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파키스탄 중재 아래 협상 타결…핵·호르무즈·레바논 문제 논의 이란 “동결자산 해제·원유수출 허용 확보” 주장…기술협상 이번 주 계속 트럼프 “호르무즈 재봉쇄 땐 국가 사라질 것” 경고…협상장 긴장 고조
미국과 이란이 스위스에서 열린 첫 고위급 평화협상을 마무리하고 60일 이내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경고가 맞물리며 긴장이 이어졌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외무부는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최종 평화합의를 위한 60일 일정의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주 내내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실무·기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동성명은 양국이 레바논 내 전투를 종식하기 위한 메커니즘에도 합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소통 채널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주 체결된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 조치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등이 협상에 참여했다. 회담은 21일부터 시작돼 22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아락치 장관은 협상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이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대한 제재 면제와 일부 동결 자산 해제, 전후 복구 및 개발사업 착수를 보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협상 결과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협상은 시작부터 긴장 속에 진행됐다. 미국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 당신들의 국가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통제하고 독자적인 통항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해당 보도 이후 이란 대표단이 협상장 복귀를 거부하고 카타르와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협상만 이어갔다고 전했다.
타스님통신은 이란 측이 핵 문제 논의에 앞서 미국이 동결 자산 해제와 원유 수출 허용 등 MOU에 담긴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란 대표단은 협상장을 떠난 적이 없으며 밤늦게까지 회담을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레바논 정세, 핵 문제, 양해각서 이행 방안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기간 중에도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SNS를 통해 “이란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즉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더 강력한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레바논 문제와 관련해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런 협상 과정에는 일정 수준의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최종 합의를 위한 공식 로드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협상 진전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핵 문제, 헤즈볼라 문제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60일간 협상 과정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