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몰자 추모행사 참석 예정…오키나와 전투 희생자 24만명 추모 시민단체 “유골 포함 토사 매립 강행”…헤노코 기지 공사 중단 촉구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도 도마 위…오키나와 재군사화 우려 확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 전투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 시민단체들이 “평화를 실천할 의지가 없는 총리는 방문할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오키나와현이 지정한 ‘위령의 날’인 23일 오키나와를 방문해 전몰자 추모행사에 참석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키나와가 걸어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난의 역사를 마음 깊이 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키나와 전투는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3월부터 6월 23일까지 벌어진 일본 본토 방어전으로, 일본군이 주민들을 사실상 전쟁에 동원하면서 오키나와 주민을 포함해 약 24만명이 희생됐다. 오키나와현은 전투가 종료된 6월 23일을 매년 ‘위령의 날’로 지정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쟁 당시 피란선 쓰시마마루호 격침 사건 등 오키나와 전쟁의 비극을 알리는 활동을 지원하며 전쟁의 교훈을 다음 세대에 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 지역 시민사회는 정부의 안보정책이 평화 추모 취지와 배치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키나와 전투 희생자 유골 발굴단체인 ‘가마후야’를 비롯한 평화운동 단체들은 최근 일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카이치 총리는 오키나와를 방문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인 헤노코 기지 건설 과정에서 오키나와 남부의 토사를 매립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는 전쟁 희생자 유골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방위성에 토사 사용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대만 유사시’ 상황에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중국과의 긴장을 높여왔다며 “오키나와를 다시 군사적 대결의 최전선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후 81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위령제를 앞두고 일본 정부의 안보정책과 오키나와 기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견제를 위한 일본의 방위력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오키나와 주민들의 안보 불안과 중앙정부에 대한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