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벚나무

김한성 (수필가·한문지도사)
등록일 2015-04-03 02:01 게재일 2015-04-03 17면
스크랩버튼
▲ 벚나무는 장미과 갈잎큰키나무로 꽃말은 `결백`이다.
일제 강점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무궁화를 뽑아내고, 궁궐에까지 벚꽃을 심었다. 해방이 되자 벚꽃을 베어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나 벚꽃은 제주도가 원산지인 우리 꽃이다.

벚꽃의 종류는 많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왕벚나무, 수양벚나무, 산 벚나무, 섬 벚나무를 알 필요가 있다. 공원이나 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왕벚나무이고,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늘어진 수양 벚나무, 울릉도 특산식물인 섬 벚나무, 계곡이나 언덕배기에 잘 자라며, 팔만대장경 경판의 64%인 135장을 새긴 것이 산 벚나무이다.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도라고 밝혀진 과정은 이러하다. 1908년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가 제주도에서 `왕벚나무`의 표본을 채집했다. 이를 전해 받은 독일 베를린 대의 쾨네 박사가 1912년 제주도가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처음 알렸다. 1932년에는 일본 쿄토대의 코이즈미 켄이치(小泉源一) 박사가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을 재확인했다.

1960년대 들어 제주와 전남 해남 등 `왕벚나무`자생지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한라산 신예리에 자생하는 왕벚나무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56호로 지정되었다. 2003년에는 우리나라 산림청 임업 연구원에서 왕벚나무를 대상으로 DNA 지문 분석을 수행한 결과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 한라산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병자호란을 겪고 중국에 볼모로 잡혀간 효종은 그때를 설욕하기 위해 북벌을 계획하였다. 국력을 기르기 위해 활을 만들 준비로 서울 우이동에 많은 수양 벚나무를 심었다. 애석하게도 그 뜻을 펴지 못하고 세상을 뜨자 지리산 화엄사의 벽암 스님이 뜻을 이어 경내에 많은 벚나무를 심었다. 천연기념물 38호인 수령 300여년 된 벚나무가 지금까지 남아 구국의 염원을 이어오고 있다.

/김한성 (수필가·한문지도사)

꽃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