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무예가 뛰어나고 품성이 대나무 보다 곧아 누구에게나 충신이라 손꼽히던 무룡 장군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충직한 신하가 있으면 간신들이 있는 법. 무룡 장군 역시 간신들의 모함으로 인해 왕의 눈 밖에 나게 되었고, 처형을 당하게 되었다. 무룡 장군이 사약에 의해 쓰러지려는 순간 간신들은 왕을 죽이려 하였다. 이를 본 무룡 장군은 이미 온몸에 독이 퍼졌으나 숨이 끊어지려는 마지막 순간까지 왕을 지켜내고 안전한 모습을 본 후 숨을 거두었다. 이후 무룡 장군의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맨드라미이다.
맨드라미는 담장아래 장독대 주변에 단골로 심어지는데 액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독을 가진 지네가 맨드라미 때문에 집안이나 먹거리를 보관하는 장독대 근처를 얼씬도 못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실제 닭과 지네는 상극이다. 죽은 닭고기에는 지네가 독을 풀어놓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죽는다고 해서 예로부터 죽은 닭고기를 다룰 때에는 조심했다. 닭벼슬을 닮은 맨드라미는 닭대신 액을 물리치고 지네 등의 독으로부터 집안을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에 많이 심었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