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는 길 가운데나 옆에 무리 지어 산다. 생명력이 강하고 질겨 밟히고 밟혀도 끄떡하지 않고 자란다. 쓸모없어 보이는 이 풀이 인삼이나 녹용 못지않은 훌륭한 약초이며, 맛있는 나물이 된다. 질경이는 이름이 많다. 마차가 잘 다니는 길가나 바퀴자국이 난 곳에 잘 자라기에 차전초(車前草), 차과로초(車過路草), 차전채(車前菜)라 한다. 길옆에서 자란다하여 길경이, 길짱구, 길장귀라는 이름도 있다. 잎 모양이 개구리 배를 닮았다고 배부장이, 배짜개, 빼빼장이로 부른다. 이밖에도 부이, 대차전(大車前), 차피초(車皮草), 야지채(野地彩), 차화(車花), 우모채(牛母彩), 배합조개, 뱀조개씨, 마의초(馬醫草), 마제초(馬蹄草)라 한다. 씨는 차전자(車前子)로 중요 한약재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감기, 기침, 기관지염에 탁원한 효능을 보이고 간을 튼튼하게 해주며, 이뇨작용에도 도움을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질경이를 차전초(車前草)라 부르게 된 데에는 유래가 있다. 마무(馬武)라는 이름난 장군이 있었다. 어느 해 여름에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승전을 거듭하여 도망치는 적을 추격하다가 넓은 들을 지나게 되었다. 가뭄이 심하여 강물이 바닥까지 말랐고 식량마저 떨어져 수많은 병사와 말들이 허기와 갈증으로 죽어 갔다. 살아남은 말과 병사들도 병에 걸려 피오줌을 누면서 차례로 죽어갔다. 군대는 전쟁에 이기고도 전멸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어느 날 마부가 수많은 말 가운데서 세 마리만 피오줌을 누지 않고 건강한 것을 알았다. 유심히 관찰했더니 마차 앞에 있는 이상한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도 국을 끓여 먹었다. 하루쯤 지나자 피오줌이 그치고 기력을 되찾게 되었다. 이 사실을 장군께 알렸다. 모든 병사와 말이 이 풀을 먹고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