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에서도 산수유 꽃 축제가 열린다. 사곡면 화전리의 산수유 마을에는 300년생 산수유 3만 그루가 마을과 야산, 개울을 따라 20여리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수유는 유기산이 많아 신맛이 나고 비타민도 풍부하여 건강식품과 미용 식품으로 쓰인다. 청력기능을 강화해 주고 눈의 피로회복과 월경주기를 규칙적으로 잡아주는데 도움을 준다. 산수유의 신맛은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주고 방광의 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아이들의 야뇨증과 노인들의 요실금에도 좋다.
옛날에는 산수유 씨를 뺄 때 처녀들이 입으로 분리하였으며, 어릴 때부터 이 일을 한 산동 처녀들은 앞니가 많이 닳았다. 이런 산동처녀와 입맞추는 것은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져 산동 처녀를 서로 며느리로 들이려 했다. 이 지역에서는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산수유 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삼국유사 제2권 기이(紀異)편에 신라 48대 경문왕에 대한 설화가 있다. 왕은 임금 자리에 오르자 귀가 갑자기 길어져서 나귀의 귀와 같아지니 왕후와 궁인들은 몰랐지만, 복두 만드는 공인(工人)만은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이 일을 남에게 말하지 않다가 죽을 때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더니,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났다. 왕은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대나무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다. 그 뒤에는 다만 `임금님 귀는 길다`는 소리만 났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