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시인 괴테는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별이요,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요,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별은 하늘의 꽃이고, 꽃은 땅의 별이고, 사랑은 인간의 마음속에 빛나는 별이며, 향기로운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민들레를 서당의 마당에 많이 심었다. 훈장님들의 속 깊은 마음 때문이다. 민들레의 여덟 가지 덕을 제자들이 배우기를 원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길가에 피어나 사람과 가축들의 발에 밟히면서도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 인내심, 뿌리나 잎을 다쳐도 굳세게 다시 살아나는 강인함, 한꺼번에 꽃을 피우지 않고 꽃대별로 차례를 지켜 피우는 질서, 잎은 나물로 뿌리는 김치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널리 쓰이는 실용성, 꽃에 꿀이 많아 모여드는 곤충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봉사정신, 잎과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액으로 종기를 치유해 주는 어진 사랑, 뿌리를 약재로 써서 나이 드신 부모님들의 머리를 검게 해 드리는 효성,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씨앗을 미지의 세계로 멀리멀리 날려 보내는 용기.
민들레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평생에 단 한 번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별의 운명을 타고난 임금이 있었다. 그래서 항상 불만이었다. 어느 날 별이 너무나 미워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명령을 내렸다.
“운명의 별아, 하늘에서 떨어져 꽃으로 피어라. 나는 너를 마음껏 밟아 주겠다.”
별은 떨어져 작은 꽃이 되었다. 그러자 임금은 갑자기 양치기로 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민들레 꽃 위로 양 떼를 몰고 다니게 되었다.
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