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상록교목으로 꽃말은 `그대만을 사랑해` 이다. 동백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써 온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일이다 동백꽃이 질 때는 꽃봉오리 째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애절한 마음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와 노래가 많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서정주 `선운사 동구`)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송창식 `선운사`)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사에도 동백섬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소설 `춘희(椿姬)`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오페라의 원명은 주인공의 이름을 따 `라 트라비아타`이다. 그녀는 한 달 가운데 25일은 흰 동백꽃, 5일은 붉은 동백꽃을 들고 사교계에 나타났다. 그래서 그녀를 우리말로 하면 동백아가씨가 되지만 일본에서 춘희(椿姬)라 번역했다. 춘(椿)자는 일본에서는 동백나무를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참죽나무를 말한다. 동백(冬柏)은 이름처럼 겨울에 꽃을 피운다. 동백나무는 어떻게 가루받이를 할까? 동백꽃은 충매화(蟲媒花)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조매화(鳥媒花)이다. 수분(受粉)을 벌, 나비가 아닌 새가 한다. 추운 겨울에는 벌, 나비와 같은 곤충들이 날아다니지 않는다. 동백꽃의 꿀을 먹으면서 대신 가루받이를 맡고 있는 새가 동박새다. 이들에게도 슬픈 이야기가 있다.옛날 욕심 많고 포악한 왕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착하고 어진 동생이 있었다. 임금은 아들이 없어서 자기가 죽게 되면 동생의 두 아들 중 하나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왕은 그것이 싫어서 기회만 있으면 조카들을 죽일 계획만 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동생이 자기 아들은 감추어 놓고 다른 두 아들을 양자로 키웠다. 어느 날 왕은 그 양자를 모두 죽여 버렸다. 그러나 왕이 속은 사실을 알고 멀리 보낸 동생의 두 아들을 잡아와 동생보고 네 아들이 아니라니 네가 직접 죽이라고 명령 했다. 동생은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 없어 스스로 자결하여 붉은 피를 흘리며 죽었고, 이를 보던 두 아들은 새로 변하여 날아가 버렸다. 동생이 죽은 자리에 꽃을 피운 게 동백꽃이고, 두 아이는 새가 되어 동백나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게 되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1-21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꽃을 만들 때 제일 먼저 만든 꽃이 코스모스 이고 만들어 놓고 나니 너무 약하고 부족해서 제일 예쁜 꽃잎, 튼튼한 줄기와 잎을 찾아 모아 마지막으로 가장 완벽하게 만든 꽃이 국화라고 한다. 맑고 푸른 하늘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꽃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지만 봄에 피는 춘국(春菊), 여름에 피는 하국(夏菊), 겨울에 피는 한국(寒菊)이 있어서 사계절 국화를 볼 수 있다. 꽃의 크기에 따라 꽃의 지름이 18㎝가 넘는 대국(大菊), 지름이 9~18㎝ 정도인 중국(中菊), 지름이 9㎝가 안 되는 소국(小菊)으로 나눈다. 옛날에 장방이라는 현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근항경에게 한 가지 예언을 하였다. 금년 9월9일 자네의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이네. 이 재앙을 막으려면 집안사람 각자가 주머니를 만들어 주머니 속에 산수유를 넣어서 팔에 걸고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 술을 마시면 화를 면하게 될 것이네. 근항경은 그날 집을 비우고 가족들과 함께 뒷산으로 올라가서 장방이 말한 대로 국화 술을 마셨다. 집에 돌아와 보니 닭이며 개, 소, 양, 돼지 등이 모두 죽어 있었다. 장방은 이 소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짐승들은 사람 대신 죽은 것이네. 국화 술이 아니었다면 자네 식구들은 모두 죽었을 거야. 9월9일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 술을 마시거나 부인들이 산수유 주머니를 차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이 외에도 국화주를 마시고 장수했다는 많은 설화들이 있다. 국화주를 연명주(延命酒) 또는 불로장생주(不老長生酒)라 하는 이유이다.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꽃 중에서 1위를 차지하는 꽃은 무엇일까? 장례식장에서 쓰는 흰 국화를 떠올리면 금방 알 수 있다. 꽃말은 색깔에 따라 다르다. 백색 국화는 진실 된 사랑, 황색은 가벼운 사랑, 적색은 나는 당신을 사랑 합니다 이다. 꽃을 말린 것은 차를 끓여 마시기도 한다. 베갯속에 넣으면 두통에 효험이 있고, 이불솜에 넣으면 그윽한 향기를 밤마다 즐길 수 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1-14
닭의 볏과 비슷한 꽃 모양 때문에 닭벼슬꽃, 계관화(鷄冠花), 콕스콤(Cockscomb)이라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꽃이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가장 흔하며 오렌지·분홍·연노랑색의 개량품종도 있다. 가을이 되어 밤 기온이 떨어지면 색깔이 더욱 찬란해진다. 보통 둥근 형태를 가지지만, 깃털모양도 많이 볼 수 있다. 간신으로 부터 왕을 구하고 죽은 충신 무룡 장군의 무덤에 마치 방패 모양의 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바로 맨드라미이다. 방패를 닮은 꽃모양이 임금을 지켜낸 충성심을 떠오르게 한다. 옛날 무예가 뛰어나고 품성이 대나무 보다 곧아 누구에게나 충신이라 손꼽히던 무룡 장군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충직한 신하가 있으면 간신들이 있는 법. 무룡 장군 역시 간신들의 모함으로 인해 왕의 눈 밖에 나게 되었고, 처형을 당하게 되었다. 무룡 장군이 사약에 의해 쓰러지려는 순간 간신들은 왕을 죽이려 하였다. 이를 본 무룡 장군은 이미 온몸에 독이 퍼졌으나 숨이 끊어지려는 마지막 순간까지 왕을 지켜내고 안전한 모습을 본 후 숨을 거두었다. 이후 무룡 장군의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맨드라미이다.맨드라미는 담장아래 장독대 주변에 단골로 심어지는데 액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으로 사랑받고 있다.특히 독을 가진 지네가 맨드라미 때문에 집안이나 먹거리를 보관하는 장독대 근처를 얼씬도 못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실제 닭과 지네는 상극이다. 죽은 닭고기에는 지네가 독을 풀어놓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죽는다고 해서 예로부터 죽은 닭고기를 다룰 때에는 조심했다. 닭벼슬을 닮은 맨드라미는 닭대신 액을 물리치고 지네 등의 독으로부터 집안을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에 많이 심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1-07
6~10월에 꽃이 피고 색깔은 빨강, 분홍, 노랑, 흰색, 줄무늬가 있는 등 다양하다.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든다. 꽃이 지고 나면 까만 씨가 맺는다. 씨앗을 깨물어 보면 흰 분가루가 나와서 분꽃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야간에 뿜는 꽃향기는 마취성이 있으며 모기를 쫒아준다. 우리 선조들은 얼굴을 희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열매를 곱게 빻아 얼굴에 발랐으며, 백분과 연지를 만드는 재료로 썼다.분꽃에는 애틋한 사연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어느 산골에 과부가 딸 하나를 데리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딸이 친구들은 얼굴에 분을 바르고, 예쁜 옷을 입고 명절에 놀이를 가는데 분이 없어서 같이 놀러 갈 수 없다고 불평했다.어머니는 분을 사려고 먼 고을로 떠났다. 남자들도 하루 걸리는 먼 길이었다. 산짐승들이 사나와 저녁에는 밤길을 가지 못했다. 딸을 위해 하루를 꼬박 걸었으나 마을은 나타나지 않고 험한 산길만이 이어졌다. 발이 퉁퉁 부어 꼼짝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사흘 후 돌아온다던 어머니는 닷새가 되고 열흘이 가고 한 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딸은 병을 앓게 되었고 보살펴 주는 사람 없이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분 때문에 자기도 죽고 어머니도 잃어버린 소녀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뒷산에 묻었다. 이듬해 무덤에서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분 때문에 죽은 무덤에 핀 꽃이라고 해서 분꽃이라 불렀다.유럽의 어느 나라에 넓은 영토를 가진 성주가 살고 있었다. 성주에게는 아들이 없어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다. 아이를 얻게 되었지만 딸이었다. 성주는 딸에게 미나비리스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 주고, 남자 옷을 입혔다. 그리고 활쏘기, 창던지기, 말달리기 같은 훈련을 시켜 무사로 키웠다. 처녀가 된 그녀에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부하인 미남 청년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고민 끝에 아버지에게 사실을 알렸다. 아버지는 그 청년은 이미 처자가 있는 사람이니 단념하라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들고 있던 칼을 땅바닥에 던져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칼이 있던 자리에 분꽃이 피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0-31
산과 들을 걷다보면 쑥부쟁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꽃을 보면 안도현이 쓴 무식한 놈이란 짧은 시가 생각난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쑥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마음속에 간직한 청년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서 핀 꽃이라는 전설이 있는 이 들꽃은 7~10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핀다.옛날에 가난한 대장장이에게 많은 자식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병에 걸리고 말았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아픈 엄마를 대신하여 가족들을 위해 매일 쑥을 뜯었다. 동네 사람들은 대장장이의 딸이 쑥을 뜯으러 다닌다 하여 쑥부쟁이라고 불렀다.어느 날 산에 쑥을 뜯으러 갔다가 멧돼지를 잡으려고 파놓은 함정에 빠진 사냥꾼을 구했다. 젊고 잘생긴 총각이었다. 쑥부쟁이는 첫 눈에 반했다.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사냥꾼은 떠났다.쑥부쟁이는 매일 기다렸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상사병이 걸린 쑥부쟁이는 산신령께 빌었더니 소원을 들어주는 세 개의 구슬을 주었다.첫 번째 구슬로는 어머니가 완치되기를, 두 번째 구슬로는 사냥꾼을 불렀다. 그런데 벌써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는 몸이었다. 마음씨 착한 쑥부쟁이는 세 번째 구슬로 그를 돌려보내주었다.이후 사냥꾼을 잊지 못하던 쑥부쟁이가 산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고 말았다. 죽은 자리에 쑥같이 생긴 풀이 돋아났다.마을 사람들은 죽어서도 동생을 생각하는 누나의 갸륵한 마음을 기리기 위해 쑥부쟁이라고 불렀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0-24
음력 단오에 줄기가 다섯 마디로 자라고 중양절에 아홉 마디 정도가 된다 하여 그 이름을 구절초라고 불렀다. 가을을 알리는 세 가지 꽃인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혼동하기 쉽다. 꽃 모양은 비슷해도 잎 모양은 조금씩 다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국화과에 속하여서 흔히 들국화라고 부른다.세 꽃을 정확하게 구별할 줄 알면 야생화 공부가 끝났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별이 어렵다. 구절초는 꽃이 희거나 옅은 분홍색을 띄지만 쑥부쟁이는 대부분 보라색이다. 예외는 있지만 길가 아무데나 피어있는 꽃은 쑥부쟁이고, 구절초는 눈에 띄는 곳에 피는 경우가 드물다. 구절초는 꽃잎 끝이 동글동글하게 국화꽃잎과 닮았고, 쑥부쟁이는 구절초보다 꽃잎이 길고 날씬하며 꽃나무 전체가 좀 복잡하게 엉켜있다. 쑥부쟁이는 향기가 별로 없으나 구절초는 국화향이 난다.쑥부쟁이와 개미취는 이파리를 보면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는 것이 쑥부쟁이고, 개미취는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또 개미취는 윗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옛날 어린 선녀가 꽃을 너무 좋아해서, 맡은 일을 소홀히 하게 되자 그만 지상으로 쫓겨나게 됐다. 지상에 내려와서 살던 선녀는 가난하고 시를 즐기는 시인을 만나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선녀의 아름다움이 소문을 타고 고을 사또의 귀에 들어갔다. 욕심 많은 사또는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꾀를 다 내다가 그녀의 남편을 불러 놓고 억지로 내기를 걸었다.첫 번째 시 짓기 시합은 남편이 쉽게 이겼다. 이번에는 말 타기 시합을 벌였지만 사또가 탄말이 그만 미친 듯이 날뛰는 바람에 또 지고 말았다. 사또는 선녀를 옥에 가두고 유혹했지만 거절당했다.얼마 뒤 선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하늘나라로 돌아갔고 슬픔을 이기지 못한 남편도 그녀를 따라서 죽고 말았다. 이듬해부터 집주위에 가을이 되면 피어나기 시작한 하얀 구절초, 천상의 선녀가 그토록 좋아했던 꽃이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0-17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이렇게 노래 불렀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 저러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우리가 대나무로 부르는 것은 왕대나 죽순대를 말한다. 대나무는 벼꽃 모양의 꽃이 60~120년에 한 번만 핀다.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꽃피우고는 이듬해 이승을 하직해 버린다. 죽칠훈(竹七訓). 대나무에 7가지 배울 점이 있다. 뿌리가 단단하여 잘 뽑히지 않고(固), 성질이 곧아서 똑바로 서며(直), 속이 비어서 욕심이 없고(空), 사철 변하지 않고 푸르며(靑), 마디가 있어서 정절을 나타낸다(節). 대나무가 무서운 비바람을 잘 견뎌 내는 것은 빈속과 마디 때문이라고 한다.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빗자루, 광주리, 발, 자리, 바구니, 조리, 부채, 지팡이 옛날에는 중요한 물건은 모두 대나무로 만들었다(用). 거기에 아름다운 경치가 멋을 더하고, 대나무의 고귀한 정신까지. 대나무는 깨달음을 주는 나무다(覺).삼국유사에 이런 얘기가 전해 온다.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나라를 다스리던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겼다. 동해바다 한 섬의 대나무가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로 합쳐졌다. 이 일을 신기하게 여긴 왕이 찾아갔더니 오색구름 속에서 용 한 마리가 나타나 왕에게 말했다.“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면 천하를 잘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돌아가신 문무왕과 김유신 장군께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내린 보물입니다.” 왕은 곧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게 했다.그 후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적이 쳐들어왔을 때 피리를 불었더니 스스로 물러가고, 병을 앓는 사람에게 불었더니 병이 나았다. 가물 때 피리를 불면 하늘에서 비가 오고, 비가 올 때 불면 날이 개었다. 풍랑이 칠 때 불면 물결도 잔잔해졌다. 이 피리의 이름이 바로`만파식적(萬波息笛)`이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0-10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의 노래가 생각난다.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마가렛이라는 소녀가 과꽃을 가지고 사랑 점을 치는 장면이 있다.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내면서`사랑한다. 안 한다`를 반복한다. 최후에 한 장이 남아 있을 때`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않는다`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가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과꽃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중국 당나라에 추금이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남편을 여의고 아들과 함께 살았다. 고을의 사또가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여러 번 유혹했지만 거절당했다. 화가 난 사또는 그녀의 아들을 군사로 뽑아 싸움터로 보내고 부인을 감옥에 가두었다. 며칠 후에 나타난 사또는 열쇠를 던져주며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자기를 찾아오라고 했다. 추금은 열쇠를 밖으로 던져버리고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싸움터에서 돌아온 아들이 이 소식을 듣고 열쇠를 던졌던 곳에 가보았더니 그 자리에 과꽃이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꽃을 추금화라고 불렀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10-03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잎은 꽃을 볼 수 없고, 꽃은 잎을 볼 수 없는 것이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슬픈 연인 같다하여 상사화(相思花)라고 불린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이 꽃은 잎이 먼저 나와 시든 뒤 꽃이 핀다. 상사화는 비늘줄기를 해열제 가래삭임에 약재로 썼다. 피부질환, 악성종기나 옴의 치료, 식중독 등 해독작용과 진통제로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만지거나 채취해서는 안된다.상사화에는 이런 전설이 깃들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폭군 강왕은 신하의 아내 하씨를 후궁으로 삼고자 하씨의 남편 한빙을 국경지대로 보냈다, 후궁이 된 하씨가 강왕 몰래 남편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편지는 강왕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그 소식을 들은 한빙이 목숨을 끊자 하씨도 성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한빙과 함께 묻어 달라는 하씨의 유언에 질투심이 생긴 강왕은 두 무덤을 일부러 떨어지게 만들었다.두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나 뿌리와 가지들이 서로 맞닿아 연리지가 되었다. 감동한 사람들이 두 그루의 나무를 상사수라고 했다. 상사수 밑에 핀 아름다운 꽃을 상사화라 불렀는데 여기에서 상사병이란 말이 유래 되었다고 한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09-26
꽃무릇은 석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의 색깔과 모양이 불꽃과 같아서 집안에 심으면 불이 난다고 해서 심지 못하게 했다. 우리나라 3대 꽃무릇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추석을 전후하여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서로 다른 꽃이다. 두 꽃 모두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은 같지만, 꽃 모양이나 잎 모양, 피는 시기가 서로 다르다. 상사화의 잎은 좀 넓고 크지만 꽃무릇의 잎은 좁다.꽃무릇에는 이런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어떤 마을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아이가 없어 간절히 소망하다 늦게 딸아이를 얻었다. 고명딸로 태어난 아이는 부모님에 대한 효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몸과 마음씨가 예뻐서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자 백일동안 절에서 정성껏 탑돌이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리자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이때 젊은 스님이 비에 젖은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석 달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노스님이 불쌍히 여겨 양지 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다.이듬해 봄. 무덤 옆에 한 송이의 고운 꽃이 피었는데, 언제나 잎이 먼저 나고 잎이 마르고 난 뒤 꽃대가 올라와서 연보라 꽃송이가 고개가 무겁게 피었다. 세속의 여인을 사랑하며, 말 한 마디 못한 그 스님의 애절한 넋이 꽃이 되었다.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
2014-09-19
코스모스는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은 파란 하늘. 길가의 코스모스다. 이렇게 길가를 수놓는 코스모스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는 9월의 꽃으로 뽑았다. 코스모스를 9월의 꽃으로 추천한 이유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맞아 지난여름의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가장 알맞은 꽃이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장천 코스모스 축제를 열고 있다.“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 예쁜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김상희,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면 코스모스가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신은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꽃을 만들기로 했다. 살살이꽃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코스모스는 신이 맨 처음 만든 꽃이다. 꽃의 시조인 샘이다. 신은 있는 솜씨를 모두 발휘해서 꽃을 만들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 보는가 하면 꽃빛깔도 이런 색 저런 색으로 물들여 보았다. 꽃이라면 아무래도 힘이 있는 것보다는 어딘지 약해 보이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그 모양을 하늘거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코스모스는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을 가지게 되었다.이렇게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이 소녀가 가을바람에 수줍음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소녀의 순정이라는 꽃말이 유래됐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9-12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이다. 애국가에도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이란 가사가 들어 있다. 국기 봉도 무궁화 꽃봉오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무궁화를 떠올리면 남궁억 선생이 생각난다. 선생은 무궁화 묘목 심기 운동을 벌였고,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지도 바탕에 무궁화를 수놓게 하여 나라 사랑의 마음을 길렀다. 또 외국의 침략을 막자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만들어 보급했다. 선생은 일제 강점기인 1933년 홍천 모곡리 무궁화 사건으로 옥에 갇혀 심한 고문을 받았으며, 1939년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한서 남궁억 기념관에 가면 학생들의 자수 작품을 비롯해 역사적인 자료를 만날 수 있다.무궁화에는 이런 전설이 전해 온다. 옛날 어느 고을에 매우 아름답고 마음씨 착한 미인이 살았다. 많은 남자가 그녀를 사모했다 그러나 그녀는 돈 많은 부잣집 아들은 마다하고, 몹시 가난하고 앞 못 보는 장님에게 시집을 갔다. 착한 여인은 장님인 남편과 행복하게 살았다.소문을 들은 고을 원이 그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 아무리 꾀어 보아도 소용없자 부하를 보내 강제로 잡아들였다. 부인이 말을 듣지 않자 죽이고 말았다. “제가 죽거든 꼭 우리 집 울타리 밑에 묻어 주세요.” 포졸들은 여인의 유언대로 묻어 주었다. 얼마 후 꽃이 피어 그 집을 빙 둘러쌌다. 마치 남편을 보호하는 울타리처럼. 사람들은 이 꽃을 번리화, 울타리 꽃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꽃 속이 한결같이 붉은 것은 부인의 일편단심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했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9-05
▲ 강아지풀은 벼과 한해살이풀로 꽃말은 노여움이다.강아지풀은 개의 꼬리를 닮았다. 강아지풀을 손바닥 위에 놓고 `오요요`하고 부르면 강아지풀이 앞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함께 놀이했던 기억이 새롭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강아지풀의 이삭을 밥과 섞어서 먹거나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강아지풀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옛적에 소녀가 외로이 살고 있었다. 소녀에게는 레이라는 아끼는 개가 있었다.어느 날 사냥꾼이 여우를 잡으러 숲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레이는 숲 덤불에서 놀고 있었는데 사냥꾼이 여우인 줄 알고 레이를 쏘자 죽고 말았다.소녀는 한없이 울다가 죽고 말았다. 죽은 레이와 소녀의 무덤에 강아지풀과 들꽃이 피었다.이런 이야기도 전한다. 옛날에 유명한 의사가 있었다. 당시 의사는 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머리도 깎아주었다.그 의사는 왕의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으부터 존경을 받았다.그러나 왕자는 평민의 머리를 깎던 가위로 왕자의 머리까지 깎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황금 가위를 의사에게 주면서 자신은 이 가위로 깎아달라고 말했다.황금으로 만든 가위는 잘 잘리지 않았다. 왕자는 머리카락이 뜯기자 화를 내며, 의사의 목을 자르겠다며 옥에 가두었다. 의사는 목을 잘리기 전에 스스로 죽고 말았다.한편 왕은 왕자의 무례함을 전해 듣고 왕자를 불러 크게 꾸짖었다.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왕자는 의사에게 사과하기 위해 찾아갔으나 이미 죽고 없었다.의사가 묻힌 무덤가에 작은 풀이 돋아나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바로 강아지풀이었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교 교장
2014-08-29
▲ 해바라기는 국화과 한해살이풀로 꽃말은 기다림이다.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해를 보며 자라는 꽃이다. 오직 태양만을 향하기 때문에 향일화(向日花)로 불리는 충성스런 꽃이다. 그래서 해바라기는 태양을 그처럼 닮아 버렸는지 모른다. 어린이들은 해바라기를 사람의 얼굴처럼 여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학교 구석진 곳에 화장실이 있었다. 둘레에는 해바라기도 심었다. 그 시절 어린이가 쓴 동시가 생각난다.“오줌이 누고 싶어서/ 변소에 갔더니/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볼라고 한다. / 나는 안 비에(보여) 줬다.”(이재흠·청천초등 3년)해바라기 꽃에 담긴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용왕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언니 그리디와 동생 우고시아였다. 이들은 해가진 후부터 동트기 전까지만 연못가에서 놀도록 허락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해가 뜨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태양의 신 아폴론이 황금 마차를 타고 찬란한 빛을 내며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향하는 황홀한 광경을 보았다. 태양의 신 아폴론도 두 자매를 발견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두 자매는 처음 보는 아폴론의 모습과 미소에 넋을 잃고 말았다.둘 다 사랑에 빠지자 아폴론의 사랑을 독차지 하기 위해 언니는 아버지께 동생이 해가 뜬 이후에도 연못에서 놀았다고 일렀다. 용왕은 동생을 감옥에 가두었다. 아폴론은 그녀의 고약한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랑에 빠진 언니 그리디는 아폴론의 사랑을 얻기 위해 종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해가 뜨는 동쪽에서 해가지는 서쪽으로 잠시도 한 눈 팔지 않고 아홉 날, 아홉 밤을 보냈다. 먹지 못해 기력이 떨어지고 목소리도 모깃소리처럼 작아졌다. 그러다가 그리디는 그만 발이 땅에 뿌리 박힌 채 한 포기 해바라기꽃이 되고 말았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8-22
▲ 애기똥풀은 양귀비과 두해살이풀로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다. 왜 꽃 이름에 `똥`이라는 글자가 붙었을까? 애기똥풀의 줄기를 꺾으면 나오는 노란색 물의 모양이나 색깔이 마치 아기의 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애기똥풀은 독풀이다. 백굴채라는 이름으로 꽃부터 뿌리까지 모두 한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꽃에는 그리스의 전설이 담겨 있다. 옛날, 눈을 뜨지 못하는 불쌍한 새끼제비가 태어났다. 안타까워하던 어미 제비와 아빠 제비는 새끼제비가 눈을 뜨는 게 소원이었다. 새끼제비를 위해 약초를 찾으러 다니다가 아빠 제비는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남편을 잃었지만 어미 제비는 슬퍼할 틈도 없었다. 드디어 어린 새끼의 눈을 뜨게 해 줄 약초를 구했다. 약초의 줄기 속에 있는 노란 물을 새끼제비의 눈에 발랐다. 새끼제비는 다른 제비들처럼 눈을 뜰 수 있었고 건강하게 자라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한 선녀가 하늘나라의 법을 어기고 임신을 해서 땅으로 내려와 아기를 낳았다.땅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선녀는 방금 아기를 낳은 마음씨 착한 부부가 사는 집 문 앞에 두고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부부는 가난했지만, 함께 잘 키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기저귀를 빨려고 하면 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깨끗한 기저귀만 남아 있었다. 아이가 백일을 맞았다. 그날 밤, 꿈속에서 선녀가 나타나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이제부터 자기가 키우겠다고 말했다.잠에서 깬 엄마는 아이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슬펐지만 하늘나라에 가서 행복하게 살 것이라 여기며 마음을 달랬다. 이듬해 봄, 처음 아기가 놓였던 문 앞에 노랑꽃이 피었다. 잎은 부드러웠고, 줄기에서는 노란 물이 나왔다. 사람들은 아이를 생각하며 애기똥풀이라고 불렀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8-08
설총이 `화왕계`에서 꽃 중의 왕이라 할 만큼 모란은 꽃이 매우 크고 아름답다. 또한 부귀영화를 상징하기 때문에 혼수품은 물론 도자기 금속공예 등의 중요 장식무늬로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국보 98호 청자 항아리에 활짝 핀 모란은 아름답고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모란은 문학 작품에도 수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많은 사람이 애송하고 있다.모란과 작약이 비슷하여서 착각 하는 일이 있다. 모란은 나무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죽지 않고 봄이 되면 나무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작약은 풀이라 겨울이 되면 땅위의 줄기는 말라죽고 뿌리만 살아남아 땅속에서 싹이 나는 차이가 있다.삼국유사 기이 편에는 신라 제 27대 선덕 여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버지 진평왕은 아들이 없었다. 진평왕이 세상을 떠나자 큰딸 덕만 공주가 왕위에 올라 선덕 여왕이 되었다. 여왕은 어릴 때부터 매우 총명하였다.왕위에 오르자 당나라 태종이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모란꽃 그림과 씨앗 세 되를 신라에 선물로 보내왔다. 신라에는 모란꽃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 신기하게 여겼다. 이때 그림을 보고 있던 여왕이 말했다.“이 꽃은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향기가 없을 것이오.” 씨를 뜰에 심고 얼마 뒤 싹이 트고, 꽃이 피었다. 과연 여왕의 말처럼 꽃은 아름다웠지만, 향기는 없었다. 신하들이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꽃에 향기가 없음을 알았습니까?” “모란꽃 그림에는 벌과 나비가 없었소.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 꽃이니, 당연히 향기가 없는 것 아니겠소.” 이 소식이 당나라에 전해지자 당나라 태종은 크게 감탄하였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8-01
▲ 민들레.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꽃말 `이별, 내 사랑 그대에게`시인 괴테는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별이요,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요,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별은 하늘의 꽃이고, 꽃은 땅의 별이고, 사랑은 인간의 마음속에 빛나는 별이며, 향기로운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옛날에는 민들레를 서당의 마당에 많이 심었다. 훈장님들의 속 깊은 마음 때문이다. 민들레의 여덟 가지 덕을 제자들이 배우기를 원했다.장소를 가리지 않고 길가에 피어나 사람과 가축들의 발에 밟히면서도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 인내심, 뿌리나 잎을 다쳐도 굳세게 다시 살아나는 강인함, 한꺼번에 꽃을 피우지 않고 꽃대별로 차례를 지켜 피우는 질서, 잎은 나물로 뿌리는 김치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널리 쓰이는 실용성, 꽃에 꿀이 많아 모여드는 곤충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봉사정신, 잎과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액으로 종기를 치유해 주는 어진 사랑, 뿌리를 약재로 써서 나이 드신 부모님들의 머리를 검게 해 드리는 효성,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씨앗을 미지의 세계로 멀리멀리 날려 보내는 용기.민들레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평생에 단 한 번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별의 운명을 타고난 임금이 있었다. 그래서 항상 불만이었다. 어느 날 별이 너무나 미워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명령을 내렸다.“운명의 별아, 하늘에서 떨어져 꽃으로 피어라. 나는 너를 마음껏 밟아 주겠다.”별은 떨어져 작은 꽃이 되었다. 그러자 임금은 갑자기 양치기로 변하게 되었다.그래서 그 민들레 꽃 위로 양 떼를 몰고 다니게 되었다.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201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