하고, 국제인증지원 프로세스를 구축, 첨단 항공전자 부품 RD 기술을 집적시키고, 항공전자 부품 MRO 센터를 구축한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이 대한민국의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전 공직자들과 함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신정부 출범과 아울러 지역의 대선 공약을 조기에 구체화 시키고, 무엇보다 도민들의 생활이 풍요롭고 서민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경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24

“6·25 아픔 잊지말자” 15만명 하나 돼 세계평화 염원

칠곡군 왜관읍 칠곡보 생태공원 일원에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제1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11일 성화 점화로 평화의 불을 밝히며 시작한 이번 행사는 15일 저녁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콘서트`에 이어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숫자인 625명의 내·외국인이 대거 참가한 `세계평화 대합창`을 끝으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세계평화 대합창에서는 `우리의 소원`, `손에 손잡고` 등의 합창곡으로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전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대학생과 중·고교생 등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어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이번 대축전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낙동강전투 전승 재연 등 40여개 행사 다채내·외국인 625명 페막식서 평화기원 대합창성공적 개최로 국내 대표 호국축제 계기 돼63년전 미 8군사령관 워커 중장은 전선의 장병들에게 “버티거나 아니면 죽거나(Stand or Die)”로 낙동강을 사수하라! 는 명령을 받은 장병들이 결사적으로 나서 낙동강지구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기념 행사도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칠곡군 왜관읍 시가지와 석적읍 낙동강 둔치 일대에서 6·25 참전용사, 한·미 장병 그리고 시민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가행진과 전투 재연행사 등을 통해 성대하게 열렸다.이번 재연행사는 1950년 8월부터 9월 하순까지 마산-왜관-영천-포항 일대에서 북한군 14개 사단의 총공세를 죽음으로 막아내 전쟁의 흐름을 바꾼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지구 전투를 국군과 인민군으로 만난 형제를 모티브로 한 실경 드라마 형식으로 재연해 그 의미를 더했다. 낙동강지구 전투는 6·25전쟁의 전환점이 되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전투였다. 전체 방어선 어느 한 곳이라도 뚫리면 대한민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전 장병들이 오직 구국의 일념으로 자신의 피와 목숨을 바쳐 쟁취한 처절하고 고귀한 승리를 일궜다.이날 6·25 참전용사 100여명과 경북도와 칠곡군 호국단체가 직접 참가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며,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70여명의 장군들도 참관했다. 또한 5일 동안 메인행사와 더불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들이 많아 호응이 높았다.행사기간 내내 열린 원예치료박람회는 `치유와 힐링의 공간`을 주제로 원예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특강을 통해 다소 생소한 원예치료에 대해 알리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고,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인 김덕수, 안숙선씨를 비롯 김영임, 장사익 등 우리나라 최고의 국악명인 200여명과 채향순 무용단, 이용탁 지휘자가 이끄는 관역악단이 향사 박귀희 명창 20주기 기념 공연이 교육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려 낙동강세계평화문화 대축전 관람객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 공연을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린 `낙동강 호국길, 자전거 대행진` 행사는 5천명이 넘는 참가자가 평화를 기원하며 낙동강 칠곡보 생태공원 일대를 자전거로 순례하는 대행진은 장관을 이뤘다.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는 지난 5일간 대축전을 방문한 관람객을 총 15만명으로 집계, 예상 유치목표였던 10만명을 크게 넘어서 이번 대축전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호국과 평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전쟁 참전국과 문화교류 및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마련된 이번 대축전의 성공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와 구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낙동강세계평화문화 대축전은 6·25전쟁과 호국을 주제로한 국내 유일의 평화축전이고, 전쟁과 평화를 체감해볼 수 있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24개, 문화행사 23개 등 47개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구성해 운영했다.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번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전후세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역사인식과 안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백 군수는 “낙동강 전투의 치열한 역사를지니고 있는 칠곡이 명실상부한 `호국의 고장`으로 자리매김 하는데도 이번 낙동강 세계펑화문화대축전이 크게 기여했으며 내년에도 축전 추진을 위한 국비예산이 확보된 상태인 만큼 칠곡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평화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칠곡/윤광석기자 yoon777@kbmaeil.com

2013-09-23

일본 복합환승센터에서 동대구역의 미래를 묻다

앞으로 3년 뒤인 오는 2016년 말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이 대구 비즈니스 중심지로 거듭 태어나는 일대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주)신세계가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역세권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동대구복합환송센터 건립공사는 약 8천억원의 예산을 들어 지난 7월께 대구시건축교통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로 통과되면서 빠르면 오는 10월께 늦어도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서는 환승센터에는 문화·쇼핑·컨벤션·테마파크 등 다양한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 준공예정인 이 공사로 KTX를 비롯한 고속시외버스, 시내버스, 지하철 등이 한곳에 집적돼 시민들은 이곳에서 환승 교통수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인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는 1만8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활발한 유동인구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침체했던 대구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이미 일본 여러 곳의 복합환승센터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칸센 등장 이후 건립된 복합환승센터로 인해 경제 지도가 바뀔 정도로 환승센터 지역은 일대 변화와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로 등장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오사카와 하카타역 등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3년 뒤 달라질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의 미래를 미리 짚어 본다. 하카타역후쿠오카 하카타역, 복합시설 `캐널시티` 조성후 규슈 중심지로日 최대백화점·2천석 규모 영화관 등 입점, 시민 발길 이어져부산에서 비행기로 32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후쿠오카(福岡)는 일본 남부지역에 있고 일반적으로`규슈`지방으로 불린다. 후쿠오카시는 일본의 8대 도시로 규슈 지방 제일의 대도시이자, 후쿠오카현의 중심지로 최근 들어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이곳 공공기관의 명칭은 후쿠오카와 하카타가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이는 과거 무사계급과 상인계급이 도시 중앙을 흐르는 나카강(御笠川:어립천)을 중심으로 양분돼 살면서 서로 명칭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공항과 현청은 후쿠오카이고 역은 하카타 역 등으로 명명돼 있다.대규모 복합시설인 `캐널시티`가 탄생한 이후로 상업도시로서의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고 값싸고 맛있는 가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까지 사랑받는 도시로 정착된 상태다.지난 1889년 문을 연 하카다역은 지난 2011년 3월3일 증축 및 리뉴얼 되면서 모두 네차례 변화를 거쳐 백화점과 영화관, 다목적홀, 전문점 등으로 구성돼 규슈지역의 문화, 상업, 비즈니스 중심지가 됐다.현재 일본 최대 백화점으로 알려진 한큐백화점과 어뮤플라자인 도큐랜드, 레페토 등이 입점해 있고 2천석 규모의 11개 관의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특히 캐널시티는 지난 1996년 4월20일 고객 회유 동선을 계획적으로 설계한 시간 소비형 상업시설군 형성됐고 매시 정각 뮤직 분수쇼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젊은 층들이 부담없이 자신의 취향대로 물건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등 매일 10대와 20대 젊은이가 북적거리는 거리로 통한다.하카타역이 지난 2011년 4번째 개발을 한 것은 후쿠오카가 동아시아와 연결되는 현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일본 전역을 여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카타역 뿐만 아니라 인근의 버스터미널도 역사와 JR(일본고속철 신칸센), 버스, 지하철 등이 모인 복합 환승센터로 개발하게 됐다.도심의 중심역을 육성해 지역 발전을 추진한다는 정책 아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공적인 개발을 완수한 모델케이스로 손꼽히고 있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시에도 지역 경제여건을 고려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제시되고 있다. 오사카역오사카역 증축 개발 프로젝트로 1.8km 거대한 지하상가 구축지자체 적극적 지원·정책개발 등 동대구역 장래모델 삼아야오사카는 일본 혼슈(本州) 서부에 있고 오사카만에 면한 전형적인 상공업도시로서 도쿄와 더불어 일본의 상권을 동서로 나누는 2대 도시이며 우에마치 대지(上町臺地)와 요도가와강(淀川)의 삼각주로 이뤄져 있다. 삼각주 지대에는 주위의 소하천 외에 운하가 많이 굴착돼 흔히 `물의 도시`로 불리고 840개의 다리로 인해 `다리의 도시`로도 불린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성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은 오사카라고 발음하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오오사카라고 해야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발견해 이채로웠다.오사카역 역시 지난 2011년 증축됐다. 오사카역 증축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 지역의 호텔, 호피스, 주거 등 전체가 대규모 블록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하비스 플라자 멘트와 신우메다시티, 거리의 악사를 모두 합하면 1.8km 정도의 거대한 지하상가가 이뤄졌다. 개발 당시 한규라인과 한신라인, JR라인 등 3개 철도와 3개 지하철, 버스 등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면서 개찰구는 모두 1층에 있도록 했으며 플랫폼상에 교상역사를 건설하면서 이를 모두 덮는 돔 지붕을 증설한 것이 특징이다. 발 빠른 한큐 한신백화점도 지난 2012년 약 8만㎡ 규모의 극장형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오사카역 남쪽에는 다이마루 백화점이 자리하고 바로 건너 한신백화점, 북쪽에는 이세탄 미츠코시 백화점과 코나미 스포츠클럽 등이 있다. 여기에 주변에는 100엔의 원조인 다이소를 안고 있는 쇼핑몰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점과 오피스텔, 음식점 등이 무리지어 들어서 있고 신칸센 역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곳 역시 하카타역 개발 때처럼 지자체가 나서서 각종 지원과 함께 개발에 따른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많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민과 관이 합심해서 일군 경제적 가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일본의 3대 백화점이 모두 오사카역을 포위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에 복합환승센터를 이용하는 이들의 구매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아마도 동대구 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면 오사카역처럼 한국 백화점의 각축장으로 변하게 될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활기찬 거리라는 모습이 그대로 맞아떨어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의 장래 모델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동대구역 환승센터는분산된 역사·터미널 통합5분 이내 모든 시설 환승지하7층·지상9충 백화점세계최대 규모 등극 기대호텔·피트니스센터 입점땐최고비즈니스 중심지 부상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대구 동구 신암동 일대에 건설된다.한국철도공사 경부선 동대구역, 대구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과 동대구역 인근에 흩어져 있던 회사별 고속버스 터미널들이 모두 이 시설로 통합 연계되고 대구시 및 영남권 교통의 중심시설로 기능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면 5분이내 도보로 모든 교통시설의 환승이 가능해지며 신세계백화점과 스파와 수영장을 갖춘 VIP피트니스센터와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제공하는 컨벤션·연회시설은 물론 키즈엔터테인먼트시설과 골프플렉스, 아쿠아리움이 들어설 예정이다.신세계백화점은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서는 쇼핑 공간에 명품은 물론 여성과 남성 패션, 아동, 스포츠, 식품 등 모든 쟝르에서 3만여 평이 넘는 대형 대장을 최대한 활용, 플래그쉽 스토어 등을 통해 개별 매장 역시 최대 규모로 꾸밀 계획이다.또 환승센터 맞은편 신천동 옛 제이스호텔 부지는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세계적인 호텔그룹인 메리어트가 특급 호텔을 짓고 있고 일대 부지 5곳에서 대형 오피스텔 공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한 성동고가차도 건설 및 동대구역 고가교 확장으로 이 일대 주변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서 그동안 혼잡했던 역 일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역 광장이 명품광장으로 조성되는 등 이 일대가 대구 최고 비즈니스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동대구역 고가교 개체 및 확장으로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주변의 교통체계가 6차로에서 10차로로 확장돼 그동안 혼잡과 불편을 일으켰던 교통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가교 개체 및 확장 공사는 현재 총 공정률 18%로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KTX 본선공사와 병행 시공하고 오는 2016년 10월께 완공돼 새롭게 신설되는 성동고가차도, 복합환승센터와 함께 2016년에는 동대구역 일대의 대변혁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렇게 될 경우 부산시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백화점으로 등극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09-23

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 신재민 일경

오늘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날이다. 보통 사람들은 독도를 떠올린다면 아름다운 괭이갈매기들이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인도를 상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괭이갈매기들이 하늘을 날면서 단체로 실례(?)를 저지르면 독도경비대 기동복이 괭이갈매기의 변에 뒤덮이기도 하고 동도의 독도경비대 건물과 서도의 주민가옥도 온통 변으로 널려있다.더욱이 여름이면 관광객이 하루에도 수백여명이 오기 때문에 독도가 무인도라는 말은 사실상 옛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러한 이유로 독도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작업은 보통 상식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 고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우리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한 상태로 모아두었다가 주기적으로 쓰레기 처리용 선박에 싣는다. 하루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과정이 길어서 쓰레기 처리를 하는 날이면 모두가 심한 악취에 시달린다. 내가 속한 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는 쓰레기 처리과정때는 전 대원이 힘을 합쳐 신속하게 해치운다. 인력으로 선착장까지 내리는 일도 있다. 수직 높이만 어림잡아도 약 90m를 오가는 작업인데 수평 이동거리까지도 만만찮다.독도는 청정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쓰레기 처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솔직히 귀찮을 법한 담배꽁초를 줍기도 이곳 독도에 오면 누가 안 시켜도 하게 될 정도로 독도 청정화에 힘을 쏟는다.쓰레기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봉지가 터져서 곤란할 때도 있다. 쓰레기를 다시 담는 것도 고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바람에 날아간 쓰레기가 독도를 더럽힐까봐 걱정이다.쓰레기 처리를 하면서 선임들의 노련함과 신속함, 근면함은 나에게 큰 본보기가 됐다. 계급이 높다고 떠넘기지 않는 태도가 우리 청룡지역대 선임 대원들의 장점이자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날이 습해서 그랬는지 쉬고 있어도 서서히 지치게 되는 하루다. 깔끔해진 독도의 자연을 벗삼아 저 멀리 독도 망망대해에 내린 황혼 끝자락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이번에 배운 교훈을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충성!

2013-09-16

전북 남원 구룡계곡

구룡계곡은 남원시 주천면 호경마을과 고기마을 사이를 흐르고 있는 계곡으로,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구룡계곡으로 이름 붙여졌는데, 남원이 자랑하는 8경 가운데 제1경이니 풍광이 매우 빼어난 곳이다. 그래서인지 구룡계곡을 찾는 등산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은데, 주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반대편인 여원재에서 출발하여 수정봉과 노치샘을 거쳐 구룡폭포를 보고 육모정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기도 한다.육모정-제9곡 구룡폭포 왕복 7.5km 코스… 가는 곳마다 절경기암괴석 타고 여기저기서 흘러내리는 계곡 물줄기 탄성 자아내40년 만에 가장 무더웠다는 이 여름의 끝자락에서 물러나는 계절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 다시 한번 유명한 폭포를 가보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정한 곳이 대구에 있는 `우리들산악회`들과 함께하는 남원 구룡계곡과 폭포였다.일요일 아침 7시에 약속장소인 출발지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우리들산악회는 매월 첫 일요일을 등산일로 정하고 있는 친목 산악회였는데, 필자는 김위준 회장과 유현순 총무를 비롯하여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탑승하여 곧장 남원으로 향했다.남원지역의 등산은 올해만도 두 번째이다. 봄빛이 성큼 다가서던 3월 말경 춘향골 천황산을 오르고 나서 등산기를 본지 3월 30일 13면 보도에 올린바있다. 그래서 남원 자랑은 생략한다.아침 일찍 출발한 차가 추석 성묘 벌초를 위해 행차하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교통이 지체가 되어 오전 11시경에야 등산지 초입인 육모정에 도착했다. 일행들은 차에서 내려 잠시 자유시간을 가진 뒤 등산 안내를 받으며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했다.설명을 들으니 산행 일정은 육모정에서 구룡계곡 옆 계곡 길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9곡 구룡폭포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도록 돼 있는 가벼운 트레킹 산행코스다. 종주거리가 왕복 7.5km이다보니 비교적 시간은 넉넉한 편이다.구룡계곡 9곡 중에서 제1곡은 송력동 폭포로 주천 쪽 지리산 국립공원 매표소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통칭 `약수터`라 하는데, 이곳은 등산객들의 접근이 어려워 2곡인 용소가 사실상 구룡계곡의 관문 구실을 하고 있다.2곡 용소를 지나면 제3곡 학서암이 나타나고, 일행들은 산행을 계속하여 제4곡인 구시소에 도착했다. `서암`으로 불리는 구시소의 계곡 바닥에는 크고 작은 갖가지 바위가 많이 산재되어 있는데, 그 모양새가 아름답다. 그 가운데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한국의 명수(明水) 구룡계곡답게 가는 곳마다 절경이 펼쳐지고 있으니 한곳에서 오래 머물 수도 없다. 또 다른 비경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서이기도 하다. 계곡의 절경에 취하여 잠시 쉬다가 다시 걸음을 옮겨 다음 코스로 향한다. 흐르는 물소리,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오른다. 구시소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끼고 1km 정도 산길을 따라 오르니 계곡이 급경사를 이루고, 암반 밑으로 흘러내린 명경지수를 이루는데 또한 비경이다. 이곳이 바로 유선대이다. 유선대 주변의 바위는 특이한 모습으로 바위에 균열이 있어 그런지 금이 많이 그어져 있다. 그래서 예부터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서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쉬었다는 곳이다.신선들이 유선대에서 놀면서 행여 속세 인간들의 눈에 띌까봐 병풍으로 가리고 놀았다 하여 이곳을 은선병이라고도 한다.선경 밑으로 흩어지는 물보라를 마음에 새기며, 눈을 돌려보면 푸른 숲 나무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에서 내리비치는 태양, 푸른 하늘을 유유히 흐르는 흰 구름조각, 간간이 들리는 이름 모를 산새소리를 들으랴 치면 우매한 인간인 필자가 마치 신선이 된 듯 착각에 빠진다.어디 신선들뿐이랴! 이곳 구룡계곡에는 음력 4월 초파일이면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폭포에서 놀다가 다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으니 선경이고, 비경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래서인지 필자는 여느 등산과는 다르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서 많이 생각하면서 쉬기도 했다. 널찍한 암반 위에서 잠시 지나온 세월을 회상도 해보고, 때로는 무아지경이 되어 잠시간 잊고 잠도 청하기도 했다. 혼자서 갖는 이런 여유의 시간의 매력으로 인해 등산이 무작정 좋은지도 모르겠다.매미소리에 흠칫 놀라 선잠에서 깨어났다. 몽롱한 상태가 선계인지, 인간계인지 분간이 희미해지는데, 어쨌든 신선이 놀고, 용이 쉬었다는 유선대이고 보니 잠시간 탈인간했는가보다.갑자기 어디에라도 편지가 써 보고 싶다. 정말 오랫동안 써보지 못한 육필편지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만 거의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보니 문명의 이기 득을 보긴 하지만, 인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편지나 먼 길을 달려가 만나는 인생의 진득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함도 있는 것이다.시간을 거슬러 흐를 수 있다면 고향마을의 부모님이나 친지, 타향이라면 옛 시절 그 당시 힘든 나에게 강한 생활력과 사회를 꿰뚫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신 많은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현재의 이 마음을 그대로 전할 수 있겠지마는 다시는 오지 않는 세월이기에 다만 추억으로만 그리워할 뿐이다.그러다보니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왠지 허전한 기운이 밀물처럼 가슴속을 엄습해오는 느낌이다. 잠시간 신선 흉내를 낸 어리석음에 대한 신선의 응징이리라. 그 허전한 마음이지만 자연의 풍광을 담고, 친절히 대해주는 산악회원들의 인심이 잠시간 젖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아침부터 지켜봤지만 산악회의 임원들이 회원들을 위해 자상하고 인정을 나누는 것을 자주 목격하였다. 그 장면이 일부러 연출하는 것이 아닌 오랫동안 배어진 습성 같은 것이었다. 많은 곳을 등산하면서 여러 단체들과 어울렸으니 척보면 알 수 있는데, 이번 산악회의 임원은 남다르게 일행들에게 너무 잘 대해주는 것이 회원들이 즐거워하는 행동 속에서도 알 수 있다.산행을 하면서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자주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면서 길을 걷는다. 비폭동을 지나서 출렁다리를 건너는 등산인들의 행렬 속에서 차례를 기다려 드디어 구룡계곡의 백미, 아홉 마리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을 지닌 구룡폭포에 도착했다.구룡폭포는 물줄기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완만하게 경사진 암반을 타고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것이 특색이다. 계곡에 자리한 또 하나의 명물, 기암괴석을 타고 여기저기서 줄줄 흘러내린다.남원에서 구룡폭포를 8경중 제일로 치는 것은 남원의 자랑 판소리 때문이라 생각된다.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풍류가 어우러진 음악으로, 양대 산맥은 동편제와 서편제이다. 남원이 바로 동편제의 탯자리인 것은 동편제의 창시자로서 판소리계의 최고의 칭호인 가왕으로 불리는 송홍록(1780년경~1860년경) 명창이 태어난 곳이 운봉읍 비전마을이고, 그는 이곳 구룡폭포에서 득음하였다.그 후 구룡폭포가 소리꾼들에게는 소문나 기라성 같은 송만갑, 박초월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이 폭포 아래서 소리공부를 하고 득음을 하였다고 하니 가히 남원은 소리꾼들의 성지요, 구룡폭포가 그 원조지역임을 알 수 있다.늦여름에 계곡의 절경마다 전설이 담겨져 있는 구룡폭포에서 시원히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산행의 시간은 한껏 여유로움을 가져다준다.계곡을 왕복하여 걷는 시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산악회 회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리더들을 보면서 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회원들이 즐거워하고 함께 걷는 행복하다는 걸 체득한바 임원진들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한다.일상의 번잡함을 떨치고 나서는 등산길에서 맛본 여러 가지 체험들. 귀가 길에서 폭포에서 끊임없이 떨어져 내리던 폭포수를 생각하면서 그 풍경에 청량감을 느낀다. 흐르는 물소리가 인간의 뇌파를 안정시켜주고, 음이온이 풍부해서 심리까지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데, 이번 남원 구룡폭포의 등산길이 자연풍광을 마음에 안고 게다가 마음의 안정감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글·사진=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3-09-13

선덕여왕·명성왕후 한복 재현 이스탄불, `한국의 색`에 매료

우리 한복이 동로마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의 가을밤을 감탄사로 수놓았다. 지난 11일 오후 8시~밤10시(한국시각 12일 오전 2시~4시) 이스탄불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성황리에 열린`한국·터키 전통 패션쇼`에서 한복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별행사로 열린 이 쇼에는 톨가 카렐, 시넴 외즈튀르크 등 터키 유명 영화배우와 모델, 패션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지켜봤다. 또 12일(현지시각) 개막하는 `터키-한국 영화 주간` 참석차 이스탄불을 방문한 김기덕 감독이 깜짝 방문, 양국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쇼는 먼저 터키 측 디자이너 네즈라 규벤치가 `전통과 근대의 만남, 아나톨리아 반도의 균형`을 테마로 한 80여 벌을 의상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실크, 면 등을 활용한 친환경 패션을 추구하는 터키의 대표적 디자이너인 네즈라 규벤치의 작품은 천연 소재와 자연 색상으로 그리스 로마 여신의 우아함과 고풍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품들이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네즈라 규벤치는 골드만삭스가 선정한 1만 명의 여성 리더 중 한 명으로 터키 여성으로는 최초로 포함된 인물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 이영희 디자이너이어 이영희 디자이너는 신라, 고구려, 백제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전통한복과 궁중의상,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모던한복, 그녀 작품의 대명사가 된 `바람의 옷`등 100여 벌을 선보였다. 금관을 쓴 왕과 왕비, 선덕여왕과 명성왕후를 재현한 모델들이 등장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계절별 소재와 아름다운 색감으로 한국의 사계를 담아낸 작품에 이어 현대적인 드레스 라인과 은은한 한국적 색감으로 한국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바람의 옷`이 무대를 장식하자 관중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는 터키 꼬마 세 명이 한복을 입고 뛰어나와 사랑스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옷을 통해 양국의 전통과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아름다운 한복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자 이 패션쇼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13

터키는 지금 태권도한류 열풍… “하리카” 연발

양국 시범단 공연 도심 광장서 매일 열려… 수천명 환호에 종주국 자부심`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가 우리 나라 생활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악, 문화재, 한복, 한식, 미술, 뮤지컬, K-POP, 영화, 문학, 첨단 IT 등 전통문화에서부터 현대문화까지 한국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가 총망라되면서 유럽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 태권도와 한복은 연일 찬사가 쏟아져 한국문화전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지난 11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출입구와 터키의 명문인 이스탄불대학교가 만나는 베야즛 광장. 이곳에서 태권도 기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리허설 때부터 몰려든 1천여 명의 관람객들은 `한국-터키 태권도 시범단 합동공연`을 보며 감탄사와 `코레(코리아) 화이팅`을 연발했다. 한국 시범단이 호신술, 도미노 격파, 고공 발차기를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배경 음악으로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이 흐르고, 태권도 버전으로 싸이의 춤을 추자 관람객들은 휘파람으로 환호했다. 몇몇 관광객들은 골반 춤을 따라 췄다. `하리카(훌륭하다)``하리카`라고 외치면서.이어 터키 시범단 중 여성 선수들이 터키 전통의상과 태권도복을 접목시킨 매력적인 의상을 입고 나와 흥겨운 터키 리듬에 맞춰 밸리댄스와 리본 체조를 결합한 퓨전 태권도 쇼를 선보여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한국과 터키팀의 한판 겨루기와 격파가 무승부로 끝난 뒤 한국팀이 지상 5미터 높이에서 고공 발차기와 격파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하리카(터키어로 훌륭하다 멋지다)`를 외치며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곧이어 허공에서 격파된 송판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깃발이 무대 위로 펼쳐지고 마지막으로 `아리랑`이 흘러나오자 수백 명의 관람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이번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은 대구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소속 선수 15명이다.주장인 이득곤(23) 선수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태권도를 보고 열광하니까 기쁘다. 우리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범단 황승현(21) 선수는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지 몰랐다. 태권도로 한국을 알리니까 뿌듯하고 자부심이 커진다”며 “관람객들이 사진 찍자고 몰려올 땐 내가 한류스타가 된 기분이다”고 의기양양하게 미소 지었다. 시리아와 국경지역인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에서 온 여대생 큐브라(19)씨는“엑스포를 보러 일부러 이스탄불에 왔다. 오늘 도착해서 처음 본 행사가 태권도인데, 정말 멋졌다”며 “친척집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사촌들과 엑스포에 하나하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7년 전 터키에 와 현지인과 결혼한 이주연(36)씨는“아이들에게 태권도를 보여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가슴 벅차다”고 전했다.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한국공연, 터키공연, 한-터 합동공연 등 모두 세 종류로 베야즛 광장과 아야 소피아 앞 특설무대에서 번갈아 가며 매일 각 1회씩 3회 열린다.▲ 유럽 챔피언 출신인 네시베 터키시범단 감독“태권도, 터키문화와 가장 잘 어울려”네시베 터키시범단 감독태권도 유럽 챔피언 출신인 터키팀 네시베(42·여) 감독은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선수들은 터키 국가대표들과 전국에서 선발한 챔피언 등 26명으로 구성됐다”며 “이 공연을 위해 한 달 동안 합숙훈련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태권도는 터키문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포츠이다”며 “태권도를 배우고자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밝혔다. 네시베 감독은 “종주국인 한국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고, 터키도 태권도 강국인데 우리의 실력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탄불-경주엑스포 개막식에 참여했는데, 성대한 개막식 규모에 놀랐고, 터키와 한국이 펼치는 환상적인 무대에 감동을 받았다”며 “태권도 행사 준비하느라 아직 엑스포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이제부터라도 행사장 하나하나 둘러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최성곤 지도교수“태권도가 양국 우의 다지는 매개돼”최성곤 한국시범단 지도교수한국을 대표해 이스탄불-경주엑스포에 참가한 계명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최성곤 지도교수는“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태권도 시범을 보였는데, 이번 엑스포 참여는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 엑스포의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라는 주제처럼 양국 시범단이 태권도라는 길을 걷고, 태권도를 통해서 만나고, 앞으로 한-터의 영원한 우의를 다지는데 태권도가 매개가 되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터키팀의 네시베 감독과는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만나 잘 안다는 최 교수는 “터키 선수 중에는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팀을 따라다니며 같이 훈련하고, 계명대에 와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앞으로 교류 계획도 내비쳤다. 최 교수는 태권도 공인 8단으로 태권도 교과교육학을 전공하고 일본 히로시마대 교육학 박사, 국기원 고단자 논술심사위원, 국제심판 등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그는 “이번 엑스포에 참여하면서 터키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각별하다는 걸 느꼈으며 며칠 전에는 참전용사 한 분이 일부러 태권도를 보러 오셨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가셨다”며 “이번 엑스포는 한류 열풍을 일으키기에 최적의 장소를 최적기에 선택한 것 같다”고 피력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13

`글로벌 일류시민 양성하는 행복한 학교` 개혁 기치

오늘날 세계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창의적인 인재가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는 자본과 단순한 노동보다 인간의 창의성 등을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소비하는 선도형 시스템인 만큼 그 핵심은 `사람`이라 할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시책을 앞장서 발표해 왔던 포스코교육재단이 이번에도 창조경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행복한 학교의 목표는 글로벌 일류시민 양성포스코교육재단이 10일 밝힌 새 비전 목표는 `글로벌` `일류시민` `행복한학교`라는 3대 키워드다. 이걸 합성하면 `글로벌 일류시민을 양성하는 행복한학교`가 된다. 교육도 변화해야 생존한다는 판단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재단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글로벌 일류시민이다. 지역과 국가에 머무르지 않는 폭넓은 시야와 세계를 위해 헌신할뿐만 아니라 사회현안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솔선하는 리더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학생 뿐만아니라 교사, 교직원 등 모든 구성원이 대상이고, 행복한학교는 일류시민을 양성하는 공간이자 출발지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각자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찾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하는 공간이어야 하고, 교사들에게는 학생 개개인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교직원들에게는 재단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고, 교사 못지 않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행복한 학교의 핵심 내용이다.이의 실현을 위해 초등학교는 학생의 수준에 관계없는 획일적 수업에서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해당 수업 비중을 현재 0%에서 5년 이내 30%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중학교는 학교·학원에서 지시하는 방식대로의 학습에서 탈피해 자기주도적 학습으로의 변화를 도모해 5년 이내에 70%에 이르는 수업을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고등학교는 과목 선택권이 제한적이고 강의중심적인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선호하는 수업을 선택하는 학생 선택교과 비율을 5년 이내에 30% 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방침. 특히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교사들의 업무수행시간(주 43시간 기준) 중 행정업무 시간을 기존 7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하고, 학생 지도·상담시간과 수업준비시간을 각각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 늘려 수업의 내실을 다지고,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인지해 문제 학생을 사전에 발견·치유한다. □ 직원자녀 비율 2018년에는 58%에 머물 듯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수많은 교육정책의 변화과정을 겪어왔다. 1970년대 초까지 이어지던 고교 입시고사 체제는 지역 명문고가 높은 위상을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줬고, 1973년에 발표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은 학교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됐으나 결국 중학교 교육도 대학입시와 무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획기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후 1983년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대변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설립됐고, 1989년에는 지방명문고 육성계획의 일환으로 해당 학교에 학생선발 특권을 부여했다. 이후 1997년 대안학교 학력인정, 1998년 국제고 설립, 2001년 자립형사립고 도입, 2008년 마이스터고 도입 등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수도 없는 변화를 거쳐 온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은 오늘날에 이르러 시험 일변도의 입시제도에서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방면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발굴하는 교육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포스코교육재단은 그동안 설립 후 늘 차별화된 교육을 선도해 왔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학교를 보유한 통합 교육재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차별화를 통해 입지를 구축하며 교육시책의 변화를 주도했던 것이다. 특히 포스코교육재단은 나름 특유의 교육 방식으로 지방에 있으면서도 우수한 학생 배출로 서울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금 포스코교육재단은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교육 환경이 너무나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예가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생 수 감소다. 아동 감소는 포스코교육재단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이는 공립학교와의 차별화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사학재단에 공립학생들이 대거 포진하면 재단이 추구하는 교육시책대로 추진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따라서 재단내에서 어떤식으로든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학생 숫자가 줄어들고, 포스코 자녀 비중이 적어지면 포스코가 매년 재단에 출연하는 지원금이 줄어 들테고, 이는 높은 교육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어 공립학교와의 차별화가 힘들어지는 만큼 이를 대신할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학생 수 감소는 재단 지원금 축소로 나타나 지난 10년간 정교사 신규채용을 하지 못했다. 명문사학재단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또 이는 교사 연령 고령화로 이어져 공립학교 대비 교장·교감 승진이 5년 이상 늦어지는`인사적체`현상으로 이어져 내부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이번에 행복한학교 비전을 발표하면서 교사에 대한 사기진작책 등 많은 배려를 한 이면에는 그런 아픈 구석이 있다.포스코교육재단은 1999년 한때 1만3천468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9월 현재는 8천469명에 머무르고 있고, 2004년 93%에 이르던 포스코 자녀 비율은 올 들어 67%에 그치고 있다. 재단은 이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오는 2018년에는 학생 숫자가 7천여명, 자녀 비율은 5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진일보된 교육 프로그램 차별화 및 교사의 역량 강화를 통해 명문사학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포스코교육재단이 이번에 내놓은 새비전이다. □ 새로운 비전 달성 위한 마스터플랜포스코교육재단은 지난달부터 재단 및 학교 임·직원, 포스코경영연구소(포스리) 임원 등 48명으로 구성된 T/F팀(PMO(project management office)을 꾸려 국내 교육현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와 논의를 거듭했다. 그러면서 T/F팀은 비전 실행을 위해 △시기별, 사안별 우선과제 선정 및 업무지원 △K-12 통합 관점의 기획 및 예산편성 △교직원 변화 관리 실행체계 및 운영계획 마련 △KPI관리를 통한 계획 성공적 실행여부 관리 △교원 역량개발을 위한 연수프로그램 운영 △외부기관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을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또 지난달 5일 광양제철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같은달 19일 포항제철유치원에 이르기까지 각급 학교별 임·직원 워크숍을 갖기도 했다. 재단은 이번 발표안을 앞서 살펴 본 교사 등 구성원들의 79%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재단은 앞으로 자체적인 비전 추진의 한계를 보완키 위해 재단, 학교, 경영컨설팅업체, 교육전문컨설팅업체가 각자의 분야에 맞춰 업무를 분담할 계획이다. 먼저 재단은 교육보조인력 및 교사 등 신규인재를 채용하고, 교원 대상으로 새로운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울러 문화·예술 관련 분야 협력 및 학생 사회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외부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전략 과제별 상세 프로그램은 각급 학교가 개발하고, 자녀교육법과 재단의 교육 방향성 공유를 위해 학부모교육은`학교별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업무`에 따라 수행한다. 경영컨설팅업체의 역할도 강화된다. 학교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역량기반 리더십 선발을 위한 제도를 기획 하는 등 `조직 변화 관리 관련업무`에 치중한다는 것. 이와 함께 검증된 교재를 적용하고 다양한 교육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 전문 교재 및 노하우 요구 업무`에 도움을 줄 교육전문컨설팅업체가 나서 전체 교육 일정을 체크하며 지원업무를 맡는다.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경북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문사학 반열에 오른 포스코교육재단이 새비전 교육을 발표하고 나섬에 따라 이 영향이 다른 학교에도 적잖이 미칠 전망이다. 실제 포스코교육재단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등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새 정부가 제시한 교육정책에 맞춘 제도를 발표했고, 그 내용은 교육부뿐만 아니라 타 학교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연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른 학교에서도 어떤 식으로든지 시대에 적응하는 다양한 교육 방식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최고수준의 명문사학포스코교육재단은 1971년 1월 재단법인 제철장학회라는 명칭으로 설립돼 같은해 9월 포항시 남구 효자주택단지 내에 효자제철유치원을 개원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재단은 1976년 11월 학교법인 제철학원을 설립하면서 명문사학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한 이후 1970~80년대에 포항제철소가 있는 포항지역에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 포항제철동·서초등학교를 잇따라 개교했다. 또 1987년 5월 광양제철소가 준공되면서 전남 광양지역에도 광양제철유치원, 광양제철초등학교, 광양제철중학교, 광양제철고등학교 등을 세웠다. 특히 포항공과대학(현 포스텍)을 짧은 기간내에 세계적 대학반열에 올려 놔 주목받았다. 1995년 12월 제철학원으로부터 포스텍과 분리된 재단은 이듬해 3월 포철교육재단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2002년 9월 포스코교육재단으로 또 한 차례 명칭을 변경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재단은 2013년 현재 포항과 광양지역에 유치원 2곳, 초등학교 5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 등 총 12개교를 운영 중에 있으며 포철고와 광철고는 지난 2010년부터 자율형사립고로 포철공고는 지난해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2015년 3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자율형사립고인 송도고등학교(가칭)를, 2016년 8월 포항 지곡주택단지에 포항외국인학교를 개교해 명문사학으로의 부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09-11

터키를 사로잡은 한류열풍… 성공대회 기분좋은 예감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 문화가 어우러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개막 9일만에 누적 관람객수 200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성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류 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 이스탄불 엑스포 행사장에는 한국문화에 흠뻑 빠져든 터키인들이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거센 한류 열풍에 대회관계자들마저 놀랄 정도다.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10일 오전 5시) 집계 결과, 총 203만5천명이 엑스포를 다녀갔다. 앞서 100만 돌파는 개막 이후 5일 만인 지난 4일 거둬 열기를 예고했다.홍보관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 관람객 으뜸… 현지인 반응도 뜨거워 한복 입어보기·투호놀이 등 체험코너엔 하루종일 대기자로 `인산인해`이스탄불 시장 “하루 수십만 방문객 놀라워”… 현지 언론도 성공 점쳐행사 장소별 관람객을 보면, 한국 전통문화 체험장, 실크로드 바자르, 경북도 23개 시·군 홍보관, 한국콘텐츠 홍보관, K-Food 홍보관이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이 80만 명 이상 단연 최고로 집계됐다.그 다음은 경북과 경주의 역사, 문화유산, 관광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경북도·경주시 홍보관으로 35만3천명이 찾았다.술탄 아흐멧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홍보관은 비잔틴 건축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과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인 `블루모스크`에 둘러 쌓여 있는 곳이어서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리는 유동인구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콘텐츠들로 구성해 세계인들에게 호응도 폭발적이지만 엑스포 조직위의 장소마케팅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경북도와 경주에 대한 특집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터키에 여러 차례 소개한 터키 국영방송 TRT 젬 귤테킨 PD는 “터키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렇게 자세하고 풍성하게 소개하는 건 처음 본다. 경북도가 터키를 선점한 것”이라며 “한국문화가 매우 성공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터키와 세계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행사를 관장하고 있는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뿐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터키 전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고, 이란 불가리아 그리스 등 인근 중동과 유럽에서도 엑스포를 보러 오고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현지의 터키 관계자들도 불과 9일만에 관람객 200만명 돌파에 놀라고 있다.이스탄불-경주엑스포가 열리는 주 무대가 비잔틴제국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명소가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이번 엑스포의 내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관람객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둔 9일 오후 하이룰라 젱기즈 아야 소피아 박물관장은 “비잔틴 시대에 그리스도교 대성당으로 지어져, 오스만 제국에서는 이슬람교 사원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는 `아야 소피아`와 이슬람 사원인 `블루모스크` 앞에서 한국문화 페스티벌을 23일간 하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때는 `소리`가 문제가 될 거 같아 걱정했었으나 막상 개관해 보니 한국측이 잘 대처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며 놀랐다. 또 그는 “양국 국무총리가 참석한 개막식 때부터 하루 다섯 번의 에잔(무슬림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 시간을 피해가며 공연과 행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지혜와 짜임새 있는 조직과 행정시스템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젱기즈 관장은 “아야 소피아 앞에서 한국의 공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좋고, 그것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을 보니 뿌듯하다”며 기독교와 이슬람, 비잔틴과 오스만,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곳에서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문화가 조화롭고 신비하게 잘 어우러지는 거 같아 터키문화가 더 빛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지시각으로 9일 이스탄불에서는 모두 15번 열린 한국 공연도 관람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특히 아야 소피아 앞에서는 상주시, 문경시, 구미시 공연단이 준비해 온 지역 특유의 전통공연이 개최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술탄 아흐멧 광장에서는 한국 전통혼례 재현, 국악공연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고, 이스탄불의 명동인 탁심광장(이스티클랄 거리)에서는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펼쳐져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한국공연 외에도 파티 구청 공연장과 베야즛 광장에서는 라트비아, 키르기스스탄, 타타르스탄이 펼치는 `세계민속공연축제`와 터키 대표팀의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또한 전통문화 체험행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한복 입어보기, 신라 금관 만들기, 투호 놀이, 장승 깎기 코너에는 체험하려는 대기자들로 오전부터 해가질 때까지 긴 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19개국의 민속 특산품을 전시 판매하는 실크로드 바자르에도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이밖에 한·터 예술합동교류전, 한국대표작가 사진전, 포스코 홍보관, 한국관광사진전 등 전시행사에도 모두 27만명이 관람하는 등 관람객이 점점 늘고 있다.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엑스포의 전반기는 개막식과 실크로드 탐험대, 해양 순항훈련, 참전용사 감사행사 등으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후 한국의 소리 길, K-POP 페스티벌 등으로 `한국문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11일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가 참여하는 `한·터 전통패션쇼`와 12일 개막하는 `터키-한국 영화주간`(20일까지), 14일의 `한·터 태권도 교류행사`에도 터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관객몰이가 예상외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오후 4시(한국시각 9일 오후 10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주제 전시관인 `한국문화관`을 전격 방문한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엑스포 성공을 위해 이스탄불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엑스포 개막식 참석 직후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출국하느라 엑스포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주낙영 부지사에게 엑스포 관람객은 하루에 몇 명 정도인지 묻고 `20만 명 정도`라는 답이 돌아오자 “놀랍다. 엑스포가 아주 대단히 인기있는 거 같다”면서 특히 “이스탄불 시민들이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주 부지사는 올림픽 개최지 유치전에서 진력을 쏟았을텐데 귀국 후 바로 다음날 `한국문화관`을 찾은데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톱바쉬 시장은 이날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의 안내로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보면서 성덕대왕신종을 그대로 재현해 신종의 몸체를 스크린으로 삼는 신라문화유산 영상쇼, 신라유물 전시, 한옥 사랑채,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춤추는 로봇 퍼포먼스를 차례로 체험하며 즐겼다. 특히 피를 나눈 한-터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상관에서는 한국전쟁, 터키의 파병, 2002년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20여 분짜리 영상을 끝까지 다 보고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간이 되는 대로 전 행사장을 방문해 진행사항을 챙기겠다고”면서 “내년 초에는 경상북도를 직접 방문해 `포스트 이스탄불-경주엑스포`와 한-터 교류 협력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9-11

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 강윤근 상경

지난 8월28일 태풍 `콩레이`가 대한민국까지 상륙하려고 했다. 이 태풍 영향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여객선 입출항이 전면 중단됐다. 식사시간 막사에서 식당으로 내려가는데 순간적으로 강풍이 불어 앞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독도에서는 갑작스런 돌풍이 불면 몸도 가누기 어려울 정도다. 헬기장이나 구 접안지 쪽은 굉장히 위험해 비명횡사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독도 의용수비대 시절에는 추락사 하신 분도 있다고 하던데 지금 생각해보면 돌풍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등대 앞에 위령비를 지날 때마다 숙연해지는 이유다.지난 1일(일요일) 독도경비대와 울릉경비대 전체가 긴장했다. 김귀찬 경북지방경찰청장이 부임후 첫 독도를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긴장했다. 평소라면 아침밥 먹고 근무까지 쉬었겠지만, 오늘은 일어나서 내무반 정리부터 머리 손질까지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저 멀리서 헬기 소리가 들릴 때 긴장을 많이 해서 배까지 아팠다. 헬기에서 내리는 청장을 향해 힘차게 `충성` 구령을 외쳤다. 대원 한 명씩 일일히 악수하면서 따뜻하게 독려해 줬다. 식사도 대원들과 함께 격없이 편안하게 했다. 오기 전에는 계속되는 긴장감에 어깨마저 경직됐지만 직접 뵙고 나니 자상한 아버님같은 인상이었다. 내 인생에 다시없을 기회였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대원들에게 나도는 `독도는 타임머신`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이 말을 깨닫는게 벌써 소대가 교체된 이후 3주일이 지났다. 몸은 비록 힘들지만 바쁜게 좋다. 그만큼 근무에 집중하고 독도라는 외로운 섬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가끔은 접안지에 내려가 관광객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오랜만에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좋아지곤 한다. 동해 바다 최동단 끝에서 나라를 지키고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근무에 만전을 기한다.충성!

2013-09-09

하늘이 선물한 `三山二水`, 맞춤형 관광자원으로 승화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 김천은 장대하고 수려한 산과 숲이 외곽을 둘러싸고 있고 맑은 물이 시가지를 관통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도시다. 삼산은 황악산과 고성산, 금오산을, 이수는 감천과 직지천을 일컫는데 황악산과 삼도봉은 백두대간에 자리잡고 있다. 삼도봉은 충청북도 영동, 전라북도 무주, 경상북도 김천 등 3도 시군의 경계지점에 있다.백두대간 벨트사업 발전계획 수립무주·영동군과 공동발전 MOU체결무흘구곡 경관가도 등 관광인프라 확충전국최초 전문 산악자전거 파크 조성자연휴양림·생태숲 조성에도 박차박보생 김천시장은 산과 하천이 조화를 이룬 삼산이수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내륙 초광역경제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웅대한 포부를 품고 맞춤형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관광산업이 개발방식에 따라 고용과 소득, 지방세수가 증대하는 경제적 효과,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이미지를 제고하는 경제 외적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보생 시장박 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시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도시 김천`이라는 시정목표를 표방하고 김천을 `질 높은 친환경 생태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후 내륙 초광역경제권 사업으로 `백두대간 벨트사업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2009년 5월 김천시와 무주군, 영동군 등 삼도봉 권역 3개 시군이 공동발전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2011년에는 영동군과 연계한 궤방령 장원급제길 조성사업 등 7개 사업을 농림축산식품부 지역발전위원회 등 중앙부처에 제출했고 지난 4월 국토교통부 주관의 `백두대간권 종합발전계획`에 반영하는 성과를 냈다. 질 높은 친환경 생태관광도시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 `체감형 생태체험 공간 확충`, `휴식이 있는 산림휴양시설 확충`, `재해위험지구 정비 및 예방시설 확충`으로 짰다.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은 `황악산 하야로비공원 조성`과 `무흘구곡 경관가도사업` 등이다.황악산 하야로비공원은 직지사권역의 관광·문화·휴양기능을 강화하고 전통문화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해 지역민이 자연을 한껏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1천92억원의 예산으로 대항면 운수리 14만3천695㎡ 부지에 2016년 12월 완공한다.천혜의 생태자원과 농촌체험마을을 연계해 맞춤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호국불교 등 김천역사와 문화를 담은 황악산 하야로비공원의 랜드마크인 평화의 탑을 건립한다. 가람문화와 사찰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촌, 초·중·고 학생들이 전통예절과 전통생활을 체험할 전통한옥촌, 건강문화원, 치유의 숲, 문화마당, 심신 수련관, 물놀이 시설, 선인장 온실, 광장, 쉼터, 삼림욕 공간을 만든다.무흘구곡 경관가도사업은 115억원의 예산으로 경관을 정비하고 전시관과 소공원, 문화탐방로, 공공편의시설을 2015년 12월까지 정비하는 사업이다.또 355억원의 예산으로 부항댐 생태공원도 내년까지 조성하는데 습지공원과 특산품 판매 광장 등을 만든다.김천시 대항면에는 전국 최초로 전문MTB(산악자전거) 파크도 만들었다. 레저스포츠 문화 확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23억원의 예산으로 크로스컨트리, 포크로스, 다운힐 코스, 휴양관, 캠핑장 등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체감형 생태체험 공간 확충`은 생태공원과 생태하천 조성, 감천친수환경 정비 등이다.친환경 생태공원은 지난 2009년 100억원의 예산으로 대항면 13만4천117㎡ 부지에 선인장 온실과 광장, 쉼터, 삼림욕 공간 등을 내년 12월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생태하천은 181억원의 예산으로 직지사천 신음동 속구미~봉산면 덕천리 9.74㎞ 구간에 축제공과 호안공, 13개의 낙차공과 6개 징검다리, 9.0㎞의 자전거도로, 4.5㎞의 산책로, 친수이용지구와 보존생태지구를 오는 2015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하천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되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의 인명과 재산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감천친수환경정비는 3천780억원의 예산으로 아포읍 지리~조마면 강곡리 28.9㎞ 구간의 감천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감천 수해예방사업 4개 치수사업에 980억원, 친수레저공간 등 6개 친수공간조성에 1천400억원, 빗내농악테마파크 조성 등 5개 감천 주변 개발사업에 1천400억원을 투입한다.이 사업으로 홍수피해를 예방함은 물론 하천경관과 수질을 고려한 하천유지 수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연과 조화된 종합적인 문화공간을 창출하면서 주민 삶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휴식이 있는 산림휴양시설 확충은 `수도산 자연휴양림`과 `생태숲 조성` 등이다.수도산자연휴양림은 160억원의 예산으로 대덕면 추량리 수도산 계곡 59㏊의 부지에 연수실 등을 갖춘 숲속 수련관, 야외 물놀이장, 방갈로, 등산로, 다목적 구장, 생태 관찰로, 탐방로, 야영센터를 내년 연말까지 만드는 사업이다. 또 23억원의 예산으로 5만2천500㎡ 부지에 수도계곡 테마공원(캠핑장)을 내년 연말까지 조성하는데 휴식 쉼터와 공공편의시설 등을 만든다.재해위험지구 정비 및 예방시설 확충은 `황금배수펌프장 설치` 등으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황금정수장에 비상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정수지와 여과지를 확장했고 동부배수구역에도 상수도 시설을 확충했다. 또 151억원의 예산으로 노후 상수도관로를 정비하고 마을상수도를 신설하고 개량했다.박 시장은 올해 첫날 새벽 삼산의 하나인 고성산에 올라 눈덮인 산하를 내려다보면서 미래 김천의 모습을 그려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구석구석에 일자리가 있고 시민들의 활기가 넘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꾸준히 늘려왔다. 중요행사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용차 대신 도보로 출근한다. 골목을 돌면서 상인과 직장인, 학생, 주부 등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애환을 함께 나눈다. `행정은 지도나 규제가 아니라 서비스이고 시민을 섬기는 것`이라는 지론 때문이다. 시정의 중심을 시민에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박 시장은 “지난 3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소규모 사업 위주로 돼 있는 타 자치단체 공약과는 달리 김천시의 공약은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짜여 있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지만 당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분기별로 점검했던 공약 추진상황을 매월 세심한 부분까지 살피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민들과 약속한 사항들을 앞당겨 달성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김천/최준경기자 jkchoi@kbmaeil.com

201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