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과 나팔꽃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혼동하기 쉽지만 나팔꽃의 화려함과는 달리 은은한 연분홍색 꽃이 핀다. 나팔꽃은 대낮에, 메꽃은 저녁에 오므라든다. 나팔꽃은 씨를 잘 맺지만 메꽃은 씨를 보기가 쉽지 않다. 꽃의 크기도 나팔꽃이 더 크다. 잎 모양을 보면 바로 구별할 수 있다. 나팔꽃의 잎은 둥근 하트 모양인데 비해 메꽃의 잎은 로켓이나 길쭉한 창 모양이다.
메꽃은 구황식물로 어려운 시절 어린잎을 데쳐서 나물로 먹었다. 뿌리는 날것으로, 삶아서, 가루를 만들어서도 먹었다.
옛날 장군의 연락병으로 근무하는 충성스런 병사가 있었다. 그는 돌격부대와 장군의 주력부대가 만날 수 있도록 길 안내를 맡고 있었다. 어느 날 돌격부대가 적진을 돌파하고 다음 목적지로 진격을 하였다. 병사는 갈림길에서 주력부대를 기다리다가 패전하여 후퇴하는 적군의 눈에 띄어 죽고 말았다. 적군은 주력부대의 방향을 바꾸려고 병사가 표시해 놓은 방향표지판을 돌려놓았다. 이 사실을 모르고 진격을 하던 장군은 충성스런 병사가 없음을 이상히 여겼다. 그때 나팔모양의 꽃이 눈에 띄었다. 그 꽃은 무언가를 호소하듯 간절한 모습으로 피어있었다. 장군은 연락병이 죽었음을 알아차리고 표지판을 따라가지 말고 꽃이 가리키고 있는 표지판의 반대쪽으로 전진하라고 명령했다. 장군은 앞서간 돌격부대와 만나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