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마음속에 간직한 청년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서 핀 꽃이라는 전설이 있는 이 들꽃은 7~10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핀다.
옛날에 가난한 대장장이에게 많은 자식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병에 걸리고 말았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아픈 엄마를 대신하여 가족들을 위해 매일 쑥을 뜯었다. 동네 사람들은 대장장이의 딸이 쑥을 뜯으러 다닌다 하여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산에 쑥을 뜯으러 갔다가 멧돼지를 잡으려고 파놓은 함정에 빠진 사냥꾼을 구했다. 젊고 잘생긴 총각이었다. 쑥부쟁이는 첫 눈에 반했다.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사냥꾼은 떠났다.
쑥부쟁이는 매일 기다렸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상사병이 걸린 쑥부쟁이는 산신령께 빌었더니 소원을 들어주는 세 개의 구슬을 주었다.
첫 번째 구슬로는 어머니가 완치되기를, 두 번째 구슬로는 사냥꾼을 불렀다. 그런데 벌써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는 몸이었다. 마음씨 착한 쑥부쟁이는 세 번째 구슬로 그를 돌려보내주었다.
이후 사냥꾼을 잊지 못하던 쑥부쟁이가 산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고 말았다. 죽은 자리에 쑥같이 생긴 풀이 돋아났다.
마을 사람들은 죽어서도 동생을 생각하는 누나의 갸륵한 마음을 기리기 위해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