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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등록일 2015-03-06 02:01 게재일 2015-03-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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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는 장미과 갈잎큰키나무로 꽃말은 `절개`다.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촉 잡고 가까이 사랑할 제 암향조차 부동 터라.” (안민영 `매화사`)

퇴계 선생의 매화 사랑은 유별나다. 선생께서는 자신이 지으신 매화시 91수를 모아 `매화시첩`을 만드셨다. 선생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임종 모습을 매화분재에 보이기 싫어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 하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매화분재에 물을 주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매화(梅)는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함께 사군자로 일컬어진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피는 것을 설중매라 한다. 매화에는 홍매와 백매가 있다. 백매는 종종 벚꽃과 혼동한다. 실제로는 차이가 있지만 바람 불면 흰 꽃잎이 우수수 떨어져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향기로 구별할 수 있다. 매화는 향기가 짙다.

매실로는 매실주를 담그고, 매화는 차로 마신다. 매화차는 기침과 갈증 해소에 좋으며, 맛보다는 향기를 즐기는 차이다. 말린 상태에서 오므리고 있던 매화 꽃봉오리가 물을 부으면 예쁘게 핀다. 찻잔 위에 활짝 핀 모습은 눈을 즐겁게 한다.

옛날 어느 산골에 질그릇을 만드는 청년이 살았다. 그에게는 연인이 있었는데 약혼한 지 사흘 만에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매일 무덤을 찾아가 눈물을 흘렸다. 하늘이 감동했는지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매화나무가 돋아났다. 그는 나무를 약혼녀의 넋이라 생각하며 집 마당에 옮겨 심었다. 그리고 일생 동안 돌보며 살았다.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이 대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집에 들어가 보았다. 그가 앉았던 자리에 예쁘게 만들어진 질그릇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릇 뚜껑을 열자 휘파람새 한 마리가 나왔다. 새는 매화 곁을 떠나지 않았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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