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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회적기업, 새로운 사회적경제의 대안으로

▲ 서일주 포항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부회장사상 유례가 없는 세월호 참사로 요즘 온나라가 침통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이다.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사회적 영향으로 사회경제의 주축인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사회경제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다행스럽게도 6·4지방선거 이후 정부와 새로 취임하는 단체장들이 지역경제회복에 두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정책과 공약을 실행하겠다니 조금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듯하다.이러한 현실에 요즘 지역사회적 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이 부상하고 있다.지역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해결 문제와 사회적일자리사업, 그리고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통하여 사회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육성을 통한 사회적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정부는 취임공약으로 임기내 3천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사회적기업이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지 6년만에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의 수는 일천개로 늘어났으며 각 지자체에서 지정받은 예비사회적기업의 수는 2천여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정부부처별로 보건복지부의 자활기업,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안전행정부의 마을기업, 농수산식품부의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새로운 사회적기업조직형태의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가히 새로운 사회적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우리나라는 전후 60년간 세계가 깜짝 놀라는 산업화를 이뤄냈으며 세계경제 10위권의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러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자본의 힘에 따라 빈부격차에 의한 취약계층의 발생으로 인한 사회양극화를 초래했고 고도화된 산업발전으로 인한 환경문제. 고령화사회에 따른 실업문제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사회적기업은 지역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제공으로 일하는 기쁨을 알게 하고 소외받는 복지문화예술분야의 새로운 사회적욕구를 충족해 주고 있다7월 첫째 주간은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주간으로 정하여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포항시에서도 포항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주관하여 지난 5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제3회 포항시사회적기업한마당행사를 개최했다.현재 포항시에는 고용노동부인증기관 9개와 경상북도지정 예비사회적기업 13개 등 총 22개 기업이 복지문화예술환경분야에서 새로운 사회적경제의 대안으로 사회적목적과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우리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되고 성공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고와 아이템, 그리고 기업가의 마인드를 가진 사회적 기업가들이 많이 늘어나야 할 것이고 지자체에서는 적극적인 지원방안 마련과 지역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사회적경제는 불확실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자 가치창출 일 것이다. 영리기업에서는 접근하기 힘들고 꺼리는분야에 대한 과감한 도전 일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경제의 중심인 지속적인 일자리,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목적 추구와 영업활동 수행과 수익의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하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사회적경제의 과제일 것이며 사회적경제를 이룩하는 방안으로 자본주의 논리가 점유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필자는 사회적기업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수준높은 선진국형 사회서비스이고 사회적기업가는 국가로부터 대국민사회적서비스를 위임받고 중책을맡은 기업가임에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어려운 사회적현실에서도 사회적경제의 대안으로 사회적문제를 해결하고 가치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지역의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14-07-11

여론지배층을 두려워 말라

▲ 박기환 민선1기 포항시장지방선거가 한 번씩 치러 질 때마다 우리는 민선 기수를 한 기수씩 늘려 간다. 시간의 흐름에 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흐름에 인위적으로 한 획을 긋는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의 결의와 각오를 다지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대나무가 그 매듭을 지으며 위로 뻗어가는 힘을 얻듯이 말이다. 지금 민선 6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새로 취임한 시장, 지역발전 프로젝트 개발자나 여론 주도층들이 과거 축적된 지역발전의 과거 역사와 현재 처한 지역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보다 좀 더 진솔하게 접근했으면 한다. 선거때 마다 갑자기 나타나는 후보들은 흔히 자기가 현재의 여당 실력자 또는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자기가 당선되면, 예산을 많이 확보하여 지역발전을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람은 혹 당선되더라도 중앙의 권력자가 임기만료되어 물러나면 자기도 물러나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야당은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고, 여당은 예산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단다. 대통령과 잘 아는 사람은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사실이 그렇다면 “나라가 망한 거냐?”고 묻는다. 나라가 망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예산을 그렇게 사사로이 편성할 수 있겠는가? 다행히 시민들의 선택으로 나는 야당인으로서 포항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이제 시민들도 여론 주도층과 여론 지배층을 구별할 줄 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꼭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여론 주도층에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하고, 여론 지배층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여론 지배층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내세우지만, 탐욕을 숨긴 채 은근히 두려움을 느끼게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실속없는 빈 수레이다.지방자치제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돈보다 사람이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역량있는 시민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발전의 요소이다. 그리고 유능한 일꾼, 공무원이 중요하다. 나는 이 두 부류의 사람들 중에 먼저 공무원의 능력향상을 위해 수 년간에 걸쳐 매년 50~60억원을 투자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구청을 폐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추진했던 것이다.사실 포항의 남·북구청은 1995년 1월 1일 영일군과 통합 되면서 경상북도에 남는 공무원을 수용하기 위해서 졸속으로 설치된 측면이 많다. 지금도 나는 구청의 존속에 의문을 갖고 있다. 구청이 폐지되면 남는 인력은 1~2년씩 교대로 해외 연수를 시킬 생각이었다. 자치제의 초기에는 관치시대에 중앙이나 경북도가 전횡을 부리던 인사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우리 시 안에서만 인사를 하는 폐쇄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만약 내가 시장으로 재선되었더라면, 반드시 도청과 인사교류를 자청하였을 것이다.공무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한 번 생각해 보라. 인사교류를 하지 않고 자치단체 한 곳에서만 뱅뱅도는 폐쇄적 인사를 한다면, 포항시 공무원의 역량은 포항시에서 경험하는 이상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 포항시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3개월여 찬반여론이 팽배했고, 결국 포항시 의회에서 24표 대 17표 (무효 3표)로 구청폐지가 가결되기는 했다. 그러나 원만한 절차를 위해 내가 재선되면 추진하려고 했는데, 불행히도 재선에 실패해 지금까지 구청이 존속되고 있다. 재선을 하지 못한 것은 구청 폐지문제를 제기한 탓이 아니다. 나의 여러 가지 부덕한 점 탓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상으로는 구청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포항사회에서 주류를 이루었지만 야당 시장이 시의원들에게 로비도 하지 않고, 순전히 자유로운 토론에 의해 가결된 것을 생각하면 여론 지배층의 위력을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민선6기 단체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2014-07-08

이강덕 시장님께…

▲ 박승대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 시장님! 우선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53만 시민의 염원을 잊지않고 늘 겸허한 자세로 일하겠다는 각오와 포항 신성장동력을 반드시 구축하겠다는 취임사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2천여 공직자들과 함께 이 시장님이 펼쳐나갈 시정이 한결 기대됩니다. 포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시장님이나 필자나 시민 모두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 많이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필자도 오늘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지면을 통해 시장님을 만날까 합니다. 포항시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 중 교통문제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걱정하고 있는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며칠 전 우리 협의회 임원진들과 약 3시간에 걸쳐 KTX 포항역사 신축공사현장과 신설 철도부설 및 터널 공사현장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포항제철소 건설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건설공사로서 포항의 모습이 달라지는 가히 상전벽해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동안 수도권으로 향하는 가장 낙후된 교통오지의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왔던 포항시민의 염원을 일거에 해소하고도 남을 KTX 역사건설을 보고 참관한 회원들은 감격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공사 관련 설명을 듣는 중에 KTX 역사 신축의 본 공사와 연계된 주변 인프라 시설의 미비와 새롭게 신설되는 접속 도로개통에 필요한 예산(19억 원)이 금년엔 아예 없고, 내년 예산 편성때나 반영해 보겠다는 설명에 놀라움과 함께 가슴이 먹먹했습니다.접속도로 없는 역사야말로 손발 묶인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시장당선자로서 가장 먼저 KTX 현장방문을 하시고, 공사기간 준수와 역세권 개발을 위한 테스크포스(Task force)를 구성하는 등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셨다니 이 부분의 조속한 대책 수립을 요청드립니다. 그리고 올해 연말 KTX 완공이라는 철석같은 약속에도 아랑곳없이 공사기간을 3개월 연장한 마당에 설상가상으로 7월부터 포항~김포, 제주 간 항공기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지금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문제는 이렇게 시민의 일상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포항시민은 아무런 참여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앉아서 결정사항만 따르라니 사실 조금은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국토부의 대책이 고속버스를 증차하고 신경주역까지 셔틀버스를 늘리고, 동대구역의 주차비를 50% 감면한다는데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허황한 탁상공론으로 들립니다. 포항공항 폐쇄는 안전과 관련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니 요즘 사회적 분위기를 볼 때 따질 수 없지만 공항폐쇄에 대한 공론화나 대책회의가 왜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일상이 심각하게 훼손 받는다면 시민들은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살펴보시면 현재 시민 불편이 적지 않습니다. 시민들의 바람은 대규모 SOC사업 등의 추진도 중요하지만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사소한 부분에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 달라는 겁니다. 최근 저희 협회에서 포항시의 몇 가지 사업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동빈 내항 생태계 복원공사의 효과검증, 음폐수 처리시설 관리 문제, 테크노파크 진행 관련사항, 소나무 재선충 발생 방지대책, 양학산 KCC(스위첸) 아파트 건립에 따른 환경훼손과 집중호우기 산사태 방지대책, 승마장 건립과 관련한 후속대책 등 어느 것 하나 가벼이 처리하지 못할 사안들이 수두룩합니다. 공항폐쇄와 KTX 개통지연에 따른 교통문제는 그중 하나입니다. 취임초라서 무척 바쁘시겠지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합니다. 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답게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게 또 사람 사는 세상 아니겠습니까. 좋게 보면 그게 역동적인 모습 아니겠습니까.모쪼록 53만 시민들의 기대를 받들어 시정을 살피는 진정한 목민관의 소임을 다해주시길 기원합니다.

2014-07-07

인간 삶의 무늬 `인문`의 향연에 초대

▲ 김병일21세기 인문가치 포럼 공동대표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특징을 나타내는 표현은 많다. 많이 알려진 `이성적 동물`이나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이성`이나 `사회생활`을 들기도 하고, `도구` 또는 `언어`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것은 당연히 정답의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어떤 측면을 높이 평가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모든 정의를 아우르는 하나의 포괄적인 정의를 생각해 보라면 어떤 것이 적합할까? 가장 근접하는 것은 아마 `문화적 동물`일 것이다.`문화`는 `자연`의 반대말이다. 이 둘의 차이는 학습 유무에 달려 있다. 배워서 갖게 되는 것이면 문화이고,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면 자연이다. 다시 말해서, 문화는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습득하는 것인 반면, 자연은 선천적인 본능의 영역이다. 인간의 언어 사용 능력은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능력은 태어나면서 갖추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때문에 `문화(文化)`는 종종 인간이 자연에 `무늬(文)를 새겨 넣어 변화시킨(化)` 모든 행위의 총체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늬를 새겨 돋아내는 행위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일까? 그렇지는 않다. 자연 또한 우주가 생겨난 이래 억겁의 시간을 거치면서 자신의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 왔다. 하늘이 드러내는 무늬를 가리켜 우리가 `천문(天文)`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를 테면, `천문`은 곧 자연이 우주에 새겨내는 무늬다. 그러면 같은 무늬이되 자연이 새기는 무늬가 아니라 삶을 통해 새겨 온 인간 고유의 무늬를 `천문`과 구분해 표현하려면 어떤 용어를 써야 할까? 요즘 사람들의 입에 부쩍 오르내리는 `인문`이라는 말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인문(人文)`은 말 그대로 `인간의 무늬`이다. 따라서 인문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자연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처럼 자연의 무늬를 연구해 지식으로 체계화시키는 학문을 자연학이라 하는데 비하여 문학, 사학, 철학 등 인간의 고유한 정신활동의 산물을 다루는 학문을 인문학이라 하는 데에서 그 뜻이 한층 분명히 드러난다. 이렇게 본다면 인문학이란 결국 인간의 고유성, 즉 본성에 대해 묻고 답하는 학문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 일상과는 무관해 보이는 인문학이 결코 무관할 수 없는, 또 그렇게 돼서도 안 되는 이유이다.근래 인문학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외형적이며 지엽적이며 물질적인 가치들에 매몰되어 온 그동안의 삶이 직면한 한계들에 대한 자각 때문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환경오염, 국가 이기주의와 강대국 패권주의에서 비롯된 크고 작은 지역적 분쟁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적 인종적 갈등, 사람들 속에서 더 외로워져 가는 소외 문제, 분명 돈은 더 버는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더 팍팍해져 가는 일상, 어느 것 하나 녹녹치 않은 오늘날 삶의 여건들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사람들은 인문학에서 답을 찾고 위안을 얻으려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는지 알아내고 `경로를 새로 찾기` 위해서이다. 한 때의 유행에만 머물지 않는다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들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며 성찰하게 하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이와 같은 분위기에 부응해 의미 있는 국제적 인문학 대회가 열리고 있다. 3일부터 6일까지 안동에서 개최되는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이 그것이다. `현대 세계 속의 유교적 가치`라는 주제 아래 저명한 국내외 학자, 지도층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유학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전통 인문 가치를 세계적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거기서 조화와 화해, 소통과 상생을 모토로 하는 새로운 문명의 길을 모색해 보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고 살아서도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어느새 빵만으로 살려하고 또 빵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바로 생각하며 살지 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 결과이다. 바쁜 일상을 쪼개서라도 모처럼 펼쳐지는 풍성한 인문학의 향연에 참가해 `생각하는 삶`의 기회를 가져보기를 권한다. 지역의 문화적 저력을 확인하는 것은 덤이다.

2014-07-04

中·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 권오신 `로타리 코리아` 이사장·발행인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일본 수상 아베는 아시아의 하늘을 책임지겠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군사력 행사가 가능한 국가로 변모시키려는 아베신조 일본총리의 행보는 한·미·일의 3각 공조마저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였다.이에 맞서는 중국의 군사화역시 그냥 보고 넘길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일본 아베가 최근 북으로부터 받은 것도 없이 대북(對北)제재를 전면 해제시킨 속내는 뭘까. 다분히 남한을 겨냥한 속셈이 당연히 들어 있을 것이다. 한·일 관계는 멀어지고 북·일은 가까워지는 등 동북아의 외교지형이 꿈틀거린다.실종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시간은 멈춰야하는데 여전히 비도 내리고 들꽃도피고 달도 뜬다. 오랜 시간을 세월호에 신음하는 사이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이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인 것이다.미국에서 출판된 속 `프리드먼이 본 미·중·일·한의 10년 후`에서도 우리가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말들이 저자이자 미국의 유명 군사정치전문가인 프리드먼에 의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정세분석 적중률이 매년 80%에 달해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라는 훈장 같은 별명을 달고 있는 프리드먼은 `100년 후`(2010년 김영사)에 이어서 `10년 후`에서 “일본의 무서운 단결력이 아시아 최강국으로 복귀할 것”이란 예고를 내놨다. 일본은 무엇이 문제가 될 것인가를 알고 해결할 능력도 갖춘 단일국이자 놀라운 국민적 유대감을 갖고 있다. 일본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탄탄한 사회적 통제가 존재하는 응집된 사회이자 경제, 교육수준이 높고 정부 정책을 잘 따르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반면 6천만명으로부터 세금을 거둬 가난한 인구에게 분배를 해야 하는 중국은 부상 아닌 붕괴로 보는 시각은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으나 한국에 대해선 통일이란 희망과 지정학적 우려가 섞인 분석을 내놨다.한반도는 중·일·러시아에 둘러싸인 폭탄 같은 존재. 10년 후 쯤 통일이 되면 강국이 되더라도 일본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죽일 정도는 아니라고 부연했다.프리드먼이 일본을 의도적으로 치켜세우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일본은 여전히 동아시아에서 강국임은 프리드먼의 지적대로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더욱이 지금 벌어지는 사회현상은 위험천만한 상태다. 세월호에서 드러난 관피아 해피아도 여전히 존재하고 사회적 유대감(OECD 32위국), 사회갈등 상위국에다 남북, 동서, 이념별로, 전쟁장면을 연상시키는 노동 현장 등등 위험 요소가 군국주의로 가는 일본 등 주변국을 방어하기에 암적이자 힘겨운 일들이 너무 많다.이 시점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일본과 우리국민의 차이점은 재밌기도 하고 듣기에 따라 섬뜩하지만 음미해볼만 하다. 비교가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얘기지만 일본 총리나 고위 관료의 대부분은 20평 남짓한 집에 사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지만 우린 출세와 집 평수가 비례한다.일본인은 세금을 꼬박꼬박 잘 내지만 한국인 탈세, 감세를 하려는 거짓신고가 들통이 나 신문 사회면을 채우는 나라다. 한국인은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하나 일본인은 평범한 근무복, 작업복 차림으로 검소하게 보이는 게 일상이자 어디서나 책 읽는 국민이다. 반면 한국인은 정치전문가들이다. 나라를 비판하고 대통령 욕하는 것을 예사스런 일이지만 총리 말을 실천 하는 것을 애국으로 여기고 노조는 흑자가 발생해도 회사 앞날을 생각하고 동결조치를 스스로 요청하나 우리는 엄청난 손실이 나도 성과급 달라고 아우성치는 노동 현장들을 비교로 들었다.인도의 성인 간디의 말도 가슴에 닿는다.나라가 망할 조짐으로 나타나는 일곱 가지 사회악은 도덕 없는 상업, 노동 없는 부의 이치, 원칙 없는 정치,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상업,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종교 등 일곱 가지 현상도 놓칠 지적이 아니다.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 팬티바람으로 살겠다고 기어 나오는 선장의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는 결코 없지만 우리 근대사는 4월16일 이전과 이후로 분명하게 갈라지는 시점에서 달라져야 할 것이다.

2014-07-04

지도자의 위대한 결단력 보여야

▲ 이대환 작가·계간 문예지 `ASIA` 발행인포항시, 참모 구성 중요`협조와 감시의 조화`시-의회 합심으로 이루길“어떤 명참모도 지도자의 결단력만큼은 보좌할 수 없다.”`전쟁론`의 저자이며 전략가로 저명한 크라우제비츠의 말이다.“박태준 회장은 회사의 성패를 좌우할 아홉 가지의 결단에서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참모로서 나는 그 점을 위대하게 생각한다.”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여러 훌륭한 참모들 중에서 이구동성 모두가 가장 뛰어난 참모였다고 인정하는, 포스코 제2대 회장을 지낸 황경로 선생의 말이다.“포항제철의 회사 설립 형태를 두고 박정희 대통령과 나는 세 번 토의를 했소. 각하는 국영기업체에 흔한 공사 형태로 가자고 하시고, 나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가야 한다고 했소. 둘 다 장단점이 있소. 각하는 공사로 가야 포철에 적자가 나도 정부 보조금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거라며 나의 책임문제까지 걱정해 줬소. 그러나 세 번 만에 내 의견을 들어주셨고, 그래서 포철은 처음부터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정부기관이 지배주주가 되는 형태로 출범했소.”박태준 포스코 회장이 생전에 텔레비전에 나와서 밝힌 포철 비사들 중의 하나이다.위의 3가지는 모두 지도자가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시사해 준다. 오늘 새로 취임하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오늘 밤에 집으로 돌아가면 찬찬히 곱씹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얼핏 보기에 위의 3가지는 지도자의 `결단력`의 중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틀림없이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결단에 이르는 과정`의 중요성도 함의하고 있다.포항제철을 상법상 주식회사로 출범해 처음부터 시장 적응력과 유연성을 살리면서 관료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은 그때 박태준 종합제철건설추진위원장이었으나 참모의 건의를 세 번에 걸쳐 귀담아 듣고 자기 판단의 오류에 대해 심사숙고한 뒤 그것을 수용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이다. 그러니까 지도자에겐 훌륭한 참모들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들이 용기와 정직으로 진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도자는 그런 사람을 찾아 모아야 하고,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소통의 분위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하는 동시에, 그 사안들에 대해 참모보다 더 공부도 하고 더 고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는 황경로 선생이 증언한 그 `위대한 결단`올 내릴 수 있게 되고, 크라우제비츠가 갈파한 `가장 뛰어난 명참모보다 더 뛰어난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나는 이강덕 포항시장에게 묻고 싶다. 어떤 명참모들과 함께 일할 것인가? 포항시 공무원들 중에서 명참모를 몇 명이나 발굴할 수 있겠는가? 선거의 참모들과 명참모를 구분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명참모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며 그들과 토의할 주제에 대해 얼마나 철저히 공부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일단 `앞으로 4년의 포항시를 위해 어떤 한두 가지 큰 결단`을 내릴 계획인가?포항시정은 정치적 요소보다 행정적 요소가 훨씬 많고, 훨씬 강하다. 다시 말해 시장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져야 할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때문에 새 시장이 올해 안에 내려야 하는 `한두 가지 결단`은 그만큼 더 중요한 일이다. 늦어도 내년 새해에 이강덕 시장은 여섯 달 동안 뛰어난 참모들과 허심탄회한 토의를 거치고 그들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서 `위대한 결단`을 발표해주기를 기대한다.포항시정에서 시민을 대리하는 파트너는 포항시의회다. 시의원들에게 시민이 바라는 것은 뜻밖에 소박하다. `장난치지 말고, 좀 더 큰 안목으로, 시정에 대한 협조와 감시의 조화를 추구해 달라`는 것이다. 거창한 일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거창한 폼을 잡거나, 시청 근처에 식당 같은 수입원을 차리거나, 몇 개의 통닭집이나 몇 개의 수입원을 다른 명의로 소유하고 있으면서 가난하고 깨끗한 척 하거나, 동네 이기주의로만 주장하거나, 이권 개입을 하거나…, 시의원의 그러한 행위들을 시민은 `장난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어제 우리 월드컵대표팀이 쓸쓸히 귀국했다. 알제리와의 일전에 대한 아픔을 돌이켜보면 `지도자로서의 홍명보 감독`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고민을 많이 했으나 `좋은 결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는 그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든다.오늘 취임을 맞아 이강덕 시장은 지도자의 결단이 얼마나 지도자에게 중요한 덕목인가를 거듭 고심해주고, 새로운 시의원들은 `협조와 감시의 조화`에 대해 거듭 고심해주기를 촉구한다. 두 고심이 진정 열린 마음으로 만날 때, 그것이 포항이 밝은 미래로 나아갈 첫 번째 동력이다.

2014-07-01

자치단체장의 독립성과 자주성

▲ 박기환 민선1기 포항시장오늘부터 각 지역에서 새로 선출된 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취임하고, 민선6기가 시작된다. 모두가 축하하고, 또 새로운 기대감을 가진다. 그러나 아무래도 처음 자치제가 시행되기 시작하던 그 때 그 시절의 기대감에 미치기야 하겠는가?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자치제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고,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이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통령께서 `적폐`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적폐청산`에 대한 논의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적폐란 주로 사회적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연유된 것이 많을 텐데, 그 청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나는 청년 시절부터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 기득권을 모두 누리고 있는 지역 유지들의 적폐를 늘 지적해 왔다.(그들은 대체로 한 가지 기득권만 누리는 경우가 별로 없다.)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나는 이들이 그 사고와 의식을 혁신하지 아니하고는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해 나가기가 어려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왜냐 하면, 그들의 살아 온 삶의 이력으로는 자치제하에서 지역의 선량으로 선택될 기회조차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실제, 지방에서 돈이나 기타 사회적 힘으로 주민을 억압하며 행세하던 사람들이 선량으로 뽑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사실 그들은 입후보할 용기조차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그들 기득권자들은 어떻게 하든 그 누리던 기득권자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저항이 대단히 크다. 포항이 더 좋은 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민들이 힘을 모아 그 저항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물론 그 선두적인 역할을 단체장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지역 국회의원이 내려온다는 데 시장님 공항에 마중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구청장(4급 서기관), 국장(4급 서기관) 인사를 시장이 지역국회의원이나, 도지사와 상의도 하지 않고 해서야 되나?” “같은 4급 서기관이지만 구청장 하던 사람을 시청 국장으로 불러들이고, 시청 국장을 구청장으로 순환 보직 변경을 하면 되나?”이런 말을 지금 들으면, 그냥 우스개나 농담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가 시장을 할 때, 흔히 나를 비판하던 사람들의 말이다.관치시대의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나를 고집 센 젊은 시장이라고 비난하며 하던 말들이다.내가 시장으로서 이런 부분에 대해 최초로 새로운 관행을 만들고, 전통을 세워 온 결과,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자주권과 권한을 온전히 지켜 낼 수 있었고, 시민적 자존심도 지킬 수 있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사실 과거의 낡은 사고와 싸워 나갈 일이 이외에도 참으로 많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 취임하는 이강덕 시장이 적폐에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 시민들이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체장은 자신을 뽑아준 시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독립적, 자주적 판단과 권한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돈과 권력, 학연과 혈연, 지연, 선거 때에 도움을 준 어떤 개인이나 단체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시민의 눈으로 보고, 시민의 귀로 들어야 한다.이웃 자치단체를 보라. 단체장이 이런 저런 사유로 법률적 사건에 휘말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포항은 어떠한가? 자치제 초기부터 단체장이 법률사건으로 피소되는 불행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고, 그것이 먼 훗날 포항의 큰 잠재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확고한 나의 신념이었다. 시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라도 스스로의 마음에 한점 부끄러움 없이 포항에서 살 수 있기를 소원했다. 함께 일하던 공무원들과도 반가운 얼굴로 인사 나누면서 말이다.

2014-07-01

기초연금제도 시행을 앞두고

▲ 하상철 국민연금공단 포항지사장지난해부터 논란이 극심했던 기초연금법이 지난 5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여야 합의를 통해 결정됐으니 노인빈곤문제를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기초연금은 갈수록 심화하여 가는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이다.특히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2년 49.3%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높다.지금의 65세 이상 노인들은 격동의 근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고 헌신한 세대로, 국민연금가입 기회가 적었고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안정적 노후를 준비하기가 어려웠다.기초연금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소득인정액이 일정기준 이하인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전체 노인 639만명의 70%인 447만명이 수급 대상이다.또한, 기초연금 수령예상자의 91%인 406만 명이 20만원을, 나머지 41만명은 소득인정액 및 국민연금수령액 등에 따라 차등지급 받으며,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의 수급자나 그 배우자는 제외된다.올해는 소득 하위 70%의 선정기준액이 단독가구 87만원, 부부가구는 139만원이며, 구체적인 산정은 재산 및 소득 등 여러 기초자료를 참고하여 결정하게 된다.기초연금 신청은 주소지 읍·면사무소나 동주민 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본인 또는 대리인이 하면 되고, 현재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기존 기초노령연금을 받던 대상자들은 별도 신청 없이 7월에 받을 수 있지만 처음 신청하는 대상자는 8월부터 연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미 만 65세가 넘었지만, 지금까지 기존 기초노령연금을 한 번도 신청한 적이 없거나 오는 8월에 만 65세가 되는 노인들은 7월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1개월 전부터 기초연금 신청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신규 연금 지급 대상자는 자격심사에 필요한 시간이 소요돼 8월께 연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8월에는 7·8월분 기초연금을 함께 탈 수 있을 예정이다.또한 과거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사람들도 신청할 수 있다. 지급 조건인 `소득 하위 70%`를 판별하는 과정에서 근로소득에 대한 공제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이미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약 420만명은 따로 기초연금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 모두 기초연금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정부가 일괄 자격 심사를 한다. 기초연금 역시 기초노령연금과 마찬가지로 `소득 하위 70%`가 기본 지급대상 기준이므로, 고가의 자녀집에 동거하는 일부 노인 등 1만~2만명을 빼고는 대부분 기초연금도 이어서 받게 될 전망이다.그리고 기초연금에 소요되는 재원은 전액 국가 및 지자체별 노인인구 비율과 재정여건 등에 따라 비용을 차등 부담토록 하고, 국민연금기금은 기초연금재원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분명하게 명문화 하였으니, 혹시 국민연금 기금을 축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7월부터 시행되는 기초연금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며, 혹시라도 누락되는 시민들이 없도록 세밀하게 확인해 나갈 것이다.또한, 노후준비의 최선책은 매월 안정적으로 연금소득을 확보하는 것으로,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기초연금은 보충적인 역할을 담당함을 인식하여 국민연금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가적으로 기초연금의 혜택을 고려하길 권한다.아무쪼록 새로운 제도의 시행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국민연금과 더불어 노후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4-06-30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일·학습병행제

▲ 남병탁경북동부권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경일대 교수 최근 지역의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나들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업자는 많은데 구인난을 겪는 주원인은 일자리 미스매치에 있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기업이 요구하는 숙련도와 구직자의 숙련도가 일치하지 않는 숙련미스매치, 적합한 인재가 있으나 정보가 부족해 적소에 연결되지 못하는 정보미스매치, 취업자의 희망임금과 기업의 제시임금의 차이로 인한 보상미스매치 혹은 눈높이차이를 들 수 있다.정부는 고용센터, 일자리센터, 워크넷,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중에서 숙련미스매치는 학교교육과 산업현장 직무사이의 괴리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학졸자 신규채용 후 막대한 재교육비를 부담하며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이를 반영해 산학협력과 현장실습을 통해 현장직무를 배우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어왔지만 학교의 학습과 기업에서의 일이 단절적으로 진행돼 여전히 숙련미스매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숙련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며, 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기업주도로 양성하는 직업교육훈련 시스템이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배경 하에서 최근 정부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한국형 일학습병행제는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훈련(듀얼시스템)처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기반 학습(work-based learning)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재설계한 것이다. 이는 철저하게 기업 중심으로 근로자에게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교육훈련을 마친 자의 역량을 국가가 평가하여 자격 등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진학 대신 기업 현장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교육 수준과 기간에 따라 고교, 전문대학, 4년제 대학의 학위 또는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훈련제도다.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개발하고, 자격-학력-경력을 상호 연계 인증할 수 있는 국가자격체계(NQF)를 구축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일학습병행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기업은 우수인재를 선점해 맞춤형 현장훈련으로 숙련인력을 양성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구직자는 불필요한 스펙쌓기 없이 조기에 기업에 채용·정착이 가능하며, 국가는 취업 연령을 낮추어 고용률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일·학습병행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주체인 기업 및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라 할 수 있다. 지난 5월초 기준 경북지역에서는 26개 기업이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경북동부권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일·학습병행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용센터, 산업인력공단, 지자체와 더불어 우리 지역 강소기업 모집 및 선정, 지역 대학 등의 듀얼공동훈련센터 참여를 독려함은 물론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직접 홍보 및 활용가능 기업 발굴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모쪼록 한국형 일·학습병행제가 우리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운영되어 지역 중소기업과 청년 구직자간 미스매치가 해소되고,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직무 능력 중심으로 채용이 이루어지고 인정을 받는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4-06-25

포항시장 선거를 돌아보며

▲ 박기환 민선1기 포항시장본지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특별기고 시리즈를 연재한다. 민선1기 포항시장을 지낸 박기환씨(66·공인회계사)는 `포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매주 1회씩 총 10회 기고할 예정이다. 이 글을 통해 박 전 시장은 포항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3차례나 야당 후보로 출마해 상당한 득표력을 보였던 정치인으로서, 민선 1기 포항시를 이끌었던 전 시장으로서 포항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6·4 지방선거가 끝난 지 보름이 경과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구원파, 유병언이 매스컴의 제목으로 떠오를 때 마다 국민감정은 안타까움과 분노로 들끓었고, 총리(장관)지명에 따른 국민청문회(국회청문회가 아니라)로 인해 가슴속 깊이 잠자고 있던 애국심이 전례 없이 요동치고 있다. 월드컵으로 잠시 진정되기는 하겠지만, 세월호 사고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며 다짐했던 그 말,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있지 않겠습니다”라는 그 맹세 어린 말들이 선량한 다수 국민들의 삶 깊은 곳에 영원히 살아 역동할 것을 믿는다.포항의 J교회가 전개하는 `생명문화 4대캠페인` 중 “나는 사회에서 잘못된 것을 볼 때 개선을 요구하겠습니다” 라는 네 번째 고백문에서 우리 지역 사회변혁의 희망을 본다. 민선 1기 짧은 3년을 지난 후 시장직에서 물러난 지 16년, 정치활동을 그만 둔 지 8년을 지나면서 추진하지 못해 아쉬웠던 사업, 시민들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심정, 앞으로 포항을 이끌어 나갈 주역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왜 없었을까만, 혹 구차한 모습으로 비추일까 염려돼 조용히 생활해 왔다. 6·4 지방선거와 그에 앞서 시행된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를 보면서, 그리고 “가만있지 않겠습니다”라는 국민적 다짐을 목격하면서, 나도 우리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란 내가 다시 공직선거에 뛰어드는 일이 결코 아님을 먼저 밝힌다.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새 역할을 찾아 나서고 싶은 것이다.아직도 새누리당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관념이 굳어 있는 이 지방에서 내가 야당(소위 “꼬마민주당”)으로 포항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의 깨인 소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 때문이었음을 다시 한 번 정직하게 고백하고, 그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다. 당시 선거방식은 지금과 달라서 많은 조직원을 필요로 했었다. 그러나 야당은 언제나 인(人)부족, 재(財)부족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었듯이, 돈으로 산 선거조직은 거의 없었지만, 순수 자원봉사자들만은 1천여 명이 넘었다. 그들 대부분은 매일 퇴근길에 내 선거사무실에 들러 2~300 장씩 명함을 받아 들고 자기 집 근처에 가서 마치 자기 선거운동을 하듯이 열심히 선거 운동을 도와주었던 것이다.(그 당시에는 이런 선거운동이 선거법상 허용되던 시절이었다)회고록을 쓴다고 하면서 선거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최근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고향이라고 포항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행태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들 대부분은 대통령과 직·간접으로 가깝다는 말 외에는 지역을 위해 아무런 정치적 포부나 철학, 경륜도 없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무료 낚시터에서 낚시하다 돌아가는 것처럼 공천이 안 되면, 즉시 돌아가고, 다행히 낚시질이 잘 되어 공천이 되면, 몇 년간 요리해서 먹다가 돌아갈 속셈뿐인 줄 이제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저런 후보들을 위해 자원봉사로 선거운동을 해 줄 리가 없으니 비용도 많이 들지 않겠는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청하러 온 어느 시장 후보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지방에서 크고 작은 선거에 나서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깊이 새겨 주었으면 한다. `먹튀`노릇을 할 후보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선거를 도와줄 유권자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유권자들 중에는 선량하기만 하고, 정치적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이런 선량하기만 한 유권자들이 정치적으로 좀 더 계몽되기를 기대한다. 시민단체들의 활동 또한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나는 사회에서 잘못된 것을 볼 때 개선을 요구하겠습니다”는 고백이 우리 시민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기대한다. 1기 시장을 역임한 내가 과거를 회고하면서 내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은 것이다.

2014-06-23

포항중앙상가, 활기찬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 강철순 포항중앙상가상인회장포항중앙상가는 지난 2007년 포항시가 차(車) 없는 거리 조성을 시작한 이후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주변 환경이 점차 개선돼 지금은 차 없는 거리는 물론 주말이나 퇴근시간 이후 많은 사람이 찾는 포항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몰려들고, 젊은이들의 활기가 넘치는가 하면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는 등 곳곳에 공연이 열리면서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포항 시내를 달리는 시내버스들은 이곳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이 없을 정도로 교통의 중심지이며 오거리에서부터 육거리까지 항상 많은 사람이 오간다. 이처럼 유동인구가 많고 활성화된 지역이지만 지속적인 거리 환경 유지와 각 업종 업주들의 서비스 개선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잘 알려진 것처럼 포항은 10여년 전 대형백화점이 입점하고 현재까지 모든 상가들이 엄청난 매출감소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 포항만의 일이 아니다. 기존의 전통시장과 영세 중·소상인에 대한 보호 대책도 없이 유통시장의 개방으로부터 국내 유통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의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전국적으로 수백 개가 넘는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이 중·소도시의 지역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네골목까지 대형마트와 SSM을 진출시킴으로써 골목상권을 유지해 온 지역의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이제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의 희생을 통해 급성장한 대기업이 상생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기업과 중·소상인이 상생 발전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당연한 시대적 과제일 것이다. 이에 중앙상가는 단순히 대기업의 상생발전 방안 모색을 요구하거나 진출반대를 외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나가기 위한 자구책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결론적으로 중앙상가를 단순한 상업지역에서 벗어나 도심 속에서 문화를 통해 힐링지역으로 변모시킨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빙(Well-Being)의 바람이 거셌지만, 최근에는 힐링(Healing)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힐링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잘 살자는 의미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힐링을 포항의 최고 도심에서 느껴보는 것도 새롭겠다는 생각을 해본다.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부평깡통야시장은 지난해 10월29일 전국 최초로 개장 후 평일 하루 평균 2천~3천명, 주말에는 5천~7천명의 방문객이 찾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의 성공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야시장 주변의 상가도 덩달아 매출 상승효과로 시장 주변 전체 상권이 활성화돼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중앙상가도 실개천을 중심으로 야시장을 개장하고자 준비한다. 구도심을 더욱더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과 문화가 함께하는 어울림 광장을 구상해본다. 도로가 차량 중심이 아닌 보행자 중심으로 구성된 중앙상가의 경우,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형성된 포항의 중심 상권을 그대로 활용해 관광자원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스토리텔링화해서 중앙상가만의 것으로 만들어간다면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쇼핑거리가 있는 명소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중앙상가는 풍부한 자원이 있다. 인근에 동해안 최대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이 있고, 포항의 모든 관광명소를 연결하는 포항시티투어가 중앙상가 입구에서 출발한다. 게다가 젊은 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중앙상가를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이곳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포항중앙상가는 문화예술이 넘치는 도심 속의 힐링 명소가 될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이강덕 포항시장은 후보시절 중앙상가를 찾아 “앞으로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도시 내 새로운 문화와 상권, 주거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도심재생”을 약속했다. 신임시장의 공약에 많은 포항시민과 상인들이 기대하고 있다.

2014-06-16

기후변화와 재해대책

▲ 김창범K-water 안동권관리단 운영팀장 최근 빈발하는 기상이변 및 자연재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 양극화 현상`으로 가뭄, 홍수, 열대성 저기압 등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2년 4개의 태풍이 상륙해 5~6월 전국적인 가뭄이 발생했으며 지난해에는 15년만의 10월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이렇게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증가, 그리고 불확실성의 증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일으킨다.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은 1.7℃ 상승했다. 강우량은 약 19%(220mm) 증가했고 태풍의 중심기압도 7hPa 감소해 그 위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홍수피해의 경우 최근 10년간 낙동강 유역만 보더라도 사망 213명, 재산피해는 4.3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낙동강 유역 주요 댐의 홍수조절용량이 한강유역의 2/5정도에 불과해 홍수방어능력이 열악한데서 비롯된 것이다.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패턴의 변화양상은 빈번한 홍수 발생과 더불어 가뭄에 의한 사회전반의 피해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강수 발생이 여름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그 외 기간에는 물부족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지난 3월 중순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현상과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으로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으나, 안동댐과 임하댐에서 낙동강 유역 물관리 상황을 고려한 효율적 연계운영과 수량, 수질, 생태의 통합관리로 장마가 시작되는 6월 하순까지 낙동강 유역 전체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열대성 저기압 등의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댐의 순기능 역할이 크다.우선 K-water 안동댐과 임하댐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오는 10월 중순까지 5개월간 국가안전관리 계획에 맞춰 `여름철 재난대책 비상근무` 태세에 돌입했다. 재난대책상황실장인 안동권관리단장이 중심으로 상황반, 수문분석반, 수문조작반, 통신반, 시설관리반 등을 구성해 홍수 발생 시 준비단계(Blue), 주의단계(Yellow), 경계단계(Orange), 심각단계(Red) 등의 상황에 따라 지자체, 유관기관 및 공사현장 등과 신속하고 유기적인 체계를 구축했다.또한, 안동댐에 비해 임하댐은 수문을 통한 무효방류(총13회·13억5천400만㎥)가 잦아 약 300억원의 발전손실이 발생하는 등 물낭비 해소를 위해 안동-임하댐연결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내년도 준공이 완료되면 홍수기에 버려지는 물을 최소화 하거나 낙동강 하류하천의 수질 개선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끝으로 낙동강 중·상류유역 수자원확보 계획의 일환으로 대덕댐, 달산댐 등 친환경 중·소규모댐 건설에 대한 사업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규모 댐은 저수능력의 향상에 이어 효율적인 수자원 활용을 가능함과 동시에 홍수 및 가뭄 피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경감에 기여하고, 시민들에게 수변공간을 여가활동의 장으로 제공하고, 특히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4-06-02

시장·군수는 어떤 사람이 좋을까

▲ 권오신 `로타리 코리아`발행인“길 위에 두 돌부처 벗고 굶고 마주서서바람비 눈서리는 맞을 대로 맞을망정평생에 이별을 모르니 그를 부러워하노라”-송강 정철의 `이별`에서눈앞에 두고도 품지 못한 혈육의 생이별은 더 참혹 했을 것이다.한국의 현대사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눠 질 것이며 세월호 참사는 국민수준을 측정 할 수 있는 참담한 기회가 됐다. 세월호 참변은 왜 일어났을까. 그것은 한 줌도 안 되는 막강한 힘을 구사하는 일부 그릇된 공직자의 야만성에서 나왔다. 성장제일주의 신화에 따라 황금을 숭배하고 불법과 불의는 비켜가면서 책임을 떠넘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상부상조가 부패관행으로 고착된 결과물로도 비꼴 수 있다.이번 참사를 보면서 코앞에 닥친 6·4 지방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찍을까. 막연한 의문이 생긴다. SNS에서 논란은 더 뜨겁다. 정치인이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의 첫 번째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연전 `행복세상`이 국민 천명에게 물은 결과에서 나와 있는 얘기다.“우리집안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불효하는 사람에겐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 앞으로 이 운동을 친인척은 물론 이웃까지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적은 네티즌도 있었다.효불효(孝不孝)를 아는 사람이라도 찍어두면 좀 낮지 않을까 하는 답답한 국민들의 속마음이다. 우울한 거지 포스터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관피아, 해피아로 대칭되는 사회 조직을 보는 시각이 여실히 나타났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이 여러 갈래로 표현되고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 고민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관리들의 만연된 부패를 보고 조선의 패망을 예언했던 다산 정약용이 살았다면 어떤 사람을 목민관으로 추천했을까.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정조 임금 시절 병조판서와 지중추부사, 한성판윤을 지낸 권엄의 애민정신을 높이 들었다.지금의 시장격인 한성판윤으로 재임시절 권엄은 왕실의 어의(御醫) 강명길이 왕의 과분한 은총을 등에 업고 마음대로 설치니 모두들 눈살을 찌푸렸다. 명길은 가을걷이 이후에 집을 비우기로 하고 많은 땅을 사들였는데 그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강명길이 한성부에 마름을 시켜 고소했으나 판윤은 백성을 몰아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몇 차례 고소했으나 권엄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불같이 화를 내는데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후일 크게 느낀 정조는 승지에게 “내가 생각해보니 권판윤의 행정처리가 참으로 옳았다. 아무나 못할 일이었다”고 했다. 모두가 판윤의 처신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려를 멀리하고 백성들이 겨울을 날 수 있게 해준 애민 정신이 돋보였다.정조와 같은 명군에다 명신(是臣是君)이다. 세월호 참사로 한국 관료사회의 모순은 어느 정도는 드러났다. 이런 현실에서 보면 국민은 권엄 같은 시장 군수, 도지사, 지방 정치인을 원하며 정조와 같은 대통령도 원한다.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에서 보면 민권 민생을 챙길 줄 아는 권엄 같은 명신을 칭찬하고 발굴할 줄 아는 임금이 필요하며 청렴하고 신념을 가진 리더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점이다.퇴임이후의 그 짧은 기간의 소득이 무려 11억 원에 이르는 인사가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 오른다고 하니 한국사회는 부(富)의 신화가 여전히 탄탄대로다. 4월16일 이후에도 한국의 현대사가 크게 변화될까하는 의아심을 여전히 놓지 않는 국민이 다수 일 것이라는 생각이 쉽게 떠나지 않는다.성장 지상주의, 산업사회의 치적이 아무리 치켜세운다 해도 이번 참사처럼 근원적 뿌리를 제거 못하는 사회현상이 이어질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졸부국이라는 오명은 씻지 못한다. 그러니 이번엔 어떤 사람을 뽑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2014-05-30

투표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

▲ 김규홍영양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말한다. 이유는 투표를 통해 한사람의 국민으로써 참정권을 행사하는 날이고, 그 권리를 통해 국가의 대표, 지방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다. 의식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선거일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선거일을 단순히 휴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왜일까?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쉽게 국민들이 참정권을 획득하게 됐다.영국 등 많은 나라들은 절대왕정시기를 거쳐서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하게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왕권은 자신의 권한을 잃지 않기 위해 투표권을 국민에게 허용하지 않았고, 국민들은 선거권을 얻기 위해 많은 투쟁을 했고 피를 흘렸다. 그 승리의 산물이 바로 투표권이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의 투표율은 70%를 넘는다. 그만큼 투표의 중요성과 가치를 역사를 통해 깨우쳤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후 미군의 주도에 의한 제헌 국회의원선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선거권을 얻게 됐다. 하지만 그 당시 현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선거제도에 대한 무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진등록제를 채택한 선거인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의식 수준이 점점 나아지면서 투표참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SNS등을 통해 스스로 투표참여 홍보, 투표 인증샷등을 남기고 있고, 인터넷 매체를 통해 투표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등을 나누고 있다. 또 자봉원사, 후원회 등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인 투표참여 확산과 정치참여 확산은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된다.투표권의 불행사도 하나의 의사표현일수도 있다. 후보자 모두가 자신의 정치성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잘 확인하고 그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사람이 대표가 되길 원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투표권행사가 아닐까 생각된다.이번 6·4 지방선거는 주민들을 대신해서 일할 대표를 뽑는 아주 중요한 날이다.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경제·문화·사회 등이 발전 할 수도 쇠퇴 할 수도 있다. 역사는 선거가 바꾼다. 그리고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다.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 중 누가 더 적임자인지 선택하는 것은 지역의 발전과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내가 선택한 후보자가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는가는 유권자 스스로에 달려있다. 깨어있는 유권자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국가의 부(富)를 키운다.지금은 단순히 당선을 위해 외쳐대는 구호,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정책, 국가의 번영을 해치는 현혹적 수사 등을 구별하는 혜안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하고 생각한다.또한 지역감정이나 의미 없는 인연, 근거 없는 기대감 등 전근대적 관념에 현혹되지 않는 냉정한 유권자가 돼야 한다.비록 선거판이 비방전으로 혼탁해지더라도 유권자들이 바로 서면 문제가 없다. 어떤 후보를 지역의 선량으로 선택할 것인가의 최종적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어느덧 선거일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6월4일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 국민 모두가 국가의 주인임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2014-05-26

계명대 동양화과 폐과, 이건 아니다

▲ 권정찬한국화가 동양화는 전통예술 가운데 대중으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예술 장르이다. 그리고 우리 역사 속의 정서와 가장 잘 맞아온 예술이기도 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봐도 회화는 예술의 중심이다. 그래서 우리의 동양화는 그 어떤 풍파와 시련에 봉착하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 돼야 할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한쪽에서는 온갖 전통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거나 축제로 보존하면서 또 한쪽에서는 더 소중한 전통을 죽이고 있어서 국가적 정책이 도저히 납득이 안간다.최근 경주 대학생 참사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으로 대학생들과 국민이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특성화사업계획으로 인한 대학내 통 폐합사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커다란 쟁점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대학은 교육부의 지침에 부응하듯 일방적으로 폐과로 몰아가고 있어 동문, 재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계명대의 경우 학과 교수들의 주장은 취업이 폐과의 원인이다. 우리도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을 하고 미술대학 학장은 입시 등 전반적인 것이지 취업만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본부의 입장은 특성화사업에 의한 대학내 평가에서 꼴찌한 학과라고 말한다.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평소 운영에 소홀하고 방치한 학과 교수에게 최우선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잣대로 폐과로 결정한 학교당국의 책임도 크다.그동안 동양화과가 문제가 있었다면 왜 학교당국은 방치하고만 있었는가? 과감하고 혁신적인 학과 개혁을 요구했어야지 뭘 했나? 그렇다면 그들도 직무유기 아닌가? 매년 교수평가를 엄중하게 해서라도, 연봉과 퇴직을 무기로 해서라도 과감히 변화를 요구했어야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동양화과 교수들은 뭘했나? 취업핑계만은 능사가 아니다. 제자들은 배운 것 없이 4년을 보냈다고 아우성이다. 그럼 놀고먹었다는 것 아닌가? 서울지역의 잘 운영되고 있는 동양화과를 한번 넘나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통산수, 역사인물 초상화, 불화, 서예 이건 졸업 시 달관하지 못하면 졸업이 안되는 학교도 있다. 대학은 기초만 잘 가르쳐 놓아도 사회에 나가면 먹고 산다. 동양화에선 그것이 실용이다. 그리고 학교당국이 원하는 해외교류 했어야지, 지금 와서 연봉 삭감 타령을 왜 하는지 실망스럽다. 필자의 개인적 입장으로서는 왜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학과를 운영 못했는지 의문이 간다. 그리고 동문들과의 소통, 제자들에 대한 배려, 진심어린 교육, 적극적인 사회봉사, 국제교류, 동양화의 교육 연구 등을 어떻게 했는지 알고 싶다.이젠 폐과로 결정 났다. 재학생이 자퇴서를 내고 강의를 거부하고 동문들이 분노하는 상황에 학교당국도 학과교수도 어물어물 넘어가려 한다. 변명만 늘어놓는다. 정년만 채우자는 건지 전쟁에서 패장처럼 도망가자고 하는지 참 실망스럽다.미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화가는 화가다. 피카소도 고갱도 세잔느도, 솔거, 정선, 장승업, 이중섭, 박수근, 이응노, 이인성 그 모두 직업이 있었는가? 정부도 교육부도 계명대도 참 몰라도 어찌 그리도 모를까? 동양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돼야 할 과목이다. 계명대가 교양으로 가리키는 종교 과목 못지않은 분야이다. 실제 어느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대학은 10명, 15명 정원 단위의 예술, 한국문화에 대한 학과를 개설 해놓고 아예 졸업 때까지 돈 한 푼 안 받는 전면 장학생으로 100% 뽑는다. 중요한 건 학교 교과과정에 종교에 관한 과목은 하나도 없다. 교·학분리를 잘 운영하는 대학인 셈이다.지금 계명대학 동양화과 폐과가 한국미술협회차원의 정부, 교육부를 상대로 한 폐과저지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학교당국의 빠른 철회와 보완이 없는 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까 두렵다. 지금 동문들과 재학생들은 밥을 굶어가며, 강의를 거부하며 전사로 자처하고 있다.동문 선배의 한 사람으로 지혜로운 사태 해결을 부탁하고 싶다.

2014-05-19

10년 후의 한국, 통일 강국이 된다?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발행인한국의 근대사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전과 후로 나눠질 것 같다. 성장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갖지 못했던 사회 안전문제는 어쨋든 달라질 것이며 세월호문제가 여전히 우리 사회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 순간에도 나라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지가 않다.한반도 주변이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군사대국으로 굴기(屈起)하고, 일본은 우경화로, 북한은 여전히 으르렁거릴 존재다. 이런 주변 상황은 경술국치를 당했던 100년 전의 모습과 흡사하다.그렇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여전히 흘러나온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21세기를 아시아. 태평양시대라고 예언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15~17세기까지 3백년은 스페인, 로마, 포르투갈 등 지중해 국가들이 세계를 주도해온 이른바 지중해 권 시대였다. 18~20세기 3백년은 영국 미국이 중심을 이루는 대서양 권 시대가 됐으나 다가오는 21세기 세계사는 일본과 중국,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며 특히 한국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중심국가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언했다.이런 예언은 5백년 전에 나왔다. 임진왜란을 예고했던 남사고(南師古·1509~1571 경북 울진)는 일본은 교만스러운 국민성으로 인해 스스로 몰락하는 반면 조선은 일어서게 된다고 `格菴遺錄 弓乙呪`에 기록했다.근세를 살다 가신 만공 스님도 수덕사에 머물던 1945년 8월16일 일본의 항복 소식을 듣고 `세계일화(世界一花)`라고 쓴 글에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머지않아 조선이 세계일화의 중심이 될 것” 라는 말을 남기셨다.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는 조지 프리드먼도 그의 저서 `100년 후`에서 한·중·일·미국의 전망에서 더 명쾌한 답을 내놨다. 21세기를 미국의 세기라고 말한 `조지 프리드먼`은 “한국이 통일이 되면 일본을 없앨 정도로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협이 되는 국가”로 전망하는 한편 자신의 조국인 미국은 여전히 세계 GDP의 25%(중국·일본·독일을 합친 것)쓸어 담는 초강대국으로 남고 한국 등 많은 나라가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는 경제 정책을 펼 것으로 내다 봤다.그는 중국에 대해선 가혹한 시각을 내놨다. 중국은 13억 인구 가운데 10억명 이상이 아프리카의 빈민들처럼 가구당 형편없는 벌이로 연명하는 가난한 인구가 너무 많은 국가로, 또 유럽과 미국이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존립이 어려운 나라로 평가했다. 이런 현실이 향후 중국 지도부를 가장 괴롭히는 요인이자 극빈층이 폭발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예측했다.반면 일본의 평가는 좀 긍정적이다. 빈곤층이 적은 반면 국방력은 강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 단결력을 갖춘 국가로 치켜세우지만 지금 현실, 즉 아시아 주변국의 우려를 멀리하고 우경화 걸음을 걷는 아베 지도력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할지는 두고 볼일이다.이 저서에선 한국은 10~20년 내에 통일이 돼서 일본의 위협적 존재가 될 것으로 그리고 있다. 사실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한반도는 경술국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항상 폭발물을 안고 사는 형국이다. 이런 지정학적 여건으로 인해 통일이 더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서도 나왔지만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에다 남한의 기술 자본, 리더십이 보태지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 극동 아시아에서 강력한 국가로 성장하는데 미국은 다른 대안이 없으니 한반도의 통일을 환영 할 것이라는 토를 달았다.그러나 조지 프리드먼이 몇 가지 놓친 것이 있다. 남북한이 합쳐지면 최근 중국 마오(毛)가 말했던 것처럼 조선의 고토(故土)인 만주를 배경으로 삼고 시베리아 개발 이익이 환수되기 시작하면 통일 경비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현실은 짚지 못했다.그 역시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협력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것을 보면 조국에 대한 끈은 놓지 못하는 면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코넬대 정치학 박사, 군사정치 예측 80%적중, 그리고 1996년 설립한 `스트랫포`는 미 국방부를 포함한 각국 정부와 세계 500대 기업, 220만명이라는 유료 고객을 가진 CEO다운 차가운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대담하고도 과감한 예측을 내놓아서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14-05-16

참혹한 슬픔(慘慽)

▲ 권오신 `로타리 코리아` 발행인자식으로 만나고, 알고 사랑했으므로 생이별은 더욱 슬픈 것이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옛 어른들은 자식을 앞세운 슬픔을 참척(慘慽)이라 했으며 참척의 고통을 겪은 부모의 가슴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먼지가 끼지 않는다. 진도 앞바다의 참사가 참척의 아픔이다.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인터랙트 학생 등 476명이 탄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보고도 살려내지 못했으며 175번째 생존자를 찾는 노력이 이어졌으나 기적은 우리 곁을 비켜가고 있다.침몰에서 숨진 학생들이 갇혀있는 선실까지 들어가는데 꼬박 나흘이 걸렸다. 골든타임을 다 놓치고 배 이름처럼 `세월`만 보낸 이유는 `초등대처 미흡`이다. 정부는 사고 때마다 사고대응 및 재난구조 시스템을 개선 할 것을 약속했었지만 이번 참사현장에서도 다를 것이 없었다.이번 세월호 참사를 두고 외신들이 먼저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간 세월호의 선장을 악마로 불렀다. 불투명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한국의 기업문화(미국 포브스)가 참사의 원인이며 기술수준이 생각보다 떨어진다는 말이 외신에서 나올만하다.지난 2월 경주시 양남면 리조트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던 10명의 대학생이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숨지는 등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는 나라이니 변명조차 할 수 없다. 경제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이 이 정도인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거듭된 참사는 `고의`에 가깝다. 지금 아파하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애써 삭이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관리도 국민도 또 잊고 말 것이다.천안함에 탄 46명의 해군병사들이 북의 어뢰공격으로 생목숨을 잃은 참사도, 연평도를 지키던 해병이 북에서 날아온 포탄에 목숨을 잃은 일도 참척의 아픔이다.12살 미만 어린이가 안전사고로 숨지는 수가 326명(2012년), 10만명당 4.3명이다. 2.5명~2.6명인 영국 독일에 비해 엄청난 차이가 난다. 국가대표를 지낸 어느 농구선수 어머니도 참사로 자녀를 잃자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로 이민을 가버렸다.세월호의 참사는 과연 국가가 우리아이들,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가 하는 강한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지난 50년간 조국을 떠난 한국인 중 10만명당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홍콩 25명, 미국인 28명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1680명이다. 이 숫자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사고 직후 SNS엔 영국의 군수송선 `버큰헤이드 호`정신을 기억하자는 얘기가 빠르게 확산됐다. 항해 중 재난을 만나면 영국인들은 선원이나 승객들은 조용하고도 속삭이는 듯 `버큰헤이드 호`를 생각하라는 것이 영국인의 전통이자 긍지가 됐다는 것.이야기는 18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해군 수송선 `버큰헤이드 호`가 장병들과 가족들을 태우고 항해도중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해상에서 암초에 부딪혔다. 사고 시각은 새벽 2시, 수송선이 허리가 끊겨 침몰되는 순간 사령관 `시드니 세튼` 대령은 장병들을 갑판위에 집합 명령을 내리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사이 부녀자들과 어린이들이 3척의 구명정에 태워 뭍으로 대피시켰다.사령관 세튼 대령도 죽었다. 떠나는 구명정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470명의 군인들은 물에 잠겨 거의 살아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여자와 아이들이 먼저”라는 말이 이때부터 나왔다.“저녁 상가(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려져 있는 신발들/ 구두들이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유홍준 시 `상가에 모인 구두들`이다. 서로 다른 구두의 표정에서 인생살이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산사람의 구두는 뒤엉키지만 망자의 구두는 그날부터 평온하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아파트에서의 죽음도 참혹하다.재앙은 경고를 던진다. 짙은 안개가 출항을 막았는데도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대재앙이 우리에게 던진 강폭의 시그널을 대수롭잖게 흘려보낸 대한민국의 시스템이다.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 언론은 재발 방지책을 쏟아낸다. 재발 방지책은 국민들이 매번 듣고 보고 겪는 후진국 형 재난 대응시스템이어서 지칠 대로 지쳤다. 17살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참척의 슬픔이 없는 나라, 불행이 멈추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

2014-05-02

부패고리를 끊지 않으면 참사는 계속된다

▲ 서상문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선장, 선원들이 초동대응만 제대로 했더라면 자신 보다 3분의 1도 살지 못한 많은 어린 생명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원 구속된 선원 15명은 사주 측이 경비절감 한답시고 고용한 함량미달의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뺑소니 차원을 넘어 깊숙한 곳에 칡넝쿨처럼 얽혀 있던 원인들이 일거에 분출된 예고된 인재다. 지금까지의 경찰수사가 말해주듯이 언젠가는 분명 사고가 날 거라는 걸 알고서도 정부 감독기관이 20년간 항로를 독점하도록 해운 선박회사의 갖가지 탈법과 부정을 눈감아 줬으니 말이다. 우리사회에 고질화 돼있는 황금만능 의식과 게걸스런 부자들의 `갑질'이 결합돼 곪아 터진 것이다. 갑질의 횡포가 어떤지는 살아오면서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조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선박회사는 갑이자 을이다. 직원과 선원들에게는 비정한 갑이지만, 검은 돈으로 결탁된 감독기관에게는 몸을 납작 숙이는 비굴한 을이 되는 거다. 전자는 착취와 피착취의 갈등 관계이고, 후자는 공생하는 유착관계다. 양자는 공히 대한민국을 이루는 한 몸이지만 최종 피해는 늘 서민만 떠안게 된다. 이번 사건은 영혼이 썩은 부패의 밧줄이 사지를 옭아매어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표증이다. 가히 중증 수준이다.부패는 개인에 그치지 않고 정권을 썩게 만들어 종국엔 나라와 민족 전체를 거덜낸다. 세계제국 로마가 망한 건 가진 자들의 향락성 부패 때문이었다. 부패는 중국역사상 최대 판도를 건설했던 대청제국도 내리막길로 가게 만들었다. 청에 이어 건국된 중화민국의 장개석 총통은 중국을 침략한 외부 적보다 내부 부패를 더 우려했다. 결국 우려대로 부패 때문에 저 큰 중국대륙이 공산화 됐다. 세계 최강 미군 60만 이상의 병력과 첨단 무기 장비를 쏟아 붓고도 공산세력을 막지 못한 남베트남도 관료들의 부패 때문에 망했다. 부패를 감시 제어하지 못한 남베트남 국민들의 무기력함도 한몫 했다.우리의 부정과 부패도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시쳇말로 `개판'이다. 국가권력이 힘을 쓰지 못하니까 말이다. 감시 감독해야 할 정부의 주무 기관이 오히려 선박회사의 뒤를 봐주고 그들과 한 통속이 돼 이익을 나눠먹고 있으니 동업자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둔 꼴이다. 우리 사회 최대 갈등이라고 일컬어지는 남남갈등 보다 더 심각한 게 계층간 갈등이다. 모든 걸 독식하는 기득권층의 독점적 횡포, 비정한 착취에서 비롯된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적 궁핍, 깊은 불신, 치유 어려운 상처, 사회적 고독, 심리적 자포자기는 가히 위험 수위다. 평균 40분에 한 사람 꼴로 죽음을 택하는 자살이 왜 끊이지 않고, 인재에서 비롯된 대형 참사가 왜 빈발하나? 외양 번듯한 백화점이 통째로 내려앉고, 한강 다리가 교각 채 내려앉으며,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듯 잘 가던 비행기가 곤두박칠 치고, 씽씽 달리던 열차가 뒤집어진 일이 한 두 번이었나?이번 사고로 여실히 증명됐지만 슈퍼 기득권자인 부도덕한 재벌기업과 이와 공생하는 권력과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이번 참사는 우리에게 그 점을 강력하게 경고한 사건이다. 문제의 선박회사 사주를 단죄하고, 선장을 엄벌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어느 특정 정권의 잘잘못을 따질 일도 아니다. 길게 잡으면 참사는 건국 이래 쌓지 못한 합리성과 공사 구분, 짧게는 규제와 특혜를 무기로 자기 입맛대로 권력과 권한을 사유화 해온 역대 정치지도자들이 남긴 누적된 부패와 무능이 가져단 준 필연적인 사고다. 원인을 근원적이고 구조적으로 찾아내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할 사회시스템의 총체적인 재구축과 가치관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대형 인재는 지속될 것이다. 문제의 근원인 국가 차원의 부패를 뿌리 뽑지 못하는 처벌은 단지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 눈앞의 환부만 도려내는 국부치료에 불과하다.정권차원을 넘어 민족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더 썩어 문드러지기 전에 정신과 사회를 전면 개조하고 구태의 권력 작동방식을 용납하지 않으며, 권력과 자본의 유착을 감시하는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스스로 깨어나 두 눈 부릅뜬 역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2014-04-25

직장신공, 삼국지 처세술

▲ 권오신 `로타리코리아` 발행인직장신공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일화는 유비와 제갈량 일것이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조직 내에서 사람과 사람 간에 얽히고 설킨 공명심, 삶과 처세는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바 없다.난세일수록 삼국지가 더 읽힌다는 말은 포커페이스의 달인인 유현덕의 밑천까지 알 수 있었고 의로운 도망자 관우, 말보다 주먹을 앞세우는 열여섯 살 고아소년 장비가 출세하는 꿈같은 얘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도원결의를 한 형제들이 생사를 넘나들며 삶의 고통을 이겨내는 우정들이 배신과 무능의 늪으로 내몰린 현대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공명 등 주요 인물들의 처세를 보면 살아가는 길이 보인다고 한 중국지식인 자오위핑의 얘기가 대륙 10대 명강사로 떠 오른 것도 처세술에 몰입한 공직자들의 수강 때문이다.제갈량을 닮은 머리라면 행시, 사시, 외시는 물론이고 20만명이 몰리는 삼성 고시쯤은 눈감고도 돌파 했을 것이지만 문제는 요즘 공직자들이 제갈공명의 머리만 닮는 것을 원했을 뿐 공명의 청렴도는 꺼내놓지도 않는다.“성도에는 뽕나무 8백 그루, 메마른 밭 15경(傾)이 있으니 자식들의 의식(衣食)은 넉넉합니다. 신이 밖에 나가 있을 때도 특별히 보살펴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에 따르는 의식은 모두 관에서 받고 있으니 다른 생업이 필요 없으며 신이 죽는 날 여분의 비단이나 재산을 남겨 폐하의 은총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제갈공명이 중원정벌에 앞서 후주에게 올린 출사표이다.유비가 죽자 촉의 모든 권력은 공명의 손에 있었지만 그는 정권을 뒤엎고 재산이나 모으는 천박한 리더는 아니었다. 그가 죽고 난 훗날 자녀에게 남긴 재산은 출사표에 적힌 내용과 같았다.제갈공명의 청렴도는 당연히 본받아야 할 사표다.공명의 뒤를 이은 강유도 후주의 다음가는 자리에 있었지만 집은 낡은 초가였으며 나라에서 주는 옷만 입어 공명 못지않은 청렴성을 지켰다. 부패지수를 46위로 끌어올린 한국의 공직자들이 놓치는 게 공명의 청백리 정신.사실 처세술로 따진다면 사마의가 한수 위다. 삼국지연의에서 처세의 달인은 제갈량보다 언제나 한수 뒤처지는 상대로 비춰지는 사마의다. 그 사마의는 조비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어린 황제 조예를 조조의 조카 조진과 더불어 지근에서 돕는 중책을 맡았다. 서쪽 전선을 함께 지키던 조진으로부터 늘 의심과 견제구를 받았지만 전략을 내고 전공까지 조진의 것으로 돌렸다.나이 예순. 조예의 특별한 배려로 고향에 돌아갔을 때도 권력에 뜻이 없음을 나타내는 시 한수를 짓고는 꼬리를 슬며시 내려 버린다. 이렇듯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인내심으로 버틴 탁월한 처세술의 달인 사마의는 조씨 집안 4대를 섬기며 40년을 기다린 훗날에 삼국 통일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76살까지 살았으니 당시로서는 천수를 누린 셈이다.어째든 삼국지연의의 저자는 유비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큰 귀(用人術)를 가졌고, 자신을 철저하게 절제하면서도 지적인면에서는 항상 앞서는 관운장을, 의리는 장비를 닮아야 하는 것으로 그렸다.임기응변과 처세술로는 조조만한 인재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관계만을 따지면 의리 덩어리이고 전장에 나서는 지덕을 고루 갖춘 조자룡만한 인물은 없다. 이런 사람은 한국사회는 물론 중국에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렇게 처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비 관우 장비 조조를 다 생각하다보면 복잡한 사회생활로 치면 머리에 쉴 공간이 없다.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선악에 대비됐기 때문에 재미있었을 뿐이다. 우선 유비는 우유부단하다. 그걸 닮으면 세상사를 다 놓치게 되며 관우는 결백해서 사람이 잘 따르지 않고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장비하고는 깊은 말을 나눌 수 없다.관우 장비 같은 처세술을 한국으로 옮겨왔다가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저항정신의 노조원이 인기투표를 했을 경우 당장 퇴출 대상이다. 자리가 곧 돈일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처 간 숱한 인사들 가운데 청렴인사로 거명된 사람이 여태껏 한명도 없었다는 것 역시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2014-04-18

6·4 지방선거, 권한도 책임도 유권자의 몫이다

오는 6월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의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느낌이다. 출퇴근 시간에 길목이 좋은 사거리마다 유권자 마음을 얻으려는 예비후보자들의 인사가 열심이다. 또한 많은 유권자들이 모이는 행사장에도 자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려고 명함을 돌리는 예비후보자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편, 선거관련 여론조사 전화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는 귀찮을 정도다. 일부 유권자는 바빠 죽겠는데 선거 관련 여론조사나 문자메시지를 안 오게 할 수 없냐고 선거관리위원회에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선거 때마다 으레 겪는 우리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지방선거 출마자들 입장에서는 득표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모양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모습으로만 비쳐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 즈음해 우리의 삶과 지방정치의 연관성을 지방예산으로 살펴보고 유권자 모두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선거공영제를 취지로 선거를 수행하기 위한 국가의 예산은 또 어떠한가? 복지 지출이 3분의1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열악해져 가는 국가 재정에도 불구하고 각종 선거는 늘어가고 있다. 이미 농협에 이어 주요 선거가 오랫동안 각종 비리로 얼룩지면서 선관위가 관리를 맡는 추세는 앞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선거 관리에 드는 예산은 앞으로 국가재정에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부담은 지방자치단체에도 마찬가지다. 경상북도의 2014년도 예산은 약 7조원, 경상북도교육청의 예산은 약 3조3천800억원 그리고, 포항시 예산은 약 1조2천800억원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약 11조6천550억원에 이른다. 이를 포항시민 1인 기준으로 보면 600만원을 초과하며, 4인 가족으로 환산하여 보면 2천5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물론 이 예산은 우리 모두가 각종 세금으로 부담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으로 갈수록 재정자립도가 악화되는 가운데 주민의 대표를 뽑기 위해 주민 스스로가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 묘한 구조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 예산의 대부분은 도로 등 시설물 유지, 인건비 등 주민생활 편의나 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하여 꼭 필요한 부분에 소요된다. 따라서 집행부의 장인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들이 주민을 대신하여 예산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또한 지방의원들은 유권자의 대리인으로 자치단체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철저하게 견제하고 감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명제이다.그러나 현실은 이와 사뭇 다르다. 지방정치인들의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지역 주민들의 가십거리에 오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상당할 것이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지방정치인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가 감당해야 된다. 즉, 지방선거에서 대리인을 선택하는 권한도 유권자에게 주어지지만 당선된 지방정치인들이 실수나 잘못을 하면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가 질 수 밖에 없다.눈앞의 이익과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고주의에 판단을 흐려 자질이 부족한 선량을 뽑는 잘못은 얼마 안 가서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더 이상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오는 6월4일 지방선거에 있어 풀뿌리 지방정치의 실현도, 지역의 발전도 지역의 주인인 우리 모두가 양심적으로 선거에 참여하여 올바른 정치인을 선택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 단순한 명제의 실현에 유권자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소중한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2014-04-17