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178명 진료 받고<br>피해액 177억원으로<br>환경부 장관, 구미 방문
구미 불산가스 누출 피해지역 주민 300여 명이 7일 오후부터 집단 이주를 시작했다. 또한, 7일 하루 960명이 진료를 받는 등 8일 현재까지 병원과 이동검진차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3천178명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2·4면> 사고 후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마을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득해 봉산리 주민들은 이곳 마을회관에서 단체로 숙식을 해결하며 마스크를 쓴 채 생활했다. 특히 이 마을 주민 300여 명 중 연로한 노인들이 많아 머리가 아프고 기침이 나오자 마을회관 임시진료소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대책위는 구미시에 이주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따라 구미시는 이날 오후 4시께 봉산리 주민 112명을 산동면 백현리의 구미자원화시설에, 임천리 주민 190명을 해평 수련장에 이주시켰다.
긴급이주를 결정한 것은 이날 오전 9시께 열린 대책회의에서 연로한 주민들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이곳과 가까운 곳에 적합한 이주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해 이뤄졌다.
박명석 봉산리 이장은 “정부가 사고발생 10일이 지나도록 주민들을 내버려두고 아무런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우리 스스로 이사하기로 했다”라며 답답해 했다.
사고 열흘 만인 이날 오후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피해지역을 방문했다가 주민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유 장관에게 정부의 늑장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유 장관은 “늦게 와 죄송하다”며 “이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도록 노력하고 또 불산 관련 전문가를 현장에 배치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 없앨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마련하겠다” 고 약속했다.
한편 지금까지 집계된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액이 177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의 77개 기업이 신고한 피해 금액은 177억1천만원이다.
이번 누출 사고로 주변기업 13개 업체의 생산품과 설비가 망가졌으며 49개 업체의 건물 외벽과 유리 등이 파손됐고 차량 1천126대와 37개사의 조경수도 불산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또 43개 기업이 조업중단 및 임시휴무로 18억3천여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소, 개 등 가축 3천209마리와 농작물 피해도 전날보다 77㏊ 늘어난 212㏊로 집계됐다.
구미/남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