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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철강산업대상은 지역발전 동기부여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필자가 영일군에서 건설부로 전출했던 1969년은 우리나라가 산업화의 시동을 건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서서히 뿌리를 내렸고, 깊은 잠에 빠져있던 국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토종합개발계획이 잉태하던 시기였다. 필자가 1995년까지 건설부에 근무했던 26년간은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역동적인 개발시대였고, 그 중심에는 건설부가 있었다.필자의 건설부 첫 근무처는 `중기공장`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미군에서 발주하는 공사로 겨우 연명하였을 정도로 열악했기 때문에 건설 중장비를 보유할 여력은 더더욱 없었다. 당시 건설업체들이 현장에 투입하였던 중장비는 모두 건설부 중기공장에서 대여한 것이었다.특히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면서 중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다른 건설현장에서는 중장비를 대여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필자는 경부고속도로가 서서히 마무리되면서 중기공장으로 들어온 잉여 중장비들을 포항종합제철 건설에 최우선 투입시켰는데, 고향발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다.공직에 투신한 이후 고향의 일이라면 유난스럽게 나섰던 필자는 지난 12일 경북매일신문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2014 포항철강산업 대상`에서 분에 넘치게도 `특별공로 감사패`를 받게 됐다.지난 35년간의 공직생활, 특히 영일군과 건설부, 경북도에서 근무하면서 포항종합제철 건설과정은 물론 지역발전에 미력하나마 일조한 것이 감사패를 받게 된 배경이 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하지만 이번 감사패는 필자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포항이 훌륭한 철강도시로 승승장구하기까지 포항제철과 지역발전에 기여했던 수많은 분들을 대신해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필자는 운이 좋게도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주도했던 포항제철 건설 과정에 참여했고, 이후 건설부와 경북도에서 근무했는데, 지역발전을 위한 그때의 행위들이 오늘에 와서 인정을 받게 된 것 같아 기쁘고, 이를 매우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특히 이번 수상은 필자가 1998년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지 16년여 후에 받게 된 것이어서 그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사실 9급에서 출발하여 1급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표창과 감사패를 받았지만 이번 감사패만큼 그 의미를 크게 느끼고 자랑스럽게 여긴 적은 없었던 것 같다.이러한 수상제도를 만든 포항이 또한 자랑스럽다. 비록 그 역사는 고작 2년에 불과하지만 포항이 `철강산업대상`이라는 수상제도를 가졌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도 포항 철강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이러한 수상제도가 보다 널리 알려진다면 이 대상을 받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더 생겨날 것이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인다면 바로 지역발전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포항이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이 될 것이다.과거 포항과 함께 울산, 여수, 구미 등 여러 지역에서 건설부 주도의 국가기간산업 건설이 활발하게 추진되었지만 그 당시의 행위들을 발굴해 이를 기리고 본받는 수상제도를 가진 지역은 아마 포항이 유일할 것이고, 현직 국토부 직원들은 물론 건설부 출신들이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이 상이 좀 더 일찍 제정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포항이 대통령을 배출하였던 시기에 이 상이 제정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활성화되고 권위 있는 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한편으로 철강도시 포항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포항은 세계적으로 훌륭한 철강도시지만 이를 상징하고, 이에 걸맞은 철강구조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스틸하우스와 같이 시내 곳곳에 지역철강을 활용한 디자인 구조물들이 다양하게 창조되어 철강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었으면 한다.포항은 또한 고품질의 훌륭한 철강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이의 부가가치를 높여줄 철강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다는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철강 산업의 전 과정이 갖춰져 철강을 생산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소비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끝으로 지역의 대표언론인 경북매일신문에서 이러한 수상제도를 발굴해, 후배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함께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2014-11-20

포항시의회 유럽연수기

▲ 안병국 포항시의회 의원10월28일이다. 아침 7시 식사 후 8시 버스를 타고 런던시내를 가로질러 `로컬리티`(Locality)를, 점심시간에는 사회적 기업인 브리게이드 식당, 오후에는 베드제드 타운 기관을 각각 방문하기로 한 날이다. 시간 약속을 엄격히 지키는 영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미리 가서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출발했다. 10시 정각에 미리 약속된 로컬리티에서 파견 근무하는 서울시 직원 전영우씨와 연락이 닿았다. 연수단 일행은 로컬리티 건물 안 회의실에 모두 착석했다.작년부터 한국에서 `위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마을공동체`로 구성된 `돌봄사회`의 패러다임이 떠오르고 있는데 연수단의 방문 목적은 이를 배우기 위함이다. 한국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의 수많은 지자체와 단체가 방문한 관계로 로컬리티는 영국에서 가장 바쁜 곳이 됐다. 그리스털 주어링 로컬리티 개발담당관의 인사와 함께 로컬리티의 워크숍은 시작됐다. 그녀는 29세의 네덜란드인으로 영국 런던에 있는 로컬리티 본부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동체 조직리더를 선발, 교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로컬리티는 2011년 4월에 만들어졌다.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1992년 시작된 마을만들기 사업체 연합과 `세틀먼트운동`을 시작한, 100년 역사를 가진 BASSAC(British Assocation of Settlements and Social Action Centres)이 합쳐진 단체이다. 세틀먼트 운동은 1880년대에 옥스퍼드·캠브리지 대학생들이 빈곤한 지역에 가서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영국 각 지역에 확산돼 전 세계로 이어졌다. 지금도 예전 세틀먼트 운동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현재 로컬리티 회원 단체는 영국 전역에 750여 개다.로컬리티의 각 지역 주민조직체(Community)가 자산을 갖는 과정은 다양하다. 시청의 땅과 빌딩 중 쓰지 않는 공간을 주민조직체가 이윤을 창출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시청에서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주민조직체가 대출을 받거나 지원금을 받아서 직접 매입하기도 하며, 슬럼화된 상업지역에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상점을 인수해 공동운영 하기도 한다. 또 폐교되는 학교를 주민 모금한 돈으로 리모델링해 공동체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 활동을 강화하여 자산을 취득하고 있다.주민조직체가 자산을 가지게 되면 사업도 생기게 되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도 시작되고,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변화된다. 영국은 이를 뒷받침 해주는 제도로 2011년 `로컬리즘 액트(Localism Act)`라는 지역주권 법률을 제정하였다. 이는 지역의 토지·건물 소유자가 자산을 매각할 때 주민조직체가 이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판단되면 그 소유자는 6개월 동안 이를 개인 매수자에게 팔 수 없고 지역조직체가 돈을 모을 때 까지 기다리게 하는 법률이다.그리스털 주어링씨는 조언한다. 한국의 마을 만들기는 주민조직체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초기단계이고 사회적 기업 형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주민조직체가 사업적 모델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 마을 기업을 보면 정부나 지자체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독립 사업체가 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10시에 시작해서 한 시간 반이 흘렀다. 다음 일정만 아니라면 질문과 토론을 계속할 태세였지만 다음 기관 방문이 기다리고 있어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통역을 맡은 서울시 파견 직원인 전영우씨와 그리스털 주어링씨에게 점심식사를 제안했고 준비해 간 의회기념품을 전달한 뒤 브리게이드 식당으로 이동했다.

2014-11-19

가장 한국적인 문화 `김치 한 데이(day)`

▲ 박경해영양군 공보담당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로 가요뿐 만 아니라 TV드라마의 수출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한국인이 즐기고, 느끼고, 먹고 하는 삶 자체가 조명을 받게 됐다. 그만큼 어느 곳에 있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과 한국문화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자부하고 싶다.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월~8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943만4천2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불고기, 비빔밥 그리고 김치는 한국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한류로 자리매김 됐다.특히나 대한민국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고 뉴욕타임즈에서는 세계5대 건강식품으로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 요구르트, 일본 콩, 인도 렌틸콩, 한국 김치가 발표되면서부터 김치에 대한 관심은 세계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나 또한 김치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부터 김치는 우리의 역사이자 문화요, 정신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 있는 김치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저마다 최고를 자처하며 지역소득으로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지역 김치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판매에만 집중하다보니 본연의 지역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김치가 세계화에 걸맞게 역사성과 변천사에 대한 충분한 고증이나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반성도 해야 할 것 같다.가장 한국적인 맛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느리면서도 제대로 된 맛을 상품화 하겠다는 영양군의 모습은 좋은 예(例)가 될 것이다.`여중군자(女中君子)`로 불리는 장계향이 쓴 `음식디미방`은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이자,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다. 1672년께 경북 영양군에 살던 석계 이시명의 부인인 장계향 선생이 썼다. 재령 이씨 가문의 며느리들에게 자신의 음식비법을 전수한 것이다.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법과 저장·발효식품, 식품보관법 등 모두 14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중에 김치는 꿩고기 김치법, 꿩고기 잔 짠지, 꿩고기 짠지김치에 대한 3가지 조리법이 소개되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가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이 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있듯이 `음식디미방`이 영양의 미래 소중한 자산이자 보물임이 틀림없다는 단체장의 혜안(慧眼) 또한 높이 사줘야 할 것이다.2008년부터 음식디미방 보존회가 결성, 레시피 연구와 음식재현을 통해 340여년 전의 반가음식을 제대로 맛 볼 수 있게 됐으며, 이제는 지역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게 대중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2014 빛깔찬영양김장축제`가 오는 22일부터 12월7일까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고추특구에서 열린다. `Mom에 쏙! 입에 쏙!`이란 주제로 청정영양에서 자란 청정 무공해 고랭지 배추, 감칠 맛 나는 매운 빛깔찬 영양고춧가루, 최고의 양념재료로 대한민국 명품김치로 탄생을 기다리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는 올해는 가을배추 가격의 하락으로 수확까지 포기하는 농민들이 있어 실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실정이나 영양지역은 다수가 계약재배가 이뤄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이번 축제는 지리적 여건상 유동인구가 적은 산간오지라는 악조건 속에도 산나물 축제의 성공을 교훈삼아, 일회성 행사에 치우치지 않고, 엄선된 최고의 재료를 쓴다는 약속의 축제로 만들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본다.이번 축제는 1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16일간 이어지는 타 자치단체와는 차별화된 저예산, 100% 지역주민 참여 축제를 유도하고 있다. 음식의 삼합(三合)이란 3가지 요소가 합해져 가장 절묘한 맛을 내듯이 영양김장축제 또한 역사적 전통이 뿌리 깊고, 최고의 명품농산물이 있고, 주민 참여의지가 높은 축제이니 만큼 제대로 큰일을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의 초입에서 영양김장축제가 초콜릿, 사탕처럼 지인들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한포기를 선물하는 일명 `김치 한 데이(day)`가 문화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11-13

포항시의회 유럽연수기

▲ 안병국포항시의회 의원 유럽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해외여행을 간다면 어느 곳을 가고 싶은가?”라고 질문한 결과 유럽 지역이 62%로 1위를 차지했다.유럽여행이라 하면 10~20일 간의 일정으로 여러 국가의 세계적인 관광도시들을 둘러보는 여정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여행일정은 런던으로 들어가서 파리로 나온다. 유럽 내 교통수단의 경우는 10일에서 20일짜리 유레일패스가 주로 이용되는데 우리는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또한 여행자들이 거쳐 가는 도시와 일정 또한 비슷한 관계로 성수기의 경우는 런던, 파리, 로마와 같은 대도시의 유명 관광지는 마치 한국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가는 곳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여행을 한다면 유럽 각국의 문화와 역사 등에서 깊이 있는 체험과 느낌을 받기 힘들 것이다.여행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진정한 낯선 이방인이 되어 그들의 문화와 먹거리, 그리고 역사적 정치적 풍습들도 몸소 체험하며 느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경험은 진정한 국제화의 산 경험일 뿐 아니라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스스로를 통제함으로써 자아의 발전과 발견에도 한 몫을 하리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 전체를 짧은 기간에 여행하는 것 보다는 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여행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그 중 영국은 이러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프랑스나 스페인 등에 비해 특색 있는 관광지가 드물고, `피쉬 앤 칩스`가 상징하듯, 음식이 특색 없다는 등의 이유로 여행지로서 과소평가 받고 있는 영국이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무한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산업혁명의 발상지이며 과거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 불렸던 영화를 간직한 나라, 과거 유적에서 느껴지는 고풍적인 느낌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나라, 방대한 유물이 소장되어 있는 세계 3대 박물관(대영박물관) 중 하나가 있는 나라, 스톤헨지와 아더왕의 전설이 살아있는 신비의 나라,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영화의 나라, 축구의 종가로 프리미어리그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축구의 나라, 비틀즈, 엘튼존, 스팅, 퀸 등 전설적인 가수들이 태어난 음악의 나라,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디킨스, 코난도일 등이 태어난 문학의 나라, 홍차의 나라, 신사의 나라 등 최고의 관광지로 불릴 자격을 갖춘 나라이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이런 영국을 어찌 여행하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하지만 포항시의회 연수단 일행은 매력의 영국 관광을 모두 다 뒤로 하고 첫 일정 부터 강행군을 예정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 7월 새로 출범한 의회의 격에 맞게 의원들이 모두 초심으로 뭉쳐 있었기에 연수단에는 여행의 설레임이 아닌 긴장감 마저 감돌 정도였다. 일정은 도심 재생과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마을만들기 사회적 연합인 로컬리티, 노숙자를 교육시켜 전문요리사로 양성하는 사회적 기업 브리게이드 식당, 탄소제로의 그린타운 베드제드 등 3곳의 기관 방문 워크숍으로 일정을 채워넣었다.10월27일 건설도시위원회와 경제산업위원회 두 상임위원회로 구성된 의회연수단은 기내식을 두 번이나 먹으면서 거의 12시간의 길고도 지루한 비행 끝에 런던 히드로공항 상공에 현지시간 오후 5시30분에 이를 수 있었다. 한국시간보다 영국이 8시간 느리기 때문에 시계바늘을 8시간 뒤로 돌렸다. 입국장을 빠져나와 버스에 오른시간이 이미 6시를 넘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공항에서 멀지 않은 프리미어호텔(PERMIER INN)이란 곳에 짐을 내렸다. 내부는 미로처럼 긴 복도와 삐걱거리는 바닥이 걸을 때마다 신경 쓰이고 오래된 조립식 건물의 소음과 퀴퀴한 냄새는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지만 긴 비행시간으로 지친 몸을 뉘일 침대가 반가웠다.

2014-11-12

원전 관련보도, 정확·신중해야

▲ 이규찬 한국수력원자력㈜월성원자력본부 홍보팀장최근 들어 잇따라 원전과 관련된 시민들이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터져 나와 원전 홍보팀장으로서 경주시민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보도 자료나 언론매체의 기사가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문구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장이나 잘못된 내용의 폐해, 즉 원전지역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주변에는 마치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오인받게 하거나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흠집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걸까.다수 언론매체는 지난 4일자에 `월성원전 방사능 유출 은폐 충격`, `연간 피폭 한도 1만 배` 등의 제목으로 `5년 전 월성원전이 폐연료봉을 떨어뜨려 계측 한도를 넘는 1만mSv 이상의 방사능이 누출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마치 5년 전 월성원전에서 대형 방사능 누출 사고라도 난 듯한 보도였다.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원자로에서 빠져 나와 로봇에 의해 물 속으로 운반돼야 할 직경 1cm, 길이 50cm 폐연료봉 한 개가 오작동으로 물 속이 아닌 곳에 떨어졌다. 물론 떨어진 곳은 외부와는 완전 차폐된 밀폐 건물이었다. 그곳의 방사선량을 측정해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사람이 접근, 작업하면 인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분석됐다.절차에 따라 작업 도구를 준비, 여러 차례 시험작업을 거친 뒤 작업자를 투입해 떨어진 연료봉 한 개를 물 속에 밀어넣은 것이다.당연히 이때 외부 환경으로의 방사능 누출은 없었고, 해당 작업자도 미량의 방사선에 노출됐지만 원전의 작업자가 일반적으로 받는 수치를 벗어나지 않았고 건강검진 결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원전의 작업자는 방사선에 노출돼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물론 방사선 노출량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1978년 고리1호기 가동 이후 36년 동안 국내 원전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작업 종사원이 단 한 사람도 방사선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또 일부 매체는 지난 5일자로 `삼중수소 농도 심각`, `생명 위협 시한폭탄` 등의 제목으로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문제를 다뤘다.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으로 설비특성상 국내 다른 원전보다 삼중수소 발생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발생량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것이 기준치 이내에서 관리되는지, 인체나 환경 영향이 있는지 등 판단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 줘야 한다.월성원전은 삼중수소 방사선량을 일반인 법적기준치(1mSv)의 5%인 0.05mSv를 관리기준치로 정해 놓고 관리 중이다. 이번에 언급된 2013년 월성원전 삼중수소 연간 배출량은 법적기준치의 5%로 정한 관리기준치의 2.9%에 불과하다. 법적기준치를 기준으로 0.8% 정도이며 캐나다 등 해외 중수로 원전에 비해서도 19%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하지만 월성원전은 중수로 종주국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삼중수소 제거 설비를 갖춰 삼중수소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라지만 언론이 방사선이나 원전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언론을 통해 사안이 부풀려지거나 왜곡되면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원전 또는 방사능과 관련해서는 그 피해가 막대하다. 원전이 전문 분야여서 일반 국민이 잘 알기 어렵고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막연한 공포감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현 시점에서 적극적인 정보 또는 현장 공개를 통해 국민들의 막연한 공포를 없애고 신뢰를 회복해 가려는 원전과 한수원의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언론매체들이 국민들의 관심사인 원전과 방사선 등과 관련된 보도를 할 때는 막연한 공포감이나 에너지시설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지 않도록 심사숙고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익보도, 다수이익을 지향하는 언론으로서 관련시설 지역민들이 입게 되는 경제적·정신적 손실도 고려해 보도를 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2014-11-10

강동 유금~흥해 성곡 우회도로 탄생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길은 사람과 재화는 물론 문화, 지식정보, 기술 등을 끊임없이 왕래시킨다. 그래서 길이 생겨나면 주민생활은 보다 편리해지고 윤택해지며, 주변토지의 이용가치가 높아지면서 지역발전이 촉진된다. 이렇게 도로가 주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다. 이러한 도로는 인류의 경제활동에서 사람의 생명과 활력을 유지시키는 동맥과 같은 절대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도로가 정체를 일으키게 되면 경제활동이 동맥경화를 앓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1980년대 들어 교통량이 급증하기 시작하였으나 이러한 수요를 감당할 도로개설은 한참 따라가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요도심은 정체가 급속하게 늘어났으며, 급기야는 체증몸살에 시달려야했다. 시외지역 국도 역시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정체와 함께 병목현상이 일어났다.포항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경주를 지나 포항시내를 거쳐 영덕과 울진 등 동해안 방면으로 나가는 국도7호선의 포항시내 정체는 한마디로 극심하였다. 이러한 시내지역 정체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시내를 우회하는 도로를 만드는 것이었고, 이는 가장 시급한 지역의 현안이었다.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도심 우회도로가 건설되었다. 바로 현재의 용흥동 남부초등학교에서 우현네거리를 연결하는 총연장 3㎞ 정도의 도로이다. 하지만 이 우회도로로는 급증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였다.연일읍 유강리가 고향인 필자는 늘 유강 앞 국도7호선이 원활하게 소통되기 위해서는 유강 진입 전인 경주 강동에서 포항시외로 우회시켜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필자는 1983년 건설부 도로시설과 근무 당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포항시 우회도로 건설을 제안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건설부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던 1984~85년에 이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경주 강동 유금 나들목에서 포항시 흥해읍 성곡 나들목까지, 국도31호선을 경유하며 국도7호선인 소태지로와 연결되는 국도28호선(동해대로)이 바로 포항시 우회도로였다.이 도로는 총연장 13.7㎞로 1천1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1991년 9월에 착공하여 7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1998년 12월에 개통되었다. 이렇게 이 도로에 대한 구상과 계획은 1980년대 초·중반에 이루어졌으나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1991년에 와서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사실 이 도로는 당초 강동 유금에서 흥해 시내를 우회하여 청하에 이르는 20여㎞에 이르는 우회도로로 구상되었다. 그러나 당시 국회 등에서 우회도로가 20㎞를 넘어서는 예산형편상 적절치 않다는 반대의견이 나온 것은 물론 절차상 복잡한 문제들까지 얽혀 흥해 성곡까지 13.7㎞로 줄어들게 되었다.이렇게라도 우회도로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국회 건설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던 지역출신 황대봉 의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리고 당시 포항출신 최래형 부산국토관리청장도 이 도로를 시행하는 등 한몫을 하였다.필자는 아직도 이 도로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지금에 와서 보니 당초 구상이었던 흥해 시내를 우회하지 않아 우회도로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현재 흥해 시내 우회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 도로는 국도7호선 흥해 초곡리 ~ 용천리 간 연장 6㎞, 4차로로 건설될 예정이다.지역출신 이병석 국회의원의 노력으로 흥해 시내 우회도로가 조만간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시팽창에 따른 도시개발행위는 지자체가 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국도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이 도로가 개설되면 포항~대구 간 고속도로 개통 이후 동해안 관광객 및 인구 증가로 교통량이 한계에 달하여 만성적인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흥해 시내 국도7호선의 교통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2014-11-07

자장암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상임고문한국의 늦가을은 유난히 아름답다. 아침녘 운제산 자장암의 단풍은 별보다 더 반짝이고 늦가을 햇살은 비단결처럼 살갗을 간질인다. 바람이 한번 스칠 때마다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단풍의 행로(行路)는 진정 시어(詩語)같고 몸을 굽혀 낙엽을 주어보니 수정 같이 반짝이는 이슬이 묻어 있다. 생명의 순환(循環)이치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이별을 두려워하는 이의 한 방울 눈물 같다고나 할까.해발 600m 운제산 벼랑에 걸린 자장암에의 범종소리는 위로는 산마루 하늘까지 사무처 울려 퍼지고 아래로는 인간세상을 지닌 깊은 곳까지 뚜렷하게 잠기니 바로 신라 사람들이 경주 성덕대왕 신종에 새겼던 일승원음(一乘圓音)의 세계이자 무생(無生)의 지혜(智慧)를 닦는 곳이다.자비심과 연민이 절로 솟는 암자이다.신라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나무가 무성하고 산과 계곡이 험준해서 자장, 원효의상, 혜공 스님은 구름을 사다리로 삼아 왕래(往來)했다 해서 운제(雲梯)산으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자장암이 세속(世俗)에서 일어났던 그동안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대중 중심의 사찰로 거듭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지난달하순 새로 부임한 주지스님(覺泉)은 숨을 헐떡이며 자장암을 오르는 절손님들을 따뜻하게 맞고는 청국장이 곁들인 점심공양(산채비빔밥)까지 내놓는다. 대중에게 다가서는 불교가 되려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절 인심이 단박에 후해졌다.오어사의 산내(山內) 암자인 자장암은 신라 진평왕(578년) 때 자장율사가 창건(創建)했고 신라 4성인(원효대사, 자장율사, 의상대사, 혜공대사)이 수도해서 일찍부터 불적(佛的)의 영험(靈驗)이 서린 유명한 기도처이다.천자봉에서 동남쪽으로 여의주를 품은 등용이 굽이치듯 자장암으로 내려뻗은 산세로 인해 신라 당시부터 기도처로 이름났다. 지금도 석가모니를 따랐던 16제자를 모신 나한전엔 기도하는 불자(佛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자장암엔 세속인들이 잘 모르는 비밀이 숨어 있다. 오대산 상원사의 적멸(寂滅)보궁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불자들조차 모르는 적멸이 숨어 있다.사적(史蹟)을 탐사(探査)해 보면 신비스럽다. 20년 전 풋나지나윙 태국 승왕으로 부터 진신사리 7과를 기증받은 태국 유학승 정신스님이 자장암에서 심야기도 중 사리에서 등롱의 불빛처럼 은은한 빛이 쏟고 향기가 방을 채우는 불가사의한 기적이 일어나던 해(1998년, 불기 2542년)에 자장암 주지 삼현스님에게 기증, 보탑(寶塔)을 세우게 됐다고 한다.이곳은 화엄학을 일으킨 원효스님과 혜공대사, 신라 2대 남해왕비 운제부인의 성모단의 연원 설화 등 우리 고대사에 얽힌 귀중한 얘기들을 간직한 곳이자 불교성지이다.불교도 이제 많이 변했다. 강산이 숱하게 변하는 사이 유행도 `웰빙`과 `힐링`을 지나 `명상`으로 건너온 것이다. 자장암 역시 해발 600m의 수려한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며 수행과 명상을 체험하고 재충전과 치유를 얻어가는 산사로 거듭나면 더 많은 대중(大衆)이 찾을 것.기복적(祈福的)이고 대불전(大佛殿) 중심적인 신앙은 한계에 온 것 같다. 성과주의에 매달린 중생들의 삶 자체의 균형(均衡)이 깨지고 그래서 더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운제산 자장암이 갖는 좋은 환경과 전통의 모습은 몸과 마음의 균형(均衡)을 추스르는 데 도움을 주는 곳이다. 새로 부임하신 각천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을 나와 현대불교이론이 밝은 학승이시다. 월산 대종사 시자와 불국사 문화, 총무국장, 조계종 총무원 호법국장을 거쳤다. 자장암은 오어사 주차장에선 200m 암벽의 가파른 길을 올라야한다. 이 길이 부담스러우면 영일만 온천 입구에서 차로 3km거리에 있다.자장암 이웃엔 오어사와 오어지 들레길, 원효암, 솔 향이 진동하는 3시간 거리의 천자봉 등산길을 비롯 대송면 산여리의 조선후기시대 도요지 등 늦가을 추정(秋情)과 함께할 볼거리가 많다.

2014-11-07

포항~건천IC 산업도로 탄생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1973년 6월 우리나라 최초로 조강 100만 t의 포항제철 제1고로가 쇳물을 쏟아냈을 당시 물동량의 4분의 3은 서울방향으로, 나머지 4분의 1은 부산·울산 방면이었다. 그러나 이 중후장대한 물동량을 해결할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수송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급한대로 국도7호선 포항~경주 구간을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포장했다. 1980년 완공된 `경주포항산업도로`가 그것으로, 35분 이상 걸리던 포항~경주 간 주행시간이 20분 이내로 단축되어 포항제철의 수송이 어느 정도 나아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당시 이 도로는 건설표준이 엄격하게 적용됐다. 형산강 변에 침하지역이 존재하는 데다 대부분 물동량이 무거운 철강제품이어서 그렇게 시공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던 것. 따라서 여느 도로보다 이 도로는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또 당시로는 보기 드물게 과적차량검문소까지 두고 국가기간산업의 유일한 수송로를 관리하기까지 했다.일반적인 수송체계는 그 생산지가 시내든 시외든 곧바로 주 수송도로에 붙이는 것이지만 포항제철 수송은 그야말로 비정상체계였다. 시외 생산지를 출발하여 포항시내로 들어와 다시 시외로 나가 경주시내를 거쳐 또 다시 시외로 나가 주 수송로인 고속도로에 올려야 했던 것이다.1969년 건설부로 전입하였던 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포항시내를 거치지 않고 형산강을 따라 경주 강동에 접하는 8㎞정도의 신설도로 개설을 포스코 박태준 회장에게 건의하였으나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지역에서는 철강공단에서 경부고속도로 건천IC를 연결하는 신설도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고향의 도로문제를 늘 마음에 두고 있었던 필자는 신설도로의 경우 수많은 난관과 시간이 걸리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이보다 용이한 새로운 대안을 찾는데 고심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하다 국도20호선의 종점을 경주 건천에서 포항까지 연장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재임 당시였다. 국도의 호선 명칭은 동서축은 짝수, 남북축은 홀수가 붙여지는데, 국도 20호선은 `일반국도노선지정령`(대통령령 제15101호)에 의거하여 경남 산청군 시천면이 기점이고 경주건천이 종점인 동서축 도로에 해당됐다.일이 되려고 그런지는 모르지만 당시 건설부 도로국장이 동지중 7·포항고 7회 출신인 최주영씨였다. 최 국장은 필자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최 국장은 타 부서를 끈기게 설득해 가며 종점을 포항까지 연장하는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 성사시켰다. 경주 건천이 종점이었던 이 도로가, 현재의 포항~건천 간 자동차전용도로로 까지 확장된 비화다. 최 국장은 이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까지 지내며 고향에 많은 힘을 보탰다. 국도 20호선 종점이 포항으로 되는 데에는 역시 부산국토관리청장을 역임한 최 국장의 친형 최래형(동지중4·포항고4회) 씨도 발벗고 나섰다. 두 형제는 보기 드물게 당시 건설부 요직에 올랐는데, 재직하는 동안 고향 도로 등 SOC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겼다. 포항시민의 한사람으로 지금도 감사드린다. 이는 왜 지역에서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야 하는 것인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필자가 제출한 아이디어, 국도 20호선을 포항까지 연장하는 일반국도노선지정령 개정은 1996년 7월 1일 이루어졌다. 2000년대의 교통수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일반국도 3개 노선을 새로이 지정하고 행정구역변경 등의 여건변화에 따라 노선의 기점 및 종점을 조정한다는 것이 개정 이유였다. 그리고 이 개정안은 국도20호선을 비롯하여 14호선 등 6개 노선의 기점 및 종점을 변경하고, 행정구역변경 등의 여건변화에 따라 41개 노선의 중요경과지를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개정안으로 국도 20호선은 종점이 건천에서 포항으로 연장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공사 또한 동시에 진행될 수 있었다.포항~건천 간 산업도로는 신설도로가 아닌 연장도로였기에 그 추진이 가능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아이디어를 내기까지 고뇌했던 그때가 새삼스럽다. 자화자찬 같지만 정말 그 당시 이 문제 해결에 많은 땀을 흘렸다. 막상 노선연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니 포항출신을 제외한 도로 관계자 대부분이 포항~경주 간 기존도로가 있는데 `왜 굳이 도로연장이 필요한가`라는 이의를 달며 반대했던 그 장면들이 지금도 선하다.길이 30.3㎞인 이 도로는 총사업비 5천502억 원을 투입, 1997년 2월 3일 현곡~천북 구간을 시작으로 공사에 들어가 2005년 8월 31일 건천IC~현곡 구간이 마무리되면서 완전 개통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도로 개통전만 하더라도 포스코를 비롯, 포항철강관리공단에서 생산된 철강 물동량은 모두 포항시가지를 경유, 수송해야 했으나 개통 후부터는 이 도로를 통해 곧바로 고속도로 1호선인 경부고속도로와 접속이 가능케 됐다. 포스코 가동 후 30년 동안 숙원으로 남아 있었던 이 사업은 결국 필자의 아이디어와 지역출신 최주영·래형 형제가 고향이라는 동질감을 갖고 머리를 맞댔기에 가능했다고 자부한다. 지역출신 인재가 각계각층에서 나오길 소망하는 이유다.

2014-10-30

원전의 퇴로 원전 해체산업도 경주가 주도해야

▲ 최양식경주시장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우리의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도 마찬가지이다. 국민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건설됐던 원전도 수명을 다하면 부셔 없애야 한다. 그런데 방사능에 오염돼 있는 원전의 구조물을 그냥 일반 건축물처럼 파괴해 없애 버리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건설, 1978년 상업운전에 들어가 설계수명 만료 후 2007년 10년 연장운행이 결정됐던 고리원전1호기와 최초 운영허가 기한(30년)이 2012년 11월 종료돼 가동이 정지된 월성원전1호기는 언제가 되든 간에 `퇴로(out)`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집약되고 체계화한 원전 해체(제염 및 방제) 기술이 없다. 따라서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관련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이 수립되고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해연)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1개 원전 해체에 드는 비용은 최소 6천억원으로 추정돼 현재 원전 23기에다 추가로 5기를 건설 중인 우리나라에서도 퇴로를 통한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435기) 중 30년 이상 된 것은 212기, 영구 해체를 앞둔 원전은 135기로 집계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해체 시장이 2030년에는 500조원, 2050년에는 1천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가동 중이거나 당초 설계수명을 다해 수명 연장 심의를 받고 있는 월성원전1호기 등 원전 23기에 대해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2020년까지 12기가 영구 정지되는 등으로 향후 70년 간 14조원의 원전 해체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이 같은 천문학적인 돈벌이 시장 규모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원전 선진국들이 앞다퉈 한계수명에 도달한 원자력시설 해체 사업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원자력진흥위원회가 2012년 11월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 기반기술 개발 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향후 예상되는 국내·외 원전 해체에 대비해 원자력시설 해체 기술 종합연구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사업은 2019년까지 총 1천473억원을 들여 원전 해체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연구 개발과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설·장비 등 기반을 구축한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우리나라 원전 해체 기술력은 핵심기반 기술 38개 가운데 17개 만 개발을 마쳤고 나머지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에 불과한 실정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수명을 다한 원전의 안전한 해체 기술 개발,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최근 경주시민들은 방폐장 등 원전 관련시설이 망라된 경주에 `원해연`유치는 필연적이라는 논리로 범시민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사업 이행률이 8년째 42.5%에 그치는 등 미온적인 가운데서도 경주시민들은 똘똘 뭉쳐 국책사업인 방폐장을 수용한데 이어 원전 산업의 종지부인 해체 시장을 주도할 원해연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경주는 원전과 방폐장이 있는 국내 원전 집적지이다. 그런데도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 안전 및 개발 관련시설 17개 중 경주에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현재 경주시와 경북도는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추진에 따라 국제원자력인력양성원, 제2원자력연구원, 원자력기술표준원 등 원자력 핵심기관 유치를 서두르고 있다. 또 지역의 원전기능인력양성사업단과 동국대·위덕대, 포스텍 등과 연계한 국내 최고의 해체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따라서 이번에 신규 설립하는 원해연은 반드시 경주로 와야한다. 원해연의 효율적 운영과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관련시설들이 집약돼 있는 경주가 그 산실이 돼야 한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들은 없다. 그만큼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4-10-27

김무성 정치적 성장과 부친 후광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지난 일요일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포항남구와 울릉군의 당원들 행사에 참여했다. 그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김 대표가 큰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배경엔 훌륭했던 부친의 피를 물려 받은데다 부친이 생전에 남긴 큰 발자취의 후광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날 “여당의 대표가 되어 고향에 금의환향하게 되어 기쁘다”고 고향방문의 소감을 밝혔는데, 필자 역시 김 대표의 마음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김 대표의 부친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에 걸쳐 포항의 근대화 과정에서 적잖은 영향을 끼친 해촌 김용주(1905~1985) 선생이고, 그의 형은 전방(주)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낸 김창성(83) 회장이다.해촌 선생이 포항과 깊고 오랜 인연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23년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포항의 조선식산은행 행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부터다. 당시 포항은 그야말로 자그마한 어촌도시에 불과하였고, 대부분 어업 종사자들은 단순히 고기를 잡는 일이 전부여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해촌 선생은 이러한 어업 환경에서 산업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1926년 20대 초반에 독립을 결심한다. 그리곤 곧바로 `삼일상회`를 설립, 어업의 길을 걸었다. 상호는 3.1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어업에 종사하다보니 수산물을 대도시로 운송할 수단이 필요하였고, 해촌 선생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대 중반에 운수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가 포항지역 운수업의 효시다.해촌 선생의 사업 수완은 남달랐다. 동빈동에 포항 최초로 들어선 비누공장도 혜촌선생이 설립했다. 당시 영일만 일대 근해에는 정어리와 청어가 많이 잡혔다. 정어리가 얼마나 많이 잡혔던지 생선 취급을 받지 못했다. 현재의 송도다리 건너 좌측에 일본인이 경영했던 정어리기름공장이 있었는데, 당시 정어리가 얼마나 흔한 생선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정어리기름은 주로 식용과 함께 비누 및 약품 제조 등에 이용되었는데, 해촌 선생이 이 정어리기름을 활용하여 비누공장을 설립했던 것이다.해촌 선생은 지역의 근대교육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어쩌면 이는 해촌 선생이 후대에까지 길이 존경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선생은 20대 초반부터 포항청년회 독서회를 만들어 민족운동을 전개하였고, 노동야학을 개설하여 조선인 학생들을 무료로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 언론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특히 해촌 선생이 포항에서 자주 회자되는 것은 거액의 사재를 털어 구 제일교회 앞에 소재하였던 영흥학당을 정규과정의 영흥보통학교로 만든 장본인이어서다. 포항 최초의 사립 초등학교였던 이 학교는 해방이 되면서 공립학교로 헌납됐으나 개교 100년을 훌쩍 넘겨 그동안 많은 인재를 배출해 냈다.해촌 선생은 20대 초반부터 지역경제를 비롯하여 지역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손대는 것은 포항서는 모두가 최초이다시피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지평선이 하나 둘 열렸다. 지금까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혜촌 선생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또 교육자로, 정치인으로 높게 생각하는 것은, 선각자라는 이런 배경이 뒤에 있다. 앞으로도 포항 현대사에서는 해촌 선생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어렵다.해촌 선생과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도 여럿 있다. 그중 하나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 김성곤 회장(1913~1975)의 결혼이다. 해촌 선생은 이 결혼식의 주례를 맡았는데, 이 결혼식이 포항서 큰 화제를 모은 것은 포항 최초의 신식 예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신식결혼식은 해촌 선생이 권유, 성사시켰다. 신식 결혼식의 첫 신부가 되었던 김 회장의 부인은 흥해 출신으로 당시 영흥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해촌 선생이 연결해 줬다. 포항 최초의 신식 결혼식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겠지만 노인들이 이전의 전통혼례와 달리“새색시 얼굴 실컷 봤다”며 얘기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파격적인 사건들은 이렇듯 대부분 해촌선생이 주도하며 이끌었으니 오늘날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촌 선생은 해방 이후인 1948년에 한국해운공사를 창립하여 해운업계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1950년에는 미군정 하에 있던 일본에 주일 한국외교사절 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1960년에는 부산에서 참의원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민주당의 원내총무를 맡는 등 한때 한국 정치를 이끌기도 했다.포항은 물론 대한민국 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해촌 선생이 1985년 운명을 달리하자 우리 정부는 선생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였다. 김 대표의 형인 김창성 회장도 지난 1991년 필자가 건설부 과장으로 재임할 당시 재경의 고향 지인들과 포항향우회와 영일향우회를 통합한`재경포항향우회`를 발족시켰는데, 그 초대회장을 맡아 고향 향우회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4-10-24

老少美醜(노소미추) 가리지 않는 성범죄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상임고문여름 해수욕장의 비키니는 여성 신체의 10분 1만 가린다. 올 여름 SNS에 떠돈 말은 “점잖은 남성들은 여성이 가린 그 10분의 1만 바라봤다” 시원스런 가을바람이 내리나 여성의 치마길이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전 영국 리즈대 연구팀이 여성 연구원에게 노출 정도를 달리한 옷을 입혀 클럽으로 보내 남성의 접근빈도를 체크해 봤다. 40%쯤 신체를 드러낸 여성 연구원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40%의 노출은 민소매에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수준이다.옛날도 아니고 한 세대 전까지는 신체 선을 드러내지 않았다. 보이는 곳은 얼굴과 손끝뿐이었으나 한 마리 나비가 춤추듯 아름다움을 뽐냈다. 하긴 피부 보호를 위해 노출을 최대한 억제한 골프장 캐디가 성희롱을 당했으니 성범죄와 노출과의 관계설정이 쉽지 않다.한국의 성범죄 발생률은 OECD회원국 가운데 2위, 사회적 유대감은 32위, 일과 생활의 균형감은 34위, 사회적 갈등부분은 부끄럽게도 같은 2위를 차지했었다. 모두가 부정적인 모습이다.성폭력 발생률이 OECD의 다른 국가보다 1.5배에서 2.5배정도 높다.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의 신고 율이 10%정도에 그친다는 사회적 통념을 감안하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면 된다.성폭력 발생건수는 2008년 1만5천970건에서 2010년 2만375건, 2012년 2만2천935건으로 뛰고 있으며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이 가장 많이 늘어나 더 우려스럽다. 더욱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50%이상이 주변의 아는 사람에 의해 벌어진다는 것. 한 여성 정책연구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발생건수는 지난 2008년부터 인구 10만명당 34건이 넘어섰다고 한다.이러니 딸 키우기가 무섭다는 말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된 것은 당연한 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2008년)를 보면 아버지의 딸 선호도는 40대 27.9%, 30대 37.8%, 20대 38.9%로 나이가 젊어질수록 높다. 출생성비도 남아가 갈수록 떨어져 2008년부터는 106.4명이다. 역전되지 않더라도 이런 걱정이 나올 만하다.문제는 성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데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됐을까.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사회 곳곳에서 뚫리고 있으며 터지는 종류도 다양하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 종교계의 스타 목사, 검찰, 군부대, 고위 공무원, 교육계, 노인(2013년 1422건), 배우, 가수 등 유명인들이나 상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잇따라 연루되는 추악한 성범죄들이 신문 사회면을 도배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은 절로 커진다.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져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접촉의 강도에 따라 부르는 이름마저 제 각각이다.최근 서울시는 성희롱을 하다 적발된 공무원은 해임 파면 등 정직이상의 중징계 처벌 안을 들고 나왔다. 피해자를 적극보호하지 못한 부서장도 연계책임을 물겠다고 할 만큼 서열을 무겁게 생각하는 공직사회에서 마저 이런 안을 내놓고 있으니 사회 전체분위기를 알만하다.학교에 가던 아홉 살 소녀가 술 취한 사람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원이에게 법이 내린 형량은 성폭력범이 술에 취했었다는 이유 등을 들어 12년이었다. 장애인 성폭력문제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것은 공권력과 저널리즘이 제대로 다루지 못한데 대한 사회적 저항이기도 하다.당국이 4대사회악의 하나로 보고 성범죄를 줄이기 위한 단속을 강화하지만 진척이 없는 성범죄는 대부분 충동적으로 발생된다. 이런 시대를 슬기롭게 넘기려면 개성보다는 자기 방어를 철저하게 하는 것도 피해가는 방법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범람하는 사회 환경에서 이만큼이라도 바로 자라준 우리아이들이 고맙긴 하다.

2014-10-24

귀를 열어야 포항시의회 미래가 열린다

▲ 이칠구포항시의회 의장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명대사 중에 “힘없는 백성들이 기댈 곳은 미우나 고우나 정치뿐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난 시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이다. 참사로 모든 국민이 가슴을 쓸어내렸으며, 자식 가진 부모는 내 자식을 잃은 것과 같은 마음으로 적어도 한 달 가량은 패닉상태에 빠졌었으리라. 세월호 사건 이후로 국가에 대해, 정치에 대해 생긴 불신은 좀처럼 회복이 안되고 있다. 사회 곳곳이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긴 터널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미국 기술자이자 실업가인 헨리 포드는 이런 말을 했다. “잘못된 점만 찾지 말고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고. 이제 더 이상 불평과 불신은 접어 두고 고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을 때다.미우나 고우나 시민들이 기댈 곳은 정치뿐이기에 서로 소통하고 고쳐나가면 될 것이다. 제7대 포항시의회는 소통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귀를 열어 놓을 것이다. 방법을 들려달라. 언제든 바꾸고 뛸 준비가 돼 있다.그 어느 때 보다 막중한 책무와 사명이 주어진 때인 만큼, 비록 필자의 의정 경험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년차에 들어선 중견 의원으로서, 지난 의정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새로운 제7대 의정활동의 나침반으로 활용할 것이다.그 첫 번째로, 포항시의회는 그동안 관행의 이름으로 행해졌던 많은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곳곳에 쌓인 적폐들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설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한 원칙 바로 세우기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의회가 부정부패와 비리, 비정상적인 관행들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솔선수범하고 제도적인 기틀 또한 마련해 나갈 것이다.둘째, 창조도시 포항을 향한 포항시의 정책에 시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철저하게 견제하고 감시해 나가겠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의회와 집행부, 그리고 시민과의 소통 부재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재정적인 손실을 가져왔는가를 경험했다. 제7대 의회에서는 지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집행부와 상호존중하고 협력하되 철저한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셋째, 우리시의 경제적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년 3월 KTX 개통을 시작으로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 영일만항 인입철도,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 포항공항과 함께 육상, 해상, 항공 교통의 요충지로 새롭게 변모해 산업, 경제, 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 산업의 다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편리한 교통인프라는 산업 물류 및 우수한 인재의 활발한 교류를 불러와 강소기업 육성에 큰 길을 열게 될 것이고, 영일만항 활성화의 기반이 되어 중국, 북한, 러시아로의 진출을 앞당겨 환동해물류중심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또한 영일만대교, 두호 마리나리조트, 영일만관광단지 조성 등과 연계해 천혜의 해양자원을 자랑하는 해양관광도시의 기틀을 마련해 시민이 행복한 창조도시 포항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에 포항시의회는 산업구조의 다변화를 위한 신성장 동력 창출과 경제 활성화 정책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또 32명 의원 모두 머리를 맞대어 창조적이고 실효적인 대안을 발굴해 우리 포항을 창조도시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마지막으로, 포항시의회는 임기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포항발전과 53만 시민의 행복을 위한 봉사자로서 맡은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책임의회를 열어 갈 것이다. 소수의 큰 이익보다는 시민 모두의 작은 이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서며 작은 변화라도 그것이 시민에게 이롭다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제7대 포항시의회는 `소통하는 참된의정, 시민중심의 열린의회`를 구현하고, 힘들고 지친 시민들의 고견을 듣기 위해 항상 53만 시민 여러분의 곁에 서 있을 것을 약속한다.

2014-10-23

원자력 발전소 안전한가

▲ 권서진경주시 양남면 최근 우리들은 뉴스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위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경제위기, 테러나 전쟁에 대한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등 질병에 대한 위기, 강도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에 대한 위기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위기가 찾아오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위기이다. 1971년 고리1호기 착공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내놓으라하는 인재들이 원자력 산업에 뛰어들어 청춘을 불태웠고 그 결과 지금의 눈부신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운영실적을 달성해 오고 있다.하지만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012년 2월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은폐 사건을 기점으로 납품비리, 금품수수, 인사 청탁 등 가히 비리백화점이라 불리울 만큼 줄줄이 터진 원전비리 소식은 국민들에게 크나큰 좌절과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그 여파로 사장, 부사장 할 것 없이 100여명이 넘는 한수원 임직원이 구속 수감되었고,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외부 피 수혈 등 한수원을 탈바꿈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연이어 터진 자재비리 등으로 개혁을 추진하고자 임명하였던 사장을 중간에 교체하는 등 그 추진 동력을 상실하는 듯 보였다.한편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극에 달해 원자력산업 전반에 대한 국정계획마저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삼척과 영덕에 건설하기로 한 신규 원자력발전소, 10년 이내에 포화상태에 놓이게 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난관에 부딪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정작 위기는 전혀 다른 곳에서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 모르고 있다. 국내에는 22기의 원자력발전소가 현재 운영 중이며, 그곳에는 밤낮 구분 없이 교대로 일하면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부서, 그리고 설비의 안전점검 및 정비를 책임지는 정비부서, 그 밖에 일근부서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은 바로 그들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그들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집단 우울증` 바로 이것이 그들의 현재 상태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의 표정에는 생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비리척결, 청렴회사 구현을 기치로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신규 정책과 제도는 그 동안의 부정 및 비리와는 무관한 선량한 직원들을 옥죄고 있다. 밖으로는 나라를 좀먹는 해충취급을 받고, 안으로는 살인적인 업무강도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싫은소리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 현재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의 실태이다.이런 그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미래는 그야말로 암흑기에 빠져들 것이 명약관화이다. 5천만 우리민족의 명운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원자력발전소의 직원들은 바로 우리들의 자녀이자, 남편이며, 가장이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욕설과 비난이 아닌 위로와 격려이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다시 한 번 재도약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진심어린 관심과 사랑을 듬뿍 전해주자.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2014-10-20

포철 건설과정에 있었던 일화들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큰일을 치르다보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이 있기 마련이다. 포항종합제철도 건설과정에서 숱한 일화를 남겼는데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1967년 7월 종합제철의 입지가 포항으로 확정되면서 건설부의 첫 번째 업무는 포항공사사무소 설치였다. 필자는 당시 건설부 포항현지 창구 역할을 맡았기에 포항공사사무소를 구하는 일에 매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부적으로 정한 사무실 규모는 100평 내외. 포항시내에 위치해야 하는 조건이 달렸다. 문제는 당시의 포항 여건으로는 그만한 사무소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100평이 넘는 평수를 가진 건물이라고는 현재의 포항소방서 2층이 유일했던 것이다. 필자는 집안 어른들은 물론 지역의 모든 요로를 총동원하는 방법으로 소방서를 설득했다. 처음엔 완강하던 소방서 측도 `국가 사업`이라는 명분을 들이대자 사무실 이용을 허용했다. 일 할 공간이 마련되자 관련 업무가 쏟아졌다. 필자를 포함, 영일군은 무수한 잡무들을 처리하느라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모두들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했다. 건설부 포항창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컸기에 힘든 줄도 몰랐다.필자가 당시 정열을 쏟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직업관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종합제철이 고향에 세워진다는 기쁨이 더없이 컸고, 종합제철이 고향에 안겨줄 미래가 너무나 희망적이어서 그에 따른 신명이 남달랐던 것. 자랑하자면 필자는 포항에 내려 온 건설부 직원들로부터 `이석수를 통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는 과분한 호평을 받기도 했다.편입지역 보상과 강제철거 과정에서 지주들과의 마찰로 인한 일화들도 많다. 영일군은 편입에 반발하는 지주들에 맞서 포항시내 학생들을 동원하여 한창 자라고 있는 보리를 모조리 베어 버리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관의 밀어붙이기가 본격화되자 그에 비례해 저항도 매우 강했다. 일부 편입주민들은 강제철거에 나선 불도저 앞에 누워 “나를 죽여라”고 극렬하게 맞섰고, 몇몇 노인들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떠나지 않겠다며 안방에 앉아 끝까지 버티는 등 진통이 매우 심했다.부자간에도 심하게 충돌한, 기가 막힌 경우도 있었다. 당시 편입지역에 고향을 두었던 경북도청의 모 간부는 자신의 고향집에 체인을 걸어 불도저로 잡아당기는데, 그의 부친은 지붕으로 올라가 아들에게 호통을 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제1고로 위치 선정 비사도 기억이 새롭다. 가장 중요한 시설을 어디둘 것인지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론 도출이 안되자 결국 풍수를 보는 지관들을 동원했다. 지관들이 찍은 곳은 송정동 수녀원 쪽과 공동묘지중 모 문중의 명산 묘역. 마지막 선택도 끝내는 지관들이 했는데, 수녀원 쪽이 낙점됐다. 이곳은 형산강 하구와 너무 가까워서 강줄기를 북쪽으로 돌려야 하는 난제가 있었지만 그대로 추진됐다. 제1고로 위치로 선정된 수녀원은 해방 전에는 일본군 연대 급 군영이 주둔했을 뿐만 아니라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는 동지상업중학교가 태동한 곳으로, 1947년 학교가 죽도동(현재의 한일아파트)으로 이전하면서 천주교 측이 매입했는데, 지관들은 그 곳을 길지로 꼽았다.현재의 포항제철소 중앙도로 부근에 자리 잡고 있던 당산나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일화이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 주민들도 이 당산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섬기며 매년 제사를 올렸고, 당산나무를 훼손하는 사람은 재앙을 받아 죽는다고 믿고 있었다. 이런 미신을 들은 인부들은 아무도 당산나무 제거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현지에서 당산나무를 제거할 인부를 찾는 노력은 허사가 되면서 결국 당산나무는 맨 나중에 제거하기로 결정되었다. 필자는 당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터라 종국에는 당산나무 제거 임무도 떠맡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포항에서는 그 나무를 베어 낼 간 큰 선수를 구할수 없다는 것. 그때 강원도 평창에서 목상을 할 때 알게 되었던 인부 2명이 떠올랐다. 그들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않았지만 수소문 끝에 알이낸 후 당산나무를 좀 제거해 달라고 읍소했다. 나무를 베어 낼 선수를 구하자 이번에는 당산나무 제거작업을 함께 해야 할 불도저 기사가 나서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 일은 결국 불도저 기사가 재앙을 받아 사망할 경우 포항제철에서 가족에게 보상한다는 약속을 한 후에야 성사시킬 수 있었다.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당시 장기영 부총리는 포항종합제철 기공식 참석을 위해 포항으로 오던 도중에 자신의 해임소식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장 부총리는 이에 개의치 않고 기공식에 참석하여 “개천개지한지 4천200년 만에 우리나라 최대의 제철공장을 5개국 차관으로 건설하게 되었으며, 종합제철의 성패여부가 곧 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의 성패를 가름하는 만큼 강철 같은 책임감과 철석같은 단결로 이를 성취해 달라”는 요지의 치사를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2014-10-16

젊은이들이여! 포항에서 꿈을 찾아 가십시오

▲ 서진국포항시 안전행정국장 `인류에의 봉사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사업임을 우리는 믿는다`는 신조로 뜨거운 열정과 청년의 용기로 역동하는 대한민국 역사 발전과 성장의 원동력이 된 한국JC(㈔한국청년회의소) 1만6천여명의 회원과 가족들이 창조도시 포항(Creative Pohang)을 방문한다.`제63차 한국JC 전국회원대회 포항 개최`는 창립 48년의 전통과 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로컬 포항JC(㈔포항청년회의소)의 `지역사회의 개발 이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부단한 유치 노력의 열매다.지역경제 발전의 신성장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 기대되고 있는 `창조경제`는 강력한 네트워크로서 질적·양적으로 확대돼 `연결된 지식`이 창출하는 집단지성이 뿌리내려 `도시`, `지역`의 창조경제의 핵심인프라가 됐다.소통을 바탕으로 한 끈끈한 응집력과 신뢰로 다져진 한국JC의 네트워크는 창조경제의 플랫폼(Platform)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창조경제도시라는 포항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실현을 위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21C 한국경제중심 창조도시 포항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17일부터 철강도시 포항에서 전국회원대회가 열린다.19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1만6천여명의 회원과 가족들이 포항을 찾아 청년포럼, 포항관광시티투어, 전국리틀야구대회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회원환영의 밤` 행사에 깊어가는 가을밤의 향연을 즐긴다. 이날 행사에는 인기가수 이문세, 걸그룹 애프터스쿨, 박상철 등이 초청돼 포항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무대도 마련한다.포항시는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의 앞서가는 다양한 문화를 선보여 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인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10일 `한국JC 전국회원대회 부서별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어 주요홍보 계획, 위생업소 지도점검 계획, 행사장 주변 청소대책, 주요행사 및 교통소통 대책, 의료지원계획, 불법 주정차 및 노점상 단속 계획 등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활력 가득한 아름답고 친절한 포항시, 머무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포항시`라는 도시 브랜드를 전국에서 오는 청년들과 그 가족들에게 알린다. 특히, 철강도시이자 관광도시인 포항의 매력적인 모습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포항은 세계적 기업 포스코와 포항운하, 죽도시장, 영일대 해상누각, 보경사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전국에서 `조국의 미래 청년의 책임`이라는 푯대를 실천하는 선각자 열혈 청년인 `한국JC 소통 네크워크`를 통해 생산된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조경제로 음식점, 숙박, 관광 및 기타 시설물 사용 등으로 100억 원대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한국JC 회원들은 조국근대화를 일궈낸 창조도시 포항에서 긍정 에너지를 받아 선진강국을 일구어 가는 큰 일꾼들이 되시기를 바란다.한국JC 전국회원대회의 포항 개최는 역동하는, 깨어 있는 `젊은 도시 포항`, `내일이 더 기대되는 포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창조경제의 기틀을 마련해 준 한국JC와 포항JC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53만 포항 시민과 2천여 공무원들은 우리 고장을 방문하는 1만6천여명의 회원과 가족들이 포항에서 `아름다운 추억과 감동`을 남길 수 있도록 친절하게 맞이해야 한다.

2014-10-16

대한민국 원자력, 위기를 기회로

▲ 이호민경주시 양남면 대한민국을 뒤흔든 세월호 참사가 많은 과제를 미봉으로 남긴 채 조금씩 그 관심이 사그라지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다. 얼마 전 있었던 삼척시 자체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에서 반대가 80%를 웃도는 것은 안전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에 대한 우려감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이다. 삼척시의 위 주민투표결과는 그 자체로 법적인 효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또 다른 신규 원전부지인 영덕에 이어진다면 2035년까지 국내 발전설비 부분에서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29%까지 높이는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이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원자력발전산업은 세계적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합의의 바람과 UAE 원전 4기 수출 쾌거의 호조를 타고 원전 르네상스의 도래를 외쳤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연이은 국내원전 비리사건의 여파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경기하락과 사회안전망에 대한 불신으로 예민해진 국민정서 상에서 원자력에너지는 정치와 언론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있다. 2008년 수립된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설정된 원자력발전의 국내 발전설비 목표 비중이 41%였다가 이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29%로 대폭 하향 조정된 것만 보아도 국내에서의 원자력발전의 입지가 얼마나 축소됐는가를 보여준다.1978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로부터 Turn-Key 방식으로 들여온 고리 1호기의 운전을 시작으로 국내 원자력발전은 값싸고 안정된 전력을 공급해옴으로써 전력소비가 큰 제조업중심의 국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이에 더 나아가 40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 만에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수출국이 되는 극적인 역사를 세웠다. 그 수출대상이 국민소득 7만 불의 자원강국인 UAE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히 저가공급전략이 먹힌 것이 아닌, 우리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능력이 세계정상급임을 증명한다.세계원자력에너지산업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잠시 주춤하였지만 주류의 변화는 없는 상태이다. 독일을 위시한 몇몇 국가가 원전정책 폐기를 선언했지만, 이들은 모두 원전 의존도가 낮은 국가로 그 필요·의존도에서 우리에 비할 대상이 아니며, 탈원전을 선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사국 일본 역시 막대한 무역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얼마 전 원전 재가동을 선언한 상태이다.원자력에너지는 발전단가가 다른 화석연료나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낮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 대용량성, 환경오염, 국제유가 급등이나 전쟁 등과 같은 비상사태시의 국가에너지안보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제약사항을 감안했을 때 현재 국내 에너지수급상황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원자력발전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험을 우려하지만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중국은 현재 운전 중인 22기와 추가 건설 중인 27기의 원전이 그들의 동쪽 연안에 집중 위치해 있고, 일본 또한 운전 중인 47(1)기 외에 2기의 원전이 건설 중에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원전의 잠재적 위험은 국내 원전산업의 조정만으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산업 축소 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잠재가 아닌 즉시 발현될 부담이자 위험이다.지금 중국과 일본, 특히 원전수출 강국들은 국내 원자력발전산업의 혼란을 라이벌의 견제차원에서 반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위기로만 받아들인 기존 원전강국들이 원전산업의 고삐를 늦추었을 때 우리는 그 때를 기회로 삼아 그들을 따라잡아서 이 자리에까지 왔다. 그 비상의 시점에 다시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것은 공교롭기가 그지없다. 단순히 원자력산업에 대한 위험의 경고라 받아들이고 발전을 멈출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 번 재정비와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지금 안·밖을 가리지 않고 무수한 도전에 직면해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상적인 흑·백의 논리가 아니라 원자력의 정확한 사실정보를 기반으로 한 이해와 이를 통한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2014-10-15

가을바다의 왕자 `전어` 맛을 느껴 보시길

▲ 이채성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장 전어는 가을에 가장 맛있어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는 등 인기가 최고라 할 수 있다. 옛부터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고,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로 가을 전어의 맛을 표현했다.전어는 봄철인 3~6월에 산란을 하고,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자라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쯤 되면 몸길이 20㎝정도로 자란다. 이때는 누렇게 벼가 익을 무렵으로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 뼈가 부드러워지며,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사실 가을에 나는 전어는 봄이나 겨울에 비해 지방성분이 3배나 높아지는데, 여기에는 DHA와 EP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도 다량 들어있어 있어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잔뼈를 뼈째 먹게 되면서 많은 양의 칼슘을 섭취하게 되고, 이런 칼슘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 기능을 돕고, 위(胃)를 보(補)하며 장(腸)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특히 아침 기상 때 사지와 온 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50대 후반 이후 장노년 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漁)라고 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큰 놈은 한자 정도로 몸이 높고 좁으며 검푸르다.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하고 있다.전어는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냄새에 반한다는 전어구이는 소금을 뿌려서 한 시간 정도 놔뒀다가 구워서 먹으면 된다. 이렇게 통째로 구운 전어는 김치에 싸서 대가리부터 창자 꼬랑지까지 뼈째 씹어서 먹는 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회로도 먹을 수 있는데 약 3~5㎜정도로 뼈째 썰어서 마늘과 파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막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방법이다. 살과 함께 잔뼈가 입 속에서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감칠맛 나는 고소한 회 맛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한 초고추장과 갖은 채소를 초고추장과 버무려 회무침으로 먹을 수도 있다. 이걸 그대로 따뜻한 밥에 싹싹 비벼서 먹는 것 또한 별미라 할 수 있다.전어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은 깨소금 맛보다도 더 깊고 은은하다. 활어의 쫄깃쫄깃한 살맛을 강조한 다른 회와 확실히 구분되는 맛이다.전어로 젓갈을 담그기도 하는데,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을 엽삭젓 혹은 뒈미젓,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속젓이라 한다. 내장 중에서도 위만을 모아 담은 것은 전어밤젓 또는 돔배젓이라 하는데, 양이 많지 않아 귀한 젓갈에 속한다.가을철이 되면 전어잡이가 한창이다. 전어잡이는 전어가 밑으로 도망가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전어 무리를 발견하면 그물의 선수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둘러싼다.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 부분은 뚫려있다. 어부들이 전어 떼에 접근해 어로장의 장단에 맞춰 방망이로 배를 두둘기고 돌이나 장대로 위협하면 전어 떼는 그물코에 꽂힌다. 이런 전어잡이를 부채꼴로 둘러싸인(旋) 그물(網)에 전어가 스스로 꽂혀 들어가(刺) 잡힌다는 뜻으로 선자망(旋刺網)어업 혹은 두리걸그물이라 부른다.전어는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연안에서 산란했기 때문에 여름동안 넓은 바다에서 자라서 성어가 되면 자기가 태어났던 연안으로 되돌아온다. 전어는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살려 놓기가 쉽지 않은 어종이다.음식이 가장 맛있고 영양이 높아지는 시기는 제철을 만났을 때이다. 제철 과일이 있듯이 물고기도 가장 맛있는 시기인 제철이 있다. 이와 관련한 속담중 대표적인 것이 `봄 도다리, 가을 전어`다. 전어는 가을에 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제철에 나는 재료를 찾아 제대로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 가을철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가을 전어 많이 드시고 원기 회복하시길 기대해 본다.

2014-10-10

종합제철 편입지주들의 반발과 저항

▲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1967년 6월 우여곡절 끝에 종합제철 입지가 포항으로 확정되자 건설부는 곧바로 포항공사사무소 설치에 들어갔다. 당시 영일군 내무과에 근무했던 필자는 포항공사사무소를 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공식 준비, 편입지역 토지보상 관련 조례안 입안 등 포항제철소 건설에 따른 민감하고 까다로운 건설부 업무들을 지원하는 창구역할을 담당하게 됐다.종합제철 입지가 포항으로 확정된 후 주민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부지조성 사업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편입지주들의 반발과 저항이 컸기 때문이었다. 특히 제철소 편입부지들은 입지발표와 함께 지가가 치솟아 부지매입을 위한 지가산정과 예산확보에 많은 애를 먹었다.그래서 경북도에서는 `애향심운동`이라는 캠페인까지 전개하면서 편입지주들에게 입지선정 이전의 가격으로 매수에 응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300여만 평에 달하는 사유지 편입지주들을 설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철소 대상부지는 총 350여만 평이었는데, 이중 국유지는 50여만 평에 불과했다. 경북도청 건설국장과 지역개발과장, 영일군수, 조흥은행 포항지점장, 주민 대표 2명 등으로 구성된 토지보상심의위원회는 편입부지 보상금으로 평당 398원78전을 제시했다.이 보상금은 당시의 시세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제철소 입지 인근 땅값은 정부 발표 후 급등했다. 발표 이전에 비해 무려 5~10배 인상된 곳도 수두룩했다. 보상금은 발표전이 아니라 원만한 수용을 위해 급등한 시세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럼에도 일부지주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과 지방의 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내었고, 심지어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였다. 하지만 모두 패소하여 4~5년 후에 매수 당시의 보상금을 받게 되어 도리어 손해를 봤다.편입지역에 대한 매수가 일단락되고 본격적인 부지조성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부지 내 지장물 철거와 주민이주 문제가 대두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당시 편입지역 내에는 대송면에서 가장 큰 부락이었던 동촌동에 300여 가구가 살았고, 지금의 제3고로가 들어선 곳에는 당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였던 예수성심수녀회 수녀원과 송정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포항시내로부터 형산다리를 건너 강변도로로 들어가는 입구, 송내동에도 가옥 등 철거대상 지장물이 총 533건에 달했다.특히 신부 2명과 수녀 160여 명을 비롯하여 노인, 고아, 일반 직원 등 모두 700여명의 가족을 거느린 수녀원 측의 저항이 강했다. 이들은 청와대까지 찾아가 토지수용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일은 사안이 워낙 민감, 영일군과 경북도, 정부등이 나서 이들을 차분히 설득했다. 제철소는 나라의 장래가 걸려있는 사업이라는 끈질기게 이해를 구하자 마침내 수녀원 측도 정부 입장을 받아들였다.영일군청은 당시 제철소 부지 수용이 가장 큰 현안이다보니 군정을 집중, 편입지역 주민들을 만났다.그 결과, 대부분은 정들었던 고향 땅을 뒤로하고 포항 시내와 오천 등지로 뿔뿔이 이주해 갔다. 그러나 이들 중 107세대 주민들은 이주를 거부했다.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며 연일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괴동동 일대 소나무 숲에는 2천230여기에 달하는 대규모의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다수의 주민들이 이장을 거부하면서 그야말로 큰 곤혹을 치뤘다. 영일군은 반발과 저항이 거센 대상은 어쩔 수 없이 강제철거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시행했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부지조성사업도 탄력을 받아 그해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리고 1967년 10월 30일 마침내 영일군 대송면 현지에서 포항종합제철 공업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부지 발표 후 착공까지 걸린 시간이래야 불과 4개월여였다. 지금 같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주민들이 포항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양보해줬기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기에 가능했다.기공식에는 당시 장기영 부총리를 비롯하여 김윤기 건설부장관, 김인 경북지사 등이 참석했으며 인근의 수많은 주민들도 함께 했다. 도약하는 포항과 종합제철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며 벌였던 흥겨운 농악놀이와 가장행렬 등 그날의 장면은 아직도 선하다.

2014-10-08

고출력 레이저산업 `창조도시 포항` 건설 선도한다

▲ 황병한포항시 경제산업국장 2015년은 UN이 정한 `세계 빛의 해`이다.2천여년 전, 신라시대 해와 달의 정령인 연오랑과 세오녀의 `태초의 빛`은 포항 빛의 시작이었다.산업화와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의 토양이 되었던 포스코의 용광로를 뜨겁게 달구던 `산업의 불`, 방사광가속기의 `과학 창의의 빛`, 3년 연속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지정된 포항국제불빛축제의 `화합의 빛`, 미래 창조도시 포항의 프로젝트인 고출력 레이저사업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발전상은 현재진행형이다.포항시는 산업기술의 무게중심이 기계, 전자에서 빛의 시대 레이저로 옮겨감에 따라 급격한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불과 빛의 도시` 포항에 미래 글로벌 녹색 경제성장을 이룰 핵심 신기술 개발의 큰 축이 형성되어 포항지역 창조경제와 미래 정보에너지(Photonics) 산업인 고출력 레이저 상용화 기반구축 사업이 태동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2014년도 산업핵심 기술개발 사업`의 공모과제에 한동대가 선정되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비 40억원으로 `표면 개질용 125J.Hz급 레이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필자는 지난 4월 KITIA(한국부품소재투자협의회) 주관으로 독일 슈튜트가르트를 방문해 세계 고출력레이저 시장의 거인이라는 독일의 트럼프사를 견학했다.이곳에서 상용화된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면도칼로 종이를 자른듯한 금속 커팅, 표면에 자국이 전혀 없는 용접, 이밖에 절단, 절곡, 천공 등의 기능으로 부품의 대량생산 공정을 견학하면서 철강도시인 포항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Momentum)이 될 고출력 레이저사업은 산업기술 패러다임 이동에 따른 최선의 선택이며 미래 유망 블루오션 사업이이라고 확신했다.21세기 첨단산업의 핵심키워드인 초정밀, 초고속, 고효율의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고출력 레이저사업은 친환경적인 지식집약형 RD산업으로 신기술에 기반을 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국내 산업용 고에너지 레이저 산업은 자동차, 조선, 항공기, 로봇 산업뿐 아니라 원자력, 반도체 기반 IT산업에 이르기까지 철강 및 금속을 이용한 특수 가공 산업 전반에 걸쳐, 기존의 기술보다 진보된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녹색 차세대에너지 사업으로 침체된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창조경제 돌파구가 될 것이다.또, 11월3일 `고출력 레이저 상용화 기반 구축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여의도포럼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명실상부한 고출력 레이저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더불어 포항시는 창조경제 산업의 정책에 부합하고 철강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먹거리산업에 대한 대응책으로 온실가스 저감과 저탄소녹색성장 도시 구현을 위해 2012년 환경부 3차 EV 선도도시로 선정됐으며 세계최초 배터리무인자동 교환형 전기버스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자동차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기활성화로 미래주도형 창조산업 육성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다.세상의 모든 길은 가장 앞선 자가 만들어 나간다.국내 최초 연구중심대학으로 포항연구클러스터 구축을 견인하고 있는 포스텍, 한동대학과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석·박사 3천여명이 있고 창조산업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세계최고 수준의 첨단과학 인프라인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 포항테크노파크,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학연구원 등이 제2의 영일만신화 창출을 위해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창조적 마인드로 무장한 포항시는 미래 에너지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인 녹색 차세대에너지 산업의 메카가 될 필요충분조건(必要充分條件)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앞으로 고출력 레이저산업이 창조도시 포항건설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한다.

2014-10-08

한글날을 앞두고 생각해 보는 우리말

▲ 김학서 봉화군 봉성면장필자는 세계경영을 꿈꾸다 지금은 남의 손에 넘어간 대우자동차의 `누비라`를 아직도 운전하고 있다. 자동차 번호가 `대구 27누`로 시작 되는데 아이들은 어릴 때 자동차의 이름이 `누비라`여서 당연히 `누`로 시작 되는 줄 알고 있었다. 남들 보기에는 `로시난테`같지만 나에겐 적토마와 다름없는 이 차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끔 고장이 날 때가 있다.긴급출동 서비스에 전화를 걸면 위치와 자동차 상태를 물어서 시동이 안 걸린다고 했더니 “배터리가 방전되신 것 같습니다”고 한다. 방전됐으면 됐지 방전되신 것은 무슨 말인가?옛날 새색시가 시아버지 머리에 검불(마른풀)이 붙은 것을 보고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님이 붙으셨습니다”라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참으로 듣기 거북하다. 이런 경우는 식당에 가도 쉽게 볼 수 있는데“5만원되시겠습니다”, “자판기는 고장이세요” 문제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단순하게 어느 방송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객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일상생활에서 어법에 어긋나는 높임말이 너무 많다. 어디 그뿐인가. 먹방, 생선, 생파 등 뜻 모를 줄임말과 멘붕, 관피아, 로망, 꿀벅지, 떡 실신…. 국적을 알 수 없는 저속하고 희한한 말들을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어느 때나 비속어는 있겠지만 요즘 우리말의 혼란은 참으로 심각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맨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방송 출연자들의 말이라 하겠다. 속되고 요란한 말장난으로 시청자의 관심만 끌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또 조금 유식하다는 축에서는 “모럴 헤저드가 말이 아니야”, “대화가 너무 드라이해”, “트렌드가 지났어” 등…. 제 나라 말을 이처럼 업신여기고 아무렇게 쓰는데 누가 우리말을 귀하게 여기겠는가!언어와 민족은 운명을 같이한다. 조선시대 외국어 교육기관인 사역원에는 거란, 여진 말을 전공하는 교육과정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지구상에 거란, 여진 말을 교육하는 기관이 있는가. 거란, 여진의 말은 잊힌 말이 됐다. 말이 소멸되면 나라도 자취를 감추는 것이 역사의 진리다. 제 나라말은 남들이 지켜주지 않을뿐더러 지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우리말과 글을 쓸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있다. 그래서 선열들은 조선어학회를 조직해 죽음으로써 우리말과 글을 지켰는데 일제는 `고유 언어는 민족의식을 양성하는 것이므로 조선어학회의 사전편찬은 조선 민족정신을 유지하는 민족운동의 형태다`라는 취지로 유죄 판결을 내려 탄압·투옥했다.지구상에는 제 나라 말이 없는 민족도 많으며 혹 제 나라 말이 있다고 해도 제 나라 문자가 없는 민족 또한 많다. 제 나라 말을 제 나라 문자로 쓰는 국가는 진정 몇 나라 되지 않는다. 유럽, 미주는 물론이요 아프리카, 우리나라 주변에도 몽골, 베트남, 터키 등 알파벳을 빌려 제 나라말을 나타내고 있다.우리 한글은 2009년, 2012년 세계문자올림픽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옥스퍼드대학교 언어대학의 세계 언어 평가에서 으뜸을 차지했다. 또한, 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세계 94개국 977개 곳(대학포함)에서 한국어 학과가 개설돼 우리말과 글을 가르친다고 한다.이렇듯 세계 각 곳에서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있는데 우리가 우리 것을 귀한 줄 모른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가!우리말은 민족의 얼이요 생명이다. 아끼고 곱게 다듬어 우리 스스로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의 엄숙한 책무다.

201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